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으니

< 본문 - 요한복음 6:66-71 >

요즘 우리나라의 연예인들이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흔히 ‘한류스타’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공항에 나타나면 수천 명씩 팬들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외국에서도 말입니다. 지난 7월에는 가수이자 배우인 박유천 씨가 팬미팅 행사를 위해서 일본 하네다 공항에 도착하자 천여 명의 팬들이 공항에 몰려들어 공항이 마비될 지경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난 6월에는 영화배우 박보영 씨가 베트남 호치민 공항에 입국하자 베트남 팬 1500명이 공항에 몰려드는 바람에 공항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들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많은 연예인들이 가는 곳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기도 하고, 열광적으로 그들을 따라다니기도 합니다.

그런데 한류스타 연예인들보다 훨씬 더 인기를 누렸던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팔레스틴 땅에서 사셨던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은 비록 3년 동안의 짧은 생애를 사셨지만, 예수님의 주변에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이 따라다녔습니다. 마가복음 2장에 보면, 예수님께서 가버나움에 가셨을 때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들어와서 중풍병자를 예수님께로 데리고 갈 수 없어, 사람들이 지붕을 뜯어내고서 병자를 예수님 앞에 옮겨놓을 수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여리고에 가셨을 때에는 예수님의 가시는 길목에 사람들로 발 디딜 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삭개오는 예수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 돌무화과나무 위로 올라가야 했습니다. 예수님이 가신 곳이면 어디든지, 산으로 가시면 산으로, 해변으로 가시면 해변으로, 집에 들어가시면 집에, 심지어는 허허들판인 빈들로 가시더라도 거기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님을 따라다녔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보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이 모두 예수님을 믿었기 때문에 몰려온 것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의 배경인 요한복음 6장은 예수님께서 벳새다 광야에 계셨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거기까지 따라왔음을 가르쳐줍니다. 남자 장정만 약 5,000명 정도였으니까, 여자와 어린 아이들까지 합하면 거의 2만여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모여들었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 2만 명 가운데는 12명의 제자 외에 다른 제자들도 있었습니다. 성경에 ‘예수님의 제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크게 세 부류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예수님의 제자’라고 말할 때에는 12명의 제자들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그 외에도 70명의 제자가 있었습니다. 누가복음 10장에 보면 예수님께서는 그 70명의 제자들을 전도하러 보내시는 장면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사도행전 1장에서는 120명의 제자에 대한 이야기를 해 주고 있습니다. 그것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제자라고 불려지지는 않지만, 예수님을 따라다니던 사람들은 굉장히 많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가 읽은 말씀에 보면 2만여 명 가까이 모였던 사람들 가운데 12명의 제자 외에는 모든 사람들이 다 예수님 곁을 떠나버리고 말았습니다. 날이 저물어 집에 돌아가야 할 때가 되어서 집에 돌아간 것이 아닙니다. 본문 66절에 보면 “그 때부터 그의 제자 중에서 많은 사람이 떠나가고 다시 그와 함께 다니지 아니하더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다시 예수님과 함께 다니지 아니하였다”는 말씀은 예수님을 따르기 위해서 포기했던 지난날의 삶으로 되돌아갔다는 것을 말합니다. 예수님을 만나기 이전으로 되돌아 가버린 것입니다. 왜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그 수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예수님을 평생 따르겠다고 다짐했던 제자들이 예수님을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까?

요한복음 6장은 이런 말씀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벳새다 광야에서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5,000명을 먹이셨습니다. 그 때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은 예수님이 보통 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6:14절에 보면 “그 사람들이 예수께서 행하신 이 표적을 보고 말하되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더라.”라고 말씀합니다.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는 말은 구약에서 약속한 메시야를 뜻합니다. 그들은 오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하면서 ‘이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로마의 식민지로부터 해방시키시기 위해서 보내주신 메시야구나!’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바로 이어서 15절씀에 보면 그들이 예수님을 억지로 붙들어 임금으로 삼으려 했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는 그들이 자신을 왕으로 삼으려 하자 조용히 그 무리들의 틈바구니에서 빠져 나와 혼자서 산으로 가셨습니다. 그리고 그날 저녁에 제자들은 배를 타고 건너편 가버나움으로 갔고, 예수님께서도 바다 위를 걸어서 제자들과 함께 가버나움에 도착하셨습니다.

그런데 벳새다 광야에서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배불리 먹었던 그 5천 명의 무리들이 그 다음날 가버나움까지 예수님을 찾아 왔습니다. 찾아온 그 무리를 향하여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 썩을 양식을 위하여 일하지 말고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하라.”(요한복음 6:26-27절) 그 무리들은 예수님을 따라다니면 먹을 것이 생길 것이란 기대를 가지고 예수님을 따라왔던 것입니다.

기적을 체험할 때에는 ‘이분이야말로 하나님께서 우리 민족을 위해 보내신 메시야로구나!’ 그렇게 생각했지만, 그들은 곧 그 사실을 잊어버리고 예수님을 따라다니면 먹을 것이 생긴다는 것 때문에 예수님을 따라 가버나움까지 찾아왔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먹고 마시면 없어지고 마는 그런 썩을 양식을 위하여 따라다니지 말고, 정말 중요한 영적인 양식 - 영생하도록 있는 양식을 위하여 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면서 계속해서 ‘나는 생명의 떡이다. 내게 오는 자는 결코 주리지 않을 것이고, 목마르지도 않을 것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떡이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생명의 떡이 나이기 때문에 나를 먹는 자가 영생할 것이다.’ ‘인자인 내 살을 먹지 않고 내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 속에 생명이 없다.’ 그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그 말을 들은 무리들은 예수님의 그 말씀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이 나사렛 출신 요셉의 아들이라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 그가 하늘로서 왔다는 둥, 자기의 살을 먹고 자기의 피를 마셔야 영생을 얻는다는 둥, 그런 말씀을 하시니까 유대인들은 그런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그 말씀을 들은 사람들 중에 많은 사람들이, 60절에서 말씀한 것처럼, ‘이 말씀은 너무 어렵다. 누가 들을 수 있겠느냐?’ 그러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습니다. 그런데다가 예수님께서 이어 하신 말씀이 ‘너희가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하지만, 내 말은 영이요 생명이다. 하나님께서 이끌어주지 않으시면 결단코 내게로 올 수 없다.’ 그렇게 선언하셨습니다. 그 말을 듣고는 12명의 제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예수님 곁을 떠나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들은 예수님의 말씀보다는 기적과 먹는 것에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들의 수준에서 조금 어려운 말씀을 하시니까 ‘이 말씀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구나!’ 그러면서 떠나가 버린 것입니다. 말씀을 믿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육신의 생각을 가지고 - 인간적인 생각으로만 받아들이니까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여러분, 하나님의 말씀을 육신의 생각이나 인간적인 지식으로 받아들이려고 하면 결코 말씀을 받을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많이 배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말씀을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요한복음 3장에 보면, 니고데모라는 사람이 나옵니다. 그 사람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율법을 가르치는 율법 선생이었습니다. 요즘으로 말하면 신학대학교 교수입니다. 그런데 그가 예수님께 찾아와서 영생에 대해서 말씀을 나눌 때, 예수님께서 ‘거듭난 자만이 영생을 얻을 수 있고, 거듭난 자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고 말씀하시니까 그 말씀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어른이 된 우리가 어떻게 다시 태어나야 한단 말입니까? 어머니 배속에 들어갔다가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까?’ 그렇게 반문합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그 말씀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대학교수쯤 되는 사람이, 그것도 하나님의 율법을 가르치는 신학교 교수쯤 되는 사람이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성령으로 거듭난 사람만이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 이 말은 지금 우리에게는 아주 쉬운 진리의 말씀입니다. 거듭나지 않고는 영생을 소유할 수가 없습니다. 그런데 지금도 이 아주 쉽고 중요한 진리를 세상 사람들은 알지 못합니다. 믿음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고 인간적인 생각으로 이해하려고 하기 때문에 이해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성경에 나와 있는 다른 말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믿음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하나님의 영인 성령께서 깨우쳐 주셔야만 깨달을 수 있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아무리 많이 배운 사람이라 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듣고 깨닫기 위해서는 말씀을 믿음으로 들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깨달을 수 있습니다.

목사가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말씀을 선포할 때 그 말씀을 순수하고 믿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면 그 말씀이 깨달아지고, 깨달아진 그 말씀은 내 안에서 큰 역사를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성으로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서 의심을 가지고 말씀을 받으면 그 말씀은 능력이 되지 않습니다. 성경의 수많은 진리들이 오늘 우리 시대의 사고구조를 가지고는 이해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사고구조를 가지고 재단하고 평가하면서 말씀을 대하면 하나님의 말씀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허황된 말씀이 되고 맙니다. 그렇게 말씀을 듣고 읽는 사람은 결코 믿음이 커갈 수 없습니다.

또 말씀을 들을 때 내게 주어질 세상적인 이익을 먼저 생각하면 말씀은 우리에게 아무런 능력도 나타내지 않습니다. 왜 수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많은 말씀을 들으면서도 변화가 없고, 능력 있는 신앙인의 삶을 살지 못하는지 아십니까? 말씀을 통해 내가 변화되려 하기보다는 내게 주어질 이익을 먼저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 곁을 떠나갔던 많은 무리들은 예수님의 말씀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말씀보다도 떡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어제처럼 떡과 고기를 먹을 수 있을 거야.’ 하는 기대를 가지고 예수님을 찾아왔는데, 예수님께서는 떡이나 고기를 주실 생각은 하지 않으시고 계속해서 ‘자신의 살을 먹어야 하고 자신의 피를 마셔야 한다.’ 는 둥 자신들은 관심도 없는 말씀만 하시니까 예수님에게서 떠나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는 날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말씀 속에서 힘을 얻고, 말씀 속에서 세상에서 얻을 수 없는 위로를 얻는 귀중한 날입니다. 그런데 신앙인으로 산다고 하는 사람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예배드리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습니다. 왜 그렇습니까? 물론 나름대로 사정이 있겠지요. 바쁘기도 하고,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이유는 하나님께 예배를 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세상적인 내 삶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 아닐까요? 예배를 통해서 하나님께 우리가 마땅히 드려야 할 영광을 드리고, 하나님께서 오늘 나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듣는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면 어찌 예배의 자리에 나오지 않겠습니까?

요즘 어느 교회나 마찬가지입니다만, 교회마다 주일오후찬양예배나 수요성경공부에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습니다. 하나님께 예배드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듣는 것보다 다른 것에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살기 때문입니다. 교회당에 가는 것보다 텔레비전 보는 것이 더 재미있고, 말씀을 듣는 것보다 편안히 쉬는 것이 더 좋습니다. 예배와 말씀보다는 내가 해야 할 일이 더 먼저이고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때로는 몸이 피곤해서 쉬고 싶고, 보고 싶은 텔레비전 프로가 있다 하더라도 말씀을 사모하여 예배당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믿음의 결단이 있지 않으면 신앙은 자라지 않습니다. 은혜 받는 삶을 살 수 없습니다. 생명의 떡이신 예수님을 떠나갔던 그 수많은 군중들과 별반 다를 바가 없는 모습으로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떠나가고, 심지어 제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사람들조차 다 떠나가고 겨우 12명만이 남았을 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렇게 물으셨습니다. “너희도 가려느냐?” “너희도 가려느냐?” ‘그렇게 많던 사람들이 다 떠나갔는데 너희도 가겠느냐?’ 그 때 베드로가 이렇게 대답합니다. “주여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영생의 말씀이 바로 여기 있는데, 이 영생의 말씀을 버려두고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겠습니까?’ 그런 말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 다 떠나갔는데,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 속에 영생이 있음을 알았기 때문에 예수님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여러분, 왜 신앙생활을 하십니까? 왜 오늘도 교회당에 나오셨습니까? 요즘 가을 날씨가 너무 좋습니다. 나들이하기에 너무 좋은 날씨입니다. 또 가을을 맞아 여기저기에서 축제를 많이 합니다. 이 좋은 날씨에 왜 축제에 가지 않고 예배당에 나오셨습니까?

우리도 베드로처럼 고백할 수 있습니까?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는데 그 영생의 말씀을 제처 놓고 우리가 어디로 놀러 가겠습니까?’ 그런 고백을 하실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예배당에서 영적인 양식을 얻지 못하면서도 여전히 이곳에 머물러 있다면 그건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바로 여기에 예수님께서 오늘 우리에게 주시는 영생의 말씀이 있는데, 여전히 세상 속에서 영생을 찾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심지어 교회당에 나와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만, 그것이 영생의 말씀인 줄 알지 못한 채 여전히 세상 속에서 영생을 찾으려 하고 행복을 찾으려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아마 베드로도 예수님의 말씀을 다 이해하진 못했을 것입니다. 그러기에 나중에 주님께서 잡히실 때에는 주님을 버리고 도망치기도 했고, 주님을 부인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지금 하신 그 말씀을 모두 이해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주님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라는 사실이고, 그 주님께서 하신 말씀 안에 영생이 있다는 것은 확실히 믿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들을 때에도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그렇게 고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영생의 말씀이 여기 있기에 주님을 떠날 수 없습니다.’ 하는 고백을 할 수 없음에도 체면 때문에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던 불쌍한 한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가 바로 가롯 유다입니다. 가롯 유다는 예수님으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은 사람입니다. 예수님으로부터 특별한 신임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자 공동체의 모든 살림살이를 맡아보았습니다. 가롯 유다가 모든 살림살이를 맡았다고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그를 얼마나 신임하고 있었나 하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런데 가롯 유다는 예수님의 그런 신임을 배신으로 갚고 말았습니다. 그에게는 전혀 믿음이라는 것이 없었습니다. 단지 일을 맡았기 때문에 예수님 곁을 떠날 수가 없었습니다. 그에게는 영생의 말씀에 대한 관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12제자 중에 하나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것과 그 제자 공동체의 살림살이를 맡아보는 무거운 책임을 지고 있다고 하는 체면 때문에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회계를 맡아보면서 자기 주머니에 무언가 챙길 것이 있기 때문에 그 미련을 버리지 못해서 떠나가지 않았는지도 모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가롯 유다를 가리켜서 본문 70절에서 ‘마귀’라고 부르셨습니다.

여러분, 우리가 교회당에 나왔다고 해서 다 영생을 얻은 것이 아닙니다. 교회당에 나와 우리와 함께 예배를 드리고 있지만 여전히 죄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주님의 말씀 속에 영생이 있음을 깨닫지 못한다면, 여전히 예수님 밖에 있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물론 가롯 유다와 같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주님에게서 영생을 발견하지 못하는 사람만큼 불쌍한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배당에 나오고 예배를 드린다고 하면서도 여전히 주님을 믿지 못하고, 말씀 속에서 영생을 깨닫지 못한다면 참으로 불쌍한 사람입니다.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베드로처럼 빨리 깨달아야 합니다. 영생의 말씀은 오직 우리 주님께만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영생을 소유할 수가 없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죄의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지 않고는 천국에 이를 수도 없습니다.

영생의 말씀이 우리 주님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신앙인들이 세상에서는 비록 나약한 자라고 놀림을 받아도 신앙 안에서 기쁨을 얻으며 살아갑니다. 영생의 말씀이 주님께 있음을 알기에 우리는 세상에서 누릴 수 있는 모든 즐거움과 기쁨을 포기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주시는 하늘의 기쁨을 안고 살 수 있습니다. 때로는 신앙의 길이 고난의 길이고 십자가의 길이라 하더라도 그 길을 기쁨으로 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세상의 길이 아니라 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승천하신 후에, “영생의 말씀이 주께 있사오니 우리가 누구에게로 가오리이까?” 그렇게 고백했던 베드로는 우상숭배의 중심지요 박해의 진원지인 로마에서 거꾸로 십자가에 달려 순교를 당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죽임을 당한다 하더라도 그게 영생의 길이기에 그 길을 마다하지 않고, 달게 십자가를 졌던 것입니다.

때로 말씀을 따라 산다고 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는 삶일 수 있습니다. 믿음으로 사는 것이 세상에서 손해를 보고 박해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씀을 따르는 삶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신앙으로 사는 이 삶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 말씀 속에 영생이 있고, 그 말씀 속에 하늘의 복을 받는 비결이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을 따라다녔던 수많은 무리들은 말씀보다 기적을 보는 것을 더 좋아했고, 말씀을 먹는 것보다 떡을 먹는 것을 더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영생의 말씀이 주어질 때 그 말씀이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는 이유 때문에 예수님 곁을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베드로는 주님의 그 말씀이 단순한 말씀이 아니라 ‘영생의 말씀’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주님 곁을 떠나가지 않았습니다. 아니 떠나갈 수 없었습니다. ‘영생의 말씀이 주님께 있음’을 알지 못했다면 베드로도 주님 곁을 떠나가고 말았을 것입니다.

여러분, 베드로가 그 때 주님 곁을 떠나 고향 갈릴리로 가버렸다면 그는 그 후 어떤 삶을 살았겠습니까? 그저 옛날처럼 어부로 평생 고기잡이 하며 살았을 것입니다. 그렇게 평범하게 살다가 사라지고 말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영생의 말씀이 주님께 있음을 깨닫고 주님의 제자로 남은 베드로는 예수님의 제자로 끝까지 그 길을 갈 수 있었습니다. 비록 그 후에도 실수하기도 하고 때론 주님을 부인하기도 했지만, 그는 복음을 전하다가 당당하게 순교의 길을 걷게 되었고 천국의 찬란한 영광 속으로 영접을 받았습니다. 여러분, 어떤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입니까? 평범한 어부로 사는 것입니까? 아니면 고난이 있고 힘든 여정일지라도 영생의 말씀에 이끌려 십자가의 삶을 사는 것입니까?

일제시대에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초대 감독이었던 최태용 목사님(1897-1950)이 이런 시를 지었습니다.

하나님이여 우리에게 교회의 풍요보다

말씀의 풍요를 허락하소서.

양보다도 질적 향상에 은혜를 줍소서.

하나님이여 교회에

재물을 주시기보다는 사람을 주옵소서.

교회 존재의 이유와 사명을 깨달은

말씀의 역군을 주시옵소서.

아! 하나님이시여!

당신이 교회를 축복하시되

다만 당신 보시기에 선한 축복으로

당신의 교회를 축복하소서.

다만 오직 당신의 축복만을 기대합니다.

여러분,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는 영생의 말씀은 오직 주님께만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주님을 떠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이해되지 않는 말씀이 있더라도,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길을 가야할 때 일지라도 우리는 주님 곁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주님께 영생의 말씀이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물질적인 풍요보다도 말씀의 풍요를 사모하면서 사십시다. 그러면 영생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에게 영원한 나라가 주어지고, 그 말씀 안에 약속된 축복을 누리며 살 수 있습니다.

< 2014년 10월 12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