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사람들아!

< 본문 – 갈라디아서 3:1-7 >

  우솝 우화에 ‘사랑에 빠진 사자’ 이야기가 나옵니다.

  동물들을 괴롭히던 못된 사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잘난 줄 알고, 날카로운 이빨과 힘센 발톱을 앞세워 다른 동물들을 괴롭히는 것을 즐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사자가 마을에 사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고는 첫눈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아가씨에게 마음을 빼앗긴 사자는 아가씨의 아버지인 농부를 찾아가 청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당신의 딸을 사랑하니 결혼하고 싶다.’고, ‘말일 결혼을 허락하지 않으면 당신의 딸을 잡아먹고 말겠다.’고 협박조로 청혼을 합니다. 사자의 갑작스런 청혼에 당황한 농부는 앞이 캄캄했습니다. 그 무시무시하고 못된 사자에게 딸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청혼을 거절하면 딸의 생명이 위험에 빠지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농부는 사자에게 하루의 말미를 달라고 사정을 하고서 사자를 돌려보냈습니다. 그날 밤 농부는 한 숨도 잠을 청할 수가 없었습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걱정에 빠진 아버지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은 딸은 아버지에게 ‘괜찮다.’고 위로하며, 내일 사자가 오면 자신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조언을 해 줍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사자가 농부를 찾아와서는 ‘생각해 보았으냐?’고 큰 소리로 묻습니다. 그러자 농부는 반색을 하며 웃는 얼굴로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 딸도 당신처럼 성실하고 용감한 사자라면 결혼하고 싶다고 합니다. 다만 한 가지 걱정을 하더군요. 당신의 그 날카로운 발톱이 무서워 가까이 갈 수가 없다고 하니 그 발톱을 뽑고 나면 시집을 가겠답니다.’ 농부의 딸에게 온통 마음이 빼앗긴 사자는 ‘뭐 그거야 어렵지 않지!’라고 대답하며 자기 발톱을 다 뽑고서 다음날 다시 농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찾아온 사자를 맞이하며 농부를 다시 이렇게 말합니다. ‘내 딸이 당신의 사랑에 감격해 눈물까지 흘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만 더 들어주시면 기꺼이 시집을 가겠답니다.’ 마음이 조급해진 사자가 ‘그 조건이 무엇이냐?’고 다그쳐 묻습니다. ‘내 딸이 당신의 그 날카로운 이빨이 무서워 가까이 갈 수가 없답니다.’ 그러자 사자는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서 물러갔습니다. 그리고 이빨을 다 뽑고서 다시 농부의 집을 찾아갔습니다. 이제 아름다운 아가씨와 결혼할 수 있게 되었다는 셀레이는 마음을 품고서 말입니다. 그런데 사자를 본 농부는 아름다운 딸을 데리고 온 것이 아니라 몽둥이를 들고 나왔습니다. 그러더니 ‘이제까지는 네 발톱과 이빨이 무서워 꼼짝도 못했지만, 이제는 무서울 게 하나도 없다!’며 사자를 두들겨 패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발톱과 이빨이 다 빠져버린 사자는 싸울 용기도 내지 못하고 줄행랑을 치고 말았다고 합니다.

  아름다운 아가씨를 아내로 맞이하겠다는 욕심에 결국 비참한 신세가 되어버린 어리석은 사자의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잘 압니다. 이 이야기는 단순히 어리석은 사자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말입니다. 허황된 욕망과 욕심 때문에 자신의 자리를 지키지 못한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의 이야기입니다. 인간의 거짓된 욕망과 욕심은 우리를 어리석게 만듭니다. 예수님께서 누가복음 12장에서 말씀하신 어리석은 부자도 꼭 그와 같습니다. 형에게 유산을 나눠주도록 부탁한 사람에게 예수님께서 어느 어리석은 부자의 이야기를 꺼내십니다. 그 부자는 농사를 지어 큰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그리고는 만족하여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곳간을 헐고 더 크게 지어 내 곡식과 물건을 거기에 쌓으리라.’ ‘이제 여러 해 동안 쓸 물건을 많이 쌓아놓았으니 평안히 쉬고 먹고 마시며 즐거워하자.’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여 오늘 밤 네 영혼을 도로 찾으리니 그러면 네 준비한 것이 누구의 것이 되겠느냐?”(누가복음 12:20) 예수님께서 이 이야기를 ‘탐심으로 인해 무엇을 해야 할지 알지 못하는 사람’에 대한 비유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탐심! 곧 거짓된 욕심과 허황된 욕망에 노예가 되면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무엇을 신경써야 하는지를 알지 못하는 어리석은 자가 되고 만다는 말씀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성경에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책망하는 말씀들이 많이 나옵니다. 시편 14:1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리석은 자는 그의 마음에 이르기를 하나님이 없다 하는도다. 그들은 부패하고 그 행실이 가증하니 선을 행하는 자가 없도다.” 하나님의 존재를 부인하며 사는 자들을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과학과 기술 만능이 되어가는 시대에 사는 사람들은 과학을 신봉할지언정 하나님을 인정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은 아주 분명하게 선언합니다. 하나님을 부인하고 사는 자들이야말로 가장 어리석은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나 행동에 대해서 심판하실 분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하며 삽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인생의 행복이고 권리라고 말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행위와 그들의 삶에 대해서 아주 엄중하게 선언하십니다. 그들의 삶과 행위는 부패하고 가증하다고 말입니다. 어리석은 자라고 말입니다.

  잠언 29:11절에서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분노를 그대로 드러내는 사람을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씀합니다. “어리석은 자는 자기의 노를 다 드러내어도 지혜로운 자는 그것을 억제하느니라.”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성급하게 외부로 드러내지 않습니다. 감정을 억제하며 제어하여 다스릴 줄 압니다. 반면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감정을 제어하지 못하고 다 드러냅니다. 여러분, 쉽게 화를 내는 사람과는 가까지 하지 않는 게 좋습니다. 그들은 어리석은 사람들입니다.

  그럼 믿음으로 사는 사람 가운데는 어리석은 사람이 없을까? 그렇지 않습니다. 예수님을 믿고 신앙생활을 한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도 하나님께서 어리석다고 말씀하시는 사람이 있습니다. 마태복음 7장에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의 이 말을 듣고 행하지 아니하는 자는 그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 같으리니.”(마태복음 7:26)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대로 사는 사람은 반석 위에 집을 짓는 지혜로운 사람과 같지만, 말씀을 듣고도 그 말씀을 따라 살지 않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습니다. 믿음의 삶을 산다고, 예수 그리스도를 나의 구주로 고백하며 산다고 다 하늘의 지혜를 갖고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듣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듣고 깨닫는 것으로 만족해서도 안 됩니다. 내 귀에 들려진 그 말씀을 붙잡고 그 말씀대로 살아야 합니다. 말씀을 듣고 깨닫고 그 말씀대로 행하는 사람이 지혜로운 사람입니다. 요한계시록 1:3절에서 말씀합니다. “이 예언의 말씀을 읽는 자와 듣는 자와 그 가운데 기록한 것을 지키는 자는 복이 있나니 때가 가까움이라.” 그렇습니다. 말씀을 읽고 듣고 그것을 지켜 행하는 자가 복이 있는 자, 지혜로운 자입니다. 말씀을 듣긴 들어도 그대로 행하지 않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에베소서 5:17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어리석은 자가 되지 말고 오직 주의 뜻이 무엇인가 이해하라.” 지금 내 삶에 주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지 못하고 되는 대로 사는 사람, 시간을 허송세월로 보내는 사람, 성령 충만하여 살지 못하고 술에 취해 사는 사람, 마땅히 하나님께 드려야 할 찬송을 드리지 않는 사람, 감사하며 살지 못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말씀은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가 기도하고 고민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찾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것을 가르쳐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을 포기하고 되는 대로 살아도 되는가?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에게 주어진 과제 가운데 하나는 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찾는 것입니다. 로마서 12:1-2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형제들아 내가 하나니의 모든 자비하심으로 너희를 권하노니 너희 몸을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거룩한 산 제물로 드리라. 이는 너희가 드릴 영적 예배니라. 너희는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하라.” 아주 중요한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을 받아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면 우리의 온 몸(온 삶)을 통해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예배자로 살아야 합니다. 그렇게 우리가 예배자로 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이 세대를 본받지 않아야’ 합니다. 세상의 생각을 그대로 가지고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을 그냥 받아들이는 그런 마음 가지고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을 결코 분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온갖 방법으로 우리를 유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당히 세상과 타협하며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달콤한 말로 유혹하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의 방법으로 살지 않으면 손해볼 것이라는 협박으로 우리를 유혹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정신을 바짝 차리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믿음을 가졌다고 하면서도 어리석음에 빠진 사람들을 향해 경고하는 말씀입니다. 본문 1절에서 아주 엄중하게 말씀합니다. “어리석도다! 갈라디아 사람들아.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 너희 눈 앞에 밝히 보이거늘 누가 너희를 꾀더냐?” 오늘 본문의 첫 마디는 ‘어리석도다!’라는 탄식의 말입니다. 그런데 성경 원문에는 그 단어 앞에 감탄사인 ‘오’(Ὦ)라는 말이 덧붙여져 있습니다. 이 감탄사가 앞에 덧붙여져 있다는 말은 사도 바울이 그들의 어리석음을 생각할 때 얼마나 가슴이 아팠는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오! 어리석은 사람들아!’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갈라디아 사람들아!’라는 말은 갈라디아에 사는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면 왜 사도 바울은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을 향해서 그렇게 어리석다고 탄식하고 있는 것입니까? 그 이유를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이 너희 눈 앞에 밝히 보이거늘 누가 너희를 꾀더냐?”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은 거짓된 가르심(꾀임)에 넘어가고 말았습니다. 그들을 거짓된 교리로 꾄 사람들은 다름 아닌 유대주의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만을 가지고는 구원을 받지 못하고 유대인들처럼 율법을 지키고 할례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유대주의자들의 그런 주장은 올바른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는 율법과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주시고자 당신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이 땅에 보내셨고, 그 독생자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게 하심으로 구원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래서 누구든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영접하면 하나님의 자녀가 될 수 있게 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12-13절에서 분명하게 선언하고 있습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 이는 혈통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뜻으로 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난 자들이니라.” 그렇습니다.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믿음으로 구원을 얻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미 초대교회 첫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분명하게 천명한 것입니다. 사도행전 15장에 기록된 것처럼, 처음 예루살렘 공의회가 열린 이유는 이방인들의 구원 문제였습니다. 사도 바울과 바나바가 이방 지역을 다니며 복음을 전할 때 이방인들이 율법과 상관없이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을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성령께서 임재하시는 거룩한 역사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이방인들도 하나님의 구원에 동참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 예루살렘 교회는 ‘그러면 그 이방인들에게 율법과 할례와 안식일 준수와 같은 유대인들의 풍습을 강제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로 논란이 일었습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인 예루살렘 공의회에서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습니다. “성령과 우리는 이 요긴한 것들 외에는 아무 짐도 너희에게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노니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할지니라. 이에 스스로 삼가면 잘 되리라. 평안함을 원하노라.”(사도행전 15:28-29)

  유대주의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율법이나 할례나 안식일 규정을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은 이방인들에게 ‘무거운 짐’이니 그런 무거운 짐을 지우지 말고, 다만 우상의 제물과 피와 목매어 죽인 것과 음행을 멀리하라고 권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받는다든지, 할례를 행하지 않으면 구원에 이를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니, 그저 구원받은 자답게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살도록 해라.’ 그렇게 권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유대주의자들은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결정한 것과 다르게 여전히 율법을 행해야 하고 할례를 받아야만 구원을 받는다고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그런 잘못된 교훈을 말하는 유대주의자들의 이야기를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이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도 그렇게 가르치지 않았고, 예루살렘 교회가 결정한 것도 그렇지 않은데,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은 거짓된 교훈을 가르친 유대주의자들의 말을 너무나도 쉽게 그대로 받아들이고 만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굉장히 분노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건 구원에 관한 문제입니다. 하나님의 은혜에 대한 문제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지가에 대한 문제입니다. 유대주의자들이 주장한 것처럼 예수님을 믿는 것만으로 구원을 받을 수 없고 율법을 지켜야 하고 할례를 받아야만 구원에 이루어진다고 하면 복음이 복음일 수 없게 되어버립니다. 십자가는 구원을 온전히 이루지 못하는 반쪽짜리 복음이 되고 맙니다.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이 구원을 받은 것은 복음을 통해서이지 율법을 통해서가 아닙니다. 율법을 통해서 구원을 받으려 했다면 이방인인 그들은 결코 구원을 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니 구원 근처에도 갈 수 없었을 것입니다. 본문 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이 성령을 받은 것은 율법을 잘 지켰기 때문이 아니라 복음을 듣고 그 복음을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본문 4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율법을 행하고 할례를 받으려는 것은 이방인으로 자란 자신들에게 괴로움만 더하는 것일 뿐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평생 율법과 상관없이 살아온 이방인들입니다. 그런 이방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이미 구원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유대주의자들의 가르침대로라면 ‘나는 아직 구원을 받지 못했어. 나는 유대인들의 율법을 따라야 하고 할례도 받아야 구원이 이뤄지니 이제부터 율법을 잘 지켜야 돼.’ 그렇게 생각하고 율법을 지키려고 무던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율법의 지키는 환경에서 태어난 유대인들도 율법을 지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율법을 지킴으로 구원을 받으려고 했지만 율법을 통해서는 구원을 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도록 하시려고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주셨고, 우리 죄를 대신해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영접하기만 하면 구원을 받을 수 있는 은혜의 길을 열어주셨습니다. 그런데 다시금 율법의 굴레를 뒤집어 쓰려고 하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짓입니다.

  그러면서 본문 6-7절에서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꺼내 예를 듭니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의롭다 하신 것은 그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하란을 떠나 가나안으로 왔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가 100세 낳은 아들 이삭을 모리아 산에서 제물로 드리려는 희생 때문도 아닙니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것을 의로 여기셨습니다. 복음도 그렇다는 것입니다. 율법에 순종해야만 구원을 받는 것이 아닙니다. 할레를 행하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아야 구원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때문입니다.

  여러분, 왜 사도 바울이 갈라디아 교인들에게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책망하고 있는지 아시겠지요? 그들은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는 지혜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려는 노력도 하지 않고, 유대주의자들이 가르치는 거짓된 교훈을 듣고는 거기에 홀리듯 복음을 버리고 율법 아래도 들어가버렸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은 쉬운 복음의 길을 버리고 어리석게도 고되고 괴로움이 많은 율법의 길로 되돌아간 것일까요? 그것은 은혜로 주어진 것에 대한 감사를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은혜’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거져주신 것이라는 뜻입니다. 십자가를 통해 구원의 길을 열어주신 것은 분명 은혜입니다. 우리가 뭔가를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저 믿기만 하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은혜에 대한 감격과 감사를 잃어버리면 ‘내가 그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그저 받기는 미안하니 그래도 내가 뭔가 해야 떳떳하지 않을까?’ 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 때문입니다.

  은혜를 은혜로 받아들이면 됩니다. 거기에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만일 구원의 은혜에 감사하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주님을 위해서 뭘 해야할까를 생각하며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을 살면 됩니다. 구원을 받았다면 뭔가를 하고 싶은 거룩한 열정이 솟아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런데 내가 뭔가를 해야만 구원을 받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그것은 마귀가 주는 생각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가 되지 못하게 하려는 마귀의 유혹입니다. 내가 뭔가를 했다고 자랑하게 만들려는 마귀의 생각입니다. 그래서 십자가를 십자가가 되지 못하게 만드는 마귀의 계략입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 주변에도 그런 거짓된 가르침으로 우리를 유혹하는 무리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의 가르침이 꼭 그런 것입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만 가지고는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그래서 예수님을 믿을 뿐만 아니라 자기들의 교주를 믿어야 한다고 가르치는 것이 이단입니다. 자기들이 해석한 말씀만이 진리라고 가르치는 것이 이단입니다. 복음에 뭔가를 더하는 것이 이단입니다.

  우리는 분별력을 가지고 무엇인 진리인지,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늘 분별하도록 해야 합니다. 고린도후서 11:14절에서 경고하신 것처럼 오늘날에도 사탄은 자신을 광명의 천사로 가장을 하고서 우리를 꾀려고 합니다. 분명한 것은 거짓된 교리는 우리 마음에 위안을 주는 방법을 택합니다. 갈라디아 교회 교인들에게 그런 것처럼, ‘내가 그래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뭔가를 해야 그래도 미안하지 않지.’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것은 복음을 복음되지 못하게 하는 거짓된 가르침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은혜답지 못하게 만드는 거짓된 가르침입니다.

  복음을 복음으로, 은혜를 은혜로 깨닫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분별할 수 있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우리는 그 지혜를 간구하며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간구하는 자에게 지혜를 주시겠다고 약속하십니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지혜가 부족하거든 모든 사람에게 후히 주시고 꾸짖지 아니하시는 하나님께 구하라. 그리하면 주시리라.”(야고보서 1:5)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여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바르게 분별하며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는 ‘어리석은 사람들아!’라는 책망을 듣지 않고 살 수 있습니다. 바른 지혜를 가지고 우리의 신앙을 위협하는 거짓된 가르침과 이단으로부터 우리의 신앙을 바르게 지켜 가십시다. 그래서 어리석음에서 벗어나 하늘의 지혜를 가지고 믿음의 승리자로 사십시다.

< 2021년 8월 1일 주일낮예배-이단경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