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

< 본문 - 고린도후서 3:1-6 >

  요즘에는 편지를 많이 쓰지 않습니다만, 옛날에는 통신수단이 발달하지 못해서 사람들이 가장 많이 쓰는 통신수단이 편지였습니다. 그런데 문명이 발달하면서 요즘은 편지 쓰는 것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아마 우리들 가운데는 ‘요즘 편지 한 장 부치는데 얼마짜리 우표를 붙이는줄 아느냐?’고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대답을 잘 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삶에서 편지가 사라졌습니다. 편지 대신에 문자메시지나 카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소통의 도구가 되어버렸습니다. 문명이 발달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지만, 편지를 쓰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폐해도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기다릴줄 아는 인내와 설렘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편지를 써서 부친 후에는 답장이 올 때까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합니다. 그런데 카톡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는 그런 기다림이나 설렘이 없습니다. 금방 답장이 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지를 쓰는 문화가 사라지면서 잃어버린 것 가운데 또 하나는 따뜻함과 애정 어린 감성과 정성입니다. 편지를 쓰기 위해서 정성을 드렸던 그 노력이나 거기에서 묻어나는 따뜻함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저에게도 편지에 대한 따뜻한 추억이 몇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에 같은 반 친구와 주고받던 편지입니다. 약 4개월 동안 매일같이 서로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대학 입시를 앞두고 공부하기에 힘들었던 시절 하루의 삶을 돌아보면서 매일 일기 형식으로 편지를 써서 주고받던 추억이 있습니다. 그 친구가 나중에 제 하나밖에 없는 여동생을 빼앗아간 한동문 집사입니다. 두 번째는 저를 전도했던 친구에게 썼던 편지입니다. 커다란 전지에다가 빼곡히 편지를 써서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제 아내와 결혼하기 전에 약 3년 동안 주고받았던 편지들입니다. 당시 저는 서울에서 신학교에 다니고 있었고 아내는 전주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한 그 아쉬움을 편지로 주고받았는데, 그 편지가 박스 하나에 가득할 정도로 많은 편지가 오갔습니다. 특히 돌아가신 저희 장인께서 당신의 딸이 목사에게 시집을 가면 고생한다며 결혼을 반대하셨던 때인지라 그 내용들이 더욱 간절했던 것을 기억합니다. 그 편지들을 박스 하나에 가득 담아 가지고 다녔었는데, 전주로 오면서 폐기처분하고 말았습니다.

   아마 여러분에게도 나름대로 편지에 대한 추억이 하나쯤은 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연애편지를 대필해주다가 편지를 대신 써 준 사람과 정이 들어서 애인을 버리고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매일같이 보내준 애인의 편지를 전해주던 성실한 우편배달부를 사랑해서 우편배달부와 결혼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우리를 향하여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왜 사도 바울은 우리를 가리켜서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했을까요? 오늘 본문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우리가 다시 자천하기를 시작하겠느냐? 우리가 어찌 어떤 사람처럼 추천서를 너희에게 부치거나 혹은 너희에게 받거나 할 필요가 있느냐?” 물론 ‘아니오!’라는 대답을 전제한 질문입니다. 당시 고린도교회 내에는 사도 바울을 싫어하는 무리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유대주의자들입니다. 비록 예수를 믿고 교회 공동체 안에 들어오긴 했지만, 여전히 유대인들의 전통을 따라서 율법을 지켜야 구원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의 눈에는 ‘율법은 폐해졌고 믿음만이 구원의 조건’이라고 강조한 바울이 좋게 보일 리 만무했습니다. 그래서 율법의 행위보다 믿음을 강조한 사도 바울을 거짓 사도라고 비난했고, 고린도교회 교인들에게 사도 바울을 악평하는 말들을 퍼뜨렸습니다. 그들은 또한 예루살렘 교회 내에 존재해 있던 유대주의자들로부터 추천서를 받아, 자기들이야말로 정통성을 가진 교사라고 자부했습니다. 그런 유대주의자들 때문에 고린도교회 내에서는 사도 바울의 사도성을 의심하는 사람들이 생겨나게 되었고, 유대주의자들인 거짓 교사들의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고린도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우리가 다시 자천하기를 시작하겠느냐”고 묻습니다. 유대주의 거짓 교사들의 비난하는 말들이나 악평하는 말들에 대해서는 대꾸조차 할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그들은 예루살렘 교회에서 보내준 추천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날도 그렇거니와 ‘추천서’는 당시에 일반적으로 통용되던 일종의 소개장입니다. 그 사람의 직분이나 권한에 대한 위임장 또는 신임장과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바울에게는 그런 추천서가 없었습니다. 바울은 예루살렘 교회가 써준 추천서 때문에 사도가 된 사람이 아니라, 부활하신 주님으로부터 직접 부르심을 받고 사도가 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써준 추천서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우리가 어찌 어떤 사람처럼 추천서를 너희에게 부치거나 혹 너희에게 받거나 할 필요가 있느냐?” 그런 추천서가 필요 없다는 말입니다. ‘주님께서 위임해 주셨고 주님께서 보장해 주셨는데, 사람의 추천서가 없다고 사도가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느냐’ 그런 말입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우리의 편지 아니냐?” 바울을 대적하는 대적자들이 예루살렘 교회에서 보내준 추천서를 가지고 있다면, 나에게는 ‘너희가 추천서요, 너희가 편지이다.’ 그런 말입니다.

   대적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천서와 고린도교회 교인들의 마음속에 새겨진 사도 바울의 편지와는 몇 가지 점에서 비교가 됩니다. 첫 번째로 대적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천서는 당시 종이로 사용되던 파피루스에 쓰여진 것이지만, 사도 바울의 편지는 사람의 마음에 쓰여진 것입니다. 두 번째로 대적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천서는 잉크나 먹으로 쓰여진 것이지만, 사도 바울의 편지는 하나님의 영으로 쓰여진 것입니다. 세 번째로 대적자들이 가지고 있는 추천서는 종이에 쓰여진 것이기에 몇몇 사람들만이 볼 수 있는 것이지만, 사도 바울의 편지는 사람의 마음에 새겨진 편지이기에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분명하게 말합니다. ‘파피루스 종이에 쓰여진 추천서를 가지고 있는 대적자들은 사람의 편지를 가지고 있지만, 하나님의 복음을 위해서 부름 받은 나 바울의 편지들인 너희는 그리스도의 편지이다.’ 여기에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말은 ‘그리스도께 속한 편지’라는 말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의 마음속에 심겨진 복음은 누구의 복음입니까? 여러분이 예수를 믿어 구원받은 백성이 되고, 또 우리 전주남성교회 교인이 된 것이 누구의 뜻에 의해서, 누구의 역사에 의해서 되어진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이 가진 복음이 사람으로부터 주어진 복음이라면,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편지가 아니라 사람의 편지입니다. 여러분이 어떤 사람에 의해서 우리 교회 교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하나님의 편지가 아니라 그 사람의 편지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가진 복음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우리가 구원받고 우리 교회 교인이 되어 이렇게 함께 모여 예배를 드릴 수 있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고, 하나님의 은혜라고 믿는다면 우리는 지금 그리스도의 편지로 여기 있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교회 교인들을 향하여 ‘너희는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한 것에는 두 가지 중요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로 편지에는 그 내용이 있습니다. 편지의 내용에 따라서 붙여지는 이름도 달라집니다. 사랑하는 연인에게 사랑의 밀어로 보내진 편지를 우리는 ‘연애편지’라고 부릅니다. 예전에는 연말이 되고 날씨가 추워지면 전방에서 나라를 지키기 위해 수고하는 군인들에게 편지를 써 보냈습니다. 그런 편지를 ‘위문편지’라고 합니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들이 어버이날을 맞아 그동안 키워주시고 보살펴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감사해서 보내온 편지는 ‘효도편지’라고 합니다. 그 외에도 여러 종류의 편지가 있습니다. 협박하는 편지도 있구요, 별로 의미 없는 편지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무리 반가운 사람에게 온 편지라 하더라도 그 내용이 좋지 않으면 사람을 슬프게 만들기고 하고, 분노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부모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고 급하게 오는 편지가 기쁜 편지일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애인에게서 ‘이제 그만 헤어지자’는 내용을 담은 편지가 왔다면, 편지를 받는 순간에는 기쁘다가도, 편지를 읽고 난 후에는 그 기쁨이 슬픔으로 변하고 맙니다.

  여러분, 우리가 그리스도의 편지인데, 그리스도의 편지인 우리가 세상 사람들에게 어떻게 읽혀지고 있습니까? 우리가 우리 안에 어떤 내용을 담고 이웃에게 다가가고 있습니까? 사도 바울이 우리를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가 세상에 전달해 주어야 할 편지의 내용이 그리스도에 관한 것, 그리스도께서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해 주고 싶은 것들이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리고 그리스도께서 세상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내용이 무엇이겠습니까? 그건 한마디로 ‘사랑’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모두를 사랑하셨습니다. 우리만 사랑하신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고, 지금도 사랑하고 계십니다. 로마서 5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 5:8)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도 못할 때에, 하나님과 원수로 지내고 죄에 빠져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있을 바로 그 때에 하나님께서 우리 모든 인류를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주셨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그 독생자를 십자가에 못 박혀 죽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세상에 있는 수많은 사람들은 하나님의 그 사랑을 깨닫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받은 그 사랑이 얼마나 크고 놀라운지를 깨닫고 살고 있는데, 우리 주변에는 그 놀라우신 사랑을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우리는 그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주어야 할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과 우리의 모습을 통해 우리가 받은 놀라우신 하나님의 사랑을 전달해야 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삶에서 그런 하나님의 사랑을 읽어내도록 그들 앞에 공개된 편지가 되어야 합니다.

  종교개혁자 마르틴 루터(M. Luther)는 이렇게 말합니다. “그리스도인은 성경을 보고 예수를 믿지만, 그리스도인이 아닌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을 보고 예수를 믿는다.” 맞는 말입니다. 우리는 성경이 하나님의 사랑을 담고 있는 편지라는 것을 잘 압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고, 성경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하고, 선포되는 설교를 통해서 그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사랑받은 자답게 살겠다고 다짐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성경을 알지 못하는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의 편지인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의 사랑을 발견합니다. 여러분도 그랬을 것입니다. 우리 가운데 처음부터 성경을 읽고 ‘아, 하나님은 이런 분이구나. 예수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에 돌아가셨구나!’ 그렇게 먼저 깨닫고 예수 믿고 교회 나온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입니다. 누군가가 우리에게 하나님을 소개해줬고, 예수님에 대해서 알려줬기 때문에 우리가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믿음의 사람이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면 우리는 여전히 몰랐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우리 먼저 믿는 사람들은 세상 사람들을 향하여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사랑을 보여주는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그런 그리스도의 편지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삶으로, 우리의 성품으로, 우리의 습관이나 언어생활로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가 이제 막 초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 어린학생을 3개월만 가르쳐보면 그 부모가 교양이 있는지 없는지, 배운 사람인지 못 배운 사람인지, 믿음이 있는지 없는지, 그 아이에게 부모가 있는지 없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왠지 아십니까? 아이의 모습을 보면 부모의 모습이 다 보이기 때문입니다. 바꿔 표현하면 아이는 부모를 닮는데,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아이에게 전수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우리의 가정에서,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마다에게 그리스도의 편지답게 살아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들의 마음과 영에 새겨주신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살아있는 편지들이어야 합니다. 우리 안에 새겨진 이 사랑의 편지를 통해서 그리스도의 사랑이 내 이웃에게 전해집니다. 영으로 새겨진 이 사랑의 편지인 우리를 통해서 우리 주님의 복음이 증거되어야 합니다.

   이 말은 우리가 성인군자처럼 살아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의 마음에 담겨진 그리스도의 사랑, 우리의 영혼 깊은 곳에 새겨진 그리스도의 사랑을 우리의 말과 삶과 얼굴을 통해서 드러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말씨 하나하나를 통해서, 우리의 작은 삶의 자취들을 통해서, 그리고 우리 얼굴에 묻어나는 잔잔한 미소를 통해서 주님의 사랑을 증거하는 그리스도의 편지들이 되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편지는 누가 보낸 것이냐에 따라서 그 가치가 달라집니다. 편지는 누구의 편지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구의 편지냐에 따라서 받는 사람의 기쁨이 달라집니다. 오늘 본문에서는 우리를 ‘그리스도의 편지’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께서 친히 우리의 마음과 영에 글을 새겨주신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보내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입니다. 세상에서 그 어떤 편지보다 귀한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가장 위대하고 높으신 분의 편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세상에서 자랑스럽게 살아야 합니다.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져야 합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이 신명나야 합니다. 예수 믿는 것이 부끄러움이 되면 안 됩니다.

  어떤 미국 사람이 프랑스에 관광을 갔다가 파리에 있는 어느 골동품 가게에 들렀습니다.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진열장에 전시되어 있는 진주 목걸이 하나가 눈에 띄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것이라서 이미 색깔은 다 바랬지만, 진주 목걸이에 장식되어 있는 장식품이 그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얼마냐고 물어보았더니 500달러(약 60만 원)를 내라고 했습니다. 그는 좀 비싼 듯 했지만 장식품이 마음에 들어서 그것을 샀습니다. 그는 그것을 가지고 미국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는 한동안 자기의 보석 상자에 넣어놓고 그대로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러다 한 번은 급히 돈이 필요해서 프랑스에서 샀던 그 진주목걸이를 팔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오래된 것이라서 과연 얼마나 값을 쳐줄지 궁금한 마음으로 집 근처에 있는 보석 가게에 목걸이를 가지고 갔습니다. 보석 가게 주인은 그 진주 목걸이를 손위에 올려놓고 두꺼운 돋보기를 가지고 한참동안 감정을 하더니 상기된 표정으로 “제가 2만 달러(약 2천만 원)를 주겠습니다. 제게 파십시오.” 이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500달러를 주고 샀는데 2만 달러를 주겠다니 놀라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정신을 좀 가다듬기 위해서 일단 그것을 가지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다음날 그는 그것을 가지고 꽤 알려진 골동품 가게를 찾아갔습니다. 그 골동품 가게의 주인도 한참동안 감정을 하더니 옆에 있던 몇 사람을 불러 자기들끼리 회의를 한 후에 “5만 달러를 드리겠습니다. 그러니 이 진주 목걸이를 제게 파십시오.” 그렇게 말하는 것입니다. 그는 더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는 솔직하게 골동품 가게 주인에게 물었습니다. “아니, 색깔이 다 바랜 진주 목걸이인데 왜 그렇게 값이 많이 나갑니까?” 그러자 골동품 가게 주인은 의외라는 듯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니, 아직도 모르고 계셨습니까?”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돋보기를 진주 목걸이에 들이대면서 자세히 쳐다보라는 것입니다. 자세히 보니 거기에 깨알같이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조세핀에게. 황제 나폴레옹으로부터.” 그리고 오른편에는 나폴레옹 황제의 친필사인이 들어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가게 주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진주 목걸이의 자체만으로는 값이 얼마 나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적혀 있는 글씨와 나폴레옹의 친필 사인(sign) 때문에 그렇게 값이 많이 나가는 것입니다.” 목걸이 자체가 귀한 것이 아닙니다. 거기에는 한 시대를 주름잡았던 위대한 영웅 나폴레옹의 사인이 있기에 값비싼 목걸이가 된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 안에 있는 우리의 영혼이 왜 귀중합니까? 왜 우리 인생이 값나가는 인생이 되었습니까? 우리의 몸에 그리스도의 사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세상을 향해 그리스도의 편지로 나아갈 때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몸에 당신의 친필 사인을 해 주십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라디아서 6:17)

   여러분, 우리의 몸에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새겨진 그리스도의 흔적, 예수님의 흔적이 있습니다. 그 예수님의 흔적이 우리를 귀한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 그리스도의 편지로 세상에 나가도 결코 망신당하지 않고 담대하게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증인들로 살아갈 수 있게 됩니다.

   오늘 본문은 우리에게 말씀합니다. “너희는 그리스도의 편지라.” 그렇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들입니다. 하나님께서 당신의 영으로 우리의 마음에 써서 세상에 보내주신 편지들입니다. 그 편지에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의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우리의 이웃들에게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는 사람들이어야 합니다.

   여러분, 우리는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세상을 살리기 위해서 세상에 보내진 그리스도의 편지입니다. 그리스도의 편지인 우리의 삶을 통해서 세상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달하는 믿음으로 사십시다. 우리 안에는 그리스도의 사인이 새겨져 있습니다. 담대한 믿음으로 세상에 그리스도를 보여주십시다.

<2015년 12월 13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