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릴리 사람들아!

< 본문 – 사도행전 1:1-11 >

“주님은 당신의 나라를 전진시키실 때 연약하고 죄 많은 사람들을 사용하신다. 이 일에 이변은 없다.” 미국 캘리포니아 마스터 신학교(The Master's College) 총장인 존 맥아더(John MacArthur, 1939-) 목사님이 한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뤄가실 때 언제나 연약한 사람을 쓰십시다. 강한 자도 약하게 하시고, 높은 자를 낮추신 후에 그를 당신의 뜻을 이룰 일꾼으로 사용하십니다.

  출애굽 역사를 이루어낸 이스라엘 민족의 위대한 지도자 모세를 생각해 보십시다. 그는 40세까지 애굽의 왕궁에서 자라면서 막강한 권력과 지위를 가진 애굽의 왕자였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모세를 쓰시지 않으셨습니다. 40년 동안 미디안 광야에서 철저하게 낮아지고 실패하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살아가게 하신 후, 80세가 되었을 때 모세를 부르셨습니다. 그 때 모세는 자신에게 아무런 능력도 없기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거듭거듭 거절합니다. ‘나같은 놈이 어찌 그 일을 할 수 있겠느냐?’고 말입니다. 40세 때에 모세를 부르셨다면 모세는 주저하지 않고 하나님의 부르심에 따르겠다고 대답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자신만만한 모세가 아니라,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 80세의 모세를 부르시고 그를 통해서 출애굽의 역사를 완성시키셨습니다.

  왜 하나님께서는 왕자로서 참 많은 것을 가진 모세가 아니라, 가진 것이라곤 지팡이 하나뿐인 모세를 사용하신 것일까요? 애굽이라는 거대한 제국을 상대해야 하는 사람으로는 너무나도 늙고 초라하고 연약한 모세를 굳이 부르신 것일까요?

그건 비단 모세만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초라하고 보잘 것이 없는 연약한 사람들을 하나님의 거대한 꿈을 이룰 일꾼으로 사용하고 계심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도행전의 기록자는 누가복음을 기록한 의사 누가입니다. 누가는 예수님의 일생을 기록한 누가복음을 기록한 후 이어서 사도행전을 기록했습니다. 오늘 본문 1-2절에서 그것에 대해 먼저 언급하고 있습니다. “데오빌로여, 내가 먼저 쓴 글에는 무릇 예수께서 행하시며 가르치시기를 시작하심부터 그가 택하신 사도들에게 성령으로 명하시고 승천하신 날까지의 일을 기록하였노라.” 먼저 쓴 글인 누가복음에서는 예수님의 일생을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것까지 기록하고 있다고 말씀합니다. 누가는 ‘데오빌로 각하’가 예수님에 대해서 자세히 알고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복음서를 기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한 가지 더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왜 누가는 누가복음에 이어서 사도행전까지 기록했을까’ 하는 것입니다. 데오빌로를 전도하려는 목적으로 누가복음을 기록했다면 그 목적은 이룬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데오빌로를 부를 때 ‘데오빌로여!’라고 부릅니다. 처음 책인 누가복음에서는 데오빌로를 부를 때 ‘데오빌로 각하’라고 아주 깍듯하게 존칭을 쓰고 있습니다. 누가복음에서는 그렇게 존칭을 쓰고서 사도행전에 와서는 ‘각하’라는 존칭어가 사라졌습니다. 그건 아마도 데오빌로가 누가복음서를 읽고 예수를 믿어 믿음의 공동체 안에 들어온 사람이 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 처음 교회에 나왔을 때 우리가 그를 깍듯하게 존중하며 부릅니다. 예를 들어 교장 선생님이 교회에 처음 나오면 그를 ‘교장 선생님’이라고 부르지요. 그런데 함께 신앙생활하면서 친해지고, 교회 공동체 일원으로 스며들면 그를 더 이상 ‘교장선생님’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형제님’ 이렇게 부르든지, 집사의 직분을 받았으면 ‘집사님’ 이렇게 부릅니다. 세상에서 부르는 호칭은 사라지고 믿음 안에서 한 형제자매로 부릅니다. 데오빌로에게 ‘각하’라는 존칭이 사라진 것은 데오빌로가 로마의 고위 관료인 것은 맞지만 예수 안에서 - 믿음 안에서 형제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친숙해졌기 때문입니다. 그 말은 데오빌로가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데오빌로가 예수 믿는 사람이 되었으면 그것으로 만족할 수 있을까요? 하나님께서 데오빌로에게 원하시는 바를 다 이룬 것일까요? 만일 그렇다면 사도행전은 쓰여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복음서를 읽고 예수 믿는 사람이 된 이후에 그에게 하나님께서 바라시는 또 다른 무언가가 있기에 누가는 사도행전을 써서 데오빌로에게 보낸 것입니다. 그게 무엇일까요?

  우리가 자주 놓친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예수 믿고 구원받은 사람이 되었으면 그것으로 우리의 신앙이 완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우리를 먼저 불러 예수를 알게 하시고, 주님의 십자가 은혜를 통하여 구원하신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 3절에서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고 말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40일 동안 이 땅에 머무시면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의 일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에게 맡겨진 사명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나님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의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을 사시면서 늘 마음에 품고 있었던 것이 하나님의 나라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6절에 말씀한 것처럼 ‘이스라엘의 회복’을 간절하게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회복보다 먼저 관심을 가져야 하고, 먼저 이루어야 할 것이 하나님의 나라라고 생각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면서 가장 먼저 외치신 말씀이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마가복음 1:15)였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나라를 가지고 이 땅에 오셨고, 그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시기 위해서 이 땅에서의 삶을 사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부르시고 그들을 훈련시키신 이유도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이 되게 하시기 위함입니다. 부활하신 후 40일 동안 계시면서 제자들에게 가르치신 것도 하나님 나라였고, 승천하시면서 꼭 만들어가야 할 것이 하나님 나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다면 그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갈 사람들이 누구일까요? 미국에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s)라 불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영국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온 청교도들이 영국의 식민통치에서 벗어나 독립을 선언할 때 함께 했던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미국의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George Washington, 1732-1799)을 비롯한 5명의 대통령과 같은 위대한 정치인들, 그리고 벤저민 프랭클린(Benjamin Franklin, 1706-1790)과 같은 위대한 사상가들과 학자들이 ‘건국의 아버지들’이라고 불려집니다. 훌륭한 정치인과 사상가들이 미국을 건설하는데 힘을 모았고, 그 기초 위에 지금의 미국이 세워졌습니다.

  미국에는 그런 위대한 정치가들이나 사상가들이 있었는데,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데 쓰임 받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대제사장이나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 유명한 서기관이나 명망 있는 랍비들일까요? 예수님께서 그들을 통해서 당신이 꿈꾸시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길 원하셨을까요? 아닙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이 꿈꾸시는 ‘하나님 나라’라고 하고 거룩하고 거대한 나라를 만들어가기 위해서 선택된 사람들은 ‘갈릴리 사람들’이었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당시에 갈릴리는 이방 땅처럼 여겨졌습니다. 그만큼 갈릴리가 소외되었고, 무시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갈릴리 사람들’ 그러면 아주 천시 여기는 호칭이요, 비아냥거리거나 놀림거리처럼 들리는 말이었습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로 하면 ‘촌놈들!’입니다. 유대와 예루살렘에 비해서 낙후되기도 했고, 문화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경제적으로 어렵게 살던 사람들입니다. 그들 가운데는 배운 사람이 많지 않아 무식한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문화와 종교의 중심지인 유대 예루살렘의 입장에서 보면 갈릴리는 소외되고 쓸모없는 지역이고, 그곳 갈릴리 사람들은 못 배우고, 가진 것 없고, 종교적으로 부정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누구보다도 새로운 세상이 오기를 간절히 기대했습니다. 이스라엘의 회복을 누구보다고 간절히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더 큰 일을 하시길 원하셨습니다. 가장 낮은 사람들, 내세울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 다른 이들에게 무시당하고 멸시당하는 사람들, 그 ‘갈릴리 사람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꿈꾸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길 원하셨습니다. 그 일에 능력 있는 사람이 필요했다면 갈릴리 사람들을 선택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갈릴리 사람들을 당신의 제자로 삼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을 통해서 당신이 꿈꾸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길 원하셨습니다. 오늘 본문에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본문 8절)는 준엄한 명령을 받은 사람들이 바로 그 갈릴리 사람들이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는 그렇게 큰 일을 행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은 그런 위대한 명령을 받은 갈릴리 사람들의 상태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본문 11절입니다. 승천하시는 예수님을 어리둥절하게 쳐다보고 있는 사람을 향해 두 천사가 이렇게 말합니다. “갈릴리 사람들아 어찌하여 서서 하늘을 쳐다보느냐?” 여러분,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다. 주님께서 부활하신 후 제자들은 주님께 일말의 희망을 두었습니다. 부활의 능력을 가지신 분이라면 우리의 기대를 이루어주실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주께서 이스라엘 나라를 회복하심이 이 때니이까?”(본문 6절)라고 물었습니다. 그렇게 주님께 희망을 걸고 있는데 주님께서 하늘로 올라가버리셨습니다. 얼마나 황당한 일입니까? 희망이 모두 사라지는 순간입니다. 얼떨떨합니다. 이런 일은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주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지금 이 순간 자기들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그런 그들에게 천사들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땅에서 해야할 일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증인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비록 그들은 초라한 사람들입니다. 다른 이에게 멸시당하기도 하고, 내세울만한 것이 하나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주님께서는 그들을 통해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실 것이기에 이 땅에서 복음에 증인으로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땅끝까지 이르러’ 말입니다.

그러면 그렇게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갈릴리 사람들이, 사회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도 없는 멸시받고 조롱당하던 갈릴리 사람들이 어떻게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 그들이 어떻게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그들에게 그런 능력이나 담대함이 있을까요? 갈릴리 사람인 그들에게는 그런 능력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붙잡히실 때 도망치던 제자들처럼, 연약하고 두려움으로 가득 찬 그들에게는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갈 능력이 없습니다. 복음의 증인, 예수님의 십자가 죽으심과 부활을 증언할 능력이 그들에게는 없습니다.

  그런데도 하나님께서는 그 갈릴리 사람들에게 그 일을 하라고 하십니다. 그들이 어떻게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그들에게는 그럴만한 힘이 없는데 말입니다. 그럴만한 사람들이 아닌데 말입니다. 그러나 방법은 있습니다. 그들에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시면 됩니다. 오늘 본문 8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하시니라.”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입니다. 그들에게는 능력이 없고 그들에게는 지혜나 영향력이 없을지라도, 성령이 오시면 그들은 권능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땅끝까지 이르러 복음의 증인으로 살 수 있습니다.

  갈릴리 사람들, 자기들의 힘으로 하라는 것 아닙니다. 자기들이 지금까지 배운 것으로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성령이 오시면 성령께서 능력을 주십니다. 성령께서 권능을 주셔서 그 일을 감당할 수 있게 하십니다.

  성령이 임하심으로 받는 ‘권능’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능력’이 아닙니다. 복음을 전하는 능력입니다. 비록 자신은 초라하고 가진 것 없지만, 담대하게 증언할 수 있는 용기입니다. 자신들은 말을 잘 하는 사람이 아닐지라도 성령께서 주시는 힘으로 사람들을 구원으로 인도하는 증언자가 되는 능력입니다. 때론 복음을 전하다가 박해를 받고 시련을 겪으며 온갖 반대에 부딪힌다 하더라도 거기에 굴하지 않고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복음전도자가 되는 능력입니다. 그게 권능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갈릴리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이루어가는데 결코 적합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들이 증언하는 말에 사람들이 별로 귀담아듣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산헤드린 공회가 공모하고 로마의 제도가 십자가 형을 내려 십자가에 죽으신 예수님을 전할 때 숱하게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갈릴리 사람들이 그런 고난과 어려움을 이겨내고 복음을 증언하여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기에 너무나도 역부족입니다. 그러나 성령이 임하시면 다릅니다.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에 임하시어 그들을 다스리시면 그들에게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상황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지를 알려주실 것입니다. 어려움에 직면해 주저하게 될 때 그것에 맞설 수 있는 담대함을 주실 것입니다. 사도 바울처럼 ‘담대하게 거침없이’ 하나님의 나라를 전파하며 주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모든 것을 가르치고 증언할 수 있습니다.(사도행전 28:31)

  그러면 왜 그 일에 갈릴리 사람들을 사용하시는 것일까요? 좀 더 배우고, 좀 더 힘 있는 사람들을 사용하시면 더 효과적으로 복음을 증언할 수 있을텐데 말입니다. 그것은 자신의 지혜나 자신의 능력을 의지하는 사람에게서는 하나님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힘으로 했다고 자부하는 곳에는 하나님의 은혜가 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세상의 미련한 것들을 택하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고 세상의 약한 것들을 택하사 강한 것들을 부끄럽게 하려 하시며 하나님께서 세상의 천한 것들과 멸시 받는 것들과 없는 것들을 택하사 있는 것들을 폐하려 하시나니 이는 아무 육체도 하나님 앞에서 자랑하지 못하게 하려 하심이라.”(고린도전서 1:27~29)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미련한 사람들을 사용하여 지혜 있는 자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약한 자를 들어 쓰셔서 강한 자들을 부끄럽게 하십니다. 천하고 멸시받고 없는 자들을 택하셔서 가진 자들과 떵떵거리는 자들을 아무것도 아니게 만드십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일하시는 방법입니다. 그래야만 사람들이 ‘내가 했다.’는 교만과 자기 자랑에 빠지지 않고, 자신을 통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의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내세울 만한 것이 없는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남들보다 많이 배운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더 힘 있는 사람들도 아닙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길 원하십니다. 우리의 힘이나 우리의 능력이나 우리가 가진 무엇가를 통해서가 아니라, 오직 성령의 권능을 통해서 말입니다. 나는 배운 것이 없다고 하나님 나라의 일꾼에서 쓰임 받지 못한 것 아닙니다. 내가 초라하고 볼품없는 사람이라고 하나님께서 나를 외면하시지 않습니다. 성령이 임하시면 갈릴리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신 것처럼, 우리에게도 성령이 임하시고 우리가 성령의 능력을 의지하면 우리도 하나님의 일꾼이 되어 담대하게 복음의 증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말 잘 못하는 사람이어도 괜찮습니다. ‘나는 본래부터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고 항변했던 모세를 통해서 이스라엘을 애굽 땅에서 건져내셨습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가진 것이라곤 지팡이 하나뿐인 모세도 훌륭하게 그 일을 해냈습니다. 내세울 만한 것이 없고 자랑할 만한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모세도 실패자였고 패배자였습니다. 그러나 그를 통해서 하나님께서 훌륭하게 당신의 일을 이루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갈릴리 사람들을 사용하셨습니다. 우리도 갈릴리 사람들입니다. 가진 것도 없고 내세울 만한 것도 없는 갈릴리 사람들, 배운 것도 없고 능력도 없는 갈릴리 사람들, 우리가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사도행전을 통해서 우리에게 확실하게 가르쳐주는 것은 그런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복음이 땅끝까지 전해지게 하셨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는 갈릴리 사람들과 다름이 없는 우리를 통해서 그 일을 계속해 가길 원하십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왜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누가복음을 써 준으로 만족하지 않고 굳이 사도행전을 써 준 것일까요? 누가복음서를 통해서 예수 믿고 구원받았다면 그것으로 족할 수 있는데, 왜 굳이 사도행전을 쓴 것일까요? 우리가 예수 믿어 구원받는 것, 그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은 백성이라면 마땅히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갈 일꾼이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구원받은 우리가 세상적으로 보면 가진 것도 없고 힘도 없는 연약한 존재이지만, 성령이 우리에게 임하시면 권능을 받고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는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아니 구원받은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살아야 합니다. 데오빌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 믿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갈릴리 사람들을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사용하셨다면, 데오빌로도 그런 일꾼이 되어야 합니다.

  여러분, 구원받으셨습니까? 예수를 나의 구주로 고백하십니까?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이제 우리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가야 합니다. 우리 힘으로는 안 되지만, 하나님의 영이신 성령께서 우리에게 오시면 우리가 권능을 받습니다. 복음의 권능을 말입니다. 담대함의 권능, 시련과 고난과 박해를 견디어내며 하나님의 일꾼으로 살아갈 수 있는 권능을 말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힘으로 만들어갈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임하셔야만 가능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통해서 그 일을 이루어가길 원하십니다. 구원받은 사람, 갈릴리 사람과 같은 바로 나를 통해서 말입니다.

< 2024년 1월 7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