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을 불러 주신 주님

< 본문 - 요한복음 10:1-6 >

  김춘수(金春洙, 1922-2004) 시인이 쓴 ‘꽃’이라는 제목의 시를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우리 모두는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신 후에 아담에게 들짐승과 각종 새들의 이름을 지어 부르시게 하셨습니다. 창세기 2:19절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 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무엇이라고 부르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가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부르는 것이 곧 그 이름이 되었더라.” 왜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붙으실 때에 당신이 직접 하지 않으시고, 아담에게 이름을 지어 부르라고 하셨습니까? 이름을 지어 준다는 것에는 아주 중요한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그 첫 번째는 이름을 지어준 사람은 자신이 이름을 붙인 그것에 책임을 아버지가 진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자식의 이름은 아버지가 지어줍니다. 아버지가 자식의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은 그 자식이 장성한 사람이 될 때까지 그들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자식이 힘든 일을 겪을 때에는 그것을 이겨나갈 수 있도록 기도로 돕고, 어려운 문제 앞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있을 때에는 그것을 풀어갈 수 있는 지혜로운 방법을 조언해 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 자식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도록 말입니다. 그것이 책임입니다. 특별히 아담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세계에 대해서 관리하도록 책임을 위임받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아담에게 그런 책임이 있음을 알리시기 위해서 아담으로 하여금 이름을 지어 부르게 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으로 하여금 들짐승들과 각종 새들에게 이름을 지어 부르게 하신 두 번째 이유는 이름을 지어준 그것과 서로 관계를 맺고 소통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름을 갖는다는 것은 개별성을 갖는다는 뜻입니다. 개별적으로 하나하나에 이름이 주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그 하나하나에 독특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에 의미를 갖는다는 것은 그것과 관계를 맺고, 그 관계가 특별함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제가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를 제가 잘 아는 사람에게 소개한다고 생각해 보십시다. 제가 여러분 가운데 한 사람을 소개하면서 ‘이 분은 우리 교회 교인입니다.’ 그렇게 소개하는 것과 ‘이분은 우리 교회 집사님입니다.’ 이렇게 소개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리고 ‘이 분은 우리 교회 집사님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과 ‘이분은 우리 교회 아무개 집사님입니다.’라고 소개하는 것은 또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거명하며 소개하는 것은 소개하는 사람에게 이분이 나 자신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이고, 나와 얼마나 친밀한 관계인가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그만큼 이름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아담이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들에게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것은 아담에게 그것들 하나하나가 그만큼 소중한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에게 하나하나에게 이름을 지어주라고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만들어놓으신 그것들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그것들과 아름다운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의 이름을 갖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내 이름을 한 번도 불러주지 않는다면 내 이름이 무가치한 것이 되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별로 의미없는 존재가 되었다는 뜻입니다. 김춘수 시인이 ‘꽃’이라는 시에서 노래한 것처럼, ‘내가 그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저 들판에서 바람결에 따라 흔들리는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지만, 내가 그것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에 그것은 나에게 다가온 아름다운 꽃’이 됩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의미있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그가 내 이름을 안다는 것이고, 그가 내 이름을 부른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서 아무리 ‘잘 아는 사람’이라 말할지라도 그 사람의 이름을 모른다거나 그 사람의 이름을 잊어버린다면 그 사람은 내게 결코 소중한 사람이 아닙니다. 소중한 사람은 그 이름을 압니다. 그 이름을 부릅니다. 그것도 아주 사랑스럽게 그 이름을 부릅니다.

   그러면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기억 속에 담고 있는 이름이 몇 개나 됩니까? 반대로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내 주변에 몇 명이나 됩니까? 내가 기억하고 있는 이름이 곧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 될 것이고, 내 이름을 기억하고 있는 사람과 나는 오늘도 아름다운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우리에게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우리의 이름이 얼마나 중요한가 하는 것은 내게 붙여진 내 이름의 뜻이 고상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얼마나 고상한 이름을 가졌느냐 하는 것 때문에 우리가 고귀한 삶을 사는 것이 아닙니다. 때론 그럴 수도 있습니다. 내게 주어진 이름처럼 우리가 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학생이라는 이름이 붙여져 있으면 학생답게 사는 삶이 요구됩니다. 그리고 학생은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우리에게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인답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인답게 살 때 우리는 이름값을 하며 사는 것이 됩니다. 그래서 때로는 우리에게 붙여진 이름답게 사는 것이 요구되기도 하고, 이름답게 살기 위해서 노력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 보면 이름값을 하지 못한 채 사는 사람들도 많이 있음을 압니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붙여진 이름 못지않게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사는 것이고, 더 중요한 것은 그 이름에 걸맞게 살기 위해서 우리는 누군가와 관계맺음을 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와 주님과의 관계를 양과 목자의 관계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우리 주님은 양의 목자이십니다. 3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의 목자이신 주님께서는 자기의 양인 우리의 이름을 각각 불러 양의 우리에서 인도하여 내십니다. 이것은 굉장히 중요한 말씀입니다. 일반적으로 목자 한 사람이 적게는 약 30마리, 그리고 많게는 약 75마리의 양을 돌본다고 합니다. 70마리가 넘는 양을 돌보는 목자라 하더라도, 목자는 그 양들의 이름을 다 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볼 때에는 양이 거의 비슷비슷하게 생겨서 그놈이 그놈 같을지라도, 목자는 양 한 마리 한 마리의 특징을 잘 알고 있고, 그 이름까지도 다 알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녁에 양떼를 우리에 가둘 때에는 마치 출석체크를 하듯이 양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에 거둬들입니다. 그리고 아침에 양에게 풀을 뜯어먹게 하기 위해서 우리에서 양을 이끌어낼 때에도 양 한 마리 한 마리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에서 이끌어냅니다. 그것이 진정한 목자입니다.

  여러분, 왜 목자는 양떼를 우리에 들이며, 또 우리에서 이끌어낼 때 양의 이름을 부르겠습니까? 만일 목자가 양떼를 귀찮게 여긴다면 양이 우리에 들어갈 때에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그렇게 숫자를 세고, 자신이 50마리의 양을 돌본다면 50마리가 다 우리에 들어왔는지만 확인해도 됩니다. 아침이 되어 우리에서 양을 이끌어낼 때에도 몇 마리가 우리 밖으로 나왔는지 그 숫자만 세어도 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말씀하고 있는 참 목자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양들에게 이름을 다 붙여놓고는 양떼가 우리에 들어오고 나갈 때에 꼭 그 이름을 부릅니다. 왜 그럴까요? 왜 목자는 양의 이름을 부릅니까? 그것은 양을 그만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그 이름을 가진 그 양의 모습뿐만이 아니라 특징과 상태까지도 다 안다는 것입니다. 이름을 부르면서 양떼를 우리에서 이끌어낼 때에는 그 양이 밤새 이상이 없었는지, 혹시 아프지는 않았는지를 살핍니다.

   여러분, 양을 사랑하는 목자가 아침이 되어 양떼를 우리에서 이끌어내는 모습을 상상해 보십시다. 양떼가 한꺼번에 우르르 몰려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목자는 우리의 문을 열어놓고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부르며 양을 밖으로 내 봅니다. 그리고 사랑스럽게 아침 인사를 나눕니다. ‘스테판, 밤새 이상이 없었지? 오늘 하루도 풀 잘 뜯어먹고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 ‘토마스, 어젠 풀을 많이 뜯지 못했으니 오늘은 앞장 서 가면서 좋은 풀을 네가 먼저 먹어야 한다.’ ‘피터, 어제 다리를 접질렀는데, 자고 나니 괜찮지? 오늘도 건강하게 뛰어놀아야 한다.’ 그러면서 목자는 양 한 마리 한 마리에게 친절하게 인사를 나눕니다. 그런 목자의 사랑스런 소리를 듣고서 양떼는 한 마리 한 마리 밖으로 나와 하루를 시작합니다. 그 목자의 사랑스러운 아침 인사를 하는 말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양들은 얼마나 행복하겠습니까?

   여러분, 사랑스럽게 양떼를 우리에서 이끌어내면서 다정하게 양의 이름을 불어준 그 목자가 바로 우리 예수님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은 우리의 이름을 다 아십니다. 우리가 수많은 군중 가운데 파묻혀 예배를 드리고 있어도, 주님께서는 우리의 이름을 아시고 우리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어오십니다. ‘아무개야, 네가 오늘 나를 만나러 왔구나. 네 마음을 내가 안단다. 네가 지금 얼마나 피곤한지도 알고, 네가 지금 무엇 때문에 걱정하고 있는지도 안단다.’ ‘아무개야, 너의 찬송소리가 악기소리에 파묻혀 잘 들리지 않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나는 네 찬송소리를 듣고 있단다.’ 우리 주님은 지금도 우리를 그렇게 아십니다.

   우리가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살아갈 때 우리는 결코 익명성으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세상에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하나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목하여 보시는 ‘바로 그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입니다. 양떼가 들녘에서 풀을 뜯고 있을 때 우리가 보면 별반 다르지 않는 그저 양떼일 뿐일지 모르지만, 목자가 볼 때에는 그 한 마리 한 마리에 다 이름이 있고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목자는 어떤 이름을 가진 양이 풀을 잘 뜯고 있는지, 어떤 이름을 가진 양이 풀을 뜯지 못하고 한쪽 구석에서 쭈그려 앉아 있는지를 자세하게 살핍니다.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이 그렇습니다. 때로 우리는 우리가 힘들 때 하나님께서 나를 지켜주지 않으신다고 투덜거릴 때도 있습니다. 마치 내 주변에 아무도 없고, 나 홀로 외톨이로 살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우리를 주목하여 보십니다. 그리고 내 이름을 부르시며 ‘아무개야, 내가 너를 지켜보고 있노라. 힘을 내거라.’ ‘아무개야, 걱정하지 말아라. 내가 네게 힘을 주노라.’ 그렇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여러분의 이름을 부르시는 그 음성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기도할 때 ‘아무개야. 내가 네 기도를 들었노라.’라고 말씀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신 적이 있으십니까? 찬송할 때 ‘아무개야, 네 찬송을 내가 기뻐하노라.’ 우리가 힘들어 지쳐 있을 때 ‘아무개야, 힘 내거라. 내가 너와 함께 있단다.’ 그렇게 내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확신하건대 내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면, 그 한마디로 인해서 우리는 평생 하나님을 잃어버리지 않을 것입니다. 내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다면,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일이 내 앞을 가로막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결코 낙심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창세기 16장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가 출산을 하지 못하자 아브라함과 사라는 사라의 몸종 하갈을 통해서 자식을 얻기로 합의하게 되고, 그들의 계획대로 사라의 몸종인 하갈이 아브라함의 아이를 잉태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아브라함의 아이를 잉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하갈이 교만한 마음이 들어서 여주인 사라를 멸시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아이를 가진 몸종에게 멸시를 당하자 사라는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브라함과 의논한 후에 몸종인 하갈을 호되게 군기를 잡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하갈이 사라의 구박을 견디지 못하고 그 집에서 도망치고 맙니다. 하갈이 도망을 칠 때 하나님의 사자가 하갈에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합니다. “사래의 여종 하갈아. 네가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 가느냐?”(창세기 16:8) 하갈은 주인의 집에서 도망쳐 나왔을 때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게 됩니다. 그리고 그 음성을 들은 후에 하나님의 지시대로 다시금 사라에게로 돌아가 아이를 낳게 됩니다. 그 아이가 이스마엘입니다.

   그리고 창세기 21장에 또 이런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갈이 아브라함의 집에서 도망쳤다가 되돌아간 후 약 20여년의 시간이 흐른 뒤입니다. 사라가 이삭을 낳았고, 이삭이 젖을 뗄 때 집안에 큰 잔치가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이삭보다 15살이 더 많은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이 이제 막 젖을 뗀 이삭을 놀리는 것을 사라가 보게 됩니다. 자신의 아들이 이스마엘에게 희롱당하는 모습을 본 사라는 하갈과 이스마엘을 쫓아내고 맙니다. 쫓겨난 하갈과 이스마엘이 브엘세바 광야에서 물이 떨어져 죽음 직전까지 갔을 때 다시금 하나님께서 하갈에게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갈아, 무슨 일이냐? 두려워하지 말라. 하나님께서 저기 있는 아이의 소리를 들으셨나니 일어나 아이를 일으켜 네 손으로 붙들라. 그가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창세기 21:17-18) 그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용기를 낸 하갈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자신의 아들 이스마엘을 통해서 큰 민족이 이루어감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갈은 두 번씩이나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사래의 여종 하갈아!’ 하는 음성과 ‘하갈아!’하는 음성입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갈은 고통스러운 삶의 자리에서 용기를 내어 일어설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절망적이고 자신의 삶에 죽음 밖에 없을 것만 같던 상황에서도 용기를 내어 일어날 수 있었고, 아들 이스마엘을 통해 큰 역사를 이루어가시는 하나님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하갈이 하나님께 버림받은 여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브라함에게 이삭은 믿음의 후계자이고, 이스마엘은 버림받은 자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하나님께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이삭을 사랑하신 것처럼 이스마엘도 사랑하셨습니다. 아브라함과 사라를 사랑하신 것처럼, 사라의 몸종이었던 하갈도 사랑하셔서 그가 고통 가운데 울부짖을 때 그에게 나타나셔서 그의 이름을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곤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용기를 주셨습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잘못하여 하나님의 뜻을 거스를 때에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고는 우리로 하여금 바른 길에 서도록 격려하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선한 일을 위하여 열심하다가 낙심되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고는 힘을 내라고 말씀하십니다. 때로는 너무너무 힘든 인생의 짐을 지고 고달파 울부짖을 때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찾아오셔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걱정하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성경에 나오는 수많은 믿음의 선배들이 하나님께서 그들을 부르시는 음성을 들었습니다. 특별히 이름을 부르시며 그들을 찾아가셨습니다. 미디안 광야에서 40년 동안 양치기를 하던 목동 모세를 찾아가셔서 하나님께서 ‘모세야 모세야!’(출애굽기 3:4)하고 부르셨습니다. 그 부르시는 음성을 듣고 모세는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내는 위대한 민족의 지도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주님께서도 이름을 부르시며 사람을 만나주셨습니다. 돌무화과나무에 올라가 있던 삭개오를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삭개오야!’(누가복음 19:5)라고 불러주셨습니다.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는 그 음성을 듣고 삭개오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영접하였고, 변화된 새 삶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교회와 예수 믿는 사람들을 박해하는 일에 열심했던 사울이라는 청년이 다메섹을 향해 가고 있을 때 우리 주님께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사도행전 9:4)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는 부활하신 주님의 그 음성을 듣고 사울이라는 청년은 바울로 변화되어 세계 복음화를 위해 일평생 헌신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것뿐만이 아닙니다.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나 무덤 속에 묻힌 나사로를 향하여 우리 주님께서는 ‘나사로야! 나오라!’(요한복음 11:43)라고 큰 소리로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을 부르시는 그 주님의 음성을 듣고 죽은 지 4일이나 지난 나사로가 벌떡 일어나 무덤 밖으로 나왔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는 우리 주님의 음성이 들려지는 곳에는 기적이 일어납니다. 사람이 변화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죽은 자도 살아나는 역사가 일어납니다.

  여러분, 내 이름을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어보셨습니까? 지금도 나에게 눈길을 맞추며 사랑스럽게 나를 향하여 부르시는 그 음성을 듣고 계십니까? 혹 우리 가운데는 ‘주님은 내 이름을 안 부르셔. 다른 사람의 이름은 부르실지 모르지만 내 이름은 한 번도 불러보신 적이 없어.’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 주님은 늘 우리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우리가 듣지 못했을 뿐입니다. 어린 사무엘처럼 말입니다. 사무엘이 어렸을 적에 엘리 제사장 아래서 훈련을 받고 있었습니다. 그 때 아이 사무엘에게 하나님께서 찾아오셔서 그를 부르셨습니다. 그런데 어린 사무엘은 그게 자신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엘리 제사장이 자신을 부른 것이라고 생각하고는 엘리 제사장에게로 가서 ‘선생님 저를 부르셨습니까? 선생님이 부르셔서 왔습니다.’ 그렇게 말합니다. 세 번이나 그렇게 하나님의 부르시는 음성을 듣지 못하고, 선생님인 엘리 제사장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세 번이나 그런 일이 반복되자 엘리 제사장은 사무엘을 부르신 이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사무엘에게 다시금 네 이름 부르는 소리가 나거든 ‘여호와여 말씀하옵소서. 주의 종이 듣겠나이다.’ 라고 말하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렇게 해서 사무엘은 자신의 이름을 부르시는 분이 하나님이심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도 종종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시는데, 우리는 그게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음성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그냥 우연히 내 귀에 들려진 어떤 소리라고만 생각해버립니다. 때로는 세상에 수많은 소리들에 파묻혀 내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못한 채 살아가기도 합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내 이름을 부르고 계십니다. 우리의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오늘도 당신의 양인 우리의 이름을 부르십니다. 인자하고 따뜻한 목소리로 말입니다. 때로는 세미한 음성으로 말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는 결코 우리의 이름을 잊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아무리 깊은 절망의 늪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잊지 않으십니다.

   여러분, 아무리 힘들어도 낙심하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의 이름을 기억하시고 우리의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아무리 고달파도 포기하지 마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에게 찾아오셔서 우리의 이름을 부르시며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라고 말씀하십니다. 어떤 삶의 형편에서든지 두려워하지 마십시다. 오늘도 나를 찾아오신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부르시며 “너는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를 구속하였고 내가 너를 지명하여 불렀나니 너는 내 것이라.”(이사야 43:1)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어떤 유명한 사람이 내 이름을 기억해 준다면 얼마나 기쁜 일입니까? 내가 존경하는 사람이 내 이름을 부르며 나에게 아는 체 해 준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입니까?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선한 목자이신 우리 주님께서 내 이름을 아시고, 매일 내 이름을 불러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양을 우리에서 이끌어낼 때마다 목자가 양의 이름을 불러주는 것처럼, 매일 내 삶을 시작할 때마다 우리 주님께서 내 이름을 불러주십니다. 세상에 유명한 사람이 내 이름을 불러주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한 일일진대, 세상을 만드신 하나님께서 내 이름을 불러주신다면 그것보다 더 기쁘고 행복한 일이 세상에 어디 있겠습니까? 내가 힘들 때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부르며 다가와 등을 두드려주며 ‘힘내, 걱정하지 마.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분명 용기가 날 것입니다. 하물며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오늘도 내게 다가와 내 이름을 부르시며 ‘아무개야, 걱정하지 마. 힘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씀하시는데, 어찌 우리가 낙심한 채 앉아 있을 수 있겠습니까? 오늘도 영의 귀를 열어 내 이름을 부르시는 하나님의 음성을 들으십시다. 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 음성을 듣고 용기 내어 살아가십시다.

< 2015년 11월 15일 주일 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