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랑아!

< 본문 – 아가 2:2-5 >

  우리가 많이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태평양에 한 가운데 있는 폴리네시아라는 섬에서는 전통적으로 신랑이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신부 부모님에게 지참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지참금이라고 해서 어마어마한 돈을 내는 것이 아니라 돼지나 닭, 또는 앵무새 등 작은 동물을 주고 아내를 데리고 온다는 것입니다. 간혹 마을에서 아주 예쁜 아가씨를 아내로 맞아들일 경우 신랑은 가장 아끼는 소 한 마리를 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한 마을에 혼기가 찬 아가씨가 청혼을 받아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총각이 그 아가씨의 부모님께 소 열 마리를 주었다고 소문이 났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아가씨가 얼마나 예쁘기에 소 한 마리도 아니고 열 마리를 주었는지 너무나도 궁금했습니다. 결혼식 날 사람들의 관심은 온통 신부에게 쏠렸습니다. 과연 얼마나 예쁠까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신부의 얼굴을 본 마을 사람들은 크게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신부는 다른 사람에 비해서 특별히 예쁜 것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소 한 마리만 주어도 충분할 것 같았습니다. 사람들은 쑥덕거렸습니다. 그러자 신랑은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말했습니다. “내 아내는 소 열 마리를 받아도 충분할 만큼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결혼식 후 마을 사람들은 그 신부를 ‘황소 열 마리짜리 여자’라고 불렀습니다. 그러자 신부는 모든 행동에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말하는 것이나 옷 입는 것, 또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습니다. ‘황소 열 마리짜리 여인’이라는 말에 부끄럽지 않게 살려 노력한 것입니다. 그러더니 점점 이 여인은 그 섬에서 가장 우아한 여인으로 바뀌게 되었고, 나중에 사람들은 소 열 마리를 주고 아내를 얻은 그 남자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여인을 아내로 맞이한 운 좋은 남자’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부부는 그 섬에서 가장 행복한 부부로 소문이 났습니다.

  어쩌면 이 이야기는 누군가가 만들어낸 것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는 이야기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왜 그 남자는 평범한 여인인 신부의 몸값으로 그렇게 많은 황소를 주었을까요? 어쩌면 객관적으로 본다면 몸값으로 황소 한 마리도 많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남자는 자신이 아내로 맞이한 여인을 위해서 황소 열 마리를 주었습니다. 그것은 자신의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아내를 황소 열 마리보다 소중하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값으로 따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수치로 계산하려는 유혹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교육받아 왔습니다. 그래야만 내가 손해를 보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랑은 계산하지 않습니다. 고린도전서 13장 사랑장에서 노래한 것처럼 사랑은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습니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손해를 감수합니다.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사랑하기 때문에 아쉽지 않습니다. 아니 손해를 오히려 기쁨으로 여깁니다. 그게 사랑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면, 황소 한 마리도 과분한 여인에게 열 마리를 줄 수 있습니다. 아니 할 수만 있으면 더 많이 줄 수도 있습니다. 계산에 익숙한 현대인의 사고로 판단하면 말도 되지 않겠지만, 사랑하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상적인 사고를 뛰어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계산되지 않는 사랑을 할 때 우리에게 감동을 주고, 그런 사랑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아름다운 사회, 그래도 살만한 사회가 될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사랑의 이야기입니다. 아가서는 솔로몬과 술람미 여인의 사랑 이야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본문 2절은 술람미 여인을 향한 솔로몬의 고백입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이 고백은 참으로 멋진 사랑의 노래입니다. 1절에서 술람미 여인을 자신을 가리켜 ‘사론의 수선화요 골짜기의 백합화’ 같은 존재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수선화와 백합화를 아주 고귀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연상하지만, 이스라엘 지역에서 수선화와 백합화는 수수하고 평범한 꽃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한다면 지천에 널린 게 수선화요 백합화입니다. 그래서 술람미 여인이 자신을 가리켜 ‘골짜기의 백합화’라고 말한 것은 ‘나는 그저 평범한 여인, 아주 연약한 여인일 뿐입니다.’라고 비유하고 있는 것입니다.

  술람미 여인이 자신을 그렇게 표현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리는 솔로몬의 사랑을 받은 여인이라면 대단한 절세의 미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술람미 여인은 그렇게 절세의 미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가서 1:5-6절에서 술람미 여인은 자신을 가리켜 이렇게 말합니다. “예루살렘 딸들아! 내가 비록 검으나 아름다우니 게달의 장막 같을지라도 솔로몬의 휘장과도 같구나. 내가 햇볕에 쬐어서 거무스름할지라도 흘겨보지 말 것은 내 어머니의 아들들이 나에게 노하여 포도원지기로 삼았음이라.” 술람미 여인은 자신을 아름답다고 표현했지만, 그 앞서에서는 ‘비록 검으나.’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검다는 말은 흑인이었다는 뜻이 아니라, 그 다음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것처럼 포도밭에서 일하면서 따가운 햇볕에 그을려 검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오라버니들에게 미움을 받아 포도밭으로 쫓겨나 포도원지기로 일해야 하는 여인이라면 자신의 외모를 가꿀 틈이 없었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중동지역의 뜨거운 햇볕에 얼굴이 그을리기까지 했습니다. 그러니 옷을 아름답고 단정하게 입을 수도 없고, 얼굴을 비롯해서 외모를 가꿀 수가 없습니다. 술람미 여인은 아름다움이라는 단어와는 별로 상관이 없는 여인이었음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래서 자신을 가리켜 그저 평범한 여인이라고, ‘골짜기의 백합화’와 같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말을 받은 솔로몬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여자들 중에 내 사랑은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 같도다.”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수수하지만 수수하지 않은, 지천에 널려 있어 사람들의 눈에 주목을 받지 못하지만 가장 고상한 백합화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당신 자신을 지천에 널린 평범한 꽃에 불과하다고 생각하지만 내 눈에 당신만큼 아름다운 여인은 없다오!’ 그런 뜻입니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평범한 꽃이지만 솔로몬의 눈에는 다른 어느 꽃보다도 아름답고 우아한 여인이었던 것입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사랑하면 눈에 콩깍지가 씌워집니다. 콩깍지가 씌워지면 모든 것이 좋게 보입니다. 심지어 단점이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단점까지도 아름답게 보입니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서도 유독 사랑하는 그 사람만 눈에 들어옵니다. 눈에 콩깍지가 씌워졌기 때문입니다.

  지금 솔로몬의 눈에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져 있습니다. 그래서 술람미 여인의 모든 것이 사랑스럽고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본문 잘 보세요. 1절에서 술람미 여인이 자신을 ‘골짜기의 백합화’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솔로몬은 그것을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라고 바꿔 노래합니다.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라는 말은 진한 향기가 나는 백합화라는 말입니다. 골짜기에 피어 있는 백합화의 향기도 아름답지만, 그 향기가 온 골짜기에 가득하기 위해서는 가시나무에 찔려야 합니다. 가시나무에 찔리면 그 찔린 자국을 통해서 진한 향기가 온 골짜기와 들녘에 퍼져나갑니다.

  솔로몬은 지금 사랑하여 여인 술람미에게 사랑의 콩깍지가 씌워져서 그의 단점까지도 아름답게 보이고 있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술람미 여인은 형제들에게 미움을 받아 포도밭으로 쫓겨났습니다. 포도원지기로 일하면서 얼굴은 햇볕에 검게 그을렸습니다. 그리고 좋은 옷이나 값비싼 화장품으로 자신을 꾸밀 여력이 없습니다. 그저 ‘얼굴이 검게 그을린 시골뜨기 아가씨’일 뿐입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그 모습 속에서 인생의 아름다운 향기를 맡은 것입니다. 값비싸고 귀한 화장품의 냄새가 아니라 인생의 깊음에서 오는 향기를, 화려하고 고운 옷의 자태가 아니라 삶에 최선을 다하는 열정에서 오는 향기를 맡고 있는 것입니다.

  술람미 여인을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라고 노래한 또 하나의 이유는 백합화인 술람미 여인의 주변에 있는 것들은 다 가시나무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술람이 여인을 포도밭으로 쫓아버린 형제들도, 그리고 술람미 여인을 조롱하고 놀리는 예루살렘 거리의 여인들도 다 가시나무일 뿐입니다. 예루살렘 거리에 수많은 여인들이 왕래하더라도 오직 술람미 여인만 보입니다. 오직 술람미 여인에게만서 향기가 납니다. 술람미 여인만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것을 아주 짧게 한 마디로 표현한다면 이런 말이겠지요. “내 눈엔 너만 보여”

  여러분, 이 모습이 꼭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애달픈 사랑의 고백 같지 않습니까? 우리는 죄로 인해 참으로 볼품 없는 인생이 되고 말았습니다. 술람미 여인이 포도밭으로 쫓겨난 것처럼, 우리는 죄를 짓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났습니다. 술람미 여인이 포도밭에서 뜨거운 햇볕 아래 고된 노동을 해야 했던 것처럼, 우리 인간도 죄를 범한 이후 이마에 땀을 흘리며 살아야 했습니다. 우리를 아름답게 치장해 줄 그 어떤 장식품도 없습니다. 있는 것이라곤 죄악으로 더럽혀진 누더기 옷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하나님의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 죄악 가운데 방황하는 우리를 그냥 내버려둘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의 독생자를 이 땅에 보내셔서 우리를 사랑한다고 고백하시며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지금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그런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내 눈엔 너만 보여.’ ‘내겐 너 밖에 없어.’

  그 사랑이 우리를 살리셨습니다. 그 사랑이 우리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그 사랑 때문에 우리가 다시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술람미 여인은 콩깍지가 씌워진 솔로몬의 그 사랑 때문에 ‘나 비록 검으나 아름답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었습니다. 사랑받은 존재가 되다 보니 자존감이 생긴 것입니다.

  그게 사랑의 힘입니다. 사랑은 약한 자를 세워줍니다. 사랑은 넘어진 자를 일으켜 세워줍니다. 사랑은 죽어가는 자를 살립니다. 사랑은 낮은 자를 높여줍니다. 황소 한 마리 값에도 미치지 못한 한 여인을 위해 사랑하는 마음으로 황소 열 마리를 주었더니, 그녀는 황소 열 마리 이상의 품위를 지닌 여인이 되었습니다. 사랑이 그렇습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비록 비천하나 하나님의 사랑을 받은 이상 우리는 결코 비천한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비록 세상에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하나님의 사랑은 우리를 세상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존재가 되게 했습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죽어가는 사람들이었지만, 하나님의 그 사랑이 우리를 살려 영원한 삶을 누리는 존재가 되게 하였습니다.

  오늘 본문 3-5절은 그런 솔론몬의 사랑을 받은 술람미 여인의 고백입니다. 가시나무 가운데 백합화같이 향기나는 존재로 자신을 바라봐주고, 사랑해준 솔로몬에 대한 그녀의 사랑의 마음을 표현한 것입니다. 술람미 여인은 자신을 사랑해 준 솔로몬을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다.’고 말합니다. 이 말도 더 쉬운 말로 표현한다면 ‘제 눈에도 당신만 보여요!’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풀은 사랑하는 이, 솔로몬을 제외한 모든 남자들을 말합니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술람미 여인의 눈에는 오직 솔로몬만 보입니다. 숲속에 아무리 많은 나무들이 자라고 있을지라도 목수의 눈에는 자신이 쓸 재목만 보이는 것처럼, 술람미 여인의 눈에도 사랑하는 연인 솔로몬만 보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솔로몬을 사과나무에 비유한 두 가지 이유를 설명합니다. 그 하나는 사과나무 그늘 때문입니다. 본문 3절에서 노래합니다. “내가 그 그늘에 앉아서 심히 기뻐하였고.” 우리가 느끼는 그늘의 개념과 뜨거운 태양볕이 내리쬐이는 중동 지역에서의 그늘의 개념은 많이 다릅니다. 물론 우리도 뜨거운 여름에 그늘 아래로 들어가면 시원합니다. 그런데 온도가 30도를 넘어 33도, 35도가 되면 그늘에 앉아 있어도 등에 땀줄기가 흐르는 것이 우리의 여름 날씨입니다. 반면 중동지역에서는 한 낮의 온도가 40도를 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지난 2016년 이스라엘에 갔을 때 9월 하순임에도 불구하고 사해 근처 쿰란 동굴을 다녀오는데, 자동차에 표시된 온도가 43도였습니다. 우리나라에서 43도라고 하면 못 살겠다고 난리가 날 것입니다. 그런데 중동지역에서는 그런 날씨에도 그늘에만 들어가면 아주 시원합니다. 습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그게 바로 그늘의 효과입니다. 그늘은 그렇게 중요합니다. 뜨거운 태양에서 자신의 생명을 지켜주는 곳이 그늘입니다. 그래서 술람미 여인은 그 그늘 아래에서 ‘심히 기뻐했노라.’고 노래하고 있습니다. 가장 안전한 곳, 걱정 근심 없이 마음껏 그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곳이 바로 그 그늘이었기 때문입니다.

  술람미 여인이 솔로몬을 사과나무에 비유한 또 하나의 이유는 그 열매 때문입니다. 본문 3절 마지막에서 노래합니다. “그 열매는 내 입에 달았도다.” 사과나무 열매로 인해서 배고픔을 해결한 것에 멈추지 않고, 그 열매가 너무 달고 맛있어서 행복하다는 표현입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다는 뜻입니다. 5절의 고백처럼, 병이 날 정도로 사랑으로 인해 행복하고 만족하다는 표현입니다.

  여러분, 나를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으면,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이와 함께 있으면 우리는 마음에 흡족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무리 상황이 힘들고 고달프다 하더라도 사랑 안에 머물면 만족과 기쁨이 가득하게 됩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헴 링컨(Abraham Lincoln, 1809-1865)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우리가 행복해지려고 마음먹은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나 조건이 아니라, 늘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아내는 우리 자신의 생각이다. 행복해지고 싶으면 행복하다고 생각하라.” 그렇습니다. 행복은 조건에 있지 않습니다. 마음 먹기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우리는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 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술람미 여인이나 솔로몬은 그런 사랑 안에서 행복을 노래한 사람들입니다. 솔로몬이 왕이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술람미 여인이 왕으로부터 사랑의 고백을 들었기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닙니다. 아가서에 보면 솔로몬이 왕이라는 사실이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왕이기에 술람미 여인의 사랑을 쟁취한 것이 아닙니다. 부귀영화를 누린 사람이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행복한 이유는 오직 하나,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기를 꿈꾸며 삽니다. 지금 행복을 누리는 사람이라면 그 행복이 지속되기를 바라고, 아직도 행복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더 큰 행복의 날이 오기를 손꼽아 기다리며 삽니다. 언젠가 나도 행복을 마음껏 누릴 날이 반드시 올 것이라고 생각하며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세요? 진정한 행복은 사랑에 있습니다. 사랑함에 있습니다. 사랑할 때 참된 행복이 내 품에 안겨옵니다. 그리고 그 사랑이 조건을 초월한 사랑일 때 가장 순수하고,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사랑할만한 구석이 있어 사랑하는 것은 참된 사랑이 아닙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 그 사랑이 참된 사랑이라고 말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실 때 우리에게는 사랑받을만한 그 어떤 조건도 없었습니다. 온전히 죄 가운데 살던 우리들이었습니다. 죄에 빠져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했고, 하나님의 음성을 외면하며 죄를 따라 살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사랑하셔서 당신의 독생자를 주셨고, 우리를 사랑하셔서 죄에서 건져 영원한 생명을 주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속삭이십니다.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 나와 함께 하자. 나와 교제하자. 나와 친밀하게 지내자.’

  여러분, 지금 내 눈에 무엇이 가장 크게 보이십니까? 내 눈에 가장 크게 보이는 이유은 내가 그것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사랑까지는 아닐지라도 그것에 내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돈이나 권력이나 명예나 자존심이 내 눈에 크게 보인다면, 그것은 내가 그것을 사랑하여 그것을 너무나도 간절하게 얻고 싶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고난이나 어떤 문제가 너무 크게 보인다면 그것에 내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올 한 해 어떻게 살고 싶으십니까? 우리 눈에 하나님만 보이는 삶을 사십시다. 세상 것이 크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내 눈에 하나님만 보이고, 걱정과 근심이 아니라 우리의 그늘이 되어주신 하나님만 보이는 신앙으로 사십시다. 그게 하나님의 사랑에 온전히 젖어 사는 것입니다. 한 수도사는 이렇게 기도했다고 합니다. “주님, 제가 아는 모든 사람보다 제가 더 주님을 사랑하기를 원합니다.” 참 멋진 기도합니다. 여러분, 올해 우리가 그런 마음으로 사십시다. 누구보다도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님만 보이는 삶 말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함에 있어 눈에 콩깍지가 씌워져도 좋습니다. 하나님은 그것보다 더 우리를 사랑하셨고, 지금도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제 눈에는 주님 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 고백으로 사십시다. 그리고 그런 사랑의 마음으로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내 주변의 가족과 이웃과 형제들을 사랑하며 사십시다. 하나님의 사랑으로 내가 존귀한 자가 된 것처럼, 내가 사랑하는 만큼 내 가족이나 내 이웃과 형제들도 존귀한 자들이 됩니다. 우리는 모두 황소 열 마리보다 더 귀한 사람들임을 잊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 황소 열 마리가 아니라 당신의 독생자를 속죄제물로 내어주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셨기 때문입니다. ‘제 눈에는 주님만 보입니다.’ 그게 올해 우리의 사랑의 고백이기를 소망합니다. ‘내 눈에는 너만 보여!’ 그게 올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해 줄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의 고백이기를 소망합니다.

< 2022년 1월 9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