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은 반드시 다시 오신다.

< 본문 - 누가복음 19:11-27 >

  미국의 역사에서 1780년 5월 19일은 ‘암흑의 날’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날을 ‘암흑의 날’이라고 부른 이유가 있습니다. 그 날 미국의 동북부 대서양 연안에 있는 뉴잉글랜드(New England) 지역에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늘이 어두워지는 특이한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떠오른 해는 평소와 다름이 없이 맑고 선명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하늘은 어두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구름이 점점 낮아지더니 험악해졌고, 이어서 번개가 치고 우렛소리도 났습니다. 오전 9시 경이 되자 온 하늘은 구릿빛처럼 붉어져, 그로 인해서 땅과 바위들 나무들과 건물 등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보여졌습니다. 그런 후에 지평선 위에 좁다란 선만 남긴 채 온 하늘은 검은 구름으로 가득 차 버렸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의 마음은 두려움으로 가득하게 되었고, 하던 일들을 모두 멈추었습니다. 농부들은 밭에서 돌아오고, 목수와 대장장이는 일손을 멈추었고, 장사꾼들은 점포를 걷어치웠습니다. 학교도 수업을 중단하고 아이들은 무서움에 집으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오랫동안 지속된 그런 암흑으로 인해서 시내는 온통 아수라장이 되었고, 많은 사람들은 그것이 성경이 예언한 종말의 때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최후의 심판의 날이 온 것만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 때 뉴잉글랜드 지역 가운데 하나인 코너티켓(Connecticut) 주에서는 주의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의회 회의가 중반전에 들어왔을 때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기 때문에 회의를 연기하자는 동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원 중한 사람이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고 일어나 이렇게 발언했다고 합니다. “의장, 오늘이 최후의 심판의 날이든지 아니든지 상관할게 아닙니다. 만일 심판의 날이 아니라면 회의를 연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또 만일 심판의 날이라고 해도 우리의 의무를 알아야 합니다. 촛불을 켜고 회의를 진행할 것을 제의합니다.”

  여러분, 만일 이런 일이 지금 일어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갑자기 하늘은 암흑으로 변하고 이상현상이 일어나면서 마치 종말이 임한 것같은 현상들이 나타난다면, 그것이 마치 주님께서 재림하시는 날과 같이 느껴진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저는 코너티켓 주의회에서 발언을 했던 그 의원의 말이 지극히 신앙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록 오늘 주님이 다시 오신다 하더라도, 그래서 주님께서 온 인류를 심판하는 날이 바로 오늘이라 하더라도 우리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을 결코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초대교회 성도들 가운데는 주님께서 곧 재림하실 것이라는 생각에 하던 일을 멈추고 다시 오실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한다며 삶을 내팽개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곧 주님이 오실 텐데 일해서 뭐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일하지 않고 주님의 재림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재림신앙은 분명히 필요합니다. 우리의 신앙 가운데 하나가 ‘주님께서 다시 오신다’는 재림신앙이긴 하지만, 그 재림신앙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포기하게 만들진 않습니다. 사도 바울은 재림 신앙 때문에 일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에게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게 하라.”(데살로니가후서 3:11)고 엄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곧 오시는데 뭐 하러 일하느냐?’고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들에게 ‘그렇다면 먹지도 말고 주님 다시 오심만 기다리라.’고 핀잔을 준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 역시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이 왔을 때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하는 것을 말씀하시면서,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베드로전서 4:10)고 말씀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그 어떤 핑계를 댄다 하더라도 오늘 내게 주어진 일에 결코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가르쳐줍니다. 마지막 때가 가까웠다고 생각된다면 더욱 열심히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것이 선한 청지기의 모습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우리의 신앙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오늘 말씀은 마태복음 25장에 기록된 달란트 비유와 비슷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또 비슷한 단어들이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가 모두 302개의 단어로 구성되어 있고, 오늘 본문의 말씀은 286개의 단어로 되어 있습니다. 그 가운데 66개의 단어가 중복됩니다. 전체 내용 가운데 약 1/5이 중복되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 같긴 한데, 전체적으로 보면 나머지 약 4/5가 다른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마태복음 25장에 기록된 달란트 비유와 오늘 본문의 말씀은 다른 비유라 할 수 있습니다. 두 말씀이 서로 다른 말씀이라는 것을 몇 가지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집 주인의 신분이 다릅니다. 마태복음 25장의 달란트 비유에서 그냥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타국에 가면서 자기 종들에게 달란트를 나눠주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집 주인이 왜 타국에 갔는지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반면 오늘 본문은 ‘어떤 귀인’이라고 소개하면서 그가 왕위를 받아오기 위해서 먼 나라로 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마태복음 25장에서는 그 종들에게 나눠준 것이 달란트인데 비해 오늘 본문에서는 므나를 나눠주었다고 말씀합니다. 달란트는 보통 6,000 데나리온으로 일반적으로 노동자들의 20년치 품삯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므나는 100 드라크마(데나리온)로 일반 노동자의 3개월 치 품삯에 해당됩니다. 그러니까 나눠준 돈의 양에서도 엄청난 차이가 납니다.

   세 번째로 마태복음 25장에서는 그 종들의 능력에 따라 각각 나눠준 달란트가 달랐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5달란트를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두 달란트를 주고, 어떤 사람에게는 한 달란트를 주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열 명의 종들에게 은화 열 므나를 똑같이 나눠주었습니다. 즉 열 명의 종들이 모두 한 므나씩 받았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달란트 비유에서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일반 노동자의 100년 치 품삯에 해당하는 엄청나게 많은 돈을 받은 반면, 오늘 본문에 나오는 종들은 모두 3개월 치의 품삯만 받았을 뿐입니다.

   네 번째로 두 본문은 집 주인이 돌아와서 결산할 때에 종들이 남긴 돈의 양이 다르고, 종들이 받은 보상도 다릅니다. 마태복음 25장에서는 다섯 달란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달란트를 더 남겼고, 주인에게 칭찬을 받습니다. 두 달란트를 받은 사람 역시 두 달란트를 남겨서 주인에게 똑같은 칭찬을 받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는 어떤 종은 한 므나를 가지고 열 므나를 남겼는가 하면, 어떤 종은 그 한 므나로 다섯 므나를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남긴 것만큼 그들은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았습니다. 열 므나를 남긴 사람은 열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고, 다섯 므나를 남긴 사람은 다섯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았습니다. 그가 남긴 것만큼 주인으로부터 받은 것입니다.

   이런 여러 가지 것들을 비교하여 보면 오늘 본문의 말씀과 마태복음 25장에 기록된 달란트 비유는 분명 다른 비유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에 의하면 사람들은 하나님의 나라가 당장 나타날 줄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금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을 향해 가고 계십니다. 예수님의 제자들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올라가시면 예수님께서 왕이 되시는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특별히 오늘 본문 바로 앞인 누가복음 19:9절에서 예수님께서는 삭개오를 향하여 ‘오늘 구원이 이 집에 이르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면서 이 말씀을 하셨기 때문에 그런 구원이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나라가 곧 임박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오늘 본문의 말씀을 비유로 말씀하신 것입니다.

   어떤 귀인이 왕위를 받아오기 위해서 먼 나라로 가면서, 종 열 명을 불러놓고는 각각 한 므나씩을 나눠주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올 때까지 그 돈을 가지고 장사를 하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백성 중에 어떤 사람들은 그가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자를 보내서 그 사람이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으니 그를 왕으로 세우지 말 것을 간곡하게 간청하게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귀인은 왕위를 받아가지고 돌아오게 되고, 돌아와서는 한 므나씩 맡겨주었던 종들을 불러 어떻게 장사했고, 얼마나 이윤을 남겼는지를 결산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이 너무나도 잘 아는 역사적인 사건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태어나실 때 태어나신 아기 예수님을 죽이려고 했던 헤롯왕은 자기 자식들 세 명에게 자기가 통치하고 있던 땅을 나눠줍니다. 누가복음 3장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헤롯 안티파스는 갈릴리의 분봉 왕으로, 빌립은 이두래와 드라고닛 지방을 다스리는 분봉 왕이었습니다. 그리고 아켈라오가 유대 지방의 분봉 왕이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이스라엘은 로마의 통치를 받고 있었기 때문에 왕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로마 황제의 재가를 받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켈라오가 아버지의 왕위를 계승하기 위해서 로마 황제에게 재가를 받기 위해 로마로 갔는데, 유대 사람들은 아켈라오가 유대의 왕이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사절단을 구성하여 로마로 보냈습니다. 로마 황제가 아켈라오를 유대의 왕으로 인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켈라오는 로마 황제로부터 유대의 왕으로 인준을 받고 돌아오게 됩니다.

   이런 역사적인 사건은 두고두고 유대인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바로 그런 역사적인 사건과 비슷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 본문이 우리에게 강조하고자 하는 말씀의 의도는 그런 정치적인 것과는 다릅니다. 귀인이 왕위를 받으려고 간 곳을 ‘먼 나라’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먼 나라로 갔다는 것은 왕위를 받아오기 위해서는 제법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금방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나라는 당신들 생각하는 것처럼 금방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씀하기 위해서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집 주인이 왕위를 받아오기 위해서 먼 나라에 다녀오는 사이에 한 므나씩을 받은 종들은 주인이 부탁한 대로 그것을 가지고 장사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주인이 왕위를 받아가지고 왔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그 동안 어떻게 장사를 했는지 왕 앞에서 결산해야 합니다. 어떤 종은 한 므나를 가지고 열 므나를 남기게 되었고, 어떤 종은 받은 한 므나를 가지고 다섯 므나를 남겼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남긴 므나의 숫자만큼 고을을 다스리는 권세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한 므나를 받은 어떤 사람은 그것을 가지고 장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왕에게 이렇게 변명을 합니다. ‘내가 당신께 받은 한 므나를 가지고 장사를 하지 않고, 그것을 수건으로 싸 두었습니다. 당신은 엄한 사람인 것을 알고 무서워서 그랬습니다.’ 주인은 그 종을 ‘악한 종’이라고 책망하시면서 그에게 주었던 그 한 므나를 빼앗아버립니다.

   여러분, 우리는 주인에게 책망받은 이 종의 말에서 그가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먼저 그는 ‘내가 당신께 받은 한 므나를 수건에 싸 두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수건’은 신약성경 언어인 헬라어로 ‘수다리온’이라는 단어입니다. 이 수다리온이라는 단어는 ‘땀’을 뜻하는 ‘수도르’라는 말에서 유래된 말로, ‘손수건’이라는 뜻입니다. 그리고 ‘싸두었다’는 말은 주인께로부터 그것을 받은 이후로 줄곧 손수건에 싸두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땀을 닦아야 할 손수건에 장사하라고 받은 돈을 싸두었다는 것은 우리에게 아주 중요한 사실을 가르쳐줍니다. 땀을 흘리며 일할 때 사용해야 할 손수건을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주인께 받은 돈만 사용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그는 아예 땀 흘리는 것을 거부했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그는 주인께 엄한 꾸중을 들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러분, 우리는 땀 흘려 일하며 살아야 할 존재들입니다. 창세기 3장에서 선악과를 따먹고 죄를 범한 우리 인간에게 하나님께서 내리신 벌 가운데 하나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수고해야 먹을 것이 주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에덴동산은 땀흘려 일하지 않아도 먹을 것이 넘쳐납니다. 에덴동산 안에 있는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도록 허락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죄를 범하고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인간은 이마에 땀을 흘리며 수고해야 먹을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에덴동산에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에덴동산 밖에서 살아갑니다. 우리가 먹고살기 위해서는 땀을 흘리며 일을 해야 합니다. 세상 속에서 땀을 흘려 일한다는 것은 결코 세속적인 일이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삶의 방법입니다. 그래서 성경 어디에서도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게을리 해도 된다.’고 말씀한 곳은 없습니다. 신앙을 핑계 삼아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한 구절도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고, 우리에게 일할 수 있는 건강과 일할 수 있는 일감을 허락하셨다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 일해야 합니다. 비록 오늘 저녁 주님께서 재림하신다 하더라도 우리는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게 바른 신앙입니다.

   여러분, 신앙을 핑계로 내가 해야 할 일에 게을리 하지 마십시다. 기도해야 한다는 것을 핑계 삼아 가정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예배를 핑계 삼아 직장에서 내가 해야 할 일에 소홀해서는 안 됩니다. 기도할 시간을 갖기 위해서는 기도할 시간 전에 기도할 시간에 해야 할 일까지 최선을 다해 해놓아야 합니다. 주일에 예배드리고 주일을 지키기 위해서는 남은 6일 동안 남들보다 더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평소에 게으름을 피우다가 주일에 예배드려야 하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다면 그건 위선적인 신앙이 되고 맙니다. 하나님께서는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고 말씀하시면서 ‘엿새 동안은 힘써 네 모든 일을 행하라.’(신명기 5:13)고 말씀하십니다.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킨다는 것을 핑계대지 말고 평소에 힘써 일하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평소에 열심히 우리에게 주어진 일을 행한 후에 지킨 안식일이어야 그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킬 수 있습니다.

   여러분,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아야 할 손수건에 무언가를 싸두고서 그 손수건을 사용할 일이 없는 삶을 살지 마십시다. 우리는 이마에 땀을 흘리도록 성실하고 열심히 살아야 합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겠습니다. 주인으로부터 받은 한 므나를 손수건에 쌓아놓았던 그 종은 왜 그렇게 했을까요? 왜 그 종은 장사하라고 받은 그 돈으로 장사를 하지 않고 손수건에 쌓아놓았을까요? 왜 땀을 흘리지 않았을까요? 우리는 그 이유를 그 종이 주인에게 대답한 말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는 주인에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이는 당신이 엄한 사람인 것을 내가 무서워함이라. 당신은 두지 않은 것을 취하고 심지 않은 것을 거두나이다.”(21절) 이 말에서 우리는 이 종이 주인을 얼마나 잘못 알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맡겨두지 않는 것을 취하고 심지 않는 것을 거둔다는 말은 주인을 폭군처럼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습니까? 맡기지 않는 것을 달라고 한다면 그 사람은 폭력배입니다. 심지 않는 것에서 무언가를 얻기를 바란다면 그 사람은 불한당입니다. 지금 이 종은 자기 주인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자신에게 돈을 맡긴 것 자체를 두려워했습니다. ‘왜 나에게 돈을 맡기지? 나중에 돈을 맡겼다는 것을 핑계 삼아 내게서 많은 것을 뜯어가려 한 것 아니야!’ 이렇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래서 두려워서 주인이 준 돈을 손수건에 그대로 싸놓았습니다. 주인이 돈을 달라하면 그 돈만 그대로 내놓으려고 말입니다. 뿐만 아니라 본문 27절의 말씀에 의하면 그 종은 자기의 주인이 왕 되는 것을 원치 않았습니다. 주인을 폭력배나 불한당 같이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람이 왕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런데 주인은 그런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불한당이나 폭력배와 같은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가 게으름에 빠지게 됩니다. 곧 주님께서 재림하실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도 하나님을 잘못 이해했기 때문에 일하지 않고 게으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저녁 주님이 재림하신다 하더라도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하길 원하십니다. 내게 맡겨주신 일에 어느 한 순간인들 게을리 하는 것을 원치 않으십니다. 그런데 그런 하나님의 뜻을 알지 못하고, 일하지 않고 하얀 옷을 입고 성전에서 주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것을 더 기뻐하신다고 생각하면 그 사람은 일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 이 주인은 다시 오실 주님을 가리킵니다. 이 땅에 오신 주님은 다시금 하나님께로 돌아가셨습니다. 그리고 왕권을 가지고 다시 오실 것입니다. 천사장의 나팔소리와 함께 이 땅에 심판하실 주님으로 다시 오십니다. 반드시 다시 오십니다. 그 때 주님께서는 우리에게 맡겨놓으신 것을 찾으실 것입니다. 그 때 말도 안 되는 변명으로 변명을 늘어놓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는 통하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우리가 우리 이마에 땀을 흘리며 일하는 것을 원하십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심을 기다리는 신앙이 결코 우리를 게으르게 만들지 않습니다. 주님의 오심을 기다릴수록 우리는 더욱 선한 일에 힘써야 합니다. 우리에게 맡겨주신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히브리서 10장에서는 ‘마지막 때가 가까울수록 사랑과 선행을 서로 격려하며 모이기를 힘쓰라’고 말씀하십니다. 베드로전서 4장에서는 ‘마지막이 가까웠으니 각각 은사를 받은 대로 하나님의 여러 가지 은혜를 맡은 선한 청지기같이 서로 봉사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께서 다시 오실 날을 소망하며 마지막 때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믿음으로 사십시다. 왕이신 우리 주님께서는 반드시 다시 오십니다. 왕이신 우리 주님께서 다시 오실 그날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겨주신 것을 이마에서 흐르는 땀을 닦는 손수건에 싸두지 마십시다. 우리의 이마에는 땀이 흘러야 합니다.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는 신앙입니다.

< 2015년 12월 6일 주일 낮예배 - 대림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