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세우신 언약

< 본문 – 신명기 29:1-9 >

‘수도자들의 아버지’로 불리며 존경받는 이집트의 성 안토니오(St. Anthony of Egypt, 251-356)라는 분이 있었습니다.(사진) 

  그는 주후 251년경에 이집트 중부 코마나(Comana)의 부유한 그리스도교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러나 그의 부모님은 그가 20살 즈음에 세상을 떠났고, 그는 자신이 돌보아야 할 어린 여동생과 함께 단 둘이 남겨졌습니다. 부모님이 세상을 떠난 지 반년 정도 지났을 때, 어느 주일 그는 교회로 가던 길에 ‘무엇 때문에 사도들은 모든 것을 다 버리고 주님을 따랐을까?’ ‘초대교회 성도들은 무엇 때문에 자신들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 주었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교회에 들어섰는데, 때마침 복음서를 낭독하고 있었습니다. 한 부자 청년에게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그의 귀에 들려왔습니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네가 온전하고자 할진대 가서 네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주라. 그리하면 하늘에서 보화가 네게 있으리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르라.”(마태복음 19:21) 그는 그 말씀이 곧 자신을 위해 예비해 놓으셨다가 주신 말씀처럼 받아들이고, 부모님으로부터 상속받은 100헥타르(약 30만 평) 이상 되는 비옥한 토지를 고향의 주민들에게 모두 나누어 주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남아 있던 재산도 모두 처분하여 어린 여동생을 위해 약간만을 남겨 두고, 나머지는 모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어느 주일에 또다시 “내일 일을 위하여 염려하지 말라”(마태복음 6:34)는 주님의 말씀을 듣고, 동생을 위해 남겨둔 약간의 재산마저 모두 정리한 후 여동생을 수녀원에 맡깁니다. 그러고 나서 그는 자신이 사는 마을에서 그리 멀지 않는 곳에서 젊었을 때부터 홀로 은둔생활을 하는 노인의 생활을 본받아 은둔의 삶을 시작했고,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 3:10)는 말씀을 기억하며 손수 농사를 지어 생활했습니다. 노동과 기도에 전념하면서 금욕적인 수도생활을 해 나갔습니다. 특별히 그는 사막에서 수도생활을 한 최초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에 메마른 사막은 생명을 위협하는 장소일 뿐만 아니라 악마들의 거주지로 여겨졌기 때문에 사막에서 수도생활을 시도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안토니오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가 고독 속에서 20년 이상 수도생활을 했습니다. 그의 뛰어난 성품과 그가 행한 많은 기적들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그의 가르침을 받고자 사막으로 찾아왔고, 그는 위대한 스승으로서의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더욱 수도자생활에 전념하고자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든 더 깊은 사막으로 거처를 옮겨 거기에서 삶을 마감하게 됩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105세에 그의 생을 마쳤는데, 자신의 시신을 땅에 묻고 그 묻힌 곳을 다른 사람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부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내 옷을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십시오. 아타나시우스 주교에게는 내가 깔고 있는 양가죽과 외투를 드리십시오. 그것은 그분이 나에게 준 것인데 이제는 낡았습니다. 세라피온 주교에게는 또 다른 양가죽을 드리고, 여러분은 행복을 가지십시오. 이제 나 안토니오는 여러분에게서 떠나가지만, 하나님이 여러분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그리고는 기쁨을 가득 안은 표정으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비록 성 안토니오가 최초의 수도자는 아니지만 공식적으로는 최초의 수도자로 기록되었고, 그래서 그는 ‘수도자들의 아버지’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가 안토니오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또 그렇게 살아야 한다고 강요할 수도 없습니다. 우리는 오늘 우리 시대에 하나님께서 각자에게 맡겨주신 삶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성 안토니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중요하게 보아야 할 점은 그의 위대한 결단입니다. 스무 살 남짓의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어마어마한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그는 예수님의 말씀이 자신의 영혼에 들려졌을 때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고서 자신에게 유산으로 남겨진 그 넓은 땅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다 나누어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삶을 모두 하나님께 맡기고, 기도하고 노동하면서 가장 단순하게 살겠다는 그 결단을 그의 마지막 삶까지 이어갑니다. 분명 그에게도 수많은 유혹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의 결심을 넘어뜨리기 위해서 온갖 방법으로 그의 마음을 저울질하는 순간이 찾아왔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그는 자신의 결단을 끝까지 지켜냈습니다.

  우리에게도 때로 아주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일반적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엔가 아주 중요한 결단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때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에 반드시 그런 때가 찾아옵니다. 그럴 때 우리가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서 우리의 삶의 방향이 바꿔지기도 하고, 우리의 삶의 내용과 질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성 안토니오에게는 그게 스무 살 무렵이었습니다. 물론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결단을 해야 할 순간들이 있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첫 번째 결단은 그에게 스무 살 무렵에 찾아왔습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아주 중요한 결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수없이 많은 결단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가장 먼저는 애굽에서 400년 동안 종살이하던 그 삶을 떠날 것이냐 하는 결단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모세를 보내 이스라엘 백성들을 종살이하던 애굽 땅에서 해방시키길 원하셨습니다. 끈질지게 저항하는 바로에게 열 가지 재앙을 내리시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건져내셨습니다. 그 때 그들은 결단해야 했습니다. 모세를 따라 애굽을 떠날 것인가, 아니면 조상 대대로 400년 동안 종살이하며 살던 애굽에 남을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애굽은 강대국입니다. 강대국의 압제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또 해방시켜준다고 하고서 바로가 언제든지 마음을 바꿔먹는다면 애굽을 탈출하려다가 오히려 큰 어려움을 겪거나 죽임을 당할 수도 있습니다.

  모세를 따라간다는 것은 그래서 모험일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면 생명의 위험을 감내해야 하는 위험한 길일 수도 있습니다. 노예로 사는 삶이 조금 힘들다 하더라도 생명과 바꿀 만큼은 아니기에 굳이 모험을 하지 않고 ‘나는 그냥 애굽에 머물러 있을게요.’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스라엘 백성들은 모세의 인도를 따라 오랫동안 살던, 이제는 고향과도 같은 애굽 땅을 떠나왔습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바라보며 말입니다.

여러분, 우리에게도 이런 선택과 결단의 순간이 찾아옵니다. 우리가 처음 예수님을 따르기로 결단할 때에도 이런 선택이 필요했습니다. 예수 믿는 것이 때로는 모험처럼 보일 수도 있습니다. 왜 굳이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시련과 모험의 길을 가야 하느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주변에서 어떤 이들로부터 ‘왜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잘 살아왔는데, 이제 늘그막에 교회에 나가려고 하느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한창 꿈을 펼치고 네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할 수 있는 청년의 때에 왜 교회에 나가 시간을 허비하려 하느냐?’는 소리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신앙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단순히 인생에서 만나는 갈림길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과 같지 않습니다. 신앙의 길을 선택하는 것은 생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영원한 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믿기로 작정하고, 예수님을 따르기로 마음먹은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많은 선택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길이 아니면 멸망으로 가야 하기에, 이 길이 아니면 지옥으로 가야 하기에 생명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내 모든 것을 다 바쳐서라도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결단이 필요했던 두 번째 시간은 시내산 앞에서였습니다. 애굽을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시내산 아래에 머물러 있을 때, 하나님께서 모세를 시내산 위로 부르시더니 ‘내가 이 백성과 언약을 맺고 싶다.’는 뜻을 말씀하십니다.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은 선택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언약을 맺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언약을 거절할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 선택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이스라엘이 하나님과 언약을 맺으면 하나님께서 그들의 하나님이 되셔서 그들을 이끌어주시고, 그들의 길에서 그들을 도우실 것입니다. 그 말씀을 거꾸로 하면 하나님과 언약을 맺으면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 외에는 다른 신을 섬겨서는 안 됩니다. 그러니까 이스라엘 백성들은 지금까지 애굽에서 섬기던 신들이나 앞으로 그들이 들어갈 땅 가나안에서 만나게 될 신들이나 그 어떤 신들을 섬길 수 없습니다. 섬겨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지만, 당시에 그들이 선택할 신들은 엄청나게 많았습니다. 농사를 짓는다면 비와 바람과 번개 등을 주관하는 바알을 잘 섬겨야 풍요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만일 많은 자손을 얻기를 원한다면 아세라 신을 섬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그들은 애굽에서 여러 신들을 섬기는 문화 속에 살아왔습니다. 악질과 같은 병으로부터 보호를 받으려면 황소의 신 아피스(Apis)나 암소의 신 하도르(Hathor)를 섬겨야 했고, 병을 치료받기 위해서는 치료의 신 타이픈(Typhon)이나 의술의 신 임호텝(Imhotep)을 섬겨야 했습니다. 우박과 같은 하늘에서 내린 재앙을 막기 위해서는 하늘의 여신 누트(Nut)를 섬겨야 하고, 나일강의 강물이 넘쳐 농사에서 풍요를 얻기 위해서는 나일강의 신 하피(Hapi)를 섬겨야 했습니다. 그것 외에도 수없이 많은 신들을 섬기는 모습을 그들은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여호와 하나님과 언약을 맺으면 그 모든 신들을 섬길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선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오직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길 것인가, 아니면 세상 사람들처럼 자기들이 섬기고 싶은 신들을 마음대로 선택하여 섬길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많은 신을 포기하고 한 분 하나님이냐, 아니면 한 분 하나님을 포기하고 많은 신들을 선택할 것이냐 하는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선 것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의 제안에 기꺼이 여호와 하나님 한 분만을 섬기겠다고 결단하고 하나님과 시내산 언약을 맺습니다.

여러분, 우리도 믿음의 삶을 살면서 계속해서 그런 선택의 순간과 맞닥뜨리곤 합니다. 세상은 믿음으로 사는 우리를 향해 계속해서 유혹의 소리를 질러댑니다. 세상에서 잘 살려면 세상의 방법을 따라야 한다고 말입니다. 세상이 섬기는 신들을 섬겨야 한다고 말입니다. 물질의 신, 성공의 신, 행복의 신, 건강의 신 등 우리를 유혹하는 신들이 너무 많습니다. 때로는 하나님을 바라보는 눈을 잠시 감고, 세상의 신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을 따라가라고 말입니다.

  안타깝게도 믿음으로 산다고 하는 신앙인들이 그런 세상의 유혹하는 소리에 마음을 빼앗긴 채 살아가곤 합니다. 엊그제 발표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지난 5년간 점을 본 경험이 있느냐?’는 질문에 41%가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습니다. 우리 국민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현대 문명화된 시대에 산다고 하면서도 점으로 자신의 인생을 풀어가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요, 제게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믿는다고 하는 신앙인들조차도 점을 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개신교인의 23%가, 그리고 천주교인의 39%가 지난 5년 동안 점을 본 경험이 있다고 대답했다는 것입니다. 또 하나 충격을 준 것은 나이 많은 사람보다 젊은 사람들이 더 많이 점을 봤다는 것입니다. 60대 이상은 점은 봤다는 사람이 29%인 반면, 20대는 49%가 점을 봤고, 30대는 54%나 점을 봤다고 응답했습니다. 사주팔자, 토정비결, 타로, 관상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미래운수를 알고 싶어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세상의 방법에 나를 얽매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세상의 방법이나 세상의 가치에 내 인생을 맡기지 않는다는 것을 말합니다. 오직 하나님 한 분만을 나의 창조주로 인정하고, 예수님만이 나의 구주이심을 고백하며 주님만을 섬기는 삶을 사는 것입니다.

  ‘재미삼아 보는 것인데 뭐 어때?’라고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재미삼아서라도 미신적인 것, 우상을 섬기는 일에 빠져들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의 생명은 하나님께 맡겨진 것입니다. 하나님의 손에 나를 맡겨야 합니다. 그게 신앙인입니다.

시내산 언약을 맺고난 후 그 언약대로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 40년 동안 지켜주셨습니다. 비록 이스라엘 백성들이 때로 언약을 어기고 이방 우상을 따라가기도 하고,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불평하고 원망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삶을 지켜주셨습니다. 신명기 1:3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광야 40년 동안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시고 인도해 주셨습니다.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같이 말입니다.

  여러분, 광야에서 40년을 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이겠습니까? 낮에는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지만, 밤에는 뼛속을 파고드는 추위에 떨어야 합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백성 이스라엘을 뜨거운 태양과 밤의 추위로부터 지켜주시기 위해서 낮에는 구름기둥으로, 밤에는 불 기둥으로 그들을 인도하셨습니다. 먹을 것을 얻기 힘든 광야에서 단 하루도 굶지 않도록 매일 아침 만나를 내려주셨습니다. 고기가 먹고 싶다고 할 때에는 마음껏 먹을 수 있도록 고기를 주셨습니다. 물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광야이지만, 물이 필요할 때에는 반석을 깨뜨려서라도 물을 마시게 해 주셨습니다. 오늘 본문 5절의 말씀처럼, 광야생할 40년 동안 그들이 입은 옷이 낡아지지 않게 하셨고, 그들의 신발이 헤어지지 않게 하셨습니다. 물론 광야생활에서 인간이 욕망하는 것만큼 풍요를 누리거나,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필요한 것만큼은 언제나 채워주셨습니다. 그렇게 하심으로서 당신의 백성들이 당신을 온전히 신뢰하는지를 시험하셨습니다.

그들은 하나님의 은혜로 광야 40년을 부족함 없이 살아왔고, 이제 광야생활도 끝내게 되었습니다. 지금 이스라엘 백성들은 요단 평야에 와 있습니다. 요단강만 건너가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가나안 땅에 들어가게 됩니다. 그 요단강을 건너기 바로 앞서 오늘 본문의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과 다시 언약을 세우셨습니다. 내용은 시내산 언약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다른 것이 있다면 본문 5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 40년 동안 하나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인도하셨는지 그들이 경험했다는 사실입니다. 광야생활 40년 동안 그들은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더 풍성하게 채우시는 은혜도 경험했습니다. 본문 7-8절이 그것을 말씀해 줍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약속하신 땅은 가나안 땅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약속하신 땅이 아닌 요단 동편 땅도 그들에게 덤으로 주셨습니다. 르우벤 지파와 갓 지파와 므낫세 반 지파가 차지한 땅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나안 땅으로 가던 길목에서 그 땅을 보고는 그 땅이 기름지고 너무 좋아서 그 땅을 자기들에게 달라고 하자, 하나님께서 기꺼이 그들에게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본문 9절에서 말씀하십니다. “그런즉 너희는 이 언약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하는 모든 일이 형통하리라.” 이 말씀을 좀 풀어 설명하면 이런 뜻입니다. ‘너희가 광야에서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을 때 하나님께서 너희의 길을 형통하게 하지 않으셨느냐? 너희를 지켜주셨고, 너희가 달라고 한 땅까지 덤을 주시지 않았느냐? 그러니 앞으로도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면 하나님께서 너희의 모든 앞길을 형통하게 인도해 주실 것이다.’ 이것이 바로 1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호렙산(시내산)에서 세우신 언약 외에 모압 땅에서 다시 세우신 새로운 언약입니다.

여러분, 왜 모압 땅에서 새로운 언약을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이미 시내산에서 언약을 세우셨고, 지금 새롭게 세우신다는 그것이 시내산 언약과 별반 차이도 없는데 말입니다. 그 이유는 이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갈 이스라엘 백성들은 첫 번째 언약인 시내산 언약을 맺을 때 거기에 있었던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시내산 언약을 맺을 때 있었던 사람들은 모두 40년의 광야생활을 하면서 다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 때 만 20세 미만이었던 젊은이들이 이제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 땅에 들어갈 사람들입니다. 출애굽 2세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들도 하나님의 언약백성입니다. 언약백성이기에 언약의 말씀을 순종하며 살아야 합니다. 그들도 가나안 땅을 앞에 두고 다시 한 번 선택하고 결단해야 합니다. 조상들이 시내산에서 결단하고 하나님을 선택한 것처럼, 자신들도 가나안에 들어갈지라도 가나안 땅의 풍습이나 가나안 백성들이 섬기는 신들을 섬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 섬기며 하나님만 따르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옛 신앙을 가지고서 오늘을 신앙으로 살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도 새로운 문화, 새로운 시대, 새로운 경험 앞에서 결단해야 합니다. 오직 하나님만 섬기기로 말입니다. 우리의 신앙으로 우리 자녀들이 믿음으로 사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우리 자녀들은 우리 자녀들 나름의 신앙고백으로 살아야 합니다. 부모의 선택과 결단이 아니라, 우리 자녀들 자신들의 결단으로 믿음을 선택해 살아야 합니다. 그래야 그 신앙이 살아 있는 신앙이 됩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새로운 언약을 맺길 원하십니다. 새로운 시대에, 새로운 경험을 하며 살아야 할 우리가 새로운 각오로 믿음의 결단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만을 섬기기로 결단해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만을 선택하며, 하나님께서 가르쳐주신 말씀에 순종하여 살면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약속해 주십니다. “그런즉 너희는 이 언약의 말씀을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하는 모든 일이 형통하리라.”

< 2022년 2월 2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