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과 능력으로 삽시다.

< 본문 - 사도행전 10:38-41 >

   우리가 잘 아는 ‘그리스 신화’는 우리 인간의 삶을 보여주는 이야기들로 가득 차 있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읽는 책입니다. 그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일반적인 우리 인간을 능가한 능력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표현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몇 사람을 살펴보겠습니다.

   고린도 시를 건설한 왕인 시지포스(Sisyphos, 사진1)는 꾀가 많은 것으로 명성을 떨쳤습니다.

그는 죽음의 신이 그를 데리러오자 오히려 죽음의 신을 잡아 족쇄를 채워버림으로 한 동안 아무도 죽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잔꾀로 신들을 속인 결과 가파른 언덕 위로 돌을 밀어 올려야 하는 벌을 받게 됩니다. 그런데 그가 돌을 정상에 올려놓으면 그 돌은 다시 밑으로 굴러 내려가 또다시 돌을 밀어 올려야 합니다. 그 일을 영원히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는 영원한 형벌입니다.

   아킬레우스(Achileus, 사진2)는 그의 어머니인 바다의 여신 테티스(Thetis)가 저승의 스틱스(Styx) 강에 그의 몸을 담가 상처를 입지 않는 무적의 몸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가 강물에 잠그면서 잡고 있던 발목 부분이 강물에 닿지 않아, 트로이 전쟁에서 적장이 쏜 화살에 그 발목 뒤꿈치를 맞아 죽음을 맞아야 했습니다.

   헤라클레스(Heracle, 사진3)는 우리가 잘 알듯이 힘의 제왕입니다.

그리스 신화의 주신인 제우스(Zeus)의 아들로, 뛰어난 힘을 가져 아버지 제우스에게 특별한 사랑을 받았지만, 자신의 아내가 지어준 독이 퍼진 네소스(Nessus)의 피가 묻은 옷을 입고 처절한 고통을 느끼며 신전에 쓰러지고, 결국 스스로 장작더미 위에 누워 자신의 몸을 불태움으로서 이 땅에서의 끔찍한 최후를 맞게 됩니다.

   프로메테우스(Prometheus, 사진4)는 지혜롭고 손재주가 좋아 인간을 흙으로 빚었다고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런데 그는 제우스의 불을 훔쳐 배고픔과 추위에 떨고 있는 인간에게 준 죄로 독수리에게 간을 뜯어 먹히는 형벌을 받습니다. 

   미다스(Midas, 사진5)는 엄청난 재산을 가진 부자였습니다.

 그럼에도 더 많은 부귀를 원하는 탐욕으로 술의 신 디오니소스(Dionysos)에게 ‘손에 닿는 모든 것을 황금으로 변하게 해달라’는 소원을 빌어 그런 능력을 얻게 됩니다. 자신이 손을 대기만 하면 모든 것이 황금으로 변하는 엄청난 능력을 받았지만, 그는 곧 좌절하고 맙니다. 음식에 손을 대는 순간 다 황금으로 변해 음식을 먹을 얻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상심한 그는 무심코 자신의 딸을 안았다가 사랑하는 딸마저 금조각상으로 변하고 마는 비극을 맛보게 됩니다.

   다이달로스(Daidalos, 사진6)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건축가입니다.

 그는 크레타 섬의 미노스(Minos) 왕의 요청을 받고 아들 이카로스(Icaros)와 함께 괴물을 가두는 미궁(迷宮)을 건축한 후에, 미노스 왕의 신뢰를 잃고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감옥에서 밀납으로 커다란 날개를 만들어달고서 아들과 함께 하늘을 날아 감옥에서 탈출하는데 성공합니다. 그런데 감옥을 탈출해 하늘을 날아 시칠라아로 도망치던 중 하늘 높이 날던 아들의 밀랍날개가 태양에 녹으면서 아들이 바다에 떨어져 죽는 가슴 아픈 일을 겪어야 했습니다.

   파에톤(Phaethon, 사진7)은 태양신인 헬리오스(Helios)의 아들로, 아버지에게 ‘태양의 마차를 직접 끌어보게 해 달라’고 떼를 씁니다.

 태양의 마차를 끄는 것은 제우스조차도 하기 힘든 일이었는데, 떼를 쓴 아들을 말릴 수 없어 헬리오스는 허락합니다. 그런데 천마들이 거칠기 때문에 절대로 채찍질을 해서는 안 되고 고삐를 단단히 쥐어야 하는데, 파에톤은 태양의 마차를 모는 것이 너무 좋아 이성을 잃고 고삐를 놔버립니다. 그 결과 태양의 마차가 너무 높게 나는 곳에는 추워서 대지고 추위에 떨어야 했고, 너무 낮게 나는 곳에서는 너무 뜨거워 불에 탈 지경이 되었습니다. 이런 광경을 참다못한 제우스가 마차에 벼락을 내리쳐 파에톤은 벼락에 맞고 마차에서 떨어져 죽고 맙니다.

   그리스 신화는 우리 인간의 삶을 너무나도 잘 반영하고 있어서, 예로부터 수많은 문학가의 문학작품과 예술가들의 예술작품으로 재탄생하기도 했습니다. 그리스 신화가 우리의 모습을 반영한다고 하는 것은 어쩌면 우리 인간들이 욕망하고 꿈꾸는 것들을 표현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가 앞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몇 사람의 예에서 보았듯이, 그들이 꿈꾸고 갈망했던 것들이 오늘 우리가 꿈꾸고 갈망하는 것들과 조금도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꿈들이 결코 우리 인간을 아름답고 복되게 만드는 것이 아님을 그리스 신화는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우리는 시지포스처럼 죽음의 신까지도 속일 수 있을 정도의 지혜를 갖고 살기를 원합니다. 때로는 아킬레우스처럼 영원히 죽지 않는 몸을 갖고 살고 싶기도 합니다. 헤라클레스처럼 남들이 갖지 못하는 엄청난 힘을 갖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프로메테우스처럼 누군가에게 멋진 일을 하고 싶은 욕망을 갖기도 합니다. 미다스처럼 손이 닿는 곳마다 황금으로 변하듯이, 내가 하는 일마다 다 잘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삽니다. 다이달로스처럼 남들이 갖지 못한 재능을 가지고 명성을 날리고 싶어 합니다. 파에톤처럼 남들 앞에 떵떵거리며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하기도 합니다. 이 모든 것을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우리는 남들이 갖지 못한 특별한 능력을 갖길 원합니다. 그래야만 남들보다 뛰어난 삶, 남들 앞에 떵떵거리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에게도 그런 욕망이 있지 않습니까? ‘지금보다 좀 더 큰 능력, 지금보다 좀 더 강한 힘이 우리에게 있다면...’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습니까? 솔직히 목사인 저에게도 그런 욕망이 있습니다. 내가 지금보다 말재주가 좋아서 설교를 탁월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소원도 있습니다. 우리 교우들을 심방하거나 교우들의 소식을 들을 때면 종종 ‘하나님께서 나에게 치유의 은사를 주셔서 내가 기도해주는 사람마다 병이 다 고침 받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 밖에도 참으로 많은 욕망들이 있습니다. 그것을 제가 ‘소원’이라고 부르지 않고 ‘욕망’이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게 뭔지 아십니까?

   우리는 2021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그 첫 번째 주일입니다. 오늘 새해 첫 번째 주일을 맞아 예배를 드리면서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십시다. ‘나에게 있는 소원은 무엇인가?’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게 나에게 욕망은 아닌가?’도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소원과 욕망은 분명 다릅니다. 소원이라는 것은 우리의 부족한 것을 채우고 싶어 하는 현실적인 욕구입니다. 반면 욕망이라는 것은 무언가 심리적으로 부족한 것을 갈구하는 욕구입니다. 그래서 소원이라는 것은 이루어지면 우리의 삶이 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성숙해집니다. 반면 욕망은 그것을 이룸으로서 오히려 삶이 더 초라해지고 볼품없어집니다. 소원은 자신이 욕구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며 그것을 쟁취하여 성숙해지는 반면, 욕망은 그것을 가질만한 인격이나 자격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갖기를 바라기 때문에 그것을 가지면 가질수록 오히려 인간의 허황됨이 드러날 뿐입니다.

   하나님은 오늘 우리가 소망을 갖고 살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바라는 소원을 품고 하나님께 기도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기도하는 그 소원과 소망을 언젠가 이루어주십니다. 우리가 그것을 받을 수 있는 신앙과 인격의 준비가 되면 말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욕망하는 것은 결코 이루어주지 않으십니다. 혹 누군가가 그런 욕망을 이루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라, 그것이 오히려 저주가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욕망은 철저하게 자기 이기심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오늘, 새해 첫 주일 예배를 드리는 우리가 가져야할 소망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어떤 소망을 품고 살기를 원하실까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시지포스와 같은 꾀를 주실 수 없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아킬레우스의 어머니처럼 그 어떤 무기로도 생명을 해할 수 없는 튼튼한 몸을 주실 수도 있습니다. 헤라클레스나 삼손처럼 엄청난 힘을 주실 수도 있고, 프로메테우스처럼 남들이 하지 못하는 멋진 일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실 수도 있습니다. 미다스처럼 손이 닿는 곳마다 황금으로 변하듯 우리 손이 닿는 곳마다 형통하게 우리를 이끄실 수도 있습니다. 다이달로스처럼 남들보다 뛰어난 재능을 주실 수도 있고, 파에톤처럼 남들 앞에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으로 만들어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압니다. 그런 것을 바라는 것은 결국 욕망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가 그런 거짓된 욕망, 세상 사람들이나 바라는 그런 헛된 것들을 추구하며 사는 것을 원하지 않으신다는 것을 말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오늘을 사는 우리가 꼭 가지고 살아야 할 두 가지’를 가르쳐줍니다. 아니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가 무엇을 소망하며, 무엇을 기대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쳐주십니다. 오늘 우리가 믿음으로 살려 할 때 꼭 필요한 것,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반드시 소망하여 살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가르쳐줍니다. 그것은 바로 성령과 능력입니다.

   오늘 본문은 베드로 사도가 가이사랴에 있는 고넬료에게 설교한 말씀 중에 일부입니다. 이방인인 고넬료가 하나님의 경외하며 기도하던 중에 ‘욥바에 있는 베드로를 청하라’는 환상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즉시 사람을 보내어 베드로를 가이사랴에 오도록 청합니다. 고넬료의 집에 도착한 베드로는 말씀을 듣기 위해 모인 고넬료와 그의 집에 모인 사람들에게 말씀을 선포합니다. 그러면서 오늘 본문 38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 예수님께서 이 땅에 사시면서 행하신 일들을 표현한 말씀입니다.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해서 이 땅에서 사역하시는 동안 하신 일들이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사람을 고치신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예수님께서 선한 일을 행하셨다는 것, 그리고 마귀에게 눌려 고통 받는 사람들을 고쳐주셨다는 것만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행하셨던 모든 일들을 다 포함한 말씀입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거룩한 삶을 사셨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실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오늘 본문에서는 그 이유를 두 가지로 가르쳐줍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성령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능력을 기름 부듯 부어주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서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예수님을 지칭하면서 ‘나사렛 예수’라고 표현했다는 것입니다. 왜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표현했을까요? 물론 ‘나사렛 예수’라는 표현은 나사렛 출신의 예수라는 의미입니다. ‘가롯 유다’라는 표현은 가롯이라는 지역 출신의 유다라는 뜻입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아리마대라는 지역 출신의 요셉이라는 뜻입니다. 당시 표현방식이 그랬습니다. 누군가를 지칭할 때 출신 지역을 함께 붙여 불렀습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아 그들을 구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부른 것은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의 예수님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시 예수님은 나사렛 사람이라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굳이 예수님의 이름 앞에 출신 지역을 넣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렇다면 왜 베드로는 설교에서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표현했을까요? 예수님께서 메시아라는 것을 강조하려 했다면 오늘 우리가 자주 쓰는 것처럼 ‘예수 그리스도’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깊은 의미를 줄 것입니다. ‘예수님은 메시야이시다.’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아직 복음을 알지 못하는 고넬료에게 설교하면서 예수님을 ‘나사렛 예수’라고 표현하며 설교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다음에 나오는 말씀과 연결해서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나사렛 예수’라는 표현은 예수님의 인간됨을 강조할 때 자주 쓰인 표현입니다. 메시아이신 예수님께서 나사렛이란 동네에 사셨습니다. 나사렛에서 예수님은 인간적인 삶을 사신 분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 나사렛에서 목수로 사신 삶은 전적으로 인간적인 삶입니다. 목수로 사신 분이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고, 눈 먼 자를 고쳐 보게 하시고, 듣지 못하는 사람을 고쳐 듣게 하시는, 그런 기적을 행하시는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사렛에서 목수로 일하실 때 성실히 일하긴 하셨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떤 능력이 있어서 집을 지을 때 남들은 1년에 걸쳐 지어야 하는데 예수님은 단 하룻만에 짓는다거나, 다른 사람은 열심히 톱질을 하거나 돌멩이를 깨뜨리기 위해서 힘차게 망치를 내리칠 때 예수님께서는 힘들지 않고 나무를 자르거나 돌멩이를 깨뜨리는 어떤 능력을 갖고 일하신 것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전적으로 인간이셨습니다. 다른 누구나처럼 힘든 일을 하실 때에는 힘들어 하셨고, 다른 누군가가 마음이 아파 눈물을 흘릴 때 예수님께서도 그런 일을 당하시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우리 인간과 똑같은 삶을 사셨습니다. 뭔가 특별한 능력을 갖고 사신 것이 결코 아닙니다.

   그런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서 복음을 전파하신 일이나, 병자를 고치시고 귀신을 쫓아내시는 기적을 행하셨습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그 이유는 그 다음에 나오는 표현 그대로,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한다면 인간인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귀한 일을 감당하시는 메시야로서의 사명을 감당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39절의 말씀처럼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 것도, 그리고 40절의 말씀처럼 사흘 만에 부활하신 것도 하나님께서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성령을 기름 붓듯 하셨다는 말씀을 오늘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으로 한다면 ‘성령으로 충만하셨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충만하셔서 당신의 사역을 온전하게 이루실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올라오실 때 성령이 비둘기 같이 그의 위에 임하셨습니다.(마태복음 3:17) 그리고 세례를 받으시고 마귀에게 시험을 받으러 광야로 가실 때에도 성령충만하셨습니다.(누가복음 4:1) 그래서 사도 요한은 예수님의 생애를 기록하면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하나님께서 보내신 이는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니 이는 하나님이 성령을 한량없이 주심이니라.”(요한복음 3:34)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성령으로 충만하셨기 때문에 당신의 사역을 온전히 이루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은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기름 붓듯 부어주신 것처럼 ‘능력도 기름 붓듯 부어주셨다.’고 말씀합니다. 예수님께서 기적을 행하시는 능력, 물 위를 걸으시는 능력,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시는 기적을 행하시는 능력, 그런 능력이 어디에서 나왔을까요? 오늘 본문은 분명하게 대답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 주셨다고 말입니다. 나사렛 예수는 지극히 인간적인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기 때문에 능력있는 삶을 사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능력은 십자가를 지는 능력입니다. 당신을 체포하기 위해서 겟세마네 동산을 찾아온 군사들의 눈을 피해 도망치는 능력이 아니라, 그들에게 당당하게 체포당하시는 능력입니다. 당신이 십자가에 못 박히실 때, 비웃는 사람들의 조롱소리처럼 십자가에서 뛰어내리는 능력이 아니라,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는 능력입니다. 당신이 가진 힘을 앞세워 사람들 위에 군림하는 능력이 아니라, 지극히 낮은 자리에서 남을 섬기고, 심지어 당신의 목숨을 그들을 위해 내어주시는 능력입니다. 그런 능력이 어디에서 온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입니다.

   여러분, 올해 우리도 하나님께 성령충만을 기도하십시다. 하나님께서 예수님께 성령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듯이 우리에게도 성령으로 충만케 해 달라고 기도하십시다. 또한 우리에게도 능력을 주시도록 기도하십시다. 예수님께 능력을 기름 붓듯 부어주셨듯이 우리에게도 능력을 덧입혀 달라고 기도하십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성령충만하여 뭘 하겠다는 것입니까? 하나님께로부터 능력을 받아 무엇을 하겠다는 것입니까? 여기에 대한 분명한 대답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이 나사렛 예수에게 성령과 능력을 기름 붓듯 하셨으매 그가 두루 다니시며 선한 일을 행하시고 마귀에게 눌린 모든 사람을 고치셨으니 이는 하나님이 함께 하셨음이라.” 예수님은 성령과 능력으로 충만하셔서 선한 일을 행하셨습니다. 마귀에게 눌린 사람을 고쳐주셨습니다. 성령 충만으로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길을 가지 않으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그 능력이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성령충만은 우리의 욕망을 이루는 도구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능력을 주신 이유는 우리의 이기적인 욕심을 이루라는 것이 아닙니다. 성경에 나타나는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결코 개인적인 어떤 욕망이나 이익을 위해 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았고, 하나님의 기쁨이 되기 위해 살았습니다. 오직 믿음의 길을 걷기 위해 성령으로 충만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들은 죽음의 길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믿음의 길이라면 기꺼이 그 죽음의 길을 갔습니다. 손해보고 억울한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거기에서 하나님의 뜻이 이뤄진다면 비켜서지 않고 그 길을 갔습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은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우리의 욕심을 이루는데 사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길을 갈 수 있게 만드는 능력입니다.

   학생들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이 아닙니다. 부동산 투기 잘 해서 몇 년 만에 수억, 수십억을 버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이 아닙니다. 남들보다 빨리 승진하는 것이 하나님의 능력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의 욕망일 뿐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의 욕망을 이루는데 사용하려 하지 마십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사람들처럼, 아무리 뛰어난 능력을 가졌다 하더라도 그 능력을 잘못 사용하면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다가 오히려 비극의 주인공이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의 능력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뜻을 이루는데 쓰여지는 것임을 잊지 마십시다. 그리고 우리 그런 능력을 구하십시다. 그런 하나님의 능력을 구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길을 가십시다. 2021년 한 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에 성령충만을 간구하며, 하나님의 능력을 덧입어 사십시다. 하나님께서 오늘 우리와 함께 하셔서, 믿음으로 세상을 이길 수 있도록 우리를 도우실 것입니다.

< 2021년 1월 3일 주일낮예배-신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