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문 - 마가복음 2:1-12 >

   지난 2016년 12월 14에 케냐의 수도 나이로비에서 있었던 한 작은 일이 온라인 미디어 인스파이어모어(inspireMore)에 실려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준 어린 소년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존 쑤오(Jhon Thuo)는 매일 행인에게 구걸한 돈으로 작은 빵 조각을 사서 배를 채워야 하는 거지였습니다. 어머니가 죽고 난 다음 아버지의 심한 학대와 매질을 견디지 못해 집을 뛰쳐나와 거지가 된 것입니다. 그가 하는 일은 다른 거지 아이들처럼 길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잠시 서 있는 차나 주차되어 있는 차로 다가가서 손을 내밀어 구걸하는 것이었습니다. 그 날도 존은 여느 날처럼 구걸을 하기 위해 도로 갓길에 주차된 차로 다가갔습니다. 그 차 안에는 글래디스 카만데(Gladys Kamande)라는 여성이 타고 있었습니다.

 돈을 구걸하기 위해 차 안으로 손을 뻗은 존은 글래디스의 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유는 글래디스가 휴대용 산소호흡기에 의지해 힘겹게 숨을 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던 존은 한 번 심호흡을 한 뒤 그녀에게 ‘왜 그걸 끼고 있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글래디스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사고로 폐가 망가졌단다. 나는 이게 없으면 살아갈 수 없어. 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나에게는 그럴만한 돈이 없단다.” 존은 글래디스의 이야기를 듣고는 다시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글래디스 역시 남편에게 심한 구타를 당해 폐를 다쳤던 것입니다. 존은 거리에서 구걸하며 살아가는 자신보다 더 어려운 사람이 세상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는, 글래디스에게 ‘제가 당신을 위해 감깐 기도해 드려도 되겠느냐?’고 묻고는 그녀의 손을 잡고서 “하나님, 제발 이 분의 병을 낫게 해 주세요.”라고 간절하게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는 동안에 존의 눈에서는 계속해서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그리고는 글래디스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저보다 힘든 사람은 처음 봤어요. 매일 구걸하면서도 저는 한없이 불쌍해져요. 이 세상에서 내가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느끼죠. 그런데 죄송해요 내가 가장 힘든 사람이 아니었어요. 당신에 비하면 나는 행복한 사람이었어요.” 존은 이렇게 말을 하고서, 구걸해서 자기 주머니에 넣어놓았던 꼬깃꼬깃한 돈을 꺼내 글래디스에게 건넸습니다. 하루종일 사람들에게 구걸해서 번 소중한 돈이었지만, 자신보다 그녀에게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글래디스는 웃으면서 존에게 ‘너무 고맙지만 나는 그 돈을 받을 수 없다.’고 거절했습니다. 이 광경을 지켜본 한 시민이 이들의 모습을 보고 큰 감동을 받고,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렸습니다. 이 이야기는 삽시간에 전 세계로 퍼져나갔고, 케냐의 한 기부 사이트에는 글래디스의 수술을 위한 모금 운동이 진행되었습니다. 그 결과 8천만 불이 넘는 돈이 모아졌고, 글래디스는 인도에서 무사히 수술을 받아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건강을 회복한 글래디스는 자신에게 새 삶을 살게 해 준 존을 찾아내 자신의 아들로 입양을 해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해 주었고, 지금은 누구보다도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합니다.

   여러분, 세상에는 동화 같은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가장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했던 존이었는데, 글래디스 카만데를 만나고선 그녀가 자신보다 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녀를 위해서 진심어린 눈물의 기도를 드렸고, 그 기도에 응답하시듯 하나님께서는 놀라운 기적을 그들에게 베풀어주셨습니다. 돈이 없어 수술을 하지 못하는 글래디스는 사람들의 기부를 통해서 병을 치료받을 수 있게 되었고, 평생 남이 적선해 주는 적은 돈으로 살아야 하는 존은 엄마와 같은 좋은 사람을 만나 학교에 다니기도 하고 행복을 되찾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삶 속에 그것보다 더 큰 기적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기적’이라고 말하면 어마어마한 뭔가가 일어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물론 그런 기적들도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홍해가 갈라지는 것도 기적입니다. 베데스다 연못에서 38년 동안 앓아온 병으로 인해 절망 가운데 누워 있던 사람이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그 병을 고침 받았던 것처럼, 그런 것도 기적입니다. 그러나 기적은 비단 그런 것만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속에서 우리의 작은 사랑이 베풀어질 때 그 사랑을 통해서 일어나는 작은 변화들도 기적입니다. 존과 글래디스에게 일어난 일처럼 말입니다. 결과는 엄청난 것이지만 그 시작은 아주 작은 사랑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존이 자기보다 더 불쌍하다고 생각한 사람을 위해서 눈물로 기도해준 것, 바로 그것이 기적을 만들어냈던 것입니다.

   그러기에 기적이라고 하는 것은 예수님처럼 하나님의 크신 능력을 가져야만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 하더라도, 기적을 일으키는 주인공이 될 수는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그것을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입니다. 마가복음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두 번째 가버나움을 방문하셨습니다. 한 집에 들어가셨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께 몰려들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첫 번째 가버나움을 방문하셨을 때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말씀을 가르치시는데, 그 가르치심에 사람들이 깜짝 놀랐습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말씀을 가르친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율법 선생이라고 말하는 서기관들이나 종교 권위를 가진 그 어떤 사람들보다도 예수님의 가르치심에는 놀라운 하늘의 권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회당에서 더러운 귀신들린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예수님에게 말씀의 권위뿐만 아니라 귀신을 제어할 수 있는 하늘의 권능이 있다는 것을 그들의 눈으로 직접 보았습니다. 귀신만 쫓아내신 것이 아닙니다. 가버나움에 있는 베드로의 장모의 집에 들어가서는 열병으로 몸져누워 있는 베드로의 장모를 고쳐주셨습니다. 그 소문을 듣고 수많은 병자들과 귀신들린 사람들이 예수님 앞으로 몰려들었고,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다 고쳐주셨습니다.

   가버나움에서 이런 놀라운 기적을 경험했던 사람들이 다시금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오시자 그분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그리고 병을 고침받기 위해서 예수님이 계신 집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그런데 거기, 예수님 앞에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한 중풍병자를 데리고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중풍병이 너무 심해 움직일 수조차 없어 침상에 누워 있는 사람을 예수님 앞에 데리고 가서 병고침을 받고 싶은데, 사람이 너무 많아 병자를 예수님 앞에 데리고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고심하던 끝에 중풍병자를 데리고 지붕 위로 올라가서는 지붕을 뜯어내고 병자가 누워있는 침상을 달아 내렸습니다. 일반적으로 이스라엘 지역의 서민들 집들은 지붕이 평평하고, 집 바깥에서 그 지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습니다. 지붕은 들보를 중심으로 작은 나무들을 걸쳐놓고, 짚으로 덮고 진흙을 발라놓습니다. 그러기에 조금만 힘들이면 지붕을 뜯어낼 수가 있습니다.

   그렇게 지붕이 뜯어내기 쉽다 하더라도 중풍병자를 달아 내리기 위해서 지붕을 뜯어낸다는 것은 대단한 믿음의 용기가 필요합니다. 가장 먼저는 예수님께서 확실히 자신들이 데리고 온 중풍병자를 고쳐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가능한 행동입니다. 지붕을 뜯어내고 병자를 예수님 앞으로 데려온다는 것이 분명 정상적인 방법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예수님께서는 그런 무례를 나무라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더 나아가 나중에 집 주인이 지붕을 원상복귀 시켜놓으라고 요구하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각오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당시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다. 수많은 사람들이 집안에 계신 예수님을 중심으로 모여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말씀을 가르치실 때 모두 숨죽여 그 말씀을 경청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지붕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지붕에 있던 흙과 짚, 나무들이 한 꺼풀씩 벗겨지면서 집안으로는 흙먼지가 쏟아져 내립니다. 온 집안에 먼지투성이가 됩니다. 그걸 바라보는 사람들이 가만있었겠습니까? 여기저기서 ‘무슨 일이지?’하고 수군거리를 소리가 들리더니, 그 지붕에서 사람들이 병자를 달아 내리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뭐하는 짓이냐!’고 호통 치는 사람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그런 반응에 아랑곳하지 않고 지붕을 뜯어낸 후 중풍병자가 누워있는 상을 조심스럽게 달아 내립니다.

   여러분, 중풍병자를 달아 내리는 네 사람의 마음을 우리가 한 번 깊이 느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들은 왜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요? 병자를 예수님이 계신 집 앞에까지 데리고 가서는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어쩔 수 없구나. 방법이 없어’ 라고 생각하고 그냥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오늘은 사람들이 너무 많으니까 돌아가고 다음 기회에 다시 오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최선을 다했지만 그를 예수님 앞에 데려가는 것은 불가능해. 우리는 할 일 다 한 거야!’라고 생각하고 포기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무례임을 알면서도 남의 집 지붕을 뜯어내면서까지 병자를 예수님 앞으로 데려갔습니다. 그들이 그렇게까지 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그들의 믿음’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본문 5절입니다. “예수께서 그들의 믿음을 보시고” 오늘 본문에서 중풍병자가 병 고침을 받은 것은 중풍병자 자신의 믿음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 병자를 데리고 온 4명의 사람들의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고쳐주셨습니다.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예수님의 치유사역은 많은 경우 병든 사람 자신의 믿음으로 고침 받았습니다. 그런데 꼭 병든 사람의 믿음으로만 치유 받은 것은 아닙니다. 백부장의 하인이 병들었을 때에 백부장의 믿음을 보시고 그의 하인을 고쳐주셨습니다.(누가복음 7:2-20) 또 가나안 여인은 딸이 병들었을 때 어머니의 믿음으로 그 딸이 고침을 받았습니다.(마태복음 15:21-28) 이렇게 병이 든 사람 본인의 믿음이 아닌 다른 사람의 믿음으로 병 고침을 받는 경우가 성경에 종종 나타납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도 그렇습니다. 침상에 누운 중풍병자의 믿음으로 고침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 중풍병자를 데리고 온 네 명의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중풍병자를 고쳐주셨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여기서 이런 질문을 해보아야 합니다. 그 네 명의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중풍병을 고쳐주실 것을 믿는 믿음도 있었지만, 그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 중풍병자를 데리고 왔을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병을 고치실 수 있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은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병자들을 예수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그러면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냥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마가복음 1:32-34절의 말씀 속에 오늘 본문의 이야기를 끼워 넣을 수도 있습니다. ‘각종 병든 사람을 예수님께 데리고 오니 예수님께서 고쳐주셨더라.’ 그 말씀 속에 오늘 본문의 이야기를 포함시켜도 됩니다. 그런데 성경은 오늘 본문의 이야기를 길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어쩌면 중풍병자를 데리고 온 그 네 사람의 믿음이 남달랐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인의 병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던 백부장에게 그 하인은 ‘사랑하는 종’(누가복음 7:2)이었습니다. 딸을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던 가나안 여인 역시 병든 사람이 자신의 딸입니다. 사랑하는 딸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중풍병자와 그를 데리고 온 사람들의 관계가 언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가족이나 친구일 수도 있고, 이웃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관계이든 그들은 중풍병자가 고통하고 있는 모습을 가만 놔두고 볼 수 없어서 예수님께 데리고 왔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서 예수님 앞으로 갈 수 없게 되자 지붕을 뜯고 병자를 예수님께 인도합니다. 어떻게든 그를 고쳐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그것이 바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끝까지 책임지는 것입니다. 한번 시도하고 노력했다고 그만 두는 것이 아닙니다. 네 사람이 중풍병자를 데리고 예수님 앞에 왔을 때 사람들이 많아 들어갈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 그들은 ‘여기까지가 우리의 할 일이야’ 하고 거기에서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게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이 중풍병자는 예수님을 만나지 않으면 결코 고침 받을 수가 없습니다. 어떻게든 예수님께로 인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은 포기하지 않고 방법을 찾아냈습니다. 사랑하니까요. 사랑하면 방법이 보이니까요.

   그 사랑이 기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의 능력으로 중풍병자가 고침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님께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도록 예수님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그들의 그 사랑의 마음입니다. 그 사랑의 마음이 예수님을 감동시켰고, 예수님께서 중풍병을 고치시는 기적을 베푸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기적은 사랑을 통해서 만들어집니다. 기적을 일으키는 방법은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곳에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를 주셨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혀 죽이시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그 사랑이 오늘 우리를 살렸고, 그 사랑이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이 땅에 오신 우리 주님께서도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생명을 십자가에 기꺼이 내어놓으셨습니다. 십자가 고난의 길이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지 주님은 잘 아셨습니다. 그런데 우리를 향한 사랑이 그 십자가 고통을 이겨내게 하셨고, 죽으심으로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 우리를 향한 주님의 사랑이 우리를 죄에서 건져내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는 기적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사랑은 기적을 일으키는 능력이요 방법입니다.

   아프리카에서 서식하는 식물 가운데 ‘유추프라카치아’라는 식물이 있습니다.

 ‘사람의 영혼을 가진 식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주로 음지에서 서식하는데, 이 식물은 극소량의 햇빛과 물만으로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 식물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누군가가 그것을 건드리기만 하면 그 다음 날부터 시름시름 앓다가 결국 죽고 만다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식물이 너무나도 결벽증이 강해 아무도 접근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연구가가 이 식물에 대해서 오랜 기간 연구하면서 중요한 한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사람이 건드려도 죽지 않는 방법을 알아낸 것입니다. 그 식물을 죽지 않게 만드는 방법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오늘 그것을 만졌던 사람이 내일도 모레도 계속해서 그 꽃은 만져주면 죽지 않았습니다. 매일매일 관심 갖고 만져주는 것, 그것이 유추프라카치아를 죽지 않게 만드는 방법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유추프라카치아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유추프라카치아처럼 만들어졌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 역시 누군가의 사랑과 관심을 통해서입니다. 그를 향한 사랑과 관심이 없다면 모든 사람은 시들시들해지고, 결국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시름시름 앓고 있는 누군가를 살리는 방법, 점점 죽음을 향해 가는 누군가를 살리는 방법은 그에게 관심을 갖고, 그에게 다가가 사랑의 손길로 그를 쓰다듬어 주는 것입니다.

   여러분, 내 주변에 유추프라카치아와 같은 사람은 없는지 돌아보십시다. 내가 주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사랑으로 다가가 손을 내밀어주어야 하는 사람, 그래야만 다시 살아갈 용기를 갖고 일어설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우리 주변에도 있습니다. 아니 어쩌면 우리 자신이 유추프라카치아와 같은 사람입니다. 우리도 그런 사랑과 관심 없이는 단 하루도 살 수 없는 사람입니다. 이미 우리는 그런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부모님께로부터, 그리고 이웃으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은 것은 물론이거니와 우리는 무엇보다도 하나님께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을만한 어떤 자격도 없는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해 주셨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우리를 등지고 우리를 나 몰라라 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단 한 번도 잊지 않으시고 우리를 품에 안아주셨고 사랑해 주셨습니다.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향한 사랑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이사야 43:1)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지으셨을 뿐만 아니라, 나를 지명하여 부르시며 ‘너는 내 것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것이기에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책임져 주신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아무리 어려운 문제 앞에 섰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그 하나님께서 ‘젖먹이는 어미가 혹 자식을 잊는다 하더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아니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당신의 손바닥에 새겨놓으신 것처럼’ 우리를 잊지 아니하신다고 약속하신 것입니다.(이사야 49:15-16)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그런 사랑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그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그 사랑을 누군가에게 흘러 보내야 합니다. 우리가 사랑을 흘러 보내는 그곳이 기적의 장소가 됩니다. 우리의 사랑을 흘러 보내는 것, 그것이 기적을 일이키는 방법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받은 하나님의 사랑을 흘러 보낼 때 우리의 영혼에도 하늘의 은혜가 깃들이고, 그렇게 흘러 보낼 때 우리의 영혼도 살아납니다. 우리가 우리 주변 누군가에게 눈을 돌려 그에게 눈길을 줄 때 그 눈빛으로 누군가가 다시 살아나고, 그로 인해서 나도 다시 일어설 수 있습니다.

   여러분, 기적을 보길 원하십니까? 그러면 사랑하십시다. 사랑이 머무는 곳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하나님의 사랑이 머문 내게 영원한 생명이 주어진 기적이 일어난 것처럼, 내 작은 사랑이 머무는 곳에도 기적은 일어납니다.

 

< 2020년 8월 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