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리석은 질문③

< 본문 - 말라기 2:10-16 >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알려진 크리스토퍼 콜럼버스(Christopher Columbus, 1450-1505)가 네 번째 항해 때 겪은 일입니다.

   콜럼버스가 이끈 선단(船團)은 1503년 중앙아메리카 연안을 항해하던 중 배에 고장이 나고 맙니다. 악천후로 인해 배가 파선 상태에 이른데다가, 좀조개들이 배 밑창을 파먹으면서 배는 거의 가라앉을 지경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배에 물이 차오르자 결국 1503년 6월 25일 자메이카 북부 해안으로 피항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콜롬버스를 포함한 116명의 탐험대는 반년이 지나도록 구조가 되지 않자 식량과 교환할 물건이 동이 나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그 때 자메이카 원주민들이 콜럼버스 일행에게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체류 기간이 이듬해로 이어지자 선원들과 원주민들 사이에 갈등이 깊어졌고, 그들 사이에 인명 사고까지 일어나면서 원주민들은 지원을 끊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더욱이 일부 선원이 반란을 일으켜 원주민을 죽이고 약탈하는 사건이 발생하여 콜럼버스 일행은 큰 곤경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콜럼버스는 이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궁리를 하던 중 좋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콜럼버스는 1475-1506년의 주요 천문 현상이 기록된 월력(月曆)을 살펴보았습니다. 월력은 당시 항해의 길잡이 노릇을 했던 아주 중요한 자료였습니다. 그 월력에는 1504년 2월 29일 밤 개기월식이 일어난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콜럼버스는 2월 26일, 원주민 추장에게 ‘사흘 뒤 기독교 신이 노해서 보름달의 빛을 지우고 분노로 불태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월력대로 1504년 2월 29일 밤에 개기월식이 일어나 보름달이 검붉게 물들었습니다. 콜럼버스가 예언한 대로 밝게 빛나던 보름달이 서서히 어두워지자 혼비백산한 원주민들은 두려움에 떨며 콜럼버스 일행에게 나아왔습니다. 그러자 콜럼버스가 당당하게 원주민들에게 말했습니다. “너희가 우리에게 식량을 주지 않아 하나님이 노하셨다. 하나님이 나에게 4일 후 달을 없앨 것이라고 말씀하셨다”라며 겁을 주었습니다. 이에 두려움을 느낀 원주민들은 콜럼버스에게 충성을 다 할 것이라 맹세했고, 그 해 6월 29일 구조선 히스파뇰라호(號)가 올 때까지 콜럼버스 일행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콜럼버스 일행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이용해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가진 지식을 이용해서 자메이카 원주민들을 속인 것입니다. 사람들은 때로 그렇게 자신들이 가진 것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속이는 거짓된 행동을 서슴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콜럼버스가 그런 것처럼 남들이 가지지 못한 지식이나 정보를 가지고 남을 속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이용해서 다른 사람을 강압하여 속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들이 가진 권위나 재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속이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돈의 힘이나 얄팍한 꾀를 가지고 남을 속여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안타까운 것은 그렇게 자신들이 가진 뭔가를 가지고 남을 속이면서도 그게 잘못된 것인지조차 모르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들이 가진 것을 가지고 거짓으로 남을 속이고서 남이 거기에 속아 넘어가면 때로는 통쾌하게 생각하기도 하고, ‘속아 넘어가는 사람이 바보지.’ 라고 자신을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심지어 남을 속일 수 있는 것도 능력이라고,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한 인생처세술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남을 속이는 것이 결코 바른 일이 아닐뿐더러 정당화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생명의 위기를 넘기기 위해서 자신이 가진 지식을 가지고 원주민을 속인 콜럼버스 역시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짓을 한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성경을 통해서 끊임없이 남을 속여서는 안 된다고, 남을 속이기 위해서 거짓을 행하거나 거짓말을 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심지어 요한계시록 21장에서 지옥불에 들어갈 사람들의 종류를 이야기하면서 “거짓말하는 모든 자들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던져지리라.”(요한계시록 21:8)고 아주 엄중하게 선언하십니다. 그리고 우리가 또 하나 기억해야 할 것은 혹 우리가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하나님마저 속일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갈라디아서에서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스스로 속이지 말라.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갈라디아서 6:7)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신다.’는 말씀은 결코 우리 인간에 의해서 조롱을 당하시거나 우리 인간이 속일 수 있는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람이 그 어떤 방법으로 하나님을 속이려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은 속아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사람이 아무리 하나님을 속이기 위해서 자신을 감추고 꾸민다 하더라도 하나님 앞에서 감출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지금은 하나님께서 못 보신 것처럼 보일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반드시 하나님께서 드러내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심판날에는 자기의 입술로 자기의 죄악을 스스로 다 고백하게 됩니다. 로마서 14:11절에서 말씀합니다. “모든 혀가 하나님께 자백하리라.”

   그런데도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자신의 지혜나 지식으로 누군가를 속일 수 있고, 심지어 하나님까지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분명 착각일 뿐입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던진 어리석은 질문 하나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지난 두 주 동안 말라기서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던진 어리석은 질문에 대해 말씀을 나누었습니다. 말라기서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던진 여덟 개의 어리석은 질문이 소개되는데, 그 첫 번째는 ‘주께서 어떻게 우리를 사랑하셨나이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셨고, 또 사랑하고 계신다고 말씀하시자 이스라엘 백성들이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다는 말씀입니까?’라고 반문한 것입니다.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들을 단 한 번도 잊으신 적이 없고 단 한 번도 사랑의 손길을 거두신 적이 없으십니다. 오히려 그들이 하나님을 떠났고, 그들은 하나님을 잊어버렸습니다. 자신들이 하나님의 사랑의 품에서 떠났음에도, 그래서 하나님의 사랑을 느끼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자신들을 사랑하지 않으신 것 아니냐고 묻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질문은 이스라엘의 제사장들이 던진 질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우리가 어떻게 주의 이름을 멸시하였느냐?’고 질문합니다. 하나님께서 마땅히 받으셔야 할 제사를 드리지 않고 더러운 떡을 드리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주의 이름을 더럽게 하였느냐?’고 질문합니다. 제사장이 제사장으로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기지 못했으면서도 자기들에게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그렇게 뻔뻔한 질문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거기에 이어 네 번째 질문이 나옵니다. 네 번째 질문은 아주 간단하게 언급하고 있습니다. “어찌 됨이니이까?”(14절) 이 물음은 ‘왜 우리의 예물을 받지 않으신다고 하시는 것입니까?’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라고 묻는 물음입니다. 자기들은 하나님께 제물을 드린다고 드리는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제물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13절입니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다시는 너희 봉헌물을 돌아보지 아니하시며 그것을 너희 손에서 기꺼이 받지도 아니하시거늘.” 왜 하나님께서 그들의 제물을 받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느냐 하면 13절 전반부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눈물과 울음과 탄식으로 여호와의 제단이 가려’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왜 눈물과 울음과 탄식이 제단을 가리고 말았습니까? 오늘 본문은 그 이유를 두 가지로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형제에게 거짓을 행했기 때문입니다. 본문 10절입니다. “우리는 한 아버지를 가지지 아니하였느냐? 한 하나님께서 지으신 바가 아니냐? 어찌하여 우리 각 사람이 자기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여 우리 조상들의 언약을 욕되게 하느냐?” 이스라엘 백성은 한 형제라는 말입니다. 한 아버지를 가진 형제입니다.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형제들입니다. 그런데 그 형제에게 거짓을 행했습니다. 어떻게 거짓을 행했는지는 정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만, 그들은 형제를 속이고 거짓을 행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여 형제를 속인다는 것은 언약백성임을 부인하는 부끄러운 일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는 율법을 통해서 형제를 속여서는 안 된다고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레위기 25:14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각 사람은 그의 형제를 속이지 말라.” 토지를 사고팔 때 속임수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여기서 ‘속이다’는 말은 ‘억압하다, 혹사하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있어서 땅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기업입니다. 그리고 그 땅의 소유주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기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생명에 위협이 가해질 정도로 힘든 상황이 아니면 땅을 팔지 않습니다. 거꾸로 누군가가 땅을 판다는 것은 그의 상황에 지금 너무나도 힘들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렇게 형제가 너무너무 힘들어 땅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해서 땅을 팔려할 때, 돈이 많거나 아니면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이 땅을 사게 됩니다. 그럴 때 자신이 사회적 지위를 가졌다고, 혹은 돈이 많다는 것 때문에 너무나도 힘든 상황에 놓인 형제를 속여 마땅히 주어야 할 만큼의 돈을 주지 않는 것은 곧 형제를 속이는 것입니다. 어려운 형제나 이웃을 보면 긍휼히 여기고 도와주는 것이 도리입니다. 율법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계속해서 말씀하신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입니다. 외국인이라고, 또는 힘이 없는 고아나 과부라고 그들을 멸시해서는 안 되고 그들을 마땅히 도와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오히려 가난해지고 힘이 없는 형제의 땅을 사면서 그를 속이고 마땅히 주어야 할 값을 제대로 쳐주지 않는다는 것은 죄악입니다. 그래서 이어진 말씀에서 이렇게 그 단락을 마무리 짓습니다. “너희 각 사람은 자기 이웃을 속이지 말고 네 하나님을 경외하라. 나는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이니라.”(레위기 25:17) 이웃을 속이지 않는 것과 하나님을 공경하는 것이 하나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을 공경하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면 당연히 이웃을 속여서는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같은 이치로 오늘 본문을 바라본다면 ‘왜 형제에게 거짓을 행하여 조상들의 언약을 욕되게 해서는 안 된다’고 했는지 이해할 수 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삶은 참으로 고달팠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의 속주로서 나라를 잃은 설움뿐만 아니라, 주변으로부터 끊임없는 공격을 받아 약탈을 당해야 했습니다. 더군다나 오랜 가뭄으로 인해 더더욱 먹을 것이 없는 궁핍한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런 힘든 상황에서 백성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무던히도 애를 써야 했습니다. 그런데 일부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나 돈 깨나 갖고 있는 사람들은 어렵고 힘든 백성들을 돌아보는 것이 아니라, 그런 기회를 이용해서 자기들의 잇속을 챙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고달픈 백성들은 하나님께 눈물로 호소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고달픈 백성들의 그 눈물과 울음과 탄식을 하나님께서 결코 외면하지 않으셨습니다. 신명기 15:9절에서 말씀합니다. “네 궁핍한 형제를 악한 눈으로 바라보며 아무 것도 주지 아니하면 그가 너를 여호와께 호소하리니 그것이 네게 죄가 되리라.” 이 말씀은 단순히 궁핍한 형제를 도와주지 않았을 때를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너무 가난하고 궁핍해서 힘들어 하는데 그의 이웃이 그의 궁핍함을 보고도 도와주지 않는다면 궁핍한 형제가 하나님께 호소할 것이고,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 형제의 호소를 들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물며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을 거짓으로 속여 해를 끼친다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오늘 본문의 상황이 바로 그렇습니다. 가진 자들이나 힘 있는 자들이 자기들 잇속을 챙기려고 가난하고 힘없고 궁핍한 형제들을 거짓으로 속였습니다. 그러면서 자기들은 신앙생활 잘 하는 것처럼 하나님께 제물을 드립니다. 그런 제물은 아무리 많은 것으로 드린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십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표현으로 한다면 가난한 이들의 ‘눈물과 울음과 탄식이 제단을 가렸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신앙생활은 하나님을 경외함에서 시작하지만, 그 신앙은 반드시 내 이웃과 형제를 바라게 만듭니다. 만일 하나님만 바라보고 형제를 바라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신앙이 아닙니다. 요한일서 4:20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하나님을 사랑한다는 말이 모두 거짓입니다. 야고보서에서도 같은 이치로 말씀하십니다. 행함이 없는 믿음이 ‘죽은 것’(야고보서 2:17)이요 ‘헛것’(2:20)이라고 말씀하실 때, 행함이 없다는 것은 가난하고 궁핍한 형제를 사랑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2:15-16)

   그런 사람이 드리는 예물, 그런 사람이 드리는 제사, 그런 사람이 드리는 예배는 하나님께서 받지 않으십니다. 가증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왜 우리의 제물을 받지 않느냐?’고 따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분명하게 말씀해 주셨는데도, 그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형제를 거짓으로 속이면서도 자기들이 잘 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무슨 잘못을 한 것이냐?’고 따져 묻고 있습니다.

   눈물과 울음과 탄식이 제단을 가린 두 번째 이유는 잘못된 결혼생활 때문입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가정을 성결하게 지키지 못했습니다. 두 가지 면에서 그랬습니다. 먼저는 시작부터 잘못된 경우입니다. 11절 마지막 부분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유다는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그 성결을 욕되게 하여 이방 신의 딸과 결혼하였으니.” 성경이 원천적으로 이방인과의 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족보에서 그 이름이 언급된 여인들 중 3명이 이방 여인이었습니다. 다말과 라합은 가나안 여인이었고, 룻은 모압 여인입니다. 만일 율법에서 이방여인과의 결혼을 원천적으로 금지했다면 그 여인들은 예수님의 족보에 그 이름이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방여인과의 결혼을 무조건 반대한 것이 아닙니다. 이방 여인과의 결혼을 반대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게 오늘 본문과 같은 상황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결혼한 여인을 ‘이방 신의 딸’이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이방 우상의 신전에 봉사하던 여인’이라는 뜻도 있지만, 더 넓게는 ‘우상을 섬기는 악한 습관에 찌들어 있는 여인’이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나오미와 룻의 경우처럼, 이방 여인을 아내로 맞아들여 하나님을 진실되이 섬기는 사람으로 만든다면 잘못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말라기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여인들을 아내로 맞아들여 자신들이 우상을 따라갔습니다. 겉으로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방 여인인 아내를 따라 우상을 섬기기는 사람들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성결을 욕되게 했다.’고 말씀합니다. ‘성결’이라는 말은 ‘성소’라는 말로 바꿀 수 있는 단언입니다. 그렇다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방 우상을 섬기는 여인과 결혼하여 이방 우상을 따름으로 하나님의 성소를 욕되게 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이방 여인과 결혼한 사람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어려서 취한 아내에게 거짓을 행했습니다. 14절에서 그걸 말씀해 줍니다. “너희는 이르기를 어찌 됨이니이까 하는도다. 이는 너와 네가 어려서 맞이한 아내 사이에 여호와께서 증인이 되시기 때문이라. 그는 네 짝이요 너와 서약한 아내로되 네가 그에게 거짓을 행하였도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드린 제물을 받지 않으시는 두 번째 이유는 아내에게 행한 거짓 때문이라는 말씀입니다.

   결혼은 단순히 한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루어 가정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은 두 남녀 사이에 하나님께서 증인이 되어 세워진 거룩한 공동체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결혼하는 두 남녀 사이에 맺는 결혼 서약에서 보증인이십니다. 그래서 결혼 서약을 깨는 것은 곧 하나님과의 언약을 깨는 것과 같습니다. 잠언 2:17절에서 말씀합니다. “그는 젊은 시절의 짝을 버리며 그의 하나님의 언약을 잊어버린 자라.” 조강지처를 버리는 사람은 하나님의 언약을 잊어버리는 사람이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단순히 오늘날 이혼하는 경우에 적용되는 말씀이 아닙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의 정욕 때문에 어려서 취한 아내를 버렸습니다. 그냥 버리면 율법에 저촉이 되니까 뭔가 아내에게 누명을 씌워서 이혼할 조건을 만들었습니다. 이런 남자들의 사악함이 율법을 해석함에 있어 자기들 마음대로 이혼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조항들을 만들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 힐렐 학파에서는 이혼할 수 있는 사유에 이런 것들을 명시했습니다. ‘아내가 아침에 빵을 태우거나 불을 꺼뜨렸을 때, 남편이 기르는 개를 아내가 걷어찼을 때, 아내보다 더 사랑스러운 애인이 생겼을 때’에도 이혼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이런 남성중심사회에서 힘없는 여성들은 늘 남성들로부터 너무 쉽게 이혼을 당하고, 부당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 결혼이라는 제도를 주시고, 가정이라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주신 이유는 15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경건한 자손을 얻고자’ 하심입니다. 이 말은 자식을 낳아야 된다는 말씀이 아니라 가정을 경건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남자들은 조금만 자기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이혼증서를 써주고서 아내를 내쫓아버렸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남자들은 거짓말을 지어내기도 하고, 거짓된 누명을 아내에게 씌우기도 합니다. 그래야만 아내를 내쫓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기도 합니다. 16절에 나오는 ‘옷으로 학대를 가린다.’는 말이 그런 의미입니다. 곁으로는 아닌 것처럼 꾸미지만 남들 몰래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혼할 건수를 만들어 아내를 버렸습니다. 그러니 이혼당한 아내의 억울함과 원통함이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렇게 억울하게 이혼당한 여인들의 눈물과 울음과 탄식이 제단을 가리고 말았다고 말씀하시면서, 그래서 너희가 드리는 제물을 받지 않으시겠다고 선언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 “어찌 됨이니이까?”라고 되물었습니다. ‘왜 우리가 드리는 제물을 받지 않으시느냐?’는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자신들이 한 행동에 대해서는 전혀 부끄러운 줄도 모른 채 그런 질문을 던진 것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온전한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까? 지난 주 말씀을 나눴던 것처럼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하나님께 더러운 떡을 드리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주의 이름을 멸시했느냐?’고 항변하는 제사장들처럼 예배드리고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우리가 정성을 다해 예배를 드린다고 해서 우리의 예배를 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의 예배가 진정한 예배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이 진실되고 거룩해야 합니다. 거짓된 삶을 사는 사람이 드리는 예배는, 그 예배가 아무리 정성스럽게 드려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그 예배를 받지 않으십니다. 특별히 내 주변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이웃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는 안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마태복음 5:23-24) 예배를 드리는 것 참 중요합니다. 그러나 예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형제와 바른 관계로 사는 것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진정한 예배가 되어 하나님께서 받으시기 때문입니다. 가장 가까이에는 아내와 남편에게, 가족들에게 거짓을 행하고 속이려 해서는 안 됩니다. 진실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예배자로 사는 삶입니다. 그런 예배자로 삶을 살 때 그 예배자가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께서 받으십니다.

   여러분, 거짓된 삶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입니다. 잠언 6장에 보면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을 열거하면서 ‘거짓된 혀’(잠언 6:17)가 그 중에 하나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마음과 삶에서 거짓을 멀리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진실함으로 사십시다. 하나님께서 기뻐 받으실만한 예배자로 사십시다. 참된 예배자는 예배당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진실된 삶의 자리에 있습니다.

< 2021년 2월 21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