익숙함의 편견

< 본문 - 마가복음 6:1-6 >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Platon)의 가르침 가운데 ‘동굴의 비유’라는 것이 있습니다. 동굴 속에 갇혀 있는 일군의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의자에 결박된 채 동굴 안쪽 벽만을 쳐다보고 살아야 했습니다. 동굴 입구 쪽에는 모닥불이 불타고 있는데, 그 모닥불에 의해서 동굴 벽면에는 그림자가 만들어졌습니다. 결박되지 않는 사람들이 물건을 들어 나르는 모습이 모닥불 불빛에 의해서 동굴 벽면에 그림자로 그려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그림자는 모닥불에 의해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에 선명하지도 않고 상당 부분 왜곡되게 보입니다. 그럼에도 동굴 벽면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이 왜곡되었다는 것을 눈치 채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박에서 풀려난 사람들이 드디어 동굴 입구 쪽을 바라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난생 처음으로 모닥불을 보면서 불빛으로 인해서 눈에 통증을 느끼게 됩니다. 그들 가운데 어떤 사람은 동굴 입구까지 가서 동굴 밖에서 찬란하게 비치는 태양빛을 보게 됩니다. 그들 역시 너무 강렬한 태양빛에 눈을 뜰 수 없을 정도로 고통을 느낍니다. 눈에 가해지는 고통 때문에 그들은 지금까지 앉아있던 동굴 벽면만 바라보던 그 자리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일부 사람들이 여전히 벽면을 향해 앉아 있는 사람들에게 ‘지금 우리 등 뒤에 모닥불이 있다,’고, ‘그리고 동굴 밖에는 찬란한 태양이 비치고 있다.’고 알려주어도 사람들은 그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새로운 세상이 있다고 알려준 그 사람들이 밖에 나가더니 눈에 이상이 생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기들을 동굴 밖으로 인도하려는 사람을 죽이려 합니다.

   그게 어리석은 우리 인간의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어두컴컴한 곳에서 동굴의 벽면만을 바라보며 그 벽면에 비친 그림자가 진짜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진짜 빛이 있다고 알려줘도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자기들이 지금까지 보아왔던 익숙함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런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를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인 프랜시스 베이컨(Francis Bacon, 1561-1626)은 ‘동굴의 우상’이라고 설명합니다. 우리 인간이 사물을 인식할 때, 또는 어떤 학문을 습득할 때 우리로 하여금 바르게 인식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네 가지 우상이 있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동굴의 우상이라는 것입니다. 자신이 오랫동안 가지고 있는 편견이 우리로 하여금 바른 인식을 하지 못하게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들의 고정관념과 편견 때문에 바르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잘못된 정보나 고지식함 때문에 왜곡된 사고를 하고 되고, 진실을 진실로 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도 오랫동안 익숙해져 있는 것들 때문에 그것의 다른 면을 보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갈릴리 나사렛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나사렛은 예수님께서 자라신 곳입니다. 다윗의 고향 베들레헴에서 태어나신 예수님께서는 헤롯 왕의 살해 위협을 피해 애굽으로 피신 가셨다가 나사렛으로 돌아와서 나사렛에서 사셨습니다. 나사렛은 아버지 요셉과 어머니 마리아가 사시던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이라 불리셨습니다.(마태복음 2:23)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고향 나사렛을 방문하신 이야기가 성경에 두 번 기록되어 있습니다. 한 번은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신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누가복음 4장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회당에 들어가 성경을 읽으려 하시자 회당 관리인이 이사야의 말씀을 예수님께 드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주의 성령이 내게 임하셨으니 이는 가난한 자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시려고 내게 기름을 부으시고 나를 보내사 포로된 자에게 자유를, 눈 먼 자에게 다시 보게 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를 자유롭게 하고 주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게 하려 하심이라.”는 이사야 61장의 말씀을 읽으셨습니다. 그리고는 회당에 모인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무슨 말씀을 하실까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 글이 오늘 너희 귀에 응하였으니라.” 예수님께서 읽으신 말씀은 메시아가 오시면 이루어질 일들에 대한 말씀인데, 예수님께서는 그 말씀이 지금 자신을 통해서 이루어졌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이어진 몇 말씀을 듣고는 갈릴리 사람들이 ‘목수의 아들 예수가 자신을 메시아라 한다.’는 것 때문에 너무나 흥분하고 분노하면서 예수님을 동네 밖으로 쫓아내더니 낭떠러지에서 밀쳐 떨어뜨려 죽이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약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두 번째 나사렛을 방문하셨습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의 이야기입니다. 그 2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들은 예수님의 대한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어떤 일들을 행하시고, 어떻게 사람들을 가르치셨는지도 분명 들었습니다. 또 예수님을 통해서 놀라운 기적들이 나타났음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다시 그들은 예수님으로부터 귀한 말씀을 듣습니다. 회당에서 말씀을 가르치시는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그들은 아마도 이런 생각을 했을 것입니다. ‘역시 우리가 소문으로 듣던 대로네. 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니는지 알 것 같네.’ 그러면서 그들에게 의문점이 하나 생각났습니다. ‘이 예수에게 이런 능력이 어디에서 생긴 거지?’ 그들은 예수님이 누구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예수님의 부모님들도 알고 있고, 예수님의 가족들도 알고 있습니다. 그들 가운데 대부분은 예수님께서 어려서부터 어떻게 자라셨는지도 보았을 것입니다. 분명 예수님은 목수 요셉의 아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목수의 일을 하면서 가족들을 부양하던 사람입니다. 그는 다른 어떤 랍비들처럼 랍비학교를 다니거나 유명한 랍비로부터 가르침을 받은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 어떤 랍비보다도 지혜로웠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비록 나사렛에서 귀머거리를 고치거나 시각장애인의 눈을 뜨게 하는 기적을 베풀진 않으셨지만, 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일들에 대해서 소문으로 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런 능력을 행하는 사람이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어려서부터 어떤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성장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늘 본문 3절에 “이 사람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라고 말한 것을 보면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목수로 일하실 때 예수님에게 어떤 특별한 점이 없었던 것이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당시 문화인 헬라와 로마의 문화권에서는 육체노동을 천히 여기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사람이 목수가 아니냐?’라는 말은 어쩌면 ‘목수에 불과한 주제에!’라는 비아냥거리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들은 예수님에 대해서 왜 그렇게 생각한 것입니까? 분명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놀랐습니다. 그들이 평소 랍비들에게 들었던 말씀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에 대해서 들었습니다. 귀신이 예수님께 항복하고, 병든 자가 고침을 받고, 죽은 자가 살아나는 기적들이 예수님을 통해서 일어났다는 것을 그들은 분명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왜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예수님에 대해서 비아냥거리고 있는 것입니까? 그들은 자기들이 예수님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예수님에 대해서 잘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가족들에 대해서도 잘 압니다. 예수님이 어려서부터 목수의 일을 해 오던 사람이라는 것을, 그리고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예수님의 형제들이 여전히 자기들과 같은 동네에서 아주 평범하게 살고 있다는 것, 그것에 대해서 너무나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미 예수님이나 그의 가족들은 갈릴리 나사렛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존재들입니다.

   너무나도 잘 안다는, 너무나도 익숙하다는 것이 그들로 하여금 예수님에 대한 생각에 편견을 만들어버렸습니다. 지금 메시아로서 놀라운 하나님의 일들을 행하고 계시는데 그들은 오래 전 예수님이 어려서부터 자라온 그 평범한 모습, 그 익숙한 모습에 눈이 가려져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들었어도 그것이 그들의 생각을 바꾸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 직접 가르치시는 말씀을 직접 들었음에도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그리고는 오히려 놀라운 일을 행하시고 놀라운 하늘나라의 비밀을 가르쳐주신 말씀을 들었음에도 그들은 예수님을 배척했습니다.

   그런데 그건 비단 갈릴리 나사렛 사람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 4절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선지자가 자기 고향과 자기 친척과 자기 집 외에서는 존경을 받지 못함이 없느니라.” 무슨 말씀입니까? 선지자들도 자기 고향이나 친척이나 자기 집에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가장 가까이에 있다는 사람들, 그를 가장 잘 안다고 하는 사람들이 인정해 주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왜요? 그에 대해서 잘 안다고 생각하니까요. 그에 대해서 너무나도 익숙하기 때문에요.

   여러분, 갈릴리 사람들만 그렇습니까? 선지자의 고향 사람들만 그렇습니까? 우리도 다름이 없습니다. 비단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일상에서 우리가 늘 익숙하게 경험하고 대해오던 것들에 대해서도 같은 이치입니다. 우리가 늘상 해오던 것이기에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지 못합니다. 늘 우리 곁에 있었기에 그것이 우리에게 얼마나 값진 것인지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그것을 조금이나마 깨달았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와 일상의 제한으로 우리의 삶은 너무 많은 것들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친구를 만나고 싶어도 만남을 주저하며 미뤄야 했고, 예배를 드리고 싶어도 교회당에 출입하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해야 했습니다. 가족들과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 싶어도 한 번쯤 더 생각해야 했고, 여행을 가고 싶어도 참아야 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평소에 일상적으로 살아왔던 평범한 삶이 우리에게 얼마나 큰 행복이었는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보니까 우리가 익숙하게 살아왔던 일상의 삶이 소중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코로나19로 인해서 그런 일상에서 누리는 복과 행복이 얼마나 귀한 것인가를 깨달았는데,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일상에서 벗어나는 순간 그런 깊은 은혜를 깨달은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응급실에서 산소호흡기를 통해서 호흡하는 사람은 우리가 아무런 불편 없이 자유롭게 호흡하던 그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 삶이었는지를 너무나도 뼈저리게 느낍니다. 사막을 건너는 사람에게 물어보면 물 한 모금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입니다.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은 사람은 우리가 저녁에 잠을 자다가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알 것입니다.

   코카콜라의 회장을 지낸 더글러스 아이베스터(Douglas Ivester)가 임직원들에게 쓴 편지글은 그래서 우리에게 많은 공감을 줍니다. “1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입학시험에 떨어진 학생들에게 물어보십시오. 1년이라는 시간이 얼마나 짧은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한 달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미숙아를 낳은 산모에게 물어보십시오. 한 달의 시간이 얼마나 힘든 시간인지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주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주간 잡지 편집장에게 물어보십시오. 한 주의 시간이 쉴 새 없이 돌아간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루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아이가 다섯 딸린 일일 노동자에게 물어보십시오. 24시간이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한 시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약속장소에서 애인을 기다리는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한 시간이 정말로 길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분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기차를 놓친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1분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간신히 교통사고를 모면한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그 순간이 운명을 가를 수 있는 시간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1000분의 1초의 소중함을 알고 싶으면 올림픽에서 아쉽게 은메달을 딴 사람에게 물어보십시오. 1000분의 1초에 신기록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매일 24시간,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잊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그 평범한 시간의 자리에서 잠시만 벗어나 보면 그 짧은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맥추감사주일로 지킵니다. 우리의 삶에서 감사를 잃어버린 이유는 평범한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기재기를 켜고 일어난다는 것이 얼마나 기적 같은 일인지 우리는 잘 몰랐습니다. 매일매일 그렇게 일어나는 일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출근하기 위해서 아침식사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도 우리는 잘 몰랐습니다. 우리가 급하게 먹는 그 밥 한끼가 없어 굶어 죽어가는 사람들이 이 지구촌에 얼마나 많은지 생각하지 못하고, 그저 내 삶에 익숙하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일하러 일터로 가는 것이 얼마나 축복된 삶인지 우리는 잘 몰랐습니다. 매일 아침 누군가가 자신을 불러주기를 기대하며 인력사무소에서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 사람들이 오늘도 많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내가 출근하는 그 일상에 너무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차를 타고 일터에 가서 하루의 일과를 점검한다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우리는 잊어버렸습니다. 그날 아침도 출근하던 길에 교통사고를 당해 응급실로 실려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내 일터에 올 수 있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처럼 그것에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가족의 품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우리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오늘도 부도 직전이라 그것을 막기 위해서 퇴근하지 못한 채 사방으로 전화를 걸며 애타하는 사람들이 우리 주변에도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퇴근이라는 일상에 너무나도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오늘도 마음 편안한 잠자리에 드는 것이 얼마나 큰 복인지 우리를 알지 못했습니다. 잠을 자고 싶어도 잠이 오지 않는 불면으로 인해 고통당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잠자리에 드는 것에 너무 익숙해져버렸기 때문입니다.

   그 익숙함의 자리에서 잠시나마 자리를 옮긴다면 우리가 익숙하게 살아왔던 삶이 모두 기적이요 감사였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 익숙함에 젖어서 아무런 감각도 없이 감사를 잃어버린 채 살아왔습니다.

   여러분, 잠시 우리의 삶에 익숙했던 것들에서 한 걸음만 비켜 서 보십시다. 그리고 지금까지 내가 익숙하게 서 있던 자리를 자세히 살펴보십시다. 그러면 우리는 매 순간이 감사뿐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일상의 익숙함은 우리로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우리의 눈을 가리는 장애물입니다. 감사해야 할 순간을 놓치게 하는 불신앙의 자리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우리는 우리의 삶에 일어나는 기적을 보게 되고, 우리의 삶에 감사할 조건들이 얼마나 많은지를 깨닫게 됩니다.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내 삶에 베풀어지는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큰지를 깨닫게 되고, 오늘도 나를 사랑하셔서 사랑의 손길로 나를 감싸주시는 하나님의 따뜻한 섭리의 손길을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조지아주에 마르다 벨이라는 여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시골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너무 가난한 시골학교라 학교에 피아노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당시에 미국 최고의 부자였던 자동차의 왕 헨리 포드에게 1,000불(120만원)만 보내달라고 간곡한 편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헨리 포드는 그 편지를 받고 마음이 상했습니다. 왜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헨리 포드에게 돈을 요구해서 받아갈 때는 사정사정해서 받아가지만 대부분 감사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것으로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도 그런 사람 중에 하나일거라 생각하고는 그냥 거절할 수가 없으니까 10센트(우리 돈으로 약 100원)를 보내주었습니다. 1,000불을 달라고 했는데 1달러도 아닌 10센트를 보냈으니 얼마나 실망했겠습니까? 그런데 그 선생님은 그 돈을 감사히 받아서 10센트만큼의 땅콩을 사서 운동장 한 구석에다 심었습니다. 얼마 후에 땅콩을 수확해서 얼마 정도의 이익금 냈습니다. 그는 그 돈에서 얼마를 떼어서 헨리 포드에게 감사의 편지를 담아 보내주었다. 또 다음 해에도 더 많은 씨를 뿌리고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그 결과 5년 만에 피아노를 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헨리 포드에게 감사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헨리 포드는 그 여선생님의 편지를 받고 너무 기뻐서 선생님이 요구한 천 불의 10배나 되는 만 불을 보내면서, 이런 편지를 함께 동봉했습니다. “당신이야말로 내가 미국에서 만난 유일한 사람이오. 나는 당신에게 돈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보내오. 나는 당신을 만남으로 감동을 받았소.” 이 여선생님은 10센트를 받았을 때 ‘왜 이것만 보내느냐?’고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감사한 마음으로 땅콩을 사서 심었고, 더 많은 복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일상과 익숙함에서 조금만 벗어나 다른 행동, 다른 생각을 하면 우리의 삶은 기적으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부족한 면만 바라보며 불평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면 그 익숙함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러면 내게 주어진 풍부함을 보게 되고, 감사할 조건이 얼마든지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익숙함에 길들여지면 메시아를 메시아로 볼 수 없는 비극의 삶이 되고 맙니다. 갈릴리 나사렛 사람들처럼 말입니다. 일상의 익숙함은 우리에게 마땅히 느껴야 할 것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마땅히 보아야 할 것을 보지 못하게 만듭니다. 감사는 그 익숙함에서 잠시 벗어날 때 비로소 보여집니다. 오늘 우리의 익숙한 삶의 자리에서 잠시 떠나 내 삶의 자리를 믿음의 눈으로 다시 바라보십시다. 그러면 내 삶에 감사가 아닌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입니다. 바로 그 삶에 하늘의 기쁨이 충만해지고, 주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은혜가 더욱 풍성해질 것입니다.

< 2020년 7월 5일 주일낮예배 - 맥추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