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문을 통과하며

< 본문 – 시편 100:1-5 >

우리 시대 최고의 기독교 변증가 가운데 한 사람인 오스 기니스(Os Guinness, 1941-)가 쓴 『회의하는 용기』라는 제목의 책에 이런 글이 있습니다. “믿음의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이고, 기억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 반면에 불신은 기억이 짧을 뿐 아니라 감사를 모른다.” ‘믿음의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이고, 기억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이다.’ 너무나도 정확한 표현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기억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믿음의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를 이 세상에 보내주셨고, 이 땅에 오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믿음의 사람입니다. 지금도 우리 가운데 역사하시는 성령의 깨우치심과 격려하심과 은혜 베풀어 주심 덕분에 오늘 우리가 믿음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고 있음을 기억하는 사람이 믿음의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기억하며 사는 사람은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억하는 사람은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면서 오스 기니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감사합니다’가 필요 없어지는 순간에 회의가 잉태되었다.” 왜 우리의 신앙에 회의가 생기는가? 그 이유가 가운데 하나는 우리가 하나님께 대한 감사를 잃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너무나도 많은 은혜를 받아 누리며 살고 있으면서도 감사를 잃어버린다면 그것은 곧 우리의 마음에 회의가 잉태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나님을 하나님으로 인정하지 못하고, 하나님의 은혜를 하나님의 은혜로 인정하지 못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이미 믿음에 대한 회의가 싹트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로마서 1:21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하나님을 알되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아니하며 감사하지도 아니하고 오히려 그 생각이 허망하여지며 미련한 마음이 어두워졌나니.” 하나님을 알긴 알지만 하나님을 영화롭게도 하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하지도 않는 것은 그 생각이 허망하여졌고, 마음이 미련함으로 어두워졌기 때문이라고 말씀합니다. 여러분, 이 경고가 혹 오늘 나의 모습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하나님을 안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주이심을 압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위해 십자가에 죽으셨다는 것도 압니다. 그 십자가 은혜로 내가 구원받았음도 잘 압니다. 그리고 오늘도 하나님께서 성령을 통해서 우리에게 은혜를 공급해 주셔서 우리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께 감사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우리의 생각이 허망하여졌기 때문입니다. ‘생각이 허망하여졌다’는 말은 생각이 무가치한 것들로 가득 차 있다는 뜻입니다. 그 마음과 생각이 신앙으로 가득 차 있는 것이 아니라, 세상에 헛된 것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신앙한다고 하면서도 감사를 모른 채 살아갑니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 살고 있다고 고백은 하면서도 감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감사를 모르는 사람은 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Dostoyevsky, 1821-1881)가 그의 책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정의한 것처럼 지독히 배은망덕한 존재입니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련한 게 아니라면 굉장히 배은망덕하다. 지독히 배은망덕하다. 사실 나는 배은망덕한 양족(兩足) 동물이야말로 인간에 대한 최고의 정의라 믿는다.” ‘양족(兩足)’ 즉 두 발로 걷는다는 것은 우리 인간이 생존하고 문명을 만들어내는 데 엄청난 기여를 했습니다. 그러나 두 발로 걸으면서 인간의 문명은 발달했지만, 그만큼 인간은 하나님께 대하여 배은망덕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마치 자기들이 잘나서 그런 것처럼 말입니다. 감사를 잃어버린 사람은 분명 배은망덕한 존재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감사보다 빨리 늙는 것은 없다.’는 라틴어 격언을 강조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감사를 잃어버리고서도 신앙인이라고 자부하며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무엇을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떳떳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어떻게 감사해야 하는지도 모른 채 나에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신앙인은 감사하며 사는 사람입니다. 신앙인은 감사로 무장된 사람입니다. 신앙인은 무엇을 감사해야 할지를 분명하게 아는 사람입니다. 신앙인은 감사하며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잘 아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성경의 시인들은 늘 감사를 고백하고, 감사하며 살았습니다. 일이 잘 풀리고 형통할 때만 감사한 것이 아닙니다. 앞길이 막혀 막막할 때에도, 때론 깊은 고난과 시련 중에서도 시인들은 하나님을 향한 감사를 잊지 않았습니다. 감사야말로 자신의 삶에서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도 감사의 시입니다. 시편 100편은 ‘감사의 시’라는 표제가 붙어 있습니다. 감사라는 말의 구약성경 언어는 토다(תודה)입니다. 이 말은 야다(ידע)라는 말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야다’라는 말은 인격적인 관계 속에서 깊이 알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 성경에서는 ‘야다’를 ‘알다, 이해하다’라는 말로 많이 번역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참으로 중요한 의미를 우리에게 알려줍니다. 여러분, 누가 감사할 수 있습니까? 감사할 수 있는 것은 감사의 대상에 대해서 충분히 알아야 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누군가에게 감사한다면 그가 누구이고, 그가 나에게 어떻게 대해 주었는지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가 나에게 뭘 해주었는지도 모르는데 어찌 감사할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이 어떤 분이시고,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무얼 해 주셨는지를 알고 깨닫고 이해할 때 우리는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과 친밀한 관계일수록 더욱 감사가 넘쳐나게 됩니다. ‘감사가 신앙생활을 척도’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고, 그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는 사람이 하나님이 어떤 분인지를 잘 압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그걸 말씀해 줍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분명하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본문 3절입니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시인은 하나님을 ‘우리 하나님’이라고 표현합니다. 공동체적 고백이기에 ‘우리 하나님’이지만, 개인적으로 말한다면 ‘나의 하나님’입니다. 그 하나님이 어떤 하나님입니까? 이어서 고백합니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라.”

  시인이 경험한 하나님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그 하나는 나를 지으신 분입니다. 나를 만드신 분, 오늘의 나를 있게 하신 분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이십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의 창조주이시라는 고백을 할 수 있다면 우리는 마땅히 하나님께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를 만드신 분, 나를 만드시되 가장 존귀하고 소중한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나만 창조하신 분이 아닙니다. 그분은 세상을 창조하신 분입니다. 온 우주를 창조하신 분입니다. 창조주 하나님, 말씀 한 마디로 세상을 만드시고, 나를 가장 아름답게 만드신 분이 하나님이십니다.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입니다. 그러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시인이 경험한 두 번째 하나님의 모습은 우리를 기르시는 목자와 같은 분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이시니”(시편 23:1)라는 다윗의 고백과 같이, 시편에는 하나님을 목자라고 고백한 노래들이 많이 나옵니다. 그만큼 여호와를 목자로 삼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찬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목자가 누구입니까? 목자는 양을 돌보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목자를 단순히 양을 돌보는 사람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나라와 기후환경이 다른 이스라엘 지역에서 목자는 늘 양과 같이 생활하는 둘도 없는 친구입니다. 목자는 양의 먹거리와 마실거리를 찾아내야 합니다. 그리고 때때로 그 양들과 몇 날 며칠을 들판에서 보내야 합니다. 풀과 물을 찾아서 양떼를 이끌고 여러 날을 들판에서 보내야 합니다. 그럴 때면 저녁에 목자는 양떼 곁에서 잠을 자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넓은 들판에서 양들과 함께 노숙을 하는 것입니다. 그것만 아닙니다. 언제 어디에서 사나운 맹수가 자신의 양떼를 노리고 덤벼들지 몰라 늘 정신을 바짝 차리고 양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양떼를 이끌고 가다가 때로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도 같은 험난한 길을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양떼보다 앞서 가기에 나뭇가지나 가시에 찔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목자의 마음은 온통 양떼에게만 있습니다. 양떼는 목자로 인해 삶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목자 없는 양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아니 존재할 수가 없습니다. 목자를 잃어버린 양은 곧 죽은 목숨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시인이 하나님을 ‘우리 하나님’이라고 고백하면서, ‘우리는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라고 고백한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이 목자가 되어주지 않으셨다면 지금까지 살아 있을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삶을 돌보지 않으셨다면 내가 오늘까지 목숨을 부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때로 목자와 함께 가는 길에 험난한 여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고난의 길을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사나운 맹수의 공격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때로는 풀을 찾지 못해 오랫동안 굶주림의 시간을 보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순간에도 목자이신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단 한 번도 잊으신 적이 없고, 우리를 버리신 적도 없습니다.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의 손을 붙들고 우리를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 덕분에 오늘 우리가 여기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 목자이신 하나님을 생각하면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 본문 2절에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의 앞에 나아갈지어다.” 우리는 우리의 목자이신 하나님을 기쁨으로 섬겨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당신의 양떼로 부르시고, 부르신 우리를 여기까지 인도하셨기에 우리는 하나님을 기쁨으로 섬겨야 합니다. ‘섬긴다’는 말은 ‘예배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은 양떼는 하나님을 예배하고 섬겨야 합니다. 그게 마땅한 도리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노래하면서 그의 앞에 나아가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노래’라는 말은 ‘환호성, 기쁜 소리’를 말합니다. 큰소리로 함성을 지르며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하나님께 나아가야 합니다. 마치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온 개선장군을 맞이할 때 백성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장군을 맞이하는 것처럼, 하나님께 나아갈 때에도 그런 기쁨과 감격의 환호성을 지르며 나아가야 합니다.

그렇게 기쁨의 환호성을 지르며 하나님께 나가갈 때 반드시 통과해야 할 문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감사의 문’입니다. 오늘 본문 4절입니다. “감사함으로 그의 문에 들어가며 그의 궁전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할지어다.” 하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하나님을 찬송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감사의 문을 통과해 가야 합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해 가지 않는다면 그 예배는 예배일 수 없습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해 들어가지 않으면 그가 외치는 기쁨의 찬송은 결코 찬송일 수 없습니다. 우리가 하나님께 나아가는 방법은 오직 하나, ‘감사의 문’을 통과해 가는 것입니다. 시편 50:23절에서 이렇게 말씀합니다. “감사로 제사를 드리는 자가 나를 영화롭게 하나니.” 이 말씀을 거꾸로 하면 감사로 드리지 않으는 제사, 감사로 드리지 않는 예배는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예배가 아닙니다.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지 않는 예배는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영화로운 예배는 감사로 드리는 예배입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해 들어가서, 감사의 마음으로 드려지는 예배만이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예배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감사를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과 같습니다. 감사를 회복하면 모든 것이 회복됩니다. 감사하며 사는 삶에는 언제나 기쁨이 넘쳐납니다. 감사하는 자만에 인생의 참된 가치를 알기 때문입니다.

  앞서 ‘감사’에 해당하는 히브리어가 토다(תודה) 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율법은 토라(תורה)입니다. 토라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토라를 따라 사는 사람은 하나님께 토다(감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진정한 토다(감사)는 토라(하나님의 말씀)에서 시작됩니다. 결국 토다(감사)는 토라(하나님의 말씀)에서 시작되고, 토라(하나님의 말씀)는 토다(감사)를 통해 완성됩니다. 감사는 신앙의 시작이자 마지막입니다. 믿음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사실, 성경을 통해서 말씀하신 그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는 데서부터 시작합니다. 그것을 깨달은 사람은 나를 위해 독생자를 주시기까지 사랑하신 하나님의 사랑으로 인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나같은 사람을 위해, 나같은 죄인을 위해 하나님께서 당신의 독생자까지 주셨다는 사실에 감격하여 눈물을 흘립니다.

문제는 그렇게 감사하며 감격으로 시작된 믿음인데, 그 믿음을 따라 사는 삶의 여정에서 우리가 그 감사와 감격을 잊어버린 채 살곤 합니다. 여러분, 혹 지금 우리의 모습이 그렇지 않습니까? 구원의 감격과 감사로 신앙생활을 시작했는데, 신앙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얼마나 그 감격과 감사를 잊지 않고 살고 있습니까? 구원의 감격을 잊지 않는 한 우리의 마음에 감사는 넘쳐날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구원의 감격을 잃어버리고 세상의 것들로 채워집니다. 우리 마음에 구원의 감격인 아닌 세상의 것들로 채워지면서 우리의 생각이 허망하여져 감사가 아닌 불평과 불만족의 노예가 되어갑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독일의 마티 바덴(Marty Baden)이라는 정치가가 있었습니다. 그는 훌륭한 정치가였고, 재무부 장관을 역임하면서 국민들로부터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가 국민들에게 사랑받은 이유는 훌륭한 인품을 가지고 매사에 감사하며,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처리했기 때문입니다. 그가 그런 사람이 된 데에는 젊었을 때 겪었던 일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젊은 시절 그는 고생을 많이 했는데, 한 번은 어느 지방에 출장을 가게 되었습니다. 그가 가진 돈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값싼 여관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자신의 구두가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그의 구두를 훔쳐간 것입니다. 그는 ‘어느 놈이 내 신발을 훔쳐 갔느냐?’고 욕을 하면서 여관주인에게 화를 냈습니다. 그러자 여관주인은 미안하다며 사과를 하고는 헌 신발을 꺼내 주며 ‘오늘은 주일이니까 자신과 함께 교회에 가자.’며 그의 마음을 위로했습니다. 그는 화가 잔뜩 난 상태였지만, 교회에 가자는 여관주인의 요청에 마지못해 따라나섰습니다. 교회당에 앉아 있었지만 그의 마음은 편치 않았습니다. 여전히 화가 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열심히 부르는 찬송도, 간절한 기도도 그저 그에게는 짜증스러울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눈에 눈물을 흘리며 간절히 기도하는 사람이 보였습니다. 자세히 보니 그에게는 두 다리가 없었습니다. 그는 너무 놀라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사람은 신발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두 다리를 모두 잃어버렸으니 신발조차 신을 수 없겠구나!.’ 그러면서 두 발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신발을 잃어버렸다고 화를 낸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그 때부터 그의 인생관이 달라졌습니다. 그는 자신에게 없는 것을 불평하는 대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기로 했습니다. 남을 원망하지 않고, 매사에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살가는 사람이 되었던 것입니다. 그러자 모든 일이 잘 풀리게 되었고, 결국 재무부 장관의 자리에까지 오르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사실 우리가 누리고 사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욕망과 세상적인 기대가 너무 크다 보니, 자신이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에 감사를 잃어버린 채 살아갑니다. 구원의 감격 하나만 기억해도 우리는 매일 매 순간 감사하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그것으로 만족하지 못합니다.

  여러분, 이런 말 있지요? “노래는 부를 때까지 노래가 아니며, 종은 울릴 때까지 종이 아니고, 사랑은 표현할 때까지 사랑이 아니며, 축복은 감사할 때까지 축복이 아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복을 누리길 원하면서도 감사하지 않습니다. 감사하면 내가 누리고 있는 복이 얼마나 많은 지를 깨닫게 됩니다. 그러면 복은 내게서 자꾸만 불어납니다. 어제 아침의 묵상에서 말씀드렸듯이 감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숨겨놓으신 보물입니다. 어렸을 때 소풍 가서 보물찾기 놀이를 했던 것처럼, 우리는 우리의 삶에서 보물찾기를 해야 합니다. 감사라는 보물을 찾으면 찾을수록 그 감사의 포장지에 쌓인 복들은 우리의 것이 됩니다.

  특별히 우리가 하나님 앞에 나올 때마다 감사를 잊어버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감사의 문을 통과할 때 진정으로 예배드리는 예배자가 됩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할 때 우리의 기도는 하늘에 상달됩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하여 드리는 찬송이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찬송이 됩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할 때 우리는 기쁨이 넘치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감사의 문을 통과할 때마다 우리는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복을 가슴에 가득히 품을 수 있게 됩니다.

  여러분, 감사는 선택이 아닙니다. 그것은 우리 인생과 신앙에 필수과목입니다. 우리가 신앙으로 산다면 감사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인의 참된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지으신 하나님, 우리를 구원하신 하나님, 우리를 양떼와 같이 돌보시고 필요를 채워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잊지 않고 사십시다. 하나님은 우리의 하나님이십니다. 마땅히 즐거운 찬송을 받으실 만왕의 왕이십니다. 우리가 부를 수 있는 최고의 찬양은 감사입니다. 우리가 드릴 수 있는 최고의 예배는 감사입니다.

< 2022년 7월 3일 주일낮예배 - 맥추감사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