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이 살아야 할 삶

< 본문 – 누가복음 17:5-10 >

  지난주 뉴스에 나온 한 꼭지 영상을 보시겠습니다.

<https://youtu.be/UPF-CZr5aBE>

  지난 4일 도쿄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 결승전에서 영국 선수 벤저민 휘터커(24세)가 쿠바 선수에게 판정패하여 은메달을 받게 되었습니다. 비록 결승에서 승리하지 못해 은메달을 땄지만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받아야 마땅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시상식에서 자신이 받은 은메달을 목에 걸지 않고 주머니에 감췄습니다.

  그리고 기념촬영할 때에만 잠시 주머니에서 메달을 꺼냈습니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것에 속이 상해서 그랬다는 것입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실패했다.’고 말했습니다.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훈련해 왔는데, 금메달을 따지 못했기 때문에 자신은 실패자라는 것입니다.

  여러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는 실패자입니까? 물론 올림픽뿐만 아니라 모든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는 경기에서 이기려는 마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다 이기는 것은 아닙니다. 이기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지만 반드시 패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경기에서 패하는 사람은 모두 실패자일까요? 휘터커라는 영국의 복싱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단 한 번 졌을 뿐입니다. 그는 결승전에 올라올 때까지 많은 사람과 경기해서 이겼습니다. 그러면 그와 경기를 치러 진 사람들은 모두 실패자입니까? 결승전에서 승리하지 못한 사람이 실패자라고 한다면 결승전에 오르지도 못한 사람은 더 큰 실패자라고 해야 할까요?

  다른 경기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12개 팀이 참가한 경기에서 12등을 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립박수를 받은 경기가 있었습니다. 참가한 팀 가운데 맨 꼴등을 했는데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것이 쉽게 이해되지 않습니다만, 사연은 이렇습니다. 우리나라에 럭비팀은 실업팀 단 3개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 실업팀 중에서 선발되어 모인 선수로 국가대표팀이 구성되었고, 국가대표 가운데는 직장에서 직장인으로 일을 하면서 훈련에 참가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럭비의 세계 랭킹은 31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도 12개 팀이 참가하는 도쿄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회득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럭비 역사 10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과는 5전 5패입니다. 그 5번의 경기 중에서 얻은 점수는 총 29점, 반면 실점은 무려 290점입니다. 세계적인 팀들과 경쟁이 되지 않는 수준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한국 럭비팀은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경기장에서는 기립박수를 받게 되었습니다. 럭비국가대표팀이 모든 경기를 마치고 일찍이 귀국했을 때 우리나라는 “열심히 싸워 준 그대들이 자랑스럽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들고 그들을 환영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대한 럭비협회 회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결과를 막론하고 지금까지 대한민국 럭비를 대표해서 세계 무대에서 투혼을 보여준 선수들에게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꼭 1등을 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1등을 해서 금메달을 따는 선수들에게는 아낌없는 박수와 축하를 보내야하겠지요. 그렇다고 금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 심지어 메달권에도 들지 못한 선수들이 모두 실패자이거나 비난받아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몇 등을 했느냐 하는 것보다 그들이 그 경기를 치르기 위해서 얼마나 열심히 땀 흘려 노력했고, 또 모든 경기에서 얼마나 최선을 다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1등을 한 선수의 이름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라 나라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싸워준 모든 선수에게 존경과 경외의 박수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금메달을 3개나 목에 건 양궁의 안산 선수에게나 동메달을 획득한 체조의 여서정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야 하고, 비록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우리에게 깊은 감동을 준 탁구의 신유빈 선수나 높이 뛰기의 우상혁 선수에게도 박수를 보내주어야 합니다. 비록 결승에 진출하지만 못했지만 매 경기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낸 여자 배구선수들에게도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그들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들은 박수를 받아 마땅합니다. 비록 그들 가운데는 중요한 경기에서 실수한 선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국가대표가 되어 경기하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일부러 져주기 위해서 경기를 대충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모두 최선을 다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얻지 못한 선수들도 많이 있습니다. 그럴지라도 우리는 기꺼이 그들의 노력에 박수를 보내야 합니다. 비록 우리가 보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그 자리에 설 때까지 얼마나 많은 수고와 노력을 했는지를 우리는 잘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의 인생에서 스스로 실패자라고 자책할 수 있는 사람은 사실 아무도 없습니다. 그리고 앞선 영상에서 보았던 영국의 복싱선수 역시 이제 겨우 24살입니다. 앞으로 그가 도전하고 헤쳐나가야 할 시간들은 엄청나게 많습니다. 지금 자신이 실패자라고 자책하고 포기해버린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실패자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서고, 쓰러질지라도 다시 용기를 내어 뛰어왔습니다. 인생살이에서 단 한 번도 실수하지 않는 사람 없고, 단 한 차례도 실패를 경험하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실패가 두려워 포기하는 것이야말로 진짜 실패입니다. 계속해서 도전하고 뛰어가는 한 우리는 여전히 달리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과정에 있는 사람은 어느 누구도 실패자가 아닙니다.

  믿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믿음의 삶을 살 때 우리가 원하는 바대로만 살아온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때로는 도전하지만 실패하기도 하고, 때로는 용기를 내보지만 낙망에 빠진 경험도 하게 됩니다. 열심히 앞을 향해 뛰어가지만 때로는 제자리를 걷는 것처럼 느낄 수도 있고, 때로는 깊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순간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믿음의 행진을 그만둘 수 있습니까?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 때론 실패했다고 우리가 가는 길을 멈춰설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우리 앞에 큰 장애물이 놓여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가야 할 믿음의 길을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 마치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가고 있다 하더라도 우리는 계속해서 믿음의 끈을 붙잡고 믿음의 경주를 해 나가야 합니다.

  왜 그런지 아십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믿음의 사람들의 정체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종’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종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 뛰어가야 할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당신의 종으로 삼으셨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종이 된 우리가 살아가야 할 삶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요?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요 예수 그리스도의 종인 우리가 살아가야 삶은 어떤 것일까요? 오늘 본문은 하나님의 종,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요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 택하심을 받은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살아야 삶의 모습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사도들이 주께 여짜오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하소서 하니.” 누가복음에서 ‘사도’라는 말은 12제자에 한정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예수님을 늘 가까이에서 따라다니던 12명의 제자들이 예수님께 우리에게 믿음을 더해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그들이 자신들에게 믿음이 부족하다고 느낀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오늘 본문 바로 앞에 나온 말씀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네 형제가 죄를 범한 후에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 달라고 한다면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이 말씀은 그 말씀대로 실천한다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말씀입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죄를 범해서 우리로 화가 나게 한 후에 ‘내가 잘못했으니 용서해 주세요.’라고 요청한다면 한두 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해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하루에 일곱 번이나 그런 일이 반복된다면 그것은 결코 참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주 너그러운 마음으로 용서한다고 해도 많아야 세 번 정도 용서한다면 그래도 그 사람은 성인군자와 같은 사람이라고 칭찬을 받을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하루에 일곱 번이라도 용서해 주어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을 들은 제자들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아니 어떻게 일곱 번이나 용서를 해 줘? 그것도 하루에 일곱 번이나 내 속을 긁어놓은 사람을!’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그렇게 하려면 지금 갖고 있는 믿음으로는 도저히 안 돼.’라고 생각하고 예수님께 그렇게 할 수 있도록 믿음을 더해 달라고 요청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믿음을 더해 달라’는 제자들의 요청에 희안한 말씀을 하십니다. “너희에게 겨자씨 한 알만한 믿음이 있었더라면 이 뽕나무더러 뿌리가 뽑혀 바다에 심기어라 하였을 것이요 그것이 너희에게 순종하였으리라.”(6절) 이 말씀과 비슷한 말씀이 마태복음 17:20절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일 너희에게 믿음이 겨자씨 한 알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 여러분, 이 말씀들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아시겠습니까? 제자들은 지금 자신들에게 믿음이 적어서 주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할 수 없기에, 믿음을 더해 주시면 그 말씀대로 살 수 있겠다고 믿음을 더해 달라고 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믿음이 크냐 작냐, 또는 믿음이 많냐 적냐 하는 것이 우리로 하여금 믿음의 삶을 살게 하는 동력이 아니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의 믿음을 겨자씨에 비유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겨자씨는 아주 작은 것입니다. 우리가 흔히 작은 것을 ‘깨알만하다.’고 표현하는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작은 것을 말할 때 ‘겨자씨만하다.’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단순한 관용적 표현으로만 사용하신 것이 아닙니다. 겨자씨는 작은 것이지만,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심으면 크게 자라서 새들이 깃들일 정도로 큰 나무가 됩니다. 예수님께서 마태복음 13장에서 천국을 비유하시면서 ‘천국은 마치 사람이 자기 밭에 심은 겨자씨 한 알과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이십니다. “이는 모든 씨보다 작은 것이로되 자란 후에는 풀보다 커서 나무가 되매 공중의 새들이 와서 그 가지에 깃들이느니라.”(마태복음 13:32) 그렇습니다. 겨자씨는 심어놓으면 자라서 큰 나무가 됩니다. 큰 나무로 자란 이유는 그 안에 생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에게 겨자씨만한 믿음만 있어도 뽕나무가 바다에 심겨지고, 큰 산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겨지게 할 수 있는 이유는 우리의 믿음에는 생명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죽은 믿음이 아니라 살아 있는 믿음이라면 그 믿음이 크든 작든 능력을 일으킨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런 능력을 행할 수 있는 믿음을 가지고 산다는 것은 어떻게 산다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뽕나무가 뿌리째 뽑혀 바다에 심겨지고, 큰 산이 이쪽에서 저쪽으로 옮겨질만큼 살아 있는 믿음으로 사는 믿음의 사람은 초인적인 능력을 갖고 산다는 것일까요? 우리가 흔히 말하는 것처럼, 그리고 우리가 때로 기대하는 것처럼 남들이 갖지 못하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사는 것이 믿음을 갖고 사는 사람들의 모습일까요?

오늘 본문의 말씀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합니다. 믿음으로 뽕나무가 뿌리 채 뽑혀 바다에 심겨지게 할 수 있다고 말씀하신 후에 예수님께서는 한 종의 이야기를 비유로 들어 설명하십니다. 그 종은 믿음을 가진 종입니다. 그리고 그 종은 밭을 갈거나 양을 치는 종입니다. 하루 종일 밭을 가는 종이 일하기 싫다고 ‘주님 내일 아침 일어날 때 이 맡이 전부 갈아 엎어지게 해 주세요.’ ‘씨 뿌리기 귀찮은데 제가 여기 바구니에 씨를 담아 놓을테니 내일 아침이면 씨가 다 뿌려져 있게 해 주세요.’ 그렇게 기도하면 그대로 되는 것입니까?

  그것은 믿음의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이 아닙니다. 믿음의 사람들은 열심히 밭에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양을 돌보는 일을 한다면 양을 먹이고 맹수로부터 양을 지키기 위해서 목숨 걸고 맹수와 싸워야 합니다. 다윗이 그랬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밖에서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집안 일도 해야 합니다. 주인의 저녁상을 차려야 하고, 집안 청소도 해야 합니다. 주인이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주인 곁에서 식사에 수종을 들어야 합니다. 그게 종이 해야 할 일입니다.

  여러분, 예수님께서 믿음 이야기를 하시다가 왜 이런 종의 비유를 말씀하신 것입니까? 그게 바로 믿음의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믿음이 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 우리가 기대하는 기적과 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때문이 아닙니다. 진정한 능력은 오늘 내가 살아야 할 삶을 최선을 다해 사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엄청난 능력을 나타낸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루스드라에서는 나면서부터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사람을 고쳐 걷게 하였습니다. 드로아에서는 윗층 다락에서 떨어져 죽은 청년 유두고를 살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능력을 행하는 사도 바울이지만, 그는 그 능력을 자신을 위해서는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매 순간 복음에 붙들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았습니다. 때론 돌에 맞아 죽을 지경에 이르렀고, 때로는 매질을 당해 고통을 겪어야 했고, 때로는 굶주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그에게 믿음이란 그런 고통과 어려운 순간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형편에서든 자신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목숨 걸고 최선의 삶을 사는 것이었습니다. 그게 바로 오늘 본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예수님의 교훈입니다. 뜨거운 햇볕에 밭에서 수고한 종이지만, 그가 집에 돌아와서는 주인을 섬기고 주인이 식사하는데 끝까지 수종을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난 후에야 그는 먹고 마시며 쉴 수 있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내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요셉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 때 주인 보디발이 요셉과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보게 됩니다. “그의 주인이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심을 보며 또 여호와께서 그의 범사에 형통하게 하심을 보았더라.”(창세기 39:3) 비록 어린 나이에 종으로 팔려간 요셉이지만 요셉은 이국 땅에서 종살이할 때 게으름을 피우지 않았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최선을 다해 성실하게 살았습니다. 그래서 주인에게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게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모습입니다. 직장 생활을 하든, 아니면 사업을 하든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늘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의 삶을 형통하게 해 주십니다.

  오늘 본문에서 믿음의 사람들이 살아야 할 삶의 모습을 또 하나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최선을 다한 후에 늘 겸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겸손해야 한다는 것에는 두 가지 모습이 담겨져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자신이 해야할 일에 최선을 다한 후에 칭찬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불평하거나 기분 나빠 하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9절에서 말씀합니다. “명한 대로 하였다고 종에게 감사하겠느냐?” 무슨 말입니까? 종은 칭찬을 바라고 일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다. 칭찬을 해주든 해주지 않든 자신이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할 뿐입니다. 그게 진짜 믿음의 모습입니다. 그게 바로 겸손의 모습입니다.

 겸손의 또 다른 모습은 ‘나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한 일을 내세우지 않습니다.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도 ‘나는 무익한 종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무익한 종이라는 말은 내가 내게 주어진 삶을 잘 감당하여 일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주인의 은혜 덕분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주인께서 나를 인정해 주셔서 그런 일을 맡겨주신 것에 감사하고, 오늘도 그 일을 잘 감당할 수 있었던 것도 전적으로 주인이 나를 충성되이 어겨 그 일을 맡겨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는 사람이 충성스러운 종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때문입니다. 독생자 예수님을 우리 위해 보내주시고, 그 독생자 예수님을 우리 대신 십자가에 죽게 하심으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를 믿음의 사람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우리로 하나님의 종이 되게 하신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은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 덕분입니다. 그 은혜를 잊지 않는다면 우리가 결코 삶을 헛되이 살 수 없습니다. 우리가 무엇을 하든, 우리가 한 것에 대해서 우리 스스로 자랑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구원받은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우리는 여전히 믿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 수 있는 것도 다 하나님의 은혜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믿음의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에서 구원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되게 하신 하나님의 종입니다. 우리의 삶을 살아감에 있어 하나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사십시다. 여러 가지 면에서 부족한 우리에게 오늘의 삶을 맡겨주시고, 그 일을 감당하게 하신 것도 하나님의 은혜임을 잊지 말고 최선을 다해 사십시다. 그것이 바로 믿음의 능력입니다. 내 영광을 드러내려 하지 말고 나를 통해 오직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만이 영광을 받으시도록, 하나님의 이름 앞에 부끄럽지 않게 사십시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종인 우리를 통해서 당신이 영광 받으시길 원하십니다.

< 2021년 8월 8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