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의 뚜껑을 제치고

< 본문 - 창세기 8:13-19 >

  여러분, 2016년 새해를 맞은 지 벌써 3일째입니다. 벽에 걸린 시계는 2015년 12월 31일이나 2016년 1월 1일이나 똑같이 돌아갑니다. 2015년 12월 31일에 떠오른 태양이나 2016년 1월 1일에 떠오르는 태양이 같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굳이 2015년 12월 31일과 2016년 1월 1일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월 1일이 되면 새해에 떠오르는 일출을 좀 더 일찍 보기 위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동해바다로 몰려가고, 높은 산 정상에 오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2016년이라는 새로운 해를 맞아 이틀을 지내고 삼일 째가 되었는데, 며칠 살아본 2016년이 2015년과 다른 것이 무엇이었습니까? 뭔가 다른 것을 느끼셨습니까? 어쩌면 2016년을 맞은 우리에게 ‘한 살 더’라는 나이의 무게만 우리의 어깨에 지워져 있는지도 모릅니다. 새해가 되었다고 우리의 삶에서 바꿔지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1월 1일자 신문에 ‘올해에 바꿔지는 것들’ 그러면서 여러 가지 법으로 규정되어 바꿔지는 것이 특집기사로 실리곤 합니다. 올해에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리 바꿔지는 것이 많이 있다 하더라도, 우리가 현실적으로 체험되는 환경이나 삶의 주변에서 느끼는 변화는 거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내 삶의 주변 환경에 바뀐 것이 거의 없다 하더라도, 새해를 맞은 우리의 마음은 분명 새로워져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국의 지성’이라고 불리는 이어령 교수가 쓴 ‘새해를 여는 기도’라는 기도문은 참으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창공을 높이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 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 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여러분, 새해에는 우리도 날개를 달라고 기도해 보십시다.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현실 세계가 암흑 같을지라도, 또 우리가 서 있는 자리가 벼랑 끝과 같을지라도 하나님께서 주신 희망과 영적 능력의 날개를 달라고 기도하십시다. 그리고 그 날개를 달고 새해에는 더욱 힘차게 비상해 보십시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새해 첫날을 세상 그 누구보다도 감격적으로 맞이한 노아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노아 시대에 온 세상은 죄악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창세기 6:5절의 기록에 의하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모든 계획이 항상 악할 뿐이었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뭘 생각하든지, 어떤 계획을 세우든지 그것들 중에 선한 것이 없었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죄악으로 가득 차 있는 사람들을 보시고는 근심하셨습니다. 그리고는 홍수로 심판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근심하셨다는 것은 우리 인간적인 표현으로 한다면 ‘하나님께서도 고민을 많이 하셨다.’는 말씀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그 지으신 것을 보시고는 너무너무 기뻐하셨습니다. 특별히 마지막 날 사람을 창조하시고는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창세기 1:31)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까지 창조된 이 세상이 하나님 보시기에 그렇게 좋았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세상이 인간의 타락과 죄악으로 더러워지고 말았습니다. 온 세상이 죄악으로 가득 찬 그 모습을 보신 하나님의 마음이 얼마나 안타까우셨을지 우리는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입장에서는 보시기에 심히 좋았던 그 세상을 심판하신다는 것이 결코 기쁜 일은 아니셨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죄악이 너무 가득 차 있었기에 심판하지 않으실 수 없었습니다.

   노아가 600세 되던 해에 하나님께서는 노아를 통해서 경고하신 것처럼 세상을 심판하셨습니다. 노아가 600세 되던 그 해 둘째 달 17일에 온 세상에 큰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아와 그의 가족 8명은 하나님께서 준비하라고 말씀하신 대로 방주를 만들어 그리로 들어갔고, 40일 동안 계속된 비로 인해서 온 세상은 물로 뒤덮이고 말았습니다.

   여러분, 40일 동안 쉬지 않고 비가 내린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더군다나 성경은 그날에 내린 비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큰 깊음의 샘들이 터지며 하늘의 창문들이 열려 사십 주야를 비가 땅에 쏟아졌더라.”(창세기 7:11-12) 우리 식으로 표현한다면 ‘하늘에 구멍이 났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것처럼 하늘에서 비가 쏟아져 내리는데, 하루 이틀이 아니라 40일 동안 계속해서 그렇게 비가 내린 것입니다. 그렇게 쏟아진 비로 인해서 땅에 있는 생물들이 다 죽었습니다. 얼마나 많은 비가 내렸을지 짐작하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방주 안에서 40일 동안 계속해서 내리는 비를 바라보는 노아와 그의 가족들이 어떤 심정이었겠습니까? 물론 하나님께서 세상을 심판하시는 일이라는 것은 분명히 알지만, 그래도 노아의 가족들은 계속해서 쏟아지는 그 비를 바라보면서 지긋지긋했을지도 모릅니다.

   그것만이 아닙니다. 비는 40일 동안 쏟아졌지만 땅에 가득했던 그 빗물이 사라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러야 했습니다. 홍수가 시작된 지 다섯 달이 지난 그해 7월 17일이 되어서야 온 지면을 덮고 있던 물이 빠지면서 노아의 방주가 아라랏산에 멈춰 섰고, 그로부터 두 달 반 정도가 지났을 때에야 산들의 봉우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홍수가 시작될 때로부터 거의 8개월 반은 비와 온 지면을 덮은 물들만 보며 살아야 했다는 말씀입니다.

  바로 그런 상황에서 노아가 방주에서 새해 첫날을 맞게 된 것입니다. 오늘 본문 13절에 ‘육백일 년 첫째 달 초하루에 노아가 방주의 뚜껑을 제치고 지면을 바라보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노아가 601세 되던 그 해 1월 첫날에 노아 방주의 뚜껑이 열리게 되었다는 말씀입니다.

   노아는 방주가 아라랏산에 머물 때부터 밖으로 난 창문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았습니다. 그 창문을 통해서 언제쯤 물이 빠질지 주의 깊게 관찰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창문을 통해서 까마귀와 비둘기를 밖으로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물이 얼마나 빠졌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말입니다. 그리고 실제로 비둘기를 내보낸 후에 비둘기가 돌아오지 않자 땅에서 물이 많이 빠져 이제는 살 수 있는 땅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노아는 지금까지 창문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했습니다.

   그런데 이제 새해 첫날에는 창문이 아니라 방주의 뚜껑을 제쳐버렸습니다. 뚜껑을 완전히 열어 제친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눈으로 직접 땅을 봅니다. 그래서 온 지면에서 물이 걷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방주의 뚜껑을 열어 제쳤다는 말은 이제 이후로 그 방주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본문에서 ‘방주의 뚜껑을 제치고’라는 말에서 제쳐 놓다는 말은 방주의 뚜껑을 완전히 분해해버렸다는 뜻입니다. 그 방주의 뚜껑은 우리가 간단히 생각하는 그런 뚜껑이 아닙니다. 방주의 크기만도 길이가 300규빗이고, 너비가 오십 규빗이나 됩니다. 길이가 무려 130m가 넘고, 너비가 22m가 넘는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길이가 일반적인 학교 운동장의 약 2배 정도 된다는 말입니다. 그 정도 크기의 배는 요즘도 쉽게 만들 수 없는 배입니다. 학자들에 의하면 아마도 노아의 방주의 크기가 약 5만 톤급 선박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정말로 어마어마한 크기입니다. 그렇게 큰 배의 뚜껑을 해체했다는 것은 다시는 그 방주를 사용할 일이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바꿔 말하면 그렇게 큰 배의 뚜껑을 해체해 버렸다는 것은 더 이상 그런 비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노아가 알았다는 뜻입니다. 이제 하나님께서 다시금 예전과 같이 어마어마한 홍수를 내리지 않으실 것입니다. 노아가 그걸 알았습니다. 만일 또 다시 비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뚜껑을 해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 고생했는데 말입니다. 그러기에 노아가 방주의 뚜껑을 해체하여 열어 제쳤다는 말은 하나님의 심판이 이제는 완전히 끝났고, 새로운 날이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렇습니다. 노아에게 1월 1일 새해 첫날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지나간 한 해는 온통 홍수로 점철된 한 해였습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노아는 2월 17일에 홍수가 시작될 때부터 그 해가 끝나는 때까지 방주 안에만 머물러 있어야 했습니다. 홍수로 인해서 방주 밖으로 나간다는 것을 생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1년 가까이를 그렇게 방주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은 여간 힘든 것이 아닙니다. 물론 방주 안에서 노아와 그의 가족들이 해야 할 일은 있습니다. 방주에 함께 타고 있던 다른 짐승들을 돌보는 일을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갇힌 공간에서 1년여의 시간을 그렇게 보낸다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은 아닙니다. 더군다나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이 계속되고 있는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1월 첫날부터 이제는 새로운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심판이 완전히 끝났습니다. 1년 가까이 갇혀있던 생활을 끝낼 날이 되었습니다. 이전까지는 방주 옆으로 난 창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과 소통해야 하는데, 이제는 하늘을 덮고 있는 뚜껑을 없애버렸습니다. 하늘이 활짝 열린 것입니다. 하늘을 향해서 막힌 것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열린 공간을 통해서 하늘과 세상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지면을 바라보니 지면에서 물이 걷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한 비참한 모습이 사라지고 없다는 뜻입니다. 1월 1일 새해 첫날에 노아가 그것을 확인했습니다. 노아에게 1월 1일은 바로 그런 날이었습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새해가 그런 날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우리는 지난 한 해 어두운 터널을 뚫고 온 것과 같이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특별히 중동호흡기증후군인 ‘메르스’라는 것 때문에 온 국민이 갇힌 생활을 해야 했습니다. 메르스에 감염된 사람이 있거나, 감염 우려가 있는 사람이 있는 곳은 모두 폐쇄되었습니다. 병원도 폐쇄된 곳이 많았고, 학교도 학생들의 등교를 포기한 채 교문을 걸어 잠그는 곳이 많았습니다. 심지어 순창의 어느 마을처럼, 한 마을 전체가 두 주 동안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곳도 있었습니다. 메르스는 단순히 어떤 공간만을 폐쇄시킨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도 닫게 만들었습니다.

   이제 올해에는 그런 일들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노아가 방주의 뚜껑을 열어 제친 것처럼, 우리들을 닫고 있던 모든 것들이 열려지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은혜의 해가 활짝 열려졌으면 좋겠습니다.

  노아가 방주의 뚜껑을 열어 제친 그 모습에서 생각나는 두 개의 장면이 있습니다. 그 하나는 창세기 28장에 나오는 야곱의 모습입니다. 야곱은 눈이 어두운 아버지로부터 형이 받아야 할 장자의 축복기도를 가로챈 후에, 형이 자신을 죽이려 하자 외갓집이 있는 하란으로 도망을 가게 되었습니다. 외갓집으로 도망을 가다가 벧엘에 이르러 해가 지자 야곱은 돌을 베개 삼아 잠을 청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꿈을 꾸는데 하늘 끝에 닿은 사닥다리를 보게 되고, 그 사닥다리 끝에 하나님께서 서 계신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 때 하나님께서 야곱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나님 여호와다. 지금 네가 누워 있는 이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겠다. 그리고 네가 어디를 가든지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너를 지켜주며, 너를 이곳으로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겠다.’(창세기 28:13-15) 그렇게 약속해 주십니다. 야곱은 거기에서 처음으로 하나님을 만나게 되고, 하나님을 ‘나의 하나님’으로 고백하게 됩니다. 그리고 하늘이 열리고 그곳에 서 계신 하나님을 뵙고 하나님께로부터 약속의 말씀을 듣게 됩니다.

   또 하나의 장면은 마가복음 1장에 나오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물에서 나오실 때에 하늘이 갈라지고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오는 모습을 보셨습니다. 여기서 ‘하늘이 갈라졌다’는 말은 하늘이 찢어졌다는 표현입니다. 굳게 닫힌 것만 같았던 하늘이 찢어지고 성령께서 예수님에게 내려오신 것입니다.

  여러분, 이 두 장면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하늘이 열렸다는 것입니다. 하늘이 열렸다는 것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막힌 것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삶의 자리들이 벧엘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야곱이 자신을 죽이려 하는 형 에서를 피해 도망가지만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했던 것처럼, 그리고 거기에서 ‘내가 너와 함께 하마. 내가 너를 지켜주마.’ 약속하신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던 것처럼, 올해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께서 함께 하시고 하나님께서 지켜주셔서 우리의 모든 삶이 형통해지기를 기도합니다. 야곱이 하란으로 가서 거기에서 20년의 세월을 보낸 후에 그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어 네 명의 아내와 12명의 자녀를 얻게 되었고,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그는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오면서 스스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주께서 주의 종에게 베푸신 모든 은총과 모든 진실하심을 조금도 감당할 수 없사오나 내가 내 지팡이만 가지고 이 요단을 건넜더니 지금은 두 떼나 이루었나이다.”(창세기 32:10) 지팡이 달랑 하나 들고 하란으로 내려갔는데,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하나님께로부터 엄청난 복을 받았다는 말입니다. 야곱이 그렇게 복을 받았던 이유가 바로 벧엘의 축복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꿈에 하늘 끝에 닿는 사닥다리를 보았고, 하나님의 약속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올해가 그런 벧엘의 약속이 주어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든 모든 것들을 열어 제쳐야 합니다. 특별히 하나님을 향하여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죄악입니다. 죄악은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듭니다. 우리의 마음을 굳은 성벽과 같이 만들어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하지도 못하게 하고,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그래서 성경은 계속해서 우리에게 죄악의 올무에 걸리지 말라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올해는 우리의 삶이 죄악의 노예가 되게 하지 마십시다. 하나님을 향하여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죄악과 우리 인간의 욕망을 버리고 사십시다. 노아가 방주의 뚜껑을 열어 제친 것처럼, 우리의 마음에서 죄악과 욕망의 뚜껑을 열어 제치고 하나님을 향하여 넓은 마음으로 나아가십시다.

  예수님께서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후에 하늘이 찢어지면서 성령께서 내려오신 것처럼, 우리와 하나님 사이를 가로막는 뚜껑들을 다 열어 제치고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삶을 사십시다. 예수님께서 3년 동안의 공생애를 성공적으로 사셨던 이유는 하나님의 영이 함께 하셨기 때문입니다. 성령께서 예수님을 도우셨고 지켜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삶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끝까지 완수하기 위해서는 내 힘으로는 불가능합니다. 하나님의 영인 성령께서 우리와 함께 하셔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에게 새 힘을 주셔야 합니다. 성령께서 우리를 도와 주셔야만 합니다.

  우리의 마음을 닫게 만드는 뚜껑을 모두 열어 제치고 성령께서 공급하시는 하늘의 신령한 힘을 공급받으십시다. 그러면 우리의 삶에 하늘 은총 가득한 나날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독일의 문호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는 그의 책 『파우스트』에서 ‘껍질을 벗지 못하는 뱀은 죽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습니다. 뱀은 정기적으로 껍질을 벗어야 합니다. 뱀이 자신의 껍질을 벗지 못하면 그 껍질이 칼과 같은 날카로운 도구가 되어 자신의 살을 찌릅니다. 그러면 뱀은 자신의 껍질 안에 갇혀 죽음을 맞게 됩니다.

   우리는 이제 지난날의 껍질을 벗어야 합니다. 노아가 방주 안에 계속 머물러 살수 없어 방주의 뚜껑을 열어 제치고 새날을 맞은 것처럼, 우리도 지난날의 껍질을 벗어버려야 합니다. 그래야만 2016년이 우리에게 은혜의 날이요 축복이 날들이 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껍질을 벗으면 우리에게 하늘이 열릴 것입니다. 야곱에게 하늘이 열린 것처럼, 예수님께 하늘이 열린 것처럼 우리에게도 하늘이 열리 것입니다.

< 2016년 1월 3일 주일낮예배 - 신년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