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학고레로 사는 한 해

< 본문 - 사사기 15:14-20 >

   독일의 한 대학에 라틴어를 전공한 노 교수님이 계셨습니다. 그분이 구사하는 언어가 10개는 족히 되었는데, 그 가운데 히브리어까지 유창하게 구사하셨습니다. 그 교수님이 히브리어를 익힌 사유는 이렇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그는 막 대학교에 입학하게 되었습니다. 그 때 기숙사에서 유대인 친구를 만났습니다. 그 친구랑 같은 방을 쓰면서 같이 공부를 했는데, 그 친구에게는 이상한 버릇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공부를 하다가 시간이 지나 피곤하고 지칠 때쯤이 되면 무슨 이상한 시 같은 것을 큰 소리로 외우는 것입니다. 그 알 수 없는 언어가 히브리어였습니다. 그는 친구에게 ‘그게 시(詩)냐?’고 물었더니 시편 23편이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더욱 궁금해진 그는 ‘왜 피곤해지고 집중이 되지 않을 때 그 시를 외우느냐?’고 묻자, 친구는 ‘이 시를 외우고 있노라면 하나님이 자기와 함께 하심이 느껴지고 마음도 가벼워질 뿐만 아니라, 정신도 맑아지고 알 수 없는 힘이 밀려온다.’고 대답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그도 그날부터 히브리어로 시편 23편을 외우기 시작했고, 친구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하나님에 대해 말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그 두 친구는 공부하다가 지겨워질 때면 약속이라도 한 듯, 함께 시편 23편을 히브리어로 소리 높여 외웠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 나찌의 핍박이 점점 심해져서 학교를 그만두고 은신처에 숨어 있어야만 했던 친구에게서 어느 날 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지금 나치 비밀경찰들이 들이닥쳐 사람들을 잡아가는데 자신도 잡혀 가스실로 끌려가게 될 것 같다’는 것입니다. 그는 급히 자전거를 타고 친구의 은신처로 달려갔습니다. 친구의 마지막 얼굴이라도 보려고 눈물이 범벅이 되어 달려갔는데, 이미 친구를 태운 차가 마을에서 출발하고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트럭을 뒤따라가면서 친구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 때 갑자기 트럭 옆으로 친 포장을 들치고 친구가 고개를 내미는데, 놀랍게도 친구의 얼굴은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소리 높여 시편 23편을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 가로 인도하시는도다.” 학교에서 같이 공부하던 그 시절, 아무 걱정 없던 그 때와 같이 평온한 얼굴에 미소를 띤 모습으로 친구는 시편을 외우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생각하며 시편을 외우는 친구를 보면서 그는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지면서 눈물이 흘려내렸습니다. 그리고는 그도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친구의 얼굴을 보며 같이 시편 23편을 암송하기 시작했습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이 시편을 외우고 있는데 어느새 차는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습니다. 그것이 친구를 본 마지막 날이었고 마지막 모습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독일의 패색은 더 짙어갔고 나치는 최후의 발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도 군대에 끌려가는 것을 피할 수 없었고, 러시아의 전장에서 나치가 패전하여 포로로 잡혀서 총살을 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사형장으로 끌려가는 죽음의 대열에서 젊은 독일군 포로들은 공포에 떨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의 머릿속에 가스실로 끌려가면서도 웃던 친구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래, 죽음의 길을 웃으며 떠난 그 친구처럼 나도 담담하게 죽음을 맞이하자.’ 어느새 사형장에 도착했고, 동료들이 하나 둘씩 총알에 쓰러졌습니다. 드디어 그의 차례가 되었습니다. 그는 사형 집행관에게 마지막 할 말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무슨 할 말인지 해보라는 허락을 받고 그는 잠시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는 사랑하는 친구가 죽음의 길을 떠나면서도 환한 얼굴로 외우던 시편 23편을 자신도 하나님 앞에 고백하고 싶었습니다. 그는 조용히 외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그가 나를 푸른 풀밭에 누이시며 쉴 만한 물가로 인도하시는도다.” 그 순간 왠지 모를 힘이 밀려오고 용기가 생겼습니다. 그는 자신을 겨눈 총구 앞에서 더욱 목소리를 크게 높여 시편 23편을 암송했습니다. “내 영혼을 소생시키시고 자기 이름을 위하여 의의 길로 인도하시는도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주의 지팡이와 막대기가 나를 안위하시나이다.”

   그때,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형장을 지키고 있던 연합군의 장교가 자리를 박차고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고는 목소리를 높여 같이 시편 23편을 히브리어로 외우기 시작했습니다. “주께서 내 원수의 목전에서 내게 상을 차려주시고 기름을 내 머리에 부으셨으니 내 잔이 넘치나이다. 내 평생에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반드시 나를 따르리니 내가 여호와의 집에 영원히 살리로다.” 그 연합군 장교는 유대인이었습니다. 장교는 곧바로 그를 풀어주라고 명령했고, 사형 중지 서류에 사인을 했습니다. 놀라서 쳐다보는 사람들에게 장교는 조용히 말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은 그가 비록 악마의 제복을 입었다고 할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이다.” 그리고 그를 살려주었습니다. 그 때 그는 ‘형장에서 죽더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죽고 싶다.’고 생각했고, 그것 때문에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여호와 하나님은 우리의 목자이십니다. 시편 23편을 지은 다윗에게만 목자이신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목자이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양이 되어 그분을 따르는 한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우리의 삶을 이끌어 주시고, 우리의 도움이 되어 주십니다.

   여호와 하나님을 목자로 삼았던 한 사람을 소개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삼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삼손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헤라클레스처럼 힘이 세기로 유명한 사람입니다. 당시 이스라엘을 가장 많이 괴롭힌 민족이 블레셋이었습니다. 블레셋은 일찍이 철기문화를 받아들여 이스라엘 백성들보다 문명이 발달했을 뿐만 아니라 전쟁 무기에서도 많이 앞서 있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은 철기문화를 받아들이지 못했습니다. 블레셋이 그 문화를 이스라엘에게 전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블레셋이 이스라엘을 침공해 들어오면 이스라엘은 늘 꼼짝없이 당해야 했고, 사사기 13:1절에서 말씀하듯이 당시 이스라엘은 40년 동안이나 블레셋에 지배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스라엘이 그렇게 오랫동안 블레셋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이유는 단순히 군사력이 약하고 무기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 아닙니다. 성경이 말씀하시듯이 이스라엘이 하나님 앞에 악을 행하였기에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블레셋 손에 넘겨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40년 동안이나 블레셋의 지배를 받으며 고통 가운데 살던 이스라엘 백성들을 긍휼히 여기신 하나님께서 삼손이라는 사사를 주셨습니다. 그리고 삼손이 장성해서 결혼할 나이가 되었을 때 이스라엘과 불레셋 사이에 큰 갈등이 일어납니다. 그런 갈등 상황 속에서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삼손이 딤나에 있는 블레셋 여인을 좋아하게 되고, 부모를 졸라 그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신부의 집인 블레셋 딤나에서 결혼식을 올리던 도중 삼손은 수수께끼를 내게 되고, 블레셋 사람들은 신부를 위협해서 수수께끼의 답을 알아내 삼손을 곤경에 빠뜨리게 됩니다. 이에 격분한 삼손이 집으로 돌아오고, 그러는 사이 삼손과 결혼했던 그 여인은 다른 블레셋 사람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나중에 삼손이 자기 아내를 찾으러 갔을 때, 이미 자기의 아내가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안 삼손은 화가 나서 블레셋의 곡식밭과 포도원을 불태워버립니다. 이에 격분한 블레셋 사람들은 전쟁을 준비하여 유다를 침공해 들어옵니다. 갑자기 블레셋 사람들이 전쟁하자도 덤벼들자 깜짝 놀란 유다 사람들이 ‘왜 갑자기 전쟁을 하려 하느냐?’고 묻고는, 그 이유가 삼손 때문임을 알고 삼손을 설득합니다. 무려 3천 명의 유다 사람들이 삼손에게 가서 자초지종을 말하자, 삼손은 ‘자신을 결박하여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겨주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해서 삼손은 결박된 채 블레셋 사람들에게 넘겨지게 됩니다.

   그리고는 오늘 본문의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결박된 삼손이 ‘레히’라는 곳에 이르렀을 때 블레셋 사람들이 삼손이 결박된 채 끌려오는 것을 보고는 삼손에게 돌진하며 소리를 지릅니다. 큰 전쟁을 치르는 것처럼, 블레셋 사람들이 일제히 삼손에게 달려들어 삼손을 죽이겠다는 것입니다. 그 때 삼손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십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시자, 삼손에게 힘이 솟아나 결박된 밧줄을 끊고, 나귀의 턱뼈를 손에 쥐고는 몰려드는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이게 됩니다.

   그리고는 삼손이 심히 목이 말라 하나님께 부르짖어 기도합니다. 목이 말라 죽어서 할례 받지 못한 블레셋 사람의 손에 떨어지게 생겼다고 말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삼손 혼자서 천 명의 블레셋 사람을 죽였습니다. 오늘날처럼 기관총이 있거나 어떤 우수한 무기를 갖고 싸운 것도 아닙니다. 그의 손에 들려진 것은 나귀 턱뼈 하나뿐입니다. 오늘 본문은 단순히 ‘나귀 턱뼈를 집어 들고 그것으로 천 명을 죽였다.’고 담담하게 기록하고 있지만, 천 명의 블레셋 사람들을 죽이기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렸을까요?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블레셋 사람들은 철로 만든 무기를 가지고 있던 사람들입니다. 아무리 삼손이 힘이 세다 하더라도, 강력한 무기를 소유한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이기까지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블레셋 군대와 싸운 사람은 오직 삼손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그러니 천 명을 죽이고 난 후에 삼손의 상태는 말 그대로 기진맥진이었을 것입니다. 쓰러지기 일보직전입니다. 중동 지역의 뜨거운 날씨에 온종일 블레셋 사람과 싸우느라 무척이나 목이 말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삼손은 하나님께 도움을 요청합니다. 여기에서 쓰러지면 할례 받지 못한 블레셋 사람의 손에 떨어져 죽게 생겼다고 말입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한 샘을 터뜨려 삼손에게 마시게 하십니다. 삼손은 그 물을 마시고 정신이 들었고, 그 샘의 이름을 엔학고레라고 지었습니다. ‘엔학고레’라는 말은 ‘부르짖는 자의 샘’이라는 뜻입니다. 자신이 하나님께 부르짖었더니 하나님께서 자신을 긍휼히 여기셔서 샘물을 터뜨려 주셨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두 가지 교훈을 가르쳐줍니다. 그 첫 번째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환경에 대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삼손 앞에 놓은 블레셋 군대는 최소한 천 명은 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최강의 무기로 무장한 군인들이었습니다. 3천 명이나 되는 유다 백성들조차도 그들과 전쟁을 하는 것이 두려울 지경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다 사람들은 전쟁하러 올라온 블레셋과 싸우려하지 않고, 삼손을 결박하여 포로로 넘겨줌으로서 전쟁을 피해가길 원했습니다. 그런데 삼손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삼손은 그들과 싸운다는 것이 결코 승산 없는 싸움처럼 보였지만 결박을 끊고 그들과 싸웁니다. 삼손이 처한 환경은 객관적으로 보면 삼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했습니다. 이길 수 없는 싸움입니다. 그럼에도 삼손은 그 불리한 환경을 개의치 않고 싸웠습니다.

   삼손이 그렇게 싸울 수 있었던 것을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영이 삼손을 감동시키셨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본문 14절입니다. “삼손이 레히에 이르매 블레셋 사람들이 그에게로 마주 나가며 소리 지를 때 여호와의 영이 삼손에게 갑자기 임하시매 그의 팔 위의 밧줄이 불탄 삼과 같이 그의 결박되었던 손에서 떨어진지라.”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삼손을 감동시키셨고, 삼손에게 힘을 주셔서 결박한 밧줄을 불탄 삼과 같이 끊어버릴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살아가야 할 2021년, 우리의 상황이 결코 희망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들은 우리를 위축하게 만들고, 우리를 두렵게 만들기도 합니다. 가장 큰 위협은 여전히 코로나입니다. 백신이 개발되어 접종이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미국이나 영국,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코로나 감염자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지난 금요일인 1월 8일을 기준으로 미국의 하루 확진자가 30만 명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영국도 7만명 가까이 확진자가 나왔습니다. 이날 하루 전세계적으로 확진자가 83만 명을 넘어, 이 역시 코로나 발병 이래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미국에서만 현재까지 코로나로 인한 사망자가 37만 명이나 됩니다. 그런데 우리를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영국에서 시작된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변이 바이러스는 기존의 바이러스보다 전염력이 더욱 강하다고 알려져서, 사람들은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코로나가 영원히 사라지지는 않는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여전히 기세등등하고, 우리나라 역시 지속적인 확산으로 인해 거의 한달 동안 확진자가 부쩍 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배당에 모이지도 못하고 가정에서 예배를 드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은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사업하는 사람이나 장사하는 사람들은 경기침체로 인해 너무나도 힘든 때를 견디고 있고, 학생은 학생대로, 직장인은 직장인대로,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너무나도 힘들게 버티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쩌면 이런 상황이 삼손 앞에 나타난 블레셋 군대와 다름이 없습니다. 유다 사람들의 힘으로 맛서 싸울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블레셋이 침공해 온 것처럼 지금 우리의 상황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노력하고 머리를 맞대고 힘을 모아봐도 우리의 힘으로 이 힘든 상황을 이겨나갈 구멍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우리에게 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삼손은 그런 두려운 상황에서도 블레셋과 싸워 이겼습니다. 삼손이 힘이 있어서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이 삼손에게 임하셨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삼손이 블레셋을 이길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 닥친 이 힘든 상황, 이것을 이길 수 있는 길이 어디에 있습니까? 인공지능(AI)로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보유한 우리 시대가 코로나19라는 작은 바이러스 때문에 팬데믹에 빠졌습니다. 그 작은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멈춰 세웠고, 지구촌 구석구석을 마비시켰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작은 바이러스가 사람들을 두려움과 공포로 몰아넣었습니다. 과학과 기술이 우리를 이런 위기와 공포의 세상에서 구해줄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어쩌면 코로나 바이러스는 과학과 기술을 통해 인간이 욕망하는 것을 이루고자 하는 인간의 탐욕이 만들어낸 결과물입니다. 과학으로 이것을 극복하려 한다 하더라도, 인간의 탐욕이 멈추지 않는 한 제2의 코로나, 제3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계속해서 지구촌을 위협에 빠뜨릴 것입니다.

   위기의 상황에서 그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우리 인간에게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도우셔야 합니다. 삼손에게 하나님의 영이 임하셔서 싸워 이길 수 없는 상황, 이긴다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승리할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합니다. 성령의 능력을 의지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으로 우리를 감동시키시고 우리를 도우실 때에만 우리에게 승리가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두 번째 교훈은 지금 우리의 모습을 바로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삼손은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였습니다. 승리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진정한 승리는 아닙니다. 적군 천 명을 죽인 후에 삼손은 목이 말라 죽을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진 삼손이라 하더라도, 그래서 천 명의 적군을 때려눕힌 삼손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갈증을 이겨낼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삼손은 하나님께 부르짖었습니다. 단순히 자신이 죽게 생겼다고 부르짖은 것이 아니라, 자신이 목말라 죽게 되면 할례 받지 못한 블레셋 사람들에게 붙들려 하나님의 백성이 수모를 당하게 될 것이니 하나님께서 도와달라는 것입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샘물을 터뜨려 삼손으로 하여금 마시고 원기를 회복하게 하셨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삶을 살다보면 내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나를 힘들게 할 때가 많습니다. 아무리 지혜롭다 하더라도 우리의 지혜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고,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다 하더라도 내가 가진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부딪힐 수도 있습니다. 아무런 걱정 없이 살 것만 같던 우리의 삶에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들이 일어나 우리를 힘들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신앙생활 잘 한다고 하는데도 가슴 아픈 일을 겪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에 감동된 삼손이 목이 말라 위기에 빠진 것처럼 말입니다.

   그 때가 바로 우리의 연약함을 보아야 할 때입니다. 아무리 건강하더라도, 아무리 지혜롭다 하더라도,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인간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게 하시는 은혜의 때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힘든 문제 앞에서, 내 힘으로 풀어낼 수 없는 상황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겸손하게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합니다.

   블레셋 사람 천 명을 죽인 삼손도 자기 힘으로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을 만났습니다. 아무리 힘이 센 삼손이라 하더라도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해 죽을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 때 삼손은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샘을 터뜨려 물을 마시게 하셨습니다. 엔학고레! 부르짖을 때 부르짖는 자에게 샘을 주신다는 것입니다. 우리 하나님은 엔학고레의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부르짖을 때 우리에게도 샘을 터뜨려 주십니다. 우리의 힘으로 도저히 풀지 못할 문제를 풀게 하시고, 내 힘으로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때 우리에게 힘을 주셔서 이기게 하십니다. 우리가 부르짖을 때 말입니다.

   여러분, 올 한 해 엔학고레의 신앙으로 사십시다. 힘들 때 힘들다고 불평만 하지 말고 당신의 백성을 도우시는 하나님께 부르짖으십시다. 부르짖는 자에게 하나님께서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너는 내게 부르짖으라. 내가 네게 응답하겠고 네가 알지 못하는 크고 은밀한 일을 네게 보이리라.”(예레미야 33:3) 부르짖으면 반드시 응답하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입니다.

< 2021년 1월 10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