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안아 주시는 아버지

< 본문 - 누가복음 15:11-24 >

   요즘 SNS를 통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영상을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영상 재생, http://blog.daum.net/nsc8283/에서 재생>

  이 영상은 우연히 찍은 것이 아니라, 한 PD가 의도를 가지고 제작한 것입니다. 영상에 나오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 역시 배우지망생으로 연기를 한 것입니다. 실제로 고등학교 3학년인 이 학생은 PD로부터 연출을 제안 받고 연기를 했고, 반면 이 여학생을 안아 준 사람들은 모두 평범한 시민들이었습니다. 이 영상을 만든 PD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그 영상을 만든 이유에 대해서 설명한 것을 들어보았습니다. PD자신도 요즘 개인적으로 힘들 때 누군가가 안아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런 생각으로 이 영상을 기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아 달라’ 부탁을 한 여학생 역시 고3 수험생으로서, 그 연기를 하면서 실제적으로 공감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수능 시험을 100일 앞두고 힘든 시기인데, 연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실제처럼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연기를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무시나 당하고 안 안아주시면 어떻게 하나’ 걱정을 했었는데, 예상 밖으로 모든 분들이 다 안아주시고 굉장히 많은 위로의 말씀들을 해 주셔서 연기하는 본인도 굉장히 감동이 되는 시간이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이 영상을 보시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어떤 분들은 수능 100일을 앞두고 힘들어하는 학생을 짠한 마음으로 바라보시며 ‘나도 누군가를 그렇게 안아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이고, 어떤 분들은 ‘나도 힘든데 누군가가 나도 좀 안아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영상 마지막 자막에 나온 것처럼, ‘그래 아직도 우리 사회는 따뜻한 모습들이 많아. 아직도 살만한 세상이야.’ 그렇게 생각하신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모두 위로가 필요한 사람들입니다. 특별히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면서 고단하고 힘들 때, 때로는 넘어지고 쓰러지면서 비틀거리며 겨우겨우 인생길을 걸어가고 있을 때 누군가의 품에 안겨 세상의 고단함을 모두 내려놓고 잠시나마 쉼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어쩌면 지금은 아닐지라도 우리는 지난날 언젠가 그런 경험을 하기도 했고, 앞으로 어느 순간엔가 그런 때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 삶에 밀어닥칠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우리는 누군가의 위로를 필요로 합니다. 누군가가 넓고 따뜻한 품으로 우리를 품어 준다면 우리는 그 품에서 위로를 얻기도 하고, 누군가가 듬직한 어깨를 빌려 준다면 그 어깨에 기대 잠시 쉼을 얻으며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내기도 합니다. 굳이 위로의 말을 듣지 않더라도 그런 품과 어깨만 빌릴 수 있다면 우리는 거기에서 큰 위로를 얻게 됩니다.

   그러나 우리 마음 한 켠에서는 아무리 힘들어도 힘든 내색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강요받기도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교육을 받아왔고, 우리의 문화가 그렇게 우리에게 가르쳐왔기 때문입니다. 힘들 때 누군가의 어깨를 빌린다든가 누군가의 품에 안겨 엉엉 울고 싶은 마음이 들면 그것을 ‘나약한 마음’이라고 치부하려 합니다. 다른 사람에게 기대지 않고 홀로 서서 당당하게 걸어가는 것이 대장부인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 인간은 약한 존재입니다. 그리고 우리 스스로 우리의 약함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 약함을 인정할 때 우리가 하나님 앞에 바르게 설 수 있습니다. 우리가 약한 존재임을 인정해야 힘들 때 하나님의 품에 안기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되고, 그렇게 하나님의 품에 안길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꼭 껴안아 주시고 우리에게 하늘의 위로로 새 힘을 주십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가 지치고 힘들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갈 때 우리를 꼭 껴안아 주시는 하나님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어떤 아버지에게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작은 아들이 아버지에게 ‘자신에게 돌아올 분깃을 달라’ 하여 그것을 가지고 먼 나라로 갑니다. 아버지의 품을 떠난 둘째 아들은서 아버지께로부터 받아온 재산을 다 탕진해 버립니다. 결국 그 많던 재산 다 날려버리고 가난뱅이가 된 이 아들은 그 나라에 큰 흉년까지 겹치면서 먹을 것조차 구하기 힘든 상황이 되자 돼지 치는 일을 하게 됩니다. 돼지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부정한 짐승입니다. 율법에 돼지를 부정한 짐승으로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가난뱅이가 된 이 아들이 돼지 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까지 다 잃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먹고 사는 것이 다급하다 보니 평소에는 부정한 짐승이라 하여 가까이 하지 않던 돼지를 치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심지어 돼지가 먹는 쥐엄 열매로 허기진 배를 채우려 했지만, 그에게는 그것조차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돼지들이 먹는 쥐엄 열매조차 먹지 못했다는 것은 돼지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고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아무리 흉년이라 하더라도 돼지는 그래도 쥐엄 열매라도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돼지를 치는 이 아들은 돼지들이 먹는 쥐엄 열매도 먹지 못하니, 돼지보다 못한 존재가 되고 만 것입니다.

   아버지의 품을 떠나오기 전까지 이 아들은 어쩌면 귀공자 대우를 받고 자랐는지도 모릅니다. 본문 17절에서 그가 스스로 추억해 본 것처럼, 아버지의 집에는 품꾼들도 많았습니다. 그 품꾼들조차도 먹을 것 걱정하지 않고 풍족하게 먹으며 일했습니다. 그만큼 아버지의 집은 부유했다는 것입니다. 그런 집에서 둘째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어쩌면 첫째 아들보다도 둘째인 그가 아버지나 사람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는지도 모릅니다. 정말 남부럽지 않게 산 그였는데, 지금 아버지의 품을 떠난 그의 모습은 가장 비참한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비참하게 되어서야 아버지의 집이 그리웠습니다. 아버지의 품 안에 살던 그 때가 그리웠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께로 돌아가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그는 자신이 아버지께 얼마나 잘못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단순히 아버지께만 잘못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도 잘못한 것임을 압니다. 그래서 본문 18절에서 ‘내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당시 문화에서 아버지로부터 유산을 물려받는 것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만 가능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에는 유산을 물려주지 않습니다. 그게 당시의 문화입니다. 그런데 이 아들은 아버지가 살아계신 데도 ‘자기 분깃’(자기에게 돌아올 유산)을 달라고 해서 멀리 해외로 나가버렸습니다. 유산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만 물려받을 수 있는 것이 당시의 문화라고 한다면, 비록 아버지가 이 아들에게 유산을 나눠주긴 했지만 아버지가 살아계신 한 그것은 결코 자기의 것이 아닙니다. 그 유산은 아직도 아버지의 소유입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 이어 나오는 30절의 말씀에 보면, 첫째 아들이 동생이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몹시 기분 언짢아하며 ‘그 놈은 아버지의 살림을 창녀들과 함께 삼켜버린 놈이 아니냐?’고 아버지께 호소합니다. 둘째가 탕진해버린 그 재산이 아버지의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그것은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신 한 그것은 아버지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아버지의 재산을 다 탕진해버렸습니다.

  그렇게 불효막심한 아들이 돌아왔는데, 그 아들을 본 아버지는 아들을 품에 감싸 안아주면서 그를 다시 아들로 맞아줍니다. 둘째 아들은 집으로 돌아가면서 수도 없이 되뇌었습니다. ‘나는 아버지의 아들이라 불릴 자격이 없는 놈입니다. 나를 아들이 아닌 품꾼으로 받아 주십시오.’ 아버지를 만나면 그렇게 말하리라고 수도 없이 되뇌었지만, 정작 아버지를 만났을 때에는 그 말을 하지 못했니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그 말을 할 기회를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지꼴이 되어 돌아온 아들을 멀리서 알아본 아버지는 달려가서 그 아들을 끌어안고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는 종에게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가 입히게 하고는 살진 송아지를 잡아 큰 잔치를 베풀게 합니다.

   오늘 본문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아버지가 거지가 되어 돌아온 아들을 끌어안아주는 모습일 것입니다. 그 끌어안아주는 모습에 아버지의 모든 것이 다 표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아버지의 한이 없는 사랑을 그림으로 표현한 많은 화가들이 있었는데, 그 가운데 최고는 17세기 네델란드가 낳은 가장 대표적인 화가인 렘브란트(Rembrandt Harmensz van Rijn, 1606-1669)가 그린 ‘탕자의 귀환’(The Return of The Prodigal Son)이라는 작품일 것입니다.<그림> 이 그림은 렘브란트가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에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렘브란트는 젊은 나이에 큰 명성을 얻은 화가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나이 30세에 아들 하나가 죽고, 33세와 35세에 연이어 큰 딸과 작을 딸까지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그러다가 2년 후인 37세에는 사랑하는 아내까지 잃고, 그의 곁에는 아들 하나만 남게 됩니다. 그 후에 재혼하여 아들 하나와 딸 하나를 얻게 되지만, 그 아들마저 먼저 세상을 떠나고 새로 얻은 아내도 일찍 세상을 뜨고 맙니다. 그러다가 그가 죽기 1년 전에 첫째 부인과 상이에서 낳은 마지막 아들마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납니다. 그런 삶의 여정을 거치면서 렘브란트는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위로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렇게 인생의 큰 고통과 쓰라린 경험을 하다가 그의 인생 마지막에 다다랐을 때 하나님 아버지의 품에 안기는 것만이 안식을 누리는 길임을 깨닫게 되고, 이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이 더욱 유명해진 이유 가운데 하나는 20세기 최고의 영성신학자인 헨리 나우웬(Henri Nouwen, 1932-1996)이 그 그림과 같은 제목의 책을 쓰면서부터입니다. 헨리 나우엔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 있는 예르미타시 미술관에 가서 이 그림을 보았는데, 그는 이 그림 앞에 의자를 갖다놓고 이틀 동안 이 그림을 감상하며 깊은 사랑의 관계를 성찰했다고 합니다. 헨리 나우웬은 이 그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아버지의는 매일같이 아들이 돌아올 그 길을 뚫어지게 바라보다 눈이 짓물러 멀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아버지의 눈에는 초점이 없습니다. 시력을 상실한 노인은 눈이 멀기까지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말해줍니다. 아들을 감싸고 있는 아버지의 두 손은 서로 다릅니다. 왼손은 힘줄이 그대로 드러난 투박한 손인데 이 손은 아버지를 상징하는 것이고, 오른손은 매끈한 손으로 자상하고 부드러운 어머니를 상징합니다. 아버지의 강함과 어머니의 부드러움을 이 두 손을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탕자의 왼발은 신발이 벗겨진 채 상처투성이이고, 오른발의 신은 다 망가져 있습니다. 이것은 그의 삶이 얼마나 가난에 찌들어 고달팠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잃어버린 사람의 모습입니다. 탕자는 겉옷은 없고 오직 속옷만 입고 있는데, 그것은 옷이라기보다는 헝겊을 두룬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죄수와 같이 삭발한 탕자의 머리는 스스로 죄인임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아들의 얼굴 모습은 마치 어머니의 뱃속에 머물고 있는 태아의 모습과도 흡사합니다.

   이것이 우리가 돌아갈 아버지의 품이라는 것입니다. 헨리 나누웬은 자신의 모습이 바로 이 탕자와 다르지 않다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탕자는 아버지의 아들로 아버지께 돌아온 것이 아닙니다. 그는 오직 품꾼으로 써 달라고 돌아왔을 뿐입니다. 너무너무 배가 고픈데 먹을 것이 없어서, 그래서 굶어죽을 것만 같기에 굶어죽기 싫어서 돌아온 것뿐입니다.

   그가 아버지를 떠날 때에는 뭐든지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유산으로 받은 것을 가지고 가서, 해보고 싶은 것 마음껏 하며 살고 싶었습니다. 아버지 집에 머물러 있을 때에는 해보지 못한 것을 마음껏 해보고 싶었습니다. 어쩌면 아버지에게 귀속된 존재가 아니라, 떳떳하게 독립된 ‘나’로 살고 싶었는지도 모릅니다. 아버지 없어도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고, 아버지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살게 되었다는 해방감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는 자신이 꿈꾸던 모든 것을 잃어버렸습니다. 돈이 그에게서 사라지자 모든 것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그가 아버지께 받아 갔던 유산만 잃은 것이 아닙니다. 허랑방탕하며 돈을 쓸 때 누렸던 쾌락도 사라졌습니다. 쾌락은 고사하고 죽도록 일만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죽도록 일을 해도 배불리 얻어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돈을 물 쓰듯 할 때 그의 주변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다 떠나가고 그는 외톨이가 되었습니다. 돈이 많을 때에는 친구도 많았을 것이고, 쾌락을 위해서 예쁜 여인도 살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두 떠나가고 그의 주변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의 곁에 마지막 남은 것은 그가 치던 돼지들뿐이었습니다. 유산을 받고 아버지 집에서 나올 때에는 해방감도 있었고 자유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모든 것을 잃고 돼지 치는 사람으로 전락했을 때에는 자유는 고사하고 그는 노예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고 맙니다.

  그래도 마지막 남은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아버지 집에 대한 추억과 그리움입니다. 아버지 집에 있을 때 누렸던 자유, 아버지 집에서 먹을 것 걱정 없이 살던 그 행복했던 시절, 품꾼조차도 배불리 먹던 아버지의 집에 대한 추억은 남아 있었고, 아버지 품이 그리워졌습니다. 그래서 그는 아버지께로 돌아가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결코 쉽진 않았지만, 그는 비참한 자신의 삶의 자리를 박차고 아버지께로 달려갑니다.

   아버지의 아들인 아닌 품꾼으로 돌아온 아들을 아버지는 아들로 반갑게 맞아줍니다. 거지의 몰골이 되어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으로 집을 향해 오는 아들을 보자, 아버지가 먼저 달려가 그를 안아 줍니다. 안아주는 그 행동 하나에 아버지가 아들을 맞는 모든 마음이 담겨져 있습니다. ‘왜 아버지 곁을 떠나갔느냐?’는 책망도 없습니다. ‘가져간 돈 다 어디에 썼느냐?’는 추궁도 없습니다. ‘왜 몰골이 이 모양이냐?’는 호통도 없습니다. 그저 눈물로 아들을 안아줄 뿐입니다.

   앞서 보았던 렘브란트의 그림에서 아버지의 품에 안긴 아들은 한쪽 귀를 아버지의 가슴에 대고 있습니다. 왜 탕자는 자신의 한쪽 귀를 아버지의 가슴에 대고 있는 것일까요? 어쩌면 그는 아버지가 가슴으로 말씀하시는 사랑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죽었다가 살아난 아들을 가슴에 품은 아버지의 심장 뛰는 소리를 듣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내가 너를 이렇게 사랑한단다.’하는 아버지의 심장소리를 듣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아마도 그 소리가 들렸을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를 품에 안아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리고 오늘도 그 안아주시는 가슴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속삭이십니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내가 너를 오랫동안 기다렸노라.’고 말입니다.

   신명기 1장에서 모세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이렇게 선포합니다. “광야에서도 너희가 당하였거니와 사람이 자기의 아들을 안는 것 같이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너희가 걸어온 길에서 너희를 안으사 이곳까지 이르게 하셨느니라.”(신명기 1:31) 40년 동안의 광야생활을 마감할 즈음에 하신 말씀입니다. 지난 40년의 광야 생활하는 동안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걸어온 모든 삶의 여정 속에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안으사 여기까지 이르게 하셨습니다.

   우리 하나님은 안아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광야와 같은 세상에서 힘들고 지친 모습으로 살아갈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안아주십니다. 광야와 같은 세상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알지 못할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안아 우리가 있어야 할 그곳까지 안전하게 인도해 주십니다. 때로는 하나님을 멀리 떠나 세상의 것들을 즐기다가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돌아올 때에도 우리의 아버지이신 하나님은 우리를 책망하지 않으시고 그저 우리를 안아주십니다.

  헨리 나우웬은 렘브란트의 ‘탕자의 귀환’이란 그림을 감상하면서 마지막 이런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우리는 작은 아들을 닮는 것이 아니라 돌아온 아들을 따뜻하게 맞아 안아주시는 하나님을 닮아야 한다고 말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아버지에게로 돌아가는 탕자의 삶을 넘어서 그 탕자를 사랑하시고 기다리시고 용서하시고 안아주시는 아버지의 삶으로 나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체험했다면 이제 우리가 아버지가 되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안아주기를 기다리는 영혼들이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에서 힘들고 지쳐 있는 영혼들을 안아주어야 합니다. 아직까지 하늘의 위로를 경험하지 못한 영혼들을 안아주어 하늘의 위로를 경험하게 해 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의 안아주심을 경험한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독일의 유명한 심리학자인 이름트라우트 타르(Irmtraudt Tarr)는 그의 책 『페퍼민트-나를 위한 향기로운 위로』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한 번의 포옹이 수천 마디의 말보다 더 많은 것을 말해줍니다. 포옹에 익숙하지 않더라도 누군가를 안아보십시오. 따뜻한 포옹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습니다. '당신이 있어 기쁘다'는 것을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주십시오. 그것은 상대방은 물론 당신의 영혼에도 좋은 일입니다.”

   여러분, 우리 주위를 돌아보며 내가 안아 주어야 할 사람은 없는지 찾아보십시다. 그리고 누군가가 내 품에 안기기를 원한다면 주저 없이 안아주십시다. 우리를 안아주시는 하나님의 마음으로 말입니다. 내가 힘든 누군가를 안아 줄 때 그는 내 품에서 하나님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게 될 것이고, 안아주는 나의 가슴 역시 하나님의 사랑으로 가득 채워지게 될 것입니다.

< 2015년 8월 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