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힌 문 안에 오신 예수님

< 본문 - 요한복음 20:19-23 >

  지난 2월 16일 미국 텍사스 주 오스틴에서 열린 마라톤대회에 케냐 출신의 ‘하이븐 응게티치’라는 29세의 여자선수가 참가했습니다. 그녀는 37km 지점까지 선두를 달리고 있었는데, 결승선을 5km정도 앞둔 상태에서 갑자기 탈수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고 맙니다.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이 급하게 달려가 그녀의 상태를 살핀 후에 더 이상 경기를 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는 그녀를 휠체어에 타도록 권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휠체어에 타기를 거부하고 무릎으로 기어가기 시작했습니다.(사진) 얼굴에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지만, 어느 누구도 그녀에게 휠체어에 오를 것을 권할 수가 없었습니다. 기어서라도 완주를 하겠가는 의지가 분명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의료진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무릎으로 계속 기어갔고, 이를 지켜보던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성과 박수로 그녀를 응원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어느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약 5km를 기어서 간 후에 결승선을 통과하게 됩니다. 그녀의 기록은 3시간 3분 2초로 3위. 비록 1위로 결승선에 들어오진 못했지만 관중들은 그녀에게 1등 못지 않는 환호를 보냈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 한 첫 마디는 “하나님! 감사합니다.”였다고 합니다.

  그녀가 무릎으로 기어서 결승선을 통과하는 장면이 미국 CBS방송 유투브에 올려지게 되었고,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 “당신이야말로 진정한 영웅입니다” “얼마나 아팠을까?” “여자의 몸으로 대단하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의 삶에도 때론 그런 일들이 일어납니다. 응게티치는 1등으로 달리다가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탈수증상으로 더 이상 마라톤을 계속할 수 없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에도 모든 일이 형통하게 잘 풀리다가도 어느 순간엔가 그 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도저히 일어설 수 없고, 희망이라곤 가져볼 수 없는 상황이 우리 앞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가 우리의 마지막 자리는 아닙니다.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결승선을 통과한 응게티치처럼 때로는 무릎으로 기어서라도 가야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어디에서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을 수 있을까요? 다시 시작해야 하는데 어디에서 힘을 얻어 다시 달려갈 수 있겠습니까?

  여기 깊은 절망 가운데 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의 스승을 잃어버렸습니다. 잃어버린 정도가 아니라, 자기들이 생명 걸고 따라다니던 그 스승이 흉악범으로 몰려 처형을 당했습니다. 당시 사회에서 스승이 처형을 당했다면 그를 따라다니던 사람들 역시 스승과 동조한 혐의로 큰 형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두려웠습니다. 자기들도 스승님처럼 붙잡혀 처형을 당하지 않을까 하고 말입니다. 그게 바로 예수님의 제자들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신 후 제자들은 두려움에 빠져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 19절에 기록한 대로 제자들은 자신들이 모여 있는 곳에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들을 모두 닫아놓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이 모여 있는 그 곳에 찾아오셨습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찾아오신 그 때가 ‘안식 후 첫날 저녁’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안식 후 첫날 저녁이라는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날은 안식일 전날이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 곧바로 안식일이 찾아왔기 때문에 제자들은 멀리 도망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갈 수 있는 거리를 2천 규빗 이내로 정해놓았습니다. 2천 규빗은 예루살렘 성전을 한 바퀴 돌아오는 거리로 알려져 있는데, 오늘로 말하면 약 900m정도입니다.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1km이상 이동을 할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후에 다른 마을로 몸을 피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안식일이 지났습니다. 안식일 다음 날, 그 날 제자들 주변에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본문에 ‘안식 후 첫날 저녁’이라는 말은 ‘그날 하루 있었던 모든 일을 겪고 난 후에’라는 말과 같습니다. 그날 있었던 일들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안식일이 지나자마자 이른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몇 명의 여인들이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이라도 발라드리고 싶은 마음에 무덤을 찾아갔지만, 무덤 속에는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습니다. 깜짝 놀란 여인들은 제자들에게 가서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고 알려줍니다. 그 말을 들은 베드로와 요한도 무덤으로 달려가 보았지만, 그들 역시 예수님의 시신이 찾을 수가 없어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두 제자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 무덤 곁에서 홀로 울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에게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습니다. 그것이 오늘 본문 바로 앞에 벌어진 사건입니다.

   그런데 누가복음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제자 두 사람이 엠마오로 향해 가던 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은 길을 가던 중에는 주님이심을 알지 못했지만, 식사를 하던 중에 부활하신 주님이심을 깨닫게 되었고, 곧바로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우리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고 제자들에게 증언합니다. 제자들과 이야기 하던 중에 시몬 베드로에게도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셨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러니까 성경에 기록된 것만으로도 최소한 그날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세 번이나 사람들을 만나주신 것입니다. 무덤에서 울고 있던 막달라 마리아를 만나주셨고, 엠마오로 가던 두 제자에게도 나타나셨고, 시몬 베드로도 부활의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렇게 그 하루에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최소한 세 번에 걸쳐 제자들을 만나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모여서 자기들이 만났던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다고 하는 것은 정말 믿기 어려운 것이었습니다. 여러 사람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뵈었다고 증언함에도 불구하고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은 쉽게 믿어지지 않는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여전히 문을 굳게 닫아놓고 있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다면 그들은 분명 두려움을 떨쳐버려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면 그것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어 마땅한 죄인이 아니라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면 그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의 아들 메시아라는 것이 분명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여전히 문을 굳게 닫아놓고 있었습니다.

   오늘 본문은 제자들이 ‘문들을 닫아놓고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문을 닫았다’고 표현하지 않고 ‘문들을 닫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제자들이 얼마나 두려움에 떨고 있었는지를 암시하는 말씀입니다. 지금 제자들이 있는 곳이 어디인지는 정확하게 기록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성경학자들은 그곳이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제자들과 마지막 유월절 만찬을 잡수시던 마가의 다락방일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그 다락방의 문들을 닫았다는 말은 다락방을 들고나가는 문만 닫은 것이 아니라 다락방에서 밖으로 나 있는 창들까지도 다 닫았다는 뜻입니다. 어쩌면 세상으로부터 완벽하게 차단하고 싶은 그들의 마음이 창문까지 모두 닫게 만들었을 것입니다. 창문 밖에서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가 들리면 마치 자신들을 잡기 위해서 사람들이 오는 것 아닌가 하고 두려웠을 것입니다. 창문 틈으로 빛이 비춰지면 자신들이 여기에 숨어 있는 것이 들통 날 것만 같습니다.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들의 심장소리가 창문 밖으로 새나가 사람들에게 알려질 것만 같습니다. 그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그들이 지금 머물고 있는 그 다락방과 외부 세계를 완전히 차단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모든 문들을 굳게 닫아놓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모든 문들이 굳게 닫혀진 그곳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는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말은 유대인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인사말입니다. 구약성경 언어로는 우리가 잘 아는 ‘샬롬’이고, 신약성경 언어로는 ‘에이레네’입니다. 이 인사말은 아는 사람을 길에서 만났을 때에도 합니다. 만났다가 헤어질 때에도 똑같은 말로 인사를 하고, 이웃집을 방문했을 때에도 이 인사말로 인사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이런 일상적인 인사말에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하셨습니다. 요한복음 14:27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죽으시기 전날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시던 자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평안을 너희에게 끼치노니 곧 나의 평안을 너희에게 주노라. 내가 너희에게 주는 것은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아니하니라.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도 말고 두려워하지도 말라.”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평안(평강)은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그런 범주를 넘어선다는 뜻입니다. 세상이 주는 것과 같지 않는 평안을 우리에게 주시는데, 그 첫 번째 평안이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신 평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서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하신 첫 번째 말씀이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는 말씀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평강은 세상 사람들처럼 내 삶에 걱정이나 근심거리가 없을 때 누린다고 말하는 그런 평강이 아닙니다. 사도행전에 보면 사도들은 예수를 전한다는 것 때문에 박해를 받았습니다. 때로는 공권력에 의해서 협박을 받아 목숨의 위협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들의 마음은 평안했습니다. 그런 평안입니다. 예수님께서 주신 평안이 바로 그런 것입니다. 우리의 삶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평안을 누리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핍박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전혀 두렵지 않고 오히려 평안해지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주신 평안은 내 어깨에 지워진 짐이 너무 무거워 버거운 인생을 산다 하더라도, 마음속으로 기쁨의 찬송을 부르며 살게 만들어주는 평안입니다. 사람들이 두려워서 모든 문들을 꼭 닫고 있어야 하고, 모든 문들을 닫고 있어도 두려움에 떨어야 할 때 우리 마음에 찾아오는 고요함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처음 제자들이 모인 곳에 찾아오셔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신 후에 또한번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본문 21절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시며 ‘내가 십자가에 못 박힌 바로 그 예수다’ 하고 자신을 확인시켜주시자 제자들이 주님이심을 알고 기뻐했습니다. 그 때 부활의 주님께서 다시 한 번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는 바로 이어서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을 찾아오신 부활의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세상 속으로 보내십니다. 평강을 주시면서 말입니다.

   부활의 주님을 만난 제자들은 갇힌 다락방 안에 머물러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제 문들을 활짝 열고 세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 동안은 그 세상이 두려웠습니다. 능력을 행하시던 스승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은 세상입니다. 권력자들이 자기들끼리 야합하면 못할 일이 없을 정도로 온갖 불법과 비리가 난무하는 세상입니다. 한 때는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하고 주님을 반겨 맞았으면서도 불과 며칠 지나지 않아서 ‘십자가에 못 박으라!’고 외치던 변덕쟁이들이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여전히 세상은 변한 것이 없습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실 때에나, 예수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신 후에나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제자들은 그런 세상으로 가야 합니다.

   변한 것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그것은 바로 제자들입니다. 예전에는 두려움에 떨던 제자들입니다. 예수님처럼 자기들도 붙잡혀 고통을 당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모든 문들을 굳게 걸어 잠그고 있던 제자들입니다. 그런데 그런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 찾아오셔서 ‘세상으로 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오늘 주님께서도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오늘 부활주일을 맞아 주님 전에 와서 부활하신 주님을 기뻐 찬송하는 우리에게 ‘너희도 세상으로 가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제 우리도 세상으로 가야 합니다. 오늘 우리가 사는 세상이나 예수님 시대에 제자들이 살던 세상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세상은 여전히 불법을 행하는 자들이 더 득세하고, 세상 방식을 따라 살아야 내게 손해가 주어지지 않습니다. 여전히 거짓말이 난무하고, 변덕쟁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예수 믿는 우리를 조롱하며, 자기들이 더 지혜로운 것처럼 우기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세상은 우리 신앙인들이 살아가기에 아직도 불편한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신앙을 포기하고 세상 사람처럼 살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람들입니다. 부활의 주님께서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를 만나주셨고, 우리의 마음에 하늘의 평강을 주셨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세상을 살아갈 때 두려워할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평강이 우리 마음을 지배하고, 우리가 그 평강 안에 거하면 우리는 세상과 다르게 살더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믿음이 승리함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그냥 세상으로 보내지 않으십니다. 본문 22-23절에 보면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성령을 받으라.’고 말씀하시면서, 세상을 이길 권세를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23절의 말씀을 하신 이유를 우리가 잘 알아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세를 주신 것은 아닙니다.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세는 오직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중풍병자에게 ‘작은 자야! 네 죄 사함을 받았느니라.’고 말씀하실 때, 거기에 있던 서기관들이 오직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죄를 사할 권세가 없는데 예수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예수님을 향하여 신성모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 한 분 외에는 죄를 용서할 수 있는 분은 없습니다. 그런데 본문 23절에서 예수님께서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사하면 사하여질 것이요 누구의 죄든지 그대로 두면 그대로 있으리라.”고 말씀하신 것은 우리에게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권한을 주신다는 말씀이 아니라, 세상 사람들이 갖지 못한 하늘의 권세를 우리에게 주신다는 뜻입니다. 죄를 용서하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가 세상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세상으로 가게 된다는 뜻입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세상은 우리보다 더 강한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실하게 살려 하는 우리보다도 거짓되게 사는 세상이 더 강합니다. 그래서 세상에서는 거짓이 진실을 이기는 것처럼 보입니다. 세상의 권력에 의해서 우리는 늘 눌림을 당하며 살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것을 이길 힘이 없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런 세상에 눌려 살지 않도록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우리에게 하늘의 힘과 능력을 주셔서 세상을 이기며 사는 승리자 되게 해 주십니다. 그것을 믿고 세상으로 가라는 것입니다. 그것을 믿고 나가면 내가 약할지라도 세상 앞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내게 능력주시고, 내게 하늘의 권세를 주신 하나님이 내 등 뒤에 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제자들은 그런 세상의 권력이 두려웠습니다. 그래서 모든 문들을 닫아놓고 숨죽이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자신들이 세상을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세상을 이길 수 있다고, 하나님께서 너희에게 세상보다 더 큰 능력을 주신다고 약속하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은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 주님은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예수님을 단단히 가둬두었던 무덤 문을 여시고 살아나셨습니다. 그 부활의 주님께서 모든 문들을 단단히 잠가놓은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두려움에 가득 차 있던 제자들에게 평강을 주시며,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가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의 모습은 어떻습니까? 세상의 권력이 두려워서 모든 문들을 단단히 닫아놓은 제자들과 같은 모습으로 우리의 삶을 살고 있진 않으십니까? 부활의 주님을 만나 부활의 신앙으로 사는 사람에게는 두려움이 없습니다. 두려워할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우리 주님이 늘 우리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인간을 냉동 보관한다’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사람이 죽으면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가 든 금속탱크 안에 사람을 보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이유는 죽은 사람을 소생시킬 의술이 실현될 때까지 시신을 냉동보관하고 있다가 그 사람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입니다. 사람이 죽으면 먼저 피를 다 빼고 부동액과 같은 특수 액체를 피 대신 채웁니다. 그렇게 해서 영하 196도로 보관한 후, 약속된 시간이 되면 해동시킨다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사람이 살아난다고요. 1960년대부터 시작된 이런 인체냉동보존술(Cryonics)에 따라 냉동 보관된 사람이 지금까지 200명이 넘고,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 2천 명 이상이 대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매년 400불(약 45만원)의 회비를 내야 하고, 죽은 후에 냉동보관하기 위해서 시술비로 약 15만불(약 1억 6천만 원)을 내야 합니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기 위해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을 가장 두렵게 하는 것이 죽음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음을 피해보려고 별별 짓을 다 합니다. 그런데 우리 신앙인들은 그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의 생명이 우리 안에 있으면 우리는 죽는 순간 영원한 나라로 부활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죽음의 두려움에 갇힌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영원한 생명을 가진 우리가 세상에서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주님이 주신 평강을 누리며 담대하게 세사으로 나가 세상을 이기며 사십시다.

< 2015년 4월 5일 주일낮예배 - 부활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