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바벨탑을 쌓으시렵니까?

< 본문 - 창세기 11:1-9 >

   여러분, 세계 역사상 최초로 자동차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누구인지 아십니까? 1869년 8월 31일, 아일랜드 파슨스타운(Parsonstown)에서 사망한 천문학자 메리 워드(Mary Ward, 1927-1869)라는 여성입니다. 그녀는 아일랜드 오펄리(Offaly)의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습니다. 그의 가족과 친지들은 거의 대부분이 과학자들이었습니다. 그녀의 사촌오빠인 윌리엄 파슨스(William Parsons, 1800-1867) 역시 왕립학회 회장을 지낸 천문학자였는데, 그가 1845년에 제작한 72인치 망원경은 1917년까지 ‘세계 최대 망원경’으로 기록되었습니다. 그의 가문은 그렇게 내노라 하는 과학자의 집안이었고, 그녀 역시 과학자였습니다. 그녀가 쓴 『현미경으로 바라본 신비의 세계』라는 책은 당시 출판계에 작은 돌풍을 일으켜 10년간 8쇄를 찍었고, 오늘날 ‘대중과학서’로 분류되는 최초의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정도로 그녀의 가문만이 아니라 그녀 역시 천문학에서는 알아주는 과학자였습니다. 그렇게 남다른 재능을 가진 그녀가 42세의 젊은 나이에 자동차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고, 그것이 세계 역사상 처음 자동차 사망사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1869년 8월 31일, 그녀는 남편 헨리 워드 대위와 함께 증기자동차를 타고 있었습니다. 그 자동차는 사촌오빠인 윌리엄 파슨스의 아들이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날 그녀가 탄 자동차는 시속 6km의 느린 속도로 파슨스타운 몰을 지나 성당이 있는 컴벌랜드(Cumberland) 거리 모퉁이에서 급회전을 했습니다. 그 때 자동차가 원심력에 의해서 살짝 기울어지는 순간 그녀는 차에서 떨어졌고, 바퀴에 깔려 목이 부러져 죽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인류 최초의 자동차 사고 사망사건이었습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그녀는 과학자입니다. 뛰어난 과학자입니다. 그런데 자동차가 한쪽으로 회전을 하면 원심력에 의해서 기울어진다는 사실을 몰랐겠습니까? 그것도 겨우 시속 6km의 느린 속도로 가는데 말입니다. 시속 6km라고 하면 결코 빠른 속도가 아닙니다. 물론 당시 가장 많이 이용했던 마차의 속도보다는 조금 빠를 수 있습니다. 어쩌면 도로가 오늘날처럼 좋은 상태는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자동차라는 개념이 아직 일반화되지 않은 시대이기 때문에 그것을 타면서 그저 호기심에 빠져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밖의 경치를 구경하기 위해서 몸을 지나치게 밖으로 내밀었는지도 모릅니다. 이유야 어떻든 간에 천재과학자는 42세의 젊은 나이에 최초의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그 이후 자동차는 급속도로 발전했습니다. 150여 년 전 시속 6km로 달리던 자동차는 지금 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1(F1)에서는 시속 350km로 달리기도 합니다. 그만큼 인간의 기술세계는 발전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면에는 슬픈 역사도 안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한 해 동안 자동차 사고로 숨진 사람의 숫자가 무려 130만 명에 이른다고 합니다. 지금 전 세계를 팬데믹에 빠뜨린 코로나19로 사망한 숫자가 76만 명이 조금 넘었습니다. 8개월 만에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에게 그렇게 편리함을 가져다주는 자동차는 세계를 팬데믹에 빠뜨린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현대의 과학문명은 눈부시게 발전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인류에게 엄청난 편리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학문명의 발달이 우리 인류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자동차 사고만을 의미하진 않습니다. 지구의 온난화로 북극의 빙하가 녹고 이상기후로 수없이 많은 자연재해가 발생해 지구촌 구석구석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자동차의 발달로 먼 거리를 쉽고 빠르게, 그리고 냉난방을 가동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음악을 들으며 여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 사고는 물론이거니와 자동차에서 배출되는 배기가스로 인해서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고, 병들어가고 있습니다.

   18세기 스웨덴의 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가 현생하는 인간을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라고 명명했습니다. 슬기로운 인간, 지혜로운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21세기에 들어 이스라엘의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Yuval Harari, 1976-)는 우리 인간을 ‘호모 데우스’(Homo Deus)라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인간을 뛰어 넘어 이제는 신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된 인간이라는 뜻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한 번 생각해 보십시다. 우리 인간이 그렇게 지혜로운가요? 그렇게 지혜롭다고 하는 인간이 지금 만들어놓은 세계는 어떻습니까? 편리해지고는 있지요. 그런데 점점 지구는 종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과학문명을 통해 편리함을 쟁취했지만, 인간은 점점 멸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과연 지혜로운 것입니까? 과학문명을 발달시켜 신의 자리에까지 올라갔다고 자부하는 인간이 과연 신이 될 수 있을까요? ‘호모 데우스!’라고 외치는 우리 인간을 바라보시며 하나님께서는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요?

   오늘 본문은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올라가려 하는 어리석은 우리 인간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노아 홍수 이야기로부터 시작됩니다. 세상에 죄악이 만연하여 하나님께서 사람 지으신 것을 후회하실 정도로 세상을 악해졌습니다.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다고 생각하신 하나님께서는 물로 세상을 심판하시기로 하시고,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하셨습니다. 노아가 방주를 만들자 하나님께서는 엄청난 비를 내리셨습니다. ‘깊음의 샘들이 터지고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40주야 비가 땅에 쏟아졌다’(창세기 7:11-12)고 표현될 정도로 비가 내렸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난 8월 섬진강 제방이 무너져 홍수 피해를 입은 남원 금남교회에 위로금을 전달했습니다. 가서 보니 그 넓은 들판에 물이 가득 차 교회당에 사람 키 높이보다 더 많은 물이 들어왔고, 목사님 사택에는 처마 위에까지 물이 찼다고 합니다. 그 넓은 들판에 사람 키 높이보다 더 많은 물이 들어찼다는 것이 상상하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물이 차올랐다는 말을 들었을 때, 노아 홍수는 얼마나 물이 찼을까 소름이 돋기도 했습니다. ‘깊음의 샘들이 터졌다’는 말은 땅 아래에서 물들이 솟아올랐다는 뜻입니다. ‘하늘의 창문들이 열렸다’는 것은 하늘에서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다는 뜻입니다. 땅 아래에서, 그리고 하늘에서 40일 밤낮으로 비가 내리고 물이 샘솟듯 솟았으니 지상에 살아남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은 가히 상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노아홍수가 끝난 후입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습니다.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들에게는 큰 트라우마가 있습니다. 그것은 홍수로 인한 멸망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대책을 세우기로 했습니다. 그게 바로 바벨탑을 쌓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시날평야에다 바벨탑을 쌓으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본문 4절입니다. “자, 성읍과 탑을 건설하여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여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그들은 바벨탑을 하늘에 닿게 쌓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하늘에 닿게 쌓겠다’는 말의 뜻이 무엇이겠습니까? 그 첫 번째 의미는 아무리 많은 비가 와서 온 지면을 덮는다 하더라도 그 홍수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높은 탑을 쌓자는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하나님께서 다시금 이 땅에 홍수를 내리신다 하더라도 그 홍수가 무용지물이 될 정도로 쌓자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자기들의 힘으로, 자기들의 기술로 막겠다는 심산입니다. ‘하늘에 닿게 쌓겠다.’는 두 번째 의미는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높이 쌓겠다는 뜻입니다. ‘그 탑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한다.’는 말을 직역하면 ‘그 탑의 꼭대기가 하늘 안에 있게 한다.’는 말입니다. 성경에서 하늘은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곳입니다. 그러니까 그들은 하나님이 계신 자리에까지 올라가겠다는 뜻입니다. 물론 하늘에까지 쌓을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자기들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발 하라리 교수가 말한 것처럼 ‘호모 데우스’입니다. 이미 바벨탑을 쌓을 때부터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자리를 노렸고, 하나님이 되려 했습니다.

   그런데요, 인간이 아무리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가려 한다 하더라도 인간은 결코 하나님이 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겠다는 인간을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바라보셨을까요? 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사람들이 건설하는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이것은 참으로 기가 막힌 말씀입니다. 여기서 ‘사람들이’라는 말은 ‘아담의 아들들이’라는 말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날고 뛰어봐야 흙으로 만든 아담의 후손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하나님처럼 되고 싶어 안달할지라도 인간은 인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결코 하나님이 될 수 없는 연약한 피조물인 인간 말입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 성읍과 탑을 보려고 내려오셨더라.”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보좌가 있는 하늘에서도 이 땅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다 보고 계십니다. 다 알고 계십니다. 그런데 왜 굳이 내려오셨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이것은 해학과 같은 말씀입니다. 인간들이 어마어마하게 큰 성읍과 탑을 쌓는다고 난리를 치지만, 하늘에 계신 하나님의 눈에는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작고 초라한 것이 불과하다는 말씀입니다. 너무 작아서 하늘에서는 보이지가 않아 하나님께서 내려오셔야만 겨우 보이는 것이 인간들이 쌓은 성읍과 탑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높아지려고 해도 하나님의 자리에 이를 수 없습니다. 인간이 아무리 크고 위대한 일을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 보시기에는 작디작은 하나의 점에 불과합니다. 그런 인간이 하나님처럼 되겠다고 한들 하나님처럼 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 한들 하나님의 자리에 올라갈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가버나움아 네가 하늘에까지 높아지겠느냐? 음부에까지 낮아지리라.”(마태복음 11:23) 인간이 아무리 높아지고 싶다 한들 결코 하나님의 자리를 넘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하나님 자리를 욕심내 하나님처럼 되려 하는 자는 음부의 자리까지 내려가게 될 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아담과 하와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을 때부터 우리 인간은 그 사실을 잊으려 했습니다. 선악과를 따먹으면 ‘하나님과 같이 되리라.’(창세기 4:5)는 사탄의 꾀임에 빠져 죄를 범한 아담과 하와처럼,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그런 교만의 전철을 밟아왔습니다. 그런 인간의 잘못된 욕망을 잘 표현해 주고 있는 것이 바벨탑을 쌓는 오늘 본문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올라가겠다는 거짓된 욕망은 그 때로부터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는 아니야!’ ‘적어도 나는 아니야!’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우리라고 별반 다를 바가 없습니다. 우리도 너무 자주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하나님께서 에덴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먹도록 허락하셨음에도 유독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은 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선과 악을 구별하는 기준은 오직 하나님께만 있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인간은 자기 스스로의 판단기준을 가지고 선과 악을 마음대로 정할 수 없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기준에 맞춰 살아야 합니다. 선과 악을 판단하지 말라는 말씀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입니까?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고 손가락질 하고 있지 않습니까? 마치 나는 아무런 허물도 없는 것처럼, 나는 아주 선하고 깨끗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내가 하나님처럼 그에 대해서 모든 것을 안다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도 하고 정죄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남을 판단하는 사람아, 누구를 막론하고 네가 핑계하지 못할 것은 남을 판단하는 것으로 네가 너를 정죄함이니 판다하는 네가 같은 일을 행함이니라.”(로마서 2:1) 자기도 똑같은 실수를 하고 죄를 범하면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고 무서운 것인지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남은 판단하고 정죄하는 사람은 자기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 하는 사람입니다. 정죄와 판단은 오직 하나님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또 있습니다. 모든 결정은 내가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그리고 내 마음대로 하려고 하는 것 역시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물론 무언가를 선택하고 무언가를 결정하는 것은 내가 해야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도 물어보지 않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도 해 보지 않고 내가 결정하는 것은 자기가 하나님처럼 되려는 것입니다. 내가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산다면 우리는 결코 내가 능력이 있다거나 내가 지혜롭다고 스스로 자부할 수 없습니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 나를 창조하신 나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전적으로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무언가를 결정할 때 기도하고 하십니까? 최소한 한 번만이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하십니까? 이사할 때 저 아파트를 사면 몇 년 후에 얼마나 시게가 올라 돈을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저 집으로 이사하기를 원하실까를 기도해야 합니다. 직장에 취업할 때 ‘취업이 힘든 시기에 일자리가 생겼으니 당연히 가야지.’라고 쉽게 결정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그 문을 내게 열어주신 것이 맞나? 왜 하나님께서 저 직장에 들어가게 하셨을까?’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바벨탑을 쌓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다. 그들이 왜 바벨탑을 쌓았습니까? 그들이 바벨탑을 쌓으면서 하나님께 기도했겠습니까? 그들이 바벨탑을 쌓은 이유 가운데 하나를 4절 마지막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 한 마디로 흩어지지 말고 우리끼리 여기 모여서 천년만년 함께 살자는 것입니다. 그것이 과연 하나님의 뜻이겠습니까?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신 다음 사람을 지으시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창세기 1:28) 그리고 노아 홍수 이후에도 같은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는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가득하여 그 중에서 번성하라.”(창세기 9:7)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복을 받아 땅에 충만하여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감당하길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바벨탑을 쌓는 사람들은 땅에 충만하려 한 것이 아니라 끼리끼리 모여 흩어짐을 면하자고 성읍을 건설하고 바벨탑을 쌓았습니다. 그들이 만일 하나님께 기도하거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생각했다면 결코 바벨탑을 쌓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만일 우리가 무언가를 결정할 때, 어떤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 기도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묻지 않는다면 그것은 다시 바벨탑을 쌓는 사람과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스스로 하나님의 자리에 오르려 하는 또 하나의 모습, 가장 중요한 모습이 있습니다. 그것은 자기 스스로 하나님을 없다고 하는 것입니다. 살아 계신 하나님,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을 우리의 삶에서, 우리의 생각 속에서, 우리의 가슴에서 지워버리고 싶어 합니다. 그래야 내가 그 자리에 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바벨탑을 쌓는 사람들은 그 탑의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쌓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 하늘이라고 하는 것은 하나님이 계신 자리입니다. 그들이 탑의 꼭대기를 하나님이 계신 자리에까지 쌓겠다고 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을 끌어내리겠다는 것입니다. 하늘의 하나님을 끌어내리고 자신들이 하늘의 존재가 되겠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이야기입니까?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자리에까지 오를 수도 없을뿐더러, 설령 그 자리에 오른다 하더라도 하나님을 끌어내릴 수 있겠습니까? 턱도 없는 소리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결코 끌어내릴 수 없는 분입니다. 그분은 창조주이시고, 우리는 피조물입니다. 그분은 전능자이시고, 우리는 유한한 존재입니다. 그분은 모든 것을 아시는 분이시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지혜를 주시지 않으면 지극히 어리석은 존재일 뿐입니다. 아무리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처럼 보이지만, 우리 인간은 시속 6km로 달리는 자동차에서 떨어져 즉사하는 그런 존재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하나님을 부인합니다.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그런 사람들을 향해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도다.”(시편 53:1) 하나님을 없다고 하고 자기가 그 자리에 오르려는 사람을 향해 ‘너야말로 정말 어리석은 존재로구나!’라고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모든 삶에서 하나님을 인정하고 사십시다. 하나님을 인정할 때 우리는 비로소 하늘의 지혜를 얻는 지혜로운 삶이 됩니다. “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요 거룩하신 자를 아는 것이 명철이니라.”(잠언 9:10)고 말씀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경외하며 사는 인생이 진정 지혜로 사는 인생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처럼 물고기는 물에 있어야 자유롭습니다. 물 밖으로 나오면 물고기를 죽은 목숨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인간은 ‘하나님의 품’이라는 연못 안에 머무를 때에만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물고기가 자신을 물고기라고 인정하고 연못 안에 살 때 참된 행복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가 피조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살 때 우리가 마땅히 누릴 수 있는 하늘의 기쁨과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자리를 넘보지 마십시다. 남을 판단하고 정죄하지 마십시다. 그건 하나님의 몫이지 결코 우리의 일이 아닙니다. 무엇을 결정하든 기도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으십시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도우시고 지혜를 주셔서 가장 멋진 길이 우리 앞에 열릴 것입니다. 결코 하나님이 없다는 어리석은 생각이랑 하지 마십시다. 우리가 하나님이 없다고 생각하다고 해서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안에 머물 때에만 우리는 참된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인생에서는 결코 다시금 바벨탑을 쌓지 마십시다.

< 2020년 9월 6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