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이름은 어머니입니다.

< 본문 - 사무엘상 1:20-28 >

  ‘낮은 울타리’라는 잡지에 실린 어떤 아주머니의 이야기입니다. 잡지에 실린 글을 그대로 읽어드리겠습니다.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습니다. 부침개를 부쳐 먹으려다가 문득 시집간 딸아이가 생각이 났어요. 비만 오면 딸아이는 부침개를 부쳐달라고 졸라대곤 했죠. 가까이 사는 딸아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여, 여보…세…요.” 딸아이의 목소리는 눈물 범벅이 되어 알아듣기 힘들었어요. “엄마야.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내 말에 딸아이는 더욱 크게 울어댔죠. “무슨 일 있는 거야?” “아이는 어디가 아픈지 분유도 안 먹고, 화장실 변기는 고장이 나서 물이 안 내려가요. 게다가 애 아빠는 저녁에 친구를 데리고 온데요. 비 오는데 시장도 하나도 안 봤는데.” 그 말을 마친 딸아이는 다시 울어대기 시작했습니다. “걱정하지 마. 엄마가 가면서 화장실 고치는 사람 부를게. 그리고 장도 대충 봐 가지고 갈 테니까, 그만 울래두. 니가 좋아하는 부침개 부쳐 가지고 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려. 그런데 김서방은 언제쯤 들어오니?” 내 말에 갑자기 딸아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잠시의 침묵이 흐른 후, 딸아이는 어색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저, 저기. 제 남편은 김 서방이 아니라 박 서방인데요.”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거기가 5321번 아닌가요?” “여기는 5421번인데요.” 순간 맥이 탁 풀렸습니다. 딸아이의 목소리도 제대로 못 알아듣다니, 참. “미안해요. 나는 내 딸인 줄 알고...” 사과하며 전화를 끊으려는 순간, 전화 건너편에서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저... 저기 그럼 안 오실 건가요?” 이건 또 무슨 소리인가? “죄송해요. 저는 친정 엄마가 없어요. 잘못 걸린 전화라는 걸 알았는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나서 차마 말씀드릴 수가 없었어요. 우리 엄마가 살아 계시면 이런 날 전화해서 도와달라고 할 수 있을 텐데, 얼마나 생각했는지 몰라요. 그런데 전화가 걸려 왔어요. 엄마 같아서... 우리 친정 엄마 같아서... 죄송해요. 정말 죄송해요.” 전화기 저쪽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기다려요. 내가 금방 갈께요. 그런데 거기가 어디쯤이유?” 그리고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여보, 나 오늘 딸네 집에 다녀와야 하니까 저녁은 드시고 들어오세요.”

  여러분, 여러분의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습니까? 하나님의 사랑을 가장 많이 닮은 사랑이 어머니의 사랑이라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사랑을 어머니들에게 담아 주셔서, 어머니가 그 하나님의 사랑과 같은 사랑으로 자녀들에게 사랑을 베풀어준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에 가장 강한 힘이 있다면 그것은 어머니의 사랑의 힘입니다. 어머니의 사랑에는 이 세상에 불가능할 것 같은 것들도 가능케 만드는 능력이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나는 엘가나의 아내입니다. 그 엘가나에게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첫 번째 아내가 한나이고 두 번째 아내가 브닌나입니다. 이 두 명의 아내 중에서 엘가나는 첫 번째 아내인 한나를 더 많이 사랑했습니다. 그런데도 한나에게는 오랫동안 아이가 없었던 반면 둘째 아내인 브닌나는 여러 명의 자식을 얻게 됩니다. 자식을 둔 둘째 부인 브닌나가 자식을 갖지 못한 한나를 괴롭게 하고 화가 나게 만들었습니다. 당시 문화에서 결혼한 여인이 오랫동안 자식을 갖지 못한다는 것은 ‘하나님께 버림을 받은 것’이라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둘째 부인인 브닌나는 아이를 갖지 못한 한나에게 ‘하나님께 버림을 받은 여자’라고, ‘아이도 갖지 못하면서 안방마님 노릇하려 하느냐?’고 한나의 마음에 불을 지른 것입니다. 아무리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긴 하지만 아이를 갖지 못한다는 것 때문에 아음 아파하던 한나는 브닌나가 자꾸만 화를 돋우는 말과 행동을 하자 더욱 괴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한나는 결심하게 됩니다. 하나님께 ‘아이를 달라’고 기도하여 매어달리기로 말입니다. 신실한 믿음의 사람이었던 엘가나는 매년 하나님의 성소인 실로에 올라가서 제사를 드렸는데, 한나가 거기에 따라갑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기도합니다. 사무엘상 1:10절의 기록에 의하면, 한나는 마음이 괴로워서 하나님께 통곡하며 기도했습니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솟구쳐 오르는 슬픔과 고통을 숨김없이 하나님 앞에 드러내놓고 기도했다는 말씀입니다. 그만큼 아이를 갖지 못한 한나의 마음에 슬픔과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던 것입니다.

   그런 한나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한나에게 아이를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렇게 해서 태어난 아이가 바로 사무엘입니다. 오늘 본문은 태어난 아이를 위해서 한나가 엄마로서 얼마나 정성을 다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매년 제사를 드릴 때면 엘가나의 온 가족들이 하나님의 성소가 있는 실로에 올라갔습니다. 그런데 한나는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태어난 아이 사무엘이 젖을 뗄 때까지 성소에 올라가지 않고 아이를 양육하는 데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한나는 하나님께 아이를 달라고 기도할 때 서원한 것이 있었습니다. 1장 11절입니다. “만군의 여호와여 만일 주의 여종의 고통을 돌보시고 나를 기억하사 주의 여종을 잊지 아니하시고 주의 여종에게 아들을 주시면 내가 그의 평생에 그를 여호와께 드리고 삭도를 그의 머리에 대지 아니하겠나이다.” 자신에게 아들을 주시면 그를 나실인으로 하나님께 드리겠다는 것입니다. 그런 서원을 하고 얻은 아이가 사무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는 자신이 낳은 아들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려야 합니다. 단 아이가 젖을 뗄 때까지는 어머니의 손에서 양육되고, 그 후에 젖을 뗀 다음에는 나실인으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시기는 3살까지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나는 자신이 낳은 아들 사무엘을 영육할 수 있는 기간이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3년이 지나 젖을 떼면 그 아이를 성소에 바쳐야 하고, 그러면 그 아이는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사무엘상 2:22)에게 맡겨져 양육되었습니다.

   그렇게 한나가 자신의 아들 사무엘을 양육할 수 있는 기간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습니다. 어떻게 낳은 아들입니까? 남편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오랫동안 아이를 갖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낳은 아들입니다. 더구나 둘째 부인에게 온갖 구박과 멸시를 받아 마음이 너무너무 고통스러워서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한 후에 낳은 아들입니다.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던지 제사장이었던 엘리가 마음속 깊은 곳에서 울부짖으며 기도하는 한나를 보면서 술에 취한 줄로 알 정도로, 기도하던 한나의 마음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기도해서 낳은 아들이 사무엘입니다. 보통 엄마들도 아이를 낳으면 애지중지합니다. 움켜쥐면 터질 것만 같고, 만지만 닳아질 것만 같아 조심조심하며 아이를 키웁니다. 보통 엄마들도 그럴진대, 느지막이 아들을 날은 한나는 오죽했겠습니까? 더군다나 이 아이는 하나님께 드려진 나실인입니다. 하나님의 사람으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사역을 감당할 아이로 키우기 위해서 얼마나 정성을 들였을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여러분,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이 있다면 그것은 ‘엄마’라는 직업입니다. 엄마라는 직업은 온갖 희생과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 직업입니다. 남들이 잘 알아주지도 않고 누군가가 수고한 것만큼 월급을 주는 것도 아니지만, 엄마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합니다.

   어머니이신 여러분! 여러분이 어머니라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사시기 바랍니다. 어머니는 다른 누군가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직업이 아닙니다. 세상에서 돈 많이 버는 직장에 다는 사람보다 더 위대한 직업이 어머니라는 직업업니다. 세상에서 사람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아도, 스스로 자기 자신을 위대한 사람으로 인정하며 살아야 합니다. 어머니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살아야 합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나왔던 허영만 화백이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마지막 결론을 이렇게 내린 것을 보았습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앞으로 사라질 직업이 무엇인지, 또 어떤 직업이 새로 생길 것인지 이야기했습니다. 그런데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직업은 어머니라는 직업입니다. 어머니라는 직업은 그 어떤 로봇도 대체할 수 없는 직업이기 때문입니다. 어머니라는 존재가 없어지면 인류를 멸망하고 맙니다.’ 그분의 말을 들으면서 ‘그래 그것이 정답이고 진리이구나!’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그렇지요? 세상에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고, 기계화 자동화 되면서 사람의 손길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문명이 발달되고 로봇이 우리 인간의 삶에 편의성을 제공해준다 하더라도 어머니라는 자리만큼은 그 어떤 것도 대신해주지 못합니다.

  인터넷에서 읽은 글입니다. 어떤 부인이 운전면허를 갱신 위해서 면허시험장에 갔습니다. 서류를 작성하는데, 카운터에 있는 사무원이 부인에게 물었습니다. “직업이 무엇이지요?” 직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어리둥절 하는 부인에게 사무원이 다시 묻습니다. “직업이 있습니까? 자영업이라든지 아니면...” 그러자 부인이 생각났다는 듯이 얼른 말을 받았습니다. “예, 저는 풀타임 직업이 있습니다. 저는 어머니입니다.” 사무원이 눈을 굴리더니 “직업란에 어머니라는 선택은 없습니다. 그냥 주부라고 쓸게요.” 그렇게 말하고는 서류접수를 마쳤습니다.

   그리고는 그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몇 년 후 다시 운전면허증을 얻으러 갔을 때 홍보실 여직원이 다소 관료적인 태도로 물었습니다. “당신의 직업은?” 그 순간 이 부인의 머릿속에 영감이 떠올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는 아동개발, 영양, 대인관계 분야의 연구원입니다.” 그러자 여직원이 놀라서 자신을 쳐다보는 것입니다. 부인은 다시 똑같은 말을 반복해주자, 여직원은 그대로 받아 적었습니다. 그리고는 호기심이 났는지 공손하게 물었습니다. “부인, 당신의 직업은 정확하게 무엇을 하는 것입니까?” 그 부인은 자신의 직업을 명확하게 설명한 것에 대해서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설명해 주었습니다. “저의 연구 프로젝트는 수년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나의 연구는 실험실에서 뿐 아니라 필드에서도 행해지고 있습니다. 나는 두 명의 보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분은 하나님이고, 다른 한 분은 나의 모든 가족입니다. 나는 내 분야에서 두 명예를 얻었습니다. 아들과 딸입니다. 나의 과제는 사회학에서 가장 어려운 파트로 생각됩니다. 나는 매일 14시간 이상 일해야 하고, 어떤 때는 24시간도 충분하지 않아서 나의 도전은 많은 다른 직업보다 더 힘듭니다. 내가 받은 보상은 금전이라기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입니다.’

   부인의 이런 설명에 그 여직원은 감동을 받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면허증 서류작성을 마치고나자 그 여직원은 문까지 나와서 부인을 배웅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글은 이렇게 이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오자 다섯 살배기 나의 연구보조원이 문간에서 나를 반겨주었다. 나의 새로운 과제물(나의 여섯 달배기 아기)이 그 애의 음악을 열정적으로 연주하고 있었다. 나는 오늘 정부의 관료주의에 대해여 작은 승리를 거두었다. 나는 이제 더 이상 단순한 어머니가 아니다. 대신 나는 이제 인간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분야에서 높은 위치에 있는 기능직에 있다.’ 그러면서 그분은 이렇게 덧붙였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서 할머니는 ‘수석연구원’이라고 불릴 자격이 있으며, 증조할머니들은 ‘연구 이사들’이라는 자격이 있습니다. 또 비슷한 또래의 숙모나 다른 여자들은 ‘연구 이사들’이라는 자격이 있습니다.

  여러분, 충분히 공감되지 않습니까? 엄마라는 직업만큼 중요한 직업도 없고, 엄마라는 직업만큼 힘든 직업도 없습니다. 또한 엄마라는 직업만큼 전문직도 없습니다.

  세상을 빛낸 큰 사람 뒤에는 언제나 훌륭한 엄마들이 있었습니다. 40년 동안 애굽의 왕궁에서 공주의 아들로 자란 모세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동족 이스라엘백성들을 애굽에서 이끌어낼 수 있었던 것도, 어렸을 적 유모의 자격으로 자신을 키워주었던 그의 엄마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아이 사무엘도 마찬가지입니다. 제사장 엘리에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두 아들은 모두 망나니들이었습니다. 하나님께 드릴 제사를 멸시하고, 하나님께 제물로 바쳐진 짐승을 제사도 드리기 전에 자기들이 좋아하는 부위를 떼어내 가져가버렸습니다. 제사도 무시하고 하나님도 멸시하는 망나니들이었고, 회막 문에서 수종 드는 여인들을 범하는 망나니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사무엘을 달랐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고, 목숨을 걸고 그의 사명에 충실했습니다. 그가 자신의 일을 다 마쳤을 때에는 온 백성들 앞에서 이렇게 고별설교를 했습니다. ‘나는 이제 늙어 머리가 희어졌고, 내 할 일 다 마쳤다. 내가 지금까지 너희를 위해 일하면서 누구의 소나 나귀를 빼앗은 적이 있느냐? 누구를 속인 적이 있느냐? 내가 내 지위를 이용해서 누군가를 압제한 적이 있느냐? 내가 뇌물을 받은 적이 있느냐?’ 그러자 백성들이 일제히 ‘당신은 우리에게 결코 그런 일을 행하지 않았노라’고 대답합니다. 사무엘이 얼마나 깨끗하게 지도자 역할을 했었는지를 백성들이 다 인정해 준 것입니다. 사무엘이 그렇게 훌륭한 지도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그것이 바로 어릴 적 젖 먹이던 시절부터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쳐주었기 때문입니다. 한나는 사무엘을 하나님께 드린 후에도, 사무엘이 엘리 제사장 밑에서 하나님의 일을 배울 때에 매년 어린 사무엘의 옷을 지어다가 주었습니다. 성경에는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았지만, 그 때마다 한나는 사무엘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주었을 것입니다. 결코 엘리의 두 아들들처럼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입니다. 그런 훌륭한 기도의 어머니 한나가 있었기에 훌륭한 아들 사무엘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영국의 위대한 정치인인 윈스턴 처칠(Winston Churchill, 1874-1965)이 세계적인 인물로 부상했을 때 영국의 한 신문이 그에 대한 특집기사를 다루었습니다. 그 신문은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처칠을 가르친 교사들을 모두 조사해 ‘위대한 스승들’이란 제목으로 글을 실었습니다. 그 글을 읽은 처칠은 신문사에 짤막한 편지 한 통을 보냈다고 합니다. “귀 신문사에서는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 한 분을 찾아내지 못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나의 어머님이십니다. 어머니는 제 인생의 나침반이었습니다.”

   미국의 레이건(Ronald Wilson Reagan, 1911-2004) 대통령도 어머니날 특집프로에 출연해 어머니의 사랑을 이렇게 표현했다고 합니다. “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은 바로 나의 어머니 넬리 레이건입니다. 어머니는 가장 훌륭한 스승입니다. 오늘날 우리사회를 지탱하는 힘은 바로 어머니의 사랑입니다.”

   그렇습니다. 어머니야 말로 인생에 가장 위대한 스승입니다. 어머니는 지식만을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지혜를 가르쳐주고, 바르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사랑으로 가르쳐줍니다. 아무 대가도 바라지 않고 최선을 다해 가르쳐주는 사람이 어머니입니다.

   오늘 본문의 한나도 그의 삶으로 신앙을 보여준 사람이었습니다. 약속한 대로 젖을 떼자 아이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에게 데려다 줍니다. 그리고 정성을 다해 제사를 드립니다. 한나가 젖을 막 뗀 아이 사무엘을 엘리 제사장에게 데려다 줄 때 어떤 마음이었겠습니까? 아직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아이입니다. 이제 겨우 젖을 뗐습니다. 그런 아이가 낯선 곳에서 생활해야 합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서 자라야 합니다. 엄마로서 얼마나 마음이 아프겠습니까? 그런데 한나는 하나님과 약속을 지킵니다. 엄마가 신앙의 모범을 보여준 것입니다.

   엄마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 자녀들에게 삶으로 신앙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말이 아닌 삶으로 보여준 신앙은 아이들의 가슴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녀 여러분, 어머니가 살아계실 때 엄마에게서 사랑을 배우십시다. 엄마에게서 신앙을 배우십시다. 그리고 오늘 엄마라는 직업을 가진 어머니에게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십시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나의 가장 위대한 스승인 엄마에게 ‘고맙다.’는 말, ‘사랑한다.’는 말에 너무나도 인색했습니다.

   서울여자대학교 사랑의 엽서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어머니’라는 제목의 글입니다. 엄마의 위암판정 소식을 듣고 쓴 글이라고 합니다.

   ‘나한테 티끌하나 주지 않는 걸인들이 내게 손을 내밀면 불쌍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나에게 전부를 준 어머니가 안쓰럽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나한테 인사치레 밥 한번 사준 친구들과 선배들이 고마웠습니다. 보답하고 답례하고 싶어 후배와 친구들을 불러냅니다. 그러나 날 위해 밥을 하고 밤늦게까지 기다리는 어머니께 감사하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지도 않는 드라마 속 배우들의 가정사에 그들을 대신해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힘겨워하고 숨 가빠하는 어머니를 위해 진심으로 눈물 흘려본 적은 없습니다. 골방에 누워 아파하던 어머니 걱정은 제대로 해본 적이 없습니다. 친구와 애인에겐 사소한 잘못 하나에도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습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한 잘못은 셀 수 없이 많아도 용서를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이제야 조금 알게 되어 죄송합니다. 아직도 너무 많은 것을 알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어머니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십시다. 그 어머니를 통해서 사랑을 받고, 어머니를 통해서 사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세상을 살아가게 하심에 감사하십시다. 우리 가운데 어머니 없이 이 세상에 태어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엄마라는 직업은 세상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직업이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직업입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가장 많이 닮은 직업이 엄마입니다.

< 2015년 5월 10일 주일낮예배-어버이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