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십자가를 지고 ②

< 본문 - 마가복음 8:27-38 >

  기독교 역사상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혔고, 또 성경 다음으로 기독교 문학에 많은 영향을 끼친 책이 토마스 아 켐피스(Thomas a kempis, 1380-1471)가 쓴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제목의 책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는 15세기에 살았던 수도사입니다. 그는 뛰어난 설교자였지만, 침묵을 벗하면서 내성적인 성품으로 일과 기도에 충실한 평범한 수도사의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그는 평범한 삶속에서 발견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그리스도를 본받아’라는 제목의 책에 섰는데, 그는 그 책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십자가를 지되 억지로 지지 말라. 이왕 십자가를 지려면 기꺼이 져라. 그러면 십자가가 너희를 짊어져 줄 것이다.” 그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은 십자가를 지는 것이라고 정의합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은 십자가에서 도망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를 피한다면 그는 이미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 아닙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의 표현에 의하면 ‘그리스도인은 밖으로 도망쳐도 거기에 십자가가 있고, 안으로 피해 숨어도 거기에 십자가가 있음을 알게 된다. 위로 올라가도 십자가가 기다리고 있고, 밑으로 파고들어도 거기에 십자가가 있다.’ 그렇게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것은 십자가의 삶을 사는 사람이 되었다는 뜻입니다. 십자가를 지는 것이 결코 기쁜 일일 수는 없을지라도 반드시 십자가를 져야 하고, 그 십자가 끝에는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영광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에게 십자가는 구원과 은총의 상징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우리에게 구원을 주는 길이요, 그 십자가 아래 거할 때 우리에게 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어마어마한 은총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원래 십자가는 죄수들을 처형하는 로마제국의 사형방법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로마제국은 자신들이 지배하는 식민지 사람들이나 자국 안에 있는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킬 때, 그들을 가장 잔혹한 방법으로 사형시키기 위해서 십자가 처형방법을 사용했습니다. 그러기에 십자가의 처형방법은 다른 어떤 형벌보다도 고통스럽고 치욕적인 것이었습니다. 십자가형은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집행되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그것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 끔찍한 장면을 보면서 로마제국에 항거하거나 반란을 일으킬 엄두를 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뿐만 아니라 십자가형에 처해지는 죄수들은 자기들이 매달릴 그 십자가를 자기들이 짊어지고 가야 했습니다.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 올라가실 때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것처럼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토마스 아 켐피스가 말한 것처럼,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우리 그리스도인은 누구나를 막론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라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로마제국의 죄수들이 십자가형에 처해지기 위해서 자기가 매달릴 십자가를 지고 공개처형장소를 향해 가는 것처럼,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렇게 십자가를 지고 가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십자가는 남몰래 질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편안하게 질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영광을 위해서 지는 것도 아닙니다. 그저 죽기 위해서 지는 것뿐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누구나 그렇게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여러분, 왜 주님께서는 당신을 따르는 우리가 그렇게 힘든 십자가를 져야만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까? 우리의 삶에 구원과 기쁨과 평강을 주시길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 왜 우리에게 주님처럼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삶을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입니까?

  주님께서 우리에게 십자가를 져야 한다고 말씀하신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의 이야기로 돌아가보겠습니다. 지난주에 함께 말씀을 나눈 것처럼, 예수님께서 제자들과 함께 빌립보 가이사랴 여러 마을을 다니시던 중에 제자들에게 물으십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더냐?’고 말입니다. 그 때 제자들은 자기들이 들은 대로 예수님께 대답을 합니다. ‘어떤 사람은 죽은 세례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고 말하고요, 어떤 사람은 구약성경 말라기서에서 마지막 때에 보내주시겠다고 약속하신 엘리야 선지자가 드디어 나타났다고 말하고요, 어떤 사람은 그저 선지자 중에 하나라고 말합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다시 물으십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그 때 베드로가 분명하게 대답합니다. ‘주는 그리스도이십니다.’ 마태복음의 기록에 의하면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했습니다. 예수님이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야라는 것입니다. 그런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드디어 메시야이신 당신이 가셔야 할 십자가의 길에 대해서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인자가 많은 고난을 받고 종교 지도자들에게 버린 바 되어 죽임을 당하고 사흘 만에 살아나게 될 것’이라고 말입니다. ‘메시야이신 주님께서 많은 고난을 받고 죽임을 당하셔야 한다.’는 말씀을 들은 베드로가 예수님을 책망했습니다. ‘무슨 그런 말씀을 하시느냐?’고 말입니다. ‘우리가 기대하는 메시야는 그런 힘없는 존재가 아니라.’고 말입니다. ‘그러니 그런 약한 소리를 하지를 말라.’고 말입니다. 메시야로서 온 인류를 구원하시기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가셔야 하는 주님을 가로막은 것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지 못하도록 말입니다. 그러자 예수님께서 오히려 베드로를 꾸짖으십니다.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

   여러분, 왜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꾸짖으신 것입니까? 베드로는 예수님께 고난 받으시는 길을 가지 말라고, 십자가의 길을 가지 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고난 받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치욕스런 십자가를 지고 죽임 당하는 것을 좋아할 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류한 것은 그런 인간의 보편적인 생각에서 우러나오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요, 제자가 스승에게 마땅히 할 수 있는 충언입니다. 그런데도 예수님께서는 베드로를 책망하셨습니다. 심지어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책망하시면서 ‘내 뒤로 물러가라!’고 소리를 치십니다. 정말 베드로가 한 그 말이 그렇게 책망 받을 만한 말입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을 잘 읽어야 합니다. 예수님께서 베드로를 ‘사탄’이라고 지칭하면서 ‘내 뒤로 물러가라’고 호통을 치신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베드로의 생각이 지극히 인간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이 하나님의 뜻과 하나님의 계획을 가로막는 일이 되기 때문입니다. 사탄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 - 하나님의 계획을 가로막기 위해서 사탄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인간적으로 생각하면 스승이신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으신다는 것은 불합리한 일입니다.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 동안 거의 3년 동안이나 예수님을 따라다니며 관찰한 결과 예수님께서 잘못하신 일은 없습니다. 고난을 받으셔야 할 이유도 없고, 더더군다나 죽임을 당하셔야 할 이유도 없습니다. 늘 가난한 사람들 편이 되어주셨고, 병들고 아파하는 사람들을 고쳐주셨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하시면서 많은 백성들에게 희망을 주셨습니다. 사람들이 너무너무 좋아하는 분입니다. 그런데 그런 예수님께서 고난을 받으시고 죽임을 당하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런 일이 일어나는 안 되는 일입니다. 그러기에 베드로는 당당하게 예수님 앞을 가로막으면서 ‘절대로 그래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께 ‘그렇게 되리라고는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된다.’고 예수님을 책망한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것이 바로 사탄이 노리는 계략이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렇게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이 사탄의 생각이라고 나무라신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런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사탄의 종노릇하지 않기 위해서 우리가 늘 힘써야 할 것을 말씀하십니다. 그것이 바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진 않는 한 우리는 또다시 베드로와 같이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하나님의 뜻과 너무 다른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우리가 신앙생활한다고 하면서 우리도 너무 자주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신앙과 다른 것을 선택하고, 신앙과 다른 길을 갈 때가 있습니다. 우리 생각에는 그것이 더 나은 것 같은데, 그것이 하나님의 방법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신앙생활을 하면서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보다는 신앙적인 사고를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합니다. 우리들의 상식에 의해서 판단하려 하기보다는 늘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물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베드로와 같은 오류에 빠지고 맙니다. 주님을 위하는 것처럼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과 너무 다른 생각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님을 위해서 하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은 그것이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상관 없는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이 사탄이 즐겨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시작하시기 전에 40일 동안 금식하셨습니다. 40일 금식을 마치실 때에 마귀가 와서 예수님을 시험했습니다. 첫 번째 시험은 ‘네가 하나님의 아들이거든 돌들로 떡덩이를 만들라.’는 것이었습니다. 당시에는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하던 때에 돌들로 떡덩이를 만든다면 예수님은 금방 사람들로부터 영웅으로 대우 받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요한복음 6장에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을 먹이신 이후, 그 기적을 체험했던 사람들이 예수님을 자기들의 임금으로 삼으려고 했습니다. 먹을 것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예수님 같은 분이 자기들의 왕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그 정도로 당시에 먹고 사는 문제는 아주 심각했습니다. 그럴 때 예수님께서 능력을 행하셔서 돌들로 떡덩이를 만드신다면 그야말로 아주 쉽게 예수님은 백성들에게 왕처럼 대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런 유혹을 물리치셨습니다. 두 번째 시험은 예수님을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라고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시라면 성경에 기록한 것처럼 하나님께서 천사들을 보내어 예수님의 발이 돌이 부딪치지 않도록 지켜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말로 예수님께서 그렇게 성전 꼭대기에서 뛰어내리시고, 천사들이 예수님을 안전하고 보호해준다면 사람들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인정해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높아질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유혹도 이기셨습니다. 마지막 세 번째 시험은 ‘자신에게 엎드려 경배하면 천하만국의 영광을 주겠다.’는 것입니다. 눈 딱 감고 마귀에게 한 번만 절하면 어마어마한 부귀영화를 주겠다는 것입니다. 여러분, 부귀영화를 얻는 방법이 그렇게 쉽다면 누군들 그렇게 하고 싶지 않겠습니까? 10억을 준다면 죄를 짓고 감옥에 가는 것쯤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이 사람들의 마음일진대, 마귀에게 절 한 번 하고서 어마어마한 부귀영화를 얻는다면 그렇게 쉬운 방법을 택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런 유혹도 이기셨습니다. 오직 경배를 받으신 분은 하나님 한 분 뿐이시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이런 마귀의 유혹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아십니까? 예수님께서 당신의 능력을 이용해서 쉽게 부귀영화를 얻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것이 마귀의 시험이요 유혹입니다. 고난이나 힘든 과정 없이 쉽게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뭐 하러 고생의 길을 가려고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 마귀의 유혹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난의 길을 가지 않고 쉽게 영광을 얻는 방법을 택하라는 유혹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이 이루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이 더 지혜롭고 현명한 길 아니냐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의 상식으로 합리적인 것처럼 보입니다. 그것이 고난을 통해서 영광을 얻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길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을 따르는 사람들은 쉽게 부귀영화를 얻는 세상의 방법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야할 길은 십자가의 길입니다. 고난의 길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십자가의 길을 가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기를 부인하는 것입니다. 자기를 부인한다는 것은 자기의 욕망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가치로 생각하는 그런 세상적인 생각을 거부한다는 것입니다. 갈라디아서 5:24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세상의 사람들처럼 적당하게 세상과 타협하면서 빨리 출세하고 싶은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세상에서 인기를 얻고 세상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는 삶을 즐기고 싶은 욕망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영생과 함께 세상의 부귀영화도 함께 누리고 싶어 하는 그런 탐심도 십자가에 못 박았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의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입니다. 주님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입니다.

   그러기에 우리가 그리스도인으로써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를 부인하는 일을 해야 합니다.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고 싶은 욕망도 거부해야 합니다. 하나님과 상관없이 내 마음대로 세웠던 멋진 내 인생의 계획도 포기할 줄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 없이 세상에서 적당하게 세상을 즐기며 살고 싶은 인간적인 마음도 거부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의 뒤를 따라갈 것인가, 아니면 그리스도인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살지만 자기를 부인하지 않고 내 욕망과 욕심에 이끌려 세상 사람처럼 살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그 두 개의 길을 동시에 갈 수는 없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술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술을 먹겠느냐? 떡을 먹겠느냐? 밥을 먹겠느냐?’고 물으면 뭐라도 대답하시는지 아십니까? 술을 먹겠다고요? 아닙니다. ‘술에다 밥을 말아서 떡을 안주 삼아 먹겠다.’고 대답한답니다. 세 가지 중에서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그런 선택이란 없습니다. 십자가의 길과 세상에서 명예를 얻는 길을 동시에 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는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혹 우리 가운데는 왜 나에게 주어진 십자가가 이렇게 무겁느냐고 불평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십자가를 지진 지겠는데, 하나님께서 나에게는 너무 무거운 십자가를 지워주셨다고 말입니다. 물론 우리는 모두 각자가 지는 십자가 다릅니다. 크기도 다르고, 모양도 다르고, 무게도 다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각 사람에게 우리가 마땅히 져야할 가장 적절한 십자가를 맡겨주셨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좀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지게 하셨고, 어떤 사람에게는 좀 더 초라한 십자가를 지게 하셨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그것을 져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미워서 나에게 더 무거운 십자가를 지워주신 것이 아닙니다. 나를 골탕 먹이기 위해서 나에게 초라하고 볼썽사나운 거친 십자가를 지워주신 것이 아닙니다. 나 아니면 안 되기에 그렇게 지워주신 것입니다.

   혹 우리 가운데 내가 지고 가는 십자가가 너무 무겁다고 생각되신다면 이렇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어떤 사람에게 소 두 마리가 있는데, 한 마리는 힘이 없는 약하고 비실비실한 소이고, 다른 한 마리는 힘도 세고 튼튼한 소입니다. 그렇다면 주인은 누구에게 더 무거운 짐을 지우겠습니까? 당연히 힘도 세고 튼튼한 소에게 무거운 짐을 지웁니다. 왜요? 그 소가 그 짐을 지고갈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힘이 세고 튼튼한 소가 얼마 가지 못해서 쓰러질 만큼 그렇게 많은 짐을 소에게 지우진 않습니다. 지고 갈 수 있을 만큼만 지워줍니다.

   우리 하나님도 그렇게 하십니다. 우리는 우리가 지고 갈 십자가가 무겁다고 불평하고, 그래서 좀 십자가의 무게를 줄여달라고 하소연을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무거운 십자가가 지워져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서 나를 그만큼 인정하셨다는 뜻이고, 또 내가 그것을 지고 갈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나에게 힘과 능력을 주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떤 십자가를 지고 가든 불평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토마스 아 켐피스가 말한 것처럼, 우리의 어깨에 십자가가 지워져 있다면 그것은 내가 그리스도인이 되었다는 증거입니다. 내 욕망과 욕심을 이루기 위해서 힘든 과정을 겪는 것은 십자가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 지는 것이 십자가입니다. 내 작은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고, 나의 작은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어깨에 조금 더 무거운 십자가가 지워져 있다 하더라도 불평할 것이 없습니다. 내가 그 십자가를 지고 감으로 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나타난다면 그것보다 영광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내 어깨에 지워진 십자가를 통해서 주님의 뜻이 이루어진다면 그것보다 더 복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여러분, 십자가를 지는 일에 불평하지 마십시다. 기꺼이 기쁨으로 십자가를 지고 주님 뒤를 따라 가십시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는 그 길 끝에 영광이 있습니다.

< 2016년 2월 21일 주일낮예배 - 사순절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