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의 사람들은?

< 본문 – 사도행전 2:42-47 >

성경은 우리 믿음의 사람들을 ‘성도’(聖徒)라고 부릅니다. 성도라는 말은 ‘거룩한 무리’ ‘거룩한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거룩하다’는 말은 ‘구별되었다’는 뜻입니다. 무엇으로부터 구별되었다는 말일까요? 네, 세상으로부터 하나님의 사람으로 구별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성도로 구별받은 우리 믿음의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과 구별되어,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야 합니다. 성도들은 세상 사람들과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세상과 구별된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아야 할까요? 세상으로부터 하나님의 사람으로 구별되어 살아간다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소극적이고 가장 근본적인 의미에서는 죄된 마음을 버리고 사는 것입니다. 우리는 죄악에서 해방된 사람들입니다. 죄악에서 벗어나 죄로부터 해방되면 우리 마음에서 죄가 미워집니다. 죄를 미워하며 살아야 합니다. 죄를 미워하면 더 이상 우리 마음이 세상의 풍조나 악한 관습을 따라가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 안에 그리스도의 선한 마음을 품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진짜 그리스도인, 세상과 구별된 사람으로 살기 위해서는 거기에 머물러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해서, 그 뜻하심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려 할 때 우리에게 힘듦이 있을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려할 때 때론 손해를 보고 억울한 일을 당한다 하더라도 우리는 적극적으로 신앙인의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예수님이나 스데반이 그랬던 것처럼, 용서하기 힘든 대상을 향해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자신을 박해하고 채찍질하고 위협한다 하더라도 그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해 주어야 합니다. 예수님을 구주로 고백하고 예수님의 마음을 품고 사는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그리스도를 닮는 삶을 살아내야 합니다. 그게 하나님의 사람으로 구별된 성도들이 살아야 할 삶의 모습입니다.

그런 성도다운 삶을 살았던 사람들의 모습이 오늘 본문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오순절에 성령이 임하심으로 사도들은 담대하게 예루살렘에 모인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예수를 하나님이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고 말입니다. 그런 설교를 들은 사람들은 마음에 찔림을 받아 사도들에게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게 됩니다. 성령의 강한 역사로 인해 거기에 모인 사람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깨닫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곤 ‘너희가 회개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으라’는 베드로의 말씀을 듣고, 그날 세례를 받고 신앙인이 된 사람이 무려 3천 명이나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구별된 초대교회 성도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 42절에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 이 말씀에서 우리는 초대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세상 사람들과 어떻게 다른 삶을 살았는지 세 모습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서로 교제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떡을 뗐다는 것이고, 세 번째는 기도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에서 마지막 “힘쓰니라”라는 말은 앞의 세 개의 동사 모두를 수식하는 말입니다. 그러니까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고 떡을 떼며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쓰니라.’는 말씀을 좀더 분명하게 번역한다면 ‘그들은 사도들의 가르침을 받아 서로 교제하기를 힘썼고, 떡을 떼는 것에 힘썼고, 오로지 기도하기를 힘썼다.’는 말입니다. 바꿔 말하면 초대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는 교제하기를 힘쓰는 공동체였고, 떡을 떼는 예배하기를 힘쓰는 공동체였고, 기도하기를 힘쓰는 공동체였다는 것입니다.

그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의 모습 가운데서 오늘 우리가 주목해 보는 것은 교제하기를 힘쓰는 공동체입니다.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은 교제하기를 힘썼습니다. 교제(κοινωνία)는 사귐입니다. 그 사귐에는 여러 차원이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하나님과의 사귐입니다. 이제까지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세상에 속한 사람이었으나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을 아버지로 고백하고, 아버지이신 하나님과 깊은 영적 교제를 나누는 사람이 성도입니다. 하나님을 알지 못할 때에는 단순히 하나님에 대해서 무지(無知)한 것에 끝나지 않고, 하나님과 원수로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하나님을 아버지로 모시고 살기에 하나님을 더욱 깊이 알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욱 하나님과 깊은 교제를 나누어야 합니다. 하나님과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강조하는 것은 하나님과의 깊은 영적 교제보다는 성도들 사이의 교제입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심을 받은 성도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와 자매가 되었기에 거룩한 교제를 나누게 되어 있습니다. 그것을 우리는 ‘가족’이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가족은 혈연으로 연결된 사람들입니다. 부모와 자식, 그리고 형제들은 모두 혈연관계입니다. 그 혈연관계는 쉽게 끝어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사이가 좋지 않아서 관계를 끊는다고 말해도, 말은 그렇게 하지만 사실 관계가 끝어질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로 한 형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부르심을 받은 우리 신앙인들은 서로 교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얼마나 깊은 교제를 나누었는지 오늘 본문은 그 한 가지 예를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본문 44-45절 말씀입니다. “믿는 사람이 다 함께 있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또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며.” 여기서 우리가 오해해서는 안 되는 표현이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다 함께 있어’라는 말입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이 성도의 교제를 나누면서 그들이 늘 함께 있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그들이 헤어지지 않고 같은 집에 머물러 살았다는 뜻이 아닙니다. 아무리 사이가 좋다 하더라도 수천 명이 한 집에서 살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다 함께 있다’는 말은 비록 삶의 자리는 다르고 멀리 있기도 했지만, 마치 한 집에 사는 것처럼 깊은 교제를 나누었다는 뜻입니다. 또 하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말씀은 ‘물건을 서로 통용했다.’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마치 공산주의가 꿈꾸는 것처럼 사유재산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가 자기 재산을 팔아서 공동이 쓰도록 하고, 자기의 것이라곤 하나도 갖지 않고 살았다는 것을 말씀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물건을 서로 통용했다는 말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 하더라도 나보다 더 힘들고 어려운 누군가에게 그것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에는 기꺼이 그것을 나누었다는 뜻입니다. 만일 누군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내 소유를 기꺼이 팔아서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그렇게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에는 ‘내 것이기에 나만 써야 돼!’라고 생각하지 않고, 기꺼이 나누어 쓸 줄 알았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그리고 누군가에게 뭔가가 필요하다는 알기 위해서는 서로 깊은 사귐이 있어야 합니다. 힘들 때 힘든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놓고 함께 기도할 수 있는 관계여야 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은 그렇게 자신의 삶을 오픈했습니다. 서로에게 힘든 것도 오픈했고, 나의 부족함도 오픈했고, 나의 연약함도 오픈했습니다. 가정의 아픈 문제로 오픈했습니다. 자존심이 상한다고 감추고 내가 끌어안고만 산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드러내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 깊은 관심을 가지니까 서로에게 필요한 것을 기꺼이 나눌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바탕에는 그리스도의 사랑이 있습니다. 아낌없이 주신 주님의 십자가 사랑, 당신의 생명까지도 기꺼이 우리를 위해 내어놓으신 주님의 그 사랑이 우리를 살리셨다는 것을 알기에 서로 그런 사랑의 교제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대만에 가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예만신학원에서 공부하고 함께 신앙의 삶을 살았던 한 자매가 2년 전에 결혼을 하면서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습니다. 비록 결혼을 하고 이사를 갔지만, 그 자매는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이들과 연락을 하고 어려운 문제를 놓고 함께 중보기도하는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러던 중 다른 한 자매가 요즘 많이 힘들다는 것을 알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결혼해 교회를 떠난 그 자매가 자기 남편과 함께 어려움에 처한 자매의 집에 찾아왔습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가면서 신문지 뭉치를 하나 주고는 돌아갔습니다. 그 신혼부부가 돌아간 후에 그 자매는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남편과 함께 그 뭉치를 열어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신문지 안에는 대만 돈으로 현금 50만 원(우리 돈으로 약 2200만 원)이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 부부는 그것을 펼쳐놓고는 펑펑 울었다고 합니다. 결혼한 지 불과 2년 밖에 되지 않는 젊은 부부가 잘 사는 것도 아닙니다. 신혼부부인 그들에게 필요한 것도 많고 돈 쓸 일도 많을텐데, 그들은 기도하던 중에 하나님의 긍휼을 느끼면서 어려움에 처한 가정을 도왔던 것입니다. 그런 기도의 역사와 사랑의 교제로 예수믿지 않은 남편도 감동을 받고 곧 예수를 믿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기도하면서 성령의 감동을 받고 어려움을 당한 가정을 생각하며 그 큰돈을 내어준 것입니다. 오늘 우리에게도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만, 선교사님의 이야기로는 대만의 문화에서는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합니다. 더구나 도움을 준 자매가 비밀로 해달라고 했으나 우연치 않게 그 일을 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도움을 받고 어려움에 처한 자매의 가정은 큰 힘을 얻었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것이 바로 성도의 교제가 활발한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의 한 모습입니다. 초대 예루살렘 교회도 그랬습니다. 고아나 과부, 어렵고 힘들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렇게 자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세상 사람들에게는 결코 이해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43절에서는 이렇게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람마다 두려워하는데, 사도들로 말미암아 기사와 표적이 많이 나타나니” ‘사람마다 두려워한다’는 말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는 말입니다. 하나는 믿는 사람들이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공경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교회 밖의 세상 사람들이 교인들을 바라보면서 두려워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두 번째 해석으로 이해합니다. 그러면 사람들이 무엇을 두려워했을까요? 그건 바로 성도들이 교제하는 모습입니다. 세상 사람들, 자기들은 그렇게 할 수 없는 일들을 교회 공동체 믿음의 사람들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떻게 저렇게 살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 공동체는 세상 사람들이 살아가지 못하는 방법으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성도의 교제입니다. 교회가 기도하고 예배하는 것을 세상 사람들이 부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그건 교회 공동체가 마땅히 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도 하지만, 결코 따라할 수 없는 것이 바로 교제입니다. 세상 사람들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임을 갖습니다. 계모임도 있고, 동창회 모임도 있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등산동호회도 있고,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이는 운동동호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다 목적이 있습니다. 자기들의 유익을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성도의 교제는 나의 유익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께서 우리가 서로 사랑으로 교제하며 섬기는 모습을 보시고 기뻐하시기 때문에 교제합니다. 우리의 교제, 우리의 사귐은 하나님께 기쁨이 됩니다. 마치 자녀들이 힘들 때 서로 돕고 서로 화목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부모님께 기쁨이 되는 것처럼, 우리의 아버지 하나님께서도 당신의 자녀인 우리들이 서로 교제하며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바라보실 때 기쁨의 미소를 지으십니다. 또 하나 성도의 교제는 나를 위한 교제가 아니라 서로를 섬겨주는 일입니다. 어려운 이를 돕고, 힘들 때 서로 기도해 주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마음이 무너지려 할 때 신앙으로 버텨낼 수 있도록 내가 버팀목이 되어주기도 하고, 누군가가 힘들이 쓰려지려 할 때 내가 손 내밀어 쓰러지지 않도록 그 손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의 손을 잡아주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래서 가난으로 지치고 힘들 때 초대교회 성도들은 하나님께서 자신들에게 맡겨주신 재산을 기꺼이, 기쁨으로 나누었습니다. 그게 성도의 교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그렇게 세상 사람들이 하지 못하는 거룩한 성도의 교제 속에 살았던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것을 보여주는 단어가 하나 있습니다. 그건 오늘 본문 바로 앞인 41절에 나오는 ‘세례’입니다. 여러분, 세례가 무엇입니까? 세례란 내가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받은 사람은 나의 자아가 죽고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가 주인이 되는 삶을 살아갑니다. 내 마음의 주인, 내 인생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삶을 사는 것이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래서 세례받은 그리스도인은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살아갑니다. 세상 사람들은 자아가 주인이기 때문에 그 자아가 이끄는대로 살아갑니다. 우리 안에 있는 자아는 죄에 빠진 욕심덩어리입니다. 끊임없이 욕망을 추구하고, 하나님에게서 멀어지려 하고, 더 많이 갖기 위해 안달하는 욕심덩어리입니다. 욕심덩어리인 자아는 더 많이 움켜쥐려 합니다. 나의 것을 기꺼이, 기쁨으로 내놓거나 나누려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세례받고 신앙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런 자아에 노예가 되지 않기에,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 원하시는 삶을 살아갑니다.

  물론 그렇게 산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신앙적 훈련이 필요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초대교회 성도들이 그렇게 멋진 삶, 진짜 신앙인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었던 이유를 이런 말로 설명합니다. “그들이 사도의 가르침을 받아”(42절) 예수 믿는다고 우리의 삶이 신앙적인 삶으로 금새 변화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우리가 신앙인답게 사는 신앙인이 되기 위해서 해야할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우리 안에 살아계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가르쳐주신 대로 살기 위해서는 그 가르침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은 사도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 사도들이 누구입니까? 갈릴리 사람들입니다. 많이 배우지 못한 사람들입니다. 보잘 것 없는 촌놈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에게 예루살렘의 성도들이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렇습니다.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는 일에는 가르치는 이가 세상적으로 똑똑하고, 많이 배우고, 내세울 것이 많은 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이 아닙니다. 세상적으로 말한다면 갈릴리 사람들인 사도들보다 예루살렘 교회 교인들이 더 똑똑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더 많이 배운 사람일 수 있습니다. 율법도 더 많이 알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똑똑하고 많이 배웠다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를 주인으로 삼는 성도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도들로부터 배워야 했습니다. 그렇게 사도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기 때문에 예루살렘 교회 성도들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멋진 신앙인들로 살아갈 수 있었습니다.

가르침을 받았다고 곧바로 가르침을 받은대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가르침을 받은대로 살기 위해서 힘썼습니다. 42절 마지막 단어인 ‘힘쓰니라.’는 말씀이 그래서 아주 중요합니다. 여기에 ‘힘쓴다’는 말은 계속 반복해서 하는 행위를 가리킵니다. 가르침을 받은대로 살기 위해서 노력하고 또 노력하고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가르침을 받은 대로 산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 인간의 성품을 가지고는 가르침을 받은 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욕망은 항상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기 때문입니다. 가르침을 받지 않으면, 그리고 힘써 노력하지 않으면 하나님의 뜻을 깨달아도 그대로 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가르침을 받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힘쓰는 것입니다. 내가 힘써 노력할 때 성령께서 우리를 도우십니다. 사도 바울의 고백입니다.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골로새서 1:29)

  여러분, 성령의 사람은 가르침을 받습니다. 그리고 가르침을 받은대로 살기 위해서 힘써 노력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삶이고, 그렇게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성령의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과 다르게 삽니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 가르침을 받습니다. 다르게 살기 위해서 성령의 도우심을 의지하며 힘을 다해 노력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우리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셔서 그리스도의 사람으로 살게 도와주십니다. 여러분, 우리가 성도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다. 성도는 결코 세상 사람처럼 살아서는 안 됩니다. 세상의 방법을 따라 사는 것으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성도인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사람답게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성령을 주신 이유, 우리로 성령충만함으로 살아가라고 말씀하신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어지러운 세상 속에서, 여전히 죄악의 어두운 그림자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인답게 살도록 하시기 위함입니다. 세상 사람들이 살아내지 못한, 성령의 사람들만이 살아낼 수 있는 삶을 살도록 하시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것이 예배이고, 기도이고, 성도의 교제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성도입니다. 우리는 성령의 사람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주로 고백하며 사는 사람들입니다. 거룩한 성도의 교제를 통해서 참된 신앙인의 삶을 세상에 보여주고, 참된 신앙인의 기쁨을 누리며 사십시다. 그렇게 살아갈 때 우리와 한국 교회가 ‘온 백성에게 칭송을 받’(47절)게 될 것입니다.

< 2024년 2월 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