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드로의 추억 하나

< 본문 - 베드로후서 1:12-18 >

  여러분, 어제인 2월 14일이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많은 사람들이 ‘2월 14일’ 그러면 밸런타인데이를 떠올립니다. 그런데 우리 역사에서 2월 14일은 또 다른 중요한 날입니다. 1910년 2월 14일은 중국 하얼빈(Harbin) 역에서 일본의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안중근(1879-1910) 의사가 사형을 선고당한 날입니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일본이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잊게 만들기 위해서 ‘밸런타인데이’를 상술적으로 이용했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런 의문이 가능한 이유가 있습니다. 밸런타인데이는 3세기에 살았던 성자 발렌티노의 축일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로마 황제 클라우디우스 2세는 더 많은 젊은 남자들을 전쟁에 참여시키기 위해서 결혼을 금지시켰습니다. 그런데 발렌티노 주교는 사랑에 빠진 두 젊은이의 결혼을 허락하고 몰래 주례까지 서 주었습니다. 그것이 발각되어 발렌티노 주교는 주후 270년 2월 14일 처형을 당합니다. 그 후로 밸런타인데이는 ‘죽음을 각오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인식되어 왔다고 합니다. 물론 그 외에 다른 유래가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이 밸런타인데이가 초콜릿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게 된 날로 유행하게 된 것은 일본의 한 초콜릿 제과업체 광고 때문입니다. 1936년 일본 고베에 있는 한 제과업체가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광고를 하면서 ‘밸런타인데이는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이라는 이미지가 일본에 정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1960년 일본 모리나가 제과가 여성들에게 초콜릿을 통해 사랑을 고백하라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여자가 자신이 좋아하는 남자에게 초콜릿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그 의미가 바뀌어진 것입니다.

   정확하게 언제부터 2월 14일이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유행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일본의 한 제과업체가 2월 14일을 사랑하는 이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며 사랑을 고백하는 날로 유행시켰다는 사실만은 분명합니다. 그래서 일본이 안중근 의사의 사형선고일을 감추기 위해서 밸런타인데이라는 상업적인 전술을 펼쳤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는 1910년 2월 14일 사형선고를 받고 다음 달인 3월 26일에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안중근 의사의 유해는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여러 각도로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일본이 안중근 의사의 유해에 대한 기록을 전혀 공개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지금까지 찾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안중근 의사가 처형당하던 날 그가 마지막 한 말은 이것이었습니다.

   “내가 죽은 뒤에 나의 뼈를 하얼빈 공원길에 묻어 두었다가 우리 국권이 회복되거든 고국으로 반장해다오. 나는 천국에 가서도 또한 마땅히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다. 너희들은 돌아가서 동포들에게 각각 모두 나라의 책임을 지고 국민 된 의무를 다하여 마음을 같이 하고 힘을 합하여 공로를 세우고 업을 이루도록 일러 다오. 대한 독립의 소리가 천국에 들려오면, 나는 마땅히 춤추며 만세를 부를 것이다.”

  여러분, 우리가 지난날을 어떻게 추억하느냐에 따라서 오늘 우리가 살아갈 삶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2월 14일을 단순히 밸런타인데이로만 알고 지낸다면 연인에게 달콤한 초콜릿을 전해주는 기쁨의 날로만 보내게 될 것이지만, 그 날이 우리나라가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 그 순간에 나라의 주권을 회복하기 위해서 목숨을 내놓았던 역사적인 영웅 안중근 의사가 일본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는 날이라는 것을 기억한다면 단순히 즐기며 지낼 날만은 아님을 압니다.

   신앙을 만들어가는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가 추억입니다. 우리가 지난 날 기도한 것에 하나님께서 응답해 주신 것도 추억입니다. 절박하게 기도할 때는 현실이었지만, 그 기도가 응답되고 몇 년이 지나고 나면 그것이 신앙의 아름다운 추억이 됩니다. 그 추억을 되새기면 오늘 우리가 살아갈 삶에 용기를 얻습니다. ‘예전에 내가 너무너무 힘들고 어려웠을 때 하나님께서 이렇게 기도에 응답하셨지.’하는 추억을 생각하면 지금 내가 겪고 있는 힘든 삶의 문제 앞에서도 낙심하지 않습니다. 지난 날 나를 도우신 하나님께서 지금의 이 문제 가운데도 역사하시고 나를 도우실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게 믿음입니다. 지난 날 말씀을 통해서 이런저런 은혜 주신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오늘도 내게 은혜 주실 것을 기대할 수 있고, 그런 기대가 말씀을 듣는 일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우리는 오늘 나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깊은 은혜를 또다시 체험할 수 있게 됩니다. 그래서 신앙은 추억입니다. 추억이 오늘 우리 신앙에 거름과도 같습니다. 그런 추억을 바탕으로 신앙이 아름답게 꽃피워가게 되기 때문입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제자로 부르심을 받고 3년 동안 예수님 곁에 머물면서 신앙의 많은 추억들을 만들었습니다. 물론 그런 신앙의 추억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러 번 실수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생활했던 그 3년의 시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하고 값진 추억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베드로가 예수님과 함께 생활했던 3년의 시간 가운데 가장 잊어버릴 수 없는 추억을 하나 꼽으라고 한다면 그것이 무엇이겠습니까? 베드로는 어떤 사건, 또는 어떤 말씀을 평생 잊지 못할 추억으로 간직하며 살았을까요? 사도로 사역하면서 베드로의 마음속에 잊혀지지 않는 것들이 참으로 많이 있었을 것입니다. 갈릴리 호수에서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도 그는 늘 기억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밤새도록 고기를 잡았지만 한 마리도 잡지 못해 허탈한 마음으로 집에 가기 위해서 그물을 정리하고 있을 때 그는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말씀에 순종하여 그물을 내렸더니 배가 가라앉을 정도로 많은 고기를 잡았던 기적 같은 사건, 그리고 그 날 제자로 부르심을 받았음을 그는 결코 잊지 못할 것입니다.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베푸신 일이나 수많은 병자들을 고치신 일들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크게 칭찬하셨습니다. 그 일도 결코 잊지 못할 일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붙잡히실 때 겟세마네 동산으로 예수님을 체포하기 위해서 찾아온 대제사장의 종 말고의 귀를 잘라버린 일도 잊지 못할 것이고, 체포되신 예수님의 뒤를 멀찍이 따라가다가 대제사장의 집에서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부인하던 것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무덤에 찾아갔던 여인들로부터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고 천사들의 말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고 한다.’는 여인들의 말을 듣고 무덤으로 뛰어갔던 일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후에도 어리석게 옛날로 돌아가겠다고 갈릴리 바다로 돌아가서 고기잡이 하다가 부활하신 주님이 거기까지 찾아오셔서 만나주신 것도 잊지 못할 것이고, 거기에서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주님께서 세 번씩이나 물으셨던 일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을 비롯한 여러 사람이 보는 앞에서 예수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그 생생한 장면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정말 베드로는 3년 동안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잊지 못할 엄청난 경험들을 많이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건과 경험들 속에서 베드로에게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오늘 본문의 말씀은 베드로 사도가 자신의 죽음이 임박해옴을 알고 성도들을 권면한 말씀입니다. 본문 13-14절에 나오는 ‘장막’이라는 말은 자신의 육체를 가리킵니다. ‘나도 나의 장막을 벗어날 것이 임박한 줄을 앎이라.’는 말씀은 이제 곧 죽음의 때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러면서 성도들에게 자신이 죽은 후에도 결코 믿음에서 떠나지 말고, 어떤 박해가 온다 하더라도 그 믿음을 끝까지 붙잡고 있으라고 권면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기록한 말씀을 잘 기억하고 신앙생활하라고 권면합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경험했던 아름다운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 17-18절입니다. 그 추억은 ‘변화산에서의 경험’입니다. 예수님께서 변화산에 올라가신 이야기는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등 세 공관복음서에 다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시고 변화산에 올라가셨습니다. 그 변화산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헬몬산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하고, 다볼산이라고 추정하기도 합니다. 그 산이 어느 산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왜 그 산에 올라가셨느냐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세 제자와 함께 변화산에 올라가신 예수님께서는 기도하실 때 그 용모가 변하고 그 옷이 광채가 날 정도로 희어졌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구약시대에 살았던 두 사람이 나타났습니다. 모세와 엘리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별세하실 것’(누가복음 9:31)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변화산에 올라갔던 베드로를 비롯한 세 명의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기도하고 계실 때 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이상한 변화에 잠에서 깨어 예수님께서 영광스럽게 변화되시고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말씀을 나누고 있는 그 장면을 보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말씀을 나누실 때에는 조용히 숨죽여 지켜보던 베드로는 모세와 엘리야가 사라지자 예수님께 이렇게 말합니다. ‘주님, 우리가 여기 있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우리 여기다가 초막 세 개를 지어놓고 여기에 머물러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그가 그렇게 말한 것은 제정신으로 한 말이 아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잠을 자가다 눈을 뜨니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몇 천 년 전에 죽은 모세가 나타나고 몇 백 년 전에 죽은 엘리야가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모습은 이 지상에서 결코 볼 수 없는 영광스러운 모습으로 변화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니 베드로가 어찌 제정신이겠습니까? 그 상태에서 한 말이라 베드로도 왜 자신이 그렇게 말했는지 잘 몰랐을 것입니다.

   베드로가 그렇게 말할 때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더니 그들을 덮어버렸습니다. 캄캄한 구름 속에 들어가게 된 제자들이 두려움에 떨게 되자 구름 속에서 이런 음성이 들려옵니다. “이는 나의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오늘 본문에서 베드로는 그 때 변화산에서 자신이 경험했던 그 황홀한 추억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베드로가 변화산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은 나중에 자신이 세상을 떠나고 없을 때에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이 깊은 신앙적 경험을 가지고 끝까지 믿음생활을 잘 하도록 독려하기 위해서입니다. 자신이 젊었을 때 했던 그 변화산의 경험이 죽는 날이 가까워진 지금까지도 자신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그것이 자신의 믿음을 지키는데 큰 힘이 되었던 것처럼, 이 편지를 읽는 성도들도 이 글을 읽으면서 그런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여기에서 물어야 할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베드로는 예수님과 함께 3년 동안 생활하면서 참 많은 것들을 경험했습니다. 결코 잊지 못할 사건들도 많이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왜 그 많은 사건들 가운데 오늘 본문에서 변화산의 그 이야기를 추억으로 사람들에게 말씀하고 있는 것일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과 함께 했던 경험이라면 무엇보다도 십자가 사건을 언급할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신 이야기, 자신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던 이야기를 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에서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나 부활보다 더 중요한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아니면 승천하신 주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다시 오실 주님 앞에 서는 날까지 믿음생활 잘 하자고 권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베드로는 그 많은 이야기들 가운데, 자신이 경험한 그 숱한 추억들 가운데 변화산의 이야기를 오늘 본문에서 하고 있습니다. 왜 베드로는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이나 부활, 또는 승천하신 이야기보다도 변화산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요?

  베드로가 변화산 사건을 처음 경험했을 때는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몰랐을 것입니다. 그랬기에 ‘초막 셋을 짓고 여기에 머물러 살자’고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사건을 다 경험하고, 그리고 성령이 임하여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온 지금까지의 삶을 통해서 보건대 예수님의 일생 가운데 변화산의 그 경험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삶에서도 그렇거니와 복음을 따라 살아온 자신에게도 그 사건은 엄청나게 중요한 사건이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변화산 사건이 왜 그렇게 중요한 사건이겠습니까? 변화산의 그 경험은 예수님의 모든 것을 압축해 보여주는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변화산 사건에서 베드로는 예수님이 누구이신가 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변화산 사건이 있기 바로 전에 베드로는 예수님께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멋진 고백을 했습니다. 그리고 변화산에서 베드로는 자신의 고백처럼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이심이 분명하게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구름 속에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지는데 ‘이가 내 아들이다.’하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심을 하나님께서 친히 말씀해 주신 것입니다. 영광스럽게 변화된 모습, 이 땅에서 결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변화되신 것에서도 ‘예수님은 보통 분이 아니구나’ 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겠지만, ‘이는 나의 아들이다.’하는 음성만큼 분명한 것은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은 비록 요셉과 마리아의 아들로 태어나셨지만, 그분은 본래 하나님의 아들이셨습니다. 영광의 자리에 계셔야 할 하나님의 아들이 육체의 몸을 입으시고 이 땅에 오셨습니다. 그리고 변화산에서 변화되신 그 모습 가운데서 예수님께서는 다시금 존귀와 영광을 받으셨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의 진짜 모습을 변화산 위에서 보았던 것입니다.

  변화산의 경험은 예수님의 사역에 대한 요약과도 같습니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온 인류에게 하나님의 구원을 선물로 주시는 것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셨습니다. 변화산 위에서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신 내용도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누가복음 9:31절에 기록된 대로 변화산에서 예수님께서 모세와 엘리야와 나누신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 별세하실 것’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변화산의 사건은 결국 예수님의 죽음을 알리는 사건이었고, 그것이 바로 하나님의 구원을 이루시는 방법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요약한 말이 십자가의 죽으심이고 그것으로 인한 인류 구원이었다고 한다면, 그 십자가를 향하여 본격적으로 가신 것이 변화산 사건 이후입니다. 변화산 사건이 십자가 죽으심의 본격적인 시작인 셈입니다.

  변화산 사건이 주는 중요한 교훈이 또 하나 있습니다. 예수를 믿는 성도들이 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변화산에서 구름 속에서 들려온 말씀은 “이는 내 아들 곧 택함을 받은 자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는 것이었습니다. 여러분,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사는 것입니다. 베드로 자신도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갈릴리 호수로 찾아오셔 베드로를 만나셨습니다. 아침 식사를 마친 후에 베드로에게 ‘네가 나를 사랑하느냐?’고 세 번이나 물으셨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씀해 주십니다.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않는 곳으로 데려가리라.”(요한복음 21:18) 그리고 바로 이어서 이 말씀에 대한 해석이 나오는데, 이 말씀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인가를 가르쳐주신 말씀이라는 것입니다. 이 말씀대로 베드로는 순교를 당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의 말씀은 그렇게 순교를 당하기 바로 직전에 쓰여진 말씀이고, 자신이 그렇게 죽게 될 것을 예견하고 있었습니다. 베드로가 스스로 생각해볼 때 지금까지 자신은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고 말씀하신 변화산 구름 속에서 들려온 하나님의 말씀처럼 살아왔습니다. 그리고 남아 있는 성도들도 결국 그 말씀처럼 살아야 합니다. 오직 예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귀에 세상의 유혹하는 소리들이 많이 들릴 것입니다. 믿음을 버리고 세상의 방식대로 살면 우리에게 더 많은 것들이 주어질 것이라는 소리가 들려올 것입니다. 세상으로부터, 그리고 내 자신의 내면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소리들이 있을지라도 우리는 오직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여 살아야 합니다. 그러기에 믿음으로 살려 하는 사람들에게 변화산에서 들려온 하나님의 그 말씀이야말로 오늘 우리가 반드시 따라야 할 신앙의 모습입니다.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그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사건이 변화산 사건입니다. 그래서 사도 베드로는 그 변화산 사건을 일평생 결코 잊지 못할 사건이었고, 자신이 경험한 수많은 추억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경험이었노라고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어떤 믿음의 추억이 있습니까? 내 믿음이 흔들릴 때 내 믿음을 견고하게 세워줄 아름다운 믿음의 추억이 있습니까? 세상의 소리에 솔깃하게 귀 기울여질 때에 하나님의 말씀 앞으로 우리 자신을 바르게 세워줄 믿음의 추억이 있습니까? 우리 그 추억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미 경험된 것들 속에 그런 추억이 있다면 늘 그 추억을 되새김질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세상으로 가려할 때, 세상이 우리를 유혹할 때 우리는 그 추억을 생각하며 바른 믿음의 자리로 돌아와야 합니다. 아름다운 믿음의 추억 하나는 그만큼 우리에게 큰 힘이 됩니다. 여러분, 그런 아름다운 믿음의 추억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 2015년 2월 15일 주일낮예배 - 산상변모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