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태워진 두루마리

< 본문 – 예레미야 36:20-26 >

빌리 그레이엄(Billy Graham, 1918-2018) 목사님이 출간한 「Decision」이라는 잡지에 실린 실화라고 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벤추라(Ventura)라고 하는 작은 마을에 이사를 온 가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가정에는 자녀가 두 명이 있었는데 둘 다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이었습니다. 낯선 곳에 이사를 왔기 때문에 아이들이 길을 익히는 게 무엇보다 먼저였습니다. 그래서 아이들의 엄마는 매일 아침마다 두 아이를 데리고 학교로 가는 길을 따라가면서 일일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애야, 여기는 철조망이 있어. 조심해야 돼. 이쪽에서는 길이 굽어져 있단다. 여기는 길이 두 개나 있는데 오른쪽은 차도니까 조심해야 돼.” 계속 가르쳤더니 얼마 후에 아이들은 엄마가 따라가지 않아도 학교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길을 익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렴풋이나마 앞을 볼 수 있었던 아들 다니엘은 조금이나마 볼 수 있다는 것 때문에 엄마가 하는 말을 소홀히 여기고 앞서 걸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나 딸아이 게일은 엄마의 말을 마음 깊이 새겼습니다. 왜냐하면 앞을 전혀 보지 못하는 딸에게는 엄마의 말이 생명이요 빛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짙은 안개가 그 마을을 덮었습니다. 약간의 시력이 남아 있어 때론 엄마보다 앞서 걸었던 아들 다니엘은 안개가 덮치자 조금도 걸을 수 없었습니다. 가다가 넘어지고, 담장에 부딪히곤 했습니다. 그러나 딸은 안개가 끼었든, 햇빛이 나든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안개가 끼었지만, 이 딸에게는 길이 환히 열려 있었습니다. 비록 안개로 인해 앞은 보이지 않았지만, 마음 속에 길이 있었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여러분, 이 이야기가 혹 우리의 모습은 아닙니까? 우리 인간의 대단한 착각 가운데 하나는 우리의 능력과 우리의 지혜로 우리가 살아갈 삶을 조금도 흐트러짐 없이 선택하며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신앙인들 역시 그런 착각에 빠져 사는 세상 사람들과 다름없이 살아갑니다. 자신이 조금 알고 있는 성경에 대한 지식이나 신앙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마치 자신은 완벽한 신앙을 살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하며 삽니다. 앞서 말씀드린 이야기에서 아들 다니엘은 자신에게 조금 남아 있는 시력으로 자신은 엄마의 말에 주의하지 않아도 자기 스스로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자신하지만, 안개가 끼는 변수가 생길 때에는 자신이 조금 안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오히려 넘어지고 부딪히고 맙니다. 그게 우리 신앙인들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조금 안다는 성경 지식이나 신앙상식을 가지고 자기가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우리의 삶에 변수가 생기고 고난이 닥쳤을 때에는 어찌할 바를 알지 못해 방황합니다. 때론 자신이 아는 그 짧은 지식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어려움에 빠져들기도 합니다.

  특별히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는 사람보다 ‘나는 그래도 똑똑한 사람이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모습이 많이 나타납니다. 자신이 지혜를 가졌다는 것 때문에, 자신은 남들보다 좀 더 잘 안다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인생에 폭풍이 몰아치고, 거센 비바람이 몰려들고, 앞이 보이지 않는 안개가 잔뜩 끼는 순간이 되면 어디로 가야할 지 알지 못해 깊은 수렁과 진흙탕 속으로 빠져들기도 합니다.

  반대로 ‘나는 아무 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기는 사람들은 평안할 때에나 폭풍우가 몰아칠 때에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모든 순간에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며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살면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왕은 지독히도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하며 살았고, 그 결과 비참한 인생이 되어버린 사람입니다. 그가 바로 유다의 열여덟 번째 왕인 여호야김입니다. 여호야김은 주전 609년 남유다의 왕으로 즉위하여 11년 동안 통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기간은 남 유다의 생사를 결정짓는 골든타임과도 같은 시기였습니다. 여러분, 골든타임(golden-time)이라는 말 잘 아시지요? 어떤 재난이나 응급 의료 상황이 발생했을 때, 생명을 보존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을 말합니다. 그 시간을 놓치면 사람을 살릴 수 없습니다. 남유다에게도 골든타임이 있었습니다. 그게 바로 여호야김 왕이 통치하던 주전 609-597년까지의 11년입니다.

  여호야김 왕의 아버지는 요시아입니다. 남유다를 통치하던 왕들 가운데 몇 되지 않는 선한 왕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요시아에 대해서 이렇게 평가하십니다. “요시야가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여 그의 조상 다윗의 모든 길로 행하고 좌우로 치우지지 아니하였더라.”(열왕기하 22:2) 그런데 그렇게 선한 왕이요 31년 동안이나 나라를 안정적으로 잘 통치하던 요시아 왕이 므깃도 전투에서 사망하고 맙니다. 요시야가 죽자 그의 아들 여호아하스가 아버지를 이어 왕이 됩니다. 그런데 므깃도 전투에서 요시아와 싸워 이겼던 애굽이 남유다를 길들이기 위해서 왕이 된 지 불과 3개월 밖에 되지 않은 여호아하스를 폐위시켜버리고 자기들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여호야김을 왕으로 세웠습니다. 그러니 여호야김 입장에서는 애굽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애굽에게 밉보였다가는 아버지처럼 죽임을 당하거나, 여호아하스처럼 왕의 자리에서 쫓겨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가 왕이 된 지 4년이 지난 주전 605년에 일어났습니다. 그 해에 그 유명한 ‘갈그미스 전투’(The Battle of Carchemish)가 벌어집니다. 앗수르 제국을 제압한 신바벨론 제국은 그 세력을 남쪽으로까지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애굽은 앗수르 제국의 잔당들과 연합하여 갈그미스에서 바벨론의 느브갓네살과 전투를 벌이게 됩니다. 이 전투에서 남유다는 당연히 애굽 편을 들었습니다. 여호야김이 애굽에 의해서 임명된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그 갈그미스 전투가 애굽의 승리로 끝났다면 좋았을텐데, 느브갓네살이 이끄는 바벨론 제국의 승리로 끝나고 맙니다. 그렇지 않아도 세력을 남쪽으로 확장하려고 하던 바벨론 제국은 애굽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남 유다를 가만 둘리 없었습니다. 갈그미스 전투에서 승리한 바벨론 제국은 그 기세를 몰아 애굽 편에 선 남 유다를 침공하게 됩니다. 그게 바벨론의 제1차 남유다 침공입니다.

오늘 본문은 갈그미스 전투를 끝내고 바벨론이 남유다를 침공한 후에 기록된 말씀입니다. 오늘 본문의 시작인 예레미야 36:1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유다의 요시야 왕의 아들 여호야김 제사년에 여호와께로부터 예레미야에게 말씀이 임하시라 이르시되” ‘여호야김 제사년’이 바로 주전 605년, 갈그미스 전투가 벌어진 해입니다. 그리고 갈그미스에서 승리한 바벨론이 남유다를 침공한 해이기도 합니다. 국제정세가 너무나도 빠르게 변할 뿐만 아니라, 그 변화에 발맞추지 못한 남 유다는 바벨론의 침공이라는 커다란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바로 그 때 예레미야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된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아주 단순합니다. ‘사람들을 의지하지 말라. 아무리 시대가 급변하고 국제정세가 빠르게 돌아갈지라도 하나님을 의지하면 하나님께서 너희를 지켜주시리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만일 너희가 애굽이나 바벨론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애굽 대신에 바벨론을 선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심판을 이행할 도구로 바벨론을 사용하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바벨론을 들어 하나님의 떠나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지 않는 남유다를 멸망시키시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이 친 애굽정책을 펴는 남유다의 여호야김 왕에게는 귀에 거슬리는 말이었습니다.

여호야김 뿐만아니라 유다의 백성들은 예레미야를 통해서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하신 말씀을 글자로 기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레미야 36:2절입니다. “너는 두루마리 책을 가져다가 내가 네게 말하던 날 곧 요시아의 날부터 오늘까지 이스라엘과 유다와 모든 나라에 대하여 내가 네게 일러 준 모든 말을 거기에 기록하라.” 하나님께서 이미 선포된 말씀을 모두 기록하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그 하나는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말이라고 하는 것은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기도 하고, 때론 왜곡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기록된 말씀은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말씀이 왜곡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결코 틀림이 없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반드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지금은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지 않다가 나중에 그 말씀대로 되었을 때 오히려 ‘언제 그런 말씀을 하셨느냐?’ 되물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말씀을 왜곡시켜 ‘그 때는 다르게 말씀하지 않으셨느냐?’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기록하라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라는 또 다른 의도는 그 말씀을 그대로 백성을 앞에서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말씀을 선포할 때 역시 선포한 사람의 의도에 따라 말씀을 가감할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권력자들의 압력에 의해서 말씀이 가감되거나 변경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말씀을 가감하지 말고 그대로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말씀을 두루마리에 기록하라는 세 번째 의도는 여러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말씀이 구두로만 선포되면 그 자리에 있지 않은 사람은 그 말씀을 들을 수 없습니다. 혹 누군가에게 전해 듣는다 하더라도 그 말씀이 그대로 전달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말씀을 두루마리에 기록하여 많은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하신 것입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는 바룩으로 하여금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게 하였습니다. 바룩은 여례미야 선지자의 서기 역할을 했던 사람으로, 예레미야서에 여러 번 등장합니다. 예레미야가 불러준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기도 하고, 또 그 말씀을 예레미야 대신에 백성들 앞에서 낭독하기도 했습니다. 예레미야는 그를 굉장히 신뢰해서 밭을 매매한 토지증서를 그에게 맡기기까지 했습니다.(예레미야 32장)

  그리고 그렇게 바룩을 통해서 두루마리에 기록된 말씀이 여호야김 왕에 귀에까지 들어가게 됩니다. 그게 오늘 본문의 말씀입니다. 두루마리에 기록된 말씀을 전해 들은 여호야김 왕은 그 두루마리를 직접 가져와서 자기 앞에서 읽게 했습니다. 여후디가 두루마리를 가져다가 왕 앞에서 읽을 때 왕은 그 말씀을 듣고 회개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여호야김은 아버지 요시야와는 달랐습니다. 요시야는 성전을 수리하던 중 발견된 모세의 율법책에 기록된 말씀을 들을 때에 자기 옷을 찢고 회개했습니다.(역대하 34:19)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말씀 앞에 회개한 요시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므로 내가 네게 너의 조상들에게 돌아가서 평안히 묘실로 들어가게 하리니 내가 이 곳과 그 주민에게 내리는 모든 재앙을 네가 눈으로 보지 못하리라 하셨느니라.”(역대하 34:28)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한 요시야에게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요시야 왕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한 결과 이스라엘 백성들은 재앙을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시야의 아들 여호야김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들을 때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칼로 베어 화롯불에 던져 불태워버렸습니다. 23절에 ‘왕이 칼로 그것을 연하여 베었다.’라고 말씀하는데, ‘연하여 베었다.’는 말씀은 마치 손으로 짝짝 찢듯이 난도질을 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어진 그 두루마리를 불에 던져 태워버렸습니다. 그 주변에 있던 몇몇 사람들이 왕에게 두루마리를 불태우지 말라고 간언함에도, 그 말에 아랑곳하지 않고 두루마리를 불태워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 말씀을 기록한 예레미야와 바룩을 체포하라고 명령을 내립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예레미야와 바룩을 숨기심으로 체포되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와 바룩은 위험을 무릅쓰고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그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한 사람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외쳐도 귀를 닫아버린 여호야김과 유다 백성들에게 예레미야와 바룩은 계속해서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말씀을 선포한다는 것 때문에 왕에게 체포될 위기에 빠진다 하더라도 말씀대로 순종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예레미야는 결국 체포되어 말았습니다. 오늘 본문 이어 나오는 37장에서 예레미야는 여호야김 시대가 아니라, 한참 뒤인 유다의 마지막 왕 시드기야의 명령에 의해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됩니다. 예루살렘의 멸망을 예언한 예레미야를 싫어한 고관들이 예레미야를 때리고 웅덩이가 가둔 후에, 결국 시드기야의 명령으로 체포된 것입니다.

  예레미야는 늘 그런 위험을 느끼면서도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어떤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예레미야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자신에게 임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습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신앙인은 하나님의 말씀의 두려움을 압니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실 때 그 말씀이 확실하게 이루어질 것을 알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삽니다. 그게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아무리 많은 말씀이 선포된다 하더라도, 내 짧은 지식과 경험에 막혀 그 말씀이 내 안에서 역사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없습니다.

  예레미야와 바룩은 자신들이 선포한 하나님의 말씀 때문에 위험에 처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감옥에 갇히는 고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예레미야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이 선지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은 정확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그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이라면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사는 것은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것입니다. 어설픈 내 지식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그 말씀을 따라 살려할 때 예레미야처럼 고난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 말씀으로 인해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말씀을 따라 살 때에 반드시 하나님께서는 그 말씀에 약속하신 대로 이루어주십니다

여호야김은 하나님의 말씀을 무시했습니다. 무시한 정도가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을 경멸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말씀이 기록된 두루마리를 난도질하여 화롯불에 던져 태워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데요. 난도질당하여 화롯불에 불태워진 것은 두루마리일 뿐, 하나님의 말씀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여호야김 왕이 두루마리를 불태웠다고 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사라지거나, 그 말씀이 능력을 잃어버리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오늘 본문 이어 나오는 말씀은 여호야김 왕이 두루마리를 불태웠지만, 하나님께서는 다시 그 말씀을 기록하게 하십니다. 여호야김이 하나님의 말씀인 두루마리를 불태웠다고 그들에게 내리기도 하신 하나님의 재앙이 사라진 것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살아 계신 한 그들에게 내리리라고 말씀하신 재앙은 반드시 내리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남 유다는 결국 주전 586년 바벨론의 세 번째 침공으로 인해 완전히 멸망하고 맙니다. 예루살렘 성전은 파괴되고, 수많은 가옥들이 불에 타고, 수많은 사람들이 전쟁통에 사망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고 맙니다. 예레미야를 통해서 주신 말씀 그대로 이루어진 것입니다.

여러분, 남 유다가 멸망당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들이 그들에게 선포된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호야김과 유다 백성들은 마음이 강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어도 그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두루마리를 불태우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런 여호야김의 불순종과 강퍅함이 남 유다가 살아남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게 했습니다. 지금이 마지막 회개할 때인데, 그 때를 놓쳐 결국 남 유다는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말씀을 무시한 백성들의 최후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해 주십니다. 때로는 성경의 말씀이 깨달아짐을 통해서 말씀하시고, 때로는 설교를 통해서 말씀하시고, 때로는 우리의 양심을 통해서도 말씀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말씀하신 그 때가 우리에게 골든타임일 수 있습니다. 그 때를 놓치면 멸망으로 치닫는 결정적인 순간일 수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에 결코 귀를 닫아서는 안 됩니다. 말씀이 선포될 때 그 말씀을 주의 깊게 들어야 합니다. 말씀을 듣지 않고 귀를 막아버리면 그것이 곧 우리에게 멸망을 앞당기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맙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비극은 경제적인 어려움이 아닙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우리를 멸망으로 이끄는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듣지 못한, 사람들의 강퍅함이 우리를 멸망으로 가게 만듭니다. 아모스 8장에서 하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 날이 이를지라. 내가 기근을 땅에 보내리니 양식이 없어 주림이 아니며 물이 없어 갈함이 아니요 여호와의 말씀을 듣지 못한 기갈이라.”

  여러분, 꼭 기억하십시다. 마지막 때의 기갈은 경제적인 기갈이 아닙니다. 전염병으로 인한 멸망도 아닙니다. 말씀을 듣짐 못한 기갈로 인해 멸망이 자초됩니다. 말씀이 없어서 말씀을 듣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말씀을 들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말씀이 들려지지 않는 것입니다.

  내가 말씀에 귀를 닫는다고 해서 말씀의 능력이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갈기갈기 찢어 불태워버린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서 역사하십니다. 우리의 귀를 열고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며 사십시다. 우리가 눈을 감고 귀를 닫는다고 말씀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말씀은 거기에 순종할 때에 능력을 나타냅니다. 그게 우리가 살아갈 유일한 방법입니다. 말씀이 말씀으로 들려지는 것이 축복입니다.

< 2022년 2월 13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