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드린 감사

< 본문 – 시편 54:1-7 >

  여러분에게 영상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https://youtu.be/nTRkEycmBe0>

  이태 전인 2019년 9월부터 지난해인 2020년 2월까지 호주에서는 거대한 산불이 일어났습니다.(사진1) 호주 남동부 해안가인 뉴사우스웨일스(New South Wales) 주를 중심으로 일어난 이 산불로 인해서 엄청난 피해를 입게 되었습니다. 세계자연기금(WWF)의 발표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약 1만 5천여 건의 산불이 발생하여 우리나라 남한 면적보다 넓은 지역이 불이 타고 말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약 1억 4400만 마리의 포유류와 24억 6천만 마리의 파충류, 1억 8천만 마리의 조류, 그리고 5100만 마리의 개구리가 죽거나 부상을 입고 서식지를 잃었다고 합니다. 이 가운데 호주의 대표적인 명물인 코알라가 6만 1천 마리나 목숨을 잃었다고 합니다. 엄청난 산불로 인해서 전 세계적으로 큰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지난해 1월 시드니 근처의 한 야생공원에서 코알라 새끼가 태어났습니다.(사진2) 그리고 태어난 지 5개월 만에 어미 코알라 로지(Rpsie)의 주머니 속에 있는 애쉬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2020년을 맞아 처음 태어난 이 코알라는 이름이 ‘잿더미’를 의미하는 ‘애쉬’(Ash)라고 이름 지어졌습니다. 산불로 인해 목숨을 잃은 수많은 동물들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서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새생명으로 태어난 애쉬가 호주의 야생동물들의 희망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는 것입니다. 이번 산불로 인해 죽은 코알라의 수가 너무 많아 이제 코알라가 독자적으로 생존이 불가능한 ‘기능적 멸종’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코알라는 유칼립투스에 매달려 유칼립투스 나뭇잎을 먹이로 살아가는데, 이 유칼립투스는 빠르게 타는 특성 때문에 이번 화재로 많이 불에 타버려 코알라들이 생활하는 여건이 아주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그런 암울한 현실 속에서 태어난 아기 코알라 애쉬는 단순히 야생동물들만이 아니라 호주 국민들의 희망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종종 그렇게 우리가 원치 않는 극한 상황에 부딪히곤 합니다. 장장 6개월 동안 계속된 호주 산불은 지금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지만, 정말 끔찍한 재난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감사한 것은 하나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실수나 욕심 때문에 망가져 가는 세상이나 자연, 또는 우리가 맞닥뜨린 극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회를 주신다는 것입니다. 아기 코알라 애쉬가 태어난 것은 바로 그런 희망을 우리에게 보여준 것이기에, 그의 태어남이 많은 사람에게 희망이 되고 용기를 주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오늘 맥추감사주일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라는 극한 상황은 우리를 참으로 힘들게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잘 들어보지도 못한 ‘팬데믹’(Pandemic)이란 말이 너무 익숙해졌습니다. 대량살상 전염병으로 인해 지구촌에 큰 위기가 닥쳤을 때에 쓰는 그 말이 우리 시대에, 그것도 최첨단 과학시대라고 하는 오늘날에 그런 용어가 쓰일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1년 반 가까이 발이 묶이고 삶이 억압당하는 힘든 상황을 버텨야 했습니다. ‘이제 곧 끝나겠지.’ 라는 기대감과 함께 ‘언제 끝나지?’ 하는 두려움이 교차하며 1년 반을 지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백신의 보급으로 인해 보다 숨통이 트이는 듯 합니다만, 또다시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서 여전히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 힘든 기간 동안 삶에 정말 큰 위기를 겪은 분들이 참 많았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 힘든 상황은 지속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상황을 다윗의 생애로 비유한다면 사울 왕에게 쫓겨 광야생활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다윗은 어린 나이에 전쟁터에 나가 있는 형들의 안부를 알아오라는 아버지의 심부름으로 전쟁터를 찾아갑니다. 다윗이 전쟁터에 도착했을 때 블레셋의 거인 장수 골리앗이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조롱하고 모욕하는 말을 듣게 됩니다. 그 말을 들은 다윗은 ‘어찌 할례받지 않은 블레셋 사람이 살아계신 하나님의 군대를 모욕하느냐?’며 분노하게 됩니다. 그리고는 사울 왕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말리는데도 골리앗과 싸우러 나갑니다. 그리고 결과는 다윗의 승리였습니다. “만군의 여호와의 이름으로 네게 나아가노라.”(사무엘상 17:45)고 담대한 믿음으로 나가 승리를 거둔 것입니다.

  다윗이 블레셋의 장수 골리앗을 죽이자 전세는 완전히 뒤바뀌게 되고, 그동안 두려워서 벌벌 떨던 이스라엘의 군대가 용기를 내어 블레셋을 공격하여 승리를 거두게 됩니다. 이 블레셋과의 전투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은 당연히 다윗이었습니다. 그래서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다윗의 이름을 칭송하는 노래를 지어 부르며 환영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윗의 인생에서는 큰 위기가 되고 말았습니다. 자신의 왕좌에 유난히도 집착하던 사울은 다윗이 언제 자신의 자리를 빼앗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다윗을 죽이려고 안간힘을 씁니다. 아무런 힘도 없던 다윗은 사울 왕과 사울 왕이 이끄는 군대에 의해서 쫓기는 신세가 되고, 도망자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오늘 본문인 시편 54편이 기록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인 시편 54편의 상황이 사무엘상 23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당시 다윗은 사울을 피해 도망하고 있었습니다. 그 상황을 사무엘상 23:14절에서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다윗이 광야의 요새에도 있었고 또 십 광야 산골에도 머물렀으므로 사울이 매일 찾되 하나님이 그를 그의 손에 넘기지 아니하시니라.” 사울이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매일 다윗을 수색했습니다. 그래서 다윗은 광야의 요새와 십 광야의 산골 등 이리저리 몸을 피신해야 했습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다윗이 블레셋의 침공을 받은 그일라를 구해준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일라 사람들이 다윗 덕분에 블레셋으로부터 구원받았음에도, 그 그일라 사람이 다윗이 숨어 있는 곳을 사울에게 밀고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다윗은 은헤를 베풀었는데, 은혜을 입은 그일라 사람이 다윗을 배신하고 사울에게 다윗을 밀고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더더욱 몸을 조심하며 도망자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다윗을 밀고하는 일은 또 있었습니다. 다윗이 광야 남쪽 하길라라고 하는 곳에 숨어 있었는데, ‘십’이라는 동네 사람들이 다윗이 숨어 있는 곳을 사울 왕에게 또 밀고한 것입니다. 그래서 다윗은 다시 마온 광야로 피신을 해야 했고, 사울의 군대가 다윗을 뒤쫓아 마온 광야에까지 추격해 오게 됩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다윗이 오늘 본문의 시를 지은 것입니다. 본문 3절에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낯선 자들이 일어나 나를 치고 포악한 자들이 나의 생명을 수색하며 하나님을 자기 앞에 두지 아니하였음이니이다.” 여기서 말하는 낯선 자들은 그일라 사람과 십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그일라 사람들은 다윗이 자신들을 블레셋으로부터 구원해 주었음에도 배신하고 사울에게 다윗의 위치를 일러바쳤습니다. 십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십 사람들은 다윗과 같은 유다 지파에 속한 사람들입니다. 다윗의 친족들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런데 친족과도 같은 십 사람들이 다윗을 배신하고 사울 왕에게 다윗의 위치를 알려 주어 다윗의 생명을 위태롭게 만들었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한다면 그일라 사람들이나 십 사람들은 다윗을 결코 배신할 수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다윗을 배신했습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포악한 자들이 자신의 생명을 노리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포악한 자들’는 자신이 가진 힘이나 권력을 가지고 다른 사람을 인정사정없이 해치는 무자비한 사람을 말합니다. 그들은 말할 것도 없이 사울 왕과 사울 왕의 부하들을 가리킵니다.

  다윗은 지금 그렇게 큰 위기에 몰려 있습니다. 자신에게 은혜를 입었던 사람이 자신을 배신했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친족과도 같은 사람들까지도 배신하고 자신을 밀고했습니다. 그러자 자신의 생명을 노리는 사람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군사들을 몰고 와 자신을 수색하고 있습니다. 하는 수 없이 다윗은 또 다시 마온 황무지로 자신의 몸을 피신해야 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배신을 당하고 추격을 당하는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다윗이 거처하고 있는 광야 역시 척박하기 그지없는 곳입니다. 다윗이 사울 왕의 추격을 피해 머문 곳들은 대부분이 광야나 황무지입니다. 광야의 삶은 너무나도 힘들고 고달픕니다. 전에 말씀드린 것처럼, 2016년 이스라엘을 방문했을 때 광야길을 걸어본 적이 있습니다. 유대광야 안에 엔프랏이라는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와디 켈트(Wadi Kelt)를 따라 내려가면 여리고에 이를 수 있습니다.(사진3-미츠페여리고에서 바라본 유대광야, 그 끝에 여리고가 있습니다.) 유대광야에 나 있는 계곡인 와디 켈트를 따라 여리고까지 약 6시간 정도 광야길을 걸었는데, 마지막 여리고에 거즘 다 와서는 완전히 파김치가 되고 말았습니다. 하루 잠깐 걷는 길도 그렇게 힘들었는데, 다윗은 오랜 기간 동안 광야에 머물러 살아야 했고, 자신을 추격해오는 사울의 군사를 피하여 수시로 광야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피신해야 했습니다. 광야가 어떤 곳인가를 안다면 그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지 가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다윗의 상황은 모든 것이 너무나도 힘듭니다. 계속해서 믿을만한 사람들로부터 배신을 당하고, 자신이 거처하는 삶의 공간 역시 척박하기 그지없는 광야와 황무지입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자신의 삶에 대해서 불평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하나님, 하나님을 사랑하는 나를 왜 이렇게 고달프게 하십니까?’ 그렇게 탄식하거나 원망하지 않습니다.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십니까?’ 그렇게 울부짖지도 않았습니다. 오히려 오늘 본문 6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가 낙헌제로 주께 제사하리이다. 여호와여 주의 이름에 감사하오리니 주의 이름이 선하심이니이다.” 다윗은 하나님께 오히려 감사하고 있습니다. ‘낙헌제’(네다바)는 기쁜 마음으로 자원하여 드리는 제사를 말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너무 큼을 알기에, 은혜 베푸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원하여 즐거이 드리는 제사입니다. 다윗의 상황은 점점 최악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가까이에 있던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배신하며, 광야와 황무지를 헤매며 피신 다녀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다윗은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낙헌제로 주님께 제사하겠다고 약속합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다윗은 주님의 이름에 감사하겠다고 선언합니다. 감사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주님의 이름이 선하시기 때문입니다. ‘선하다’는 말의 구약성경 언어는 ‘토브’(טוב)입니다. 그 말이 가장 많이 나오는 성경이 창세기 1장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보시기에 좋았더라.’라고 거듭거듭 말씀하십니다. 여기에 ‘좋았더라.’라는 말이 오늘 본문에서 ‘선하다’고 번역된 ‘토브’입니다. 그러니까 오늘 본문에서 ‘주님의 이름이 선하시다’는 말은 ‘주님의 이름이 너무 아름답다. 좋다. 선하시다.’ 그렇게 번역할 수 있는 고백입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왜 주님의 이름이 선하시다고, 주님의 이름은 너무너무 아름답고 좋다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여호와 하나님께서 지금 자신이 겪고 있는 이 어려움에서 자신을 건져주실 것을 믿기 때문입니다. 자신은 여전히 사울 왕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때로는 목숨이 경각에 달렸다고 말할 정도로 위태롭기 그지 없습니다. 쫓기는 삶에 고달프기도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상황이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좋아질 기미가 보이는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다윗은 한 가지 분명한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 모든 환란에서 건져주실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7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참으로 주께서는 모든 환란에서 나를 건지시고”

  다윗이 주님의 이름을 선하고 아름답다고 고백한 또 하나의 이유는 하나님의 도우심을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주위를 둘러보아도 하나님의 도우심을 느낄 수 없습니다. 믿었던 사람들도 자신을 배신합니다. 자신은 여전히 떠돌이 도망자 생활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다윗은 그런 와중에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도우심의 손길을 확신했습니다. 4절에서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나를 돕는 이시며 주께서는 내 생명을 붙들어 주시는 이시니이다.”

  지금 다윗의 상황은 결코 좋지 않습니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도 보이지 않습니다. 상황은 점점 더 악화일로로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하나님께 즐거이 제사를 드리겠다고, 그리고 하나님의 이름에 한없는 감사를 올려드린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에게 그런 극한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게 한 것입니까? 그건 바로 하나님에 대한 무한 신뢰(절대 신뢰)입니다. 다윗은 지금의 상황을 보지 않았습니다. 상황을 생각한다면 좌절하고 원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다윗은 상황을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을 기억했습니다. 하나님을 바라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극한 상황에서도 감사가 있었고, 기쁨을 누릴 수가 있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환경만을 생각한다면 결코 만족할 수 없습니다. 만족하지 못하면 삶에 기쁨도 없고 감사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의 상황이 어려울수록 우리는 눈을 들어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상황이 아무리 극한으로 치닫는다 하더라도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그리고 언제나 도우심의 손길로 우리에게 다가오시기 위해서 준비하고 계십니다. 우리를 도우시는 하나님을 바라보고,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을 의지할 때 우리에게 절망적인 상황은 결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도우시는데 그 무엇이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겠습니까? 사울이 아무리 다윗을 죽이기 위해서 혈안되어 있다 하더라도, 그래서 다윗이 가는 곳마다 군사를 보내 다윗을 죽이려 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길 아래 있는 다윗을 죽일 수 없었습니다. 아니 다윗을 왕으로 세우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에는 조금도 차질이 없었습니다. 결국 하나님만 바라보며, 하나님만을 신뢰하며 감사와 기쁨을 잃지 않았던 다윗은 이스라엘의 왕이 됩니다.

  우리는 또다시 감사의 절기를 맞았습니다. 감사의 절기에 우리는 참 많이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우리는 다윗의 비하면 너무나도 좋은 환경 속에서 살고 있음에도 감사하지 못하고, 불평과 불만족 가운데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다윗만이 아니라 성경에 기록된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은 한결같이 고난 중에서도 주님을 신뢰함으로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아무리 힘든 상황이라 하더라도 주님을 바라보며 감사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모두 믿음의 사람이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8) ‘범사에’라는 말은 ‘어떤 상황에서도’라는 뜻입니다. 평안한 상황에서 감사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계획한 일들이 잘 풀릴 때 감사하는 것은 세상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식들이 잘 될 때,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감사하는 것은 믿음을 갖지 않는 사람들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진짜 믿음은 형통하고 일이 잘 풀릴 때가 아니라, 어렵고 힘들 때 그 힘을 나타냅니다. 오늘 본문의 다윗처럼, 그의 인생이 광야와 같이 척박하고 힘들 때 감사하는 신앙으로 사는 것이 진짜 신앙입니다.

  6개월 동안 지속된 산불 가운데서도 아기 코알라 애쉬가 태어났습니다. 극한 절망 중에서 희망이 탄생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절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말입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 감사를 빼앗아갈 그 어떤 극한 상황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라보는 한 말입니다.

  우리가 지난날들을 회상하며 감사하는 것도 참으로 아름다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광야와 같은 오늘의 삶을 살고 난 후 나에게 주어질 하나님의 은혜를 바라보며 감사하는 것입니다. 아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아픔과 상처로 인해서 고통스럽습니다. 이 어려움이 언제 끝날지 알 수도 없습니다. 내 주변을 둘러볼 때 나에게 힘을 주는 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께서 지긋한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계십니다. 우리를 도우시기 위해 모든 준비를 마쳐놓고 말입니다. 그 하나님을 생각할 때, 그 하나님을 바라볼 때 우리의 마음에 감사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미국의 의사이며 대표적인 ‘영혼의 코치’라고 불리는 버니 시겔(Bernie S. Siegel)은 그의 책 『내 마음에도 운동이 필요해』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신의 책상 위에는 이런 글이 쓰여 있다. ‘네가 만일 불행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불행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네가 만일 행복하다는 말을 하고 다닌다면 행복이 정말 어떤 것인지 보여주겠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불행하다고 말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불행한 일들로 가득할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하다고, 그래서 감사하다고 말한다면 우리의 삶에는 행복과 감사로 넘쳐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너희에게 행하리니.”(민수기 14:28)

  삶이 고달프고 어려움이 가득한 광야와 같은 삶일지라도 하나님을 바라보면 우리는 늘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행복을 노래할 수 있습니다. ‘높은 산이 거친 들이 초막이나 궁궐이나 내 주 예수 모신 곳이 그 어디나 하늘나라.’(찬송가 438장) 왜요? 우리에게는 천지를 지으신 하나님이 계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지명하여 부르시고 구원하신 하나님이 늘 우리와 함께 하시기 때문입니다.

< 2021년 7월 4일 주일낮예배 - 맥추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