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함에 행하라!

< 본문 - 시편 26:1-5 >

  1994년에 개봉했다가 2016년에 재개봉한 미국 영화 가운데 ‘쇼생크 탈출’(The Shawshank Redemption)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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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7년 자기 아내와 그녀의 정부를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고 쇼생크 감옥에 갇혔다가 탈출한 실화를 소재로 해서 만든 영화입니다. 첫 개봉 다음 해인 1995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개 부분에 후보로 올랐지만 단 하나의 상도 수상하지 못했습니다. 당시에는 흥행에서도 실패했습니다. 그런데 ‘아카데미가 놓친 최고의 영화’라는 평가처럼, 비록 아카데미상은 하나도 받지 못했지만 지금까지도 수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영화입니다. ‘쇼생크’라는 주립교도소에 갇힌 무기수들의 교도소를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을 통해서 자유를 향한 우리 인간의 갈망을 너무나도 잘 표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영화에서 조금 색다른 캐릭터를 가진 사람이 등장합니다. 브룩스 하틀렌(Brooks Hatlen)입니다. 그는 10대 때에 저지른 폭행죄 때문에 50년이라는 긴 세월을 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가 가석방으로 풀려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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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가석방되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 두려워 감옥 동료를 살해하고 감옥에 남아 있길 원했지만,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못하고 결국 가석방이 허락되어 풀려나게 된 것입니다. 쇼생크에 갇힌 사람들이 그렇게도 갈망하던 자유를 얻었지만 그는 그 자유가 낯설기만 합니다. 5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너무나도 많이 바뀌어버린 세상에 그는 적응하기지 못합니다. 당국의 배려로 어느 마트 점원으로 일을 하지만, 화장실을 갈 때마다 주인에게 ‘화장실을 가도 되느냐?’고 허락을 구합니다. 주인은 수차례 허락을 받지 않고 화장실에 다녀와도 된다고 말하지만 그는 교도소에서 몸에 배인 그 습관을 바꾸지 못합니다. 주변에 아는 사람 하나 없고, 직장의 사람들은 그를 탐탁지 않게 여겨 그에게 마음을 열어주지 않습니다. 시간이 나면 공원에 가서 비둘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 밖에 할 것이 없던 그는 매일 악몽에 시달리기도 합니다. 다시 교도소로 돌아갈 수 없다고 느낀 그는 교도소 동료들에게 마지막 편지를 쓴 후에 자신이 머물고 있던 어느 허름한 여관방 천정에 ‘브룩스가 여기 있었다.’라는 말을 새겨놓고는 목을 매 자살하고 맙니다.

   얼마 후에 40년 만에 가석방된 레드 역시 브룩스가 일했던 마트 계산대에서 일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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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도 브룩스가 느꼈던 심정을 그대로 느낍니다. 40년 만에 나온 바깥 세상에 적응하지 못해 마트 진열대에 놓여 있는 총을 보면서 자살하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이 가석방되기 앞서 감옥을 탈출했던 영화의 주인공 앤디와 한 약속이 생각나 앤디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되고, 결국 앤디와 레드는 재회하게 되고 두 사람은 진정한 자유를 되찾게 됩니다.

   영화 속의 브룩스는 50년 만에 세상에 나왔지만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을 맞고 맙니다. 반면 40년 만에 세상에 나온 레드 역시 세상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은 생각이 수도 없이 들었지만 그는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그 두 사람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40년이냐 50년이냐의 차이가 결코 아닙니다. 둘 다 너무 오랫동안 감옥에서 생활하느라 변화된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한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고, 한 사람은 그 힘든 여건 가운데서도 마지막에는 진정한 자유를 되찾게 됩니다. 그 차이가 무엇이겠습니까? 그 차이는 관계에 있습니다. 영화 속의 브룩스는 50년 만에 세상에 나왔지만 그를 반겨주는 사람도 없고, 그와 친밀한 대화를 나눌 사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반면 레드는 많은 사람은 아닐지라도 앤디라는 감옥 동료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가졌기에 자살 충동을 이겨내고 결국 자유를 누리게 됩니다. 레드에게 앤디를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다면 그 역시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등졌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고 산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합니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우리 인간을 ‘사회적 동물’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인간은 결코 독립적 존재로는 살아갈 수 없다는 뜻입니다. 누군가와 끊임없이 관계맺음을 하면서 사는 것이 우리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성경도 그런 주장과 맥을 같이 합니다. 우리 인간은 사회적 존재로 지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처음 아담을 만드시고 아담 홀로 있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기시고는 돕는 배필로 하와를 창조하셨습니다. 서로 돕고 의지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매우 흡족해 하셨습니다. 우리 인간은 지음을 받을 때부터 이미 관계맺음을 통해서 생존하도록 지음을 받은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관계입니다. 사람은 관계를 떠나서는 살 수 없는 존재로 지으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서 성장하고, 관계를 통해서 행복을 경험합니다. 또한 관계를 통해서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고 아픔을 겪기도 하지만 관계를 통해서 위로를 얻고 절망의 자리에서 일어설 용기를 갖게 됩니다. 아무리 학문이 높고 좋은 대학을 나왔다 하더라도, 또 아무리 재능이 뛰어나고 남다른 특기를 가졌다 하더라도 관계에서 실패하면 그 사람은 성공할 수 없습니다. 남들이 보기에 성공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그것은 결코 성공일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관계에서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미국 카네기 공과대학을 졸업한 졸업생들을 추적 조사한 결과 그들은 한결같이 ‘성공하는데 전문적인 지식이나 기술은 15%밖에 영향을 주지 않았고, 나머지 85%가 인간관계였다.’고 대답했다고 합니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얼마나 잘 맺느냐 하는 것이 곳 성공의 지름길이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세상에서 성공하기 위해서 인간관계가 중요하다면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신앙에 성공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조금 더 쉽게 물어보겠습니다. 어떤 사람이 신앙생활을 잘 하는 사람입니까?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관계가 중요하다면 신앙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관계는 아주 중요합니다. 하나님과 좋은 관계, 아름다운 관계맺음을 하며 사는 사람이 신앙에서 성공한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을 잘 한다고 하는 것은 그가 어떤 직분을 가지고 교회의 일을 하느냐 하는 것으로 결정지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얼마나 모임을 잘 참석하느냐 하는 것으로 신앙생활의 여부를 결정짓는 것도 아닙니다. 하나님과 얼마나 관계를 잘 맺고 살고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우리 인간은 다른 사람과 관계 맺기에 앞서 하나님과 먼저 관계를 맺는 존재였습니다. 사람이 지으심을 받을 때 우리는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과 관계를 맺음으로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와 관계를 맺으심으로 우리는 창조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모든 관계의 기초가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이고, 가장 중요한 관계 역시 하나님과의 관계라고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그것을 오늘 본문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며 흔들리지 아니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여호와여 나를 판단하소서.” 이 말씀을 가만히 묵상해 보면 쉽게 공감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완전함’이라는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피조물인 우리 인간은 완전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갈고 닦아도 우리 인간은 하나님 앞에 완전한 존재로 설 수 없습니다. 로마서 3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로마서 3:10)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의로울 수 없습니다. 정확하게 말한다면 스스로 의로워질 수 없습니다. 스스로 완전해 질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다윗은 자신이 완전함(타밈)에 행하였다고 고백합니다. 어떻게 보면 다윗이 굉장히 교만한 마음으로 고백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사람이 어떻게 완전할 수 있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말하는 완전함이라는 것은 어떤 행위나 삶에서의 완전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적 관계에서의 완전함을 의미합니다. 아무런 흠이나 허물이 없는 행위의 완전함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온전하다고 인정해 주신다는 관점에서의 완전함입니다. 창세기 17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할례의식을 통해 언약을 맺으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창세기 17:1) 이 말씀은 아브라함에게 흠도 없고 허물도 없는 완벽한 삶을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맺은 자처럼 언약백성으로 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며 그 언약을 맺는 대로 살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언약을 맺으시는 장면이 나옵니다. 첫사람 아담과도 언약을 맺으셨고, 노아와도 무지개를 통해서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아브라함에게도 창세기 15장에 이어 17장에서도 언약을 맺으십니다. 모세를 통해서 시내산 언약을 맺으시고, 다윗에게도 언약을 맺으셨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선지자들을 통해서도 계속해서 언약을 맺으십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우리와 언약을 맺으시는 것입니까? 왜 반복적으로 언약을 맺으시는 것입니까? 이유는 하나입니다. 언약을 맺고 언약을 갱신하면서 우리와의 관계를 재정립하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와 더 깊은 관계, 더 아름다운 관계를 맺길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는 아주 단순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 되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주인이 되시고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이 되어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그 관계를 거부합니다. 자꾸만 우리가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고 하고, 때로는 하나님 아닌 것들을 하나님으로 섬기려고 합니다. 그렇게 관계가 깨어지고 흩뜨려질 때 하나님과 우리 사이는 멀어지고 우리는 점점 죄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우리 인간이 완전한 삶을 사는 방법은 단순합니다. 하나님과 언약백성임을 기억하고 내 삶에서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완전한 삶입니다. 성경에서 말하는 완전한 삶은 바로 그것입니다.

  성경에 완전한 사람이라고 평가 받은 두 사람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한 사람은 노아이고, 다른 한 사람은 욥입니다. 노아에 대해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노아는 의인이요 당대에 완전한 자라. 그가 하나님과 동행하였으며.”(창세기 6:9) 욥에 대해서도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스 땅에 욥이라 불리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은 온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자더라.”(욥기 1:1) 여러분, 성경은 노아와 욥을 완전한 사람이라고 말씀하는데, 그 노아와 욥에게 허물이 없었습니까?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노아는 홍수 후에 술에 취해 자신의 부끄러운 모습을 자식들에게 보여주는 행동을 했던 사람입니다. 욥 역시 친구들과의 대화 중에서 자신을 원망하고 때로는 하나님께 불평을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그들은 결코 완벽한 사람들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성경은 그들은 완전한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왜요? 그들은 하나님과 언약적 관계 안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노아를 생각해 보십시다. 노아 당시의 세상은 ‘죄악이 세상에 가득했고 인간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들이 모두 악한 것들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세상에 사람을 지으신 것을 한탄하실 정도였습니다.(창세기 6:5-6) 쉽게 말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께 등을 돌리고 하나님을 부인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시대에 노아는 하나님께서 방주를 만들라 하실 때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방주를 만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뭐 하는 짓이냐?’고 놀려도, ‘당신 정신 이상한 것 아니냐?’고 놀려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정말 물로 세상을 심판하실까? 이렇게까지 큰 배를 만들어야 하나?’라고 충분히 의구심이 들 수 있음에도 노아는 오직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방주를 지었습니다. 왜요? 하나님은 하나님이시니까요.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면 그대로 된다는 것을 아니까요. 사람들은 다 어리석다고 놀려도 노아는 하나님을 신뢰했습니다. 그것이 노아가 하나님을 대하는 관계였습니다.

  욥은 어떻습니까? 욥도 다른 어떤 것과의 관계보다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욥기 1장에서 보여준 이야기가 바로 그것입니다. 욥은 자식들보다도, 그리고 자신이 평생 모아놓은 재산보다도 하나님과의 관계를 더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녀들이 잔치를 벌이고 난 후에는 반드시 자녀들을 불러놓고 ‘혹시 내 자녀들이 하나님께 죄를 짓지는 않았나?’ 하고 자녀들을 성결하게 하고 자녀의 숫자만큼 하나님께 번제를 드렸습니다. 또 자녀들이 같은 날 모두 죽었어도, 한 순간에 자신이 평생 모은 재산을 다 잃었어도, 욥은 하나님을 원망하는 대신에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했습니다. 어찌 자식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평생 모은 재산을 다 잃었을 때 허탈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어떤 것도 욥에게서 하나님을 멀어지게 할 수 없었습니다. 그 모든 것을 잃어도 결코 잃을 수 없는 것이 바로 하나님과의 관계였습니다. 그래서 성경은 욥을 온전한 사람이었다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다윗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윗이라고 실수한 것이 왜 없겠습니까? 다윗이라고 왜 허물이 없겠습니까? 그도 큰 죄를 지었던 사람입니다. 우리아의 아내와 범죄하였고, 그 범죄를 감추기 위해서 우리아를 전쟁터에서 죽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것을 완벽하게 감추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 때 하나님께서 선지자 나단을 보내 다윗의 범죄를 들춰내어 다윗을 꾸짖으셨습니다. 다윗은 그 꾸짖으심을 듣고 바로 회개했습니다. 만일 다윗이 계속 자신의 범죄를 감추려고 했다면 그렇게 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죄를 들춰낸 나단 선지자를 죽이면 됩니다. 그러면 다윗 주변 어느 누구도 다윗의 범죄를 알았다 하더라도 그 죄를 들춰내지 못할 것입니다. 들춰내는 순간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그렇게 자신의 범죄를 감출 수 있었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왕인 자신의 범죄를 감추고 왕의 체면을 챙기는 것보다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자신의 범죄를 인정하고 하나님의 긍휼하심을 구합니다.

  그것이 바로 다윗에게는 완전함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그런 자신의 모습과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4절과 5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하나님과 관계를 버린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잊어버리고 자기들의 헛된 야망에 끌려 사는 허망한 자들입니다. 은밀하게 거짓된 일을 꾸미는 간사한 자들입니다. 죄를 범해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행악자들입니다. 그들의 특징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이 지은 죄를 심판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아니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며 사는 것입니다. 그래서 계속해서 악을 행하고 누군가에게 사기를 쳐서 다른 사람을 곤경에 처하게 만듭니다. 바꿔 말하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지 못한 채 사는 사람들입니다.

  본문에서 다윗은 그런 무리들처럼 살지 않는다고 고백합니다. 허망한 사람과 같이 앉지 않고, 간사한 사람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가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다윗은 자신의 그런 모습을 가리켜 ‘완전함에 행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그리고 나는 하나님의 백성으로 바른 관계를 설정하고 그 관계 안에서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완전하게 사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을 모른 체 하며 삽니다. 교회에서 예배드릴 때에는 하나님과 관계맺음을 한다고 생각하는데, 예배의 자리를 떠나 내 삶의 현장에 가서는 하나님과 나와 어떤 관계인지를 잊고 삽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못하고 내 마음대로 삽니다.

  『영적 외도하는 예배자』라는 책에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어떤 집사님이 어느 날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하루 종일 예수님이 자기 옆에 계신다고 매순간 의식하며 살아보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너무 스트레스가 많은 하루였다고 고백합니다. 이유인즉 이렇습니다. 그분의 사무실이 큰 대로변에 있는데 출근하면서 1차선으로 차를 운전해 가다가 유턴을 해서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곤 했습니다. 그날도 유턴하기 위해서 1차로로 들어갔는데, 그곳은 사실 좌회전만 허락된 곳이지 유턴하는 자리가 아닙니다. 그날도 평소처럼 적당한 기회를 봐서 유턴하려고 했는데 옆자리에 예수님이 타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유턴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1km나 더 가서 유턴을 해서 되돌아 왔습니다. 오전에 사업상 운전을 많이 하는데, 다른 차가 불쑥불쑥 끼어들면 습관처럼 욕이 입밖으로 나왔습니다. 그런데 그 날은 옆자리에 계신 예수님이 의식되어서 참았습니다. 그러니 참으면서 스트레스가 쌓인 것입니다. 평소 영화를 좋아하지만 영화관에 가지 않고 컴퓨터에서 불법으로 영화를 다운로드해서 봐왔는데, 그날은 불법다운로드 하는 것을 예수님께서 곁에서 보고 계신다고 생각하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렇듯 하루 종일 주님을 의식하고 지내다보니 매순간 예수님께서 자신의 삶에 태클을 거는 것처럼 느껴져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입니다.

   참 솔직한 집사님의 고백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도 늘 그렇게 살지 않습니까? 믿음을 가졌다고 하면서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예수님께서 늘 우리 곁에 계심을 믿고 산다고 하면서도 우리는 너무 자주 하나님을 잊고 삽니다. 내가 힘들 때만 주님이 곁에서 도와주시기를 바랄 뿐, 내 삶 전부를 주님 앞에 내어놓고 사는 것에는 익숙하지 않습니다. 내 욕심대로 할 때에는 하나님께서 눈감아 주실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주님 앞에 불편한 것은 의식적으로 주님을 잊고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삽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내 편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하나님 편이 되어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내 뜻에 맞춰 하나님을 내 필요에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뜻에 내 뜻을 맞춰가는 것입니다. 그렇게 살면 주님을 의식하고 살아도 스트레스가 없습니다. 그런데 죄악과 거짓된 욕심에 포로가 된 우리 인간은 그런 하나님의 백성이 되려 하기보다는 하나님을 나에게 맞춰 내게 도움이나 주는 분으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을 수가 없을뿐더러, 믿음이 스트레스가 됩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아브라함에게 말씀하신 것처럼 ‘내 앞에서 완전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완전한 삶이라는 것은 우리의 행동에 전혀 흠이나 허물이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손을 놓지 않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아무리 세상은 죄악으로 가득 차 있어도, 내 주변이 온통 자기 욕심에 끌려 사는 사람들로 득실거려도 우리는 내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의 뜻에 나를 복종시키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나의 선한 목자가 되심을 믿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손을 꼭 붙잡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사는 사람이 온전한 사람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완전함에 행하는 믿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장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뭔가 큰일을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잠잠히 하나님의 손을 붙잡고 하나님과 영적 교제를 나누는 믿음으로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것이 우리의 온전함이고, 그렇게 살 때 우리는 믿음의 승리자가 될 수 있습니다.

< 2020년 8월 9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