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의 길, 영광의 길

< 본문 – 사도행전 14:1-28 >

우리가 잘 아는 다윗과 골리앗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블레셋과 전쟁을 하는데, 이스라엘은 여러 가지 면에서 열세였습니다. 무기도 변변치 않았고, 뛰어난 장수가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반면 블레셋은 무기도 뛰어날 뿐만 아니라, 골리앗이라는 장수가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군사들은 거인일 뿐만 아니라 온갖 무기로 무장한 그를 보는 것만으로도 심히 두려워하고 도망치기 바빴습니다. 그러나 어린 소년 다윗은 그런 골리앗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 골리앗과 싸우러 가겠다고 나섰습니다. 형들뿐만 아니라 사울 왕도 그건 무모한 짓이라고 만류했지만, 다윗은 막대기와 물맷돌 5개를 가지고 골리앗과 싸우러 갑니다. 그 누구도 다윗이 이기리라곤 생각하지 않았는데, 다윗은 물매로 골리앗을 쓰러뜨린 후에 그의 목을 베었습니다. 결국 다윗의 승리였습니다. 성경의 이야기 가운데 최고로 통쾌한 장면 중 하나입니다.

  그런 통쾌한 장면이 또 하나 있습니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갔던 다니엘은 페르시아 제국이 천하를 호령할 때, 총리의 자리에까지 올랐습니다. 그런데 메대나 페르시아 사람이 아닌 히브리인이 총리에 오른 것을 못마땅하게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니엘을 어떻게든 끌어내리려 합니다. 결국 다니엘은 ‘왕 외에 그 누구에게도 기도해서는 안 된다.’는 왕의 조서를 어긴 죄로 사자 굴에 던져지게 됩니다. 사자 굴에 던져진 다니엘은 사자 밥이 되어 있어야 마땅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사자의 입을 막으셨고, 다니엘은 사자 굴에서 살아남았습니다. 반면 다니엘을 참소했던 사람들이 사자 굴에 던져졌고, 그들은 사자 굴에 발이 닿기도 전에 사자들이 그들의 뼈를 부서뜨리고 말았습니다. 역전승을 거두는 것과 같은 통쾌한 장면입니다.

성경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참 많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말씀드린 다윗이나 다니엘, 그리고 성경에서 통쾌한 역전승을 거두었던 사람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그것은 담대함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뒤로 물러서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믿음의 용기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다윗을 생각해 보십시다. 이스라엘 최고의 장수들조차도 골리앗과 싸우는 것을 두려워했습니다. ‘골리앗을 죽이는 사람에게는 많은 재물도 주고 각종 세금도 면제해줄 뿐만 아니라, 그를 왕의 사위로 삼겠다.’는 사울 왕의 약속에도 아무도 싸우겠다고 나서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윗은 모두가 말리는 상황에서도 ‘사자의 발톱과 곰의 발톱에서 나를 건져내신 하나님께서 이 블레셋 사람의 손에서도 건져 주실 것’이라고 말하고선 당당하게 골리앗과 싸우러 갑니다. 아무도 나서려 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독 다윗만은 하나님께서 도우실 것이란 확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담대하게 골리앗과 싸우러 가 결국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담대한 믿음의 용기를 가지고 모든 상황을 당당하게 맞선다면 다윗이 거인 골리앗을 죽인 것처럼, 우리도 모든 상황에서 승리할 수 있는 것일까요? 그런 담대함으로 상황에 맞설 때 우리에게 실패란 없는 것일까요? 우리에게는 언제나 성공과 형통한 길만 열리는 것일까요?

오늘 본문은 사도 바울 일행의 첫 번째 선교여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안디옥 교회는 성령의 지시를 따라 바나바와 바울을 따로 세워놓고, 금식한 후에 그들을 선교사로 파송했습니다.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그들은 수리아 안디옥을 떠나 첫 번째 선교지인 구브로의 살라미와 바보에서 복음을 전했고, 다시금 배를 타고 아나톨리아 반도에 들어갑니다. 아나톨리아 반도의 첫 번째 선교지인 비시디아 안디옥에서 복음을 전하면서 사도 바울은 ‘우리는 예수의 이름을 힘입어 죄 사람을 받고, 예수의 이름을 믿는 자마다 의롭다 하심을 받는다.’고 선포했습니다. 그 선포는 당시 유대인들에게 큰 충격과 관심을 이끌어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에도 와서 말씀을 전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다음 안식일에 회당을 찾아갔는데 ‘온 시민이 거의 다’ 모였다고 표현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말씀을 듣기 위해서 모였습니다. 그러나 그게 회당의 지도자들에게는 시기심을 유발하게 되었고, 결국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에서 쫓겨나 이고니온으로 가야만 했습니다. 여러분, 성령의 보내심을 받고 떠나온 선교여정 아닙니까? 그런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입니까? 성령께서 보내셨다면 성령께서 함께하셔서 이런 어려움이 없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오늘 본문, 이고니온과 루스드라에서 복음을 전할 때에도 상황은 결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갈수록 박해는 더욱 심해졌습니다. 이고니온에서는 이방인과 유대인과 관리들이 합세하여 바울과 바나바를 모욕하고, 돌로 치려 했습니다. 루스드라에서는 사도 바울이 돌에 맞아 죽은 줄로 알고, 사람들이 사도 바울을 성밖에 내다 버릴 정도로 극심한 박해를 받았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일까요? 다윗이 골리앗을 물리치게 하신 하나님께서, 다니엘을 사자굴에서도 안전하게 지켜주신 하나님께서 왜 바울과 바나바는 지켜주지 않으신 것일까요?

이고니온에서 일어난 일을 살펴 보십시다. 이고니온은 안디옥에서 남동쪽으로 약 125km 정도 떨어져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본문 1절에서는 아주 희망적으로 상황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에 이고니온에서 두 사도가 함께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말하니 유대와 헬라의 허다한 무리가 믿더라.” ‘허다한 무리’라는 표현으로 보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곧바로 2절에서는 정반대의 상황도 알려줍니다. 유대인들이 이방인들을 선동해서 바울과 바나바, 그리고 믿음의 형제들에게 악감을 품게 했다고 말입니다. ‘악감을 품었다.’는 말은 ‘괴롭게 했다’는 뜻입니다. 단순히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만본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믿음의 사람들을 괴롭혔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3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바울과 바나바는 그 이고니온에 ‘오래’ 머물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고, 심지어 괴롭힘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오랫동안 머물며 복음을 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를 힘입어 담대함’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상황에 굴하지 않고 괴롭힘을 당하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고, 그들을 통해서 표적과 기사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괴롭힘이 더욱 심해져 이방인과 유대인과 관리들까지 합세하여 바나바와 바울을 모욕하고, 돌로 치려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결국 그들은 이고니온에 더 이상 머물 수 없다고 판단하고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여러분, 왜 하나님께서는 바울과 바나바가 도망치듯 이고니온을 빠져나와야 하는 상황이 될 때까지 그들을 돕지 않으셨을까요? 바울과 바나바가 더 오랫동안 담대히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왜 그들을 지켜주지 않으셨을까요?

루스드라에서의 상황은 더욱 어려웠습니다. 루스드라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나면서부터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는 앉은뱅이를 고쳐줍니다. 그러자 루스드라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를 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루스드라에는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하나 있었습니다. 오래전 헬라의 최고 신인 제우스(Zeus)와 그의 전령 역할을 하는 신 헤르메스(Hermes)가 사람의 모양을 하고 그곳을 방문했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들을 신으로 알아보지 못하고 영접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화가 난 제우스가 당대 사람들을 홍수로 멸망시켰다는 것입니다. 이런 전설을 알고 있던 루스드라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가 앉은뱅이를 고쳐준 것을 보면서 전설 속의 그 제우스와 헤르메스가 지금 자기들 가운데 나타났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소들을 끌고 와 제우스와 헤르메스에게 제사를 드리려 했습니다.

  여러분, 바나바와 바울이 제우스와 헤르메스 신으로 추앙받는 이 상황을 생각해 보십시다. 만일 바나바와 바울이 그들이 하는 일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한다면 최고의 영웅, 최고의 신으로 추앙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든지 자신들이 영광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바나바와 바울은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이여,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하느냐?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15절) 우리는 신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그렇게 추앙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사람들로부터 추앙받고 우러름을 얻을 수 있는 밥상을 자기들 스스로 뒤집어엎어버린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런 헛된 일을 하지 말라고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간신히 자기들에게 제사하는 것을 못하게 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가 비록 제우스나 헤르메스는 아니라 할지라도, 이렇게 추앙받을만한 일을 했다면 그 이후라도 루스드라 사람들이 바울과 바나바에게 마땅한 대우를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신으로 추앙하진 않더라도 앉은뱅이를 고쳐주었으니 감사하고 고맙게 여겨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그 이후 상황을 본문 19절은 이렇게 증언하고 있습니다. “유대인들이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와서 무리를 충동하니 그들이 돌로 바울을 쳐서 죽은 줄로 알고 시외로 끌어 내치니라.”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온 유대인들이 루스드라 사람들에게 뭐라 말했는지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루스드라 사람들은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온 사람들의 충동질에 넘어가 사도 바울을 돌로 쳤습니다. 아니 돌로 쳐 죽였습니다. 그것도 성 안에서 말입니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서 아무리 큰 죄를 지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성 안에서 사람을 돌로 쳐 죽이진 않습니다.(레위기 24:14) 그런데 루스드라 사람들이 사도 바울을 돌로 쳐 죽이는데 유대인들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습니다. 아니 그들이 충동질하여 돌로 쳐 죽이게 만들었습니다.

여러분, 이게 죄악에 물든 우리 인간의 실상입니다. 자기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싶으면 신으로 추앙합니다. 고대사회에서 신으로 추앙한다는 것은 그 신을 위해서 자기의 생명까지도 내놓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충동질에 마음이 변해 신으로 추앙하던 사람을 돌로 쳐 죽입니다. 언제든지 자기들의 이익이나 마음에 따라서 변심하고 돌변할 수 있는 것이 사람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 호흡이 코 끝에 있는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이사야 2:22)고 말씀하십니다. 언제든지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변심하는 게 우리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독한 마음을 품으면 ‘인간으로서 어찌 저럴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악독해 지는 것이 또한 인간입니다.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온 사람들을 생각해 보십시다. 안디옥에서 루스드라까지는 170km나 됩니다. 최소한 5-6일은 걸려야 올 수 있는 거리입니다. 그리고 이고니온에서 루스드라까지는 45km입니다. 이틀은 걸어와야 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온 이유가 무엇입니까? 선한 일을 위해서입니까? 자기들은 선한 일을 한다고 생각했겠지요. 그렇게라도 유대교의 전통을 지키고 싶었을테니까요. 그런데 그 결과는 사람을 죽이는 것입니다. 결국 사람을 죽이도록 충동질을 하기 위해서 그 먼 길을 온 것입니다. 그리고 성안에서 돌로 쳐 죽이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습니다. 악한 마음에 사로잡히면 살인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인간임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이름으로, 하나님을 섬긴다는 명목으로 그런 짓을 했습니다. 사랑의 하나님을 이야기하면서 사람을 죽게 만드는 이중성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게 죄에 종노릇하는 우리 인간의 악독함이요 실상입니다.

그런데 보십시오. 사도 바울은 루스드라 성 안에서 죽을 때까지 돌에 맞았습니다. 사람들이 그가 죽을 줄 알고 성밖으로 내다 버렸습니다. 아마 죽은 게 아님을 알았으면 계속해서 돌로 쳤을 것입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의 몸 상태가 어땠을까요? 말 그대로 만신창이가 되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사도 바울은 정신이 들자 다시금 루스드라 성 안으로 들어갑니다. 자신을 돌로 쳐 죽이려 했던 바로 그 성 안으로 말입니다. 만일 사도 바울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그들은 또다시 돌을 들고 달려들 것입니다. 그런데도 사도 바울은 루스드라 성으로 들어갑니다. 성경은 표현되어 있지 않지만, 거기에도 이런 표현이 잘 어울릴 것입니다. ‘담대하게!’ ‘담대하다’는 말 외에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습니다. 믿음의 눈이 아니라면 ‘무모하게’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만, 여기에 가장 적절한 말은 ‘담대하게!’일 것입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더베에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 후 다시금 자신들을 파송한 수리아 안디옥으로 돌아갑니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루스드라, 이고니온, 안디옥을 거쳐갑니다. 루스드라, 이고니온, 비시디아 안디옥, 이곳은 모두 복음을 전한 사도 바울 일행에 극심한 박해를 가했던 곳입니다. 그곳으로 다시 간다면 또다시 혹독한 시련을 겪게 될 것이고, 어쩌면 또다시 돌에 맞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다른 곳을 통과해서 수리아 안디옥으로 갈 수 있을텐데, 굳이 루스드라, 이고니온, 안디옥을 거쳐갑니다.

바울 일행이 그곳으로 되돌아간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 22절에 따르면 그곳에서 복음을 받아들이고 믿음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제자들을 권면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곳 유대인들은 복음을 전한 바나바와 사도 바울만 괴롭힌 것이 아니었습니다. 복음을 받아들이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박해를 가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란을 겪어야 할 것”이라고 격려했습니다. 앞으로도 환란과 박해, 시련과 괴롭힘이 계속될 것이지만 하나님의 나라에 이르기까지 그런 고난의 길을 격어내자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각 교회에 장로들을 세웠습니다. 23절에 나오는 ‘장로’라는 말은 ‘감독자’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박해와 시련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여 믿음에 굳게 서도록 돕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합니다.

여러분, 사도 바울 일행은 왜 무모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담대하게 고난의 길을 자처하여 갔던 것일까요? 이고니온에서 굳이 오랫동안 머물지 않았다면 모욕을 당하지 않아도 되었고, 돌로 치려고 달려드는 극한의 상황에까지 이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루스드라에서 자기들을 제우스와 헤르메스라고 추앙할 때 적당히 침묵했다면 영웅 대접을 받았을 것인데, 굳이 자신들은 그런 존재가 아니라고 말하면서 오히려 돌에 맞아 죽을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선교여정을 마치고 안디옥으로 돌아갈 때 반대와 박해가 심했던 루스드라와 이고니온과 안디옥을 거쳐가지 않고 다른 곳으로 돌아서 갈 수도 있는데, 그들은 굳이 그곳을 거쳐 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이유는 자명합니다. 22절의 말씀처럼 복음을 따라 살려 할 때, 믿음의 사람으로 살려 할 때 반드시 환란을 겪을 수밖에 없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으로 살면서 겪어야 하는 환란과 박해와 시련의 길이라 한다면 굳이 피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누구나 고난의 길을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고난의 길과 영광의 길이 있다면 당연히 영광의 길을 가고 싶습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갖는 공통된 마음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영광의 길을 가고 싶은데 하나님께서 고난의 길로 인도하시면 그 때 우리는 고민에 빠집니다. 힘든 길을 굳이 가야 하느냐고 말입니다. 아무리 하나님께서 ‘가라!’ 하신다 하더라도, 가고 싶지 않은 그 고난의 길을 굳이 가야만 하느냐고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십니까? 영광의 길에는 생명이 없습니다. 내가 영광을 얻고 편하게 가는 길에서는 믿음의 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골짜기의 백합화가 향기를 풍겨내기 위해서는 몸에 가시가 찔려야 하듯 말입니다. 내가 영광을 얻는 길에는 아름다운 열매가 맺혀지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기쁨과 영광이 되는 열매는 고난과 시련을 통해서만 맺을 수가 없습니다. 생명은 고난의 길에 있습니다. 내가 대접을 받고 영광을 얻는 삶을 통해서는 복음의 최고 열매인 새생명이 탄생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굳이 가기 원치 않는 고난의 길로 우리를 인도하십니다. 하나님께서 고난을 없애 주실 수도 있습니다. 다니엘이나 다윗처럼 거대한 장애물을 제거해 주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않으시는 이유는 우리를 통해서 복음의 열매가 맺혀지고, 하나님께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면 언제나 우리는 고난의 길만을 가야 하는가? 그렇진 않습니다. 우리가 주님의 이끄심에 따라 고난의 길을 겪어내면 그 후에 우리에게 영광이 주어집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영광을 받으시면 우리를 반드시 높여 주십니다.

  예수님께서 그걸 보여주셨고,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걸 잘 알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영광의 찬송을 불렀습니다.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그는 근본 하나님의 본체시나 하나님과 동등됨을 취할 것으로 여기지 아니하시고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 이러므로 하나님이 그를 지극히 높여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주사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립보서 2:5-11)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자기를 낮추어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가셨습니다. 그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을 통해 우리에게 구원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그 고난의 길을 굳이 가신 예수님을 지극히 높여 모든 무릎을 그 앞에 꿇게 하셨습니다. 우리가 본받아 가야 할 길은 바로 그 고난의 길, 십자가의 길입니다. 우리가 묵묵히, 그리고 담대하게 그 길을 가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를 높여 영광을 얻게 하십니다. 예수님께 그리하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 2024년 7월 28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