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의 능력 그리고 그 저항

< 본문 – 사도행전 19:21-41 >

이스라엘의 초대 왕인 사울은 왕이 되기 전에는 참 겸손하고 좋은 인품과 신앙을 갖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왕이 되면서 변했습니다. 블레셋과 전투를 벌이던 중에는 제사장이 해야 할 번제를 자신이 드렸다가 사무엘 선지자로부터 “왕이 망령되이 행하였도다!”(사무엘상 13:13)라고 책망을 들어야 했습니다. 뒤이은 아말렉과의 전투에서는 ‘아무것도 남기지 말고 죽이라!’는 하나님의 명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과 소 가운데 가장 기름지고 좋은 것들을 살려두고 하찮은 것들만 죽였습니다. 그리고 아말렉 왕 아각을 사로잡고, 자신을 위해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분명 전쟁의 승리는 하나님께 속한 것인데, 마치 자신이 잘 싸워서 승리한 것처럼 전리품을 챙기고 기념비를 세운 것입니다. 그런 사울에게 사무엘 선지자는 “어찌하여 왕이 여호와 목소리를 청종하지 아니하고 탈취하기에만 급급하여 여호와께서 악하게 여기시는 일을 행하였나이까?”(사무엘상 15:19)고 책망합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하나님께서는 사울을 이스라엘 왕으로 삼으신 것을 후회하셨습니다.

  그리고 사울에게서 하나님의 영이 떠나고 악령이 역사하기 시작했습니다. 성경은 ‘악령이 역사할 때에 사울은 번뇌했다.’(사무엘상 16:14)고 말씀합니다. ‘번뇌했다’는 말은 ‘무서워하며 떨었다.’는 뜻입니다. 즉 악령이 역사하자 사울 왕은 극한 공포에 휩싸이게 되었습니다. 그 공포가 어떤 것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악한 영으로 말미암아 사울의 마음에는 걷잡을 수 없는 공포가 몰려왔습니다. 그런 사울의 모습을 보면서 신하들은 ‘수금을 잘 타는 사람을 구해 사울이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수금을 연주하게 하자는고 제안합니다. 그래서 선택된 사람이 다윗이었습니다. 다윗은 수금을 잘 탈뿐만 아니라, 용기도 있고 말도 잘하고 외모도 준수해서 사울 왕 앞에 불러도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사울은 그런 다윗을 왕궁으로 불러 자신이 악령에 의해 두려움과 공포에 휩싸일 때 수금을 타게 했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다윗이 수금을 타자 사울은 기분이 상쾌해졌고, 악령이 사울에게서 떠나갔습니다.

  여러분, 사울을 괴롭히던 악령, 그리고 사울을 극심한 두려움으로 내몰던 공포가 사울에게서 떠나간 이유가 무엇일까요? 물론 음악에도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고 치유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러나 악령으로 인한 두려움은 단순히 멋진 연주를 듣는다고 해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사울에게서 악령이 떠나게 하고, 두려움과 공포에서 해방되게 만드는 것은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다윗이 사울 왕 앞에서 수금을 타기 전에 하나님께서는 사무엘 선지자로 하여금 다윗에게 기름을 붓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이어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무엘이 기름 뿔병을 가져다가 그의 형제 중에서 그(다윗)에게 부었더니 이 날 이후로 다윗이 여호와의 영에게 크게 감동되니라.”(사무엘상 16:13) 결국 사울에게서 악령을 쫓아내고 사울이 두려움에서 벗어나 마음이 상쾌하게 된 것은 다윗이 하나님의 영에 크게 감동된 사람이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영이 악령을 쫓아내자, 사울 왕의 마음이 평안해질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하나님 여호와는 능력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도 능력의 영입니다. 뿐만 아니라 하나님을 아버지라 고백하고,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하나님께서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는 선포하는 복음 역시 능력입니다. 로마서 1:16절에서 말씀합니다. “내가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노니 이 복음은 모든 믿는 자에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능력이 됨이라. 먼저는 유대인에게요 그리고 헬라인에게로다.” 복음은 능력입니다. ‘능력’이라는 말은 ‘어떤 일을 이룰 수 있는 힘’을 말합니다. 헬라어로는 δύναμις인데 여기서 강한 폭발력을 가진 다이너마이트(Dynamite)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깨뜨릴 수 없는 거대한 바위를 부수는 것이 다이너마이트입니다. 아무리 단단한 콘크리트라 하더라도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면 부숴지고 맙니다. 능력이란 바로 그런 것입니다.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없는 것을 하는 힘입니다. 구원은 인간이 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인간은 모두 죄인이기 때문에, 죄인인 인간의 힘으로 구원을 이룰 수도 없고 얻어낼 수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신도 우리에게 구원을 줄 수 없습니다. 구원은 인간의 능력 밖에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복음은 능력입니다. 하나님의 능력입니다. 하나님께서 복음을 통해서 인간이 스스로 얻어낼 수도 없고 도달할 수도 없는 구원을 우리에게 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예수를 믿고 구원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우리의 영혼이 하늘나라에 갈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우리가 예수 믿지 않는 사람에게 구원의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지옥에 갈 영혼을 끄집어내 천국으로 가게 한다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오늘 본문은 그런 물음에 대해 단호하게 ‘그렇지 않다’고 말합니다. 사도 바울은 제3차 선교여행을 떠나 에베소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에베소에 3년간 머물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처음에는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강론하다가, 유대인들이 복음을 비방하자 두란노 서원에서 날마다 말씀을 강론했습니다. 그렇게 두 해 동안 두란노 서원에서 말씀을 강론하게 되었는데, 말씀을 듣고 배우고 말씀으로 훈련받은 사람들이 많아지자 그 결과를 성경은 이렇게 증언해주고 있습니다.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20절) ‘주의 말씀이 힘이 있다’는 말은 아주 강렬한 표현입니다. 여기서 ‘힘’이라는 단어는 주로 전쟁을 묘사할 때 쓰는 표현입니다. 한쪽의 군대가 엄청난 힘을 가지고 상대방을 몰아붙이는 상황을 연상케 하는 단어입니다. 병든 사람이 치유되고 악귀가 떠나가니까 말씀이 힘을 얻어 세력을 확장했다는 말이 아닙니다. 말씀이 힘있게 퍼져나가니까 병이 치유되고 악귀가 떠나가는 기적이 일어난 것입니다. 그래서 말씀이 흥왕하여 세력을 얻었습니다. ‘세력을 얻었다’는 말은 이겼다는 것입니다. 말씀이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능력이 있어 세상을 이기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은’ 결과가 2가지로 나타났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바울이 로마에 가겠다는 비전을 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본문 21절에 바울은 예루살렘을 거쳐 “로마도 보아야 하리라.”고 결심하게 됩니다. 당시 로마는 세계의 중심이었습니다. 제국의 수도인 로마는 유럽 등 여러 지역으로 복음을 확장시키기 최적화된 장소입니다. 그곳에서 복음을 전하면 복음이 더 빨리, 더 멀리까지 전파될 수 있을 것입니다. 로마는 제국의 황제가 신으로 추앙받는 곳입니다. 그 로마에 가서 예수가 그리스도라고 선포하겠다는 것입니다. 세상을 구원할 유일한 구세주는 예수 그리스도밖에 없다고 말입니다.

  바울이 그렇게 거대한 꿈을 품은 이유는 복음의 능력을 알기 때문입니다. 에베소는 다른 어느 도시보다도 우상숭배가 핵심을 이루고 있는 도시입니다. 아데미 신전을 비롯해 여러 신전들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아데미 신전지기로서 대단한 자부심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가 아데미를 섬기는 제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할 정도로 우상 중심의 도시입니다. 뿐만 아니라 에베소는 가장 로마적인 도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아시아의 로마’라고 불릴 정도였습니다. 또한 에베소는 아시아의 교통의 요지였습니다.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가교역할을 한 곳이 에베소였습니다. 그 에베소에서 말씀을 들은 사람들이 각지로 흩어져 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렇게 세워진 교회가 요한계시록 2-3장에 기록된 7개 교회입니다.

  가장 로마적인 도시, 가장 우상숭배가 만연된 도시, 교통의 요지인 도시, 그 에베소에서 말씀을 강론하는데,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까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할 때 이런 역사가 일어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을 것입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서의 사역의 결과를 보면서 로마에 가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큰 비전을 품게 된 것입니다.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은 결과 나타난 두 번째 현상은 우상의 세력이 약화되었다는 것입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에베소에는 아데미라는 여신을 섬기는 신전이 있었습니다. 이 아데미 신전은 고대사회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취급될 정도로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그 신전의 크기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1호’로 지정된 아테네의 파르테논(Parthenon) 신전보다 네 배나 컸습니다. 신전의 너비는 48m에 달했고, 길이는 무려 103m가 넘었습니다.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축구 운동장만큼이나 거대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 신전의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의 높이가 17m이고 그 기둥의 수가 100개나 됩니다. 그런 어마어마한 신전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에베소 사람들에게는 대단한 자부심이었습니다. 더 나아가 그 신전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엄청났습니다. 신전에서 제사를 드리기 위해서 찾아오는 사람도 있지만, 신전을 구경하려 오는 사람들로 늘 북적였습니다. 신전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그냥 제사만 드리고 가거나, 신전을 구경만 하고 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오늘 본문 24-25절에 기록한 것처럼 ‘아데미’라는 여신의 신상을 기념품이나 숭배용으로 구입해 갔습니다. 우리가 어디 관광지에 가서 그 지역의 기념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말입니다. 24절에 나오는 ‘은장색’이란 은으로 아데미 여신상을 만들어 파는 사람을 뜻합니다. 그렇게 신상을 만들어 파는 수익금이 엄청났습니다. 25절 마지막에 표현된 대로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 아데미 여신상의 판매가 확 줄었습니다. 이건 놀라운 말씀의 역사입니다. 가장 우상이 만연된 도시에서 우상을 섬기는 일이 엄청나게 줄었다는 것입니다. 에베소 사람들만 신상을 사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외부에서 온 사람들도 여신상 구매하는 일을 꺼렸습니다. 어쩌면 에베소에 와서 분위기를 보니 은으로 만든 아데미 여신상을 구매하는 것이 어리석게 보였을 것입니다.

  여러분, 이건 보통 일이 아닙니다. 한두 사람이 신상을 사지 않고 가는 것이야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은장색들이 들고 일어설 정도로 여신상의 판매가 확 줄었다는 것은 사회가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우상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복음에는 그런 능력이 있습니다. 복음은 단순히 한 개인의 영혼을 변화시켜 천국백성이 되게 하는 것에 머물지 않습니다. 복음의 능력은 사람을 변화시킬 뿐만 아니라, 그들을 통해서 사회를 변혁합니다. 사회의 질서를 바꾸고 문화를 바꿉니다. 거짓된 문화를 거부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가는 능력이 복음에 있습니다.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 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아모스 5:24)라는 말씀처럼, 하나님께서 꿈꾸시는 정의가 넘처나고 공의가 세워지는 사회를 만들어갑니다. 그런 능력이 복음에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복음의 사람이라면 우리를 통해서 사회가 바뀌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제자라고 한다면 우리를 통해서 내 주변에 변화가 일어나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 신앙인답게 산다면 우리의 삶으로 세상을 거부하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문화, 잘못된 관습들이 우리를 통해서 조금씩 바뀌어가야 합니다.

  복음에 능력이 있다고 해서 혁명을 주도하는 것은 아닙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수많은 무리들이 있었지만,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이끌고 로마에 저항하거나 부패한 종교를 뒤집어엎고 새로운 시대를 만들려는 혁명을 시도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삶으로 변혁된 삶을 사셨습니다. 사마리아인들을 벌레 보듯 하는 사회에서 일부러 사마리아를 찾아가셨고, 사마리아 사람을 만나셨습니다. 사람들이 가까이하기를 꺼려하던 나병 환자를 직접 손으로 만져 고쳐주셨고, 인격이 없는 존재처럼 취급당하던 여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라’고 가르치셨고, ‘용서하되 끝까지 용서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당신이 친히 당신을 못박는 사람을 용서해 달라고 기도하셨고, 배신하고 부인하는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당신의 가르침대로 하나님의 뜻에 맞게 사셨습니다.

  우리도 그런 주님을 닮아야 합니다. 세상의 흐름을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흐름을 거부하더라도 주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심령에서,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주님의 말씀이 힘을 얻어 흥왕해야 합니다. 말씀이 나를 이끌어가도록 내 안에 말씀으로 충만해야 합니다. 그러면 복음의 능력이 우리를 통해서 드러나게 됩니다.

  거짓된 사회를 바꾸는 것은 우리의 외침이 아니라 우리의 변화된 삶을 통해서입니다. 그 한 예를 살펴보겠습니다. 신약성경에 빌레몬서라는 한 장으로 된 책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빌레몬에게 쓴 편지입니다. 빌레몬의 종이었던 오네시모가 주인인 빌레몬에게 해를 입히고는 도망쳤습니다. 그러던 중 사도 바울을 만나 오네시모가 복음의 사람으로 변화되어 사도 바울에게는 너무나도 소중한 동역자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그 오네시모를 자기 마음대로 할 수가 없어, 원래 주인인 빌레몬에게 되돌려 보냅니다. 편지 한 통을 써서 말입니다. 이제 빌레몬은 사도 바울의 편지를 들고 온 오네시모에 대해서 결정해야 합니다. 당시 제도나 법에 따라 해를 입히고 도망친 노예를 죽일 수도 있고, 사도 바울의 권면처럼 그를 해방시켜 자유인이 되어 복음의 동역자로 살아가게 할 수도 있습니다. 빌레몬의 입장에서는 자신에게 해를 끼치고 도망쳤으니 당연히 죽이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도 바울은 빌레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네가 나를 동역자로 알진대 그를 영접하기를 내게 하듯 하고.”(빌레몬서 1:17) 분명 성경의 정신은 노예제도를 거부합니다.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심을 받았기 때문에, 모두가 하나님 앞에 동등한 생명의 은혜를 누려야 마땅합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고대사회로부터 사람이 사람을 지배해왔고, 힘없는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습니다. 성경은 분명 이에 대한 거부 입장입니다만, 혁명을 통해 노예제도를 없애려 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이 빌레몬에게 요구한 것은 노예제도에 대한 저항입니다. 분명한 저항입니다. 그러나 혁명을 통해 노예제도를 없애려 하지 않고, 빌레몬이 신앙적 결단을 통해 노예제도를 따른 당시 문화를 거부하고 신앙인다운 선택을 하도록 권면하고 있을 뿐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는 잘못된 세상의 문화를 거부해야 합니다. 그 문화를 따라서는 안 됩니다. 거부하는 방법은 조직적으로 힘을 규합해서 혁명을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삶에서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것입니다. 복음의 사람답게 복음의 능력으로 사는 것입니다.

  물론 그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사도 바울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서 아무런 힘도 없는 거짓된 우상을 섬기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 말씀이 힘이 있어 사람들이 그 말씀대로 살자 아데미 여신상의 판매가 급감했습니다. 그러자 데메드리오를 중심으로 거센 저항이 일어났습니다. 신상을 팔아 풍족하게 생활해 왔는데, 사도 바울이 가르친 주의 말씀으로 인해 신상이 팔리지 않자 데모를 일으킨 것입니다. 문제는 일반적으로 저항은 힘없는 사람들이 막강한 힘을 가진 세력에 맞서기 위한 방편입니다. 그런데 당시 에베소에서 데메드리오는 권력자입니다. 여러 명의 직공을 거느린 사람이었고, 같은 영업을 하는 사람들을 선동하여 힘을 모을 수 있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알려진 바에 의하면 그는 아데미 신전을 지키고 신전의 봉헌물과 기구들을 관리 감독하는 ‘신전 수호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시에 에베소 시에서는 매년 12명의 신전 수호자를 임명했는데, 그 가운데 한 사람이 데메드리오였습니다. 한 마디로 그는 부와 명예와 권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런 그가 복음에 대해서 저항해 옵니다. 38-39절에 나온 것처럼, 부당한 일을 당했다면 민회를 통해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당시 민회는 한달에 세 번씩 열리는 시의회를 가립니다. 자신들이 부당한 일을 당했다면 그렇게 정식 절차를 거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데, 데메드리오를 비롯한 에베소 사람들은 소동을 일으키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자신들의 힘을 과시했습니다. 사도 바울을 비롯한 몇몇 사람들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조직적인 저항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복음으로 살려 할 때 그런 저항이 반드시 일어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복음의 삶은 세상의 삶의 방식이나 풍습과 다르기 때문입니다. 복음의 길이 아닌 세상의 길을 따라가려 할 때에는 저항을 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의의 길, 복음의 길을 따라 가려 할 때에는 세상의 저항을 받게 되어 있습니다. 그게 복음의 능력입니다.

  여러분, 우리 복음의 사람들은 그런 저항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때론 그 저항이 엄청난 힘을 갖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그것 때문에 복음의 삶을 살아가는데 머뭇거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힘을 주시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담대하게 저항을 이겨내며 복음의 길을 가야 합니다.

  오늘날에도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에는 비복음적인(잘못된) 문화들이 많습니다.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그 문화에 휩쓸려 산다 하더라도 우리는 하나님께서 주시는 복음의 능력으로 잘못된 문화에 저항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의 저항에 세상이 더 큰 힘으로 저항한다 하더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말입니다. 복음에는 하나님의 능력이 있습니다. 복음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발걸음에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함께 하실 것입니다.

< 2024년 9월 2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