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사장입니다.

< 본문 – 베드로전서 2:4-5 >

   주전 73년 로마에서는 대규모 반란이 일어났습니다. 스파르타쿠스(Spartacus)라는 노예검투사를 중심으로 한 반란이었습니다. 스파르타쿠스는 로마의 병사로 있다가 탈영하여 잡힌 후에 노예가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건강한 몸과 뛰어난 무예로 노예검투사로 발탁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주전 73년 노예제도에 반대하여 칼을 잘 쓰는 노예 70명을 거느리고 대로마공화정 항쟁을 이끌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남부 폼페이 근처에 있는 베수비오 화산에 은신처를 마련하고, 그곳으로 몰려든 노예들과 함께 이탈리아 남부를 장악하게 됩니다. 한때 스파르타쿠스를 따르는 노예가 9만여 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이들은 로마군을 물리치고 남부 이탈리아의 대부분을 장악했고, 집정관들이 거느린 군대를 대파하면서 알프스 산맥을 향해 북쪽으로 진군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후에 로마의 삼두정치를 이끌게 된 크라수스(Crassus)와 폼페이우스(Pompeius)에 의해서 진압되면서 수많은 노예들이 죽임을 당해야 했고, 마지막 남은 6천여 명의 노예들은 로마군에 의해 포위당하고 말았습니다. 포위당한 노예 6천 명을 앞에 두고 로마 장군은 이렇게 소리칩니다. “너희는 노예였고 앞으로도 노예이다. 그러나 너희를 십자가형에 처하지 않는 데는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너희 중에 스파르타쿠스란 노예가 누구인지, 그자 또는 그자의 시체를 지목하라. 그러면 나머지는 살려주겠다.” 누구든 한 사람만이라도 스파르타쿠스를 지목하면 모두가 살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른 뒤 한 사람이 일어나 소리칩니다. “내가 스파르타쿠스다!” 물론 그는 진짜 스파르타쿠스가 아니었습니다. 그러자 골짜기 여기저기서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외치며 한사람 한사람씩 일어섰습니다. 그렇게 6천 명이 모두 자신이 스파르타쿠스라고 외치며 일어섰습니다. 물론 그 외침에는 진짜 스파르타쿠스를 보호하려는 의도도 있었겠지만, 사실 그들은 모두 노예해방을 간절하게 원하는 스파르타쿠스의 정신을 지녔노라고 선언한 것이었습니다. 그 6천 명의 노예들은 모두 ‘노예로 사는 대신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죽음을 맞이하겠다’는 의지를 가졌던 것입니다. 결국 그들 6천 명의 노예들은 모두 로마의 아피아 가도(Via Appia)에서 십자가형에 처해져 비참한 죽음을 맞고 말았습니다.

   비록 스파르타쿠스가 이끈 노예해방운동은 불과 2년 만인 주전 71년에 그렇게 비참하게 끝나고 말았지만, 프랑스의 계몽주의 사상가인 볼테르(Voltaire, 1694-1778)는 이 사건을 ‘인류 역사상 유일하게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여러분, 로마군에 의해 포위당한 상황에서 ‘내가 스파르타쿠스다!’라고 외치는 그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다. 그들은 한 때 노예였습니다. 그러나 더 이상 노예이기를 거부하고 목숨을 걸고 노예해방을 위해서 싸웠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그런 노력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스파르타쿠스에 동조했던 9만여 명의 노예들이 모두 목숨을 잃었고, 그렇다고 그들이 그렇게도 바라던 노예제도가 곧 폐지된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그 정신만은 오늘도 우리에게 큰 울림을 줍니다.

   “내가 스파르타쿠스다!” 얼마나 당당한 외침입니까? 그렇다면 여러분, 우리는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그렇게 외칠 수 있습니까? 우리는 세상을 향해 무어라고 외쳐야 합니까? “나는 신앙인입니다.!” “나는 크리스찬입니다!” 우리는 그렇게 세상을 향해 당당하게 외쳐야 합니다. 우리는 신앙인이라는 자부심과 자의식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비록 우리 자신의 모습 속에 신앙인답게 못한 연약한 모습이 여전히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여전히 세상에서 흔들리고 넘어진다 하더라도 우리가 신앙인이라는 사실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신앙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 때 우리는 세상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 신앙인이라는 정체성을 오늘 본문에서는 ‘거룩한 제사장’이라고 말씀합니다. 우리를 향하여 거룩한 제사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엄청난 자부심을 갖게 만드는 표현입니다. 구약성경에서도 이스라엘을 향하여 ‘제사장 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출애굽한 후에 시내광야에 머물고 있을 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새롭게 언약을 맺고 싶어 하셨습니다. 그래서 모세를 통해서 언약을 맺고 싶다는 당신의 뜻을 말씀하셨습니다. 그때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세계가 다 내게 속하였나니 너희가 내 말을 잘 듣고 내 언약을 지키면 너희는 모든 민족 중에서 내 소유가 되고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출애굽기 19:5-6) 하나님과 언약을 맺으면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제사장 나라가 될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여러분, ‘제사장 나라가 된다.’는 말씀을 들었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의 마음이 어떠했겠습니까? 오늘 우리는 성경을 통해서 우리가 ‘제사장 나라가 되고’(출애굽기 19:6), ‘거룩한 제사장이 되고’(베드로전서 2:5), ‘왕같은 제사장이 된다.’(베드로전서 2:9)는 말씀을 자주 들기 때문에 제사장이 된다는 것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일인지 잘 느끼지 못합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400년 동안 몸담고 살았던 애굽은 철저한 계급사회였습니다. 그 애굽에서 제사장은 특권계층이었습니다. 바로 왕 다음으로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계급이 제사장이었습니다. 노예였던 이스라엘 백성들로서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지위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제부터는 너희가 제사장 나라가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아마도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제사장이 된다는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사장이 된다.’는 말씀의 의미를 이해하고 깨닫고 받아들이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것은 비단 이스라엘만은 아닙니다. 성경을 통해서 자주 그 말씀을 들은 오늘 우리들도 그 참된 본질을 이해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여러분, ‘당신은 제사장입니다.’라는 말을 들으면 무엇을 생각하십니까? 아니 어떤 느낌을 받으십니까? ‘제사장’이라는 말에 우리의 어깨가 우쭐거려진다면,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 세속화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적으로 말한다면 애굽의 사고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애굽에서는 제사장이 특권층이었습니다. 막강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지배계층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시내산에서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을 맺으시면서 ‘너희가 이제부터는 제사장 나라이다.’라고 말씀하실 때 그것은 결코 특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성경에서 말하는 제사장의 역할을 바르게 이해하면 곧 알 수 있습니다. 제사장은 자신을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경에서 제사장은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죄를 지은 사람을 위해서 대신 제사를 드려주고, 그들을 위해서 하나님께 용서를 비는 사람입니다. 쉽게 말하면 백성을 섬기기 위해서 제사장의 직분이 필요한 것입니다. 제사장이 일반 백성이 입을 수 없는 화려한 옷을 입고, 일반 백성이 하지 못하는 장신구를 갖추고서 그 직무를 행하는 것은 그들이 다른 사람보다 뛰어나다거나 다른 사람보다 권력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들은 백성들보다 하나님 앞에 보다 더 성결해야 하고, 깨끗한 모습을 간직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남다른 옷을 입도록 한 것뿐입니다.

   그렇습니다. 제사장은 철저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일하는 사람입니다. 조금 더 좁게 좁혀서 말한다면 우리가 제사장이 되었다고 하는 것은 서로를 위해 섬기도록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제사장 나라로 부르신 것은 이스라엘이 이방 나라보다 뛰어나다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성결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방 나라들에 하나님의 영광을 보여주어야 하고, 이방 나라에게 하나님의 복을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을 부르시면서 ‘내가 너를 택하였으니 잘 먹고 잘 살아라.’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아니라, ‘너는 복덩이가 되어 너로 말미암아 땅의 모든 족속이 복을 얻게 될 것’(창세기 12:3)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거룩한 제사장으로 부르신 이유도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우리는 제사장이 되어 서로를 섬겨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거룩한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복이 내게 흘러들어와, 그 복을 이웃에게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내가 받은 복을 기꺼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어야 합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그것에 실패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을 선택하시어 제사장 나라가 되게 하시고, 그들에게 한량없는 은혜와 능력을 베풀어주신 것은 자기들이 받은 복을 나누도록 하시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만이 선택된 백성이고, 하나님은 우리만의 하나님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제사장 나라로 부르심을 받았으면서도 제사장 나라가 되기를 거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런 이스라엘 대신에 우리 예수 믿는 사람을 새로운 이스라엘로 부르셔서 우리로 하여금 제사장 일을 감당하게 하셨습니다.

   우리 주님이 그렇게 사셨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에 앉아 계셔야 마땅하신 우리 주님께서 영광의 보좌를 버리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이 땅에 사시면서 단 한 번도 권력의 자리를 기웃거리거나 사람들로부터 명예나 인기나 영광 얻기를 탐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총이 필요한 사람들 곁으로 다가가셔서 그들을 품에 안으시고 그들을 위해 사셨습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자신의 생명을 십자가에서 내어주심으로 온 인류를 구원하시는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습니다. 온전히 타인을 위한 삶, 다른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삶, 다른 사람을 세우는 삶을 사셨기에 히브리서에서는 예수님을 향하여 ‘큰 대제사장’(히브리서 4:14)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큰 대제사장’이라는 말은 제사장의 서열 가운데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제사장이라는 말이 아니라, 주님이야말로 완벽하게 제사장의 역할을 감당하신 분이셨다는 뜻입니다.

   오늘 본문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람에게는 버린 바가 되었으나 하나님께는 택하심을 입은 보배로운 산 돌이신 예수께 나아가.” 우리 주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버림을 받으셨습니다. 왜 주님이 버림을 받으신 것입니까? 세상 방식대로 살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처럼 살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기대하고 원하는 메시아가 아니셨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예수님은 그것에 개의치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만 바라보고 인류 구원의 역사를 위해서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오직 하나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래서 주님은 하나님께 인정을 받으셨습니다. 그것이 바로 제사장으로 사시는 삶이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주님의 제자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는 주님의 삶을 본받아야 할 그리스도인입니다. 우리는 주님을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구주시라고 고백하는 신앙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주님이 사신 그런 제사장으로서의 삶을 닮아가야 합니다.

   오늘날 세상은 그런 주님의 길을 가는 것을 어리석다고 말합니다. 오히려 남에게 뒤떨어진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고 가르칩니다. 자기의 권리를 포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라고 말합니다. 남을 짓밟고 올라서야 성공할 수 있고, 출세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강요합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뛰어나기 위해서 남들보다 돈을 더 벌어야 하고, 남들보다 더 많이 가져야 한다고 가르칩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남들보다 더 쉽게, 더 빠르게 돈을 벌고 출세하려고 안달을 합니다. 부동산에 투자해서 일확천금을 얻기를 기대합니다. 주식에 투자해서 남들보다 더 빨리 돈을 벌고 싶어 합니다. 요즘에는 비트코인이니 도지코인이니 하는 것으로 일확천금을 얻고 싶어 합니다. 남들보다 더 빨리 출세하기 위해서 남들을 짓밟고, 남의 허물을 약점 삼아 그것을 폭로해서 경쟁자를 끌어내리고 자신이 올라가려고 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현명하게 세상을 사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 세상에 살다 보니 그리스도인들도 세상에서 제사장으로 살기보다는 이웃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 존재처럼 살고 있습니다. 그런 생각으로 세상을 살기 때문에 ‘우리가 거룩한 제사장’이라는 말에는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관심을 갖는다 하더라도 그저 ‘나라는 존재가 귀한 존재라고 말씀하시는 거구나.’ 그런 생각에 머물고 맙니다.

   제사장은 제사장다워야 합니다. 제사장답다는 말은 제사장다운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합니다. 자신만을 위한 제사장은 없습니다. 제사장의 존재 목적이 백성을 위함입니다. 백성들의 죄를 대신 짊어지고 하나님께 나가는 사람이 제사장입니다. 백성들의 허물을 대신하여 제사를 드리는 사람이 제사장입니다. 제사장이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님 앞에서 나의 정결함을 통해 다른 사람이 하나님과 화해하도록 다리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오늘은 청년주일입니다. 청년주일을 맞이하여 우리 교회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신앙의 젊음을 갖고 사는 우리 믿음의 식구들에게 청년성(청년다움)이 회복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청년다움이란 무엇입니까? 신앙의 청년성이 무엇입니까?

   청년은 자신과 세상에 대해서 깊은 고민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관습에 내 삶을 맡기는 것은 청년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삶일지라도 한 번쯤 뒤집어 볼 수 있고, 뒤집어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청년들에게 주어진 특권입니다. 우리 사회는 갈수록 경쟁과 분쟁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과 경쟁해서 이겨야만 살아남는 사회라고 말하면서 경쟁을 부추깁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깊이 생각해 보십시다. 경쟁에서 이겨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입니까? 경쟁이 아니라 상생의 방도를 모색할 수는 없는 것입니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어야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시대는 경쟁을 부추기고, 경쟁해서 이겨야 한다고 세뇌시키고 있습니다. 이런 시대의 조류에 아무 생각 없이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제사장의 정신으로 서로를 위해 희생하고 배려하고 양보하는 것이 참된 가치임을 우리는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청년들이 해야 할 일입니다. 사회가 아무리 우리를 경쟁으로 몰아붙인다 하더라도, 그런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더불어 살아갈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가는 신앙인이 되어야 합니다. 그게 신앙의 청년다움입니다.

   또한 청년다움이란 거짓에 항거할 줄 아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잘못된 관습에 대해서 과감하게 개혁을 주장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회적인 문제에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신앙인이 신앙답지 못한 것에 대해서 과감하게 ‘NO!’라고 저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은 편을 갈라 사람을 차별하지만, 우리 신앙인들은 차별이 아니라 공동체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세상은 적당하게 거짓과 타협하도록 유혹할지라도 우리 신앙인들은 올곧게 진리와 진실을 따라가야 합니다. 주님이 세상과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가신 것처럼 말입니다. 비록 그 길이 세상으로부터 버림받는 길이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우리는 신앙에 청년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나이가 젊다는 것 때문에 청년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정일 목사는 그의 책 『문학은 어떻게 신앙을 더 깊게 만드는가』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 20대여도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청춘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문학의 눈으로 본다면 청춘은 나이보다는 생각에 가깝다. 청춘을 산다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청춘을 살아봤다면 지금도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에 고민이 있을 것이다.” 그렇습니다. 청년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청년을 사셨던 분들은 지금 그리스도인으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고민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 믿음의 청년들이 신앙의 청년성을 회복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거짓에 대해서 저항하고, 불의에 대해서 분노할 수 있는 것이 청년정신입니다. 잘못된 노예제도에 대항하여 목숨 걸고 싸우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내지 못했더라도 ‘내가 스파르타쿠스다!’고 외쳤던 로마의 노예들처럼, 우리도 잘못된 관행, 잘못된 신앙, 거짓된 진리에 대항하여 과감하게 외쳐야 합니다. ‘나는 제사장입니다!’라고 말입니다.

   그럴 때 우리가 드리는 예배가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시는 예배가 됩니다. 세상과 타협하거나 거짓에 치우치지 않고 묵묵히 진리를 따를 때 우리는 참된 예배자가 됩니다. 그리고 우리는 참된 예배자로, 세상을 섬길 제사장들입니다. 서로를 섬길 제사장들입니다. 제사장이 제사장다울 때 그 제사장이 드리는 예배를 하나님께서 기쁘게 받으십니다. 우리의 예배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참된 예배가 되도록, 우리에게 주신 제사장의 사명을 잘 감당하십시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세상의 방법이 아닌 하나님의 방법으로, 세상에 속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속한 하나님의 제사장으로 바르게 사십시다. 오늘 우리 시대에서 결코 쉽지 않지만, 우리가 제사장 다운 제사장으로 살려 할 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시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힘 주실 것입니다.

< 2021년 5월 16일 주일낮예배-청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