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리석은 질문①

< 본문 - 말라기 1:2-5 >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프랑스의 실존주의 철학자요 작가인 알베르 카뮈(Albert Camus, 1913-1960년)가 쓴 희극 가운데 『오해』라는 작품이 있습니다. 그 내용은 이렇습니다.

  체고 보헤미아의 작은 시골 마을에 여관을 운영하는 모녀가 있었습니다. 그 여관에는 손님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어머니와 딸 마르타는 해괴한 일을 꾸밉니다. 그것은 여관에 투숙한 손님 중에서 부유해 보이는 투숙객에게 수면제를 먹여 죽인 후 가진 돈을 빼앗고, 그 시체를 여관 뒤편의 강물에 몰래 던져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이 그런 끔찍한 일을 꾸민 이유는 태양이 찬란하게 내리 쬐이는 바다가 있는 남쪽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꿈인 딸 마르타의 꿈을 이루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점잖고 매력적인 한 남자가 그 여관에 투숙을 하게 됩니다. 돈이 많아 보인 그 손님은 두 모녀의 범죄 대상으로 지목되었고, 그 날 저녁 모녀는 범행을 감행했습니다. 음료수에 독약을 타서 젊은이를 죽여 강물에 던져버린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 젊은이의 가방을 열어 소지품을 뒤지던 중에, 그들은 경악하게 됩니다. 그 가방 속에서 오래 전 집을 떠난 아들 얀의 신분증이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아들 얀은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알고 있었습니다. 20년 전 너무 가난해서 도시로 나가 돈을 벌겠다고 떠난 얀이 성공해서 아내와 자식을 데리고 집에 찾아왔습니다. 이제 자신이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부양하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말입니다. 대신 얀은 어머니와 누이동생을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하룻밤 여관에 머문 후에 자신의 신분을 밝히려 했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얀은 어머니와 누이동생의 손에 죽임당하고 강물에 던져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자신이 죽인 젊은이가 자기가 그렇게도 애타게 기다리던 자신의 아들 얀이었음을 알게 된 어머니는 아들의 시체를 던져버린 강물에 뛰어들어 자살을 합니다. 딸 마르타는 자신이 죽인 오빠 얀이 자신의 꿈을 좌절시켰다고 생각하고 오빠를 원망하다가 여관으로 돌아와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하고 맙니다. 이 글은 그렇게 비극으로 마무리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없이 많은 오해 속에 살아갑니다. 까뮈의 희극 『오해』 속에도 수많은 오해가 보입니다. 먼저는 딸 마르타의 오해입니다. 태양이 찬란하게 내리 쬐이는 바다로 이사 가기 위해서 돈을 모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 여관 투숙객을 죽여 그들의 돈을 훔치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분명 오해였습니다. 어머니가 딸 마르타의 계획에 동조함으로 딸의 꿈을 이루어주고 싶다고 생각하는 것도 오해였고, 20년 만에 나타난 아들 얀이 하룻밤 투숙객으로 여관에 투숙한 후 다음날 자신의 신분을 밝히겠다는 생각도 오해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오해는 이 희극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타깝게도 이 희극을 쓴 알베르 카뮈 역시 평생 오해 속에 살던 사람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는 철저한 무신론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는 또 다른 실존주의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Jean-Paul Sartre, 1905-1980)와 함께 2차 세계 대전 이후 프랑스를 대표하는 지성인으로 손꼽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나 1957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지만, 그는 파리의 지식인 사회에서 고립되었고, 그의 처지는 마치 천덕꾸러기 고아와 다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1960년 1월 4일, 그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고 친구 미셸 갈리마르의 차를 타고 집으로 향하다 눈길에 차가 미끄러져 나무에 부딪히는 사고로 죽고 맙니다. 그게 그의 나이 불과 47세에 일어난 일입니다. 그는 한 평생 부조리가 가득한 세상에 대한 철학적 사유를 전개하며 부조리와 맞서 싸우고자 했지만, 부조리한 세상에서 비극으로 생을 마감하고 말았습니다. 하나님은 없다는 오해 속에서 삶을 살다가 말입니다.

  개인만 오해 속에서 세상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심리학 용어에 ‘집단적 오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1964년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강도살해 사건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당시 20대의 젊은 여성이 뉴욕의 거리에서 강도에게 3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리저리 끌려 다니다 살해되는 끔직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때 그 상황을 지켜본 사람들이 무려 38명이나 되었음에도, 어느 누구도 이를 제지하려 하거나 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 일은 미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았고, 심리학자들은 이 현상을 분석하며 ‘방관자 효과’ 또는 ‘집단적 오해’라는 말을 만들어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평정심을 깨뜨리지 않으려 할 뿐만 아니라, 주변에 다른 사람이 많을 때에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도와주어야 한다는 책임감을 덜 느낀다는 것입니다. ‘내가 나서지 않아도 누군가가 도와주겠지, 누군가가 신고하겠지’라는 오해 때문에 어느 누구도 적극적으로 돕거나 신고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카뮈의 『오해』라는 희극은 개인 간의 오해에서 비롯된 비극적인 종말을 이야기 하고 있다면, ‘집단적 오해’라는 말은 그런 개인적인 오해가 누군가 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누구나 갖고 있는 것일뿐더러 한 집단이 최면에 걸린 것처럼 오해에 빠질 수 있음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에서도 ‘집단적 오해’가 불러오는 인간의 어리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말라기서에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던진 질문이 무려 8가지나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질문이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라는 질문입니다.

  말라기서는 구약성경에 맨 마지막 책입니다. 말라기서는 일반적으로 주전 430년 경에 기록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때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바벨론 포로에서 귀환 한 후 예루살렘 성전이 건축되고,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예루살렘 성벽이 건축되면서 어느 정도 국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때입니다.

  그러나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큰 실망감에 빠져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전이 건축되면 이스라엘이 어느 정도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이스라엘은 단순히 ‘한 나라’가 아닙니다. 이스라엘은 여호와 하나님을 신앙하는 ‘신앙을 중심으로 한 신정공동’체입니다. 그 신정공동체의 중심은 당연히 성전입니다. 그래서 성전이 다시 건축되면 이스라엘이라는 공동체도 회복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성전을 건축하고 난 후에도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은 여전히 곤비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전건축을 완성한 후 약 70년이 지났을 때 느헤미야가 이끄는 제3차 포로귀환이 이루어지면서 예루살렘 성벽이 재건되었습니다. 한 나라 수도의 성벽이 재건되었다는 것은 주권이 회복되어감을 의미합니다. 성전건축이 이스라엘을 내부적으로 결속하는 힘이라고 한다면, 성벽재건은 이스라엘의 주권이 외형적으로 갖추어졌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이스라엘은 어느 정도 나라다운 모습을 갖추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꿈꾸고 희망하는 나라가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성전이 건축되고 성벽이 재건되면서 희망을 가졌지만, 현실은 여전히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페르시아 제국의 통치를 받아야 했습니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자치권을 보장받긴 했지만, 그것이 오히려 불안한 삶을 초래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의 통제가 약화되면서 이스라엘은 주변 나라들로부터 공격을 당하고 약탈을 당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군다나 오랜 가뭄으로 대부분의 농경지가 황폐화되면서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경제적으로도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꿈과 희망을 안고 바벨론 포로지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앞에 나타난 현실을 부정하고 싶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던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꿈꾸는 나라는 다윗의 왕국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시아 왕국이 도래하는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메시아 왕국이 되면 나라는 주권을 회복하고, 백성들은 풍요와 평안 가운데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갈수록 삶은 피폐해지고, 더군다나 나라의 지도자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부정과 부패는 날로 더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종교지도자들 역시 부패하고, 신앙을 떠나 자기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일에만 몰두해 있었습니다. 그러니 일반 백성들의 삶은 더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지도자들이 나라를 잘 이끌어야 그래도 희망을 가져볼 수 있을텐데, 지도자들이 하나님을 떠나자 백성들도 하나님을 떠나 여전히 곤궁한 삶 속에서 겨우겨우 목숨을 지탱하는 상태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그 때 말라기 선지자가 나타나서 영광스러운 메시아 왕국은 반드시 도래할 것이라고 선포했습니다. 인간의 눈에 보기에는 느린 것처럼 보이고, 여전히 세상은 악한 사람들이 지배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나라는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선포한 것입니다. 그렇게 말라기 선지자가 하나님을 떠나 절망 가운데 있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라기 선지자가 선포한 말씀에 의문를 제기하는 질문들을 쏟아낸 것입니다. 그런 질문이 말라기서에 여덟 번이나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질문이 오늘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서 ‘나는 너희를 사랑한단다.’고 말씀하시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질문합니다.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 이 질문은 말라기서에 나오는 나머지 일곱 가지 질문의 가장 근간을 이루는 질문입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말라기서에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질문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끊임없이 던지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은 불변의 진리입니다. 성경은 끊임없이 우리 인간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성경 속에만 존재하는 사랑이 아니라 오늘 우리에게도 전달되는 사랑이고, 오늘 우리가 매일 매순간 경험하는 사랑입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그 사랑에 회의를 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만이 아니라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경험한 사람들조차도 때로 그 사랑을 의심하기도 합니다. 그게 바로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고, 또한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 이 질문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고 말씀하시는데 우리를 사랑하신 증거가 무엇이냐?’고 묻는 도발적인 질문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근거를 대라는 것입니다. 그러자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이야기를 언급하십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에서와 야곱은 이삭의 쌍둥이 아들입니다. 어머니 배속에서부터 경쟁이 심했던 에서와 야곱인데, 하나님께서는 동생인 야곱을 선택하셔서 이삭의 계보를 잇게 하셨습니다. 당시 고대 사회에서는 장자가 가문의 후계가자 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반적인 관습이었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장자인 에서가 아니라 둘째인 야곱을 약속의 후손으로 삼으셨고, 그 야곱을 이스라엘의 조상이 되게 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 ‘내가 야곱을 사랑하였고, 에서는 미워하였다.’라는 말씀을 보다 더 정확하게 번역한다면 ‘내가 야곱을 선택하였고, 에서는 선택하시 않았다.’는 뜻입니다. 선택하셨다는 말은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후손인 이스라엘 백성을 당신의 소유로 삼으셨습니다. 당신의 소유이기 때문에 당신께서 책임지고 모든 은혜를 베풀어주셨습니다. 성경에 나타난 이스라엘의 역사가 당신의 소유 삼으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에 대한 기록입니다. 당신의 백성이 애굽 땅에서 400년 넘게 종살이하고 있을 때, 아브라함과 맺으신 언약을 기억하고 이스라엘을 애굽 땅에서 이끌어내신 분이 하나님이셨습니다. 광야 40년 동안 먹을 것이나 마실 것 걱정 없이 필요할 때마다 공급해 주시고, 옷이나 신발이 헤어지지 않도록 그들의 필요를 채워주신 분도 하나님이셨습니다. 네피림의 후손 아낙 자손이 살고 있는 가나안 땅, 크고 견고한 성읍으로 인해 정탐꾼들이 두려움에 떨던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이스라엘 백성들을 그 땅으로 인도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은혜를 잊어버리고 끊임없이 배신하고 등을 돌린 이스라엘 백성들을 끝까지 참으시고 기다리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다윗과 영원한 언약을 맺으시고 메시아 왕국을 약속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비록 그 야곱의 후손인 이스라엘이 하나님께 죄를 범하여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가는 고통의 시간이 있긴 했지만, 그 바벨론에서 고향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신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과 맺은 언약을 깨뜨리고, 하나님을 버릴지라도 끝까지 그들을 사랑하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심지어 이사야 선지자를 통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야곱아 너를 창조하신 여호와께서 지금 말씀하시느니라. 이스라엘아 너를 지으신 이가 말씀하시느니라.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 네가 물 가운데로 지날 때에 내가 너와 함께 할 것이라. 강을 건널 때에 물이 너를 침몰하지 못할 것이며 네가 불 가운데로 지날 때에 타지도 아니할 것이요 불꽃이 너를 사르지도 못하리라.”(이사야 43:1-2)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지난 시간들 속에서 이스라엘을 그렇게 사랑하셨습니다. 그런 사랑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 그 사랑을 잊어버리고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라고 묻고 있습니다. 왜 그렇게 묻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사랑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 얼마나 사랑하셨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지난 역사 속에서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다니! ‘선택적 기억상실증’이란 말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모든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불리하다고 생각되는 기억은 애써 지워버리려는 습성을 말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이 마치 그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만 그렇습니까? 오늘 우리도 그렇지 않습니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것을 애써 기억하지 않으려는 것처럼,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지 못합니다. 그리고선 하나님께 불평합니다. 때로는 하나님께 어리석은 질문을 던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것 맞나요? 사랑하셨다는 증거가 무엇인가요?’라고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또 하나의 분명한 증거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 속에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무엇이냐?’고 묻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에서의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 에서의 후손이 4절에 나와 있는 에돔입니다. 그 에돔이 무너뜨림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시 일어설 것이라고 호언장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결코 그렇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뭘 말씀하시려는 것입니까? 남 유다도 바벨론에 의해 멸망을 당했습니다. 그리고 70년 동안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가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을 통해서 이스라엘을 회복시켜주셨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사람들을 다시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하셨습니다. 비록 지금의 상황이 너무나도 힘들고 절망적일지라도 하나님께서는 결코 이스라엘을 포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애굽에서 400년 동안 노예생활할 때에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기억하시고 그들을 애굽 땅에서 건져내신 것처럼, 바벨론에서도 건져내셨습니다. 그리고 광야를 거쳐 가나안으로 인도하신 것처럼, 지금의 이스라엘도 영적 가나안의 시대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어쩌면 지금이 광야와 같은 때입니다. 어렵고 힘든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지라도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을 결코 잊지 않으셨고, 여전히 그들을 사랑하시며 인도하고 계십니다.

  반면 에돔은 어떻습니까? 에돔도 무너뜨림을 당했습니다. 남 유다가 바벨론에 멸망당한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에돔과 유다에 다른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에돔은 다시 일어서려 하지만 하나님께서 다시금 무너뜨리실 것이고, 유다는 지금 쓰러질 것만 같이 힘들고 어려운 때이지만 하나님께서 반드시 일으켜 세워주실 것이란 사실입니다. 유다는 당신의 소유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삶의 모습이 어떻습니까? 하나님의 사랑이 눈에 보이지 않아 불안하십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없는 것 같아 불평스러우십니까? 우리 이것 하나만은 분명히 기억하십시다. 우리는 하나님의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소유된 우리를 결코 잊으신 적이 없으십니다. 당신의 손에 새겨놓으신 것처럼, 우리를 결코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잊는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우리에게서 하나님의 사랑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시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살아온 모든 삶의 여정에서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우리를 사랑하십니다. 때로 우리의 삶이 불평스러울지라도, 때로는 내가 원하는 것만큼 내 손에 쥐어지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멈추지 않습니다.

  그 하나님의 사랑은 당신의 독생자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주심으로 확실하게 증명되었습니다.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서 죽게 하신 것만큼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분명하게 대변해 주는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음을 확신하고 사는 것만큼 우리에게 힘이 되는 것은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이렇게 선언합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에 우리를 사랑하시는 이로 말미암아 우리가 넉넉히 이기느니라.”(로마서 8:37)

  여러분, 힘드십니까? 지금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을 기억하십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마음이 상하셨습니까?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마태복음 7:11)는 말씀을 붙잡고 사랑의 하나님을 신뢰하며 사십시다. 몸과 마음이 지치셨습니까? 지금도 보이지 않는 손길로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이 여전히 우리 안에 있음을 잊지 마십시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정말 나를 사랑하시는 것 맞습니까?’ 이것보다 더 어리석은 질문은 없습니다. 이 질문은 마치 ‘어머니가 날 낳으신 것 맞습니까?’라는 질문보다 더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은 영원히 변함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사랑 안에 머물러 있는 한 우리에게 두려울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사랑하지 않으신 게 분명해.’라는 생각은 인생 최고의 오해입니다. 그런 오해가 우리 자신을 속이지 못하게 하십시다. 하나님은 사랑이십니다. 지금도. 그리고 영원히.

< 2021년 2월 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