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노스입니다.

< 본문 – 창세기 4:25-26 >

우리가 많이 들어본 말 가운데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뜻은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죽음을 잊지 마라!’입니다. 고대 로마공화정 시절 개선식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고대 로마제국에서는 나라를 위해 전쟁에 나갔다가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오는 장군에게는 ‘개선식’을 열어주었습니다. 모든 장수에게 개선식을 열어준 것이 아니라. 5천 명 이상을 물리친 장수에게만 개선식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러니 개선식이 얼마나 영광스럽고 화려했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개선장군은 관습에 따라 얼굴을 붉게 칠하고, ‘에쿠스’(Equus)라 불리는 네 마리의 백마가 이끄는 마차를 타고 시내를 가로질러 주피터 신전까지 퍼레이드가 펼처집니다. 이 행진의 맨 앞에는 정부 인사, 원로원의 의원, 나팔수, 적군에게 빼앗은 전리품을 실은 마차, 황금으로 된 일곱 촛대와 제상 그리고 그 뒤에 사로잡힌 포로들이 사슬에 묶여 따라오게 됩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어 회초리를 든 병정들과 악사들이 있고, 그 뒤에는 제사장들이 향기로운 향을 태워서 향기를 뿜으며 따라갑니다. 그러면 그 향기가 연기처럼 뒤로 흐르는데 그 연기 속으로 ‘에쿠스’라 불리는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그 날의 주인공인 개선장군이 번쩍번쩍 빛나는 옷을 입고 나타납니다. 이런 대접을 한 몸에 받은 개선장군은 말 그대로 신으로 추앙을 받는 듯한 벅찬 감동에 젖게 됩니다. 그런데 개선장군이 탄 마차에는 인간 중에서 가장 비천하다고 할 수 있는 노예 한 명이 장군과 같이 탑승합니다. 그가 하는 역할은 개선 퍼레이드가 진행되는 동안 개선장군 옆에서 끊임없이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외치는 것입니다. ‘죽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계속 속삭이는 것입니다. 그 말을 노예가 했다는 것은 장수나 노예나 죽음 앞에서는 결코 다르지 않다는 뜻일 것입니다.

  메멘토 모리! 화려한 마차를 타고 수많은 군중들의 환호성을 들으며 마치 신처럼 우쭐거리기 쉬운 그 분위기에서, ‘당신은 그저 인간일 뿐입니다. 언젠가는 죽어야 할 인간일 뿐임을 잊지 마십시오!’라는 말은 결코 우쭐대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환호하며 추앙한다 하더라도 결코 신일 수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을 잊지 말라는 것입니다. 결코 교만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개선장군에게 수여되는 관에는 이런 경고 문구들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대는 죽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Memento mori) 그대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Memento te hominem esse) 뒤를 돌아보라, 지금은 여기 있지만 그대 역시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Respice post te, hominem te esse memento)”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결코 신일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람들이 추앙한다 하더라도, 아무리 화려한 옷을 입고 화려한 마차를 타고 최고의 대우를 받는다 하더라도 한낱 인간일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인간이라는 사실을 가장 강력하게 경고하고 깨닫게 해주는 것이 바로 죽음입니다. 아무리 신이 되려고 발거둥친다 하더라도 죽음 앞에 선 인간은 결코 신이 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게 됩니다. 그리고 그 죽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 우리 인간은 여전히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죽음 앞에서는 최고의 명예를 얻었던 장수나 비천한 노예나 결코 다르지 않습니다.

  오늘 본문은 짧은 이야기이지만 우리에게 인간 본질이 무엇인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여섯째 날에 인간을 창조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형상대로’ 우리 인간을 창조하셨다는 것은 우리 인간을 당신과 교제하며 당신의 뜻하신 바를 이루며 살기를 원하셨기 때문입니다.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당신이 창조하신 인간을 에덴동산에 살게 하셨습니다. 에덴동산에서 우리 인간은 단 하나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었습니다. 제외된 그 하나는 바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지 말라!’는 것이었습니다.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는 날에는 반드시 죽으리라는 경고도 분명하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창세기 2:9절의 기록에 의하면 에덴동산 가운데에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생명 나무도 있었습니다. 생명 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는데, 하나님께서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만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그 외에는 다 먹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은 곧 인간이 생명나무의 열매는 먹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비록 하나님께서 빚어 만드신 피조물이지만, 생명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 죽음을 보지 않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창조하셨습니다. 그런데 인간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말았습니다. 그 결과 우리 인간은 죽어야 하는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죄를 범한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나야 할 이유를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보라 이 사람이 선악을 아는 일에 우리 중 하나와 같이 되었으니 그가 그의 손을 들어 생명 나무 열매도 따먹고 영생할까 하노라 하시고 여호와 하나님이 에덴동산에서 그를 내보내어 그의 근원이 되는 땅을 갈게 하시니라.”(창세기 3:22-23) 죄를 범한 인간을 에덴동산에 쫓아내신 이유는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의 열매를 따먹음으로 마땅히 죽어야 할 인간이 생명 나무의 열매를 따먹고 영생하면 안 되기 때문입니다.

죄를 범한 인간에게 주어진 최고의 형벌은 죽어야 할 존재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의 실상이 그것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세기 3장은 죄를 범한 인간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음을 이야기하고 있고, 창세기 4장은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의 실상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창세기 4장에서 보여준 인간의 실상은 두 가지로 나타납니다.

  하나는 가인이 아벨을 죽이는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사랑해야 할 대상이 가족입니다. 가족은 어떤 조건을 따지지 않고 사랑하는 관계입니다. 그런데 가장 깊은 사랑의 관계여야 할 가족, 형제 사이에 살인이 벌어진 것입니다. 형의 허물을 동생이 감싸주고 동생의 실수를 형이 안아주어야 하는데, 형인 가인이 동생 아벨을 죽이고 맙니다. 그것도 신앙을 이유로 말입니다.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다가 동생을 죽이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이게 바로 하나님을 떠난 인간, 죄의 종이 된 인간의 실상입니다.

  하나님께 불순종함으로 죄에 빠진 인간의 실상을 보여주는 두 번째 모습은 오늘 본문 바로 앞에 나오는 라멕을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23절에서 라멕은 이렇게 말합니다.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자신의 몸에 상처를 입었다는 것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소년을 죽였다고 말합니다. 자신이 당한 약간의 상처 때문에 앞날이 창창한 젊은 소년을 무자비하게 살해한 것입니다. 그리고는 그것을 자랑스럽게 말합니다. 만일 누군가가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해코지를 한다면 결코 가만두지 않겠다고 엄포를 한 것입니다. 그게 바로 죄의 포로가 된 인간의 실상입니다. 율법에 우리가 잘 아는 ‘동해보복법’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상처에는 상처로, 눈에는 눈으로, 이에는 이로 갚을지니라.”(레위기 24:20) 복수를 부추기는 법처럼 여기지지만, 사실은 보복을 하지 못하게 하는 법입니다. 만일 이런 법이 없다면 라멕과 같이 자신이 조그마한 상처를 입었다고 사람을 죽이는 보복을 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죄로 인해 잔인하게 보복하는 인간의 복수심을 억제하기 위해서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법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만큼 죄에 빠진 우리 인간은 잔인하다는 것입니다.

죄에 빠진 우리 인간에게 내려진 형벌은 분명 죽음입니다. 그런데 오히려 죄인인 인간이 다른 소중한 생명을 빼앗아가는 끔찍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가인은 동생 아벨을 죽인 것일까요? 왜 라멕은 자신이 조그마한 상처를 입었다고 다른 사람을 죽이는 끔찍한 보복을 하는 것일까요? 그건 나에게 다른 사람보다 더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아벨을 죽일 수 있는 힘이나 계략이 자신에게 있습니다. 그래서 아벨을 들판으로 불러내 자신의 동생을 끔찍하게 죽인 것입니다. 자신에게는 복수할 수 있는 힘이 있고, 내가 복수한다 하더라도 다른 사람은 나에게 복수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다른 사람보다 더 막강한 완력을 가지고 있기에 포악한 복수를 하는 것입니다. 마치 그 세계에서는 자신이 하나님처럼, 하나님의 자리에 앉은 자처럼 여기고 있는 것입니다.

바로 그런 사회에서 오늘 본문에 보면 아담의 아들 셋은 자신의 아들에게 ‘에노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때부터 비로소 사람들이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불렀다고 말씀합니다. 아들의 이름을 에노스라고 붙여준 것과 그 때부터 여호와 하나님을 이름을 부르는 것이 무슨 상관이 있는 것일까요? ‘에노스’라는 이름의 뜻은 ‘치료가 불가능한 연약한 존재,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뜻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죄를 짓는 순간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은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가 아니라, 가인처럼 자신이 가진 힘으로 동생도 죽일 수 있고, 라멕처럼 자신이 가진 특별한 완력으로 다른 사람을 무참히 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내가 죽긴 왜 죽어? 내 말을 듣지 않으면, 내 기분을 상하게 하면 내가 너를 죽일 수 있어!’라고 큰소리치며 살았던 것이 인간이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셋은 하나님의 말씀의 의미를 알았습니다. 자신의 형 가인이 아벨을 죽인다 하더라도 가인도 죽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고 말입니다. 라멕이 아무리 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떵떵거리며 다른 사람을 위협한다 하더라도 그도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자신의 아들 이름을 에노스라고 지었습니다. 우리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말입니다. ‘가인이나 라멕이 거짓과 허황된 생각에 사로잡혀 마치 자신은 죽지 않는 존재인 것처럼 큰 소리 칠지라도 너만은 연약한 존재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살라.’고 말입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창세기 5장에는 아담의 족보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족보에는 분명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아무리 오래 살았다 하더라도 그들은 모두 죽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아담이 130세에 셋을 낳고 930년을 살았지만 결국 아담도 죽었습니다. 셋도 912년을 살았지만 그도 죽었습니다. 에노스도 905세를 살았지만 죽었습니다. 족보에 기록된 모든 사람이 다 죽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이 족보는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선언하는 족보입니다. 몇 년을 살든 모든 인간은 죽을 수 밖에 없는 존재, 즉 에노스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인간은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에노스입니다. 아담처럼 930년을 살아도 결국에는 죽습니다. 현대에 의학이 발달되어 100세를 넘어 이제 120세까지 산다고 합니다. 그런데 120년을 산다 하더라도, 아니 의학이 더 발달하여 150세까지 살 수 있다 하더라고 우리 인간은 에노스입니다.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안다면 결코 교만할 수 없습니다. 내가 남들보다 조금 더 가졌다고 우쭐거릴 이유가 없습니다. 가인처럼 맘에 안 드는 아벨을 죽일 수 있는 힘이 있다 하더라도 가인도 결국은 죽을 수밖에 없는 에노스입니다. 라멕이 자기 기분이 나쁘다고 닥치는대로 사람을 죽일 수 있는 힘을 가졌다 하지만, 라멕도 결국에는 죽을 수밖에 없는 에노스입니다. 우리는 모두 에노스입니다. 나도 에노스입니다. 에노스는 결코 교만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에노스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결코 자기 욕망이 끄는 대로 살 수 없습니다. 내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 즉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고 사니까 이 땅에서 천년만년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돈 많이 벌어서 영원히 떵떵거리며 살 것처럼 돈을 벌기 위해 악착같이 삽니다. 내가 결코 죽지 않고 권력을 휘두를 수 있을 것처럼 남들을 짓밟고 권력의 자리에 오르려고 몸부림칩니다. 권력의 자리에 올라서서는 아무도 자신의 권력을 넘어뜨릴 수 없는 것처럼, 안하무인으로 사람들을 차별하고 억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자신이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고 살기 때문입니다. 죽을 수 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니까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합니다.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 에노스인데도 말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알기에 여호와 하나님을 찾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에노스임을 알 때에 하나님께 은혜를 구하며 살게 됩니다. 셋이 자신의 아들 이름을 에노스라고 붙였고, 그 때부터 비로소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오늘 본문의 말씀이 바로 그런 뜻입니다. 자신이 에노스,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면 겸손해집니다. 자신에 에노스라는 사실을 알면 남에게 함부로 대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에노스라는 사실을 알면, 우리의 생명을 주관하신 하나님을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게 되었습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는 말씀은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다는 말입니다. 여호와의 이름을 불었다는 말은 영원한 생명이신 하나님을 찬양했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그 말은 곧 하나님을 철저하게 신뢰하며 살았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생명의 주관자이십니다. 우리에게 생명을 주신 분도 하나님이시요 우리의 생명을 취하실 분도 하나님이십니다. 에노스인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독생자, 영원한 하나님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래서 마태복음 1장에 예수님의 족보가 나오는데, 그 족보는 죽음을 알리는 족보가 아닙니다. 창세기 5장의 족보는 죽음을 이야기하는 족보인데 비해, 마태복음 1장의 족보는 생명의 족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을 낳고, 이삭이 야곱을 낳고, 야곱은 유다와 그의 형제들을 낳고...”(마태복음 1:2절 이하) 이 마태복음 1장의 족보에는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하나도 없습니다. 모두가 생명을 낳는 이야기이고, 그 이야기의 결론은 생명의 주이신 예수님의 탄생입니다.

  예수님은 이 땅에 생명을 주시기 위해 오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온 것은 양으로 생명을 얻게 하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는 것이라.”(요한복음 10:10) 인간이 에노스임을 깨달았을 때 비로소 여호와 하나님의 이름을 부르며 하나님께 도움을 청했듯이,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 때 우리는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기 위해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이 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분인지를 알고, 주님을 나의 구주로 영접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에노스입니다.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온 몸과 마음과 삶이 죄악과 질고로 가득한 인생, 결코 이 세상에서는 치료받을 수 없어 죽고야 마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성경은 우리가 에노스라는 사실을 계속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에스겔 28:2절에서 하나님께서는 두로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마음이 교만하여 말하기를 나는 신이라. 내가 하나님의 자리 곧 바다 가운데 앉아 있다 하도다. 네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 같은 체할지라도 너는 사람이요 신이 아니거늘” 당시 두로는 바다 가운데 바위섬을 건축하여 어느 누구도 넘보지 못하는 요새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해상무역을 통해 엄청난 부를 쌓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기들이 결코 멸망당하지 않는다고 자부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두로를 향해 ‘너는 결코 신이 아니라’고, ‘너는 사람일 뿐이라.’고 말씀하셨고, 결국 천혜의 요새를 갖추고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두로도 한 순간에 멸망당하고 말았습니다. 죽고 멸망당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아무리 부정하려 한다 하더라도, 인간은 인간일 뿐입니다.

  그래서 지혜로운 믿음의 사람들은 자신이 유한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다윗은 시편 39: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이 언제까지인지 알게 하사 내가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주께서 나의 날을 한 뼘 길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이 말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여호와여 내가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지 않게 하소서.’ 그렇습니다. 자신의 인생이 한 뼘 길이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결국 곧 죽게 될 존재요 유한한 존재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에노스, 죽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알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사람을 하나님께서는 오히려 귀하게 여겨주십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 에노스임을 알고 전능하신 하나님을 신뢰하며 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아무리 강한 자처럼 보일지라도 우리는 에노스입니다. 현대의 과학문명이 아무리 발달했다 하더라도 인간은 여전히 에노스입니다. 우리가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우리는 교만에 빠지게 됩니다. 내가 에노스라는 사실을 잊어버릴 때 나는 하나님에게서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에노스인 우리를 위해서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히브리서 4:14-15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다 아시고 우리를 도우십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에노스임을 인정하고,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으로 담대히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는 에노스인 우리를 연약한 존재요 죽을 수밖에 없는 존재라고 버리시거나 방치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에노스임을 인정하고 주님 앞에 나아가면 우리를 긍휼히 여기시고 우리를 품어 주십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채워주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죽을 수밖에 없는 연연약한 존재, 에노스임을 잊지 말고 사십시다. 나는 에노스입니다.

< 2022년 5월 2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