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심을 버리라!

< 본문 – 마태복음 14:1-12 >

호메로스(Homeros)가 쓴 영웅 서사시인 『오디세이아』에 오디세우스(Odysseus)라는 영웅이 등장합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 목마로 유명한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자 이타케의 왕입니다. 트로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오디세우스는 갑자기 외눈박이 거인인 키클롭스(Cyclops, 사진1)들이 살고 있는 섬에 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배 한 척만 이끌고 부하들과 함께 키클롭스의 섬에 상륙합니다. 오디세우스와 부하들은 주인이 없는 동굴에 들어가서 키클롭스가 키우고 있는 양과 염소, 치즈 등을 발견합니다. 부하들은 그것들을 가지고 어서 배로 돌아가자고 간곡하게 애원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그 말을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이유는 키클롭스가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지 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거처로 돌아와 불을 피우던 키클롭스 폴리페무스(Polyphemus)는 오디세우스 일행을 발견하고는 ‘도대체 너희들은 누구냐?’고, ‘무역을 하려 온 자들이냐, 아니면 약탈하러 온 해적들이냐?’고 묻습니다. 트로이의 영웅 오디세우스는 키클롭스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자 자존심이 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은 트로이 전쟁의 승리자인 아가멤논의 백성이고, 제우스가 사랑하는 사람이니 어서 자신을 알아보고 대접하라.’고 큰 소리를 칩니다. 그런데 키클롭스 폴리페무스는 그를 영웅 대접해주기는커녕 코웃음을 치고, 그의 부하 두 명을 죽이고 맙니다. 그리곤 동굴 입구를 막아놓고선 부하들을 차례로 죽였습니다. 거대한 바위로 막혀진 동굴에서 빠져나올 방법을 연구하던 중 오디세우스는 자신이 가지고 온 좋은 포도주를 폴리페무스에게 선물하고, 그것을 마시고 기분 좋게 취하게 된 키클롭스는 오디세우스에게 ‘이름이 뭐냐?’고 묻습니다. 오디세우스는 ‘우티스’(Outis)라고 대답합니다. 우리 말로 하면 ‘아무것도 아니야’라는 뜻입니다. 그리고는 살아남아 있는 부하들과 함께 술에 취해 잠든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 폴리페무스의 눈을 뾰족하게 깎은 나무로 찌릅니다.(사진2) 비명을 듣고 동굴 밖으로 몰려온 다른 키클롭스들이 그에게 ‘누가 괴롭히느냐?’고 묻자, 폴리페무스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나를 죽이려 한 놈은 아무것도 아니야.’ ‘아무것도 아닌’이라는 이름을 가진 놈이 자신을 죽이려 했다고 말하는데, 그 말을 들은 다른 키클롭스들은 아무도 자신을 죽이려 하지 않았다는 말로 듣습니다. 결국 다른 키클롭스들은 ‘아무도 죽이려 하지 않는데 왜 그렇게 소란을 피우느냐?’며 돌아가버리고, 오디세우스는 그 섬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섬에서 탈출한 오디세우스는 사람의 고함소리가 들릴 만큼 섬에서 멀어지자 키클롭스를 조롱하기 시작합니다. 부하들이 말리는데도 ‘누가 네 눈을 그렇게 만들었느냐고 묻거든 이타케에 사는 도시의 파괴자 오디세우스가 그랬다고 해라!’라고 자신의 이름과 살고 있는 집까지 말해버립니다. 그러자 키클롭스는 아버지인 바다의 신 포세이돈에게 ‘오디세우스가 집으로 돌아가던 중 고통받게 해 달라’고 기도합니다. 아들 키클롭스의 기도를 들은 포세이돈은 집으로 돌아가는 오디세우스가 10년 동안이나 바다에서 고생고생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10년 후에 오디세우스는 누더기를 걸친 걸인의 모습으로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이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하나 줍니다. 그것은 우리 인간이 허영심으로 가득 차 있을 때에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하는 것입니다. 트로이 전쟁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오디세우스는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에 키클롭스들이 살고 있는 섬으로 갑니다. 그곳에서 자신이 누구인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곳의 괴물 키클롭스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자신에게 선물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하고서 말입니다. 그것이 바로 오디세우스의 허영심이었습니다. ‘내가 누구인줄 아느냐?’ 하는 허영심입니다. 허영심이란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모습을 크게 보이려 하는 것입니다. 마치 복어가 자신이 위험에 처하게 되면 자신의 몸을 두 배까지 부풀게 하는 것처럼, 우리 인간도 자신의 모습을 두 배, 세 배 이상 크게 보이고 싶은 허영심에 사로잡히곤 합니다. 오디세우스가 그랬습니다. 트로이의 영웅, 이타케의 왕인 자신을 알아봐달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키클롭스는 그런 허영심으로 가득한 오디세우스를 동굴 속에 가둬버리고, 그의 부하들을 잡아먹습니다. 그가 그 섬에서 탈출할 수 있었던 것은 허영심을 내려놓고 자신을 낮추었기 때문입니다. ‘트로이의 영웅, 이타케의 왕’이 아니라,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때 그는 섬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자신을 낮춰 섬에서 탈출한 오디세우스는 다시 허영심으로 가득 차 ‘괴물 키클롭스의 눈을 멀게 한 자신, 도시의 파괴자인 자신’의 모습을 자랑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10년 동안이나 바다에서 죽을 고생을 하다, 거지의 몰골로 집에 돌아오게 됩니다. 거지의 몰골은 곧 그의 허영심과 자존심이 모두 무너져내린 모습입니다.

  토로이의 영웅 오디세우스이지만 허영심으로 가득 차 있을 때 그의 삶은 곧 고통으로 이어졌습니다. 반면 그 허영심의 바람을 빼고 겸손해졌을 때에 그에게는 살아날 길이 열렸습니다.

그런데 그게 비단 오디세우스만의 모습은 아닐 것입니다. 우리도 우리의 삶을 살아가면서 너무 자주 허영심에 노예가 되곤 합니다. 그 허영심은 에덴동산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창조주 하나님과 교제하던 아담과 하와는 뱀의 유혹을 받고 하나님께서 철저하게 금하셨던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고 맙니다. 아담과 하와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뱀의 유혹에 넘어간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설명합니다. “너희 눈이 밝아져 하나님과 같이 되어 선악을 알 줄 하나님이 아심이니라.”(창세기 3:5) 뱀이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 먹으면 ‘하나님처럼 된다’고 유혹했다는 것입니다. 피조물인 인간이 하나님처럼 된다고 하니까 솔깃하여 하나님께서 금하신 금단의 열매를 따 먹고 만 것입니다. 피조물은 자신이 피조물임을 기억할 때 자신의 한계를 알고, 바른 자신의 위치에 서게 됩니다. 그런데 피조물인 인간이 창조주의 자리에 서려 할 때 그것은 범죄의 자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피조물로서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하게 살아야 할 인간이 자신의 모습보다 더 부풀려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을 더 크게 보이려는 것 역시 범죄한 인간의 모습입니다.

  우리는 그런 인간의 모습, 허영심으로 가득한 인간의 한 단면을 헤롯왕에게서 볼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헤롯은 두 가지 면에서 자신이 허영심의 노예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하나는 자기의 동생 빌립의 아내를 빼앗았다는데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헤롯왕은 헤롯 대왕의 아들 헤롯 안티파스(Herod Antipas)입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이웃 나라인 나바테아 왕국의 공주인 파샬리스와 결혼했으나, 오늘 본문 3절에 말씀한 대로 이복 동생 헤롯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의 미모에 빠져 파샬리스와 이혼하고 ‘살로메’라는 딸까지 둔 헤로디아와 결혼하게 됩니다. 그리고 헤로디아 역시 남편인 헤롯 빌립보다는 정치적인 야망이 큰 헤롯 안티파스에게 매료되어 과감하게 남편을 버리고 헤롯 안티파스와 결혼을 합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자신이 욕망하는 것은 다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랬기에 비록 이복 동생인 헤롯 빌립의 아내인 헤로디아를 빼앗아 자기의 아내로 삼습니다.

  물론 당대에 왕은 대단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권력을 휘두를 수 있다 하더라도 인륜과 도덕, 윤리에 맞지 않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헤롯 안티파스의 정치적인 야망과 헤로디아의 야망이 서로 맞아떨어지면서 둘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한 결혼을 감행하게 됩니다. 그것이 자신의 욕망을 이루는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욕망이란 다른 말로 말하면 정치적 허영심이었습니다.

헤롯 안티파스가 허영심의 노예였다는 두 번째 모습은 헤로디아의 딸과의 대화에서 드러납니다. 자신의 생일에 헤로디아의 딸 살로메가 춤을 추는데, 그 매력에 홀딱 반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이렇게 장담합니다. “그대의 소원이 무엇이냐? 그대가 달라는 대로 주겠노라.” 말씀드린 것처럼 당대에 왕이라는 권력은 대단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인간의 권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헤롯왕은 자신의 권력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특별히 자신의 생일잔치에 참석한 사람들 앞에서 자신이 얼마나 큰 권력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뭐든지 말해봐! 다 들어줄게.’라고 말한 것입니다. 자신을 뭐든지 다 해 줄 수 있는 존재로 보이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것이 바로 허영심입니다.

  그런데 살로메의 요구는 헤롯을 너무나도 당황케 만들었습니다. 살로메는 자기 어머니 헤로디아가 시키는 대로 세례 요한의 목숨을 요구했습니다. 헤로디아의 입장에서는 세례 요한이 눈엣가시처럼 여겨졌기에, 이번이 세례 요한을 제거할 좋은 기회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세례 요한은 헤롯 안티파스와 헤로디아의 반인륜적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물론 당시에 그 결혼을 반대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세례 요한은 공개적으로 그들의 결혼이 잘못된 것이라고, 하나님의 율법에 어긋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일로 인해서 헤롯은 세례 요한을 감옥에 가두었지만, 쉽게 세례 요한을 죽일 수가 없었습니다. 세례 요한은 당대에 하나님의 참 선지자로 사람들에게 추앙받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왕이라 하더라도 백성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헤로디아는 헤롯이 딸 살로메에게 ‘뭐든지 요구하는 대로 다 해주마.’라는 제안에 다른 고민도 할 것 없이 ‘세례 요한을 죽이라.’고 요구합니다. 오늘 본문 9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헤롯은 세례 요한을 죽이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그래서 근심했습니다. 살로메의 요청대로 정말 세례 요한을 죽여야 하나 하는 것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헤롯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살로메가 무엇을 요구하든지 다 해 주겠노라고 약속한 터라 그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수 없었고, 결국 세례 요한을 죽이고 맙니다.

헤롯왕은 자신이 가진 권력이 한없이 클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실제로 가진 권력도 컸지만, 자신이 가진 것보다 더 커 보이고 싶었습니다. 허영심의 노예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동생의 아내를 빼앗는 반인륜적인 결혼을 감행했고, 되돌이킬 수 없는 허황된 약속을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너무나도 비참했습니다.

  작게는 자신의 허영심 때문에 괜한 근심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본문 9절입니다. “왕이 근심하나 자기가 맹세한 것과 그 함께 앉은 사람들 때문에 주라 명하고.” 여기서 우리가 먼저 관심가져야 할 단어는 ‘왕’이라는 단어입니다. 당연히 여기서 말하는 왕은 헤롯 안티파스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헤롯 안티파스의 이야기를 기록한 오늘 본문에서 ‘왕’이라는 단어가 사용된 곳은 9절밖에 없습니다. 다른 곳에서는 모두 ‘헤롯’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본문에 ‘헤롯’이라는 이름이 무려 7번이나 나옵니다. 1절에서 헤롯 안티파스를 소개하면서 ‘분봉왕’이라는 단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그 ‘분봉왕’이라는 단어와 9절의 ‘왕’이라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단어입니다. 그러면 왜 9절에서는 헤롯이라는 이름 대신에 ‘왕’이라는 말을 사용했을까요? 오늘 본문의 헬라어 원본은 맨 앞에 ‘근심하나’라는 단어를 배치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깊은 근심에 빠졌는데, 그 사람이 바로 왕이라는 뜻입니다. 헤롯이 왕이긴 하지만 왕답지 못한 왕이 왕의 자리에 앉아 있으려니 근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는 느낌을 주는 말씀입니다. 왕답지 못한 사람이 자신의 허영심 때문에 깊은 근심에 빠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살로메의 요청대로 세례 요한을 죽이자니 백성들이 두렵고, 그렇다고 자신이 한 말을 없던 것으로 하자니 왕의 체면이 서지 않고... 그래서 헤롯은 왕의 자리에 앉아서 고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심하다’는 말에는 ‘마음이 상하다. 슬퍼하다. 고민스럽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결정을 내리기가 여간 고민스럽지 않다는 것입니다. 결정을 내리자니 마음이 아프다는 것입니다. 왜요? 죄책감 때문에, 그리고 백성들의 비난하는 소리를 들을 것을 생각하니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허영심은 우리로 마음을 상하게 하고, 근심하며 고민하게 만드는 결과가 만들어냅니다. 잔뜩 마음에 헛된 바람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 바람이 빠지면 사람들이 자신을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 때문에 마음이 괴롭습니다. 근심하며 고민합니다. 그리고 죄책감과 후회가 밀려들기도 합니다. 애초부터 자신을 부풀리지 않고 겸손했다면 결코 고민에 빠질 이유가 없습니다. 자신을 크게 보이려고 거짓으로 치장하지 않고 정직했다면 마음이 상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허영심은 우리로 그렇게 고민에 빠지게 만들고, 마음을 상하게 만듭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헤롯에게 닥친 고민은 그 자신에게만 한정되지 않았습니다. 첫 번째 아내인 나바테아의 공주 파샬리스와 이혼한 후, 장인이었던 나바테아의 왕 아레타스 4세(Aretas Ⅳ)의 침공을 받게 되고, 헤롯은 그 전쟁에서 패하고 맙니다. 로마제국의 중재로 나바테아의 군인이 물러가면서 일단락되긴 했지만, 유대 역사가인 요세푸스(Flavius Josephus)는 헤롯 안티파스의 군대가 아레타스의 군대에 패배한 이유가 세례 요한을 살해한 죄로 인해 하나님께 심판을 받은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아니 그것은 요세푸스의 평가가 아니라 당시 유대인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주후 37년 헤로디아의 남동생인 헤롯 아그립바 1세가 헤롯 빌립의 영토를 다스리는 분봉왕이 되자, 헤로디아는 이를 시기하여 남편 헤롯 안티파스를 부추겨 로마의 황제 칼리굴라에게 자기 남동생인 헤롯 아그립바 1세를 모함하게 되고, 그런 모함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헤롯 안티파스는 왕의 자리에서마저 쫓겨나고 맙니다. 그리고 그 둘은 지금의 프랑스 리용으로 유배를 당하여 그 유배지에서 비참한 최후를 맞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헤롯 안티파스는 아버지의 뒤를 이어 3명의 형제들과 함께 왕의 자리에 오릅니다. 비록 갈릴리와 베뢰아를 통치하는 분봉왕이긴 하지만 그에게는 왕이라는 막강한 권력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려 43년이란 오랜 시간 갈릴리 지방을 통치했지만, 그에게는 더 큰 정치적인 야망이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복 동생의 아내의 미모에 반해 헤로디아를 빼앗아 자신의 아내로 삼을 만큼 욕정으로 가득한 사람이기도 했습니다. 그것은 모두 자신의 모습을 더 크게 보이려는 허영심의 발로였습니다. 그런데 그 허영심이 결국 헤롯 안티파스의 몰락을 재촉하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헤롯에게만 허영심이 있는 것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속에도 허영심이 있습니다. 그것이 클 수도 있고, 작을 수도 있지만 말입니다. 문제는 그 허영심이 우리의 이성을 지배하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허영심의 노예가 되면 헤롯처럼 인생이 비참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허영심으로 가득한 인생은 그의 삶이 공허해집니다. 바람만 잔뜩 든 풍선처럼 말입니다. 허영심으로 가득한 인생은 거짓된 삶을 살게 됩니다. 자신의 진실된 모습을 보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왜 우리가 허영심의 노예가 되는지 아십니까? 크게는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 번째는 우리 안에 있는 세속적인 욕망입니다. 세속적인 욕망은 우리에게 자신을 크게 만들라고 계속 요구합니다. 크게 보여야 욕망을 이룰 수 있다는 듯이 말입니다. 인간은 누구에게나 욕망이 있기 때문에 우리도 허영심의 노예가 될 가능성이 늘 존재해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세속적인 욕구로 인해서 우리가 허영심의 노예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예수님의 겸손을 배워야 합니다. 겸손은 자신을 낮추는 것입니다. 반면 허영심은 자신을 높이고 자신을 크게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주님을 닮아 낮아짐을 연습하지 않으면 우리 안에 있는 세속적인 욕구는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고, 우리를 허영심의 노예가 되게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주님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아니 주님의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마음은 온유하고 겸손입니다.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마태복음 11:29)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사도 바울을 통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빌립보서 2:5) 그렇습니다. 우리는 온유하고 겸손하신 예수님의 마음을 품어야 합니다. 그래야 허영심의 노예가 되지 않습니다.

  허영심의 노예가 되는 두 번째 이유는 우리 안에 있는 약점이나 콤플렉스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은 피조물입니다. 피조물이란 불완전한 존재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온전하지 못합니다. 온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 부족한 부분을 인정하고,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 그것을 극복해가야 합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고 내 힘으로 부족한 부분을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내 힘으로 그 부족한 부분과 약점을 커버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힘과 노력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니까 우리 자신을 스스로 부풀리려 합니다. 그게 허영심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하나님 앞에 피조물임을 인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는 피조물이기 때문에 연약한 존재이고, 부족함이 많은 사람들임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부족함을 채우는 것은 내 힘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는 하나님 앞에 겸손하고, 허영심의 노예가 되지 않습니다.

  진정한 신앙은 자신의 약함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신앙인이 가질 수 있는 용기입니다. 허영심으로 자신을 포장하고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신을 낮추고 겸손하게 사는 것이 우리에게 능력임을 기억하며 사십시다. 하나님께서는 교만한 자를 물리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십니다. 우리 스스로를 크게 하려는 허영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우리는 스스로 낮추고 하나님께서 높여주시는 삶을 사십시다.

< 2022년 1월 30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