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대한 증인들

< 본문 – 사도행전 4:1-22 >

스티븐 스필버그(Steven Spielberg, 1946-) 감독이 만든 ‘쉰들러 리스트’(Schindler's List)라는 유명한 영화가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중 천 명 이상의 폴란드계 유대인들을 구한 독일의 기업가 오스카 쉰들러(Oskar Schindler, 1908-1974)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은 호주의 소설가 토마스 케닐리(Thomas Keneally, 1935-)가 쓴 실화소설 『쉰들러의 방주』입니다. 그리고 케닐리에게 이 소설을 쓰게 영감을 준 사람은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폴덱 페퍼버그(Poldek Pfefferberg, 1913-2001)입니다. 즉 폴덱 페퍼버그라는 사람이 없었다면 ‘쉰들러 리스트’라는 명작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페퍼버그는 1913년 오스트리아-헝가리의 일부였던 크라쿠프의 한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고향에서 교사와 교수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던 중 1939년 독일군이 폴란드를 침공하자 그는 폴라드 군에 입대하여 독일군의 침공에 맞서 싸웠습니다. 그러나 폴란드가 독일군에게 패하자 그는 고향으로 돌아와 유대인 게토에 수감되었고, 쉰들러가 그의 고향에 세운 공장에서 일하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해 공장을 들락거리면서 쉰들러를 알게 되었고, 그도 그 공장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그 공장이 바로 유대인들이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이송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덕분에 그도 강제수용소로 끌려가지 않고 목숨을 건질 수가 있었던 것입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미국으로 이주하여 레오폴드 페이지(Leopold Page)라는 이름을 가지고 가죽제품 사업을 했습니다. 그가 가게를 운영하는 곳은 영화의 본고장인 할리우드 근처인 베벌리 힐스였고, 그는 많은 사람에게 쉰들러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소설이나 영화로 만들 것을 권했으나 아무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중 1980년 호주의 소설가 토마스 케닐리가 서류가방을 사기 위해 그의 가게에 찾아왔을 때, 그가 소설가임을 알고서 그에게 쉰들러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보여주었습니다. 케닐리가 이에 관심을 보이자, 그는 케닐리와 함께 폴란드로 가서 쉰들러와 연관된 장소들을 방문하면서 케닐리로 하여금 『쉰들러의 방주』라는 소설을 쓰는데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11년 동안 매주 전화를 해, 케닐리가 쓴 『쉰들러의 방주』를 영화로 만들도록 끈질기게 설득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쉰들러 리스트’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게 된 것입니다. ‘쉰들러 리스트’는 제6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감독상 등 7개 부분에서 수상을 하게 되는데, 감독상을 수상하는 자리에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폴덱 페퍼버그라는 생존자에게... 나는 그에게 큰 빚을 지고 있습니다. 그는 오스카 쉰들러의 이야기를 우리 모두에게 전해주었습니다.”

폴덱 페퍼버그! 그는 자신과 아내 등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려준 쉰들러를 잊을 수가 없었고, 그것이 세상에 알려지기 원하며 수십 년을 노력했습니다. 소설가나 영화감독들이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그는 낙심하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쉰들러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그가 그렇게 한 이유는 오직 하나, 오스카 쉰들러가 자신의 생명을 구해주었기 때문입니다. 그의 은혜를 잊을 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는 독일 나치가 저지른 엄청난 죄악을 직접 경험했고, 그들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마디로 그는 증인입니다. 직접 나치의 죄악을 경험했고, 그 죄악 가운데서 쉰들러의 선행으로 살아남은 증인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증인은 자신이 목격한 바를 증언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박감이 있습니다. 그런 절박감은 자신을 가만있게 하지 못합니다. 어떻게든지 자신이 보고 들은 것,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려고 몸부림을 칩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제자들도 그랬습니다. 제9시 기도하는 시간에 성전에 들어가던 베드로와 요한은 성전 미문에 연극의 배경처럼 앉아 있던 한 걸인을 보게 됩니다. 평소라면 그냥 스쳐 지나칠 것인데, 그날은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성령께서 그들의 마음을 강력하게 이끌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끌림에 의해서 앉은뱅이 걸인을 주목하게 보게 됩니다. 천천히 아주 오랫동안 주목하여 보았더니 하나님께서 그를 향한 긍휼의 마음,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주머니에는 적선할 것이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은 비록 자신들에게 은과 금은 없을지라도, 자신들의 마음 가득 머물고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선포했습니다.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고 말입니다. 그리곤 앉은뱅이 걸인의 오른손을 잡아 일으켰더니, 40여 년 동안 한 번도 걸어본 적이 없던 앉은뱅이가 벌떡 일어났습니다. 그리곤 베드로와 요한을 따라 성전으로 들어가서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면서 하나님을 찬양했습니다.

그 일로 인해 앉은뱅이었던 그는 그날 성전에서 주인공처럼 주목받는 인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는 그런 주목이 자신에게 쏠리는 것이 옳지 않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의 어깨를 붙잡았습니다. ‘이분들이 나를 이렇게 고쳤노라.’고 말입니다. 그러자 걷게 된 앉은뱅이에게 쏠리던 시선이 일제히 베드로와 요한에게 향했습니다. 이제 주인공은 베드로와 요한이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베드로와 요한에게 자초지종을 듣기 위해서 솔로몬 행각으로 그들을 데리고 가서는 ‘어찌 된 영문인지 자세히 설명하라.’고 요구했습니다. 베드로와 요한 역시 자신들에게 쏠리는 시선이 영 거북스러웠습니다. 자신들의 능력이나 경건으로 이 앉은뱅이 걸인을 일으켜 세운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주목을 받아야 할 분, 앉은뱅이를 고침으로 영광을 받으셔야 할 분은 따로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앉은뱅이 걸인을 일으켜 세우신 바로 그분, 나사렛 예수입니다.

  그래서 베드로와 요한은 ‘너희가 죽인 예수를 하나님이 다시 살리셨고, 그분을 믿는 믿음으로 이런 기적이 일어난 것’이라고 아주 분명한 어조로 대답합니다. 주목을 받아야 할 분은 죽으셨다가 부활하신 예수님, 그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비록 너희가 그분이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이신 줄을 알지 못하고 그랬겠지만, 이제라도 회개하면 죄를 용서받고 새롭게 될 것’고 말해 줍니다.

  이렇게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는데, 그것을 가만두고 보지 못하는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성전에서 제사를 주관하던 제사장들, 성전의 경비를 맡은 경비책임자, 그리고 사두개인들입니다. 특별히 사두개인들이 복음을 전하는 제자들을 싫어하는 이유는 제자들이 부활에 대해서 증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두개인들은 다른 유대인 종파와 달리 ‘부활과 같은 것은 없다’고 주장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께서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하셨다고, 우리도 주님 오실 때 부활할 것이라고 증언하자 가만 있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곧 베드로와 요한을 체포하여 가두고 말았습니다. 이들을 가만 놔두었다가는 뭔가 사달이 날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베드로와 요한은 체포되어 감옥에 갇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다음날 베드로와 요한을 취조하려고 보니 예루살렘의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그 이유는 어제 있었던 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예수를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앉은뱅이가 일어서고 베드로와 요한이 예수님의 이름을 증거하자 5천 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이는 종교지도자들의 입장에서는 아주 위협적인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시 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인구가 정확하게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략 3만에서 5만 명 정도일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그 가운데 5천 명이 예수를 믿었다고 하면 절대다수는 아니지만, 당시 예루살렘의 분위기가 뒤숭숭해졌음을 충분히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얼마 전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게 만든 산헤드린 공회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과 저항이 거세질 수도 있습니다.

이는 분명 큰 위협과도 같았습니다. 예루살렘의 분위기가 자기들에게 너무나도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이 되어서는 산헤드린 공회가 모였습니다. 본문 5-6절에 ‘관리들과 장로들과 서기관들’이 모였는데, 거기에 대제사장들과 대제사장의 가문이 합세했습니다. 이것은 당시 상황이 얼마나 급박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산헤드린 공회가 긴급하게 모였다는 것입니다. 오늘로 말하면 이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 국회가 긴급 소집된 것입니다. 거기에다가 대제사장의 문중 사람들까지 더해졌습니다. 당시 최고의 종교지도자들이 다 모인 것입니다.

  베드로와 요한, 사실 그들은 신분으로 본다면 나사렛 촌놈들입니다. 별볼 일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아무리 날뛴다 하더라도 당시 종교지도층에게 그리 위협적인 존재일 수 없습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그렇지 않습니다. 베드로와 요한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전한 예수가 그들에게는 트라우마와 같은 두려움의 대상이었습니다. 예수의 이름을 믿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그리고 예수님의 이름이 예루살렘 경내에서 자주 언급되고 있다는 것은 불과 몇 달 전에 자신들이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인 것에 대한 거대한 저항운동과도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베드로와 요한을 가운데 세워놓고 “너희가 무슨 권세와 누구의 이름으로 이 일을 했하였느냐?”고 묻습니다. ‘너희가’라는 말은 ‘너희가 감히’ ‘너희 같은 놈들이 어찌’ 그런 뉘앙스입니다. ‘너희 같은 놈들이 감히 누구의 허락을 받고 예수의 이름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느냐?’는 것입니다.

여러분, 이 때의 분위기를 생각해 보십시다.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은 70명입니다. 그리고 거기에다가 대제사장의 문중 사람들까지 참석했다면 7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었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막강한 권력을 가진 자들입니다. 이스라엘 최고의 권력자들입니다.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을 빙 둘러싸고서 위협적인 태도로 심문을 합니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던 예수님마저도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일 것을 결의할 정도로 자신들이 하고 싶은 것을 다 할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을 어떻게 하는 것은 아무일도 아닙니다. 그런 힘을 가진 사람들 수십 명이 아무런 힘도 없는 베드로와 요한을 가운데 세워놓고 심문을 합니다.

  그 때 베드로와 요한의 마음이 어땠을까요?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그들은 전날 밤에 감옥에 갇혀 있었습니다. 감옥에 갇혀 심문을 당할 것을 생각하면 분명 두려움이 밀려들었을 것입니다. 그런 상태에서 아침에 산헤드린 공회에 불려갔는데, 어마어마한 숫자의 권력자들이 자신들을 둘러싸고서 위협적인 태도로 심문을 합니다. 얼굴에는 잔뜩 화가 나 있고, 분노의 시선으로 베드로와 요한을 바라보며 위협합니다.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 고초를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그곳에 서서 심문을 당하는 베드로와 요한은 심리적으로 두려움에 사로잡힐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 보면 베드로와 요한에게서 그런 두려움은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그들은 권력자들이 묻는 말에 조금도 지체하거나 머뭇거림이 없이 담대하게 대답합니다. 아주 정확하게, 심문하는 권력자들이 반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근거를 대며 대답을 합니다.

주저함 없이 대답하는 베드로와 요한을 바라보면서 권력자들이 할 말을 잃을 정도였습니다. 본문 13절입니다. “그들이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함을 보고 그들을 본래 학문 없는 범인으로 알았다가 이상히 여기며 또 전에 예수와 함께 있던 줄도 알고.” 여러분, 왜 베드로와 요한은 담대하게 말할 수 있었을까요? 분명 상황은 베드로와 요한에게 위협적입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두려울 수밖에 없고, 말 한마디 잘못하면 큰일 날 것같은 생각에 마음이 움추려들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두 사도에게는 두려움이나 움추려드는 마음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자들이라 하더라도 전혀 두렵지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담대하게 증언했습니다.

  여기서 ‘담대하게 말하다.’는 말이 파레시아(παρρησια)입니다. 파레시아란 자신이 해야 할 말을 거침없이 말한다는 뜻입니다. 어떤 위협에도, 누군가가 반대해도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것입니다. 이 ‘파레시아’라는 말은 사도행전에서 굉장히 중요한 단어입니다. 성령의 사람들, 복음의 사람,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된 사람들에게 나타나는 특징이 바로 이 파레시아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배운 것도 거의 없는 베드로와 요한, 이 두 사도가 권력자들 앞에서 담대하게 자신들이 할 말을 다 말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왜 그들은 주눅들거나 위축되는 마음 없이 그 무시무시한 분위기 속에서도 거침없이 담대하게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다 할 수 있었을까요? 많이 배웠고, 말 잘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 앞에서 말입니다. 그 첫째 이유는 그들이 성령충만했기 때문입니다.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은 상황을 바라보지 않고 하나님을 바라보기에 상황으로 인해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산헤드린 공회에서 증언하다가 순교를 당한 스데반도 오늘 본문과 비슷한 상황에서 성령의 충만하니 그 얼굴이 천사의 얼굴과 같았습니다.(6:15) 전혀 두려움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두 사도가 권력자들의 위협 속에서도 담대할 수 있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그들은 사실과 진실을 말하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것도 사실이었고, 예수님의 이름으로 앉은뱅이 걸인이 일어나 고침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사실이고 진실을 말하기에 전혀 두렵거나 꿀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는 보고 들을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20절) 자신들이 하는 말에 거짓이 없기에 말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그것은 분명한 증거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문 14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그 자리에 병고침 받은 사람이 함께 있었습니다. 그가 베드로와 요한을 따라 산헤드린 공회에까지 들어갔다는 것은 굉장히 놀라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 사람을 보고는 산헤드린 공회 공회원들도 두 사도를 힐난할 근거를 찾지 못했을 것입니다. 병고침 받은 증거,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능력이 나타났다는 분명한 증거가 고침받은 바로 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가 옆에 서 있는 한 두 사도의 증언은 더욱 담대해졌음이 분명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산헤드린 공회와 권력자들도 이제는 더이상 베드로와 요한을 심문할 명분이 없었습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두 사도의 입을 막는 것 뿐이었습니다. 더 이상 이 이야기가 예루살렘에 퍼져나가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두 사도를 협박합니다. 본문 17절입니다. “이것이 민간에 더 펴지지 못하게 그들을 위협하여 이후로는 이 이름으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게 하자 하고.” 그들은 위협했습니다. 협박했습니다. 한 번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21절에서도 ‘다시 위협하고 놓아주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위협했다’는 말은 더 강도 높게 위협했다는 말입니다. 더 이상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지 말라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다시 예수의 이름으로 말하면 죽일 것이라고 협박했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은 그들의 협박에 전혀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담대하게 다시 선언합니다. “하나님 앞에서 너희 말을 듣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옳은가 판단하라!”(본문 19절) ‘너희 말 들을 이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들이 권력자들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는 것이 자신들이 사명이기 때문입니다.

 처음 분위기는 권력자들이 승기를 잡는 듯 보였습니다. 산헤드린 공회와 대제사장 문중이 다 모여 아무 힘도 없는 베드로와 요한을 심문하고 위협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베드로와 요한이 담대하게 말하자, 전세는 역전되었습니다. 그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산헤드린 공회가 어찌해야 할지 몰라 어리둥절한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말로는 더 이상 어찌해 볼 수 없어 자기들이 가진 권력과 힘을 가지고 위협하고 협박했습니다. 그렇게라도 사도들의 입을 막려고 말입니다. 그러나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사도들이 오히려 더 강경하게 ‘우리는 너희 말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산헤드린 공회가 두 사도를 협박하고 풀어주었지만, 승리는 두 사도의 것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된 일을 본 사람들은 모두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사도들의 역전승이었습니다.

여러분, 성령의 사람들을 막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아무리 위협해도, 또 죽일 것이라고 협박을 하더라도 성령의 사람들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협박대로 목숨을 내놓아야 한다 하더라도 성령의 사람들은 복음의 증인으로서의 사명을 잊지 않았습니다. 성령의 사람들은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하여도 쌓이지 않으며, 답답한 일을 당하여도 낙심하지 아니하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 바 되지 아니하며, 거꾸러뜨림을 당하여도 망하지 않기’(고린도후서 4:8-9) 때문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우리 안에는 십자가와 부활로 승리하신 예수 그리스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의 보혜사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성령충만함으로 담대히 사십시다. 세상의 어떤 위협 앞에서도 신앙의 진실을 아는 사람들은 담대할 수 있습니다. 주눅들거나 낙심하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상황이 불리한 것처럼 보일지라도, 결국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역전승을 안겨주실 것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 2024년 2월 2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