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지극히 당연한 일

< 본문 - 데살로니가후서 1:3-5 >

한 소녀가 산길을 걷다가 나비 한 마리가 거미줄에 걸려 버둥대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소녀는 가시덤불을 헤치고 들어가 거미줄에 걸려있는 나비를 구해 주었습니다. 나비는 춤을 추듯 훨훨 날아갔지만 소녀의 팔과 다리는 가시에 찔려 붉은 피가 흘러내렸습니다. 그 때 멀리 날아간 줄 알았던 나비가 돌아와 순식간에 천사로 변하더니 소녀에게 다가왔습니다. 천사는 ‘구해준 은혜에 감사하다’며 ‘무슨 소원이든 이야기하면 한 가지를 들어 주겠노라.’고 말합습니다. 소녀는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주세요.”라고 소원을 말했습니다. 그러자 천사는 소녀의 귀에 무슨 말인가 소곤거리고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소녀는 자라서 어른이 되었고, 결혼을 해서 엄마가 되었고, 할머니가 될 때까지 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그녀의 곁에는 언제나 좋은 사람들이 있었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그녀를 사람들은 부러운 눈빛으로 우러러 보았습니다. 세월이 흘러 예쁜 소녀는 백발의 할머니가 되어 임종을 눈앞에 두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은 입을 모아 할머니가 죽기 전에 할머니에게 평생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를 물었습니다. 그러자 할머니는 웃으며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내가 소녀였을 때 나비 천사를 구해준 적이 있었지, 그 대가로 천사는 나를 평생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해 주었어. 그때 천사가 내게 다가오더니 내 귀에 이렇게 속삭이는 거야. ‘구해주셔서 고마워요. 소원을 들어 드릴께요. 무슨 일을 당하든지 감사하다고 말하세요. 그러면 평생 행복하게 될 거에요.’ 그때부터 무슨 일이든지 ‘감사하다’고 중얼거렸더니 정말 평생 행복했던 거야. 사실은 천사가 내 소원을 들어준 게 아니야. 누구든지 주어진 일에 만족할 줄 알고 매사에 감사하면 하늘에서 우리에게 행복을 주시지.”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행복을 바라지만 행복하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 이유는 행복이 어떤 조건이나 환경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건을 갖추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조건이나 환경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조건이나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 무던히도 노력합니다. 돈을 많이 벌어 경제적으로 넉넉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돈을 벌기 위해서 몸부림을 칩니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에 들어가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서, 또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서 애를 씁니다.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을 잘해야 행복하다고 생각하고 인물 좋고 배경 좋고 돈 많이 버는 사람과 결혼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하게 알아야 합니다. 행복은 환경이나 삶의 조건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돈 때문에 더 걱정하며 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좋은 직장에 들어갔다고 해서 행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닙니다. 거기에서도 살아남기 위해서 생존경쟁을 해야 합니다. 기쁘고 행복하게 직장생활하기보다는 당장이라도 때려 치고 싶은 마음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닐 것입니다. 좋은 사람 만나야 행복한 것 맞습니다. 그러나 좋은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행복한 마음을 가지고 결혼생활을 해야 행복이 찾아옵니다. 아무리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났다 하더라도 내 마음이 괴로움으로 가득 차 있으면 행복을 누리지 못합니다. 행복은 마음에서 시작되고, 얼굴에서 꽃이 피고, 삶에서 그 열매가 맺혀지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행복한 삶을 살길 원한다면 내 마음이 행복을 만드는 마음이 되어야 합니다. 내 안에서 행복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우리의 삶은 결코 행복해질 수 없습니다. 아무리 삶의 조건이 좋다 하더라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행복한 마음을 만드는 비결은 무엇일까요? 어떻게 해야 내 마음에서 행복을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그것은 바로 감사하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의 말씀은 사도 바울이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에게 쓴 편지글입니다. 그 편지글의 첫머리에서 사도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을 생각하면 감사할 수밖에 없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면서 그 감사는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도 말씀합니다.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을 생각하면 감사가 당연한 이유는 그들의 삶의 형편이 아주 좋기 때문이 아닙니다. 4절과 5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당시 데살로니가 교회에는 박해와 환난이 있었습니다. 그 박해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사도행전 17장에 보면, 사도 바울이 제2차 선교여행 때에 데살로니가에 가서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 때 사도 바울은 큰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안식일을 세 번 지내면서 데살로니가에 있는 유대인의 회당에 들어가서 말씀을 가르치며 복음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받아들였고 예수님을 믿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데살로니가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많은 유대인들과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믿게 되자, 유대인들이 사도 바울 일행을 시기했습니다. 그래서 시장통의 불량배들을 데려다가 소란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복음을 전하는 사도 바울에게 위해를 가하기 위해서 사도 바울이 머물고 있다고 생각하는 야손이라는 사람의 집에까지 쳐들어가서 사도 바울 일행을 찾아내려 했습니다. 야손이라는 사람의 집에서 사도 바울 일행을 찾아내지 못하자 유대인들은 야손과 믿음의 형제들을 끌고 가서 데살로니가 읍장들에게 바울 일행을 고소합니다. 고소하는 내용은 ‘예수님을 왕으로 섬기면서 로마에 반기를 들어 체제를 전복시키려 한다.’는 것입니다. 데살로니가 읍장들은 그런 고소 사건을 듣고 진위를 파악했지만,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이 로마의 정부에 대항하여 체제를 전복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소동을 일으키자 결국 바울 일행은 밤중에 몰래 데살로니가를 떠나야만 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나중에까지 문제가 되었습니다. 야손의 권고로 밤중에 몰래 데살로니가를 떠난 바울에 대해서 ‘위험이 닥치니까 성도들을 버리고 자기만 살겠다고 밤중에 몰래 도망친 비겁한 사람’이라는 소문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바울이 데살로니가에 머문 것은 3주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 짧은 기간 복음을 전했고 데살로니가 교회가 생겨났습니다. 처음 신앙생활을 시작한 사람들에게 사도 바울은 좀 더 오랜 기간 머물면서 믿음을 견고하게 해 주고 싶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상황이 데살로니가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짧은 기간 복음을 들었던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은 아직 믿음이 견고하지 못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바울을 쫓아내게 만들었던 유대인들은 계속해서 바울에 대해 비난하면서 교인들을 괴롭힙니다.

오늘 본문에 보면, 그런 상황을 사도 바울이 들고 알았습니다. 4절에 “너희가 견디고 있는 모든 박해와 환난”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환난’이라는 말은 일반적으로 당하는 시련 때문에 겪는 고통을 의미합니다. 반면 ‘박해’라는 말은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인해 외부에서 주어지는 고통을 의미합니다. 신앙인이 신앙으로 살려 하는 것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당하는 고통을 말합니다. 지금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은 그런 환난과 박해를 받고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을 잘 한다고 해서 어려움이 없어진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겪는 시련과 어려움과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거기에다가 그들에게는 믿음 때문에 당하는 박해도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다면 겪지 않아도 되는 고통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신앙생활하는 것이 더욱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런데도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은 그런 모든 환난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인내하며 믿음을 지켰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받는 박해는 오늘 우리가 믿음 때문에 당하는 시련과는 많이 다릅니다. 예수 믿는다는 것 때문에 때로는 직장을 잃어야 했습니다. 장사를 해도 사람들이 물건을 사 주지 않습니다. 그러니 생활이 궁핍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가족들 가운데서 홀로 예수 믿는다면 그는 가족들에게도 미움을 받아야 했습니다. 가족으로 인정해주지도 않습니다. 가정에서 버림을 받는다는 것은 사회로부터도 보호받지 못한 존재가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로마 황제를 섬기지 않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을 왕으로 섬긴다는 것 때문에 범죄자로 몰려 감옥에 갇히기도 하고, 심지어 죽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상황을 믿음과 인내로 견디어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도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은 초신자들임에도, 또 복음에 대해서 많이 배우지 못한 상태임에도 믿음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환난과 박해 속에서도 끝까지 믿음을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오히려 5절에서 말씀하고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에 합당한 자로 여김을 받게 되었다.’고 생각하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했습니다.

그런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을 생각하니 사도 바울이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감사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데살로니가 교회 교인들의 환경이 좋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말한 것이 아닙니다. 처음 복음을 전할 때보다 삶의 환경이나 신앙생활하는 환경이 더 좋아졌기 때문도 아닙니다. 여전히 그들의 삶은 힘이 듭니다. 더구나 신앙생활한다는 것 때문에 박해를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뭐가 감사하다는 말입니까? 조건과 환경을 따져 감사하려 한다면 결코 감사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런데 사도 바울은 감사하다고 말씀하고 있고, 심지어 감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신앙의 비밀이 있습니다. 신앙은 조건이 아닌 신앙 자체에서 감사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하면서 건강이 좋아진다면 누구나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진정한 신앙은 건강이 좋아지지 않아도, 오히려 건강이 더 악화되어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신앙생활하면서 삶이 여유가 생기고 경제적으로 넉넉해지면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데도 삶이 더욱 팍팍해지고 넉넉해지지 않는다 하더라도 감사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입니다. 일이 잘 풀리고 형통할 때에 감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인으로 살려하기 때문에 내게 손해가 되고, 신앙인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아도 우리는 감사해야 합니다. 그것이 신앙입니다. 신앙은 우리의 삶에 감사를 지극히 당연한 것으로 만들어 줍니다.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당해도 감사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인간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지라도 우리의 삶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믿기 때문입니다.

1988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사진) 그 사고 현장에 투입되었던 한 소방관이 불속에서 두 살 난 아이를 구출했지만, 그 아이는 아주 위독한 상태였습니다. 사진은 소방관이 아이를 살리기 위해서 인공호흡을 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이 아이는 병원으로 옮겨진 지 6일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이 사건으로 인해서 미국의 모든 공공기관의 소방시설과 대응방법이 개선되었고, 그 이후 이런 위기에 처한 아이들 수천 명을 살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사진은 그 다음 해인 1989년, 언론과 문학과 음악 분야에서 최고의 업적을 세운 사람에게 수여하는 퓰리처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화재로 인해 두 살 난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이야 그 무엇으로도 위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아이의 희생이 같은 처지에서 죽어가야 할 수많은 어린아이들의 생명을 건져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가 생각할 때 내게 닥친 힘든 일이 내게는 너무너무 힘들고 괴로울지라도, 조금만 더 큰 눈으로 바라본다면 결코 불평만 할 일은 아닙니다. 내가 힘듦으로 누군가가 힘을 얻을 수도 있고, 내가 조금 더 고생함으로 누군가에게 새로운 용기를 줄 수도 있습니다. 내가 힘들게 간 길이 누군가에게는 희망을 주는 길일 수도 있고, 내가 겪는 고통을 통해서 누군가가 위로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데살로니가전서 5:17)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눈에는 감사할 상황이 아님에도 그 상황을 선하게 사용하시는 하나님이 계심을 믿는다면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감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불평스러운 상황을 통해서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뜻을 이루어가시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신앙을 가졌다고 언제나 감사하며 살지는 못합니다. ‘범사에 감사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기억하면서도 모든 일에 감사하며 살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우리의 사고 구조가 감사의 구조로 변화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상황에 놓여 있다면 우리는 대부분 감사보다는 불평거리를 더 먼저 보게 됩니다. 그것이 우리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감사를 습관화해야 합니다. 매일의 삶속에서 감사거리를 찾아 감사해야 합니다. 우리의 입술에서 불평이 나오지 않도록 감사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그런 훈련을 통해서 우리는 감사를 생활화할 수 있습니다.

오늘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여러분에게 작은 선물을 하나씩 드렸습니다. ‘감사노트’입니다. 제가 분명하게 확신하건대, 이 감사노트를 잘 활용하시면 두 달 후에는 우리의 삶에 놀라운 변화와 기적의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이 감사노트는 두 달 동안 사용하게 되어 있습니다. 이 감사노트를 쓰는 방법을 간단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① 받으신 노트를 가지고 가시면 바로 맨 뒷면에 이름을 쓰십시오.

② 그리고 오늘 저녁부터 잠자리에 들기 전에 오늘 하루 있었던 일들 가운데 감사한 일을 다섯 가지씩 쓰는 것입니다. 맨 위에 날짜를 쓰고 그 날 있었던 일들 가운데 감사거리를 찾는 것입니다. 때로는 감사할 내용이 다섯 가지가 넘을 수도 있고, 때로는 다섯 가지를 찾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반드시 다섯 가지를 찾으셔야 합니다. 때로는 별거 아닌 것처럼 생각하고 살았던 부분에서도 감사할 것이 있을 것입니다. 요즘 날씨가 쌀쌀하지만 이런 쌀쌀한 가을 날씨 때문에 아름답게 단풍이 들지 않습니까? ‘가을을 주시어 아름다운 단풍을 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가족끼리 저녁식사를 함께 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친구 만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잠자리에 들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등등 우리가 생각해 보면 특별한 일이 없어도 우리 주변에 일어난 소소한 일들 가운데 감사할 일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정 쓰실 것이 없으면 ‘오늘 버스타고 가다가 예쁜 아가씨 만나 마음 설레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그런 것도 쓰세요. 때로는 ‘내가 바라는 대로 되지 않았지만, 이 일을 통해서 하나님의 뜻이 이루어질 줄 믿고 감사합니다.’ 그런 것도 쓰셔도 됩니다. 반드시 하루에 다섯 가지씩 쓰셔야 합니다.

③ 매일 띄지 않고 쓰셔야 합니다. 한 번 두 번 빼먹기 시작하면 나중에는 쓰기 싫어지고, 더 중요한 것은 빼먹기 시작하면 우리 생각의 습관이 바꿔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귀찮더라도 매일매일 쓰셔야 합니다. 매일 다섯 가지씩 말입니다.

④ 두 달 후에 다 쓰시면 새로운 노트로 교체하시면 됩니다. 새로운 노트를 많이 준비해 놓았습니다.

이렇게 감사노트를 쓰다 보면 생각의 구조가 바꿔지기 시작합니다. 감사하는 것이 습관이 됩니다. 그러면 반드시 우리의 언어가 바뀌어지고, 우리의 말이 바뀌면서 우리의 행동이 바뀌어집니다. 그리고 내 주변에 사람들이 달라지고 내 삶에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내 삶에 기적이 일어납니다. 이 감사노트를 저녁 잠들기 전에 쓰는 이유는 감사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에 들면 감사는 밤새 내 안에서 크게 증폭되기 때문입니다. 짜증을 내면서 잠을 자면 오래 잠을 자더라도 다음날 개운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일을 효율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감사하며 기쁜 마음으로 잠을 자면 밤새 내 안에 엔돌핀이 생성되어 머리를 맑게 해 주고, 내 몸을 건강하게 바꾸어줍니다.

인터넷에 보니까 서울에 있는 어떤 학원에서는 학생들과 학부모들께 감사노트를 쓰게 했습니다. 그리고 매일 감사노트를 쓰는 사람에게는 학원 수강료를 5%씩 할인해 줍니다. 한 가족 네 명까지, 네 명이 모두 감사노트를 쓰면 수강료를 최대 20%까지 할인해 주는 것입니다. 참으로 앞서가는 학원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감사하면 공부도 잘 되고, 가정이 모두 감사하는 분위기로 만들어지면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아이가 더 열심히 공부를 더 잘 하지 않겠습니까?

감사노트를 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하루 동안 살았던 삶의 모습 가운데서 잘한 일과 잘못한 일, 잘된 일과 잘못된 일을 구분할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루의 삶을 되돌아보면서 잘한 일을 통해서는 자신을 격려할 수 있고, 잘못된 일을 통해서는 반성하고 더 나은 자신이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계기가 됩니다. 그리고 감사노트를 쓰면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보게 됩니다. ‘내게 이런 좋은 일이 있었구나! 하나님께서 역시 나를 사랑하시는구나!’하는 것을 깨닫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 매순간 우리의 삶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을 늘 느끼며 살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쁘게 살 때에는 하나님을 잊어버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감사노트를 쓰면서 내가 하나님을 잊어버린 순간에도 하나님께서는 나를 잊지 않으시고 내게 은혜를 베푸셨고, 나를 늘 선하게 인도하셨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유대인들에게는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혀에 붙기 전까지는 아이에게 아무 말도 가르치지 말라’는 말이 있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이 생애 첫 말이 된다는 것, 얼마나 귀한 일입니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 말이 내 귀에 들린 대로 내가 너희에게 행하리라.”(민수기 14:28) 우리가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면 하나님께서 그 말을 들으시고 우리의 삶에 감사거리가 더 많게 해 주실 것입니다. 불평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불평거리가 많게 될 것이고, 감사하며 사는 사람에게는 더 많이 감사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을 복되게 하십니다. 그래서 감사는 기적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일본에 미즈노 겐죠(水野源三, 1937-1984)라는 시인이 있었습니다.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질이라는 질병에 걸려 치료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바람에 뇌성마비라는 중증을 앓게 되었습니다. 뇌성마비에 걸린 그는 스스로 몸을 조금도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누군가가 하는 말을 듣고 얼굴에 미소를 짓는 것, 눈앞에 있는 것을 보는 것, 그리고 눈꺼풀을 움직이는 것뿐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머리만 발달해 갈 뿐, 몸은 여전히 어린아이의 몸 그대로였습니다. 그의 가족으로는 어머니 밖에 없었는데, 어머니가 밖에 일하러 나가시면 그는 어머니가 머리맡에 펴 놓은 성경을 읽었습니다. 그런데 손가락 하나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가 펴놓은 그 페이지를 하루 종일 읽고 또 읽어야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큰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어느 날 고린도후서 12장의 말씀이 펴져 있어 그곳을 읽는데, 주님께서 사도 바울에게 “내 은혜가 네게 족하도다.”(고린도후서 12:9)하신 말씀을 읽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읽고 또 읽던 중에 큰 은혜를 체험하게 됩니다. 정말 볼품없고 비천하게 보이는 자신의 모습이지만, 자신의 모습 속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족하게 베풀어지고 있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그 후로 그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얼굴은 천사와 같이 변했습니다. 누구를 만나도 늘 천사와 같은 얼굴로 사람을 대했습니다. 그는 몸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에 자신의 손으로 글을 쓸 수 없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데, 도와주는 사람이 벽에 걸려 있는 일본어 50음도에 손가락으로 하나하나 가리킬 때 자신이 원하는 글자에 손가락이 닿으면 윙크하는 방식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아름다운 신앙고백적인 시를 쓰게 되고, 나중에는 시집까지 발간하게 됩니다. 그가 쓴 시 가운데 ‘괴롭지 않았더라면.’이라는 제목의 시가 있습니다.

      만일 내가 외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았을 것을.

      만일 모든 형제자매들도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은 전해지지 않았을 것을.

      만일 우리 주님이 괴롭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의 사랑은 나타나지 않았을 것을.

여러분, 감사는 우리의 생각을 바꾸게 만들고, 삶을 바꾸는 능력이 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범사에 감사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는 우리에게 베풀어주실 복이 많기 때문입니다. 감사를 통해서 그 복을 누리도록 말입니다. 신앙인으로서 감사하며 산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입니다. 당연히 감사하며 살아야 할 우리들이지만, 우리는 그렇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와 복을 마음껏 누리지 못한 채 살아가곤 합니다. 감사가 이제 우리의 삶에 당연한 것이 되게 하십시다. 매일 매순간이 감사로 넘쳐나는 삶을 사십시다. 그러면 우리는 더욱 큰 은혜와 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약속하셨기 때문입니다.

< 2014년 11월 2일 주일낮예배-추수감사주일 >