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목자여!

< 본문 – 요한복음 10:11-15 >

  1949년부터 1961년 사이에 약 250만 명에 달하는 동독의 기술자들과 전문직업인 그리고 지식인들이 서독으로 이동했습니다. 사회주의 국가인 동독을 떠나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서독으로 향한 것입니다. 이에 위협을 느낀 동독은 1961년 8월 베를린 장벽을 세워 동독 사람들의 서독행을 봉쇄하게 됩니다. 그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기 전인 1954년 수많은 동독 사람들이 서독으로 삶의 거처를 옮길 때, 서독 출신의 호르스트 카스너라는 목사의 가족은 반대로 동독으로 떠났습니다. 서독에서 카스너 목사의 삶은 안정되어 있었습니다. 남편은 목사직을 수행하고 있었고, 부인은 라틴어와 영어 교사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카스너 목사는 태어난 지 불과 6주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딸을 품에 안고, 정한 거처도 없고 사역할 교회도 정해지지 않았음에도 안락한 서독에서의 삶을 내려놓고 공산치하인 동독으로 넘어간 것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바른 삶, 청지기의 삶을 위해 낮은 곳으로 내려가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태어난 주 6주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에 부모의 품에 안겨 동독으로 간 앙겔라 도로테아 카스너는 아버지의 엄격하고 철저한 신앙으로 양육을 받으며 자랐고, 수학과 언어에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동독에서 물리학자로 성장하게 됩니다. 그녀는 동독 국가보안부에서 일자리를 제안받았지만 거절했고, 오히려 동독과 공산주의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가졌습니다. 그러다가 1989년 독일이 통일된 후 정치에 참여하게 되었고, 2005년 동독 출신의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독일 총리가 됩니다. 그녀가 바로 앙겔라 도로테아 메르켈(Angela Doeothea Merkel, 1954-)입니다.(사진1) 그녀에게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참 많이 붙습니다. 독일 최초의 동독 출신 총리, 최초의 과학자 출신 총리,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 독일 역대 최연소 총리 등입니다.

  메르켈 총리는 올해 12월 8일 퇴임할 때까지 무려 16년 동안이나 총리직을 수행했습니다. 메르켈이 총리가 되었을 때 독일은 ‘유럽의 병자’라 불리교 있었습니다. 동독과 서독이 통일된 지 15년이나 지났지만 통일의 휴유증이 여전했기 때문입니다. 1991년부터 그녀가 총리로 취임하던 2005년까지 15년 동안 독일은 통일비용으로 우리 돈 약 1,750조 원을 쏟아부었습니다. 우리나라 1년 예산에 약 3배 가까이 달하는 엄청난 비용입니다. 통일 전 서독은 유럽국가 중에서 재정 상태가 가장 건전하다고 평가받았습니다. 그러나 통일 후 재정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실업률도 11%에 달하며 유럽의 병자라는 별명이 붙은 것입니다.

  그렇게 힘든 때부터 무려 16년 동안이나 총리직을 수행하면서 그녀는 부패사건이나 스캔들에 휘말린 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총리 관저가 아닌 작은 아파트에 살면서 동네 수퍼마켓에서 직접 장을 보는 등 소박한 생활을 하여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았습니다. 자신의 권력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리더십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정직했고, 진실했으며, 자신을 자랑하지도 않았고, 꾸밈도 없었습니다. 러시아의 언론에 따르면 위기에 빠진 독일을 유럽 최강국으로 만든 그녀가 퇴임하던 날, 독일 국민들은 6분간 따뜻한 박수로 작별 인사를 했다고 합니다. 도시 전체가 집 발코니로 나가 퇴임하는 그녀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 것입니다. 국민들 자발적으로 말입니다.

  참 부러운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런 기사를 쓴 러시아 언론의 의도는 권력의 욕심이 가득한 푸틴 대통령을 비난하려는 것입니다.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이 철권통치로 영구 집권을 꾀하여, 정적을 테러를 가장하여 죽이고, 막대한 부를 축적하며 위선으로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도 큰 울림을 줍니다. 우리나라의 최고 지도자인 대통령들이 임기를 마치고 한결같이 감옥에 가는 등 뒤끝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16년 동안이나 국민들의 지지를 받으며 마지막까지 깨끗하고 정직하게 자신의 역할을 끝내고 퇴임한 메르켈 총리의 모습은 우리에게 부러움을 안겨줍니다. 나라만이 아니라 어느 공동체든지 지도자는 중요합니다. 지도자가 어떤 사람이냐 하는 것은 그 공동체의 생사를 가르기도 하고,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또는 절망과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 나라가 내년 3월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를 하는데, 잘 뽑아야 합니다. 바른 사고와 역사의식을 가지고 정직하고 진솔한 사람, 국민들을 두려워하고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 자기의 사욕을 따르지 않고 국민들을 위하는 사람, 마음이 넓고 포용력이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나라에 희망이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독일의 메르켈이 총리에 당선되었을 때 반대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습니다. 서독 출신이 아닌 동독 출신에다가 전문 정치가가 아니라 과학자 출신이 과연 유럽의 병자라고 불리던 독일을 바르게 이끌 수 있을까 하는 염려 때문입니다. 그런데 메르켈 총리는 ‘메르켈리즘’(Merkelism)이라고 불리는 리더십으로 독일을 이끌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을 따서 붙인 메르켈리즘은 ‘권력을 과시하지 않고 부드럽게 다른 의견을 포용하면서도 힘있게 자신의 정책을 펴나가는 리더십’을 말합니다. 그녀는 그런 리더쉽을 통해 그리스 규제금융과 이란과의 핵협상 타결 등 유럽의 수많은 난제들을 해결했던 탁월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그렇게 중요합니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독일이라는 병자를 가장 건실한 국가로 세웠을 뿐만 아니라, 유럽을 비롯한 세계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큰 역할을 감당했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자기 자신을 ‘선한 목자’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굉장히 겸손한 표현이기도 하고, 참으로 아름다운 표현이기도 합니다. 만왕의 왕이시며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자신을 ‘목동’이라고 비유하신 것입니다. 본문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목자’라는 말을 우리가 좀 더 친근하게 번역한다면 ‘목동’입니다. 우리가 목자라는 말을 들을 때의 어감과 목동이라는 말을 들을 때의 어감이 다릅니다. 목자라고 하면, 우리가 성화에서 어린 양을 끌어안고 계신 예수님을 연상하거나, 시편 23편에서 다윗이 고백한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라는 말씀을 연상합니다. 그런 모습은 굉장히 자애로우면서도 위엄이 있는 형상으로 비춰집니다. 그러나 ‘목동’이라고 말하면 초라하고 볼품없는 양치기 정도로 느껴집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예수님께서 “나는 선한 목자라”고 말씀하실 때 예수님은 어떤 이미지로 말씀하신 것일까요? 우리가 목동의 삶을 생각하면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목동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당연히 자신이 치는 양에게 좋은 풀과 깨끗한 물을 먹이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목동은 매일 푸른 풀밭과 시내물을 찾아 양떼를 이끌고 다녀야 합니다. 우리나라처럼 산림이 울창하지 않은 이스라엘 땅에서는 건기에 푸른 풀밭과 물이 흐르는 시내를 찾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요셉의 형들은 아버지의 양떼를 이끌고 도단에까지 올라갔습니다. 당시 야곱이 머물고 있던 곳은 헤브론이었고, 헤브론에서 도단까지는 약 100km나 됩니다. 사람이 걸어가더라도 3-4일은 걸리는 그 먼 길을 양떼를 이끌고 가야 하기에 아마도 두 주 이상 걸리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렇게 먼 곳으로 양떼를 이끌고 간 이유는 건기에는 먹일 풀과 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목동은 양들을 먹이기 위해서 그 먼 길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풀밭과 물만 찾아낸다고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자신이 먹여야 할 양떼 수십 마리를 이탈자 없이 끌고 가야 하기에 다른 곳에 한 눈을 팔 수 없습니다. 가는 길이 결코 평탄한 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편 23편에서 다윗이 고백한 것처럼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발 한번 잘못 디디면 천길 낭떠러지로 굴러 떨어질 수 있는 길을 가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럴 때이면 목동은 자신의 양떼 가운데 단 한 마리도 실족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기울어야 합니다. 양들이 풀을 뜯고 있는 동안에도 목동은 편히 쉴 수 없습니다. 양을 먹이 삼기 위해서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맹수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동은 긴 지팡이를 가지고 다니면서, 물매를 허리에 차고 언제든지 맹수가 양떼를 공격해 오면 맹수와 싸울 준비를 하며 경계를 늦추지 않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자신의 생명을 걸고 맹수와 싸워 양떼를 보호해야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친히 말씀하신 것처럼, 목동은 이리가 오면 자기 목숨을 걸고 맹수와 싸워야 합니다. 자기의 생명이 희생되더라도 양떼를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말입니다. 목동의 잠자리는 열악하기 그지 없습니다. 때로는 양떼의 배설물이 나뒹구는 우리 안에서 그 냄새를 다 맡으면서, 울부짖는 양떼의 소리를 들으며 지내야 합니다. 양떼를 이끌고 먼 길을 떠날 때에는 따뜻한 방에서 잠을 잘 수 없습니다. 때로는 낯선 들판에서 밤하늘을 올려다보며 밤을 지새기도 하고, 때로는 거센 바람에 몸을 움츠리며 혹시나 양떼에게 무슨 일이 생기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러기에 어쩌면 목동이야말로 하나님을 신실하게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양떼의 생명 뿐만 아니라, 자신의 생명까지도 하나님께 맡기고 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언어인 히브리어로 목자(목동)은 ‘라아(רָעָה)’입니다. 이 단어는 ‘목자 또는 목동’라는 뜻도 있지만 ‘동반자’라는 뜻도 있고 ‘곁을 지킨다’ ‘가꾼다’는 뜻도 있습니다. 그게 바로 목동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목동은 늘 양떼의 동반자여야 합니다. 양떼 곁을 떠나지 않고 지켜야 합니다. 그리고 양떼가 잘 자라도록 늘 지켜주고 필요한 것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생명을 내놓으면서까지도 말입니다. 자신의 외모를 꾸밀 틈도 없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챙길 여유도 없습니다. 온 마음과 힘을 온통 양떼를 위해 쓸 뿐입니다.

  목동은 그렇게 자신의 생명을 걸고 자신이 치는 양떼를 위해서 최선을 다합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이 땅에 선한 목자(목동)으로 오신 예수님의 삶이 그러했습니다. 예수님은 당신 자신을 꾸밀 틈도 없으셨습니다. 당신의 욕심을 챙기지도 않으셨습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양떼를 돌볼 목동으로 자신을 보내셨다는 것을 아시고, 양떼를 위해서 온 힘을 다 쏟으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양떼를 위해서 당신의 생명을 내어놓으셨습니다.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양떼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양떼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 밖에 없음을 아셨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만왕의 왕이시면서도 자신을 왕으로 대우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으셨습니다. 세상과 온 우주의 주인이시면서도 자신을 주인으로 인정해 달라고 닦달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그저 목동처럼 묵묵히 당신의 양떼를 돌보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당신의 생명을 양떼를 위해서 기꺼이 내어놓으셨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예수님이 선한 목동이 아니라 삯꾼이었다면 당신의 생명을 내어놓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제자에게 배신당하고, 피조물에게 조롱을 당하시고, 이방 군병들에게 채찍질을 당하시는 수모를 당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만일 삯꾼 목동이셨다면 당신의 생명을 보전하기 위해서 자신이 살 길을 찾아 달아나셨을 것입니다. 자신을 죽이기 위해서 안달하는 권력자들의 소굴인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겟세마네 동산에서 하신 말씀처럼 당신은 하늘의 열두 군단도 더 되는 천사를 동원하실 수 있는 능력을 갖추신 분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의 생명을 지키겠다고 천사들을 동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저 힘없이 군병들에게 잡히셨습니다. 대제사장으로부터 심문을 당하실 때에도, 빌라도 총독의 심문을 당하실 때에도 예수님은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에 대해서 침묵하셨습니다. 당신 자신의 목숨을 살리려 하셨다면 충분히 변명하실 수 있는데도 말입니다. 왜 그렇게 하신 것입니까? 왜 그렇게 어리석게도 당하기만 하신 것입니까? 예수님은 목동이시기 때문입니다. 선한 목동이시기에, 당신의 양떼를 살리는 방법이 그것임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에수님은 우리에게 최고의 목동입니다. 양은 좋은 목동을 만나는 것이 최고의 행복입니다. 독일이 메르켈 총리라는 좋은 지도자를 만나 유럽의 병자에서 유럽 최고 강국이 된 것처럼, 좋은 지도자를 만나는 것은 큰 축복입니다. 양에게 가장 큰 축복은 좋은 목동을 만나는 것입니다. 자신의 생명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목동, 맹수의 위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주는 목동, 배가 고플 때 푸른 풀밭으로 인도해주고 목이 마를 때 맑은 시냇가로 인도해주는 목동, 저녁 잠자리를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목동, 그런 목동을 만나면 그 양은 아무 걱정 없이 목동의 뒤만 따라가면 됩니다.

  다윗은 시편 23편에서 여호와가 자신의 목동이 되신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목동이라 하더라도,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나의 목동이 되어주신다 하더라도 이것 하나는 꼭 기억해야 합니다. 그것은 최고의 목동이 이끄는 길에도 고난은 있다는 것입니다.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호와가 나의 목자라고 고백하며 하나님께 이끌려 살았던 다윗도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날 때가 있었습니다. 천 길 낭떠러지, 보기만 해도 아찔한 절벽, 발을 조금만 잘못 디뎌도 생명에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험난한 길, 그런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가야 할 때도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다윗의 삶에 그런 일들이 수없이 많았습니다. 양떼를 지킬 때 맹수의 공격 앞에서 그런 위험을 겪기도 했고, “나와 죽음 사이는 한 걸음 뿐”(사무엘상 20:3)이라고 고백한 것처럼 죽음의 직전까지 가기도 했고, 미친 척 하며 위기를 빠져나와야 할 때도 있었습니다. 심지어 자기 아들이 반역을 일으켜 배신당할 때 머리를 가리고 맨발로 울며 도망을 쳐야 하는(사무엘하 15:30) 실로 끔찍한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하나님을 그렇게도 사랑하던 다윗인데, 그리고 하나님께서도 다윗을 너무너무 사랑하셨는데 왜 다윗에게 그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다윗에게 그런 일들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지나는 길목이었습니다. 자칫하면 생명에 위협을 느껴야 하는 순간들이었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다윗에게도 그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왜요? 그것은 하나의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푸른 풀밭과 쉴만한 물가로 가기 위한 길목이요 과정입니다. 그 길을 통과해야만 푸른 풀밭과 쉴마한 물가로 갈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두 가지를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첫째는 그렇게 험난하고 위태로운 길목을 갈지라도 양들 곁에는 언제나 목자(목동)가 있다는 사실입니다. 목동이 양떼를 그리로 인도하는 이유가 분명 있습니다. 목동이 자기 양떼를 고생시키기 위해서 일부러 그런 길로 인도하지 않습니다. 그 길을 통과해야만 더 좋은 곳으로 갈 수 있음을 알기에 그 골짜기를 통과해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의 목동(목자)는 예수님이십니다. 선한 목동이십니다. 최고의 목동이십니다. 아무리 헌난한 길을 갈지라도 우리 곁에는 선한 목동이신 예수님이 계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종종 어려운 일을 만나거나 우리 앞에 커다란 장애물이 놓일 때 우리의 인도자이신 주님을 바라보기보다는 어려운 문제에 너무 골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깊고 험한 골짜기를 건너는 양들이 자기들 앞서 가는 목동이 있음을 잊어버리고 깊은 골짜기만 바라보고 있는다면, 그 양은 분명 발을 헛딛어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지고 말 것입니다. 길이 험난할수록 자신을 보호해주는 목동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험난한 길을 통과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 삶이 힘드십니까? 원치 않는 고통 때문에 낙심되십시니까? 주님에게서 눈을 떼지 마십시다. 고난당할 때 고난을 묵상하지 말고 주님을 묵상해야 합니다. 힘들 때 힘든 상황만 바라보지 말고, 우리 곁에 계시고 우리를 이끌어주시는 주님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우리에게 계신 목동은 최고의 목동이십니다. 우리를 위해 목숨까지 버리신 선한 목동이십니다.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와도 같은 삶의 길에 있을 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두 번째 사실은 앞서 가신 주님을 따라가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길이 험하다 하더라도 양떼는 목동의 뒤를 따라가야 합니다. 앞서 가는 목동을 신뢰하지 못하고 자기가 자기 길을 개척해 가겠다고 길에서 이탈하는 순간 그 양은 두 가지 일 가운데 하나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깊은 낭떠러지로 떨어지든지, 아니면 맹수의 공격을 받던지. 결국 생명의 위태로운 상황에 빠지고 맙니다. 지금 위험하다 하더라도, 지금 힘든 길이라 하더라도 앞서간 목동을 따라가면 안전하게 그 길을 통과해 갈 것입니다.

  다윗이 그랬습니다. 그에게 힘든 순간도 많았고, 위태로운 순간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순간이라 하더라도 다윗은 주님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목동이신 하나님을 잃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의 뒤를 따르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주님의 은총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여러분, 힘드십니까?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데도 삶에 위기가 찾아오고, 위험한 순간들에 부딪히십니까? 그래도 우리의 목동이신 주님을 따라가십시다. 그 길만이 가장 안전한 길입니다. 그 길만이 최선의 길이고, 최고의 길입니다. 주님의 뒤를 따르는 길에서 결코 벗어나지 마십시다. 우리 주님은 결코 실수하지 않으시는 목동이십니다.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큰 위기에 빠졌습니다.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하나, 주님의 뒤를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의 손을 꼭 잡고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의 말씀 길을 따르는 것입니다. 코로나19로 우리 각자의 삶에도 많은 어려움이 닥쳐 왔습니다. 가정에도, 일터에도, 직장에도, 공동체에도 위기가 밀어닥쳤습니다. 그럴 때일수록 우리의 목동이신 주님이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심을 잊지 말고, 주님의 손 꼭 잡고 주님 뒤를 따라가십시다. 주님은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안으십니다. 우리를 위해 생명을 내어놓으신 주님은 끝까지 우리를 붙잡고 계십니다. 우리를 가장 잘 아시는 주님, 우리의 목동이신 주님께 우리의 모든 것을 맡기고 주님만 묵묵히 따라가십시다. 주님은 우리의 목동이십니다. 세상에서 가장 선하고 훌륭한 최고의 목동이십니다.

< 2021년 12월 19일 주일낮예배-대림절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