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리석은 질문④

< 본문 - 말라기 2:17 >

    지난해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2020년) 3월 11일에 ‘팬데믹’(pandemic)을 선포했습니다. ‘pan’은 헬라어로 ‘모든’이라는 뜻이고, ‘demic’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팬데믹을 선포했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전염병에 감염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잘 들어보지도 못한 그 말을 자주 들어야 했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팬데믹이라는 말과 함께 ‘인포데믹’(infodemic)이라도 들어보셨습니까? 인포데믹은 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전염병을 뜻하는 ‘epidemic’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정보전염병’이라고 번역할 수 있습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 왜곡되어 전해지는 정보들이 사회에 넘쳐날 때 인포데믹이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우리가 자주 듣는 말로 쉽게 표현한다면 가짜뉴스들이 판을 친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팬데믹과 함께 이 말이 많이 회자되었던 이유는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들고 두려움에 떨게 했던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거기에 대한 잘못된 정보들(가짜뉴스들)이 너무 많이 만들어지고, 그 잘못된 정보들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면서 사회를 더욱 혼란에 빠뜨렸기 때문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그런 잘못된 정보(가짜뉴스)를 받아보았거나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입니다. 초기에 ‘의사협회권고사항’이라는 그럴듯한 이름표를 붙이고서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고, 자가진단법이라고 해서 ‘숨을 깊이 들이마시고서 10초 이상 참았을 때 불편함이 없다면 폐에 섬유증이 없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어떤 교회에서는 소금물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해서 교회에 오는 사람들에게 분부기로 소금물을 뿌렸다가 수많은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고, 한 때는 고춧대가 코로나19에 특효약이라는 영상이 떠돌면서 평소땔감으로나 쓰였던 고춧대가 인터넷에서 판매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백신이 개발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백신을 통해 사람들에게 마이크로칩을 주입하려 한다.’거나, ‘백신을 맞으면 사람의 DNA가 바꿔 접종받은 사람이 좀비가 된다.’는 말까지 회자되기도 했습니다. 오죽하면 정부에서 ‘백신에 대한 가짜 뉴스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대책’까지 마련한다고 하겠습니까?

  이건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에서도 이런 가짜뉴스에 대응하기 위해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특별히 요즘과 같이 SNS(사회관계망서비스)가 활발하게 사용되면서 그런 가짜 뉴스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습니다. 아마 여러분도 최소 한두 개쯤을 받아보셨을 것입니다.

  코로나19 전염병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가짜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정확한 사실파악을 하지 않으면 쉽게 속아 넘어갈 수 있는 그런 가짜 뉴스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우리가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다면 왜 이렇게 가짜뉴스가 판을 치는 것입니까? 그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불안심리를 자극하여 자신에게 관심을 갖게 하려는 이유도 있고, 때로는 가짜뉴스를 통해서 사람들이 그것에 속을 때 짜릿한 쾌감을 느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어떤 경우는 사실을 정확하게 보지 못하고 일부만 보고서 그것이 전부를 대변하는 것처럼 착각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런 거짓된 정보를 통해서 편을 갈라 자신과는 다른 쪽에 있는 사람들을 곤경에 처하게 하면서 자신에게는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가짜뉴스가 오늘날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2,400년 전인 말라기 선지자가 살던 당시에도 가짜뉴스가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었습니다. 그 이야기가 오늘 본문에 나옵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던진 다섯 번째 질문이 나옵니다. “우리가 어떻게 여호와를 괴롭혀 드렸나이까?” 말라기서에 나오는 앞선 네 개의 질문처럼, 이 질문 역시 참으로 어리석은 질문입니다. 자신들의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모든 책임을 하나님께 돌리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어떻게 괴롭게 했는지 본문 맨 앞에 나옵니다. “너희가 말로 여호와를 괴롭게 하고도” ‘너희가 말로’라는 말의 보다 더 정확한 의미는 ‘너희들이 여러 가지 말로.’라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을 괴롭게 한 것은 말로 인한 것이었고, 그런 말들이 유행처럼 계속 반복해서 유통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어떤 말을 했기에 하나님께서 그렇게 괴로워하셨습니까? 그 내용이 이어 나옵니다. “이는 너희가 말하기를 모든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눈에 좋게 보이며 그에게 기쁨이 된다 하며 또 말하기를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함이니라.” 하나님을 괴롭게 한 첫 번째 말은 ‘악을 행하는 자야말로 하나님 보시기에 선한 자요 하나님께서는 악을 행하는 자를 기뻐하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게 말이 됩니까? ‘하나님께서 선을 행하는 자를 사랑하시고, 선을 행하는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고 한다면 우리가 다 긍정할 것입니다. 정말 그렇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악을 행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신다? 악을 행하는 자가 하나님 눈에 선한 자라? 악을 행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 이건 말도 되지 않는 궤변 중에 궤변입니다.

  물론 그들이 그런 궤변을 내놓는 이유는 분명 있습니다. 그것은 악을 행하는 자들이 세상에서 형통하기 때문입니다. 선을 행하고 진실하게 살려 하는 사람보다 불의를 향하고 거짓을 일삼는 자들이 세상에서 더 성공하고 출세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은 역사상 어느 때나 있었던 일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도 그렇고, 성경에서 보여준 시대에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자주 ‘악인이 형통한 것을 부러워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시편 37: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시다.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잠언 24:19절에서도 같은 말씀하십니다. “너는 행악자들로 말미암아 분을 품지 말며 악인의 형통함을 부러워하지 말라.” 악을 행하는 자들이 정직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형통하고 일도 잘 풀린다는 것 때문에 불평하거나, 그런 사람들을 시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왜요? 그들이 지금은 잘 되는 것처럼 보여도 반드시 심판을 받을 날이 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악을 행하는 자를 부러워하지 말고, 악인들이 형통하다고 불평하지 말라’고 말씀하신 후에 반드시 따라오는 말씀이 ‘그들이 언젠가 심판을 받아 쇠잔해질 때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악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정의보다는 불의가 더 득세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선한 양심으로만 바라보아도 정의가 불의를 이기고 승리해야 하고 선함이 악함을 이기고 승리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더 떵떵거리며 살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하게 알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정의보다는 불의가 판을 치고 선함보다는 악함이 판을 친다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님의 뜻은 결코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이 아닐뿐더러 하나님께서 그런 것을 결코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그런데 말라기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런 유언비어(가짜뉴스)를 만들어 유통시켰습니다. ‘하나님께서 악을 행하는 자를 징벌하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들을 좋게 봐주시고 사랑하신다.’고 말입니다.

  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입니다. 그런데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공공연하게 하고 다닙니다. 그러면 왜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것일까요? 누가 들어도 말이 안 되는 소리를 하는데도 왜 사람들은 그 말을 믿는 것일까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당시 사회가 너무 악하졌기 때문입니다. 악이 판을 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탄식하듯 이렇게 되묻습니다.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냐?” 이 물음은 세상에 심판이 없는 것처럼 악이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정의의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지 않으실 것처럼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 사회 속에서 사람들은 은근히 자신들도 적당하게 불의를 행하면서 손해 보지 않으려고 합니다. 남들처럼 적당하게 불법을 행하면서 ‘남들도 다 그렇게 사는데 뭐!’라고 생각하며 불의를 행하는 자기 자신을 합리화합니다. 심지어 불법을 행하여 부를 쌓고 권력을 잡는 사람들을 은근히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나도 기회만 되면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래서 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인데도 ‘하나님은 악을 행하는 자를 선하게 보시고 사랑하신다.’는 가짜뉴스를 좋아합니다. 좋아할 뿐만 아니라 그런 가짜뉴스를 확산시킵니다. 그래야 자신이 행한 불법, 자신이 행한 악함이 정당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은 바로 그런 것이 하나님을 괴롭게 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가짜뉴스를 만들어 악을 부추기고, 그런 악을 따라 살려는 것을 바라보실 때 하나님의 마음은 무척이나 괴로우시다는 것입니다. ‘괴롭게 하다’(yaga)는 말은 ‘근심하게 하다, 슬프게 하다, 번뇌하게 하다’는 뜻입니다. 어떤 큰 고통으로 인해서 마음이 굉장히 슬프거나 괴로울 때 쓰는 말입니다.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마치 하나님의 뜻인 양 떠벌리고 다니며,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것이 하나님을 슬프게 만든다는 것입니다. 거짓된 말로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시키는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을 지으시고 선을 행하며 하나님과 동행하기를 원하셨던 하나님의 뜻과는 다르게 우리 인간이 하나님을 떠나 범죄하고 그런 것을 즐기는 모습을 보실 때 하나님은 깊이 근심하십니다.

  창세기 6장에 하나님께서 근심하셨다는 표현이 나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노아 시대에 홍수로 세상을 심판하시기 직전 인간의 모습은 너무나도 악했습니다. 얼마나 악했는지를 한 예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당시 땅에는 네피림이 있었는데, 그들은 용사였고 당대에 명성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창세기 6:4) ‘네피림’이라는 말은 ‘거인’이라는 뜻이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을 넘어뜨리는 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진 신체적인 우월함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압제하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쉽게 이해한다면 자신이 가진 힘으로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행하사하여 다른 사람을 꼼짝하지 못하게 하는 사람입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조폭들과 다름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들을 가리켜 ‘고대에 명성이 있는 사람들’이었다고 말씀합니다. 명성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은 유명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왜 그들이 유명한 것일까요? 부정적인 의미에서 ‘참 못된 놈들’로 유명한 것이 아닙니다. 명성이 있다는 말은 사람들이 그를 부러워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처럼 되고 싶어 했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가진 힘으로 폭력을 행사하여 자기들이 갖고 싶어 하는 것을 다 가진 사람들을 부러워하면서, 자신들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그 사회에서는 법이 필요없습니다. 사회정의가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할뿐더러, 정의를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무법천지가 되어버린 세상을 바라보시면서,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 사람 지으셨음을 한탄하시고 마음에 근심하셨습니다. 부모의 심정으로 말한다면 늘 못된 짓만 하면서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아들을 바라보며 ‘내가 왜 저런 놈을 낳았나?’라고 탄식하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탄식하시고 근심하셨던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말라기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런 모습을 닮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마치 부정을 저지르고 불법을 행하면서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 편에 서 계시다는 생각이 만연되어 있습니다. 요즘 우리가 쓰는 쉬운 표현으로 말한다면,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만 많이 벌면 장땡입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사는 사람이 최고입니다. 마치 하나님께서 그런 사람을 감싸주시고, 그런 사람을 사랑하시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런 것처럼 말을 꾸며내서 유행시킵니다. ‘하나님은 악을 행하는 사람을 좋게 보시고, 그런 사람을 기뻐하신다.’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정의의 하나님이 어디 계시느냐?’고 반문합니다. 마치 심판하실 하나님은 사라진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심판은 없는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입니다.

  여러분, 세상이 아무리 악하게 돌아간다 하더라도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을 의지하여 살아가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불법을 행하고 그것을 즐길지라도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의를 행해야 합니다. 분명한 것은 세상은 정의보다는 불의를 행하는 사람들에게 유리합니다. 선하게 살려는 사람보다는 적당히 악을 행하며 사는 사람들이 더 출세하고 성공하기 쉽습니다. 정직하게 살면 마치 바보가 된 것 같기도 합니다. 바르게 살려할 때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이 아무리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그런 세상의 풍조를 따라서는 안 됩니다.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박해받던 시대에 그런 것처럼 ‘신앙을 지키며 죽을래? 아니면 신앙을 버리고 목숨을 구할래?’라고 하는 선택에 머물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하나님의 선하신 뜻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그 삶이 십자가를 지는 것처럼 힘들고 고달프다 하더라도, 때로는 좁은 길로 가는 것처럼 고통을 감내해야 하더라도, 때로는 자신의 정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하는 처절한 싸움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 믿음의 길을 가야 합니다. ‘나 한 사람이 바르게 산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마귀가 주는 생각입니다. 하나님께서는 ‘네가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고 말씀하십니다. ‘네가 바르게 살면 네 안에 천국이 이루어지고, 너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십니다.

  작은 구멍 하나를 막지 못하면 거대한 둑이 무너지고 맙니다. 작은 볼트 하나 잘못 끼우면 거대한 비행기도 추락할 수 있습니다. 작다고 결코 무시할 수 없습니다. ‘나’를 바라보면 ‘나’라는 존재는 작고 미미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에서 ‘나’라는 존재는 아주 귀한 존재입니다. 내가 바로 서면 세상이 아름다워집니다. 내가 먼저 질서를 지키면 우리 사회는 질서 있는 사회가 됩니다. 내가 먼저 선을 행하면 우리 사회는 선행이 가득한 아름다운 사회가 됩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비결은 내가 먼저 바른 믿음으로 사는 것입니다. 내가 먼저 바르게 설 때 세상은 분명 바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름다운 사회를 만드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거짓됨에 현혹되지 않는 것입니다. 요즘과 같은 정보화시대에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도 그런 정보를 전달하는 중개자가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가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가짜뉴스를 전달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가 받아본 수많은 정보 가운데 가짜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말라기 선지자 시대에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짜뉴스들이 우리를 현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얻은 정보 가운데 어떤 것인 사실이고 어떤 것이 가짜인지를 분별하는 지혜를 가져야 합니다. 만약 그것이 가짜인지 진짜인지 알 수 없다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만일 내가 보낸 정보가 가짜일 때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우리도 하나님을 괴롭게 하는데 동참하는 사람이 되기 때문입니다.

  스웨덴의 의사이자 통계분석가인 한스 로슬링(Hans Rosling, 1948-2017)이 쓴 『팩트풀니스』(Factfulness)라는 책이 있습니다. ‘Factfulness’라는 말을 우리말로 번역한다면 ‘사실충실성’입니다. 사실에 충실하여 세상을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한스 로슬링은 그 책에서 우리가 사실과 너무 다른 생각을 갖고 살고 있음을 통계를 통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사실을 사실대로 보지 못하는가? 그는 그 이유를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10가지 본능’ 때문이라고 지적합니다. 그 10가지 본능 가운데 하나가 ‘일반화 본능’입니다. 일반화 본능이라는 것은 우리가 겪는 어떤 특별한 사건을 마치 그것이 늘상 있는 일이고, 누구나 겪는 일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입니다. 특별히 나에게 어떤 강력한 인상을 주는 사건을 경험했을 때에는 그것이 그렇지 않는 많은 경우보다 훨씬 더 내 기억 속에 큰 작용을 합니다. 그래서 내 경험이 모두의 경험인 것처럼 착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하면서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악을 행하는 사람이 출세하고, 악을 행하는 사람이 돈을 더 많이 버는 일은 아주 극소수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런 몇몇 사례만을 가지고 마치 세상이 다 그런 것처럼 착각해서는 안 됩니다. 어쩌면 말라기 선지자 시대에도 그랬을 것입니다. 악을 행하고도 떵떵거리며 사는 사람들은 결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불의를 행하면서도 아무런 벌을 받지 않고 오히려 출세하고 성공한 사람은 극소수일 것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런 몇몇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그것이 마치 늘상 그런 것처럼, 모든 사람이 그런 것처럼 생각하고 ‘하나님께서는 악을 행하는 자를 좋게 보아 주시고, 심지어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엉터리 같은 말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여러분, 성경은 우리에게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악을 행하는 자를 하나님께서 반드시 심판하신다고 말입니다. 때로는 세상에서 악을 행하는 자가 형통한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아니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람들은 결코 많지 않습니다. 불법을 행하고서도 벌을 받지 않는 사람도 있긴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경우도 결코 많지 않습니다. 그런 일부를 가지고 하나님은 심판하지 않는 분이라고 섣불리 예단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하나님은 오늘도 살아 계신 하나님이십니다. 공의를 사랑하신 하나님이 죽은 것이 아닙니다. 공의의 하나님이 마음을 바꿔, 악을 행하는 자를 사랑하고 그런 사람에게 복을 주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하신 분입니다. 세상을 바라볼 때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말하고 싶을지 모릅니다. ‘하나님은 악을 행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것 아니냐?’고 말입니다. 세상이 그렇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세상은 지금도 악을 행하는 사람보다 선을 행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악하게 사는 사람보다 선하게 살려고 몸부림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 시대에 노아 홍수와 같은 심판이 없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살펴야 합니다. 우리 마음속에 세상이 악하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우리의 악함을 정당화시키기 위함은 아닌지 하고 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사는데 나라고 별수 있겠어!’라고 생각하며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려는 마음이 우리에게 있는 것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그런 잘못된 생각은 과감하게 떨쳐버려야 합니다. 그런 생각이 하나님을 무척이나 괴롭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마귀는 우리에게 계속해서 그런 잘못된 생각을 갖도록 우리를 유혹할 것입니다. 잘못된 사고를 갖고 살도록 우리를 세뇌시킬 것입니다. 그러면서 ‘죄를 지어도 하나님이 보시지 않아! 죄를 지어도 벌을 받지 않아! 봐, 아무개는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며 살잖아! 한 번쯤은 괜찮아!’라고 속삭입니다. 그리고 여전히 죄의 영향권 아래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그런 말에 솔깃해집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는 그런 죄의 속삭임에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죄의 속삭임에 넘어가 불의를 행하고서 자기를 합리화해서는 안 됩니다. 불의를 행하고서 벌을 받지 않았다고 좋아해서도 안 됩니다. 언젠가 반드시 심판받을 날이 오기 때문입니다.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 앞에 설 때가 반드시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택하심을 받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의 삶을 통해 하나님을 괴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의 얼굴에 미소를 드릴 수 있는 우리가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2021년 2월 28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