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보았던 것들

< 본문 - 요한복음 20:1-10 >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우리의 이성적 판단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참으로 많이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있었던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 세계 최고수인 이세돌 9단을 이길 정도로 과학이 발달했다고 하지만, 그 과학이 증명해내지 못한 것들도 많이 있습니다. 오늘날 과학만능주의에 빠진 우리네 시대적 상황에서는 ‘과학이 증명하지 못하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하려 합니다. 그래야 지적인 사람이 되는 것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과학이 발달된다 하더라도 결코 증명해낼 수 없는 영역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종교입니다. 종교의 영역은 과학이 증명할 수 없습니다. 만일 과학이 종교를 증명한다면 그것은 더 이상 종교가 아닙니다. 종교적 신비는 결코 과학이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아일랜드의 작가인 오스카 와일드(Oscar Fingal O'Flahertie Wills Wilde, 1854-1900)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신은 증명할 수가 없다. 증명하면 과학이 된다.’ 그렇습니다. 신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증명할 수 없는 신을 믿는 종교 역시 신을 증명할 수 없는 것처럼 종교와 종교적 현상 가운데 수많은 것들은 증명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증명할 수 없고 증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말한다면 그 사람은 어리석은 인간의 한계 안에 머무르는 과오를 범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증명할 수 없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부활입니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된다 하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과 영생은 결코 증명할 수 없는 미지의 세계입니다. 그래서 부활과 영생은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 믿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주님께서 죽음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과학이 증명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고, 우리는 그것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영생을 얻는 자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믿음은 부활을 경험한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예수님의 부활을 처음 경험한 사람들의 경험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우리는 처음 예수님의 부활을 경험한 사람들의 이 경험 이야기를 통해서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에게 얼마나 확실한 신앙이 되어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 못 박히시고 돌아가신 이후에 무덤에 묻히셨습니다. 오늘 본문 바로 앞인 요한복음 19:31절 이하의 기록에 의하면,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죽으신 날이 큰 안식일 준비일이었습니다. 다음 날을 ‘큰 안식일’이라고 부른 것은 그 날이 유월절 첫날과 안식일이 겹쳐진 날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그 큰 안식일에 시체를 십자가 위에 내버려둘 수가 없어서 시체를 치워야 했습니다. 그것을 안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빌라도에게 가서 자신이 예수님의 시신을 처리하겠노라고 허락을 받아 새 무덤에 예수님의 시신을 안치시켰습니다. 마태복음 27장에서는 그 새 무덤이 요셉이 자기를 위해서 미리 준비해둔 무덤이었다고 가르쳐줍니다. 아리마대 요셉은 니고데모와 함께 예수님의 시신을 그 새 무덤에 장사를 지내고, 그 무덤을 커다란 돌로 막아놓았습니다.

   그리고 안식일이 지났습니다. 오늘 본문 1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안식일이 지난 첫날 이른 아침에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갔지만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의 시신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로부터 시신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두 명의 제자도 예수님의 무덤에 달려가 보았지만 그들 역시 예수님의 시신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이 그 무덤 안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본 것도 아닙니다. 특별히 제자들은 그날 아침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뵙지 못했습니다. 주님을 뵙지 못하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여러분, 안식 후 첫날 이른 아침에 무덤을 찾아갔던 막달라 마리아, 그리고 마리아를 통해서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급하게 무덤을 찾아갔던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그들이 그날 아침 본 것은 무엇입니까?

   막달라 마리아가 안식일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이른 새벽에 예수님의 무덤을 찾아간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언급되어 있지 않지만, 누가복음 24장의 기록에 의하면, 막달라 마리아와 몇 명의 여인들은 미리 준비한 향품을 가지고 무덤을 찾아갔습니다. 예수님께서 돌아가시던 날에는 너무 정신이 없어 예수님의 시신을 무덤에 안치할 때 향품을 발라드릴 수가 없었습니다. 그들은 니고데모가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을 발라드린 후에 장사를 지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시간은 조금 흘렀지만 당시의 장례예법에 따라서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을 발라드리기 위해서 이른 새벽에 무덤을 찾아간 것입니다. 무덤을 찾아가면서 막달라 마리아는 마음속에 걱정되는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은 ‘무덤 문을 막고 있는 그 큰 돌을 어떻게 옮겨놓고 무덤 안으로 들어갈까’ 하는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무덤은 큰 돌로 그 입구를 막아놓습니다. 간혹 시신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집이 없는 사람들이 그 무덤을 자기 집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 27장에 보면, 아리마대 요셉도 예수님의 시신을 자기의 무덤에 안치하고는 커다란 돌로 그 입구를 막았습니다. 이른 아침 무덤을 찾아간 막달라 마리아는 그것이 걱정이었습니다. 예수님의 시신에 향품을 발라드리기 위해서는 무덤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큰 돌이 그 앞을 가로막고 있다면 여자인 자신의 힘으로 그 큰 돌을 옮길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갔을 때에 는 그 무덤을 막고 있던 그 큰 돌이 옆으로 옮겨져 있었습니다. 깜짝 놀란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 안을 자세히 살펴보는데 있어야 할 예수님의 시신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제자들에게 뛰어가서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고, ‘누군가가 예수님의 시신을 어디론가 옮겨갔는지 모른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두 명의 제자가 깜짝 놀라며 무덤으로 달려갔습니다. 오늘 본문에 ‘다른 제자’라고 나오는 그 사람은 요한복음서를 기록한 요한 자신입니다. 그러니까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무덤을 찾아간 두 제자는 베드로와 요한이었습니다. 베드로보다 젊었던 요한이 먼저 무덤에 도착했지만, 그는 무덤 안에 들어가지 못했습니다. 무덤 밖에서 몸을 구부려 무덤 안을 쳐다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정말 예수님의 시신이 없습니다. 요한이 무덤 밖에서 몸을 구부려 무덤 안을 관찰하며 본 것은 예수님의 시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세마포가 있는 것입니다. 요한보다 늦게 무덤에 도착한 베드로는 달려 온 즉시 무덤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무덤 안으로 들어간 베드로 역시 예수님의 시신을 보지 못했습니다. 세마포가 놓여 있는 것과 예수님의 머리를 쌌던 수건이 세마포와 다른 곳에 놓여 있는 것만 보았습니다.

  여러분, 그렇습니다. 이른 새벽에 무덤을 찾아갔던 막달라 마리아도,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로부터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덤을 찾아갔던 베드로와 요한도 예수님의 시신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그들 앞에 나타나신 것도 아닙니다. 그들은 그저 무덤이 비어 있었고, 예수님의 시신을 싸고 있었던 세마포와 머리에 씌워져 있었던 수건이 무덤 안에 남아 있는 것만 보았을 뿐입니다.

   오늘 본문에 ‘보았다’는 동사에 네 번 기록되어 있습니다. 1절에서는 막달라 마리아가 무덤에 갔을 때 무덤 입구를 가로막고 있어야 할 커다란 돌이 옮겨져 있는 것을 보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5절에서는 막달라 마리아의 이야기를 듣고 먼저 무덤으로 달려갔던 요한이 무덤 밖에서 무덤 안에 예수님의 시신은 보이지 않고 세마포가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6절에서는 요한보다 뒤늦게 무덤에 도착한 베드로가 무덤 안에 들어가서 세마포와 수건이 따로 놓여 있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8절에서는 요한도 베드로의 뒤를 따라 무덤에 들어가서 무덤 안의 상황을 보았습니다.

   이렇듯 본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와 베드로와 요한이 본 것은 예수님이 아니었습니다. 그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뵙지 못했습니다. 그저 예수님의 시신이 없어진 무덤과 무덤 안의 상황을 보았을 뿐입니다. 이런 정황들로만 본다면 우리는 막달라 마리아와 예수님의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뵙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예수님의 부활을 아직 믿지 못한 상황입니다.

   오늘 본문 8절에 요한이 베드로의 뒤를 따라 무덤 안으로 들어간 후에 그도 ‘보고 믿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서 믿었다는 말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었다는 뜻이 아니라, 무덤 속에 주님이 계시지 않은 것을 믿었다는 것입니다. 빈 무덤만 보고서는 어느 누구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혹 지금 우리의 신앙이 여기에 머물러 있진 않습니까? 분명 큰 돌로 무덤을 막고 군사들까지 동원해서 그 무덤을 지키고 있었는데, 거기에서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졌다는 것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확실한 증거입니다. 본문 9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예수님께서 여러 차례 당신이 부활하실 것에 대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제자들은 그 무덤에서 되어진 상황들을 보고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습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마치 막달라 마리아와 제자들이 무덤에 달려가서 빈 무덤을 본 것처럼, 오늘도 우리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증거들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첫 번째 증거가 성경이 증언하는 것이고, 두 번째 증거는 그 부활을 믿고 살아가는 성도들의 변화된 삶입니다. 이 두가지만 가지고도 우리는 주님께서 죽음에서 부활하셨다는 확실한 증거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합니다. 마치 빈 무덤이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확실한 증거인데도, 그들은 그 때 그것이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것처럼 말입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들은 자기들의 눈으로 본 그것만 가지고 자기들의 생각대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 바로 이어 나오는 말씀에 의하면 두 제자가 집으로 돌아간 후에 막달라 마리아 혼자 예수님의 시신이 사라진 무덤을 바라보며 울고 있습니다. 그 때 무덤 바깥쪽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라고 물으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막달라 마리아 앞에 나타나신 것입니다. 그런데도 막달라 마리아는 그분이 주님이시라는 것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사랑스러운 어투로 ‘마리아야!’하고 부르시자, 그 때에야 마리아는 그 분이 부활하신 주님이시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절 이하의 말씀에 의하면, 그날 저녁 제자들이 모였을 때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 때서야 무덤을 찾아갔던 베드로와 요한을 비롯한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습니다.

   안식 후 첫날 아침 무덤을 찾아갔던 막달라 마리아와 두 제자들은 빈 무덤을 보고도 예수님의 부활을 믿지 못했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그게 어리석은 우리 인간의 모습입니다.

  지성을 가진 인간이 인공지능을 가진 컴퓨터를 만들어내고, 생명복제를 통해서 자신과 똑같은 또 다른 생명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에까지 이르렀다고 하지만 그런 이성과 지성을 가진 인간도 한계가 있습니다. 특별히 믿음에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하려 할 때 너무나도 큰 한계에 부딪히고 맙니다. 그래서 믿음은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하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신앙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믿는 것입니다. 본문에 이어 나오는 24절 이하에서 예수님께서 도마에게 나타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다고 이야기를 해도 그 이야기를 믿지 못하겠다고 말하던 도마에게 예수님께서 ‘네 손가락을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고 말씀하십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도마에게도 부활의 확실한 증거를 보여주신 것입니다. 도마가 주님의 부활하심을 믿고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않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여러분, 아직도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고 계시진 않습니까? 막달라 마리아와 두 명의 제자들은 무덤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 뵙지 못했습니다. 그런 상황이라면 우리는 두 가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예수님께서 평소 말씀하신대로 부활하셨다는 사실을 믿고 받아들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신이 사라졌을 뿐 그게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확실한 증거는 아니라고 치부해버리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의 문화에서는 빈 무덤을 보고서 그것이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증거는 아니라고 말해야 현대인이고 문명인이라고 여겨집니다. 과학적인 증거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눈으로 주님의 부활을 확실하게 경험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것이 인간의 한계입니다.

   신앙은 그런 인간의 한계 안에 않습니다. 빈 무덤을 바라보면서 주님께서 ‘3일 만에 다시 살아나리라.’고 말씀하신 말씀을 떠올리며 그 작은 증거를 가지고도 확실한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이성으로 모든 것을 이해해야만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현대적 사고를 가지고 신앙생활을 해서는 안 됩니다. 신앙의 세계는 우리 인간의 이성이 판단하거나 생각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세상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에서 몸에 좋지 않다는 음식은 절대로 먹지 않았고, 영양평가가 이뤄진 모범식단을 만들어서 철저하게 그것을 지키며 살던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건강관리를 아주 잘 한 것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노부부가 외출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죽고 말았습니다. 죽은 후에 천사의 안내를 받으며 천국에 들어온 노부부의 눈에 멋진 집이 보였습니다. 아름답게 지어진 집과 깨끗하게 정리된 넓은 정원, 그리고 맑은 물로 가득 채워져 있는 멋진 수영장 등 너무너무 좋은 집이었습니다. 노부부는 궁금해서 천사에게 물었습니다. ‘이 집은 정말 아름답군요. 어떤 사람이 이렇게 좋은 집에 살고 있나요?’ 그러자 천사는 웃으면서 ‘어떤 사람들이라뇨? 이 집은 두 분께서 사실 집입니다.’라고 말하고선, 노부부를 안내하여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온 노부부는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바닥과 벽이 모두 보석으로 장식되어 있고, 각종 가구와 생활용품들이 최고급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집을 구경하던 할아버지가 갑자기 할머니에게 화를 내며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이 할망구야! 괜히 몸에 좋다는 것 다 챙겨먹느라고 이렇게 좋은 곳에 너무 늦게 왔잖아!”

  우리는 세상에 살면서 세상적인 것에 너무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적인 것에 더 익숙해지기 위해서 매일 노력하며 삽니다. 그래야만 할 것같은 강박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가 바라보고 사는 이 세상의 것은 우리가 보지 못한 저 세상의 것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더 크고 영원한 것을 사모하며 살라고 권면합니다. 영원한 생명의 나라,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보며 천국백성처럼 살라고 말입니다. 그게 믿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하는 신앙의 세계입니다.

   여러분,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어리석음을 버리십니다. 그리고 우리의 감각적인 시선으로 보이는 것만 가지고 판단하지 마십시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우리의 눈이 볼 수 없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 세상에도 우리의 눈이 보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하늘의 세계-영원의 세계에는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특별히 신앙의 세계는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훨씬 더 많습니다.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은 아주 작은 세계입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엄청나게 많은 것들 가운데 지극히 일부분일 뿐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만을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신앙은 내가 보고 있는 작은 영역을 통해서 더 크고 영원한 세상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더 큰 세상을 볼 수 있을 때 우리의 신앙에 기쁨이 있고, 능력으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작은 것을 보고 살지만 그 작은 것을 통해 더 큰 것을 볼 줄 아는 신앙으로 성숙해져 가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기에 없다고 생각하며 우리는 아무 것도 믿을 수 없습니다. 의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든 것이 의구심덩어리가 되고 맙니다. 그러나 신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작은 것을 통해서 더욱 큰 세계를 볼 수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의 신앙이 빈 무덤 앞에 있다 하더라도, 그 빈 무덤을 통해서 부활의 확신을 가지는 신앙으로 성장해 가십시다. 우리의 눈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뵈옵지 못했다 하더라도,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시는 부활의 주님이 계심을 믿고 담대하게 사십시다. 주님은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주님은 지금도 우리와 함께 하십니다. 비록 우리의 감각적인 눈에 보이진 않는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 2016년 3월 27일 주일낮예배-부활주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