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일엔 낙심이 없습니다.

< 본문 - 갈라디아서 6:7-10 >

  지난 34일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걷는 중에 많이 들었던 이름 가운데 하나가 ‘산토 도밍고’(Santo Domingo)라는 이름입니다. 여러 마을에서 ‘산토 도밍고’라는 이름이 붙여진 성당들이 있었고, 심지어는 ‘산토 도밍고 데 라 칼사다’(Santo Domingo de la Calzada)라는 이름을 가진 마을도 있었습니다. 이 산토 도밍고는 11세기에 살았던 성인의 이름입니다.

   그는 가난한 양치기였습니다. 그런데 수도사가 되고 싶어 수도원을 찾아갔지만 거절당하고 맙니다. 그 이유는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도원 입학을 거부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낙심하지 않고, 오하(Oja) 강 주변의 숲 속에 은거하면서 순례자들을 위해 봉사하며 평생을 살았습니다. 순례자들을 위해 숲을 정비하여 길을 닦고 강을 건널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순례자들을 위해서 성당과 병원을 지었습니다. 아무도 알아주는 사람이 없지만 그는 평생 그렇게 순례자들을 위해 살았습니다. 전설에 의하면 그가 기도를 하기 위해서 잠시 길 닦는 일을 멈추면 천사가 내려와서 그의 낫을 들고 그를 대신해서 일을 해 주었다고 합니다. 그 정도로 산토 도밍고는 그게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누군가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던 상관하지 않고 평생을 순례자들을 위해 헌신하며 살았습니다. 그래서 그는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을 받고 있고, 그를 기리는 성당들이 많이 있습니다.

   산토 도밍고라는 이름이 스페인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스페인의 통치를 받았던 남미에도 그 이름이 많이 있습니다. 도미니카 공화국의 수도가 산토 도밍고이고, 멕시코나 페루의 가장 유명한 성당 이름도 산토 도밍고 성당입니다. 그 정도로 산토 도밍고는 스페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성인입니다.

  여러분, 생각해 보십시다. 산토 도밍고는 오늘 우리 시대의 기준으로 한다면 내세울만한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는 지금의 산토 도밍고에서 그리 멀지 않는 ‘빌로리아 데 리오하’(Viloria de Rioja)라는 곳에서 태어났습니다. 아주 작은 마을입니다. 그의 집안은 귀족이거나 부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가난한 양치기에 불과했습니다. 많이 배웠거나 공부를 잘했던 사람도 아닙니다. 많이 배우지도 못했을 뿐만 아니라, 수도원에서 입학을 거절할 정도로 공부를 잘하지도 못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산토 도밍고의 이름은 위대한 성인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입니까? 그가 어떤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겼기 때문이 분명 아닙니다. 수도사가 되고 깊은 간절한 소망이 꺾인 후에도 그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선한 일에 매진하며 평생을 살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수도원 입학을 거절당한 후에 ‘수도원에서도 나를 받아주지 않는데 나 같은 사람이 무얼 하겠어.’ 그렇게 생각하고 낙심해서 그의 인생을 되는대로 살았다면 그는 결코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받지 못했을 것입니다. 자신의 꿈이 포기당해도 그는 다른 방법을 찾아서 선한 일에 매진했습니다. 그래서 그가 위대한 성인으로 추앙을 받게 된 것입니다.

   우리는 종종 우리가 처한 상황을 핑계로 내가 할 수 있는 어떤 일을 쉽게 포기해 버립니다. 어떤 일을 하다가 문제가 내 앞을 가로막으면 그것을 이겨내거나 다른 길을 찾으려 하기보다는 아예 그것을 포기해 버리기도 합니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아직 때가 이르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뒤로 미뤄버립니다. 그리고 그것을 잊어먹습니다.

   바벨론 포로에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도 그랬습니다. 그들은 바벨론이 멸망당하고 페르시아 제국이 들어서면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페르시아 제국의 첫 번째 왕인 고레스의 칙령에 따라 주전 536년에 고국으로 돌아온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어진 첫 번째 임무는 무너진 성전을 재건하는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고향으로 돌아와 성전을 재건하려 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큰 장애물이 있었습니다. 그건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입니다. 예루살렘 성전을 재건하는 일에 자신들도 참여시켜 달라고 요청한 사마리아 사람들의 요구를 이스라엘 백성들은 단호하게 거절합니다. 하나님의 거룩한 성전을 짓는 일을 이방인의 피가 섞인 사마리아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이 거절의 이유였습니다. 성전을 재건하는 일에 거절당한 사마리아 사람들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성전 건축하는 일을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집요한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 때문에 이스라엘 백성들은 성전 재건하는 일을 멈추고 각자 고향으로 돌아가 먹고사는 일에 집중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성전을 재건해야 한다는 첫 번째 주어진 사명을 잊어버렸습니다.

   학개 선지자의 지적에 따르면, 성전 재건이라는 첫 번째 사명을 잊어버리고 고향으로 내려간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기들이 살 궁리만 했습니다. 자기들이 살기 위해서 집을 지어야 했고, 먹을 것을 위해서 농사를 지어야 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집을 짓다가, 조금 살림에 여유가 생기면 좀 더 크고 화려한 집을 짓고 싶어 했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포로에서 돌아온 이후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집을 짓기 위해서 노력했고, 더 많은 수확물을 얻기 위해서 구슬땀을 흘려야 했습니다. 그런데요, 이스라엘 백성들이 열심히 땀을 흘리며 농사를 지어도 그들의 손에 주어진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가뭄과 흉년으로 인해 20가마니를 거둘 수 있는 농사를 지어도 겨우 10가마니 밖에 수확할 수 없었습니다. 50통의 포도주를 수확할 수 있는 큰 포도원에서 열심히 일해도 겨우 20통 밖에 거두지 못했습니다. 그러자 그들은 성전을 재건하는 일은 아예 잊어버렸습니다. ‘이렇게 나 살기도 빠듯한데 어떻게 성전 짓는 일을 할 수 있겠느냐.’는 것입니다.

그  러나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말씀하십니다. 처음에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을 핑계 삼아 성전 재건하는 일을 미루더니, 15년이 넘도록 먹고 사는 일이 급하다고 이제는 성전 재건하는 일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못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무엇이 먼저인가를 잘 생각해 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선지자들의 권고에 따라 다시금 예루살렘에 모여 성전 재건하는 일에 힘을 모았습니다. 그러자 궁핍했던 삶에 풍요가 찾아왔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복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처음에는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이 그들에게 걸림돌이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사명을 뒤로 미루고 말았습니다. 그러다가 자기들이 먹고 살아야 한다는 현실적 상황이 장애물이 되어 그 첫 번째 사명을 아예 잊어버렸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자기들이 처한 상황이 나아진 것도 아니었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의 길을 갈 때에 크게 두 가지가 우리의 길을 가로막습니다. 첫 번째는 주변 환경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사마리아 사람들의 방해공작이 있었던 것처럼, 우리가 어떤 일을 하려 할 때에 상황이 우리의 길을 가로막고 방해를 합니다. 또 하나는 우리 안에 있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자 우선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문제가 급하는 생각에 성전 재건하는 일을 잊어버렸습니다. 우리도 어떤 어려움을 만나면 그것 때문에 우리의 생각이 왜곡됩니다. 그래서 무엇이 옳은 길이고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인지 하는 바른 판단을 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포기한 채 살아갑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우리에게 두 가지 아주 중요한 교훈을 해 주고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심든지 우리가 심는 대로 거둔다는 아주 평범한 진리입니다. 우리 옛말에도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속담이 되어 내려온다는 것은 그 지극히 당연한 것을 사람들이 너무 자주 잊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본문의 말씀은 지극히 당연한 말씀을 해 주고 있습니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나는 것’처럼 육체를 위하여 심는 사람은 육체로부터 썩어질 것을 거두고, 성령을 위하여 심는 사람은 성령으로부터 영생을 거두게 됩니다. 그것은 지극히 당연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그 진리를 잊은 채 살아갑니다. 여러분, 우리 자신에게 물어보십시다. ‘지금 내가 무엇에 관심을 갖고 무엇을 위해 일하고 있느냐?’ 하고 말입니다.

   우리 신앙인들이 자주 착각하고 있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것입니다. 하나님으로부터 은혜 받기를 원하고, 하늘의 복을 누리기를 원하면서도 세상의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것을 얻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면서도 마음속에서는 하나님께서 주신 복을 받고 싶어 합니다. 우리가 정말 정직한 신앙인이라고 한다면, 하나님께로부터 복을 받길 원한다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해야 하나님께서도 기쁜 마음으로 우리에게 복을 주십니다. 반대로 우리가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삶과 전혀 다른 삶을 살고, 하나님께서 전혀 기뻐하지 않는 생각을 갖고 산다면 하나님께서 복을 주시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의 것을 더 좋아하고 세상에서 내가 욕망하는 것을 얻겠다고 몸부림치며 사는데, 어떻게 하나님께서 그 사람에게 복을 주시고 싶어 하시겠습니까?

   육체를 위해서 씨를 뿌려놓고 성령의 열매를 맺기를 바라는 것은 이율배반적인 생각입니다. 영생을 얻고 영생 얻는 기쁨으로 살기를 원하다면 성령을 따라 살아야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성령을 위하여 살 때 자연스럽게 우리의 삶에 성령의 열매가 맺혀지고 하나님께서 그 삶에 영적인 은혜와 복들로 채워주십니다.

  여러분, 지금 우리는 무엇을 위해 씨를 뿌리며 살고 있습니까? 세상 사람들과 조금도 다를 바가 없는 육체를 위한 삶을 살면서 우리의 삶에 영적인 열매가 맺혀지기를 바라고 있진 않습니까? 오늘 본문에서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업신여김을 받지 아니하시나니.” 이 말씀을 바꿔 이해하면, 우리가 육체를 위하여 살면서 하나님으로부터 영적인 복과 은혜를 받기를 바라는 것은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이라는 말씀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엽신여김으로 해서 얻어지는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가운데서 업신여김을 받으면서 기분 좋아할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심지어는 어린아이들도 자기를 업신여기는 사람을 알아보고 싫어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나님을 업신여긴다면 하나님께서 좋아하실 리 없습니다.

   ‘업신여기다.’는 말은 ‘누군가의 앞에서 코끝을 돌린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말한다면 ‘콧방귀를 뀐다.’는 말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콧방귀를 뀌는 사람이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콧방귀를 뀝니다. 그 말씀을 주의 깊게 듣지 않고 내 마음대로 해석해버립니다. 그리고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전혀 상관없이 삽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고 삽니다. 그게 하나님을 업신여기는 것입니다.

   우리는 분명히 알아야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결코 업신여김을 받지 않으십니다. 어리석은 우리 인간은 하나님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을 업신여기면서도 하나님께서 눈감아 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시면서도 하나님께서는 그냥 참고 넘어가 주실 것이라고 착각합니다. 그런데 여러분,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업신여김을 당하실 것 같습니까? 우리가 하나님을 속일 수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 우리 정직하게 생각하십니다. 정직하게 신앙생활하십니다. 하나님은 결코 업신여김을 당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심은 대로 우리에게 보응해 주시는 분입니다. 우리가 육체를 위하여 산다면 우리의 삶에 육체의 열매는 얻을 수 있을지라도, 영의 열매는 얻지 못합니다. 성령을 위해서 영의 일을 할 때에 성령의 열매를 맺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택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의 복을 받기 위해서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의 복을 받기 위해서 살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세상의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 것인가, 아니면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고 살 것인가 하고 말입니다. 세상의 것과 영적인 것을 둘 다 얻겠다는 인간의 욕심으로 가득한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세상적인 것을 좋아하고 세상적인 것을 위해 살아도 하나님께서 영적인 것을 보너스로 주실 거야.’라고 착각을 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는 가능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서 영적인 삶에 진실하게 산다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하늘의 복을 채워주실 뿐만 아니라, 이 땅에서도 그 복을 누리도록 우리의 삶에 은혜와 복으로 채워주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반대는 결코 존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영적인 것과 세상적인 것은 그 차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물이 폭포 아래로 떨어지긴 해도 거꾸로 폭포 위로 올라갈 수 없는 것처럼, 영적인 삶을 위해 사는 사람에게는 세상적인 복이 보너스로 주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반대로 세상의 것만을 추구하는데도 영적인 복이 보너스로 주어지진 않습니다.

  오늘 본문에서 우리에게 가르쳐준 또 하나의 중요한 교훈은 영적인 삶, 거룩하고 선한 일을 할 때에 우리에게 때로 힘든 과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영적인 삶을 살 때, 그리고 우리가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선한 일을 할 때 언제나 그 길이 형통하고 잘 풀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다면 선한 일을 하는 사람이 늘 기쁘게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선한 일에도 시련이 따라옵니다. 아니 선한 일을 하기 때문에 그 일을 방해하기 위해서 시련이 따라옵니다. 그것을 이겨내야 합니다.

   오늘 본문 9절에서 말씀하십니다. “우리가 선을 행하되 낙심하지 말지니.” 왜 낙심합니까? 왜 선한 일을 하는 데 낙심이 됩니까? 선한 일에 방해꾼이 있기 때문입니다. 선한 일을 하려는데 장애물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11세기의 성인 산토 도밍고를 다시 생각해 보십시다. 자신의 삶 전체를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겠노라고 결단하고 수도자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그런데 그에게 ‘수도원 입학 거절’이라는 큰 장애물이 생겼습니다. 그는 그 장애물을 스스로 극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어거지로 우겨서 수도원에 들어갈 수도 없는 일입니다. 수도원 원장을 찾아가서 ‘왜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느냐?’고 울고불고 떼를 써서 수도원에 들어가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분명 수도원 입학 거절이라는 상황은 그에게 큰 장애물이었습니다. 그렇다고 그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겠노라는 거룩한 마음까지 포기하진 않았습니다. 수도원에 들어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사는 방법을 택했습니다. 아무도 자신의 존재를 알아주지 않을지라도, 아무도 자신의 일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지라도 그는 순례자들를 위해서 길을 닦고 다리를 놓고 숲을 가꾸었습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는 조금도 낙심하지 않고 꾸준히 그 일을 계속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그를 성인이라고 추앙해 준 것입니다.

  여러분, 기억해야 합니다. 선한 일을 하려는 우리의 삶에도 반드시 장애물이 있습니다. 방해꾼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결코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그 장애물이 오히려 우리로 하여금 더 많은 복을 누리게 만들어주기 때문입니다. 산토 도밍고가 수도원 입학을 거절당하지 않았다면 어쩌면 그는 수없이 많은 여타의 수도사들처럼 평범한 수도사로 살다 죽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입학 거부’라는 장애물을 만났기 때문에 그는 다른 삶을 선택했고, 그래서 마침내 그는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성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선한 일을 하다가 어려움을 만난다면, 그것은 나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시는 하나님의 방법이요, 나를 연단하시기 위한 하나님의 때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선한 일을 계속해 나가야 합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의 삶에 우리의 수고만큼 채워주십니다.

  오늘 본문 9절은 또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포기하지 아니하면 때가 이르매 거두리라.” ‘때가 이른다.’는 말씀은 ‘우리가 겪는 힘든 일이 끝날 날이 반드시 온다.’는 뜻이기도 하고, ‘우리의 수고의 때가 끝나면 열매 맺을 날이 이어 온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그 힘든 것이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과정일 뿐입니다. 그 과정을 잘 견디어낼 때 우리는 승리할 수 있습니다. 고난 없이는 영광이 없듯이 힘든 과정을 거치지 않고는 승리의 기쁨을 누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복을 주실 때에 결코 그냥 주시지 않습니다. 고난이라는 포장지에 싸서 주십니다. 고난의 포장지를 벗겨내야만 그 복을 누릴 수 있습니다. 그 고난의 때를 이겨내지 못한 사람에게는 축복을 누릴 기회가 오지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 들어보셨지요? 어떤 초등학교에서 벼룩을 가지고 실험을 했다고 합니다. 작은 바구니에 여러 마리의 벼룩을 놓고 투명유리 덮개로 바구니 위를 덮어놓았습니다. 처음에는 벼룩들이 그 바구니에서 빠져나가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펄쩍펄쩍 뜁니다. 수도 없이 뛰어봅니다. 그런데 아무리 뛰어봐야 유리덮개에 부딪쳐 이내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고 맙니다. 그러다 얼마 후 바구니를 덮고 있는 유리 덮개를 치워버렸습니다. 그런데도 벼룩들은 바구니를 빠져나가지 못했습니다. 여러 번 뛰어보았지만 유리 덮개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없다고 생각한 벼룩들이 유리 덮개를 없애버렸는데도 그 이상 뛰어봐야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높이 뛰지 않은 것입니다.

   여러분, 만일 우리가 선한 일을 위해서 수고하고 노력하다가 어떤 장애물이나 힘든 일이 있다는 것 때문에 그 선한 일을 포기해버린다면, 우리는 높이 뛰기를 스스로 포기해버린 벼룩과 다를 바가 없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신앙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입니다. 하늘에 소망을 두고 불가능한 일을 위해서도 뛰어보는 것이 신앙입니다. 하나님께서 힘주실 것을 믿고 밀고 나가는 것이 신앙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정말로 우리에게 힘을 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믿고 사는 사람이 신앙인입니다. 특별히 선한 일에는 결코 포기가 있어서는 안 됩니다. 선한 일을 하다가 낙심해서는 안 됩니다.

   여러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가운데 선한 일이 무엇입니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 무엇입니까? 그 일을 하다 힘들지라도 포기하지 마십시다.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낙심하지 마십시다. 열매 맺을 때까지 계속 하십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열매를 맺게 하실 것입니다.

< 2016년 6월 5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