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요아스

< 본문 - 열왕기하 13:10-13 >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옛날 거대한 헬라제국을 건설했던 알렉산더(Alexander) 대왕의 휘하에 왕과 이름이 똑같은 ‘알렉산더’라는 병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병사는 아주 형편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늘 사람들로부터 ‘알렉산더, 저 못된 녀석!’이라는 비난을 받아, ‘알렉산더’라는 이름에 먹칠을 하고 다녔습니다. 그 이야기를 알게 된 알렉산더 대왕이 어느 날 밤 그 병사를 직접 찾아갔습니다. 그날도 그 병사는 술에 취해 엉망이 되어 있습니다. 알렉산더 대왕은 그 병사에게 호통을 치듯 물었습니다. ‘자네가 알렉산더인가?’ 황제가 직접 찾아와 자신의 이름을 묻자 그 병사는 정신을 바짝 차리며 ‘예, 제가 알렉산더입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알렉산더 대왕은 그 병사를 세워놓고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제 내가 명령을 내리노라. 자네 이름을 바꾸던가 아니면 자네의 삶을 바꾸던가 하게나!’

   알렉산더 대왕은 같은 이름을 가진 자신의 부하 병사로 인해서 늘 마음이 편치 않았을 것입니다. ‘알렉산더, 저 못된 녀석!’이라는 말이 들릴 때마다, 비록 그 알렉산더가 자신을 가리키는 말은 아닐지라도 결코 기분 좋을 리가 없습니다.

  사람에게는 이름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그 사람의 인격과 삶을 대변해주는 단어입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생각할 때 그 이름만 들어도 그 사람의 모습이 우리의 머리에 그려집니다. 여러분, 여러분 주변에 있는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려 보십시오. 그러면 그 사람에 대한 자신의 평가가 함께 떠오를 것입니다. ‘아무개’ 그러면 ‘아 그 사람? 참 신실한 사람이야.’ ‘그 사람, 정직한 사람이야.’ ‘믿을만한 사람이야.’ 그런 생각이 함께 떠오를 것입니다. 또 어떤 사람의 이름에는 ‘그 사람, 참 못됐어.’라든가 ‘그 사람, 형편없는 사람이야.’ ‘아무개? 별로야.’라는 생각이 같이 떠오를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의 이름을 생각할 때 그런 평가가 함께 기억되는 것은 평소 그를 보아온 자신의 생각 때문입니다. 물론 내가 생각하는 것과 그 사람의 됨됨이가 다를 수도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을 아주 짠돌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가 그렇게 아껴서 남몰래 좋은 일을 많이 하는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 많은 사람들이 그를 평가하는 그 평가는 그 사람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에 대한 이야기의 요약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지금 여러분의 이름은 다른 사람에게 어떤 이름으로 기억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때로는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지만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전혀 다를 수도 있습니다.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가 살아온 삶의 과정이 전혀 다른 길이었다면 그들을 평가하는 사람들의 평가도 역시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사람들만 우리의 이름에 평가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삶이 반영된 우리의 이름에 평가를 하신다는 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오늘 본문에 두 명의 요아스가 등장합니다. 오늘 본문 10절에 ‘유다의 왕 요아스의 제 삼십칠 년에 여호아하스의 아들 요아스가 사마리아에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 명은 남 유다의 여덟 번째 왕인 요아스이고, 다른 한 사람은 북 이스라엘의 열두 번째 왕인 요아스입니다. 물론 남 유다 요아스가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보다 37년 먼저 왕이 되었지만, 두 사람은 동시대에 살았었고, 동시대에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의 왕으로 통치하였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이 두 사람을 아주 다르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남 유다의 요아스는 일곱 살이라는 아주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습니다. 그가 그렇게 어린 나이에 왕이 된 데에는 아주 기가 막힌 사연이 있었습니다. 그의 아버지 아하시야는 북 이스라엘과 화친하게 지내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그의 어머니가 북 이스라엘의 왕 오므리의 손녀이기 때문입니다. ‘오므리의 손녀’ 그러면 우리에게 쉽게 인식이 되지 않습니다만,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표현한다면 북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이라고 평가 받은 ‘아합 왕의 딸’이라는 말입니다. 그래서 아하시야는 어머니의 나라요 외갓집과도 같은 북 이스라엘과 친하게 지내고 싶었던 것입니다. 이 아하시야가 왕으로 있을 때 북 이스라엘의 왕은 아하시야 왕의 외사촌인 요람이었는데, 이 요람이 병이 들었다는 말을 듣고 문병을 갑니다. 아하시야가 외사촌 요람을 문병 간 바로 그 때 북 이스라엘에 반역(쿠데타)가 일어납니다. 예후가 요람 왕과 왕족 모두를 죽이고 자신이 왕이 된 것입니다. 그 예후가 때마침 요람을 문병 온 이 아하시야까지 죽이고 맙니다. 그렇게 해서 아하시야는 왕이 된 지 불과 1년 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아하시야의 어머니인 아달랴가 남 유다를 섭정 통치하게 됩니다. 자기의 친정인 북 이스라엘은 쿠데타로 인해서 왕조가 몰락하고 자기의 가족들이 다 죽임을 당했습니다. 더구나 자기의 아들인 아하시야까지 살해당하자, 아달랴는 제정신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자기의 친정인 북 이스라엘의 왕조가 모조리 몰살당한 것처럼, 남 유다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고는 남 유다의 왕족을 모조리 살해하고 맙니다. 그 가운데서 겨우겨우 목숨을 건진 왕자가 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요아스입니다. 갓난 아이였던 요아스가 7살이 되던 해에 왕족을 모두 살해하고 자신이 왕노릇하던 아달랴가 백성들에게 죽임을 당하고, 유일한 왕족인 요아스가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 기가 막힌 정치적인 혼란이 있은 후에 겨우 7살짜리가 왕이 된 남 유다의 상황이 결코 정상적일 수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요아스는 어린 나이에 왕이 되면서 하나님을 바르게 섬겼던 제사장 여호야다의 도움을 받아 바른 신앙을 가지고 바른 정치를 했습니다. 열왕기하 12:2절에서 요아스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요아스는 제사장 여호야다가 그를 교훈하는 모든 날 동안에는 여호와 보시기에 정직히 행하였다.’ 물론 나중에 아람의 침공을 받아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자 신앙적인 방법이 아닌 정치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불신앙적인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40년간 남 유다를 통치한 요아스 왕의 전체 생애는 그래도 선한 왕이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요아스인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 왕은 달랐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 왕은 16년 동안 북 이스라엘을 통치하였지만, 그는 하나님 보시기에 악한 왕이었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하나님께서는 그를 이렇게 평가하십니다. “여호와께서 보시기에 악을 행하여 이스라엘에게 범죄하게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모든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그 가운데 행하였다.” 그게 요아스가 16년 동안 통치한 삶에 대한 모든 이야기입니다.

   북 이스라엘에는 남 유다의 요아스 왕을 지도해준 여호야다와 같은 신앙적인 멘토가 없었기 때문에 요아스가 범죄하고 악한 통치자가 된 것이 아닙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말씀에 보면 엘리사가 병들어 죽게 되었을 때 요아스 왕과 있었던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그 말은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에게도 엘리사라고 하는 위대한 선지자가 있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선지자들은 하나님의 말씀을 떠나 악을 행하고 죄를 범한 백성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그들을 바른 길로 인도했던 사람들입니다. 분명 엘리사 선지자도 그랬습니다. 하나님을 떠나 죄을 범하고 악을 자행하는 요아스에게 계속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하면서 ‘죄에서 떠나라.’고, ‘악을 멀리하라.’고 가르쳐주었습니다. 그런데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엘리사 선지자의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불명예스러운 업적과 이름만 남긴 채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남 유다의 요아스와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같은 이름을 가지고 동 시대에 살았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너무나도 달랐습니다. 어쩌면 남 유다의 요시야보다는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가 통치하는 여건이나 환경이 훨씬 더 좋았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남 유다의 요아스는 아달랴라는 여인 때문에 왕조가 멸망당할 위기까지 찾아왔습니다. 왕족 가운데 살아남은 사람은 자기 혼자 밖에 없었습니다. 7년여에 걸친 아달랴의 폭정 때문에 나라의 민심은 말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남 유다의 요시야는 제사장 여호야다의 지도를 잘 받아 선한 왕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달랐습니다. 그는 할아버지인 예후가 왕권을 잡은 후에 아버지를 이어 자신에 이르기까지 거의 50여년이 정치적으로 평안했습니다. 물론 아버지가 통치하던 때에 아람 군대의 침공을 받아 나라가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요아스는 그래도 평탄하게 통치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요아스는 하나님 앞에서 범죄했고, 죄에서 떠나지 않고 악을 행했습니다. 그에게 하나님의 말씀으로 지도해준 영적인 멘토가 없었기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닙니다. 엘리사라는 위대한 선지자가 활동하면서 요시아에게 계속해서 말씀을 선포했습니다. 요아스는 그 선포된 말씀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습니다. 말씀을 듣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악한 왕이 되고 만 것입니다.

   어찌 보면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자신의 잘못된 삶에 대해서 변명할 거리가 하나도 없습니다. 나중에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때에 ‘너는 왜 그렇게 살았느냐?’고, ‘왜 그렇게 죄악 가운데서 악을 행하며 살았느냐?’는 물음 앞에 변명할 말이 없었을 것입니다. 나라의 상황이 너무 혼란스럽고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남 유다 요아스에 비하면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너무나도 평온한 가운데 통치를 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나이가 어려서 뭘 잘 몰랐다’고 변명할 수도 없습니다. 남 유다의 요아스는 불과 일곱 살에 왕이 되었음에도 그는 선한 왕이 되었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가 몇 살에 왕이 되었는지 성경은 그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지만, 분명 그는 남 유다의 요아스처럼 그렇게 어린 나이에 왕이 되진 않았을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왕이 될 충분한 나이에 왕이 되었기 때문에 그가 몇 살에 왕이 되었는지 굳이 밝힐 필요가 없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는 결코 나이 어린 왕이 아니었습니다. 모든 것을 판단할 충분한 나이였습니다. 또 ‘나를 바르게 지도해 준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노라.’고 변명할 수도 없습니다. 남 유다의 요아스에게 제사장 여호야다가 있었던 것처럼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에게도 엘리사라는 위대한 선지자가 있었습니다.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하나님 앞에서 변명할 그 어떤 여지도 없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자신이 잘못을 저질러놓고도 꼭 그 잘못의 원인을 다른 사람에게서 찾습니다. 마치 자신은 전혀 잘못할 의향이 없었는데 환경이 나빠서 그럴 수밖에 없었다느니, 다른 사람의 꾐에 빠져서 그랬다느니 하는 변명을 하려 합니다. 그리고 그 변명의 수단으로 다른 사람에게 핑계를 댑니다. ‘저 사람 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성경은 우리에게 분명하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하나님 앞에서 우리의 변명이나 핑계가 결코 통하지 않는다고 말입니다. 하나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이 땅에서 어떻게 살았느냐에 따라서 분명하게 심판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변명이나 핑계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십니다. 우리의 모든 것을 아시는 하나님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나중에 우리의 삶에 핑계거리를 찾지 않도록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야 합니다. 우리로 깨닫게 해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질 때에 그 음성에 귀 기울이며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거기에서 우리는 하나님께로부터 ‘네가 믿음으로 살았구나.’ 하는 인정해 주시는 음성을 듣게 됩니다. 우리가 스스로 아무리 잘 살았노라고 생각한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인정해 주지 않는 삶을 살았다면 그것은 결코 잘 산 것이 아닙니다. 우리를 선악 간에 심판하실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눈에 바르게 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마음에 맞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우리의 상황이나 여건이 우리의 삶에 발목을 잡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여 듣는다면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를 선하고 복된 길로 인도하십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성경을 통해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말씀입니다.

   남 유다의 요아스는 그 누구보다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왕이 되었습니다. 그는 자기 주변에 자신의 마음을 털어놓고 이야기할 가족도 하나 없었습니다. 할머니라고 있었는데, 그 할머니가 자신을 죽이려 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할머니인 아달랴가 백성들에게 죽임을 당할 때까지 단 한 번도 할머니의 얼굴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나이가 들고 정신을 차려서 주위를 바라보니 자기 주변에 가족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모두 다 죽임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또 그는 너무 어린 나이에 왕이 되었습니다. 일곱 살이라는 너무 어린 나이에 왕이라는 어마어한 무게의 짐을 짊어져야 했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힘들 때면 제사장 여호야다를 찾았습니다.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모를 때에도 제사장 여호야다를 찾아갔습니다. 그리고 제사장 여호야다로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이 이해되든 이해되지 않든 그는 그 가르침을 따랐습니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그의 삶을 선하게 인도하셨습니다.

   그러나 북 이스라엘의 요아스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오늘 본문 11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조상 적부터 내려오던 잘못된 길을 따라갔습니다. 북 이스라엘 왕들의 죄악을 책망하실 때 성경이 자주 쓰는 말이 이것입니다. ‘이스라엘로 범죄하게 한 느밧의 아들 여로보암의 죄에서 떠나지 아니하고 그 가운데 행하였다.’ 여로보암의 죄의 길을 따랐습니다. 요즘으로 표현한다면 세상이 출세하는 길이요 잘 사는 방법이라고 알려준 세상의 방법을 따랐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런 그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평가는 아주 냉혹했습니다.

   여러분, 오늘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야 합니다. ‘오늘’이라는 시간 속에 사는 우리들이지만,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서 우리에 대한 평가는 분명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도 같은 이름을 갖고 같은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유다’라는 이름입니다. 한 사람은 예수님의 제자였던 가롯 유다이고, 다른 한 사람은 가롯 유다와 같이 예수님의 제자였지만 그 이름이 유다가 아닌 ‘다대오’라는 이름으로 더 잘 알려진 유다입니다. 유다의 이름 앞에 ‘가롯’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그가 가롯이라는 지방 출신이기 때문입니다. 이 가롯 유다는 에수님의 12제자 중에서 유일하게 갈릴리 출신이 아니었습니다. 당시 갈릴리 사람들은 유대지역의 사람들로부터 무식하다고 멸시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갈릴리 지역은 천시 여김을 받았고,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살던 곳입니다. 그런데 가롯 유다는 그런 갈릴리 출신아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약 30km쯤 떨어진 곳에 위치한 가롯이라는 동네 출신입니다. 무식했던 갈릴리 사람들에 비하면 많이 배운 사람이고 문화적 혜택도 많이 누린 사람입니다. 심지어 예수님께서 그에게 돈 주머니를 맡기실 정도로 예수님께 신임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그 가롯 유다가 결국은 예수님을 배신하고 맙니다.

   반면 요한복음 14:22절에 ‘가롯인 아닌 유다’라고 표현된 또 다른 유다는 그의 이름이 유다라고 잘 알려져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의 원래 이름이 ‘유다’인데도 유다라고 불리어지지 않고 성경에 ‘다대오’라는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아마도 가롯 유다 때문에 그렇게 되었을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초대교회에서 유다라는 이름이 치욕적인 이름으로 불리어졌습니다. ‘유다’라는 이름의 뜻은 ‘찬양’입니다. 그런데 가롯 유다가 예수님을 배신하고 죽은 이후에 유다라는 이름은 치욕적인 이름이 되고 말았습니다. 배신자의 아이콘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또 다른 예수님의 제자인 유다를 그런 치욕적인 이름으로 부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에게 ‘다대오’라는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다대오’라는 이름은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롯 유다가 아닌 다른 유다는 그의 삶이 하나님 보시기에도 사랑스러웠고, 교인들이 보기에도 사랑스러웠습니다. 그래서 치욕적인 이름 대신 ‘사랑스러운’이라는 뜻을 가진 ‘다대오’라는 별명으로 불러지게 된 것입니다.

   성경에 이 다대오로 불려진 유다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초대교회의 교부들의 문헌에 이 다대오에 대한 이야기가 언급되어 있습니다. ‘또 하나의 유다는 가롯 유다와 여러 면에서 대조를 이루고 있었던 제자이다. 가롯 유다가 불평하고 있을 때에 이 사람은 찬양하고 있었다.’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롯 유다가 자기 이름에 걸맞지 않게 불평을 입에 달고 살았지만, 다대오라는 유다는 자기 이름처럼 찬양하며 살았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문헌에서는 ‘모든 제자들의 사랑과 인정을 가장 많이 받았던, 그러면서도 다른 제자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고 언제나 조용히 자기의 할 일을 하던 제자였다.’ 이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런 기록들을 종합해 볼 때 비록 다대오는 가롯 유다라는 치욕적인 이름 때문에 ‘유다’라는 자기의 이름을 제대로 쓰지 못했지만, 그 이름의 뜻처럼 언제나 찬양하던 제자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던 제자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학자를 이 다대오를 가리켜 ‘조용한 사랑의 사도’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이름이 치욕의 이름이 되지 않게 하십시다. 가롯 유다로 인해서 유다(찬양)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치욕적인 이름이 된 것처럼, 나로 인해서 그리스도인이라는 아름다운 이름이 욕되게 하지 마십시다. 똑같은 제자였는데, 한 사람은 그 이름을 치욕적인 이름으로 역사에 길이 남겼고, 다른 한 사람은 거대한 이름은 아닐지라도 자기에게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그 이름에 걸맞는 삶을 살았습니다. 오늘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름을 주신 것은 그렇게 살라고 하신 것 아니겠습니까? 세상이 아무리 우리를 향해 유혹의 손짓을 해 온다 하더라도 우리가 가야할 믿음의 길에 굳게 서서 믿음으로 살아가십시다. 그것이 우리의 이름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입니다. 환경을 탓하지 말고, 또 누군가에게 핑계를 대지 말고 우리에게 주어진 삶에서 오직 믿음을 따라 사십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 2016년 1월 24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