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더 합당합니까?

< 본문 - 누가복음 14:1-6 >

  1793년 1월 21일 프랑스 파리의 콩코드 광장에 세워진 단두대에서 루이 16세(Louis XVI, 1754-1793, 사진)가 처형을 당했습니다. 1789년 7월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지 3년 6개월만입니다. 처형당하기 위해 단두대로 끌려가던 루이 16세는 ‘나는 망했도다. 나는 망했도다.’며 발버둥을 쳤고, 사형집행관이 그의 머리에 총구를 들이대며 협박한 끝에 단두대로 끌려갔다고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당시 루이 16세의 사형을 집행했던 샤를 앙리 상송(Charles-Henri Sanson, 1739-1806)이 남긴 편지에 의하면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고 합니다. 사형집행관인 상송은 프랑스대혁명 시기를 거치면서 무려 2,900명 이상의 사형을 집행한 사람인데, 그가 루이 16세의 마지막 모습을 객관적인 시각에서 묘사한 편지를 남겼습니다. 그 편지에 의하면 루이 16세는 단두대 처형을 당하는 순간까지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고 합니다. 상송은 루이 16세의 그런 당당함이 그의 신앙에서 나왔다고 단언했습니다. 루이 16세가 종교적 수련으로 단련된 인물이었으며, 마지막 순간까지 왕으로서의 당당함을 잃지 않았다고 기록한 것입니다. 루이 16세는 단두대 계단 앞에서 코트 벗기를 거두했다고 합니다. 함부로 윗옷을 벗는 것은 예의범절에 벗어난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사형집행관이 절차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설명하자, 그는 스스로 코트를 벗었습니다. 수갑 차는 것도 거부했지만 그것도 받아들였습니다. 단두대의 칼날이 목에 떨어지기 직전, 루이 16세는 몰려든 군중을 향해 “프랑스인들이여, 나는 무고하게 죽는다.”라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이어 사형집행인들을 향해 몸을 돌린 뒤 “나는 기소된 모든 죄목으로부터 결백하다. 내 피가 프랑스 국민의 행복을 강화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는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루이 15세의 손자로 1774년 국력이 극도로 쇠약해졌을 때 왕위에 오른 루이 16세는 선량하고 성실했지만, 의지가 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특별히 프랑스 혁명을 가져온 난국을 타개할 능력이 없다고 합니다. 당시 프랑스 국민은 약 2,300만 명으로 추정되는데, 그 가운데 10만 명 정도인 성직자들이 토지의 10%를 차지하고 있었고, 약 40만 명에 불과한 귀족들이 프랑스 재산의 90%를 독점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말해 약 50만 명에 불과한 성직자와 귀족들이 프랑스 재산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들 성직자들과 귀족들은 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특권만 누리고 있는 사이, 힘없는 농부들만 세금에 내몰리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생필품 가격이 급속도로 올라갔고, 연이은 흉작까지 겹쳐 빵 값이 폭등하면서 서민들은 생존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국난과도 같은 상황에서 루이 16세는 조세개혁을 통해 난관을 타개하려고 했지만, 기득권 세력인 귀족들의 반발에 조세개혁은 이루지 못했고 그것이 결국 프랑스 혁명의 도화선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런 일화도 있습니다. 루이 16세가 왕이 되고난 후 어느 날 파리의 왕립학교를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 학생대표가 환영사를 읽고 있는데 루이 16세는 이를 듣지 않고 무시하고 떠나버렸습니다. 당시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한 그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서 법조인이 되었는데, 그 학생이 바로 프랑스 대혁명을 이끈 로베스피에르(Maximilien de Robespierre, 1758-1794)였습니다. 그는 루이 16세의 사형을 적극 주장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왕을 죽이지 않으면 혁명은 유죄가 된다.’는 이유를 앞세워서 말입니다. 결국 루이 16세는 재판에서 721명의 투표자 가운데 무죄 334표, 유죄 387표를 받아, 판결 이틀 후에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불과 53표 차이로 사형이 결정된 것입니다. 당시 혁명의 소용돌이를 생각하면 루이 16세의 사형 판결은 분명 지나친 결정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루이 16세는 그렇게 사형을 선고받았고, 콩코드 광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단두대에서 처형을 당하고 맙니다. 그러나 그는 비록 의지가 약하고 결단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마지막 순간에 왕으로서의 당당함을 잃지 않았습니다.

   루이 16세! 비록 왕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프랑스혁명의 도화선을 만들었던 인물이지만, 그의 마지막 모습은 우리에게 참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자신이 다스렸던 수많은 국민들이 바라보는 가운데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 사형을 당하는 치욕스러운 순간에도 그는 왕으로서의 품위를 지키려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코로나19 상황에 우리 교회가 맞는 현실이 루이 16세의 모습과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는 3차 대유행의 시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3차 대유행을 지나면서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2차 대유행을 만들었던 지난 해 8월 15일 광화문 집회 때부터 예고되어 온 사태였습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신천지와 같은 이단의 이탈된 행태가 문제가 되었고, 보수정치와 야합한 일부의 사람들이 기독교를 욕먹게 하는 일들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교회를 싸잡아 비난할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상황이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일부 교회가 아니라 기독교 전체가 세상으로부터 돌팔매질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교회는 거기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그 돌팔매질을 그대로 당하고 있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어떤 이들은 ‘광복절 집회 이후 기독교는 사망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3차 대유행을 겪고 있는 지금 그 말은 너무나도 뼈아프게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물론 일부 오해된 부분도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얼마 전 질병관리청에서 발간한 지난 1년간 코로나19 확진자 감염원에 대한 자료에 따르면 교회발 확진자 수가 전체 감염자의 11%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럼에도 최근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국민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들은 교회발 확진자가 전체의 44%에 달한다고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국민들 절반 가까이가 코로나19가 이렇게 확산되는데 교회가 그 중심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교회가 사회로부터, 세상 사람들로부터 부정적인 이미지를 얻게 되었습니까? 그리고 이런 따가운 시선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중요한 것은 ‘세상은 늘 교회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해 왔고, 비판적이었지 않았느냐?’는 말로 뭉개버릴 수 없다는 사실입니다. 어떻게든 교회는 이런 부정적이고 비판적인 세상의 시각을 바꿔야 하고, 그런 현실 속에서 복음전도의 사명을 잃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저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오늘 설교의 제목처럼 ‘무엇이 더 합당합니까?’라고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예수님께서 한 바리새인의 초대를 받아 가신 집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오늘 본문은 예수님을 초대한 사람을 ‘한 바리새인의 지도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바리새인들의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입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표현입니다. 왜냐하면 어떤 바리새인 지도자가 개인적으로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는 바리새인을 대표해서 예수님을 초대한 것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예수님과 바리새인 사이가 그렇게 좋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외식하는 사람들’이라고 자주 비판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 앞서 누가복음 11장에도 보면 “화 있을진저 너희 바리새인이여!”(누가복음 11:42-44)라고 거듭해서 아주 강하게 비판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비판의 결론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거기서 나오실 때에 서기관과 바리새인들이 거세게 달려들어 여러 가지 일을 따져 묻고 그 입에서 나오는 말을 책잡고자 하여 노리고 있더라.”(누가복음 11:53-54) ‘거세게 달려들었다.’는 말은 아주 집요하게 공격했다는 뜻입니다. ‘그의 말을 책잡고자 하여 노리고 있었다.’는 말은 예수님의 말씀에서 조금이라도 빈틈만 보이면 목을 눌러 조르는 것처럼, 마치 사냥꾼이 짐승을 사냥하듯이 예수님을 궁지에 몰아넣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에 대해서 그렇게 악한 감정을 가지고 책잡을 기회만 노리고 있던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초대했다는 것은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습니다. 더군다나 유대인들에게 안식일 만찬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유대인들의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부터 토요일 해질 때까지입니다. 그리고 안식일이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에 가지는 안식일 만찬은 굉장한 잔치처럼 치러졌습니다. 일주일 중에 가장 중요한 시간이고, 가장 중요한 행사로 치러진 것입니다. 그렇게 중요하게 여기는 안식일 만찬에 바리새인의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그렇게도 자신들을 비판하는 예수님을 자기 집에 초대한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불편했던 예수님과의 관계를 좀 부드럽게 하기 위해서 예수님을 초대한 것이겠습니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누가복음 11장에서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책잡기 위해서 혈안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누가복음 13:31절에 보면, 바리새인들이 예수님께 ‘헤롯이 당신을 죽이려고 하니까 여기를 떠나라.’고 알려줍니다. 헤롯 왕이 예수님을 살해할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정보를 알려준 것입니다. 정말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신변이 걱정되어 그렇게 말한 것일까요? 그것은 분명 아닐 것입니다. 바리새인들은 예수님을 위협해서 예수님으로 하여금 그 지역에서 떠나도록 예수님을 협박하고 있는 것입니다. 헤롯 왕과 짜고 했는지, 아니면 바리새인들 자기들의 생각인지는 몰라도 예수님을 협박해서 더 이상 사람들에게 복음을 가르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랬던 바리새인들이, 그것도 바리새인의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을 자기의 안식일 만찬에 초대했다는 것은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할 이유가 오늘 본문에도 나옵니다. 그 안식일 만찬에 예수님만 귀빈으로 초대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1절 마지막에 보면 “그들이 엿보고 있더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들’은 3절에서 언급된 것처럼 율법교사들과 바리새인들입니다. 안식일 만찬에 예수님만 초대된 것이 아니었습니다. 많은 율법교사들과 바리새인들도 초대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만찬을 즐기기 위해서 거기 있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엿보기 위해서, 주의 깊게 관찰하기 위해서 거기에 있었던 것입니다. 그것도 예수님을 토대한 바리새인의 지도자의 동조 하에 말입니다.

   그리고 더 이상한 것이 있습니다. 그 안식일 만찬 자리에 수종병 든 병자가 있었습니다. 그것은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그건 놀라운 사태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저자도 그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에는 나타나지 않지만 성경 원문에는 2절 맨 앞에 ‘그리고 보라’(και ιδου)라는 말을 써놓았습니다. 성경 본문의 분위기는 이렇습니다. ‘바리새인의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예수님을 안식일 만찬에 초대해서 예수님께서 그 집에 들어가시는데, 율법교사들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하고 있었다. 그런데 보라! 거기에 수종병 든 한 사람이 있는 것 아닌가!’ 수종병 든 사람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것이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다는 것입니다. 수종병은 신체의 여러 부위에 물이 고여서 몸이 붓고 살이 썩어가는 병으로 당시에는 불치병으로 여겼습니다. 그리고 유대인들은 이런 불치병에 걸린 사람을 ‘죄 때문에 하나님께 저주를 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자신들은 정결하고 거룩하다고 자부했던 바리새인들이 그런 저주받은 사람을 자기의 안식일 만찬에 초대할 리가 있겠습니까? 아니면 그 병자가 지나가다가 안식일 만찬이 열린다니까 제 발로 거기에 들어왔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바리새인들이 그 병자를 가만 두었을까요?

   아무튼 여러 가지로 그 안식일 만찬은 정상적이지 않았습니다. 그건 분명 이제까지 그런 것처럼,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의 행동이나 말씀에서 책잡기 위해서 꾸며낸 상황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그런 것에 전혀 마음이 요동하지 않으셨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은 바리새인의 안식일 만찬에 당신이 초대받으셨을 때부터 그런 상황을 짐작하셨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만찬 자리에 많은 바리새인들과 율법교사들이 와 있는 것도 그렇고, 만찬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수종병 든 사람이 그곳에 있는 것을 보시고도 그런 생각을 하실 수도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지금 나를 노리고 있구나!’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것에 전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오히려 당당하게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안식일에 병 고쳐주는 것이 합당하냐 아니냐?” 무슨 말씀입니까? 사람들은 자신을 책잡아 올무에 걸리게 하려는 계책으로 그 상황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예수님께서는 지금 고통 중에 있는 수종병 든 병자를 먼저 불쌍히 여기신 것입니다. 종교지도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 율법교사들과 바리새인들은 수종병으로 인해 고통당하고 있는 사람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 사람을 예수님께서 고쳐주신다면 안식일에 의료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자신들의 안식일법을 들먹이며 예수님을 고발하고 올무에 채우기 위해 그 사람을 이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무려 39가지의 안식일법 규정을 만들어 지켰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안식일에는 병을 고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종교지도자들에게 이용당하고 있는 그 병자의 고통을 보셨습니다. 그리고는 그 병을 고쳐주고 싶으셨습니다. 그래서 물으신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무엇이 더 합당한 일이냐?’고 말입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거리끼는 것이 전혀 없으셨습니다. 자신을 책잡으려고 안식일 만찬에 초대한 것도, 그리고 그 자리에 병자를 데려다놓고 자신에게 올무를 씌우려고 하는 것에도 전혀 거리끼지 않으셨습니다. 아니 오히려 예수님은 당당하셨습니다. 왜요? 거리낌이 없으니까 당당한 것입니다. 병자를 고치실 때에도 당당하셨습니다. 왜요? 그게 합당한 일이니까요. 어쩌면 종교지도자들은 안식일법을 어기지 않아야 한다는 것 때문에 조마조마했는지도 모릅니다. 안식일 만찬을 즐긴다 하면서도 마음에는 즐거움보다는 거리낌과 두려움이 가득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전혀 그렇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당하셨습니다. 심지어 종교지도자들이 안식일법을 어긴다고 생각하는 병자를 고치실 때에도 당당하셨습니다. 당당하게 병을 고쳐주셨습니다. 그것이 합당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더 합당하냐?’는 질문은 무엇이 더 옳으냐 하는 물음입니다. 무엇이 더 합리적이냐 하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더 합당하냐?’는 질문은 무엇이 더 타당하냐는 물음이고, 무엇이 더 중요하냐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더 합당하냐?’는 질문은 무엇이 더 선한 일이냐 하는 물음이고, 무엇이 더 율법에 맞는 것이냐 하는 물음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더 합당하냐?’는 질문은 무엇이 더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이냐는 물음이고, 무엇이 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냐는 물음입니다. 그 질문에 종교지도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은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성경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로마서 12:2)고 말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온전함을 이루는 방법이 무엇인지 우리는 분별해야 합니다. 분별하기 위해서는 무작정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해야 합니다. ‘무엇이 더 합당한가?’ 하고 말입니다. ‘무엇이 더 합당한가?’ 라는 물음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생각을 앞세워서는 안 됩니다. 내 생각이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거기에 답하기 위해서 우리는 중요한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첫 번째는 하나님께서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나님께서 어떻게 바라보실까, 하나님께서 뭐라 말씀하실까를 먼저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깊이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해야 합니다. 그래야 나에게 세미하게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습니다. 내 생각을 내려놓고 온전히 하나님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기도입니다. 기도의 1차적인 목적은 묵상함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것입니다. 내 소원을 아뢰고 내 뜻을 하나님께서 들어주시도록 간청하는 것은 그 다음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우리가 주의 깊게 들어야 할 소리가 있습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의 생각입니다. 내 입장에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도 생각해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내 독선에 빠지지 않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지금 우리 기독교는 큰 도전 앞에 놓여 있습니다. 사람들이 교회에 등을 돌리고 있습니다. 아니 교회를 향해 비난의 돌팔매질을 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우리는 우리에게 깊이 물어야 합니다. 교회가 어떻게 처신하는 것이 더 합당한가 하고 말입니다. 오늘 이런 사태에 대해서 하나님께서는 무엇이 더 합당하다고 말씀하시는지 우리는 들어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랑해야 할 세상이 우리에게 무엇이 더 합당하다고 말하고 있는지도 들어야 합니다.

   교회만이 아니라 우리 개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삶을 살면서 우리는 늘 고민해야 합니다. 아니 물어야 합니다. ‘무엇이 더 합당한가?’ 하고 말입니다. ‘어떻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에 더 합당한가?’ 하고 말입니다. ‘어떤 길을 선택하는 것이 하나님께서 더 기뻐하시는 일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선택하여 가는 길에는 결코 두려움이 없습니다. 겁낼 이유도 없습니다. 거리낄 것이 없이 당당하게 그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십자가의 길이라면 우리는 당당하게 갈 수 있습니다. 내게 유익된다고 생각하는 길, 내 욕심이 이끄는 길이라면 우리는 다시 물어야 합니다. ‘그 길이 정말 합당한 길인가?’하고 말입니다. 그러나 나는 손해 보지만 하나님께는 영광이 되는 길, 나는 힘들고 어렵지만 다른 사람에게 유익이 되는 길이라면 그것은 틀림없이 옳은 길입니다. 합당한 길입니다. 당당하게 가야 할 길입니다.

   여러분, 우리 자주 우리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다. ‘지금 가고 있는 길이 합당한 길인가?’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그 물음에 답을 찾기 위해서 하나님을 깊이 묵상하십시다. 하나님의 마음을 묵상하고 하나님 마음 안으로 들어가 보십시다. 그래서 얻어진 답이라면, 그래서 얻어진 답을 향해 가는 길이라면 그 길을 당당하게 가십시다. 그 길에 우리 주님이 함께 하십니다. 그 길을 가는 우리에게 주님께서 힘 주실 것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은 그런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 2021년 1월 31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