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 기도로 준비하다.

< 본문 – 사도행전 1:12-26 >

1592년, 일본이 우리나라를 침공한 임진왜란이 일어났습니다. 그 때 일본을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 1537-1598)가 국내의 불만을 억누르고 대륙을 차지하고자 하는 야심을 품고 우리나라를 침공해 들어왔습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일본에 갔던 조선의 사신들은 ‘일본이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파했습니다. 그런데도 그것을 가벼이 여기고 일본의 침략에 대해서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습니다. 임진왜란 전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7-1584)가 ‘10만 대군 양병설’을 주장하면서 군대를 증강시켜야 한다고 했지만, 당시 국가 재정은 군을 증강시키기는커녕 유지하기도 힘든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결국 임진왜란이 터졌고, 일본은 초기 병력 17만 명을 비롯해 약 29만 여 명의 군대로 조선을 쑥대밭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시 조선의 왕이었던 선조는 전쟁을 피해 의주까지 피난길에 올라야 했고, 심지어 중국 요동으로 망명을 가려 했습니다. 전국 8도가 전장으로 변해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에 내몰리고 말았습니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겠지만, 어떤 보고서에 의하면 임진왜란 이후 조선의 인구가 약 350만 명이나 줄었다고 합니다. 재산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문화재가 불타거나 파괴되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왜 이런 끔찍한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것일까요? 조선이 일본을 너무 얕보고 침략에 전혀 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침략에 대비하여 준비하지 않은 결과는 끔찍했고, 약 6년에 걸쳐 우리나라는 큰 고통과 쓰라림을 겪어내야 했습니다. ‘양병십년 용병일일’(養兵十年 用兵一日)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군사를 길러내는 데는 10년이 걸리지만, 그 병사를 사용하는 데는 하루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하루를 쓰기 위해서 10년을 준비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준비하는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주는 말입니다.

  전쟁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모든 일에 준비하는 일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준비없이 이루어지는 일은 없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대학에 들어갈 때에도 몇 년 동안 공부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직장에 들어갈 때에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준비해도 취업하기가 쉽지 않은데, 준비하지 않고 어떻게 들어갈 수 있겠습니까? 운동선수들은 다음 시합을 위해서 힘들지만 준비를 합니다. 힘든 준비 과정을 거쳐야만 시합에서 승리할 수 있음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난주에 사도행전 첫 부분의 말씀을 나누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꿈꾸시는 ‘하나님의 나라’를 갈릴리 사람들을 통해 만들어가길 원하셨음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은 연약하고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들이었습니다. 소외되고 멸시 받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배운 것도 많지 않고 가진 것도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촌놈들인 갈릴리 사람들을 통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이 꿈꾸시는 새로운 세상,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고 싶어하셨습니다.

  그들은 가진 것이 없고 자격을 갖춘 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들의 그 모습 그대로는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갈 일꾼이 되기에는 너무나도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성령이 임하시고, 성령이 임하심으로 권능을 받아야 복음의 증인이 되어 그 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성령이 오시기를 기다리라고 하십니다. 사도행전 1:4-5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사도와 함께 모이사 그들에게 분부하여 이르시되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내게서 들은 바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라. 요한은 물로 세례를 베풀었으나 너희는 몇 날이 못되어 성령으로 세례를 받으리라.”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떠나지 말고 기다리라고 말씀하십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을 말입니다.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것은 성령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아버지 하나님께서 성령을 주시길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기다릴 때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얼 하면서 기다릴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기다림에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면 그 시간에 무얼하면서 기다려야 합니까? 학생이 대학입학을 기다릴 때 마냥 기다린다고 대학 문이 열리는 것이 아닙니다. 학생은 수능시험을 치를 때를 기다리면서 공부해야 합니다.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오래 기다려도, 또 기다린 결과 때가 이를지라도 이루어지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면 제자들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것을 기다리면서 무엇했을까요? 그에 대한 답을 오늘 본문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승천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승천의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갈릴리 사람들은 이제 선택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이 오실 때까지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자신들이 그렇게도 소망하던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해서 예수님께서 아무 말씀도 안 하시니 모든 걸 포기하고 고향 갈릴리로 돌아갈 것인지 말입니다. 어쩌면 그들 가운데 많은 사람이 갈릴리로 돌아가버린 듯 합니다. 고린도전서 15장에 의하면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500여 형제에게 일시에 보이셨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목격한 사람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사람이 최소한 500명은 된다는 뜻입니다. 언제 그렇게 500명에게 일시에 나타셨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예수님께서 승천하시기 직전이 아닐까 싶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한 500여 명 가운데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예루살렘에 머물며 하나님께서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린 사람들은 120명에 불과합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380명은 갈릴리로 돌아간 것입니다.

  그런데 120여 명은 갈릴리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대로 예루살렘에 머물며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렸습니다. 기다리면서 무엇을 했을까요? 네 기도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감람산에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 한 다락방으로 갔습니다. 그 다락방은 예수님께서 살아계실 때에도 종종 이용하셨던 다락방입니다. 13절에 ‘그들이 유하는 다락방’이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이 말은 그들에게 익숙한, 그들이 자주 머물던 다락방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그 다락방이 마가의 다락방일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예수님의 어머니와 가족들, 그리고 여인들을 포함해서 약 120명의 성도들이 다락방에 모였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합니다. “더불어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쓰니라.”(14절) 그들은 다락방에 모여서 기도했습니다. 그러면 무얼 위해 기도했을까요? 기도했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무엇 위해 기도하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 신앙인만 기도하는 것 아닙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기도합니다. 기도의 대상이 다르고 기도의 내용이 다를 뿐이지, 모든 사람이 자기들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얻거나 이루기 위해서 기도합니다. 우리가 기도하는 대상은 여호와 하나님이십니다. 천지의 창조주이시고 모든 것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언제나 최고로 좋은 것을 주시길 기뻐하시는 사랑의 아버지 하나님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그런 사랑의 아버지 하나님께 기도한다 하더라도 모든 기도가 다 이루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아버지의 뜻대로 구하는 기도가 이루어집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안에 거하고 내 말이 너희 안에 거하면 무엇이든지 원하는 대로 구하라. 그리하면 이루리라.”(요한복음 15:7) 우리가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의 말씀이 우리 안에 거하면 내 욕심이나 욕망을 위한 기도를 드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기도하면 하나님 아버지의 뜻을 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십니다.

  그렇다면 다락방에 모인 120명의 성도들은 무얼 위해 기도했을까요? 그들의 기도 내용이 오늘 본문에는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주실 것을 위한 기도입니다. 그들이 예루살렘을 떠나지 않고 다락방에 모인 이유가 그것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들은 예루살렘에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예루살렘에는 40여 일 전에 일어난 일로 인해서 분위기가 매우 살벌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산헤드린 공회와 로마 총독은 예수님을 죽인 이후 마음이 편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십자가에 죽이면 그것으로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죽으신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는 그 말을 유언비어로 낙인찍고, 그런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사람들을 위협했을 것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제자들이 예루살렘에 머문다는 것은 위험한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120명의 제자들은 예루살렘 마가의 다락방에 모였습니다. 그건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기 위해서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주시길 기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걸 잘 보여주는 구절이 있습니다. 그건 14절에 나와 있는 ‘마음을 같이 하여’라는 말입니다. ‘마음을 같이 하여’(ὁμοθυμαδόν)라는 말은 헬라어로 한 단어인데, 이 말의 의미는 ‘한마음으로’ ‘정신을 하나로 모아’라는 뜻입니다. 다락방에 모여 기도하던 사람들은 모두 120명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각자 자기들의 소원을 놓고 기도한 것이 아닙니다. 한 마음으로, 같은 기도의 제목을 가지고,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기도했던 것입니다. 그 ‘같은 기도제목’ ‘같은 목적’ 그것이 무엇입니까? 성령께서 오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주시라는 것입니다.

  또 하나 그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구절은 ‘오로지 기도에 힘쓰니라’라는 말입니다. ‘오로지 힘쓰다’(προσκαρτεροῦντες)라는 말도 한 단어인데, ‘꾸준히 집착하다’ ‘다른 것에 관심 갖지 않고 하나에만 전념하여 계속하다.’라는 뜻입니다. 하나만 붙들고 계속해서 기도했다는 뜻입니다. 이 단어 역시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오직 성령의 임재만을 기대하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그것을 속히 이루어주시라고 기도했다는 말씀입니다.

그들이 기도한 모습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을 배신하고 죽은 가롯 유다를 대신하여 맛디아를 새로운 사도로 뽑았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만들어갈 귀한 일에 동역할 일꾼을 선택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그 중요한 일을 할 때 성경은 이렇게 증언합니다. “그들이 기도하여 이르되”(24절) 그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사람은 뽑으려 하지 않았습니다.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사람을 뽑았습니다. 새로운 사도를 뽑을 때 그들은 함께 기도했습니다. 한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오로지 기도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제비를 뽑아 맛디아를 선택했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요한 것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건 오늘 본문뿐만 아니라 사도행전에서 ‘기도’를 말할 때는 언제나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한 기도였다는 사실입니다. 누가가 기록한 누가복음도 그렇거니와 사도행전에도 기도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 기도 가운데 개인적인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기도한 내용은 거의 없습니다. 사도행전에 기록된 기도의 내용은 언제나 교회공동체를 위한 기도였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기 위한 기도였습니다.

  사도행전 4장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복음을 전한다는 이유로 베드로와 요한은 산헤드린 공회 앞에 불려갔습니다. 거기서 그들은 호되게 문책을 당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는 죄가 없는 그들을 어찌할 방도가 없어 ‘다시는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고 협박을 하고선 풀어줍니다. 계속해서 예수의 복음을 전하다가는 제자들에게 어떤 큰 위해가 닥칠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럴 때 성도들이 ‘한마음으로’(사도행전 4:24) 기도했습니다. 뭐라고 기도했을까요? 우리 같으면 뭐라고 기도할까요? 초대교회 성도들은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사도행전 4:29) 그들은 ‘주님께서 지금 우리가 당한 상황을 굽어봐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기도할 것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일을 겪게 되면 ‘산헤드린 공회가 위협하는 일을 멈추게 해 달라.’고 기도할 것입니다. 문제가 해결되도록 말입니다. 그런데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렇게 기도하지 않았습니다. 상황을 변화시켜 달라고 기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두렵지 않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 주시라’고 기도했습니다. 상황을 나의 입장에서 풀어주기를 기도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뜻하심을 이루어가도록 기도한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말입니다.

물론 우리가 기도할 때 개인적인 기도가 필요합니다. 나의 개인적인 상황이나 은밀한 것들을 하나님 앞에 내어놓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는 기도를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또 우리가 겪어내기 힘든 상황에 놓였을 때 그 상황에 하나님께서 개입하셔서 문제를 해결해 주시길 기도할 수도 있습니다. 건강을 잃었을 때 건강을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가정에 어려운 문제가 발생했을 때 문제가 속히 해결되도록 기도할 수 있습니다. 사업장이나 직장이 위태로울 때 하나님께서 도우셔서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은혜 주시라고 기도할 수 있습니다. 그것이 잘못된 기도라는 말이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기도가 나를 위한 기도인가 하나님의 뜻을 위한 기도인가 하는 것입니다. 내가 힘드니까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기도는 나를 위한 기도입니다. 그러나 건강하여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일에 쓰임받길 원하기 때문에 건강을 주시도록 기도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기도입니다. 그런 기도를 드리면 건강히 회복되어 하나님께 복되게 사용되는 것도 기도의 응답이고, 사도 바울처럼 건강이 회복되지 않는 상태에서 그 모습 그대로 하나님께서 사용하신다 하더라도 기도에 응답된 것입니다. 그러니까 하나님의 뜻을 위해 기도하면 우리가 처한 상황의 어려움이 사라지든 그대로 있든, 우리의 힘든 문제가 풀여지든 풀려지지 않든 그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기도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위한 기도입니다.

  다락방에 모인 갈릴리 사람들은 기도했습니다. 마음을 같이하여 오로지 기도에 힘썼습니다. 거기에는 나를 위한 기도, 이 힘든 상황이 빨리 해결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도는 없었습니다. 오직 하나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보내주시길 기도했습니다. 성령이 오심을 사모하며, 성령의 모심을 기대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로지 그것에 마음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왜 예수님께서는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고 하셨고, 갈릴리 사람들은 기도하며 기다렸을까요?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후 곧바로 성령을 보내주시면 좋을텐데 왜 기도하며 기다리게 하신 것일까요?

  기다림은 준비의 시기입니다. 성령이 그들 가운데 임하시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아마 그들은 회개했을 것입니다. 베드로도 주님을 부인한 것 회개하고,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음에도 갈릴리로 고기잡이하러 간 것 회개하고, 회개했을 것입니다. 다른 제자들도 주님이 붙잡히실 때 자기 살자고 주님 버려두고 도망친 것 회개하고, 도마는 주님이 부활하셨다는 것을 의심했던 것 회개하고, 회개했을 것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도 한 때 혈연이라는 이유로 주님을 의심하고 미친 사람 취급했던 것도 회개했을 것입니다. 기다림의 시간은 회개의 시간이었습니다. 회개하고 마음이 정결해져야 그곳에 성령께서 오시기 때문입니다.

  자신들의 연약함도 고백했습니다. ‘우리는 이 정도밖에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입니다. ‘3년이나 주님을 따랐지만 주님을 오해했고, 예수님을 스승이요 주님이라고 따랐지만 주님께서 뜻하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기엔 너무나도 연약한 존재들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기도하며 기다릴 때, 주어진 응답이 하나님의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기도가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그것입니다. 기도하지 않으면 도우시는 하나님의 손길, 응답하시고 인도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깨닫지 못합니다. 우리에게 좋은 것이 주어져도 내가 운이 좋아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해버립니다. 내가 열심히 해서 그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기도하는 사람은 내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 결과가 하나님의 응답이요 도우심이었음을 압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로 준비하라고 하십니다.

  여러분, 갈릴리 사람들은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기다리며 기도했습니다. 마음을 같이하여 기도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말입니다. 기도한 그들에게는 반드시 응답이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기도했기에 그들에게 성령이 오셨고, 성령이 오셨기에 그들은 권능을 받아서 담대히 하나님의 일꾼 – 복음의 일꾼들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을 쓰십시다. 기도하며 기다리는 사람에게 응답하십니다. 그리고 기도에 응답받은 사람은 변하여 새사람이 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담대하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는 새사람이 됩니다. 기도할 때 갈릴리 사람들이 복음의 사람으로 변화된 것처럼 말입니다.

< 2024년 1월 1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