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통치를 고백하라!

< 본문 - 로마서 10:9-10 >

   미국의 탁월한 기독교 작가로 손꼽히는 맥스 루케이도(Max Lucado, 1955-) 목사님이 쓴 『주와 같이 길 가는 것』이란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내 옷장에는 별로 입지 않은 스웨터가 하나 걸려 있다. 소매도 너무 짧고 어깨도 너무 좁다. 단추도 몇 개 떨어져 나갔고, 실밥도 닳아 해어졌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자면 나는 그 스웨터를 치우고 공간을 넓혀야 한다. 그것이 논리의 말이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나는 그럴 수 없다. 스웨터에 얽힌 독특한 사연이 나로 하여금 스웨터를 버리지 못하게 한다. 남다른 사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 스웨터가 할머니의 애틋한 모정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스웨터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 실 가닥 하나하나 정성스레 고른 것이다. 실밥 하나하나 사랑으로 택한 것이다. 스웨터로서의 용도는 모두 잃었지만 가치는 전혀 잃지 않았다.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은 기능 때문이 아니라 지으신 분 때문이다. 시편 기자도 그와 똑같은 마음으로 이렇게 고백했을 것이다. "주는...어머니의 태에서 나를 베를 짜듯이 지으셨습니다." 이 표현을 생각해 보라. 당신은 베를 짜듯이 지어진 존재이다. 당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대량 생산품도 아니다. 조립 라인에서 짜 맞추어진 제품도 아니다. 당신은 최고의 장인이신 하나님에 의해 세심하게 설계되어 특별한 은사를 받아 사랑으로 이 땅에 보냄 받은 존재이다. 2인자가 설 곳이 없는 사회에서 그것은 기쁜 소식이다. 우리는 봉급의 많고 적음과 외모의 빼어난 정도에 따라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세상에 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 우리는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있다. 당신을 향한 예수님의 설계야말로 기쁨의 진정한 이유이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걸작품입니다. 에베소서 2:10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선한 일을 위하여 지으심을 받은 자니 이 일은 하나님이 전에 예비하사 우리로 그 가운데서 행하게 하려 하심이니라.” 여기서 ‘우리는 그가 만드신 바라’라는 말씀은 ‘우리는 그가 만드신 걸작품이다.’그런 뜻입니다. ‘만드신 바’라는 말은 헬라어로 ‘ποιημα’인데, 여기에서 오늘날 영어의 ‘시’를 가리키는 poem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시인이 자신의 머리를 짜고 짜서 시를 만들 듯이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온 정성을 다하여 만드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최고의 걸작품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걸작품으로 만드셨다는 말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그 하나는 우리는 존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정성을 다하여 만드신 최고의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우리의 모습이 다른 사람과 달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다른 사람에 비해서 넉넉하지 못하고 때론 초라한 것처럼 보인다 할지라도 우리는 모두 존귀한 사람들입니다. 가난하다고, 병들고 늙었다고, 남들만큼 출세하지 못했다고 우리의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의 모습이 어떠하든지 간에 우리는 모두 존귀한 존재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걸작품으로 만드셨다는 말씀에 담겨진 또 하나의 중요한 의미는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라고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만드셨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이사야 43:1절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러났나니 너는 내 것이라.”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하여 ‘너는 내 것이라’라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우리는 우리를 창조하신 창조주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것, 하나님의 소유라고 한다면 우리는 당연히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의 주인되신 하나님의 통치를 받아야 하나님의 소유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의 소유라는 자리에서 벗어나려 안간힘을 썼습니다. 하나님의 통치의 손길에서 벗어나면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착각에 하나님의 소유된 자리에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을 쳤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의 소유임을 거부하고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는 자리로 이탈하는 순간 우리의 삶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지 못하고 절망과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맙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하나님의 통치를 받지 않는 그곳은 지옥의 자리가 되고 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을 우리의 왕으로 모시고, 왕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을 맞이했습니다. 왕이신 그리스도주일은 우리 주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하는 주일입니다. 특별히 오늘을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로 지키는 이유가 있습니다. 교회력으로 다음 주일은 대림절입니다. 대림절은 새해를 의미합니다. 대림절로부터 시작해서 교회는 새해를 맞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새해를 맞기 바로 전 주일인 오늘이 교회력으로는 한 해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왕으로 오셨습니다. 비록 세상의 왕처럼 군림하고 권세를 부리는 왕은 아니지만,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하늘로 올라가신 주님께서는 마지막 날에 ‘호령과 천사장의 소리와 하나님의 나팔 소리로 친히 이 땅에 강림하실 것’(데살로니가전서 4:16)입니다. 역사의 마지막 날에 주님이 세상을 통치하러 다시 오십니다. 그래서 한 해의 마지막 주일을 왕이신 그리스도 주일로 지키는 것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주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에 주님께서 왕되심을 인정하며 사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 마지막 순간까지 우리는 예수님이 나의 왕이심을 고백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 인간의 역사는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되심을 거부하는 역사였습니다. 심지어 이스라엘 백성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 단적인 예가 사사기에 나옵니다. 애굽에서 종살이하던 이스라엘 백성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능력으로 해방시켜주셨고, 그들과 언약을 맺으시고는 그들을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셨습니다. 당시 주변 나라들은 온통 왕을 중심으로 한 왕정체제를 갖추고 있을 때 가나안 땅에 정착한 이스라엘 백성들만은 왕정체제를 갖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왕을 허락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왕을 허락하지 않으신 이유는 이스라엘이 섬길 왕은 오직 하나님 한 분 뿐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왕을 요구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왕이심에도 하나님이 아닌 눈에 보이는 인간의 왕을 요구한 것입니다. 자기들도 주변 나라들처럼 왕을 중심으로 국력을 강하게 하고 싶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신뢰하면 하나님께서 그들을 지켜주신다는 것이 그들과 하나님 사이에 맺은 언약인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언약보다는 눈에 보이는 정치제도가 더 안전하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셨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기드온의 입을 통해서 그것을 확인해 주셨습니다. 기드온이 미디안을 무찌르고 돌아왔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기드온에게 ‘당신과 당신의 아들이 우리의 왕이 되어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그때 기드온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하겠고 나의 아들도 너희를 다스리지 아니할 것이요 여호와께서 너희를 다스리시리라.”(사사기 8:23) 기드온은 하나님만이 우리의 왕이심을 너무나도 분명하게 알았고, 백성들에게 그렇게 선포했습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속해서 왕을 세워주시기를 요구했고, 결국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의 초대 왕으로 세우셨습니다. 이스라엘에 왕정체제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왕정체제도 얼마 가지 못했습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 시대에 남과 북으로 나눠진 이스라엘은 북 이스라엘이 세워진지 불과 200여 년 만에 앗수르에 의해서 멸망당하고 말았고, 남 유다 역시 약 350여 년 만에 바벨론에 의해서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북 이스라엘과 남 유다가 멸망당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하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을 배신하고 거짓된 우상을 자기들의 왕인 것처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거 이스라엘 백성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하나님께서 우리의 왕이심을 거부하며 살았습니다. 심지어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이 땅에 왕으로 보내셨는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예수님을 왕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 왕이신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고 말았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다고 하는 것은 예수님을 왕으로 인정한다는 것입니다. 유대인들이 십자가에 못 박은 그 예수님이 우리의 그리스도(메시아)요 우리의 왕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 또 하나님께서 그를 죽은 자 가운데서 살리신 것을 네 마음에 믿으면 구원을 받으리라.” 예수님을 주로 시인한다는 것은 예수님을 나의 메시아요 나의 왕이심을 시인한다는 것입니다. 9절과 10절에 반복되어 나타나는 ‘시인한다.’는 말은 법정에서 법관들과 지켜보는 가운데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약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개적으로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지겠다고 서약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말의 의미를 잘 생각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로마에 있는 교인들에게 보낸 편지입니다. 당시 로마에 사는 사람들은 로마 황제를 주님이요 왕이라고 고백해야 했습니다. 이 세상에 로마 황제 외에는 어느 누구도 왕일 수 없고, 주님일 수 없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은 로마 황제가 주님이 아니라 예수님이 주님이라고 고백했습니다. 세상을 통치하는 왕은 로마 황제이지만 우리를 통치하는 우리의 왕은 하나님이요 예수님뿐이라고 고백했습니다. 로마 황제가 주님이 아니고 나 자신의 왕이 아니라고 고백하는 것은 기독교 신앙을 알지 못하는 로마 사람들에게는 황제를 거역하는 사람으로 취급되었습니다. 초대교회 당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에 의해서 박해를 받아 죽임을 당한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황제를 신으로, 황제를 주님으로, 황제를 천하에 둘도 없는 왕으로 인정하도록 강요받은 시대에 ‘우리는 로마 황제가 아니라 예수님이 유일하신 구원자이고, 예수님만이 나의 주인이시고, 예수님만이 만왕의 왕이라고 고백합니다.’라고 말한다는 것은 곧 로마 황제를 거역함으로 죽임을 당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예수님을 주님으로, 왕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로마의 역적이 되어 죽임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죽임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누리고 있던 모든 것을 빼앗겨야 했습니다. 로마 황제를 주님으로 인정하지 않는 사람은 직장에 취업을 할 수도 없고, 잘 다니던 직장에서도 쫓겨나야 했습니다. 예수님을 주님이요 왕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재산을 몰수당해야 했습니다. 자신의 집을 빼앗긴 채 지하무덤인 카타콤에 들어가 햇빛도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시체와 더불어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기에 “네가 만일 네 입으로 예수를 주로 시인하며.”라는 말씀은 자신의 삶을 모두 주님을 위해서 빼앗기고 포기한다는 것과 다름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믿음의 사람들은 예수님을 주님으로, 왕으로 고백했습니다. 자신의 삶을 다 잃는다 하더라도 주님을 포기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진다 하더라도 주님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직장을 잃고, 집에서 쫓겨나 어두컴컴한 지하동굴에서 비참하게 산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주님만은 떠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자신의 목숨을 빼앗긴다 하더라도, 원형경기장에서 맹수의 밥이 되고, 활활 타오르는 장작더미에서 불에 태워 죽는다 하더라도 주님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도 그렇게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할 때 직장에서 쫓겨난다면, 그래도 예수님을 믿겠다고 ‘예수님이 나의 주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할 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빼앗긴다 하더라도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며 사시겠습니까?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는 순간 사랑하는 사람을 다 잃는다 하더라도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고 따르시겠습니까?

   물론 오늘날 우리 사회는 그렇게까지 요구하지는 않습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한다고 해서 감옥에 가두는 것도 아니고, 직장에서 쫓겨나는 경우도 없습니다.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고백하고 믿음으로 산다고 해서 세상이 나에게 어떤 불이익을 주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깊이 있게 물어야 합니다. 내 삶에서 내가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요 왕으로 고백하며 살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한다는 것은 내 자신이 내 삶의 주인이 아니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내 생명도 나의 것이 아니라 주님의 것입니다. 내 생명이 주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인정하며 삽니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주님이심을 인정하며 삽니다. 그렇게 사는 사람은 내 소득의 십일조를 하나님께 드릴 때에도 아까워서 손이 덜덜 떨리는 것이 아니라, 풍요롭고 넉넉하진 않지만 오늘도 일용할 양식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기쁨으로 예물을 드립니다. 내가 건강하다고 내 인생을 즐기려 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을 주시고 행복을 주신 주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며 주님의 기쁨이 되는 삶을 힘써 살려고 노력합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내 생명도 주님이 ‘이제 때가 됐다.’라고 말씀하시며 우리를 부르신다면 우리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님의 심판대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불어버리시면 내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한 순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허락하지 않으시면 직장도, 건강도, 가족도 결코 내 품에 머물 수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왕이시라고 고백한다는 것은 그분의 통치를 받겠다는 고백입니다. 통치를 받는다는 것이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주님께서 말씀하실 때 무조건 그 말씀을 따르겠다는 뜻입니다. 그 말씀이 내 생각과 다를지라도, 주님께서 가라 하신 길이 가고 싶지 않는 길이라 하더라도, 주님께서 머물라 하신 곳이 내가 머물고 싶지 않는 자리라 하더라도 주님께서 말씀하시니 순종하는 것입니다. 내가 불편하다 하더라도, 내가 손해 본다 하더라도, 내 마음에 기쁨이 없다 하더라도 주님께서 말씀하시기에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 그것이 주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하며 사는 성도들의 삶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세요? 하나님이 우리의 왕이시고, 이 땅에 오신 독생자 예수님도 우리의 왕이십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창조하실 때 무조건 명령에 복종해야 하는 종이나 노예로 창조하신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영적 교제를 나누는 거룩한 동역자로 창조되었습니다. 비록 피조물이지만 우리를 존귀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이 하나님의 통치를 거역하고 범죄하여 하나님을 떠났을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보내주셔서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구원하신 우리를 당신의 소유로 삼으시고, 다시금 당신과 친밀한 영적 교제를 나누는 백성이 되게 하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종이나 노예가 아니라 사랑하는 자녀로 인쳐 주셨습니다. 하나님을 ‘아빠 아버지’라고 부르는 당신의 자녀로 말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을 나의 왕으로 고백할 때 하나님은 우리를 존귀하게 만들어주십니다. 베드로전서 2:9절에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너희는 택하신 족속이요 왕 같은 제사장들이요 거룩한 나라요 그의 소유가 된 백성이니.” 우리가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할 때,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시요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할 때 우리는 ‘왕 같은 제사장’이 됩니다. 주님을 왕으로 인정하고 고백하는 우리에게 왕과 같은 사람들이 되게 하셨다는 것입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일입니까? 우리가 하나님의 통치를 받는 하나님의 백성이 될 때,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고 스스로 주님의 종이 될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종으로 부리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에게 왕과 같이 존귀하게 만들어 주십니다.

   이런 신비를 알지 못하면 우리는 자꾸만 우리 스스로가 왕의 자리에 오르려 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려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스스로 왕의 자리에 오르려 할 때 우리는 죄의 종이 될 뿐입니다. 우리 스스로 내 인생의 주인이 되려 할 때 우리는 거짓된 욕망에 종노릇할 뿐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는 하나님께서 따먹지 말라고 말씀하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말았습니다. 그것을 먹으면 하나님처럼 될 것이라는 유혹의 말에 넘어가서 말입니다. 그런데 선악과를 따먹은 인간은 하나님처럼 된 것이 아니라 죄의 노예가 되고 말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오늘날에도 동일합니다. 죄성을 가진 우리의 자아는 끊임없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네가 네 인생의 주인’이라고 말입니다. ‘다른 누구의 통치도 받지 말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즐기며 살라.’고 말입니다. 그것은 죄가 유혹하는 소리입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그런 죄가 유혹하는 소리에 귀를 막고 하나님의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나의 왕으로, 예수님을 나의 주님으로 고백하며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지금 하나님의 통치를 받으며 살고 있습니까? 예수님을 나의 왕으로 고백하며 주님께서 내 인생과 삶을 통치해 주시기를 기대하며 살고 있습니까? 우리는 담대하게 선포해야 합니다. ‘내 인생의 주인은 내가 아니다.’라고 말입니다. 예수님만이 내 인생의 주인이시고 나를 통치하시는 분이라고 말입니다. 주님의 통치를 고백할 때, 우리는 존귀한 존재가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주님의 통치를 인정하고 고백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주님을 나의 주인이시요 나의 왕으로 고백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렇게 주님의 통치를 고백하며 살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존귀하게 하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삶을 책임져 주십니다.

< 2020년 11월 22일 주일낮예배-왕이신 그리스도 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