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에 속지 맙시다.

< 본문 - 오바댜 1:1-4 >

  1912년 영국은 거대한 배 한 척을 만들어냅니다. 선체 길이는 259m, 높이는 20층에 달하는 46,300톤의 거대한 초호화 여객선이었습니다. 그 배는 영국이 해양제국이라는 명예를 걸고 자기들의 영광을 세계만방에 자랑하기 위해서 만든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거대한 여객선의 이름을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거신족(巨神族) 타이탄의 이름을 따서 ‘타이타닉’이라고 지었습니다. 영국은 해양제국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가장 크고 가장 튼튼하고 가장 호화스러운 배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 배를 가리켜서 ‘하나님도 침몰시킬 수 없는 배’라고 자랑했습니다.

   1912년 4월 10일 영국의 사우샘프턴(Southampton)에서 이 배가 처음 출항할 때 온 세상이 떠들썩했습니다. 영국을 출발한 타이타닉은 대서양을 건너 미국 뉴욕을 향해 거만한 항해를 시작했습니다. 첫 항해 때 그 배에 탔던 사람만 2,208명이나 되었습니다. 타이타닉은 모든 것에 최고가 되고 싶었습니다. 크기도 최고요, 호화스러움도 세계 최고였습니다. 첫 항해에서 한 가지 더 최고가 되고 싶은 것이 있었습니다. 그건 속도입니다. 그래서 타이타닉은 전 속력으로 대서양을 가로질러 갔습니다. 미국 뉴욕에 도착했을 때 ‘최고로 크고 튼튼한 배, 최고로 호화스러울 뿐만 아니라 최고로 빠른 배’라는 칭찬을 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선장은 최고로 빠른 속도로 가라고 재촉했습니다. 그런데 첫 항해를 나섰던 그 거대하고 호화스러운 배는 4월 14일 뉴펀들랜드 해역에서 빙산에 부딪쳐 침몰하고 말았습니다. 승선자 2,208명 중에서 무려 1,514명이 이 배와 함께 바다 속으로 수장되고 말았습니다. 해양 사고 중에서 최고로 큰 사고였습니다.

   후에 역사는 타이타닉을 바벨탑 사건에 견줄 수 있는 인간의 교만이 만들어낸 비극 중에 비극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도 침몰시킬 수 없다’고 자랑할 만큼 크고 튼튼한 타이타닉이 첫 항해에서 1,514명과 함께 바다에 수장된 것은 인간의 교만에 내리신 하나님의 심판이었습니다.

  엄청난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현대의 인간들은 자기들의 머리를 자랑하고, 자기들의 과학적 지식과 발명품들을 자랑하며 얼마나 큰 교만에 빠져 있는지 모릅니다.

   현대의 지식 사회만이 교만에 빠져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라도, 교만이라는 죄악은 우리 모든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가장 무서운 인류의 적입니다. 중세의 가장 위대한 철학자였던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1225-1274)가 지적한 대로 ‘교만은 모든 죄악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죄의 뿌리에는 교만이 있습니다. 교만이 우리 인간으로 하여금 죄악에 허우적거리며 살게 만듭니다. ‘교만’은 ‘자기 자신의 위대함과 훌륭함에 도취되어 있는 상태’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작은 위대함과 별 볼일 없는 훌륭함에 도취되어서 자신을 자랑하고 자신을 뽐내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언가 남보다 조금 더 나은 것이 있다면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 합니다. 그것을 사람들에게 드러내고 싶어 합니다. 사람들이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견디지 못합니다. 누군가가 그것을 인정해주지 않고 오히려 비난하면 죽자 살자고 싸우려고 덤벼듭니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바리새인들입니다. 그들은 당시에 어느 누구보다도 열심히 신앙생활하고 있다고 자부하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기도도 많이 하고, 금식도 자주 했습니다. 십일조 생활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그렇게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신앙생활하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신앙생활이 위선으로 가득 찬 거짓된 것이라고 호되게 비판하셨습니다. 자기들은 철저하게 신앙생활하기에 훌륭한 신앙인이고 하나님으로부터 축복을 받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수님께서는 그들의 신앙이 훌륭하다고 인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가짜라고 - 위선적인 것이라고 책망하시니까 그 책망을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수님을 배척했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던 권력을 이용해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고 말았습니다. 바리새인들이 예수님을 죽인 그 마음속에는 자신들의 위대함과 훌륭함에 도취되어 자신을 뽐내고 싶어 하는 교만이 가득 차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에게 남보다 조금 더 나은 것처럼 생각되는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것 때문에 교만이라고 하는 무서운 대적의 표적이 되고 맙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서 하나님께서는 에돔 족속을 향하여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의 마음의 교만이 너를 속였도다.” 에돔 족속은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작은 위대함에 스스로 도취되어 있었습니다. 그것이 자신을 속이고 자신을 멸망으로 내몰고 있음에도 그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네 마음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교만이 지금 너를 속이고 있는데, 너는 그것을 알지 못하고 있구나!’라고 탄식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 본문 3절에 나오는 ‘교만’이라는 단어는 ‘끓는다’(boil)는 말에서 파생된 단어입니다. 물이 끓고 있는 것처럼,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는 거만이 마치 물을 끓는 것처럼 끓어 넘치는 상태를 말합니다. 지금 에돔이 그런 모습이라는 것입니다.

  에돔 족속은 야곱의 쌍둥이 형인 에서의 후예들입니다. 그 에돔 족속은 사해 남동쪽에 바위가 많은 산악지대에 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동굴과 인공적으로 바위를 파서 만든 집에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또 수도인 ‘페트라’는 약 3km에 이르는 좁은 바위틈을 통과해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에돔 족속은 3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그 바위틈에 집을 만들어 살았습니다. 사람이 쉽게 기어오를 수 없는 높은 바위틈에 집을 짓고 살고 있었기 때문에 적군이 쉽게 그들을 공격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아무리 많은 군사가 공격해 온다 하더라도 적은 군사만을 가지고도 적군을 막아낼 수가 있었습니다. 이런 자연적인 천혜의 여건은 에돔을 난공불락의 성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감히 어떤 세력도 에돔을 침공하거나 대적한다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더군다나 에돔 족속은 그들의 조상 에서의 모습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야성적이고 전쟁을 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기에 에돔 족속은 교만해졌습니다. 난공불락의 성읍에 살고 있지요, 거기에다 막강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들은 멸망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 거짓된 자만심은 그들의 마음속에만 자리잡고 있는 것이 아니라, 마치 물이 끓어 넘치는 것처럼 그들의 마음 밖으로 끓어 넘치고 있었습니다. 교만이 극에 달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본문 3절에서 “누가 능히 나를 땅에 끌어내리겠느냐?”고 생각하고 있는 에돔 족속에게 그런 거짓되고 교만한 생각이 너희를 속이고 있는 줄을 알지 못하느냐고 책망하고 계십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돔 족속에게 ‘너는 지금 너 자신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난공불락의 철옹성 같은 곳에 살지라도, 그것이 너희에게 영원한 안전을 보장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실제로 그렇습니다. 군사적인 입지조건으로 본다면 어느 누구도 쉽게 에돔을 침공할 수가 없었습니다. 에돔은 말 그대로 난공불락입니다. 그 누구로부터도 침공을 당하지 않을 것이고 또 멸망당하지도 않을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외형적인 조건이 그렇게 좋다고 하더라고 그것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생각해 보아도 에돔의 지형적인 여건은 정말 자랑할 만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뽐낼 수 있고 자랑할 만한 것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교만이 되어 스스로 그것에 도취되면 안 됩니다.

  여러분, 우리 모두에게는 다른 사람보다 더 나아 보이는 무언가가 한 가지씩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 모든 사람에게 은사를 주셨기 때문입니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못나 보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장점이나 재주가 있습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독특한 재주나 장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배우지 못한 사람이라도, 또 아무리 못난 사람이라도, 아무리 가난하게 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심지어 연로해서 인생의 소망이 끊어질 날만 기다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우리 모든 사람에게는 하나님께서 주신 뭔가 독특한 것이 있습니다.

   그게 우리 안에서 우리의 눈으로 발견되어질 때, 하나님의 은혜의 눈길을 통해서 발견되어지면 그건 우리의 인생에 엄청난 능력이 됩니다. 그것을 통해서 큰일을 감당할 수 있고, 그것을 통해서 하나님의 귀한 사역에 아름답게 쓰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을 뽐내고 싶어 하는 인간적인 눈으로 그것을 바라보면 우리는 교만에 빠지고 맙니다. 그리고 그 교만은 끓는 물과 같이 우리를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크게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여러분, 여러분에게는 어떤 장점이 있습니까? 하나님께서 여러분에게 주신 특별한 재능은 무엇입니까? 그게 혹 지금 나를 교만하게 만들어서 나 자신을 속이고 있지 않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래도 남들 앞에 당당하게 내 놓을 수 있는 것이 뭔가 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조금 더 잘 생겼다는 것 때문에 어깨가 우쭐거릴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남보다 조금 더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는 부유함이 있다는 것 때문에,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이지 않고 반듯하게 살아왔다는 도덕적인 삶 때문에 마음 뿌듯할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키가 큰 사람은 키가 작은 사람 앞에서 눈을 아래로 내리 깔기도 했을 것이고, 예쁜 옷을 입었을 때에는 평범하게 옷 입은 사람 앞에서 자신을 알아주기를 은근하게 바라기도 했을 것입니다.

   사실 그런 것들이 대단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우리가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몇 백억 몇 천억의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앞에 서면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너무 초라한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서 잘 생겼다고 우쭐거렸던 사람이라도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런 미남미녀들에 비춰본다면 명함도 내밀지 못합니다. 아무리 우리의 삶이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훌륭한 삶을 살았다 하더라도, 남을 위해서 일생을 헌신적으로 살아온 마더 테레사에 견준다면 부끄러워 얼굴도 들 수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대단한 것처럼 여겼지만, 사실은 대단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보다 못한 사람들과 견주면서 우리 자신을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스스로를 속이며 살아왔습니다.

  신앙적으로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계십니까? 철저하게 십일조생활을 하고 계십니까? 남들보다 더 성경을 많이 읽으십니까? 주일성수하는 데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다고 생각하고 하십니까?

   여러분, 우리 기억하십시다. 남보다 더 열심히 기도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기도하지 않는 사람을 향해서 비난하고 나무란다면, 기도라고 하는 신령한 은혜가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어서 우리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남들보다 십일조를 잘 드리고 헌금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 때문에 헌금을 많이 하지 못한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어깨가 우쭐거려진다면, 헌금이라는 아름다운 헌신이 지금 우리를 교만하게 만들어서 우리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열심히 봉사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대견스럽다면, 그래서 봉사하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서 봉사하지 못한 그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정죄한다면, 봉사라고 하는 아름다운 섬김이 지금 우리의 교만이 되어서 신앙생활을 무척이나 잘하고 있는 사람처럼 우리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것입니다.

  무디와 함께 영적 대각성을 일으켰던 미국의 유명한 부흥사인 R. A. 토레이(R. A. Torrey, 1856-1928) 목사님의 이야기입니다. 그 목사님에게 어느 날 한 여인이 찾아와서 안타까운 상담을 했습니다. “목사님, 저는 예수님을 좀 화끈하게 믿고 싶습니다. 좀 더 뜨겁게 믿고 싶고요, 충만한 가운데 살고 싶은데 이것이 잘 되지 않습니다. 부흥회에도 참석해보고 목사님께서 인도하시는 부흥회도 여러 번 따라다니면서 은혜를 받아 보려고 애를 썼는데 은혜를 받지 못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그러자 토레이 목사님이 그 여인에게 되물었습니다. “요즘 뭐라고 기도하십니까?” 그러자 여인은 기도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줄줄이 기도제목을 열거했습니다. 그러자 토레이 목사님께서 이렇게 충고해 주었습니다. “오늘부터는 딱 한 가지만을 위해서 기도하십시오. ‘하나님, 나 자신을 알게 해 주세요. 나를 똑바로 보고 똑바로 알게 해 주세요’ 그렇게 기도하세요.”

   여인은 목사님 말씀대로 그 때부터 “하나님, 나 자신을 알게 해 주세요. 나를 똑바로 알게 해 주세요” 라고, 그것만을 위해서 기도했습니다. 얼마 후에 그 여인의 기도가 하나님으로부터 응답을 받았습니다. 간절히 기도하던 중에 자신의 모습이 보여졌습니다. 그런데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더럽고 추한지, 머리 꼭대기에서부터 발끝까지 깨끗한 곳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온갖 죄악으로 물들어 있는 자신의 모습, 지금까지는 감추어져 있었던 추악한 모습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너무 부끄러운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나니까, 남편에 대해서 불평할 수도 없고, 자식들을 나무날 수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모습이 남편이나 자식들에 비해 더 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너무 추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난 후 여인이 다시금 토레이 목사님을 찾아왔습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합니다. “목사님, 이제는 너무 창피해서 살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면 좋지요?” 그러자 목사님은 이렇게 대답해 주었습니다. “이제는 ‘십자가를 알게 해 주세요. 십자가의 은혜를 알게 해 주세요’라고 기도하세요.” 여인은 또 목사님의 말씀대로 십자가를 알게 해달라고, 십자가의 은혜를 알게 해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리고는 예수님께서 자신을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피 흘리시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십자가 위에서 ‘내가 너를 사랑하노라’라는 음성을 듣고는 너무 너무 감격했습니다. 그 때부터 이 여인은 깊은 은혜 속에 살아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분, 우리가 우리 자신의 참된 모습을 보지 못하면, 우리는 우리 마음 깊은 곳에 내재해 있는 교만이라는 죄악에 의해서 자꾸만 속임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나를 바로 볼 수 있는 사람이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나를 바로 보고 십자가의 은혜를 깨달은 사람은 어느 누구를 향해서도 원망하거나 비방할 수가 없습니다.

   왜 우리 마음에 분한 마음이 생깁니까? 왜 섭섭한 마음이 생깁니까? 왜 억울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습니까? 아직도 다른 사람보다는 내가 더 낫다는 ‘자신의 의’가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내 안에서 우리를 속이고 있는 교만이 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 안에서 우리를 속이고 있는 교만은 한낱 모래성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교만에 속고 있는 에돔 족속을 향하여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독수리처럼 높이 오르며 별 사이에 깃들일찌라도 내가 거기서 너를 끌어내리리라.”

   여러분, 교만이라고 하는 우리의 자아가 깨어지지 않으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인생 전부를 깨뜨리실 것입니다. 스스로 독수리처럼 높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심지어 밤하늘의 별들이 운행하는 그 높은 자리에까지 올라갔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반드시 끌어내리실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교만에 속아서 우리 자신을 자랑하고 우리의 의를 뽐낸다 하더라도 그게 우리에게 칭찬이 되어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정의가 그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스스로 교만에 속아서 자신을 높이면 파멸이라는 무서운 덫 아래로 우리 자신이 결박당하고 말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교만에 속임 당하지 않고 바른 믿음으로 살 수 있습니까? 빌립보서 2장에서 그 방법에 대해서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아무 일에든지 다툼이나 허영으로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한 마음으로 각각 자기보다 남을 낫게 여기라.” 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이어서 ‘우리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으라.’고 권면합니다. 자기 스스로를 높이는 교만의 노예가 되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다툼이 일어나고 우리가 하는 일은 허영으로 끝나고 말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신 부름에 합당한 삶을 살아가는 비결은 겸손한 마음으로 서로를 높여주는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높은 자리에 있으면 결코 교만의 덫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름답게 창조하신 이유는 우리 스스로 교만의 굴레에 얽매여서 교만의 종노릇하는 삶을 살게 하시려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낮추어야 합니다. 하늘 영광의 보좌를 버리시고 가장 낮고 천한 자리에까지 내려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우리는 낮은 자리를 찾아가야 합니다. 우리 스스로 낮아지면 우리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가장 존귀한 자로, 존귀한 자리에 앉게 될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가지고 마치 내가 잘난 것처럼 뽐내거나 자랑하지 마십시다. 교만이 우리를 속이지 못하도록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겸손한 삶, 낮아지는 삶을 사십시다. 거기에 참된 영광이 있습니다.

   의대에서 자신이 최고라고 으스대는 두 학생이 있었습니다. 하루는 이 두 학생이 병원의 복도를 걷고 있는데, 복도 저편에서 어떤 남자가 매우 고통스런 표정으로 허리를 숙이고 엉거주춤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한 학생이 말했습니다. “분명 저 사람은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야.” 그러자 다른 학생이 머리를 설레설레 저으며 말합니다. “천만에, 저 사람은 디스크 환자가 틀림없어.” 그러면서 두 사람은 서로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옥신각신 싸우고 있었습니다. 그때 그 남자가 가까이 다가오더니 아주 힘겹게 물었습니다. “저- 급한데, 화장실이 어디죠?”

  우리가 다른 사람보다 좀 더 배웠고 좀 더 많은 것을 가졌다고 생각할 때 교만이 우리를 속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기억하십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 지극히 작은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는 저 사람보다 이런 것에 좀 더 나은데’ 하는 마음이 들거든 교만이 우리를 속이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보다 더 열심히 신앙생활한다는 생각이 들 때에, 내가 더 열심히 봉사하고, 더 열심히 기도하고 있고, 더 성경을 많이 읽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에, 내가 다른 사람보다 지혜롭다고 생각될 때에, 또 그렇게 느끼고 있을 때에 우리 마음 중심에 있는 교만이 고개를 쳐들고 우리를 넘어뜨리기 위해서 공작을 시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우리는 겸손하게 낮아지신 주님의 마음을 닮아가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의 마음을 품고 주님을 닮아가려는 사람은 결코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습니다. 스스로 높아지려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끊임없이 우리를 속이려 하는 교만에 속아 넘어가거나, 그 교만에 굴복하지 마십시다. 좀 더 낮아지는 신앙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마음을 품고 겸손하게 섬김의 삶을 사십시다. 그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 2016년 8월 7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