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도 - 절제

< 본문 – 사도행전 24:24-26 >

  그리스 신화에 에리직톤(Erysichton)이라는 테살리아의 왕이 등장합니다. 이 에리직톤은 신들을 우습게 여기고 신들에게 제사도 드리지 않는 오만하고 불경스러운 인물입니다. 그가 다스리던 테살리아에는 대지의 여신이자 농업의 여인인 데메테르(Demeter)에게 바쳐진 신성한 숲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숲 한복판에는 숲의 요정들이 둘러싸며 놀던 커다란 참나무가 한 그루 서 있었습니다. 그 참나무는 그 한 그루만으로도 숲처럼 보일 정도로 무성하고 키가 큰 나무였습니다. 에리직톤은 그 참나무가 무척이나 탐이 났습니다. 그 나무를 베어다가 연회장을 짓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종들을 시켜 그 나무를 자르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데 종들 가운데 어느 누구도 왕의 명령을 따르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 나무를 베다가 신에게 저주를 받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는 두려움에 떠는 종들을 비웃으며 자신이 직접 도끼를 가져다가 그 나무를 찍기 시작했습니다.(그림1) 나무가 떨며 신음소리를 내고, 숲의 요정들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자비하게 그 나무를 찍어댑니다. 에리직톤의 도끼날이 닿는 자리마다 붉은 피가 솟아나고 모두가 공포에 빠지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결국 나무를 쓰러뜨리고 맙니다.

  숲의 요정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데메테르 여신은 몹시도 화가나서 황량한 땅에 머물고 있던 굶주림과 기근의 여신인 리모스(Limos)에게 에리직톤을 벌해 달라고 요청합니다. 데메테르의 부탁을 받은 리모스는 깊은 잠에 빠진 에리직톤의 침상에 다가가 그의 혈관 구석구석에 배고픔을 심어놓습니다.(그림2) 그렇게 해서 에리직톤은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이 그치지 않는 걸신들린 아귀와 같은 존재가 되고 맙니다. 허기를 느끼고 잠에서 깨어난 에리직톤은 종들에게 먹을 것을 가져오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러나 아무리 먹어도 허기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먹으면 먹을수록 배고픔과 허기는 더욱 극심해질 뿐입니다. 그는 왕궁에 있는 음식들을 모두 먹어치웠습니다. 그래도 허기를 채울 수 없었고, 자신의 전 재산을 다 팔아 음식을 사지만 배고픔은 가시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그는 음식을 사기 위해서 자신의 딸 메스트라(Mestra)를 남의 집 종으로 팔아버립니다.(그림3) 아버지에 의해 종으로 팔려진 그녀는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에게 도움을 청하게 되고, 그녀의 가련한 운명을 가엾게 여긴 포세이돈이 그녀에게 원하는 대로 모습을 바꿀 수 있는 변신의 능력을 주어 도망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그럼에도 에리직톤은 돌아온 딸을 다시금 팔아 음식을 사 허기를 채우곤 했습니다. 결국 에리직톤은 계속된 배고픔을 참지 못하고 자신의 팔다리와 몸뚱이까지 뜯어먹고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그림4) 죽음만이 배고픔을 끝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던 것입니다.

  참으로 엽기적이고도 끔찍한 이야기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왜 그리스 신화에서는 그런 끔찍한 이야기를 그려놓고 있는 것일까요? 우리는 여기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인간의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인간이 자기 한계를 벗어나 신의 영역을 침범할 경우 그 인간의 오만함은 결국 신으로부터 끔찍한 형벌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에리직톤은 신들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그 결과 신의 영역인 신성한 숲의 참나무를 자기 욕망을 위해서 베어버립니다. 그 결과 비참한 파멸로 그의 생이 마감되고 맙니다. 또 하나의 교훈은 신의 영역까지 침범하려는 인간의 욕망은 결국 자기 살을 뜯어먹기까지 해야 하는 그 욕망의 노예가 되고 만다는 사실입니다. 아무리 먹어도 배고픔을 채울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은 자신의 죽음에 이르러서야 멈추고 맙니다. 우리 인간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채우고 싶어 하는 욕망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에리직톤은 먹을 것에 대한 배고픔 때문에 외동딸까지 팔아 먹을 것을 얻으려 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 인간의 욕망은 단순히 먹을 것에 대한 허기가 아니라, 다양한 것에 허기를 느껴 그것을 채우기 위해 헛되이 노력하며 살곤 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것이 돈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권력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건강에 대한 지나친 욕망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인기나 명예에 대한 욕망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체면이나 자존심에 대한 욕망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기도 합니다. 그런 욕망의 결과는 자기 파멸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이제 우리 스스로 깊이 생각해 보십시다. 나는 지금 어떤 욕망의 노예가 되어 살아가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어쩌면 우리가 많이 가지지 못했기 때문에 무언가를 욕망하며 사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전에 비해 너무나도 많이 누리고 있기 때문에, 그래서 지금의 누림에 만족하지 못하고 누리고 있음에 대한 더 깊은 갈망이 우리 안에 있는지도 모릅니다. 마치 에리직톤이 무언가를 먹으면 먹을수록 더욱 허기를 느끼고 배고픔에 더 많은 것을 먹고 싶어 하는 것처럼 말입니다.재물을 가지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어느 정도 재물을 가졌고, 그 재물이 주는 인생의 쾌락과 편리함을 누려본 사람이 더 많은 재물을 가지려고 합니다. 권력을 누리지 못한 사람보다도 작은 권력이라도 누려본 사람이 권력의 맛을 알기에 더 큰 권력을 얻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인기나 명예를 얻어 본 사람이 그 인기의 매력에 빠져 더 많은 인기를 누리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현대사회의 병폐는 무언가를 가지지 못햇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 많이 가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많이 가졌음에도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더 많이 가지려는 인간의 거짓된 욕망에 포로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런 세상 욕망에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 필요한 덕목이 있다면 그것은 절제입니다. 특별히 믿음으로 사는 믿음의 사람들이 반드시 가져야 할 덕목이 절제입니다. 오늘 본문이 그것을 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는 사도 바울이 제3차 선교여정을 마치고 예루살렘에 돌아왔을 때 일어난 일입니다. 당시 예루살렘에는 사도 바울을 시기하여 죽이려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권력을 가진 산헤드린 공회뿐만 아니라, 사도 바울을 암살하려고 음모를 꾸미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에 대한 그런 음모가 꾸며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선, 로마의 천부장은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도 바울을 그냥 예루살렘에 머물게 할 수 없었습니다. 사도 바울에게 어떤 위험한 사건이 벌어진다면 로마 시민권을 가진 사람을 제대로 보호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문책을 당할 것이 너무나도 자명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천부장은 한밤중에 유대인들 몰래 백부장 두 명에게 사도 바울을 호위하여 로마 총독의 관저가 있는 가이사랴로 호송을 보내게 됩니다. 당시 유대지역을 통치하고 있던 로마 총독은 오늘 본문에 그 이름이 언급된 벨릭스였습니다.

  벨릭스 총독는 원래 그리스 출신의 노예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다가 로마의 클라우디우스(Claudius) 황제가 노예를 해방하고 해방된 노예를 관직에 등용할 때 관직에 오르게 되었고, 유다 총독으로 부임하게 되었습니다. 그 벨릭스가 유대 총독으로 있은 지 6년 되던 해에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에서 총독 관저가 있는 가이사랴로 호송되어 온 것입니다. 예루살렘에 있어야 할 바울이 가이사랴로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산헤드린 공회는 더둘로라는 변호사를 대동하고 가이사랴까지 와서 사도 바울을 고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산헤드린 공회와 사도 바울 사이에 범리공방이 이루어집니다. 오늘 본문에 나온 것처럼 벨릭스 총독의 아내는 유대인인 드루실라였습니다. 드루실라는 헤롯 대왕의 손녀이자 헤롯 아그립바 1세의 딸입니다. 그녀는 이미 15세에 시리아의 작은 분봉국인 에메사(Emesa)의 왕 아지주스(Azizus)와 결혼한 유부녀였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빼어난 미모에 반한 벨릭스가 그녀에게 청혼을 하게 되고, 그녀는 권력을 탐하여 남편과 이혼하고 벨릭스의 세 번째 부인이 됩니다. 비록 그녀가 율법을 어기고 권력을 탐하여 벨릭스의 세 번째 부인이 되었지만, 그녀는 태생부터가 유대인입니다. 그래서 유대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벨릭스 역시 자신의 아내인 드루실라로 인해서 유대교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바로 앞인 22절에 보면, 산헤드린 공회의 고발과 거기에 대한 사도 바울의 변론을 듣고 난 후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벨릭스가 이 도에 관한 것을 더 자세히 아는 고로 연기하여 이르되 천부장 루시아가 내려오거든 너희 일을 처결하리라 하고,” 벨릭스는 자신의 아내의 영향으로, 그리고 6년 동안 유대지역을 통치하면서 유대교에 대해서, 그리고 예수믿는 사람들에 대해서 어느 정도 들어 알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전한 복음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서둘러 판결하지 않고 더 자세히 알아본 후에 판결하겠다고 말하며 판결을 연기합니다.

  자 그러는 사이에 오늘 본문의 말씀이 등장합니다. 산헤드린 공회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자 벨릭스는 그의 아내와 함께 사도 바울을 따로 불러 복음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가 주의 깊에 보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사도 바울이 벨릭스 총독과 그의 아내 드루실라 앞에서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에 대한 말씀을 증거하면서 한 말입니다. 바울은 벨릭스 총독과 드루실라 앞에서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증거하면서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에 강론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을 조금 쉽게 표현한다면 이런 뜻입니다. 벨릭스 총독이 사도 바울에게 ‘네가 유대교에서 떠나 예수를 믿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 때문에 유대인들에게 미움을 받고 고발까지 당했는데, 네가 믿는 예수가 누구며 그 복음이 무엇이냐? 네가 전하는 복음과 유대교에서 말하는 것과 차이가 무엇이냐?’ 그렇게 물은 것입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은 예수 믿는 것과 유대교와의 차이점을 세 가지로 요약해서 말씀해 주었다는 것입니다.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입니다.

  ‘의와 절제와 장차 오는 심판’이라는 말을 아주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의’라는 것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구원을 받는 것입니다. 그리고 ‘장차 오는 심판’이라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가 장차 심판의 주님으로 오셔서 세상을 심판하시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죄인이었습니다. 율법을 행함으로는 구원을 받을 수 없음을 아신 하나님께서 우리의 노력이 아닌 하나님의 의로우심으로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예수님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십자가에서 우리 대신 죽게 하심으로 우리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주님을 믿음으로 구원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의입니다. 그런 하나님의 의로 구원받아 우리의 믿음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의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믿음의 삶을 시작하는 시작점입니다. 그리고 장차 오는 심판은 우리의 마지막입니다. 우리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것입니다.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하나님이 심판을 명하실 때 우리는 누구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게 우리 인생의 마지막입니다.

  그렇다면 그렇게 우리의 믿음이 하나님의 의로 시작되었고 하나님의 심판으로 마무리된다면, 우리 믿음의 시작과 마지막 사이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은 한 마디로 표현하면 절제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벨릭스 총독과 드루실라에게 ‘그리스도 예수 믿는 도’를 이야기할 때 누가는 그 모든 내용을 단 세 단어로 요약한 것입니다. ‘의와 절제와 심판’입니다. 물론 사도 바울이 여러 가지 논증과 간증을 통해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말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의 저자인 누가는 사도 바울이 전한 모든 말을 단 세 단어 ‘의와 절제와 심판’이라는 말로 요약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이 사도 바울이 전한 ‘믿음의 도’의 핵심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왜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살아가야 하는 삶을 ‘절제’라는 말로 요약할 수 있는 것입니까?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들은 왜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입니까?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서게 될 우리가 심판대 앞에서 부끄럽지 않으려면 왜 절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절제’라는 말은 자기 통제라는 말입니다. 우리 안에 일어나는 욕심과 탐욕을 제어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분수를 지키며 사는 것입니다. 이건 그리스도인들에게 반드시 요구되는 믿음의 덕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이 쓴 편지를 통해서 우리 신앙인들이 왜 절제하며 살아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말씀해 주십니다.

  고린도전서 9:2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기기를 다투는 자마다 모든 일에 절제하나니 그들은 썩을 승리자의 관을 얻고자 하되 우리는 썩지 아니할 것을 얻고자 하느니라.” 운동경기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운동선수들은 절제합니다. 먹는 것도 절제하고, 옷 입는 것도 절제합니다. 외모를 치장하는 것도 절제합니다. 그래야만 경기에서 이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썩을 면류관을 얻기 위해서 싸우는 운동선수들도 이기기 위해서 그렇게 절제하는데, 하나님으로부터 영원한 생명의 면류관을 얻으려 하는 사람들이 어찌 절제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하늘의 상급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은 이 땅에서 사는 동안 내가 누리고 싶은 것을 다 누리며 살지 않습니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다 쓰며 살지 않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다 하며 살지 않습니다. 절제합니다. 참습니다.

  고린도전서 7:5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너희가 절제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사탄이 너희를 시험하지 못하게 하려 함이라.” 우리가 절제하는 못하면 사탄에게 시험을 받게 된다는 것입니다. 절제하지 못한 행동, 절제하지 못한 욕망은 결국 사탄의 시험에 거릴 수밖에 없다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갈라디아서 5:22-23절에서는 성령의 아홉 가지 열매를 이야기하면서 마지막 아홉 번째 성령의 열매가 절제라고 말씀합니다. 성령으로 사는 사람들,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 사는 사람들이 절제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어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라.”(갈라디아서 5:24)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고백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주님으로 영접한 사람들은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들입니다. 이제는 나의 정욕을 따라 살지 않습니다. 탐심이 나를 지배하게 내버려두지 않습니다. ‘정욕’이라는 말은 내 안에서 끓어오르는 육체적인 욕망이나 열정을 뜻합니다. ‘탐심’이라는 말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 이상을 탐내는 것, 꼭 내게 필요한 것이 아님에도 욕심을 부리는 것을 말합니다. 그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음으로 우리는 절제된 삶을 살 수 있게 됩니다.

  2018년 7월 1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사로 초청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전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욕심을 부려 더 많이 더 많이 원한다면 야망이 빈약하다는 뜻입니다. 대신 ‘와! 난 가지고 있는 게 너무 많아, 누구를 도와줄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많이 기여할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야말로 야망이며 영향력입니다.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건 얼마나 경이로운 선물인가요?”

  사람은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욕심이 없이 산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돈에 대한 욕심이 적은 사람일지라도 권력이나 명예에 욕심을 갖기도 하고, 권력의 욕심이 없다라고 말하는 사람일지라도 돈에 대한 욕심을 갖고 살아갑니다. 문제는 무엇에 더 많은 욕심을 갖고 사느냐 하는 것입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처럼, 더 많이 소유하려는 욕심보다도 내게 있는 것을 어떻게 더 많이 나누고 기여하고 도와줄까에 욕심을 내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가 사는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단이 정한 ‘경건 절제 및 환경주일’입니다. 세 개의 단어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은 이것들이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경건하게 살려면 절제하야 합니다. 디모데전서 6:6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자족하는 마음이 있으면 경건에 큰 이익’이 됩니다. 자족이라는 말은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족한 줄 알며 사는 것입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사는 것입니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족한 줄 알며 살기 위해서는 절제해야 합니다. 절제가 없으면 결코 자족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자족하며 절제할 때,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앞에 경건하게 살려할 때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이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그대로 아름답게 보존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 환경 문제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입니까? 우리 인간의 지나친 욕심 때문입니다. 조금 더 편리하고, 조금 더 소유하고, 조금 더 누리고 싶은 인간의 욕심이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환경을 파괴하면서 아픈 지구를 만들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아픈 지구로 말미암아 우리 인간이 되려 고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북극의 빙하가 녹고, 엘리뇨(El Nino)이 라니냐(La Nina)니 하는 기후 이상현상이 발생한 것은 모두 인간의 욕심이 빚어낸 비극의 단면입니다. 오존층이 파괴되고 사막화가 가속화되고, 열대림이 파괴되고, 대기 오염이 심각해지는 모든 것이 다 우리 인간이 절제하지 못하고 지나친 욕심을 부려 환경을 파괴한 결과 나타난 현상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절제된 삶’을 살라고 말씀하십니다. 욕심과 욕망의 노예가 되어 살지 말라는 말씀입니다. 그것이 곧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답게 경건하게 사는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절제된 삶이란 우리가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입니다. 조금 더 단순하게 사는 것입니다. 조금 덜 소유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것을 충분히 활용하며 사는 것입니다.

  여러분, 물론 우리가 욕심을 버리고 절제된 삶을 살면 불편할 수 있습니다. 단순하게 살면 뭔가 부족하고 모자란 것처럼 느낄 것입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는 것이 신앙인답게 사는 것입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의로 구원받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고, 하나님의 심판대 앞에 설 준비된 삶을 사는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절제하며 조금 불편하게 사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희망이 됩니다.

< 2021년 6월 6일 주일낮예배 – 경건 절제 및 환경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