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은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 본문 – 사도행전 15:1-35 >

8년 전,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면서 보았던 의미 있는 그림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사진1>순례길을 걸은 지 13일째 되던 날, 카르데뉴엘라 리오피코(Cardenuela Riopico)라는 작은 마을 지나면서 본 벽에 그려진 순례자의 모습입니다. 여려분, 이 그림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드십니까? 순례자가 무거운 배낭을 메고 지친 모습으로 걷고 있습니다. ‘내가 왜 이렇게 힘들게 고생을 하고 있지? 그냥 집에서 편안하게 쉴걸’하고 후회한 듯합니다. 지팡이에는 라디오를 걸치고 있고, 배낭 뒤에는 칫솔과 다리미, 구급약과 무거운 카메라까지 잔뜩 매달려 있습니다. 그 배낭 안에 또 어떤 물건들이 잔뜩 들어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분에 넘치게 무거운 짐을 지고 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많은 짐을 지고 가고 있기에 허리가 굽어질 정도로 힘들고 지친 모습입니다. 제 나름대로 이렇게 해석해 봅니다. 라디오는 인생을 즐기려는 여흥과 쾌락을 뜻합니다. 다리미는 인생의 멋을 뜻 상징합니다. 멋지게 옷을 다려 입고 다니려는 것입니다. 구급약은 건강을 말해줍니다. 건강하게 살고 싶은 모든 인간의 욕망을 말입니다. 칫솔은 사랑과 성적 쾌락을 의미합니다.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달콤한 키스를 하기 위해서는 양치질을 하는 게 예의이니까요. 카메라는 멋진 추억을 이야기합니다. 살면서 만나는 행복한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 게 카메라입니다. 그리고 배낭에 붙어 있는 삽은 노동을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어쩌면 이 그림은 단순히 순례자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이 살면서 지고 가는 수많은 인생의 짐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쾌락, 멋, 건강, 사랑, 노동 등 모든 것이 우리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짐입니다. 우리는 그런 짐을 지고 오늘도 우리의 인생길을 걷고 있는 중입니다.

  또 하나의 사진이 있습니다. <사진2>순례길을 마치기 며칠 전에 걸었던 길에 서 있는 순례자의 동상입니다. 알토 데 산 로퀘(Alto de San Roque)라는 해발 1270m에 위치한 언덕 위에 세워진 동상입니다. 언덕 위에서 거센 바람을 이겨내며 걷고 있는 순례자를 형상화한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앞선 벽화 속의 순례자 모습과 언덕 위에 세워진 이 순례자의 동상에서 어떤 차이점을 느끼십니까? 분명 순례길은 힘이 듭니다. 그러나 순례길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순례자에게는 앞선 그림에 나온 무거운 짐들이 하나도 없습니다. 비록 거센 바람을 이겨내야 하는 힘듦은 있지만, 무거운 짐으로 인한 힘듦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의 손에는 지팡이 하나만 있을 뿐입니다. 자신의 삶을 지탱해 줄 지팡이 말입니다. 어쩌면 순례길을 걸어오면서 그의 등짐은 하나하나 사라졌는지도 모릅니다. 인생에 불어오는 비바람과 맞서 싸우기도 힘든 세상이기에 굳이 무거운 짐까지 질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은 순레자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동상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살고 계십니까? 힘든 인생이기에 즐기며 살자고 지팡이 끝에 라디오를 달아매고 가는 순례자처럼, 쾌락이 내 힘듦을 사라지게 만들어줄 것이란 착각을 가지고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건강하기만 하면 돼!’ ‘아름다운 연인을 만나 사랑하면 인생은 힘들지 않고 행복할 거야!’ ‘인생은 멋이야. 멋지게 살아야지!’ ‘열심히 일해서 빨리 돈을 벌고 빨리 출세하는 게 내 인생의 목표야!’ 이런 생각을 하며 살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러나 아무리 건강하게 산다 하더라도, 또 인생을 즐기며 사는 것럼 보인다 하더라도, 성공하고 출세의 길을 달려간다 하더라도, 우리를 더욱 무겁게 짓누르는 보이지 않는 또 하나의 무거운 짐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건 바로 죄악의 짐입니다. 그 죄의 무거운 짐을 벗겨주는 것이 종교입니다. 종교가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 아닙니다. 종교가 우리 인간에게 주고자 하는 것은 세상에서의 성공이 아닙니다. 건강은 더더욱 아닙니다. 죄에서 구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모든 종교가 우리 인생에 깊이 드리워진 죄악의 무거운 짐을 벗겨줄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복음선교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한 사건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울과 바나바는 안디옥 교회의 파송을 받아 선교를 떠났고, 그 모든 여정을 마치고 안디옥으로 돌아왔습니다. 우리는 그 과정을 ‘사도 바울의 제1차 선교여행’이라고 말합니다. 1차 선교여행 중에 일어난 가장 큰 성과 중에 하나는 이방인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 전에도 이방인이 예수를 믿게 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빌립을 통해서 에디오피아 관리인 내시가 복음을 듣고 예수를 믿어 세례를 받았습니다. 또 베드로가 전한 복음을 듣고 가이사랴에 있던 이탈리아 부대의 백부장 고넬료와 그의 가족들이 성령을 받고 세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를 믿고 교회 공동체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제1차 선교여행 중에 이방인들이 예수를 믿고 복음을 받아들이면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되었습니다. 이건 굉장이 중요한 사건이었습니다. 그래서 안디옥으로 돌아온 바울과 바나바는 선교보고를 하면서 그 사실을 아주 중요하게 보고했습니다. 사도행전 14:27절입니다. “그들이 이르러 교회를 모아 하나님이 함께 행하신 모든 일과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을 보고하고.” 선교여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행하신 놀라운 일들이 많았는데, 그 일들을 다 보고했습니다. 그러면서 특별히 ‘이방인들에게 믿음의 문을 여신 것’을 강조하며 보고했습니다.

  이방인들에게 복음이 전해졌고 그들이 교회 공동체 안에 들어왔다는 사실이 예루살렘에도 알려지면서 예루살렘에 있는 일부 사람들이 안디옥에 찾아와서는 “모세의 법대로 할례를 받지 아니하면 능히 구원을 받지 못하리라.”(15:1)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그 일로 안디옥 교회에는 큰 풍파가 일었습니다. 선교사역의 현장에서 복음을 전했던 바울과 바나바는 그들의 생각과 달랐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할례를 받지 않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너무 강해서 안디옥 교회 안에 다툼이 일어났습니다. 본문 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다툼’이라는 말은 그 다음에 나오는 변론과 달리 과격한 행동을 포함한 단어입니다. ‘변론’이라는 말이 자기의 주장을 강하게 주장하는 토론이나 논쟁을 의미하는 반면, 다툼이라는 말은 ‘폭동, 반란, 소요사태’를 뜻합니다. 안디옥 교회 안에 엄청난 회오리가 일었다는 뜻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왜 할례의 문제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그게 뭔데 그것으로 인해 교회 안에서 그렇게 심한 다툼과 변론이 일어난 것일까요? 할레는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들에게 맺은 언약에서 출발합니다. 창세기 17장에 보면, 아브라함이 99세 때에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다시금 자손이 번성할 것을 약속하십니다. 그러면서 아브라함의 이름을 아브람에서 아브라함으로, 사라의 이름을 사래에서 사라로 바꿔주십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 이것이 나와 너희와 너희 후손 사이에 지킬 내 언약이니라.”(창세기 17:10) 그러면서 이어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할례를 받지 아니하는 남자, 곧 그 포피를 베지 아니하는 자는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니 그가 내 언약을 배반하였음이니라.”(창세기 17:14) 아브라함에게 속한 자는 다 할례를 받아야 하고, 할례를 받지 않은 사람은 언약 백성에서 끊어진다고 말씀하십니다. 할례를 받은 사람은 언약 백성이 되지만, 할례를 받지 않는 사람은 이방인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전통이 견고해지면서 ‘유대인은 할례 받은 사람,’ ‘이방인은 할례받지 않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러니까 언약 백성이 되려면 반드시 할례를 받아야 하고, 그 할례가 언약백성과 이방인을 구별하는 증표가 된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자기들이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언약 백성이라는 표징으로 할례를 행했습니다. 그런데 유대가 헬라제국과 로마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강대국들은 유대인의 정신을 약화시키기 위해서 할례를 행하지 못하도록 강제했습니다. 그러나 할례를 받지 못하도록 강제할수록 유대인들은 더욱 할례에 집착했습니다. 목숨을 내놓고서라고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식이 할례처럼 생각된 것입니다. 그것이 유대인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할례를 받는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할례를 받아 언약백성이 되면 반드시 율법을 지켜야 한다는 의무가 생겨난다는 것입입니다. 그래서 본문 5절에 보면, 이방인에게 할례를 강제해야 하느냐 하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고 바나바와 바울이 예루살렘에 왔을 때 율법에 열심한다는 바리새파 중 예수 믿는 사람이 이렇게 주장합니다. “이방인에게 할례를 행하고 모세의 율법을 지키라 명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방인에게 할례를 강제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요청에 모세의 율법도 지키게 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할례는 곧 율법과 직결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도들과 장로들이 모였습니다. 오랜 기간 많은 토론을 거친 후에 베드로가 나서서 가이사랴에서 있었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 하나님께서는 이방인이나 유대인을 차별하지 않으셨다고 설파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그런데 지금 너희가 어찌하여 하나님을 시험하여 우리 조상과 우리도 능히 메지 못하던 멍에를 제자들의 목에 두려느냐.”(본문 10절) 할례를 행하고 율법을 지킨다는 것이 ‘멍에’라는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도 다 지키지 못했던 것이고, 우리도 지키지 못하는 무거운 멍에라고 말입니다. ‘유대인으로 태어난 우리도 제대로 지키지 못해 무거운 멍에가 된 그것을 왜 이방인에게 강제하려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베드로 사도는 이어서 이렇게 결론을 내립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들이 우리와 동일하게 주 예수의 은혜로 구원 받는 줄을 믿노라.”(11절) 베드로는 잘 압니다. 우리의 노력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니라 은혜로 구원을 받는다고 말입니다. 이방인 백부장 고넬료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도 그건 너무나도 자명한 진리입니다.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로 3년간 살면서 제자다운 제자였나를 생각하면 부끄러울 뿐입니다. 때로는 “사탄아 내 뒤로 물러나라!”(마태복음 16:23)는 책망을 듣기도 했고, 어느 때에는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다.”(마태복음 26:35)라고 호언장담해 놓고는 주님을 모른다고 세 번씩이나 부인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음에도 ‘나는 고기나 잡으러 가야겠다.’(요한복음 21:3)고 말하고 옛날 어부 생활로 돌아가기도 했습니다. 그게 베드로 자신이었습니다. 그런 못난 사람인데 주님께서 끝까지 믿어주시고 은혜 베풀어주셔서 지금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이 너무나도 분명합니다. 구원받은 것도 하나님의 은혜요, 지금 제자로 살고 있는 것도 은혜입니다. 은혜 아니면 지금 자신의 모습을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우리가 구원받기 위해서 뭔가를 해야한다고 조건을 다는 것은 멍에입니다. 무거운 짐을 지우는 것입니다. 멍에일 뿐만 아니라 괴롭게 하는 것입니다. 19절에서 말씀합니다. “이방인 중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는 자들을 괴롭게 하지 말고.” 이방인들에게 ‘할례를 받아야 한다. 율법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그들을 괴롭게 하는 것입니다. 괴롭게 한다는 것은 곧 그들을 힘들게 하여 결국 복음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 그리스도의 믿음에서 떨어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는 것인데, 그들을 괴롭게 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에서 멀어지게 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결론을 맺습니다. “다만 우상의 더러운 것과 음행과 목매어 죽인 것과 피를 멀리 하라고 편지하는 것이 옳으니.”(본문 20절) 이 조건은 구원을 받기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구원받은 사람이라면 이것을 조심하라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나라 선교 초기에 담배 피우고 술 마시는 일이 너무 잦아, 선교사님들이 ‘예수 믿는 사람들은 술 마시지 말고 담배 피우지 말라’고 가르친 것과 비슷합니다. 술 마신다고 구원받지 못한 것 아닙니다. 담배 피우면 천국의 생명책에서 이름이 지워지는 것 아닙니다. ‘세상 사람과 다르게 살기 위해서, 좀 더 믿음의 사람답게 경건하게 살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즐기는 그런 것들을 멀리하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 31절에서도 그 네 가지 금지사항을 ‘위로한 말’이라고 표현합니다. 권면의 말이라는 뜻입니다. 할례를 받아야 언약 백성이 되고, 율법을 지켜야 구원받는다고 말하는 유대인들의 강제조항과 너무나도 다릅니다. 그저 권면할 뿐입니다.

  왜 그렇게 하는 것일까요? 왜 강제조항을 말하지 않는 것일까요? 그 이유는 그들에게 아무 짐도 지우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본문 28절입니다. “성령과 우리는 이 요긴한 것들 외에는 아무 짐도 너희에게 지우지 아니하는 것이 옳은 줄 알았노니.” ‘성령과’라는 말은 그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의미입니다. 많은 토론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찾은 결과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여겼다는 것입니다. 또 ‘이 요긴한 들 외에’라는 말은 ‘불가피하게, 부득이’라는 뜻입니다. 강제조항이 아니라 정황상 불가피하게 이것은 조심하라는 의미입니다.

오늘 본문의 결정으로 인해 이방 선교에 장벽이 제거되었습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멍에를 지우지 않고 복음 안에서 구원의 기쁨을 누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유대인처럼 할례를 받지 않아도 되고, 반드시 율법을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것이 구원의 발목을 잡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방인들도 누구나 예수를 믿음으로 구원을 받고, 교회 공동체에 들어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결정으로 인해 오늘 우리도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고, 이렇게 교회당에 와서 하나님을 예배하는 믿음의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멍에를 벗기고, 무거운 짐에서 우리를 해방시켜 준 복음 때문에 말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복음은 우리에게 무거운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아니 복음은 무거운 짐을 벗겨주는 것입니다. 율법의 짐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하는 것이 복음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이유는 우리에게서 할례와 율법의 무거운 짐을 벗겨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우리들에게 ‘다 내게로 오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의 어깨에 지워진 짐을 벗겨 쉬게 해 주시겠다고 말입니다. 그렇게 하시기 위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여전히 할례나 율법의 멍에를 메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예수님의 십자가를 거부하는 것입니다.

  구원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을 살면서 무거운 짐이 있거든 주님께 나아와 주님께 내 짐을 맡겨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쉼을 얻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예수님으로 인해 율법의 멍에로부터 해방되었다면 다른 누군가에게 율법의 무거운 짐을 지워서는 안 됩니다. 나는 은혜로 구원받았고 은혜로 오늘의 삶을 살면서, 누군가에게 멍에를 메우고 짐을 지게 한다면 그건 복음의 사람답지 않는 모습입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율법은 본래 멍에가 아니었습니다. 율법은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 주신 것입니다. 신명기에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오늘 네 행복을 위하여 네게 명령하는 여호와의 명령과 규례를 지킬 것이 아니냐.”(신명기 10:13) 하나님께서는 아주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우리에게 율법을 주시고, 주신 말씀들을 지키라 하신 이유는 우리의 행복을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어리석은 인간들은 우리가 행복하게 살도록 주신 율법에 얽매어 율법을 멍에로 만들어버렸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어리석은 인간들이 만든 ‘멍에가 되어버린 율법’에서 우리를 자유케 하셨습니다. 더 이상 율법이 무거운 짐이 되지 않도록 십자가에서 우리를 위해 죽어주셨습니다. 우리는 그 은혜로 구원받았고, 그 은혜로 살고 있습니다.

  그 은혜로 짐을 벗었으니 이제 우리도 누구에게든 무거운 짐을 지우지 마십시다. ‘당신은 장로이니까, 당신은 권사이니까 이래야지!’라는 멍에를 씌워 예수님께서도 지우지 않는 짐을 지우지 마십시다. 우리의 신앙이, 우리의 삶이 은혜 안에 머물러야 합니다. 은혜 안에서 기쁨과 감사함으로 주신 은혜에 보답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결코 멍에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복음은 우리 어깨에 지워진 짐을 벗겨주는 기쁜 소식입니다. 여러분,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순례자처럼 여전히 무거운 짐을 지고 힘들게 살고 계시지 않습니까? 그 짐을 주님께 맡기십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우리에게 쉼을 주실 것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에게 나도 지기 싫은 짐을 지우려 하지 마십시다. 우리 신앙인은 남의 짐을 져 주는 사람이지, 짐을 지우는 사람이 아닙니다. 복음은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복음의 사람은 짐을 지우지 않습니다. 예수님으로 인해 멍에와 무거운 짐에서 해방된 사람입니다. 그런 십자가 은혜를 기쁨으로 전하는 사람이 복음의 사람입니다.

< 2024년 8월 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