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위해 달리고 계십니까?

< 본문 - 빌립보서 3:10-16 >

며칠 전 우리 교회가 후원하고 기도하는 독일 이성춘 선교사님으로부터 ‘아까운 분이 세상을 떠나셨다’는 내용의 글을 받아 보았습니다. 독일의 복음적인 기업가인 하인즈-호르스트 다이히만(Heinz-Horst Deichmann, 1926-2014)이라는 사람이 지난 10월 2일에 88세의 나이로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다이히만’이라는 사람이 우리에게는 굉장히 낯선 이름인데, 독일 사람의 90%는 ‘다이히만’ 그러면 ‘신발’을 떠올릴 정도로 유럽 최대의 신발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입니다. 그가 그렇게 유명한 이유는 단순히 유럽 최대의 신발기업을 운영하는 사람이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는 기독교 정신에 입각해서 엄청나게 많은 기부활동을 하는 자선사업가이기 때문입니다.

다이히만은 청년의 때에 신학대학에 입학해서 20세기 최고의 신학자라고 불리는 칼 바르트(Karl Barth, 1886-1968) 아래서 공부를 했습니다. 신학대학을 졸업한 후 의과대학에 입학해서 의사가 되고, 의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며 정형외과 의사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어머니 혼자서 운영하던 신발가게를 인수하게 됩니다. 그 때 그의 나이가 30세였습니다. 그는 ‘품질 좋은 신발을 값싸게 공급한다’는 원칙을 내세우며 유럽에서 최고의 신발가계로 발전시키게 됩니다.

다이히만은 41세인 1977년에 ‘말씀과 행동’(Wort und tat)라는 선교단체를 조직했습니다. 선교단체의 이름을 ‘말씀과 행동’이라고 지은 이유는 하나님의 말씀을 삶과 행동을 통해서 실천한다는 뜻에서입니다. 그리고 그 선교단체를 통해서 인도의 한센씨병 환자를 돌보는 사역,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병원과 학교를 세워 지역 주민을 돕는 사역, 이스라엘 아랍인과 아프리카 모슬렘을 위한 사역, 독일의 노숙인과 청소년을 돕는 사역 등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이 단체를 통해서 돌봄을 받은 사람이 무려 20만 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다이히만은 독일에서도 경건한 신앙인으로 존경을 받았습니다. 그는 한 때 그가 세운 선교단체를 통해 해외에 자금을 유출하여 세금을 포탈한다는 의혹을 사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독일세무소에서 아프리카 현지에까지 가서 정밀감사를 하기도 했지만, 그 결과 그는 불법적인 세금포탈 없이 순순하게 선교 사역과 지역개발을 감당하고 있는 기업가요 기독교인이라는 것을 독일 사회에서 인정받게 되었습니다.

그에 대한 이야기가 『다이히만씨, 당신은 왜 부자입니까?』(홍성사)라는 제목의 책으로 발행되었습니다. 그 책에서 그는 “나는 기독교인이다. 웨슬리 목사님의 말씀대로 벌 수 있는 한 최대로 벌고, 할 수 있는 한 최대로 절약해서 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나누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기독교인으로서 돈을 사용하는 일에 하나님의 청지기로서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그는 기업가이기보다는 신앙인으로 일하고 있다는 분명한 의식을 갖고 사업을 했습니다. 그는 “내 인생의 마지막에 하나님께서 내게 ‘얼마나 많은 신발을 팔았느냐?’고 묻지 않으실 것이다. 그분은 내가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살았는지’ ‘복음을 전파했는지’를 물으실 것이다. 나는 그 일을 할 뿐이다.”라고 말합니다. 독일에서 13번째 가는 부자였지만, 그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그 부를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관심을 갖고 주목하여 보시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내어주었습니다. 진정한 부자가 어떤 사람인지를 보여준 사람이 바로 다이히만입니다.

그가 경영했던 신발기업 ‘다이히만사’는 2013년도 한해에 유럽 23개국에 1억 6,700만 컬레의 신발을 팔았고, 현재 이 다이히만 신발가게는 3,500개의 지점과 35,000명에 이르는 직원을 거느리는 세계적인 기업이 되었습니다. 독일 젊은이들이 근무해보고 싶은 기업으로 손을 꼽고 있고, 경기가 어려울수록 더 많은 직원을 채용하며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기업으로 소문나 있습니다.

저에게 하인즈-호르스트 다이히만의 죽음을 전해주신 이성춘 선교사님 가족은 독일에 사는 16년 동안 이 다이히만 신발가게의 장기애용 고객이었고, 신발을 살 때마다 그분의 삶을 감사하며 부러워했다고 합니다.

다이히만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 역시 ‘참 부럽다’ 하는 생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다 무언가를 소망하며 살아갑니다. 그리고 자신이 소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달려갑니다. 그런데 우리가 늘 우리 자신에게 물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내가 이루기를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가? 쉼 없이 달려가서 얻으려고 하는 그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입니다. 다이히만은 세계적인 기업을 경영하면서 사업의 성공이 그의 목표가 아니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에게 진정한 삶의 목표는 번 돈을 가지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말씀대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사도 바울 역시 그에게 분명한 삶의 목표가 있었습니다. 사도 바울은 우리 인생의 길을 달음질에 비유하면서, 자신이 그 달음질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 선언합니다. 사도 바울이 자신의 삶의 목적을 분명하게 정한 계기가 있습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고 예수 믿는 사람들을 잡아 감옥에 가두는 데 앞장섰던 사도 바울은 다메섹으로 가던 도중에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때 그의 삶은 180도 달라집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는 자신이 앞으로 살아야 할 삶의 방향이 정해집니다. 그 이전까지 사도 바울은 자기 나름대로 하나님을 향한 열정으로 산다고 할 정도로 유대교에 열심했습니다. 그런데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나서는 자신이 지금까지 살아왔던 모든 삶이 사실은 하나님을 향한 열정이 아니었음을 깨닫게 됩니다. 하나님을 위한다는 그의 열심은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돌아섭니다. 예수 믿는 사람들을 핍박하던 사도 바울은 부활하신 주님께서 자신을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택하심을 받은 그릇’(사도행전 9:15)으로 부르셨음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후로 부르심에 합당하게 오직 복음을 전하는 일에 전념했습니다.

그렇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오늘 본문에서 ‘달음질’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달음질은 두 가지 행위를 할 때 쓰는 단어입니다. 하나는 사냥이고 다른 하나는 마라톤입니다. 사냥에 나선 사람이 숲속에서 사냥할 짐승을 발견했습니다. 사냥감에게 활을 쏘기도 전에 사냥감이 더 깊은 숲속을 향해 도망을 칩니다. 그러면 사냥꾼은 그 사냥감을 잡기 위해서 사냥감을 뒤쫓아 갑니다. 그것이 12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달음질입니다. “내가 이미 얻었다 함도 아니요 온전히 이루었다 함도 아니라. 오직 내가 그리스도 예수께 잡힌 바 된 그것을 잡으려고 달려가노라.” 사도 바울은 지금까지도 그랬거니와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입니다. 사냥꾼이 사냥감을 뒤쫓아 갈 때에는 다른 곳을 볼 여유가 없습니다. 사냥감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사냥감에 눈을 고정시키고 뒤쫓아 가야 합니다. 때로는 돌맹이에 걸려 넘어질 수도 있고, 때로는 가시로 인해 몸에 상처가 날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냥감을 뒤쫓아 가는 사냥꾼은 오직 사냥감만을 바라보고 달려갑니다. 사냥감을 손에 넣을 때까지 헐떡이는 숨을 몰아쉬면서 사냥감을 뒤쫓아 가야 합니다.

마라톤을 하는 선수도 마찬가지입니다. 출발선에서 출발신호와 함께 마라톤을 시작한 마라톤 선수는 경치 좋은 곳이 있다고 쉬었다 갈 수 없습니다.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는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끝까지 뛰어야 합니다. 오직 그의 머리속에는 결승선을 통과한 후에 주어지는 면류관만이 있을 뿐입니다.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습니다. 곁눈질 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목표지점을 마음속으로 바라보면서 뛰어야 합니다. 사도 바울이 14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달음질이 바로 그것입니다. “푯대를 향하여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위하여 달려가노라.”

여러분, 그렇다면 사도 바울이 그렇게도 붙잡고 싶었던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오늘 본문 10-11절에서 그것을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그 부활의 능력과 그 고난에 참여함을 알고자 하여 그의 죽으심을 본받아 어떻게 해서든지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에 이르려 하노니.” 사도 바울이 마치 사냥꾼이 사냥감을 쫓아가듯이 앞을 향해 달려갔던 이유는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을 얻고자 하는 마음 때문입니다. 그의 마음속에는 오직 부활에 이르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그의 인생의 목표가 되었습니다. 마치 사냥꾼이 최고의 사냥감을 발견한 것처럼, 그는 부활이라는 최고의 목표물을 발견했습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알 수 없었던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고 난 후에 그의 마음속에 새겨진 목표가 바로 그것입니다. 그 부활을 얻기 위해서는 그는 고난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세상에서 사람들에게 멸시를 당하고 채찍질을 당할지라도 그의 마음에서 결코 사라지지 않는 목표물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부활입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것처럼 자신도 부활하여 하나님을 만나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그것 때문에 그는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명예와 출세의 길을 포기했습니다.

사실 사도 바울만큼 출세하는데 좋은 조건을 가진 사람도 드뭅니다. 그는 태어나면서 로마 시민권을 가질 정도로 그의 가문의 배경은 정말 좋았습니다. 가문만 좋은 것이 아니라 그는 당대 최고의 지성인으로 추앙받고 있던 가말리엘의 문하생이었습니다. 최고의 학문을 배운 사람입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율법을 지켰고 종교적인 열심 또한 남달랐습니다. 그런 그가 장래가 보장되고 출세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뒤로 하고 복음전도자로 평생을 살면서 고생의 길을 마다하지 않는 이유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만났던 부활의 주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그 주님께서 부활하신 그 부활에 자신도 참여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그의 마음속에 가장 큰 소망이었고 기대였습니다. 그 부활을 얻기까지 그가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모든 삶의 업적들도 그가 얻고자 하는 부활의 소망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는 12절에서 ‘내가 이미 얻은 것 아무 것도 없고, 온전히 이루었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역시 아무 것도 없다’고 선언합니다.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하는 것보다 더 귀한 것이 없고, 그것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을 붙잡기 위해서 끝까지 달려갈 것입니다.

그 부활의 때에 그가 얻게 될 또 하나가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께서 주실 상급입니다. 자신에게 주신 사명을 끝내고 하나님께서 자신의 머리에 씌워주실 면류관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 면류관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에 참여할 때에만 주어집니다. 그래서 그는 먼저 부활을 얻기 위해서 달려간다고 말하고, 그 후에 ‘하나님께서 위에서 부르신 부름의 상을 얻기 위해서 달려간다.’고 말씀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달려가던 인생을 마칠 때 즈음에 이런 고백을 합니다. “나는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며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도니라.”(디모데후서 4:7-8)

그렇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 믿음의 선한 싸움을 싸우는 달려갈 길을 다 마쳤습니다. 그리고 그는 상급을 바라봅니다. 면류관은 마라톤 경주에서 결승선을 통과한 승리자에게 주어지는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자신의 머리에 씌워주신 면류관을 바라보면서 마지막 결승선을 통과하고 있는 것입니다. ‘선한 싸움을 싸웠다.’는 말은 자신이 달려가야 할 길에서 결코 곁을 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헛된 것에 자신의 에너지를 소비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오직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해서만 달려왔다는 뜻입니다. 그런 사도 바울에게 하나님께서 의의 면류관을 씌워주실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무엇을 위해 열심히 달리고 계십니까? 사도 바울이라고 세상을 살면서 돈이 중요하다는 것을 왜 몰랐겠습니까? 고린도에서는 생계를 위해서 장막을 만드는 천막공장에 노동자로 취업을 해서 돈을 벌어야 했습니다. 선교를 위해서 후원금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은 마음에 구제헌금도 많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그는 돈을 버는 일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습니다. 사도 바울은 오직 복음을 전하는 일에 목숨을 걸고 그 사명을 감당해왔습니다.

여러분에게 돈을 벌지 말라는 뜻이 아닙니다. 사도 바울에게는 그에게 주신 사명이 있습니다.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그는 삶에 꼭 필요한 돈벌이조차 포기했습니다. 우리의 삶을 살아갈 때 돈이 필요합니다. 돈을 벌어야 합니다. 그러나 돈을 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이 돈보다 먼저입니다. 독일의 사업가 다이히만처럼 ‘돈을 벌어 하나님께서 돌보라 하신 곳에 쓰겠다.’는 분명한 사명의식을 갖고 사는 사람에게 하나님께서는 필요한 물질을 주십니다.

사도 바울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의 길을 가기 위해서 출세하고 성공하는 길을 포기했습니다. 얼마든지 출세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었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배설물로 여겼습니다. 하나님께서 그에게 주신 사명 - 그가 달려가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출세하는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씀이 아닙니다. 여러분, 세상에서 출세하고 성공하십시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출세하고 성공하는 그것이 우리 인생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출세와 성공을 위해서 달려가서는 안 됩니다. 세상에서 성공하고 출세하는 것은 우리의 삶에 수단일 뿐입니다. 진정한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는 삶이어야 합니다. 그것을 위해서 우리는 성공을 향해 달려가야 합니다. 성공의 자리에 서는 그 순간 성공에 도취되기 위해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자리에서 나를 그곳에 서게 하신 하나님의 뜻을 무엇인지를 잊지 않고 그것을 이루어야 합니다.

오늘은 종교개혁기념주일입니다. 지금으로부터 497년 전인 1517년 독일의 마르틴 루터(M. Luther, 1483-1546)는 세속화에 썩어가고 있는 교회를 그냥 보고만 있을 수가 없어 비텐베르크 대학의 성당 정문에 로마 가톨릭의 부패를 개혁하라는 95개 조항을 내걸었습니다. 그리고 개혁과 변화를 거부하는 로마 카톨릭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 후 존 칼뱅(Jean Calvin, 1509-1564)을 비롯한 많은 종교개혁자들은 개혁하지 않는 교회는 진정한 교회가 아니라며 ‘개혁교회’(Reformed church)를 만들었습니다. 우리 개신교는 개혁교회입니다. 세상을 닮아가려 하는 잘못된 교회 안의 문화를 복음 안에서 개혁해가야 하는 교회입니다. 교회가 부패해지고 타락해 가는 모습을 하나님의 교회다운 모습으로 개혁해가야 합니다.

그렇다면 여러분, 오늘 우리 시대 우리 한국교회에서 가장 시급하게 개혁해야 할 부분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국교회를 가장 부패시키는 것은 신자본주의 사상입니다. 그것이 오늘 우리 시대에 교회 안에 들어온 가장 무서운 세속주의입니다. 오늘 우리 시대는 신자본주의가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돈이 모든 가치의 최종 결정권자입니다. 기업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돈을 벌어야 합니다. 가정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 시대,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목표가 되어버렸습니다. 돈이 되지 않는 것은 참된 가치로 인정하지 않고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대학조차도 순수학문보다는 돈벌이가 되는 학과만 살아남게 만듭니다. 모든 정치와 경제의 핵심쟁점은 경제 살리기입니다. 경제를 살리기만 하면 성공한 정권, 성공한 대통령이 됩니다. 그러면서 인간의 마음은 점점 메말라가고, 사회 구석구석에 존재하는 거짓과 부패는 날로 커져가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시대에 일어나는 수많은 사건사고들이 다 돈 때문에 일어난 일들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한국 교회에 그런 신자본주의 사상이 들어와 교회의 본질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교회를 성장시킨 목회자는 성공한 목회자라고 생각합니다. 큰 교회, 그래서 헌금이 많이 들어오고 많은 돈을 지출할 수 있는 교회를 부러워합니다. 그것 때문에 큰 교회당을 짓기 위해서 엄청난 빚을 내 교회당을 짓다가 부도가 난 교회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목회자가 성공한 목사가 되려고 하고, 교이늘에게 성공을 가르칩니다. 세상에서의 성공이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가르칩니다. 세속주의의 한 단면입니다.

여러분, 왜 한국교회가 그렇게 부패해졌습니까? 교회의 본질을 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교회가 무엇을 위해 달려가야 하는지를 잊어버렸습니다. 교회는 복음을 위해서 존재하고, 복음 전하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합니다. 복음을 위해 달려가야 합니다. 교회 성장이나 부흥을 위해서 달려가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한 목회자, 성공한 교회가 되기 위해서 달려가는 것도 아닙니다. 교회는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고 복음을 위해서 달려가야 합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교회와 신앙인인 우리에게 주신 사명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주인이신 하나님을 잃어버렸습니다. 손봉호 박사가 이야기한 것처럼, ‘오늘날의 한국교회는 주인을 잃어버린 개’와 같은 모습입니다. 주인 없이 동네에 떠돌아다니는 개는 지나가는 사람들이 돌팔매질을 해도, 발로 걷어차도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주인이 데리고 나온 개에게는 아무도 함부로 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세상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당하고 돌팔매질을 당하는 이유는 주인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주인 없이 세상을 떠돌고 있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이 온갖 욕설로 걷어 채이고 있습니다. 기독교를 비방해도 아무런 죄책감이 없습니다. 마치 주인 없이 떠돌아다니는 개에게 하는 것처럼, 기독교를 향해 비판하고 돌팔매질을 해도 어느 누가 뭐라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습니다.

한국교회가 주인을 찾아야 합니다. 주인이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야 하고, 하나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가야 합니다. 주인이신 하나님과 함께 달려가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교회가 새롭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살면서 우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손에 붙들려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가라고 하신 곳을 향해 달려가야 하고, 하나님의 눈길이 닿는 곳에 교회가 있어야 합니다. 열심히 사는 이유가 하나님이어야 합니다. 돈을 버는 이유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쓰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출세하고 성공하는 것도 하나님께서 내게 주신 사명을 이루기 위함이어야 합니다.

이렇게 달려가야 할 방향과 목표를 바르게 정하고 산 사람은 어떤 고난이나 힘든 삶이라 할지라도 그 길을 기쁨으로 갈 수 있습니다. 하나님이 아닌 세상 것을 얻기 위해서 달려가는 사람은 그것을 얻었다 하더라도 결코 만족할 수 없습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결국은 헛된 것이 되고 말기 때문입니다.

구약성경 전도서는 이런 말씀으로 마무리됩니다.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하나님은 모든 행위와 모든 은밀한 일을 선악 간에 심판하시리라.”(전도서 12:13-14) 이 전도서를 쓴 사람이 솔로몬 왕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솔로몬 왕은 우리가 세상에서 갖고 싶은 것 다 가져보았고, 우리가 누리고 싶어 하는 것을 다 누려본 사람입니다. 솔로몬의 지혜는 오늘날까지도 그와 견줄 사람이 없을 정도로 뛰어났습니다. 그는 무역을 통해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화려하기 그지없는 궁궐을 짓고 살았습니다. 그가 밥을 먹는 밥그릇까지도 금으로 만든 것이었습니다. 은은 귀하게 여기지 않을 정도로 부유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솔로몬은 수많은 아내를 거느렸습니다. 주변 나라들이 솔로몬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 자기 나라 공주들을 솔로몬에게 아내로 주었습니다. 공주로 자란 사람들 - 얼마나 예뻤겠습니까? 아내만 많았던 것이 아니라 후궁만도 700명이었고, 첩이 300명이나 되었습니다. 쾌락을 누릴만큼 누렸습니다. 정말 인간이 누릴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누린 솔로몬인데, 그가 전도서를 쓰면서 인생의 새로운 지혜를 깨닫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쾌락과 부귀영화는 일시적이라는 것입니다. 헛됨으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결국 인간이 해야 할 가장 기본적인 본분은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러분, 지금 여러분은 무엇을 얻기 위해서 달려가고 계십니까? 혹 성경에서 헛되다고 가르쳐주신 그것을 얻으려고 달려가고 계시진 않습니까? 하나님을 나의 주인으로 모시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우리 인생 최고의 것들로 채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을 주인으로 모시고,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해 달려가십시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우리에게 하늘의 기쁨으로 가득하게 하실 것입니다.

< 2014년 10월 26일 주일낮예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