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어리석은 질문⑦

< 본문 - 말라기 3:13-15 >

   우리 말에 참 재미있는 표현들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는 말입니다. 여러분, 봉창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봉창’은 창문과는 조금 다릅니다.<사진1> 옛날 흙벽돌집에는 보통 창살이나 창틀 없이 그냥 구멍만 내어 ‘창호지’라고 불리는 종이를 발라놓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봉창입니다. 빛이 투과되거나 통풍을 위해 뚫어놓은 것이 봉창인데, 잠결에 봉창인지 문인지 구분하지 못하고, 마치 봉창이 문인 것처럼 더듬거리는 것을 ‘자다가 봉창 두드린다.’고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번지수 잘못 짚고 헛소리하는 것, 상황에 맞지 않는 엉뚱한 소리를 할 때 흔히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하고 있네.’라고 비꼬는 것입니다.

   그것과 비슷한 말이 있습니다.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하네.’라는 말입니다. 씻나락(씨나락)은 한 해 농사가 끝나면 그해 수확한 벼 중에서 가장 튼실한 것을 골라 내년의 종자로 쓰기 위해 남겨놓은 볍씨입니다. 그 씻나락이 있어야 내년에 농사를 지어 굶주리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농부는 올해 아무리 먹고살기 힘들다 하더라도 그 씻나락을 먹어치우지 않습니다. 때로는 그 씻나락을 누군가가 훔쳐 가지 않도록 베고 자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소중하게 간직했던 씻나락인데, 다음 해 농사를 짓기 위해서 씻나락을 못자리에 뿌렸는데 벼가 나지 않습니다. 그 이유를 따져물었더니 귀신이 알맹이는 빼먹고 쭉정이만 남겨 놓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귀신이 아무리 배가 고파도 내년에 농사를 짓지 못하면 자신이 제삿밥도 얻어먹지 못할 것을 알기에 귀신도 씻나락을 까먹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귀신이 씻나락을 까먹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를 한다.’고 합니다.

   비슷한 말들이 참 많습니다. 모양은 감자 같은데 감자가 아닌 돼지감자라는 말에서 나온 ‘뚱딴지같은 소리’라는 말도 있고, 공산품과 달리 농산물은 시장에서 흥정을 통해 값을 매기는데, 너무나도 이치에 맞지 않는 금액으로 팔던 상황에서 나온 ‘뜬금없는 소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어련하지도 않고 당연하지도 않는 말을 할 때 쓰는 ‘얼토당토않는 소리’라는 말도 있고, 맷돌의 손잡이인 어처구니가 사라져버린 상황에서 나온 ‘어처구니없는 소리’ ‘어이없는 소리’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자다 봉창 두드리는 소리’,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뚱단지같은 소리’. ‘뜬금없는 소리’, ‘얼토당토않는 소리’, ‘어처구니없는 소리’ 등은 모두 비정상적이고 이치나 상황에 맞지 않을 때 사용하는 말들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비정상적이고 이치에 맞지 않을 때를 비유하여 사용되는 말들이 이렇게 많다는 것은 참 놀라운 일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우리가 그 정도로 비정상적이고 이치에 맞지 않는 말들을 많이 하며 살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늘 진실하고 정상적인 일들만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합리적인 일들만 일어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때로는 정상적인 것보다 비정상적인 것들이 더 많아 보이기도 하고, ‘왜 사람들이 이럴까?’라고 생각되는 일들도 많이 경험하게 됩니다. 그래서 세상을 깊이 성찰했던 실존주의 철학자들은 세상을 ‘부조리’라고 정의하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불합리하게 여겨지는 경향이 너무 많기 때문에, 그런 부조리한 세상을 그냥 방관만 하고 있을 순 없었던 것입니다. 그건 실존주의자들만의 고민이 아니었습니다. 성경에서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부조리하고 불합리한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음을 고발하고 있습니다. 비정상적인 일들이 일상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믿음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 권면해 주시고 하고, 그런 세상을 살아가는 믿음의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비상식적이고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가면서 어떻게 바른 믿음을 유지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성경이 말하는 진리가 진리로 통하지 않는 세상을 살면서 거짓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고 어떻게든 진리를 붙잡고 살아야 합니다. 그게 믿음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게 결코 쉽지만은 않습니다. 비상식적인 것들이 상식처럼 통하는 세상에서 상식적인 인간으로 산다는 것이 쉽지 않는 것처럼, 믿음의 가치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처럼 보이는 세상에서 믿음을 끝까지 붙잡고 산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부조리한 세상의 이면에 흐르는 정의로움을 참된 삶의 가치로 여기고 바름을 추구하며 산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기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미국의 윤리신학자인 라인홀드 니버(Reinhold Niebuhr, 1892-1971)가 그의 책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에서 말한 것처럼, 아무리 도덕적으로 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느 특정 집단에 속하게 되면 집단 이기주의자로 변하고 맙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전체적으로 도덕보다는 비도덕이, 합리성보다는 비합리성이, 상식보다는 비상식이 일상화되어 있습니다. 그런 사회적 공동체 안에 살아가는 우리는 늘 내가 아무리 도덕적으로 살려고 노력해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비도덕적인 사람으로 물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바르게 사는 것이 결코 쉽지 않습니다. 정의롭게, 정직하게, 의롭게 살려고 해도 그게 잘 되지 않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정직하게 사는 것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께서 그것을 기뻐하지 않으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회가 거짓으로 만연되어 있어 우리를 유혹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진리의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를 당신의 백성 삼으신 하나님께서 당신의 백성인 우리가 진리를 따라 살기를 원하시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세상에 불공정한 일들이 많다 하더라도 우리는 정의로운 방법을 추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그런 것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은 우리에게 적당하게 세상의 방법과 세상의 현상을 따라 사는 것을 용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쉬운 길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라기서에서 하나님께 던진 여덟 번째 질문이 나옵니다. “우리가 무슨 말로 주를 대적하였나이까?”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너희가 완악한 말로 나를 대적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은 하나님을 대적한 적이 없노라.’고, ‘우리가 무슨 말로 하나님을 대적했느냐?’고 따져 묻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13절의 말씀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도록 공동번역 성경으로 읽어보겠습니다. “‘이 무슨 무엄한 소리냐?’ 하고 내가 꾸짖었더니, 너희는 ‘우리가 주께 무슨 못할 말을 하였습니까?’ 하는구나.”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한 말이 정당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한 말을 무엄하다고 책망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못할 말을 한 것이 아니라고 하나님께 대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무엄하게 대들며 한 말이 무엇입니까? 그것이 14-15절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너희가 말하기를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헛되니 만군의 여호와 앞에서 그 명령을 지키며 슬프게 행하는 것이 무엇이 유익하리요? 지금 우리는 교만한 자가 복되다 하며 악을 행하는 자가 번성하며 하나님을 시험하는 자가 화를 면한다 하노라 함이라.” 이스라엘 백성들은 두 가지로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헛되고, 하나님을 명령을 지키는 것이 아무런 유익이 없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더 간단하게 요약한다면 ‘신앙생활 열심히 해 봐야 아무런 유익이 없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적 기상도였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께 기도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는 것이 다 쓸모없는 짓이라고 생각한 것입니다. 오늘날 우리 중에도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지 않나 모르겠습니다. ‘열심히 신앙생활해 봐야 뭐해! 열심히 기도해 봐야 하나님께서 듣지도 않으실텐데 기도하면 뭐해! 정성을 다해 예배드리라고 하는데, 그렇게 예배드린다 한들 내게 유익되는 게 뭐야?’

  혹 우리 중에 그렇게 생각하고 신앙생활하는 것을 대충대충하고 있지는 않습니까? 열심히 기도해 봐야 하나님께서 듣지 않으실 것이라고 생각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도 기도하지 않고 내 힘으로, 내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몸부림치며 살고 있진 않습니까? ‘예배드리는 것이 뭐 중요하다고’ 라는 생각 때문에 예배드리는 것에 소홀하고 있진 않습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해서 예배드리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은 이 상황이 잘된 일처럼 여겨질 것입니다. 코로나를 핑계로 예배를 드리지 않아도, 적당한 핑계를 대고 대충 예배를 드려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코로나가 좋은 핑계거리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더구나 그들은 이렇게도 주장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을 지켜도 아무런 유익이 없고, 슬프게 행하는 것도 아무 유익이 없다고 말입니다. 슬프게 행한다는 것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고 회개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성서시대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깨달았을 때 금식하거나 재를 뒤집어쓰면서 슬픔을 몸으로 표현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당시 고대근동 사람들은 신에게 관심을 끌기 위해서 자기 자신을 자학하거나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방법으로 슬픔을 표현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신으로부터 동정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칭찬을 받고 복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의 명령을 따르고, 잘못했을 때 자학하는 모습으로 회개한들 자신들에게 유익되는 것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좀 더 깊이 들여다보아야 합니다. 정말로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께 복을 받기 위해서 하나님의 명령을 순종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그들이 하나님의 긍휼과 용서를 바라면서 정말로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탄식하며 회개했겠는가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말라기서 나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모습을 그들이 던진 질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이 던진 질문은 모두 한결같이 너무나도 어리석은 질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질문을 어리석은 질문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들의 질문이 모두 신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어리석은 것, 말도 안 되는 것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도 깨닫지도 못해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사랑하셨느냐?’고 물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이름을 멸시했느냐?’고 따져물었습니다. 더러운 떡과 눈먼 희생제물을 드리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주를 더럽게 하였느냐?’고 되물었습니다. 거짓을 행하고 자기의 정욕 떼문에 가정과 아내를 버리기에 하나님께서 그들의 제물을 받지 않겠다고 말씀하시니까, ‘왜 그러시는 거냐?’고 항의했고, 헛된 말과 유언비어로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으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을 괴롭혔느냐?’고 묻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하나님의 말씀과 규례를 지키지 않고 하나님께 등을 돌렸으면서도 ‘우리가 하나님을 떠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하나님께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거냐?’고 물었고,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 할 십일조와 봉헌물을 가로챘으면서도 ‘우리가 어떻게 주님의 것을 도둑질했다고 그러시느냐?’고 따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들에서 우리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바르게 신앙생활을 하고 있지 않았습니다. 예배다운 예배를 드리지도 않았고,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을 떠나 있었고,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하나님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하나님을 위해 희생하고 섬기는 것은 둘째 치고서라도 하나님 앞에서 바르게 살려고 노력한 흔적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자신들은 마치 신앙생활 잘했는데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지 않으신다고, 자신들은 말씀을 따라 살려고 노력했는데 말씀을 따라 살아봐야 아무런 유익도 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뚱딴지 같은 소리입니까?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이어 하는 말은 이렇습니다. “지금 우리는 교만한 자가 복되다 하며, 악을 행하는 자가 번성하며, 하나님을 시험하는 자가 화를 면한다 하노라.” 이 말을 공동번역 성경으로 다시 읽어보겠습니다. “결국 살고 싶은 대로 살아야 살 길이 트이는 세상인걸. 못된 짓을 해야 성공하는 세상인걸. 하나님을 시험하고도 멀쩡하게 살아 있지 않는가!” 여러분,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이 말하는 것을 느끼실 수 있겠지요? 저 같으면 한 대 쥐어박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못된 마음을 가질 수 있는지, 어찌 그렇게 못된 말만 골라 하는지 말입니다.

  물론 세상은 그렇게 보입니다. 세상은 살고 싶은 대로 사는 사람에게 길이 열리는 것처럼 보입니다. 못된 짓을 하고 악을 행하고 불법에 전혀 개의치 않고 사는 사람이 더 쉽게 성공하고 출세하는 세상입니다. 어떻게 살아도 하나님께서 심판하지 않으시는 것처럼 보입니다. 아무리 세상이 그런 것처럼 보인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사람들은 세상을 보이는 대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며 산다는 뜻입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라고 말씀하신 히브리서 11:1절의 말씀처럼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세상,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실제로 보는 것처럼 보며 살아야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하나님의 심판입니다. 못된 짓을 하도고 아무렇지도 않게 잘 사는 사람들을 보며 부러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들에게는 반드시 하나님의 심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불법과 편법과 부당한 방법으로 출세하고 성공했다 하더라도 우리에게 그들은 결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없습니다. 지금은 그들이 남들 앞에 떵떵거리고 어깨를 우쭐댄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서 부끄러워 얼굴을 들지 못할 때가 반드시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 곧바로 하나님께서 악인들을 심판하지 않으신다 해도 우리는 불평하지 않습니다. 왜요? 언젠가 하나님의 심판은 반드시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악을 행하는 자들 때문에 불평하지 말며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시기하지 말지어다. 그들은 풀과 같이 속히 베임을 당할 것이며 푸른 채소 같이 쇠잔할 것임이로다.”(시편 37:1-2) 악을 행하고 불의를 행하는 자들을 부러워하거나 시기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그들에게 심판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풀이 쑥쑥 자라는 것처럼 빨리 출세하고 성공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베임을 당할 때에 풀은 금방 시들어버리고 맙니다. 아무리 파릇파릇한 채소일지라도 뽑힌 후에는 금새 시들어버고 맙니다. 뿌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 뿌리를 내리지 않고 사는 사람들, 믿음의 뿌리가 없이 사는 사람들은 그렇게 곧 시들어버릴 때가 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물으십니다. ‘너희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생각하느냐?’고 말입니다. ‘혹 그런 마음으로 신앙생활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고 말입니다.

  오늘 우리 스스로에게 진진하게 물어보십시다. 우리의 신앙을 되돌아보십시다. 우리도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신앙생활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내 신앙에 아무런 문제도 없는 것처럼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면 세상에서 손해만 보는 것은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지는 않습니까? 세상에서는 손해보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하게 보아야 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보아야 합니다. 악을 행하고 불법을 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받지 못합니다. 그들이 아무리 큰일을 하고 남부럽지 않게 산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그들을 인정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능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태복음 7:22-23)

  그렇습니다. 아무리 주님의 이름으로 놀라운 일을 했다 하더라도, 아무리 큰 능력을 나타냈다 하더라도, 귀신을 쫓아낼만큼 엄청난 일들을 행했다 하더라도 불법을 행하는 자들은 하나님 앞에서 쫓겨나게 될 것입니다. 세상에서는 조금 어리석다는 말을 듣더라도 바르게 사십시다. 정의롭게 사십시다. 진실되게 사십시다. 믿음을 붙잡고 사십시다.

  분명한 것은 신앙은 결코 헛되지 않습니다. 열심히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신앙생활하고 예배를 드리며 찬양하고 기도하고 주님을 섬기는 것은 결코 헛된 일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그에 대해서 보상해 주십니다. 아니 우리의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면 그것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우리가 예배를 드림으로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신다면 내가 좀 은혜받지 못했다 하더라도, 예배드림이 내 삶에 능력으로 나타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게 뭔 문제가 되겠습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고 기뻐하신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그것으로 우리도 기뻐해야지요. 그게 참된 믿음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믿음 없이 살면서 믿음으로 살면 손해 본다고 헛소리를 합니다. 찬양을 드림으로 우리의 영혼이 살아나고 하늘의 평강과 기쁨을 누리는데, 찬양한다고 무슨 유익있느냐고 말하는 사람은 믿음이 없기 때문에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찬양 중에 거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말입니다. 말씀에 순종하고 말씀을 따라 살 때 누리는 기쁨과 복이 얼마나 큰 지를 알지 못하니까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봐야 아무런 유익도 없어.’라고 말합니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소리입니다. 자신이 말씀의 은혜도, 말씀 안에서 누리는 축복도 누려보지 못했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교만한 자가 복되다고요?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입니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일 뿐입니다. 악을 행하는 자가 번성한다고요? 얼토당토않는 소리입니다. 정말 그렇다면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았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심판하지 않으신다구요? 그런 뚱딴지같은 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십니다. 신앙생활 열심히 해 봐야 아무 유익도 없다고요?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입니다. 세상은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야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믿음을 따라 바르게 신앙생활해야 합니다. 그게 잘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뚱딴지같은 소리, 얼토당토않는 소리, 어처구니없는 소리를 하며 신앙을 방해하는 것을 오늘 본문에서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이라고 말씀합니다. 성경이 우리에게 끊임없이 증언해 주는 것 가운데 하나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는 반드시 멸망당하고 만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하나님의 사랑하며 하나님을 진실되이 섬기면서 바른 신앙으로 산 사람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복을 주십니다. 하나님의 뜻을 대적하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는 반드시 망합니다. 망하면서도 왜 망하는지 모릅니다. 하나님의 심판 때문에 망합니다.

  여러분, 진실된 신앙으로 사십시다. 신앙생활에 거짓이 없는 믿음으로 사십시다. 우리의 신앙에, 우리의 섬김에, 우리의 예배에, 우리의 기도와 찬양에, 그리고 우리의 순종에 복을 주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사십시다. 우리 하나님은 오늘도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 2021년 3월 21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