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아라는 감옥에서 벗어나라

< 본문 - 요한복음 8:31-36 >

   요즘 인터넷에 참 좋은 말들이 많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케이치프 노이드라는 심리학자가 말했다는 ‘사람에게 있는 6가지 감옥’이라는 글이 있습니다. 그에 의하면 사람에게는 6가지 감옥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자아도취’라는 감옥입니다. 자기의 예쁜 면만을 보고 사는 것을 말합니다. 흔히 공주병이나 왕자병이라고 말하는 감옥입니다. 두 번째 감옥은 ‘비판’의 감옥입니다. 항상 다른 사람의 단점만을 보고 비판하기를 좋아하는 것을 말합니다. 누구든지 비판하기 때문에 비판의 감옥에 갇힌 사람 주변에는 친구가 없습니다. 세 번째 감옥은 ‘절망’이라는 감옥입니다. 절망의 감옥에 갇힌 사람들은 세상을 항상 부정적으로만 보고 불평하고 절망합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이 감옥에 들어가지 않을 것 같은데 의외로 들어가는 사람이 많다고 합니다. 네 번째 감옥은 ‘과거지향’의 감옥입니다. 과거지향의 감옥에 갇힌 사람은 옛날을 추억하면서 현재에 충실하지 않습니다. 실제로는 옛날보다 오늘이 훨씬 더 좋은데도 옛날 생각에 사로잡혀 오늘의 귀중한 시간을 낭비합니다. 그래서 그 삶에 발전이 없습니다. 다섯 번째 감옥은 ‘선망’이라는 감옥입니다.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는 것입니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는 속담처럼, 지금 내가 가지고 있고 누리고 있는 것이 훨씬 더 소중하고 좋은데, 내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좋은지를 알지 못합니다. 마지막 여섯 번째는 ‘질투’라는 감옥입니다. 남이 잘 되는 것을 보면 괜히 배가 아프고 자꾸만 헐뜯고 싶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잘 되고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일이 있어도 축하해주거나 함께 기뻐하지 못합니다. 다른 사람이 잘 되어갈수록 자신이 더욱 초라하게 느껴지고, 그래서 잘 되어가는 그 사람을 헐뜯곤 합니다.

   자기의 마음에 있는 이런 여섯 가지 감옥에서 탈출하지 않으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이 가운데 어떤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는 누구나 행복하게 살고 싶어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행복을 간절히 원하면서도 그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데에는 반드시 그 이유가 있습니다. 그 이유가 혹 내 스스로 감옥을 만들어 나를 가두어놓기 때문은 아닌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우리가 바르게 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리를 가두고 있는 감옥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특별히 신앙인들은 바른 신앙을 가지고 살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우리를 가두는 감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때로 우리로 하여금 바른 신앙으로 살지 못하도록 우리를 가두는 감옥이 ‘신앙’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신앙으로 산다고 하면서도 스스로 잘못된 신앙의 감옥에 갇혀 자신은 신앙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마치 자아도취라는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처럼 말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섯 가지 감옥 가운데 첫 번째 감옥이 자아도취라는 감옥이었습니다. 자아도취라는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들은 스스로 행복하다고 여기며 삽니다. 공주병에 걸린 사람들 역시 자신이 최고라고 생각하며 살기 때문에 스스로 행복다고 여기며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이 헛된 것임을 우리는 압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지독한 공주병에 걸린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 할머니가 시장에 갔습니다. 나름대로 예쁘게 차려입고 엉덩이를 씰룩거리며 시장통을 걸어가고 있는데, 할머니 뒤에서 어떤 멋진 청년이 할머니를 향해 소리를 칩니다. “같이 가 처녀!” 공주병 할머니는 설마 자신을 부르는 소리는 아니겠지 하고, 계속 걷고 있는데 또 다시 “같이 가 처녀!”라고 외치는 말이 들려옵니다. 분명 자기를 따라오면서 부르는 소리였습니다. 그 때 할머니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저 젊은이 사람 보는 눈은 있어가지고!’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 청년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면서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걸어가면서 주변을 살펴보니까 사람들이 모두 자기를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젊고 멋진 청년에게 ‘같이 가 처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자신이 아직도 예쁘니까 그렇게 쳐다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어깨를 우쭐거리며 가고 있는데, 그 청년이 할머니에게 가까이 다가와서는 다시 소리를 칩니다. “갈치가 천원!” 귀가 어두운 이 할머니는 ‘갈치가 천원’이라고 외치는 젊은이의 말을 ‘같이 가 처녀!’라고 들었던 것입니다.

  여기 그런 착각 속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유대인들은 독특한 착각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것은 자기들이 아브라함의 자손들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아브라함의 자손들입니다.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착각하는 것은 단순히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게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은 아주 특별한 의미를 가진 말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말은 약속의 자손이요, 축복의 자손이라는 뜻입니다. 아브라함이 가장 먼저 난 자식은 이스마엘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을 때 아브라함은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게 하겠다.’(창세기 12:2)는 약속을 받았습니다. 그 말은 곧 ‘네 자손을 많게 해 주겠다.’는 약속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에게 많은 자손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면서 ‘땅의 티끌 같게’(창세기 13:16) ‘하늘의 뭇 별과 같이’(창세기 15:5) ‘바닷가의 모래와 같이’(창세기 22:17) 많게 해 주시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지 10년이 지나도록 아들이 없었습니다. 그 때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자식을 얻는 방법을 고안해 냅니다. 그것은 사라의 몸종인 하갈을 통해서 아들을 낳아 그 아들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자는 것입니다.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아브라함은 사라의 제안을 받아들여 하갈을 통해서 이스마엘을 낳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 이스마엘을 약속의 자손으로 인정하지 않으셨습니다. 사라의 몸을 통해서 난 자식만이 약속의 자손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다가 아브라함이 100세가 되었을 때 사라에게서 이삭이 태어납니다. 이 이삭이 바로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아브라함의 자손입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아브라함의 자손’ 그러면 여종 하갈에게서 난 자식이 아니라 사라에게서 태어난 약속의 자손이요 축복의 자손이라는 뜻입니다. 이 축복의 자손은 이미 아브라함의 자손으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축복을 받은 사람이고, 하나님의 구원에 이미 참여한 사람이라는 의미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이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는 것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자부심은 자기들은 결코 남의 종이 된 적이 없는 자유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는 말씀을 하시자, ‘우리는 지금까지 남의 종이 된 적이 없는데 자유롭게 된다는 말이 무슨 말이냐?’ 그렇게 항의를 하게 됩니다. 그들은 자기 스스로 남의 종이 된 적도 없고, 지금도 누군가의 종이 결코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예수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또 오래 전 그들은 애굽에서 400년 동안 종살이를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 스스로 종이 된 적이 없다고 생각한 이유가 있습니다. 탈무드의 기록에 의하면 유대의 랍비들이 ‘모든 이스라엘 사람들은 왕이신 여호와 하나님의 자손이다.’라고 선언했다고 합니다. 왕이신 하나님 이외에 어느 누구의 종도 아니라고 선포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대인들은 정치적으로는 다른 나라의 지배를 받았을지언정, 종교적으로는 결코 자유를 빼앗겨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이스라엘은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그들은 종교적으로는 로마의 지배를 받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자신들은 자유인이라고 말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그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지적하십니다. 혈통적으로 아브라함의 자손이기 때문에 자기들이 자유인이라고 말하는 유대인들에게 ‘너희가 진정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면 아브라함의 자손답게 살아야 하는 것 아니냐?’ 그렇게 반문하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39-40절에서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아브라함의 자손이면 아브라함이 행한 일들을 할 것인데, 지금 너희는 진리를 말하는 나를 죽이려 하지 않느냐? 아브라함은 그렇게 하지 않는데,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하는 너희가 지금 아브라함이 하지 않는 일을 행하고 있다.’고 말입니다. 다시 말하면 의를 행하지 않고 죄를 지으면서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죄를 지으면 죄의 종이 되는 것처럼, 너희가 죄 가운데 살면서 종이 아니라고 말하느냐?’는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자손도 죄를 짓는 한 죄의 종일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우리가 스스로 신앙인이라고 말할지라도 지금 우리의 모습이 신앙인다운 모습이 아니라면 우리 역시 죄의 종노릇하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 믿지 않는 사람만 죄의 종노릇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라고 하면서도 죄를 짓고 죄 아래 살면 죄의 종입니다. 그래서 로마서 6장에서는 ‘우리의 옛사람이 십자가에 못 박힌 것은 죄를 행하고자 하는 우리의 몸이 죽고 다시는 죄에게 종노릇하지 않기 위함’(로마서 6:6)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인이라고 하면서 옛사람이 십자가에 못 박히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죄의 종노릇하며 살 수밖에 없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자유를 주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죄를 용서해 주시고 죄로부터 자유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옛사람이 우리를 자꾸만 죄 아래로 끌어갑니다. 그래서 자유인이면서도 우리는 죄의 종노릇하며 살곤 합니다.

  우리를 죄 아래로 끌어가는 우리의 옛사람이 바로 ‘자아’입니다. ‘자아’라는 것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과 의지 등을 주관하는 내 삶의 주체로서의 나 자신을 말합니다. 내 자아는 나를 자꾸만 옛사람의 모습대로 살아가게 만듭니다. 내 삶의 주체인 자아가 선하다면 우리는 선을 행하고 바르게 사는 것이 아주 자연스러울 것입니다. 그러나 죄에 빠져 있는 우리 자아는 우리에게 선을 행하기보다는 죄를 따라 살게 만들고, 정직하게 사는 것보다는 거짓된 모습으로 살도록 우리를 유혹합니다. 그런 자아가 우리 안에 살아있는 한 우리는 끊임없이 죄의 종노릇하는 자리로 끌려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누가복음 9:23) 그렇습니다. 우리가 주님을 따르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부인해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말은 자아를 거부한다는 뜻입니다. 자아를 죽이는 것입니다. 자기 욕심과 자기의 감정과 자기의 욕망을 내려놓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 자아가 살아있는 한 그 자아는 우리에게 감옥이 되고 맙니다. 자아가 살아 있으면 자아가 우리를 ‘자아’라는 감옥으로 끌어가고 맙니다. 그 감옥에 갇혀 바른 신앙의 삶을 살 수 없게 만들고, 신앙의 기쁨이나 행복을 누리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우리는 자아라는 감옥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감정대로 하고 싶은 욕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생각대로 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내 안에서 나를 죄악으로 끌어가는 ‘또 다른 나’와 싸워 이겨야 합니다. 그것이 자아의 감옥에서 벗어나는 방법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자아라는 놈은 마치 지구의 중력과도 같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에는 중력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중력은 지구 위에 있는 것들을 지구 중심방향으로 끌어당기는 힘을 말합니다. 우리가 하늘에 떠다니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는 것도 지구에 중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중력은 모든 것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이는 힘입니다. 우리 안에 있는 자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게 만듭니다.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어들이고, 자기에게 유익이 되는 쪽으로 끌어들입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 옛사람인 자아가 살아 있으면 우리는 나 중심적인 사람이 되고 맙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약속을 해 놓고도 자기가 싫으면 아무 이유 없이 그 약속을 깨뜨려버립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모든 것이 자기 마음대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내고, 그 화를 참아내지 못합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지 못합니다. 순간순간 변하는 자기 감정으로 인해 다른 사람을 용납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신앙인은 삶의 무게 중심이 하나님께 있어야 합니다. 가치기준이 하나님의 말씀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어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지 않으시면 하지 않고, 내가 하기 싫어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그걸 해야 합니다. 그것이 바른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자아라는 중력에 끌려 사는 사람은 하나님의 말씀이나 하나님의 뜻보다도 내가 원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삽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것인지, 하나님께 영광이 되는 것인지 하는 것들은 전혀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직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이냐 하는 것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신앙인이라면, 그리고 신앙인답게 살려면 중력과 같이 모든 것을 자기중심적으로 끌어당기는 자아를 벗어버려야 합니다. 자아에 끌려 살면 그것은 곧 감옥에 갇혀 사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신앙생활을 아주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서도 자아의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예수님 당시 바리새인들이 그런 사람들이었습니다. 당시 바리새인들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신앙 생활했습니다. 누가복음 18장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 바리새인들은 ‘토색, 불의, 간음’과 같은 죄를 짓지 않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했고, 소득의 십일조를 꼬박꼬박 하나님께 드렸습니다. 또 구제하는 일에도 결코 뒤지지 않았고, 누구보다도 열심히 율법을 지켰습니다. 어쩌면 오늘 우리 시대에 가장 열심히 신앙 생활한다고 하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신앙 생활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예수님께서는 그런 바리새인들을 엄중히 꾸짖으셨습니다. 심지어는 ‘화 있을진저!’라고 외치면서 바리새인들을 나무라셨습니다. 여러분, 왜 예수님께서 그렇게 신앙생활 잘 하고 있는 바리새인들을 꾸짖으신지 아십니까? 그렇게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있다면 오히려 칭찬해 주고, 다른 사람들에게 ‘너희도 저런 바리새인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말씀하셔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칭찬은커녕 책망하셨습니다. 왜 그러셨습니까? 그들이 자아라는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리새인들을 가두고 있던 자아라는 감옥은 ‘자기 의’라는 감옥입니다.

   그들은 정말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감히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열심이 모두 자기만족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이렇게 신앙생활 잘 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어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저이는 정말 신앙생활 잘 하는 사람이야!’라는 칭찬을 받고 싶어 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기의 기준에 비추어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가차 없이 비판했습니다. 자기들이 지키고 있는 ‘장로들의 유전’이라는 것을 들이대며 ‘당신들 이것 이것 잘못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래서 자기들은 항상 의인이라고 생각했고, 자기보다 신앙생활을 조금이라도 잘못한 사람이 있으면 비판하고 정죄했습니다.

  여러분, 신앙의 기준은 내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나를 기준으로 해서 나보다 잘못하면 신앙생활 잘 못하는 사람이고, 나를 기준으로 해서 나보다 신앙생활 잘하는 사람이 있으면 칭찬하고 인정해 주는 것은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신앙의 기준은 하나님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시고 칭찬하시는 것은 우리 인간의 생각과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누가복음 18장에서 예수님께서 비유로 말씀하신 말씀을 통해서 그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리새인은 자신을 의롭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보다 신앙생활을 잘 못하는 사람을 향하여 비난하고 정죄하고 멸시했습니다. 그런 바리새인이 성전에 들어가서 기도하는데, ‘하나님, 저는 죄를 지은 저 세리와 같지 않음을 감사합니다. 나는 일주일에 두 번씩 금식하고, 소득의 십일조를 잘 내고 있습니다.’ 그렇기 기도했습니다. 반면 같은 시간에 성전을 찾아왔던 세리는 하나님을 향하여 얼굴도 들지 못하고 부끄러움에 이렇게 기도합니다. ‘하나님, 저는 죄인입니다.’ 자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세리입니다. 내세울 것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끄러워서 얼굴도 들지 못하고 ‘나는 죄인일 뿐’이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죄를 짓지도 않고 금식도 많이 하고 십일조도 잘 드린 바리새인보다는 ‘나는 죄인일 뿐’이라고 말한 세리를 더 의롭다고 여겨주셨습니다.

   여러분, 그 이유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바리새인은 자아의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행하고 있는 신앙의 모습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생각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비난하고 멸시했습니다. 모든 것이 자기중심적인 신앙이었습니다.

   여러분, 비록 열심히 하고 잘 한다 하더라도 자기중심적인 신앙은 결코 하나님께 인정받지 못합니다. 바리새인의 신앙이 그걸 증명해 주고 있습니다. ‘자기 의, 자기 만족’이라는 자아의 감옥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바리새인은 하나님으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신앙인이 되고 말았던 것입니다.

  혹 우리의 모습도 그렇지 않는지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내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고 내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판단하지 않습니까? 내가 성경을 많이 읽었다고 성경을 잘 읽지 않고 성경을 잘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습니까? 내가 열심히 기도한다고 기도하지 않는 사람을 믿음 없는 사람이라고 무시하고 멸시하지 않습니까? 내가 열심히 교회에 봉사한다고 봉사하지 않는 사람을 향하여 불평하고 있진 않습니까? 스스로 정직하게 사는 것처럼 생각하고 조금이라도 실수하고 잘못하면 그런 사람을 정죄하진 않습니까?

   내 마음에 누군가를 향하여 그렇게 비난하고 정죄하고 멸시하고 불평하는 마음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아직도 내 자아의 감옥에 갇혀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예수님의 참된 제자의 기준은 예수님의 말씀 안에 거하여 그 말씀으로 사는냐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열심히 신앙 생활한다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과 무관하게 열심 한다면 그것은 거짓된 것입니다. 그것은 자기 의를 위한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를 자아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것은 진리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가, 예수님의 말씀인 진리 안에 거할 때 우리는 참된 자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내 삶의 무게 중심이 내 자아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인 진리에 두고 사는 사람이 자아의 감옥에서 벗어나게 된다는 말씀입니다.

   진리 안에서 자유를 얻고 그 자유를 누리며 사는 사람은 불평하지 않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죄에서 해방되어 하늘의 자유를 가지고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무시하거나 멸시하지 않습니다. 죄의 종노릇하는 데서 해방되어 참 자유를 누리며 사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정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다른 사람을 불쌍히 여기며 그를 위해서 기도해 줄 뿐입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몸이 감옥에 갇혀 있지 않다고 해서 우리가 진정으로 자유인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향하여 정죄하고 비난한다면 우리는 자아의 감옥에 갇혀 사는 사람입니다. 내 마음에 자꾸만 불평이 솟아나고 다른 사람을 향하여 미움의 감정이 솟아난다면, 우리는 아직도 자아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 우리에게 하나님께서는 참된 자유를 주시길 원하십니다. 우리에게 참된 자유를 주시고자 오늘도 우리를 진리 가운데로 부르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으로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 여러분, 진리 안에 거하십시다. 진리 안에 거하여 자아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참된 자유를 누리며 사십시다.

< 2015년 3월 8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