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 본문 - 골로새서 1:24-29 >

  신약성경에서 교회를 나타내는 단어가 두 개가 있습니다. 하나는 퀴리아칸(kyriakan)이라는 말로, ‘주의 집’이란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에클레시아(ecclesia)라는 말인데, ‘예수 그리스도를 최고의 지배자로 믿으면서 그분을 예배하기 위해서 모인 무리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큐리아칸이라는 말은 주로 교회당(예배당)과 같은 어떤 공간적인 의미가 강한 반면, 에클레시아라는 말은 공간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사람들의 모임인 공동체 그 자체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신약성경에서는 주로 두 번째 단어인 ‘에클레시아’라는 말이 훨씬 더 자주 쓰이고, 중요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 한국교회에서는 교회라고 할 때에 에클레시아라는 말이 의미하는 것보다는 예배당을 가리키는 큐리아칸이라는 말이 뜻하는 말로 교회를 이해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여러분은 어떻습니까? ‘교회’ 또는 ‘전주남성교회’ 그러면 무엇이 가장 먼저 생각나십니까? 예배당 건물이 생각나십니까? 아니면 이 건물 안에 모여서 함께 예배드리고, 함께 찬송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봉사하고 헌신하는 믿음의 사람들이 더 먼저 생각나십니까? 우리가 교회라고 할 때 건물이 먼저 생각나는 것은 그만큼 우리의 교회에 대한 개념이 한 쪽으로 편협되어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마태복음 16장에 보면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는 베드로의 고백을 들으신 예수님께서 너무 너무 기뻐하시면서 “너는 베드로라. 내가 이 반석 위에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의 너무나도 아름다운 ‘고백’이라는 반석 위에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때 사용된 단어가 에클레시아라는 말입니다. 신앙고백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질 교회는 교회당이라고 하는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이 땅에 그리스도의 몸이 되어서 그리스도의 뜻을 이루어가는 택하신 백성들로 구성된 공동체를 말한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이 땅에 교회가 세워지기를 계획하고 계셨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사역하고 계실 때에는 교회라고 하는 것이 없었습니다. 교회가 있어야 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신 후에 처음으로 교회를 세울 계획을 갖고 계신다는 사실을 드러내셨고, 그 계획은 오순절 성령이 임하심으로 구체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사실 예수님이 사역하고 계실 동안에는 교회가 필요 없었습니다. 교회는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에 예수님의 제자들이 예수님께서 이 땅에 이루시고자 하신 그분의 뜻을 이루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도구일 뿐입니다.

  흔히 교회에는 다섯 가지 사명이 있다고 말합니다. 교회가 주님께서 하시고 싶어 하시는 일들을 이루어가기 위해서는 해야 할 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그러나 그 많은 사역들을 정리해 보면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① 예배(라트레이아)입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구세주로 믿는 사람들은 반드시 하나님께 예배하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를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죄악과 죽음의 권세에서 구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그래서 예배하는 공동체입니다. 그리고 이 땅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을 예배하게 되는 때까지 교회는 이 땅에 존재하게 됩니다.

   ② 교육(디다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으로 택하신 백성들을 양육하는 것입니다. 어린아이들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가르침을 받아야 합니다. 그 말씀으로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답게, 또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말씀을 가르치고 성도들을 그리스도의 제자로 양육하는 일을 감당해야 합니다.

   ③ 친교(코이노니아)입니다. 성경의 언어로 하면 ‘코이노니아’라는 말인데, 교회 공동체로 함께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서로 교제하면서 사랑을 나누고 은혜를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는 어느 누구도 완벽하지 않습니다. 자기 혼자서 독불장군처럼 신앙생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래서 서로 교제를 통해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사랑과 은혜로 채워가야 합니다. 교인들 사이에 서로 믿음과 사랑 안에서 사귀는 친교가 없이는 온전한 신앙생활을 할 수 없고, 교인들과 친교가 없는 사람은 바르게 신앙생활한다고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여러분, 신앙생활한다고 하면서 예배만 드리고 가버리고, 일주일에 한번도 교인들과 사귐을 갖지 않는다면, 그건 신앙생활 가운데 아주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것입니다.

   ④ 섬김(디아코니아)입니다. 신앙인들은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기쁨과 또 성도들과 서로 사귐을 통해서 얻는 행복을 나만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것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어야 합니다. 그게 섬김입니다. 교회는 교회 안에 있는 성도들뿐만 아니라,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을 섬겨야 합니다. 그게 교회의 사명입니다. 세상을 섬기지 못한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또 세상을 섬기는 그것만이 교회가 할 일이라고 말하는 것도 잘못입니다. 섬김은 교회의 사명 가운데 일부분이지만, 동시에 절대로 외면해서는 안 될 아주 중요한 사역 가운데 하나입니다.

   ⑤ 선교(케리그마)입니다. 교회에서는 끊임없이 말씀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교회당 안에서는 목사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이 선포되고, 교회당 밖에서는 우리 신앙인들의 입술과 삶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말씀이 선포되어야 합니다. 그것을 우리는 전도(선교)라고 말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삶, 그게 교회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사역입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 교회의 사명은 어느 것 하나 제외시킬 수 없는 것이고, 또 어느 것 하나만을 지나치게 강조해서도 안 될,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할 것들입니다.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그 사명들을 감당할 때 교회가 교회다울 수 있는 것입니다.

   교회의 이런 다섯 가지 사명 - 예배, 교육, 친교, 섬김, 선교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교회 공동체 안으로 불러 주셨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 우리를 통해서 교회가 감당해야 할 그 중요한 5가지 사명을 감당하도록 요청하십니다. 교회의 그 중요한 5가지 사명은 목사나 교역자를 통해서만 이루어가는 것이 아닙니다. 교역자들은 우리 모든 성도들이 힘을 합하여 그 사명을 감당하는데 돕는 자가 되도록 우리 교회에 파송 받아 온 사람일뿐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교회가 교회다운 사명을 감당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오늘 본문은 먼저 교회를 ‘그의 몸된 교회’라고 말씀합니다. 교회의 주인이 주님이시라는 말씀입니다. 인간은 어느 누구도 교회의 주인이 될 수 없습니다. 교회의 주인은 오직 주님뿐입니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일하는 사람들은 주인이신 주님의 일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본문 25절에서 사도 바울은 자신을 ‘교회의 일꾼’이라고 소개합니다. “내가 교회 일꾼 된 것은 하나님이 너희를 위하여 내게 주신 직분을 따라 하나님의 말씀을 이루려 함이니라.” 본문 바로 앞인 23절에서는 “복음의 일꾼이 되었노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서 택함을 받은 사람입니다. 그는 한 교회에 오래 동안 머물며 교회를 섬기지 않았습니다. 그의 사명은 아직도 복음을 듣지 못한 곳에 복음을 들고 가서 전하는 것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 바울은 자신을 ‘교회의 일꾼’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일꾼은 교회를 섬기는 데 있어서 어떤 어려움이나 고난이 닥친다 하더라도 자신의 사명을 충성스럽게 감당합니다. 사도 바울은 본문 24절에서 이렇게 고백합니다.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고난 받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누가 뭐라고 해도, 누가 시기하고 질투해도, 누가 마음 상하는 이야기를 해도, 그것을 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자신이 마땅히 받아야 할 고난이라고 생각하고 일한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일꾼입니다.

   여기서 사도 바울이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자기 육체에 채운다.’고 말한 것은 주님이 당하신 고난이 불완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주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주님 때문에 당하는 고난, 주님을 따르다가 받는 고난이 필연적으로 있는데 자신은 그 고난을 피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사도 바울은 복음을 증거하면서 많은 교회를 세웠고, 많은 사람들에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복음의 사도가 되어 교회를 위해서 일한 사도 바울은 많은 교회와 교인들로부터 영광을 받을 수도 있고, 칭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울은 자신이 그렇게 고생하며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웠다 하더라도 그것으로 자신이 영광을 받는다든지 칭찬을 받는 일은 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자신은 오직 주님을 위해서 고난 받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기쁘고 감사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교회에서 일한다고 하는 많은 일꾼들이 교회를 위해서 주님의 남은 고난을 내가 받는다는 자세로 일하기보다는, 주님이 받으셔야 할 영광을 내가 받아야 할 것 같은 자세로 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건 참으로 슬픈 일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당신이 받으셔야 할 영광을 가로채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섬기면서 내가 영광을 받고, 내가 칭찬을 받으려 하기 때문에 주님의 일꾼이 되어 섬긴다고 하면서도 우리 안에 기쁨이 없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고난을 겪었습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고 다른 사람을 섬기면서 당한 괴로움이라면 그것을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다가 당하는 환난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쁘게 생각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왜 다른 성도들과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일꾼되어 섬기다가 당하는 고난을 두려워하지 않고 기뻐했겠습니까? 그는 자신이 영광을 받거나 칭찬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도 교회를 섬길 때에 내가 칭찬을 받거나 인정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칭찬을 받고, 사람들로부터 참 훌륭한 일꾼이라고 인정을 받으려고 하면 열심히 일하는 우리의 마음이 얼마나 힘든지 모릅니다. 그런 마음으로 일하면 일평생 섬기면서도 기쁨을 누리지 못합니다. 오히려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서 일하다가 어려움을 당한다 하더라도, ‘주님의 일꾼이 되어 주님의 일을 하다가 당하는 고난이라면 마땅히 받아야지.’라고 바울처럼 생각한다면 우리는 마음 편하게 기쁘게 일할 수 있습니다. 일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싫은 소리를 듣지 않습니다. 열심히 일하려 하기 때문에 때로는 부딪히기도 하고, 때로는 싫은 소리를 듣기도 하는 것입니다. 그럴 때에는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도 바울의 고백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나는 이제 너희를 위하여 받는 괴로움을 기뻐하고, 그리스도의 남은 고난을 그의 몸된 교회를 위하여 내 육체에 채우노라.”

  교회의 일꾼이 되어 교회를 위하여 사는 삶은 그리스도를 전파하는 것입니다. 본문 28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우리가 그를 전파하여 각 사람을 권하고 모든 지혜로 각 사람을 가르침은 각 사람을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자로 세우려 함이니.”

   교회가 교회다운 교회인가를 스스로 판단해 볼 수 있는 방법 가운데 하나는 교회가 교회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춰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교회가 세상에 빛과 소금이 되지 못한다면 교회로서의 사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이 말을 바꿔 표현하면 그리스도인이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인이라고 인정받고 있는가 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이 예수 믿지 않는 사람에게 손가락질이나 당하고, “예수 믿는 놈들도 별수 없어!”이라는 말을 듣는다면 그는 더 이상 그리스도인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없습니다. 베드로전서 2:9절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가 왕같은 제사장으로 부르심을 받은 이유는 ‘하나님의 아름다운 덕을 세상에 선포하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를 통해서 하나님의 영광이 세상 속에 드러나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세상 속에 그리스도를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건 결코 바른 신앙이 아닙니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그 사랑의 증표이신 그리스도를 증거하기 위해서 존재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보여주지 못하고 그리스도를 증거하지 못한다면 그 교회는 사명을 잃어버린 교회입니다.

   여러분,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 깊이 있게 물어야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보여주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우리와 우리 교회가 우리 주변에 있는 예수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사랑을 보여주고, 그리스도의 구원을 드러내는 일을 하고 있는가?’ 하고 말입니다.

   여러분, 전도라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닙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것입니다. 말로 전하는 것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으로 전하는 것이 절망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오늘 우리 시대 우리 사회에 예수님의 이름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교회를 몰라서 교회에 안 나오는 사람도 거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먼저 믿는 사람들이 삶을 통해서 세상에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오히려 먼저 믿는 우리가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에 오는데 방해가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삶의 모습들이 예수 믿는 사람답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예수 믿는 것을 꺼려합니다. 교회 나오는 것을 꺼리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의 삶이 오히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고, 하나님께 욕이 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삶에서 예수 믿는 사람다운 향기가 나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사는 것이 곧 교회를 위한 삶입니다. 우리가 누군가에게 복음을 전해서 예수 믿게 하고 교회로 인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전도를 하진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우리의 행동이나 말씨 하나하나 때문에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우고 교회에 욕이 되게 해서 예수 믿고 싶은 사람의 마음에 상처를 주는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 믿는다고 말하는 우리의 모습을 통해서 상처를 받고 그리스도에게서 멀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어쩌면 전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교회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 다닌다고 하는 우리 자신인지도 모릅니다.

   여러분, 전도는 못해도 최소한 하나님이나 교회에 욕 먹일 일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가 정말 하나님 앞에 바르게 살려 하고, 우리의 삶을 통해서 하나님의 사랑을 드러내고,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다운 삶을 살아가려 할 때 우리는 전도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교회를 섬기면서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교회를 섬기는 일은 결코 내 능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늘 본문 마지막 절인 29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이를 위하여 나도 내 속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이의 역사를 따라 힘을 다하여 수고하노라.” 하나님의 교회를 섬기는 일꾼들은 결코 자신의 힘이나 자신의 지혜만 의지해서 일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일꾼은 하나님의 능력과 하나님의 지혜로 일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하나님의 일꾼, 교회의 일꾼이 되게 하시려고 우리 안에 성령을 주셨습니다. 우리 안에 있는 성령을 의지하지 않고는 아무도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을 할 수도 없고, 주님의 몸된 교회에 유익을 주는 일꾼이 될 수도 없습니다. 왜냐하면 성령은 하나님의 뜻을 가장 정확하게 아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고린도전서 2:10-11절에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까지도 통달하시느니라. 사람의 일을 사람의 속에 있는 영 외에 누가 알리요. 이와 같이 하나님의 일도 하나님의 영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하느니라.”

   그렇습니다. 성령에 이끌림 받아 일하면 잘못될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우리의 지혜를 의지하기도 하고, 우리의 경험을 따라 일을 처리하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히 열심히 일을 함에도 불구하고 일의 결과가 아름답지 못합니다. 때로는 우리의 지혜와 우리의 경험으로 일을 해도 모든 일이 잘 풀려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결과도 참 좋게 나타납니다. 그런데 우리의 지혜와 우리의 경험과 우리의 힘만으로 열심히 일해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 하더라도, 그것은 결코 주님이 기뻐하시지 않습니다.

  우리가 일한 결과는 언제나 두 가지 시금석에 의해서 판단받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우리가 한 일이 결국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결과가 좋다 하더라도 그게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지 못하고, 자신의 의를 자랑한 것이라든가, 어떤 사람을 드러내는 것이라면 그건 옳은 일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우리가 한 일이 교회의 유익을 주고 교회의 덕을 세우는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교회에 유익을 주지 못한 일이라면, 교회에 덕을 세우지 못한 것이라면 그건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 자주 하나님을 위한다고 하면서도 교회에 덕을 세우지 못한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일하면 우리는 언제든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교회에 유익을 주는 일꾼이 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그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신의 힘만 의지하지 않고 성령의 도우심 속에서 성령과 동업하겠다고 고백합니다. 그게 본문 29절의 말씀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주님의 몸된 교회에 일꾼이 되어 교회를 섬기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늘 성령의 도우심을 의지하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 섬겨야 합니다. 그리고 성령께서 우리 안에서 능력으로 역사하시는 그 역사를 따라 우리도 힘을 다하여 주님의 몸된 교회를 위해 수고해야 합니다. 그러면 우리를 통해서 우리 교회가 이 시대에 아름다운 교회됨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스피노드 조지아’라고 하는 목사님은 죽은 교회와 살아 있는 교회를 구별해 내는 쉬운 방법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주차장이 좁아서 고민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주차장이 넓어서 공간이 많은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계속적으로 변화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변화가 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항상 시끌시끌한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조용하여 공동묘지 같은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일꾼이 부족해서 쩔쩔매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일꾼이 남아 도는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예산을 초과해서 빚을 지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할 일이 없어서 은행에 교회 이름으로 저금이 착착 올라가는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교회 나올 때마다 새로운 사람이 자꾸 자꾸 오기 때문에 누가 누군지 몰라 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20년 전 얼굴이나 10년 전 얼굴이나 그 얼굴이 그 얼굴이어서 늘 지겨운 얼굴만 남아있는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인간적인 판단으로 예산을 세우는 교회는 죽은 교회요, 하나님이 주실 줄로 믿고 예산을 책정하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입니다. 섬기는 일, 선교하는 일에 바빠서 정신없는 교회는 살아있는 교회요, 늘 한가한 교회는 죽은 교회입니다.”

   여러분, 우리 교회는 어떤 교회라고 생각하십니까? 아니 어떤 교회이었으면 좋겠습니까? 우리 교회가 이 마지막 시대에 우리 지역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드러냄으로 우리 교회를 세우신 주님의 마음에 기쁨을 드릴 수 있는 교회, 교회됨의 사명을 온전히 감당하는 교회로 함께 만들어 가십시다. 시대가 어려운 때일수록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교회됨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교회를 찾으십니다. 교회만이 이 마지막 시대에 세상에 희망이기 때문입니다.

<2016년 9월 4일 주일낮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