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말씀이 흥왕하도록

< 본문 - 사도행전 19:8-20 >

‘100번째 원숭이 효과’(The Hundredth Monkey Effect)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이 나온 배경은 이렇습니다. 1953년 일본 교토대학(京都大學)의 영장류연구소 학자들이 미야자키현 고지마(幸島)라는 섬에 서식하는 야생 원숭이들에게 흙이 뭍은 고구마를 나눠주고 어떻게 먹는지를 관찰했습니다. 그 섬의 원숭이들은 고구마를 주식으로 먹는 원숭이들인데, 처음에 원숭이들은 고구마를 몸에 문질러 흙을 털어낸 후에 먹거나, 손으로 흙을 털어낸 후에 먹는 등의 꾀를 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Imo)라고 이름이 붙여진 생후 18개월짜리 암컷 원숭이가 고구마를 강물에 씻어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약 한 달쯤 지났을 때 ‘이모’와 비슷한 또래의 다른 원숭이들이 ‘이모’를 따라서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기 시작했고, 넉달 후에는 ‘이모’의 어미 원숭이가 ‘이모’를 따라 고구마를 물에 씻어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까지도 나이든 원숭이들과 대다수의 수컷 원숭이들은 고구마를 씻지 않고 먹었습니다.

그럼에도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먹는 행태는 조금씩 퍼저나가고 있었고, 어느 해인가는 가뭄이 심해 강물이 마르자 원숭이들은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먹었습니다. 그런데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자 바닷물의 염분이 고구마에 묻어나면서 더 맛이 있어져서 그런지 원숭이들은 가뭄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바닷물에 고구마를 씻어먹었습니다. 그렇게 원숭이들을 관찰한 지 10년이 넘었는데도, 나이든 원숭이들은 여전히 고구마를 씻지 않고 먹었습니다. 그런데 고구마를 씻어먹은 원숭이의 숫자가 100마리에 도달하자 그 섬에 살고 있는 모든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더욱 신기한 것은 고지마(幸島)와 바다를 사이에 두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다카자키야마(高崎山)에 서식하는 원숭이들까지도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라이얼 왓슨(Lyall Watson)이 그의 책 『생명 조류(Life Tide)』에서 ‘100번째 원숭이 현상’(The Hundredth Monkey Phenomenon)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어떤 행위를 하는 개체의 숫자가 일정량에 도달하게 되면 그 행동이 급속도로 확장될 뿐만 아니라, 그러한 행동은 해당 집단에만 국한되지 않고 거리나 공간의 제약을 넘어 확산된다는 뜻입니다. 비록 대부분의 원숭이들이 고구마를 씻어먹는 행동을 할 때까지는 오랜 시간이 흘러야 했지만, 분명한 것은 ‘이모’라고 불리는 한 마리의 새끼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먹는 그 행동이 그 섬에 사는 원숭이들 대부분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것입니다.

원숭이들의 세계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면서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영향을 끼치는 경우도 있지만, 어떤 경우에는 좋지 않는 일에 영향을 끼쳐 많은 해로운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때로는 어떤 사람의 말 한 마디가 그 사회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어떤 사람의 행동 하나가 그 사회에 큰 충격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이나 행동이 평범한 사람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미치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때로는 ‘이모’라는 18개월짜리 암컷 원숭이가 그 섬 전체에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평범한 사람의 말이나 행동 하나가 그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은 그런 작은 변화가 일어난 한 사건을 우리에게 소개해 주고 있습니다. 물론 그 사건은 에베소라는 한 도시에서 일어났고 그것이 그 당시에는 그렇게 엄청난 파장을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세계 역사를 바꾸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도 바울이 제3차 선교여행 중에 에베소를 방문했습니다. 에베소는 사도 바울이 제2차 선교여행 중에 방문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는 에베소에 오래 머물 수가 없었습니다. 사도행전 18:19절 이하의 기록에 의하면, 2차 선교여행의 마지막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기 바로 직전에 에베소를 방문했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복음을 전하는데, 에베소 사람들이 바울에게 더 오랫동안 에베소에 머물러 주기를 간청했지만, 사도 바울은 예루살렘으로 가야하는 일 때문에 에베소에 오래 머물지 못하고 바로 에베소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제3차 선교여행 중에 다시금 에베소를 방문했습니다.

사도 바울이 두 번째 에베소를 방문했을 때 그 동안 에베소에서 사역했던 아볼로는 에베소에 없었습니다. 사도행전 19:1절에 기록한 것처럼, 아볼로는 그 때 고린도에 가서 사역하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도 바울이 두 번째 에베소를 방문했을 때에 에베소 교회에는 지도자(목회자)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에베소를 방문한 사도 바울은 거기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게 됩니다.

사도행전 19:1절 이하에 이런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이 에베소를 방문했을 때 예수님의 제자라고 하는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너희가 믿을 때에 성령을 받았느냐?’고 묻자 그들은 성령이 무엇인지, 성령이 계신지도 알지 못했습니다. 그들은 요한의 세례만 알고 요한의 세례만 받은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고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세례를 받을 때에 성령을 받게 되었고, 방언과 예언의 은사를 받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사도 바울이 세례를 베풀 때 성령을 받은 사람들이 모두 12명쯤 되었습니다.

그런 후 사도 바울은 3개월 동안 에베소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유대인들이 모이는 회당에 들어가서 담대하게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을 방해하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할 때마다 어느 곳에서든지 사도 바울을 방해하는 세력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거의 대부분이 유대인들이었습니다. 에베소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회당에서 3개월 동안 복음을 전하는데 유대인들 몇 사람이 사도 바울을 비방하면서 복음을 전하지 못하도록 한 것입니다.

그러자 사도 바울은 회당에서는 더 이상 복음을 전할 수 없음을 알고 두란노 서원으로 자리를 옮겨 거기에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어떤 고대 성경사본에 의하면 사도 바울이 두란노 서원에서 제자들을 가르쳤던 것은 5시부터 10시까지였다고 합니다. 5시부터 10까지라는 말은 오늘로 말하면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를 말합니다. 이 때는 주로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고 쉬는 시간입니다. 오늘날에도 더운 지역의 사람들은 뜨거운 낮에는 일을 하지 않습니다. 에베소 역시 더운 지역이었기 때문에 뜨거운 낮에는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그런 시간을 이용해서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쳤다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을 상상해 보십시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그날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열심히 하다가,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이는 낮 11시쯤 되면 다른 사람들은 모두 집으로 돌아가서 쉽니다. 점심식사를 하고 잠을 청하면서 피곤한 몸을 쉬어 줍니다. 그런데 예수 믿는 사람들은 그 꿀맛 같은 쉬는 시간에 집으로 가지 않고 두란노 서원으로 모여듭니다. 그리고 5시간 동안 열심히 말씀을 배웁니다. 그리고 오후 4시가 되면 또다시 일터로 나갑니다. 집에서 쉬었다가 온 사람들은 피곤을 풀었기 때문에 힘 있게 일을 합니다. 5시간 동안 두란노 서원에서 말씀을 배운 신앙인들은 비록 쉬진 못했지만, 열심히 일하는 다른 사람에게 뒤처져서는 안 됩니다. 피곤하지만 다른 사람 못지않게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러니 얼마나 그들의 삶이 힘들었겠는지는 가히 짐작을 할 수 있습니다.

사도 바울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사도 바울도 전적으로 말씀만 전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사도 바울도 다른 사람처럼 일을 하면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천막을 만드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열심히 일하는 그 시간에 자신도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쉬는 시간에 두란노 서원에 와서 사람들을 가르쳤습니다. 12절에서는 사도 바울이 사용했던 손수건과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에게 얹으면 그 병에 떠나가고 악귀도 나갔다고 말씀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손수건’은 유대인들이 일을 할 때 흐르는 땀을 닦기 위해서 머리에 두르고 다닌 헝겊조각을 말합니다. ‘앞치마’는 주부들이 밥을 지을 때 사용하는 그런 앞치마가 아니라, 일꾼들이 일을 할 때 허리에 두르는 것을 말합니다. 사도 바울이 장막을 만들 때 허리에 두르고 사용하던 것입니다. 사도 바울이 다른 사람들처럼 열심 일을 하면서 말씀을 가르쳤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면서 쉬는 시간을 이용해서 복음을 전했던 사도 바울을 통해서 놀라운 하나님의 능력이 나타났습니다. 금방 말씀드린 12절의 말씀에서 알려준 것처럼, 사람들이 사도 바울의 몸에서 손수건이나 앞치마를 가져다가 병든 사람의 몸에 얹으면 그 병이 낫고 악귀가 쫓겨났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이 있었습니다. 돌아다니며 마술을 행하는 유대인들이 사도 바울이 한 것을 따라했다는 것입니다. 13절입니다.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고 말씀을 가르치면서 병든 사람을 고치고 귀신을 쫓아냈습니다. 그런 사도 바울을 흉내내려 한 사람들이 생겨났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들은 사도 바울처럼 귀신을 쫓아내진 못했습니다. 귀신도 복음의 능력을 압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으로 귀신을 쫓아내는지, 아니면 거짓으로 행하는지를 다 압니다. 그래서 마술사들이 사도 바울을 흉내내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려 할 때, 오히려 귀신들이 그런 마술사들을 혼내키기도 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을 흉내내려 한 사람들이 귀신들에게 혼이 났다는 것입니다.

그러자 19절 말씀에 의하면, 그렇게 마술을 행하던 사람 가운데 많은 사람이 마술 책을 모아다가 다 불살라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들이 행하는 마술이 얼마나 헛되고 거짓된 것인지를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불사른 마술 책 값을 모두 합하면 은 5만이나 된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은 오만’이라는 것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표현되지 않았지만, 당시 주로 사용했던 화폐로 보건대 드라크마나 데나리온으로 5만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것처럼 드라크마나 데나리온은 노동자들의 하루 품삯에 해당되는 가치를 가진 돈입니다. 그렇다면 요즘 노동자의 하루 품삯을 5만원씩만 잡아도 ‘은 오만’은 25억 원어치나 됩니다.

그렇게 많은 책들을 불살랐다는 것은 우리에게 암시하는 바가 참 많습니다. 첫째는 당시 마술이 그렇게 흥행했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입니다. 당시 에베소에는 ‘아데미’라는 여신을 섬기는 신전이 있었습니다. 이 아데미 신전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알려질 정도로 당시 대단히 큰 신전이었습니다.(사진1-아데미 신전을 재현한 사진) 그 신전은 높이가 19m나 되는 대리석 기둥이 무려 127개나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 그리스인들은 ‘지금까지 태양이 운행하는 중에 아데미 신전보다 더 훌륭한 것을 보지 못했다.’고 말하곤 했다고 합니다. 실제로 그 아데미 신전은 아테네의 파르테논 신전보다 4배 이상 컸고, 웅장함과 아름다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들이 섬기는 아데미 여신은 가슴이 24개나 달린 풍요의 신이었습니다.(사진2) 그런 우상과 거짓된 신을 섬기는 것이 당시 에베소의 문화였습니다. 그런 미신의 문화에 편승해서 마술을 행하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다는 것입니다. 본문 19절에서 언급된 ‘마술’이라는 말은 문자적으로 ‘쓸데없는 일’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그렇게 쓸데없는 마술을 행하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미신과 우상 등 헛된 것에 빠져 있었는지를 우리에게 가르쳐줍니다.

은 오만에 해당하는 책들을 불살랐다는 것은 또한 그들 사이에 일어난 놀라운 변화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술을 행하는 사람들은 마술을 행함으로 돈을 벌어 먹고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자신들의 밥벌이인 마술하는 책을 불태웠다는 것은 그들의 삶이 완전히 변화되었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제부터는 마술을 행하지 않겠다는 의지이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실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물론 그런 긍정적인 변화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 바로 이어서 에베소 사람들이 단체로 바울을 대적한 이야기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바울이 예수를 전하고, 그로 말미암아 수많은 마술 행하는 사람들이 마술을 하지 않겠다고 나섰지만 여전히 에베소에는 아데미 신전에 빌붙어 먹고 사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특별히 아데미 신전을 찾아온 사람들 가운데 아데미 여신상을 구해서 가는 사람들이 많았기에 25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아데미 여신상을 파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인해 ‘풍족한 생활’을 하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이 복음을 전하자 아데미 여신상을 판매하는 일에 막대한 지장을 받게 되었습니다. 아데미 신전에 제사하러 왔던 사람들 가운데 바울에게서 복음을 듣고는, 헛된 우상을 섬기는 일을 그만두고 되돌아가면 아데미 여신상이 팔리지 않습니다. 그것 때문에 아데미 여신상을 파는 사람들이 손해를 보자 사도 바울을 죽이겠다고 데모를 하게 됩니다. 그래서 에베소 전체가 큰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도 바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에베소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마술을 행하던 사람들은 마술을 그만 두게 되었고, 아데미 여신상을 판매하여 풍족하게 생활하던 우상기념품 판매업자들은 먹고 살기 힘들게 되었다고 데모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그 모든 일들이 사도 바울 한 사람으로 인해서 일어난 일들이었습니다.

물론 사도 바울은 에베소 사람들이 죽이겠다고 데모를 하자 결국 에베소를 떠나야 했습니다만, 사도 바울의 그 작은 영향력이 유럽과 세계에 엄청난 변화의 바람을 불러왔음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에베소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작은 변화들은 사도 바울이 가는 곳마다에서 일어나게 되었습니다. 그것을 오늘 본문 20절에서는 이렇게 표현합니다. “이와 같이 주의 말씀이 힘이 있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으니라.”

‘주의 말씀이 흥왕하여 세력을 얻었다’는 말씀은 그 이후에 헛되고 거짓된 모든 관습들과 문화들이 다 변화되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닙니다. 말씀드린 것처럼 마술 행하던 사람들이 자기들의 책을 다 불사른 후에도 사도 바울을 대적하는 일들이 계속 일어났고, 결국 사도 바울은 2년 동안이나 사역하던 에베소를 떠나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에베소에서 흥왕하였고, 그 세력을 얻어 에베소를 조금씩 변화시켜 나갔습니다.

주의 말씀이 흥왕하여 세력을 얻기까지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서 2년 동안 힘든 사역을 해야만 했습니다. 에베소 지역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는 최소한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고, 사도 바울의 힘겨운 수고가 있어야 했습니다. 서두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고지마(幸島)라는 섬에 살던 원숭이들이 모두가 고구마를 씻어서 먹는 변화가 일어나기까지는 10년이 넘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원숭이 한 마리 한 마리가 고구마를 씻어먹는 일을 계속해갔고, 결국 100마리가 넘는 시점부터 급속한 변화의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습니다. 에베소에서 주의 말씀이 흥왕하여 세력을 얻기까지는 2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여러분, 무슨 일이든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큰일을 이룬 사람들도 모두가 힘든 과정을 거처야 했고, 오랜 시간 연단의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고 성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는 많은 연봉을 받은 스포츠 선수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올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은 사람은 복싱 선수인 플로이드 메이웨더(Floyd Mayweather Jr)라고 합니다. 그가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1년 동안 벌어들인 돈이 무려 1억 500만 달러(약 1,050억)입니다. 날짜로 계산한다면 하루에 약 2억 9천만 원씩 벌어들였다는 것입니다. 2위는 축구선수 호날두(Cristiano Ronaldo)인데, 연봉과 기타 수입을 합쳐 8천만 달러(약 800억)를 벌어들였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그들이 그렇게 많은 돈을 벌어들이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과 훈련을 해야 했는지 모릅니다. 남들 놀고 싶을 때 놀고, 남들 먹는 것 다 먹고, 그렇게 해서는 그런 유명한 선수가 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죽을 것만 같은 고된 훈련도 묵묵히 참으며 견뎌내야 합니다. 포기하고 싶은 때도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참고 견디면서 훈련을 했기 때문에 오늘의 그들이 있는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작은 훈련들을 계속해 왔습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가나다라 공부를 해야 했고, ‘1더하기 1은 2’라는 산수공부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공부를 할 때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은 책도 줄줄 읽을 수 있고, 어려운 수학문제도 풀 수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이만큼 성장한 것은 그런 작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들 공부시켜보셨지요? 공부를 재미있어서 하는 아이들은 거의 없습니다. 공부하라고 하면 공부하지 않으려고 핑계거리 만들고, 어떻게든 공부하지 않고 놀려고 온갖 꾀를 다 부립니다. 그럴 때 ‘그래 공부하기 싫으면 하지 마.’ 그러고 끝내버렸다면 우리 아이들이 고등학교 가고 대학에 가고 직장에 다닐 수 있겠습니까? 공부하지 않으려고 떼를 쓰더라도 어떻게든 공부하게 만들어서 공부를 시킵니다. 그랬더니 중학생도 되고, 고등학생도 되고, 대학생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직장에도 취업하고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며 살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의 모습을 조금 더 확대해 생각해 보십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세상의 빛으로 불러주셨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어둠과 죄악이 만연한 세상에 빛을 비추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시려고 우리를 선택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모습은 ‘가나다라’ 글자도 읽지 못하는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일 수도 있습니다. 지금 내 모습으로 세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불가능해 보일 정도로 우리는 영향력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내가 변한다고 해서 결코 세상 변할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이모’라는 18개월짜리 암컷 원숭이가 고구마를 씻어먹기 시작하자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그 섬에 변화가 일어났고,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후에는 그 섬 전체가 변화되었습니다. 변화는 쉽게 일어나지 않습니다. 더군다나 세상은 악하게 변화되는 것은 쉽고 빠르게 변화되지만, 선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변화되는 데에는 많은 시간이 많은 노력이 필요합니다.

사도 바울은 에베소에 작은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습니다. 한 편에서는 그 변화가 성공했습니다. 그래서 주의 말씀이 힘을 얻어 흥왕하여 세력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한 편에서는 사도 바울을 대적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사도 바울의 수고와 노력이 결국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도 바울뿐만 아니라 초대교회 당시에 거의 모든 성도들이 핍박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핍박을 받아도 참고 기도하며 견디었기 때문에 313년 콘스탄틴 황제에 의해서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인정하게 됩니다. 그 기간 동안 우리 선배 신앙인들은 수없이 많은 박해를 받아야 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순교를 당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믿음을 지키면서 참고 기다린 결과 그렇게 인정을 받게 된 것입니다.

그것은 오늘 우리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는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인정하기 전까지 수없이 많은 황제들에 의해서 핍박을 받은 것처럼, 오늘 우리 시대의 사람들에게 우리 기독교가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 시대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빛을 세상에 비추어야 합니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금의 내 선한 행동이, 지금의 내 아름다운 말 한마디가, 지금 내가 행한 바른 믿음의 삶이 우리 시대를 변화시키는데 아무런 힘도 없어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러분, 지금의 내 작은 삶과 행동과 말투 하나가 언젠가는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믿음을 따라 산다는 것이 때로 힘들지라도, 내가 힘들게 믿음을 따라 살지만 아무런 변화의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우리는 선한 일을 위한 수고를 멈추어서는 안 됩니다. 힘들다고, 지금 당장 변화의 징조가 보이지 않는다고 포기해버리면 우리는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합니다.

우리가 믿음을 따라 바른 삶을 살면 우리 안에서, 그리고 우리의 삶에서 ‘주의 말씀이 흥왕하여’ 세력을 얻게 됩니다. 그러면 그 때부터 우리의 삶과 주변에 작은 변화들이 일어나기 시작할 것입니다. 그 때까지 힘들어도 이 믿음의 길을 끝까지 가십시다. 믿음의 선한 영향력을 나타내기 위해서 바른 믿음으로 사십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와 함께 하셔서 우리를 도와주실 것입니다.

< 2014년 8월 31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